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집과 아빠가 모두 사라져 버린 소녀 지소. 엄마는 일주일만 있다 이사를 간다고 했지만, 지소와 동생은 한 달이나 차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더는 참을 수 없던 지소는 집을 구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데요. 개를 훔친 뒤 돈을 받고 주인에게 돌려주겠다는 기상천외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지소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고민하고, 고급 레스토랑 개 ‘월리’를 목표로 정하게 되는데… 지소의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길을 걷다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 옆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사진을 보면 더 슬픈데요.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반려인의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죠.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 ‘지소’(이레)는 이런 전단지를 보고 ‘개를 훔쳐야겠다’라고 마음먹습니다. 나쁜 생각을 하고 있네요.
지소에게도 아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엄청난 상실감을 느껴야 했던 대사건이 있었죠. 어느 날 아빠가 사라지고,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게 된 지소. 이후 차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물도 나오지 않고, 전기도 없는 곳에서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죠. 어린 소녀에게 집이 없다는 건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맞먹는 경험입니다. 늘 거기에 당연히 있을 것 같던 곳,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건 초등학생 소녀에게 큰 시련이죠.
거기에다 지소의 반은 생일이면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여는 문화가 있습니다. 지소는 생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고민에 빠지게 되죠. 집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학교 생활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지소. 우연히 부동산 앞에서 ‘평당 500만원’이라는 집을 발견하고, 500만 원을 구할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50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집은 없을 텐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초등학생 소녀 지소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지소는 ‘평당 500만 원’이라는 전단지를 보고, ‘평당’이 분당 옆에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는 순수한 소녀인데요.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시선에서 본 어른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동시에 아이들의 생각과 그들의 세계에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런 순수한 생각에서 개를 훔치겠다는 기상천외한 계획을 세우게 된 거죠.
지소는 고급 레스토랑의 강아지 ‘월리’를 훔치고, 이 강아지를 찾는 전단지가 나오면 그때 빠르게 돌려주는 계획을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신은 사례금을 얻고, 강아지도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서 모두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죠. 그때부터 지소는 월리의 일상과 동선은 조사하고, 치밀하게 작전을 준비합니다. 월리를 유인하는 계략, 이동시킬 운반책, 그리고 보관할 장소까지 준비 완료! 완벽한 범죄와 평당에 있는 새집을 꿈꾸며 지소는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개를 훔치는 과정에서 지소는 다양한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새집을 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던 거죠. 그런데 그때까지 지소가 몰랐던 것이 있습니다. 이 완벽한 작전에 있었던 커다란 결점. 그건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관계였습니다. 지소는 월리의 주인이 느낄 아픔과 상처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죠. 반려동물이 반려인에게 어떤 의미이며, 인생에서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생각하기에 지소는 너무 어렸습니다.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한 경험도 없었죠.
이렇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개를 훔치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월리’라는 강아지에겐 반려동물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깊은 사연이 있죠. 동시에 자신이 미처 몰랐던 것을 깨닫고 성장하는 소녀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집이 없는 지소와 집을 떠나게 된 월리의 상황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지소는 월리를 잃어버린 주인의 상실감, 그리고 주인을 그리워하는 월리의 그리움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소녀의 시선에서 표현된 한 편의 동화 같은 작품입니다. 소녀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세상만 볼 수 있기에 순수하고, 복잡한 문제도 보이지 않죠. 덕분에 기분 좋게 순수의 시대를 만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강아지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데요. 영화에서 ‘월리’를 맡은 강아지는 ‘개리’라는 이름을 가진 ‘잭 러셀 테리어’입니다. 개리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개봉했던 2014년에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이 친구가 여러분의 마음을 완벽하게 훔칠 연기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CREDIT
에디터 HI
출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리틀빅픽처스 , (주)대명문화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