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MAGAZINE P. A True Family

  • 승인 2021-06-29 09: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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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chaMilk’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그저 모카와 우유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지친 일상 속 소소한 기쁨을 주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채널 규모가 제법 커져 영상 하나하나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큰 포부를 안고 반려견을 맞아들인 건 아니었습니다. 조금은 우습지만, 모카와 우유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보들보들한 강아지를 데리고 와야지’ 하고 생각했거든요. 반려동물과 함께하 는 데 따르는 책임이 얼마나 무거울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행복한 일상만을 꿈꿨었죠.

  하지만 당연하게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은 생각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모습 뒤 에 반려인의 커다란 수고가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함께하고서 야 깨달을 수 있었어요. 첫째 모카와 함께한 지는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첫 배 변 교육, 첫 산책, 처음으로 강아지 용품점에 갔던 순간. 참 많은 추 억이 지내온 시간만큼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자식이 될 수 있어요

  얼마 전,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강검진 결과 모카에게서 ‘갑상선 저하증’이라는 질환이 발 견된 것입니다. 병원 문을 나서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차 안에서 펑펑 울던 아내와 함께 눈물 흘리 던 순간이 생생합니다. 이 조그만 녀석이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니요. 저희 부부의 마음은 지하 저 깊은 바닥까지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내가 조 금 더 꼼꼼히 살펴보았더라면, 어쩌면….’ 죄책감과 미안함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지요.

  누군가는 이런 저희 부부의 모습이 유별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개가 어떻게 자식 이 될 수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종종 봐왔고요. 하지만 저는 딱 잘라 말하고 싶습니다. 개도 자식이 될 수 있다고요. 종도 다르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조차 못하지만, 피로 이어진 자식만큼 이나 소중한 제 자식이고 가족입니다.

 

 

사람보다 낫다

  모카, 우유와 함께하면서 ‘때로는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됐어요.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순수한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녀석들을 보면 짠하면서도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1년 전 우리 막내딸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가 떠오르네요. 아기가 우는 소리에 저희 부부보다 더 빠르게 뛰어 올라가던 우유, 잠투정이 심해 아무리 어르고 달래 봐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기를 보며 안절부절못하 던 둘. 막내딸이 기어 다니고, 이유식을 시작하고, 첫걸음마를 떼던 모든 순간 모카와 우유는 함께해 주 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도 우리는

  일부러 바쁜 시간을 쪼개 놀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저와는 달리,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 어 하고 망설임 없이 언제나 자신의 온 마음을 내보여 주는 모카와 우유를 볼 때면 ‘너희 들의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집니다. 아이들이 저에게 주는 사랑에 비한다면 저희들은 언제나 부족한 엄마, 아빠인 것만 같습니다. 매 순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참 시립니다. 모카야, 우유 야, 부족한 엄마 아빠와 함께 살아줘서, 아직은 미숙한 막냇동생도 예뻐해 줘서, 그리고 날마다 웃을 일을 만들어줘서 고맙고 또 고마워. 앞으로도 함께 행복한 추억 많이 많이 만들어나가자. 

 

글.사진 모카 우유 아빠
에디터  이혜수

해당 글은 MAGAZINE C 2020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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