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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시간이 멈춰버린 놀이동산

  • 승인 2020-11-24 1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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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은 어린 시절
나에게 최고의 장소였다.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신나게 놀았던 추억이
가득한 곳.

배가 고파질 때쯤
엄마가 정성껏 싸준 김밥을
입안에 가득 물고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하루 종일, 아니 1년 365일
이곳에서 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그곳,

성인이 되어 같이 갈 아빠도
안 계시고 시간도 없어
기억 속에 멈춰버린 그곳을
얼마 전 우연히 사진을 통해 만났다.

화보 성지 용마 랜드

  강아지와 함께 갈수 있는 놀이동산을 찾다가 지금은 폐장되어 영화 촬영지 등으로 사용된다는 용마랜드를 알게 되었다. 다행히 강아지들도 출입할 수 있다 하니, 반가운 마음에 시간이 멈춰버린 용마랜드로 여행을 떠나보았다.
 
  용마랜드는 1983년에 용마산 작은 놀이공원으로 시작해 2011년에 폐장한 놀이공원이라 한다. 폐장했을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그곳은 현재 웨딩 화보 촬영, 스냅 촬영, 뮤직비디오 촬영 등 촬영 명소로 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한다.

  SNS에서 본 사진 속 모습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너무 환상적이라 안 갈 수가 없었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폐허에 가까운 곳이라, 기대를 많이 했던 사람이라면 실망도 클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을 듯하다.

  한눈에 보이는 부지에는 디스코 팡팡, 회전목마, 바이킹 등 어렸을 때 타던 놀이기구가 그대로 있었다. 무심하게 어질러진 듯 보이는 공간이지만 곳곳에 자세히 보면 사진이 멋지게 나올 수 있도록 소품이며 보조 기구들을 잘 설치해놨다.

  여러 콘셉트로 다양하게 사진 찍기 좋아 내가 방문한 날도 여러 팀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곳의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가끔 통으로 대관을 해서 촬영을 하는 날도 있다 하니 방문하기 전 용마랜드 사이트에서 스케줄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댕댕이와 함께 견생 사진 남겨볼까?

사진에서 본, 환하게 전등이 밝혀진 회전목마가 너무 근사해 저녁 촬영까지 생각하고 느지막이 4시경 도착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랄까? 흐린 날씨라 해가 더 빨리 지는 듯 느껴졌다. 알고 보니 회전목마 전등은 추가 비용을 내야 켜준다고 한다.

  순간 망했다 싶었지만 다른 기구들이 많으니 오랜만에 사진 화보 찍어보자며 열심히 다녀보았다. 움직이지 않는 놀이기구를 타고 아이들과 함께 어린 시절의 기분을 한껏 내보았다. 희한하게도 웃음이 막 나오고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흥분이 된다.

  추위도 잊은 채 2시간을 열심히 촬영하고 다녔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처럼 규모가 크지 않아 다행히 댕댕이들과 사진 찍고 다니기에 힘들지 않았다. 딱 내 체력과 맞는 듯했다. 또한 아이들과 눈치 보지 않고 이곳저곳 촬영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이날 우리를 포함해 용마랜드에선 대략 4~5팀이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자신들의 색깔에 따라 각기 다른 콘셉의 촬영을 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어느 한 팀은 바이킹 위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었고, 또 외국인들로 구성된 팀도 와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여길 어떻게 알고 왔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아마 나처럼 SNS에서 보고 왔겠지 하고 생각해본다.

  이날 가장 인기가 좋았던 곳은 구름 위를 걷는 듯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옥상 위였다. 때마침 노을이 지는 시간이라 다들 줄을 길게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옥상은 모두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우리도 질세라 어부바 가방에 아이들을 넣어 올라가 보았다. 높은 곳이라 위험하므로 아이들 안전을 위해 강아지 가방은 필수였다. 누구 하나 간섭하는 이 없고, 각자만의 세상에서 멋진 작품을 만드는 이들이 있는 그곳이 왠지 딴 세상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진을 찍고 있자니 훌쩍 2시간이 흘렀다. 폐장 6시를 몇 분 안 남기고 뮤직비디오를 찍던 팀이 회전목마에 불을 들어올 수 있게 비용을 지불한 듯하다.

  어둠이 내린 회전목마에 불빛이 들어오니 ‘와! 여기가 지상낙원이구나!’ 싶을 만큼 환상적이다. 불이 꺼지기 전 우리도 끼어들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칼같이 5시 55분이 되니 불이 꺼진다. 이제 나가야 할 시간. 아이들과 마무리를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용마랜드를 나왔다.
  

용마랜드를 다녀오며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일상을 벗어나 반려견과 함께 이런 곳에 와보니, 잊고 지냈던 놀이동산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이 되살아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겨울엔 매서운 칼바람 때문에 산책도 자주 못 하는 견주들이 많은데, 주말에라도 가끔 신나게 놀 수 있고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반려견들과 함께 꼭 가보기를 바란다. 참, 반려견과 용마랜드를 갈 땐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어부바 가방은 꼭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본동 망우로 70길 118
입장료 : 성인 1만원, 학생 5천원 (현금결제만 가능)
대중교통 : 망우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
주차 : 무료


 

 

글.사진  신채민
에디터  이혜수


<너에게로 떠나는 여행-시간이 멈춰버린 놀이동산>
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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