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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나비가 있다구? 우리 '프레디'를 소개합니다~!

  • 승인 2021-01-27 1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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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 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젖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김기림 시인의 '바다와 나비'라는 작품의 일부에요. 머릿속으로 나비의 애처로운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지난해 10월 캐나다에도 이처럼 딱한 나비가 있었대요. 이 지역에 서식하는 제왕나비(Monarch Butterfly) 무리 중 한 마리였죠.

  매년 날씨가 추워지면 수천마리 제왕나비가 떼를 지어 따듯한 남쪽으로 떠난대요. 그런데 번데기 상태에서 늦게 성충이 된 나비 한 마리가 외롭게 혼자 남아버린 거죠.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주변에 동료 나비는 보이지 않고... 이 나비는 도로 위에 앉아 방황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나비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데비 토너(Debbie Tonner)라는 이름을 가진 나비애호가 분이 얼어죽을지도 모르는 나비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거죠.

  토너 씨는 최근 'The dodo'와 인터뷰에서 이 나비와 인연을 소개했어요. 

  처음엔 나비가 무리가 있는 남쪽으로 날아가길 바라며 나뭇가지 위에 올려두었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꼼짝하지 않자 집으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고 하네요.

  나비는 따듯한 실내에서 지내며 활기를 되찾았어요. 방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녔죠. 토너 씨도 음식과 꽃을 선물했어요. 그리고 또 하나. 프레디(Freddy)라는 이름도 안겨줬대요.

  "프레디가 날개를 퍼덕이면 마치 강아지가 꼬리 흔드는 모습을 보는 것 같죠. 비행을 하다 지치면 우리의 손 위에 내려앉아 쉬곤 해요."

  프레디는 밥을 먹고 창가에 앉아 있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해요. 거기서 날개를 말리고 겨울의 야외 풍경을 구경하죠. 

  한 겨울, 이 지역 유일한 나비가 된 프레디는 금방 마을의 스타가 됐어요. 토너 씨의 이웃들이 프레디를 보러 놀러를 왔죠. 

  프레디가 토너 씨의 집에서 함께 산 지도 어느덧 13주가 흘렀어요. 나비는 수명이 보통 수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죠. 프레디는 노화로 날개가 조금 마모되긴 했지만 건강한 편이라고 해요.

  깜짝 놀라셨죠? 

  프레디가 쓰러지거나 한 게 아니라 프레디가 쉴 때 가장 좋아하는 자세라고 해요. 토너 씨는 프레디가 저럴 때마다 웃겨 죽겠다며 배꼽을 잡아요.

  "프레디는 새로운 삶에 잘 정착한 것 같아요. 프레디와 함께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어요"

  토너 씨는 나비와 함께 보낸 지난 몇 달이 선물 같았다고 말합니다. 

  나비와 인간의 우정이라니, 마음이 따듯해지는 한 겨울의 아침입니다.

CREDIT
에디터 JAMIE
출처 THE DODO,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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