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찌로고

[에이트 빌로우] 극한의 상황에서도 나를 기억해줄 너를 생각하며

  • 승인 2021-08-10 09:00:36
  •  
  • 댓글 0

남극의 탐험 가이드 제리(폴 워커)는 특별한 운석을 찾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여덟 마리의 썰매개들과 함께 시작한 탐사는 순조로웠으나 거대한 폭풍을 만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되죠. 다행히 듬직한 썰매개 덕에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던 제리. 그런데 상황이 더 나빠져 남극에서 철수하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썰매개들은 데려갈 수 없는 상황. 제리는 금방 돌아올 거라 믿으며 썰매개들을 야외에 묶어둔 채 기지를 떠나게 되는데… 여덟 마리의 개들은 괜찮을까요?

  시베리안 허스키알래스칸 맬러뮤트사모예드이 친구들의 공통점은 뭘까요근육질의 몸과 강한 힘지치지 않는 체력추위를 잘 견딘다는 점이 있습니다그리고 이는 추운 지방에서 썰매를 끄는 데 최적화된 조건이기도 하죠지금은 특유의 매력으로 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반려견이 되기도 했지만이 친구들은 눈이 쌓인 지방에서 활약했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특히시베리안 허스키와 알래스칸 맬러뮤트는 야생의 거친 이미지가 남아있고종종 늑대와 비교가 되기도 하죠동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썰매개를 타고 설원을 달리는 상상을 분명해 보셨을 겁니다. <에이트 빌로우>는 그런 상상을 해본 분들에게 개썰매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영화인데요허스키맬러뮤트를 좋아하는 분들은 꼭 봐야 하며남극을 무대로 하안 설원과 빙판을 볼 수 있어 한여름의 더위를 잊고 싶은 분에게도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제리는 여덟 마리의 개들과 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개성이 넘치는 이 친구들은 두 마리씩 짝을 지어 행동하는데요무리의 리더인 마야와 열 살이 되어 은퇴를 앞둔 올드 잭하얀 쇼티와 재능이 보이는 막내 맥스쌍둥이 트루먼과 듀이,  머리 털이 없지만 사랑스러운 잿빛 섀도우붉은 벅이 한 팀이 되어 썰매를 끌죠. 

 
  <에이트 빌로우>는 이 여덟 마리의 개를 통해 썰매개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우선허스키맬러뮤트 등 썰매개들은 서열에 민감한 편인데요영화는 이들이 소통하고사냥하는 모습을 통해 서열에 관한 특성과 한 팀으로서 공유하고 있는 형제애도 보여줬습니다.


  개썰매에 관해서도 조금 더 알 수 있는데요썰매는 하나의 놀이가 되어버린 시대이기에 이동 수단으로서 개썰매는 낯설 수 있죠. <에이트 빌로우>는 상황에 따라 다른 대형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담았습니다빠르게 이동할 때에는 일렬로 달리지만위험한 지역에서는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부채꼴 모양의 대형으로 이동하는 등 빙하 지역과 개썰매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들이 있죠. 

 
  하지만 <에이트 빌로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썰매개들을 생각하는 제리의 마음입니다극한의 상황에서 기지를 떠나야 했던 제리는 남아있는 친구들을 꼭 데려오려고 하는데요개를 위해 그럴 수 없다는 상관이 말에 개들도 우리 대원입니다라며 호소하기도 하죠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지만가족 같은 친구들을 잊을 수 없던 제리진심으로 교감하던 존재들에게 아픔을 줘야하는 순간이라 더 가슴 아픈 장면입니다.


  그 시각, 썰매개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제리가 친구들에게 가기 위해 애쓰는 동안 여덟 마리의 개들은 남극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티기 시작합니다생존이라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지역에서 개들은 꿋꿋하게 견디며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제리를 끝까지 기다리죠혹한의 상황에서도 제리와 함께했던 곳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에서 개들이 우리를 얼마나 신뢰하는가를 볼 수 있어 감동적이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에이트 빌로우>의 가장 큰 매력은 썰매개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있습니다신호에 맞춰 썰매를 끄는 모습을 시작으로 서로 무리 지어 생각을 공유하고행동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죠눈 속에서 잠을 자고조직적으로 새를 사냥하는 모습 등이 사실적이었는데요연기 훈련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들 정도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개들만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귀엽고 강인한 허스키와 맬러뮤트를 긴 시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입니다. (다행히 진짜 남극에서 촬영한 건 아니라고 하네요.)

  <에이트 빌로우>는 1957년 남극관측대가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영화적 각색이 있었지만엄청난 추위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버티던 개와 이 친구들을 다시 만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우리 곁의 반려견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기억하는 소중한 친구들이라는 걸 우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반려견에게 어떤 약속을 하고 있을까요그리고 그걸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까지 할 수 있을까요더위를 날려줄 <에이트 빌로우>를 보며이에 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CREDIT
에디터 HI
사진 출처 영화 <에이트 빌로우> 스틸 컷(브에나비스타코리아)

Tag #펫찌
저작권자 ⓒ 펫찌(Petzz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