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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C. 우리들만의 사랑 표현법

  • 승인 2021-01-19 1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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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며,

다른 동물에게서 고양이와 비슷한 면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은.

지구를 지키고 싶어졌다

  호랑이는 그 생김새부터가 마치 큰 고양이 같았고, 물개의 수염은 고양이의 수염 비슷했으며, 하얀 백곰은 우리 집 하얀 고양이인 모리와 닮았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그러다 보니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른 동물들에게로 흘러갔다. 무분별한 육식, 비도덕적인 도축,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사라져 가는 북극곰이나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먹고 죽음을 맞이하는 물속 동물들의 일까지.  

  그때부터 나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육식의 소비를 줄여나갔다. 즉 지구를 살리기 위한 작은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이 노력의 씨앗은 바로 환경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고양이’였다. 고양이를 키우는 일이 곧 지구를 지키는 일이 된 셈이다.

찡콩이의 완벽한 하트

  나와 함께 살고 있는 7마리 고양이들은 성격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저마다 다 다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우리 집 둘째 찡콩이는 왼쪽 앞발과 오른쪽 앞발에 반반씩 하트 무늬를 지니고 있어서 두 앞발을 모으면 완벽한 하트 무늬가 완성된다. ‘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알 수 없기에, 이 무늬로나마 마음을 전해요’라고 찡콩이가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하트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시크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조용히 두 앞발을 모으곤, 찡콩이는 그렇게 오늘도 사랑을 표현한다. 그럼 나는 언제나처럼 머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고양이들의 방식에 맞춰 사랑한다는 대답을 건넨다. 그렇게 언어가 다른 우리는 우리 둘만의 사랑 표현의 방식을 찾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찡콩이는 내게 사랑을 잔뜩 전하고 싶은지, 컴퓨터 자판을 마구 눌러대며 하트를 발사하고 있다.(웃음)

엄마, 오늘도 사랑한다옹.

쓰담쓰담, 궁디팡팡.

너와 나, 우리들만의 달달한 사랑 표현법.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다른 아이들에게도 나름의 사랑 표현 규칙이 있다. 하루 종일 내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사랑을 요구하는 단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지만, 늘 곁에 꼭 붙어 있는 모리, 눈만 마주치면 쫑알쫑알 떠들어대는 수다쟁이 모카, 동그란 눈으로 항상 나를 주시하고 있는 모모, 이름만 불러도 허스키한 목소리를 뽐내며 폭 안기는 고등어, 얼굴이며 손이며 열심히도 핥아주는 찡가까지.  

어쩌면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모습일지 모르지만, 고양이들은 언제나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언제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사랑에 응답해 주는 것이 우리 집사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날마다 들려오는 고양이들의 달콤한 사랑 고백. 그 덕에 내 삶은 언제나 4월의 봄날처럼 따뜻할 수 있는 거겠지. 오늘도 나는 사람의 언어로 ‘사랑해’라고 다정스레 속삭인다. 그럼 나의 고양이들은 또 고양이의 언어로 ‘골골골’ 대답을 한다. 정확한 의미를 알 수는 없어도 충분히 대답이 된다. 이렇게 우리는 소소하지만 간질거리는 행복한 기억을 날마다 쌓아간다.

글. 사진 황류리아
에디터  이혜수

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5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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