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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P. 너와 나, 함께 그려보는 내일

  • 승인 2021-06-11 09: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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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언니와 무한 체력 우량아

  흰 눈이 꽃잎처럼 내려오던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한없이 작고 소중한 셔틀랜드 쉽독 아가 셋이 태어났어요. 첫째 메리, 둘째 크리스, 셋째 마스까지. 저는 그중 크리스에게 한눈에 반했고, 3개월 되던 때 제 품으로 데려왔답니다. 그리고 크리스는 ‘마로’라는 새 이름을 얻었어요. 

  유독 몸집이 작았던 마로가 해맑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에 새벽에도 알람을 맞춰가며 장어 즙과 발효 참치 등 몸에 좋다는 건 전부 챙겨주었죠. 끼니마다 꼬박꼬박 언니의 사랑을 듬뿍 먹고 자란 마로. 1년이 지났을 때, 마로 언니인 저는 ‘극성 언니’라는 별명을, 마로는 ‘무한 체력 우량아’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 

하나 되는 어질리티

  어화둥둥 사랑 먹고 자란 마로는 기운도 호기심도 넘쳐나는 깨발랄 아가씨로 성장했어요. 우리 마로가 조금 더 사람과 깊이 교감하며 즐거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독 스포츠(Dog Sports)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로는 ‘어질리티(Agility)’라는 독 스포츠를 통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고집쟁이였던 마로는 이제 저와 눈을 가만히 마주칠 줄도 알고,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도 알게 되었지요. 

  이제 마로는 함께 달리며 저의 몸짓과 음성신호에 맞춰 호흡하며 교감해요. 7살이 된 지금, 마로에게는 어질리티가 가장 신나고 즐거운 놀이예요. 함께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하고 점프해서 허들을 넘을 때면 마로도 얼마나 의기양양해 하는지 저까지 다 행복하답니다. 부디 많은 반려 가족분도 어질리티를 강제성이 동반되는 훈련이 아니라 보호자와 깊이 교감할 수 있는, 함께하는 놀이로써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와 나 우리

  언니랑 노는 것이 최고인 마로이지만 특별히 더 소중한 친구가 있어요. 바로 ‘서아’라는 16개월 꼬마 천사인데요, 둘 사이가 어찌나 각별한지 늘 꼭 붙어 놀곤 해요. 서아는 늘 마로에게 사료와 간식을 챙겨줍니다. 또 자기 간식도 나눠주고요. 서아와 마로는 같이 숨바꼭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며 즐거운 일상을 보냅니다. 

  서로 지켜야 할 약속에 대해, 사랑을 주는 법, 그리고 받는 법에 대해, 그렇게 하나씩 찬찬히 세상을 배워가고 있지요. 바람이 하나 있다면 마로와 서아가 지금처럼 쭉 함께 지내며 배려, 나눔,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고 배워갔으면 하는 거랍니다. 누가 뭐래도 둘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서로의 소중한 친구니까요.

글.사진 신혜원
에디터  이혜수

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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