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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안녕, 아롱 다롱

  • 승인 2021-02-03 09: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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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눈이 흩날리던 지난해 1월,

  지인의 사무실에서 꼬물이 4남매를 마주쳤다.

  모두 유기견이라 했다.

#1

  그중 유독 눈에 밟힌 두 꼬물이가 있었다.

  하나는 혼자 다른 황토빛의 털을 입고 활발하게 뛰어놀던 녀석,

  또 형제들에게 치여 밥도 힘차게 먹지 못하고 기가 잔뜩 죽어있던 깜장 강아지까지.

#2 

집에 돌아오는 내내 그 아이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아마도 난 바로 그 순간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던 것 같다.

#3

  그 아이들을 집에 들인 뒤, 갈색 강아지에게는 아롱이,

  검정 강아지에게는 다롱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진돗개인 엄마와 이름 모를 아빠 밑에서 나온 두 꼬물이는

  하루가 다르게 귀도 쫑긋, 키도 쑥쑥 크더니 이젠 둘 다 롱다리가 되어버렸다.

#4

  쏜살같이 흘러간 100일.

  너희에게 온기를 전해주고 싶어 데려온 나지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가 내게 살아갈 힘을 주고 있다는 걸

  아롱아, 다롱아, 알고 있니?

  우리에게 와 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쭈욱 함께, 더 많은 세상을 만나러 가자꾸나.

  아이들을 쓰다듬으며 오늘도 조용히 속삭여본다.

글. 사진 정미선
에디터  이혜수

해당 글은 MAGAZINE P 2020년 6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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