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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자연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소양강 백패킹

  • 승인 2021-04-26 11: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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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집 밖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도 건강한 삶을 찾아 자연 속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인 중 한 명도 그중 하나에 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마음을 안 것인지 그로부터 연락이 왔다. 백패킹을 가자는 것이었다.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오케이!’를 외쳤다.

소양강 둘레길 제2코스

  인제군의 행정안전부 공모 사업으로 선정돼 만든 길로, 원시림과 강변 사이로 길이 나 있어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코스다. 총 3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중 우리는 2코스 둘레길을 선택했다. 2코스 전체는 약 9km이지만, 임도가 완만하고 3km 남짓인 거리에 경사도가 거의 없어 비박이 가능한 전망대를 목적지로 하여 걸어가 보았다.

주소 : 강원도 인제군 남면 관대리 산40-5

금요일 퇴근 후 야간 산행

  일반 여행과 달리 백패킹은 짐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준비물은 비교적 간단하다. 텐트, 침낭, 물, 먹을 것 이게 전부다. 목적지까지 산행해야 하기 때문에 짐은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 산은 해가 지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여벌의 옷을 챙겨야 하지만 오늘 목적지인 소양강 둘레길 전망대는 해발이 낮아 별도로 챙길 것은 없었다. 댕댕이들 먹을 물과 사료까지 챙기니 이제 준비 끝!

  서울에서 1시간 반을 달려 소양강 둘레길 주차장 도착 후 일행을 기다렸다. 인원이 모두 모이고 야간 산행 준비를 마지막으로 체크한 뒤 드디어 산행을 시작했다. 시간은 밤 10시. 목적지까진 3km 정도 떨어져 있었고 예상 소요 시간은 2시간. 짙은 어둠이 깔린 산은 평소에 보던 산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중간쯤 올라가니 반딧불이 우리를 반겨준다. 처음 보는 반딧불이 너무 신기했다. 반딧불을 따라 완만한 임도를 올라갔다.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야생 동물이 녀석들에겐 보이는가 보다. 둘째 탱탱이가 계속 털을 세우고 어둠 속을 응시한다. 달래가며 올라가는 길, 야간 산행 시 이런 것을 주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첫째, 잠을 자는 야생동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큰 소리로 떠들거나 음악을 틀지 않을 것. 둘째, 밝은 빛을 산속으로 비추지 말 것. 셋째, 야생동물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강아지 동반 시 오프리쉬는 자제! 자연이라 해서 모두의 자연은 아니다. 이방인인 우리가 산에 사는 동물을 위해 매너를 지켜줘야 할 것이다.

산속에서의 1박

  목적지인 전망대 데크에 도착하니 이미 4동의 텐트가 있었다. 이내 텐트들이 세워지고 함께 앉아서 먹을 쉘터가 하나 더 세워졌다. 각자 준비해 간 음식들을 꺼내니 푸짐한 저녁이 차려졌다. 백패킹은 가방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오토캠핑과 다르게 경량의 장비들이 많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가능한 최소한으로 가져오고 가져온 음식은 남김없이 모두 먹어 쓰레기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 난 이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뭐든지 과유불급!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부드러운 바람이 좋다. 준비한 음식을 다 먹어갈 때쯤 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자리를 정리하고 취침에 들어갔다. 새벽까지 내린 비로 텐트 안이 후덥지근해지니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아이들과 아침 산책을 하러 텐트를 나오니 야간엔 보지 못했던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이 맛에 힘들어도 백패킹을 오는구나, 싶었다. 

  산에서의 시간은 도심 속 시간과 다르게 흘러가는 듯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하산을 준비했다. 온도가
높아지니 댕댕이들의 하산이 걱정돼서였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한 후 그냥 가기 아쉬워 아이들 물놀이를 시켜주려 내린천으로 향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땡볕 속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니 이곳이 무릉도원이다.

백패킹을 마치며

  코로나는 우리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하지만 언제나 나쁜 측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장은 작동을 멈추었고, 그 덕분에 자연은 숨 쉬게 되었다. 건강을 챙기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소박한 여행은 일상의 활력을 채워주는 영양제와도 같다. 간단한 산보라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만나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여행 시 주의할 점

✓ 해충 예방
  이상 기후로 인해 진드기 개체 수가 무척 많아졌다. 강아지와 함께 산행을 준비한다면 반드시 진드기 예방약을 먹이거나 바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모기가 많기 때문에 심장사상충 약은 반드시 먹이고 갈 것!

✓ 안전을 위한 준비물
  사람도 체력이 모두 다르듯 강아지들도 체력이 모두 다르다. 더운 여름 산행을 하다 체력이 소진되면 퍼질 수 있기 때문에 강아지 어부바 가방은 꼭 챙겨가길 바란다.

글.사진 신채민
에디터  이혜수

해당 글은 MAGAZINE P 2020년 8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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