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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한라산을 등지고, 백약이오름

  • 승인 2020-12-21 10: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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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 가면 바다만큼이나 꼭 가는 곳이 있어요. 바로 오름인데요, 제주에는 총 368개의 오름이 있다고 해요. 하루에 하나씩 올라도 일 년을 넘게 올라가야 할 만큼, 제주는 그야말로 오름으로 이루어진 섬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지요.

  보통 제주 여행을 가면  1주일 이내의 짧은 기간을 두고 떠나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하루 코스 혹은 반나절 코스 등 각자 여행 스케줄에 맞는 규모의 오름을 선택해서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제주 여행의 큰 장점이랍니다.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많은 오름 중 저는 웰시코기 코르키, 에코와 함께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백약이오름>으로 향했어요. 백약(百藥) 이오름은 예전부터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이곳은 넓적한 분화구 형태를 띠고 있 고,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를 빙 둘러 한 바퀴 걸을 수 있게 조 성되어 있죠. 백약이오름은 SNS 인생 샷을 위한 오름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많아요.

  일단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도 있고요, 제주시에서 가깝고 한라산과 성산 일출봉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랍니다. 자, 초입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천천히 올라가 봅니다. 

  여기가 천국인가요? 너무 아름답잖아!

  입구에서 딱 들어갈 때부터 말문이 턱 막혔어요. 백약이오름 이 여느 국립산 만큼이나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지요. 완만 한 경사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중간에 잠시 계단 구간이 나오고, 계단 구간을 오르면 다시 완만하게 올라가는 코스라 반려 견에게도 큰 무리가 없어요.

  롤남매는 워낙 등산 경험이 많아 산책하듯 신나게 걸어 올라갔습니다. 워낙 경치가 아름답기 로 유명한 오름이라 삼각대를 들고 사진 촬영하러 오는 관광 객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걷다 보면 앞으로는 한라산이, 뒤로는 제주 바다와 성산 일출 봉이 펼쳐지는데 정말 황홀했답니다. 

  비온 뒤 잠깐 갠 하늘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 무릎 까지 자란 제주 들풀들이 반짝반짝 빛났어요. 좁게 난 길로 연신 궁둥이를 씰룩거리며 걷다가 뛰다가 하는 코르키와 에코를 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지요.

  정상에 올라 가고 분화구를 쭉 한 바퀴 돌 수 있다는 게 백약이오름의 가 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표선면에 위치해 있다 보니 성산 일 출봉부터 한라산까지 한자리에서 쭈욱 둘러보는 특별한 경 험은 오직 백약이오름에서만 해볼 수 있죠. 가장 높은 곳에서 잠깐 땀을 식혀봅니다. 코르키와 에코도 얌전히 앉아서 드넓 은 제주의 풍경을 감상했어요. 저 멀리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푸르른 바다도 보이죠?

  체력이 약하신 분들도 충분히 오를 수 있어요. 저는 비가 그치는 걸 보고 바로 출발한지라 웅덩이가 있을까 봐 등산화를 챙겼는데, 편한 샌들로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답니다.

  진드기! 넌 정말 너무해
  
  반려견과 함께 하이킹을 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진드기일 거예요. 외부 기생충 약을 바르고, 진드 기 방지 목걸이도 착용 했는데도 역시나 하산한 뒤 롤 남매의 몸을 살펴보니 곳곳에 깨알같이 작은 진드기부터 손에 잡힐 정도로 통통한 녀석들까지  많이도 붙어 있더라고요.

  웰시코기는 이중모를 지닌 견종이다 보니 아마 더 했을 거예요. 하루 정도는 둘 다 간지러워하며 고생을 했고요, 다음날부터는 괜찮았어요. 물론 그 이후의 대처도 중요하겠죠! 혹시 몰라 털 구석구석을 살피며 진드기를 잡고, 샴푸로 씻겨주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다

  백약이오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표선면에 있는 ‘제주 허브 동산’에서 함께 쉬며 커피를 마시고 왔어요. 오름에서 차로 15 분 거리로 아주 가까운 데다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라 쉬고 가기에 딱 좋았어요.

  제주 허브 동산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 는 로즈마리 아이스크림까지 알차게 먹고 왔지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타 지역에 사는 저로서는 날마다 갈 수 있 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코르키, 에코와 함께한 오름의 경험이 더욱 값졌답니다.

글 사진 한민혜
에디터  이혜수



<문밖의 삶-한라산을 등지고, 백약이오름>
해당 글은 MAGAZINE P 2020년 4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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