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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터뷰] 독일에서 온 소시지 강아지?... ‘닥스훈트’

  • 승인 2021-09-23 08: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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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정말 다양한 종이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개성과 매력이 있죠. 그들에게 어떤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를 위해 '견묘백과 펫터뷰'에서 다양한 강아지, 고양이를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는 인터뷰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펫터뷰의 아홉 번째 주인공은

짧은 다리에 긴 몸을 가진 스훈트’입니다.

지금의 모습이 있기까지

많은 사연과 재미있는 별명이 있다는데요.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Q. 몸이 정말 긴 분이 오셨네요. 왠지 모를 친숙함도 있는데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제가 낯설지 않다고요? 저는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이상하네요. 제 다리가 짧아 보여서 그렇지 일어나면 키는 꽤 클 거예요. 몸이 유난히 길어서 다리가 짧아 보일 수도 있고요. 아, 다리 이야기 많이 하면 안 되는데… 의식하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앞에 건 편집해주시고, 다시!

 

  안녕하세요. 저는 ‘닥스훈트’라고 합니다. 귀엽다는 말을 많이 듣고, 세계적으로 인기도 많죠. 2,000년대 초반엔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아지에 뽑히기도 했어요. 오늘 제 안에 감춰진 이야기를 털어놓을 건데요. 제 귀여운 모습 안에 있는 강인한 면을 알게 되실 거예요. 이 시간이 끝나면, 제 다리도 조금 더 길어 보일 걸요? 아, 또 다리 이야기를 했네.

 

Q. 이름에서 유럽의 느낌이 나는데요. 고향 이야기도 해주시겠어요?

A. Dachshund. 제 이름 발음이 좀 특이해서 읽기 힘들죠? 영어는 아니고 독일어랍니다. 독일어로 제 이름을 풀어보면 닥스(Dachs)는 ‘오소리’, 훈드(Hund)는 ‘사냥개’를 뜻해요. 오소리 사냥, 오소리 사냥개라는 의미가 이름에 있는 거죠. 왜 이런 이름이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제 가늘고 긴 몸은 굴 속의 오리나 여우를 끌어내는데 탁월하답니다. 그래서 사냥개로 오랜 시간 활약했죠. 어때요. 귀여운 제가 강인한 사냥개였다는 걸 아셨는데, 조금 달라 보이나요?


Q. 사냥을 하셨다는 건 정말 몰랐어요. 언제부터 사냥을 하셨던 거예요? 

A. 이런 체형을 갖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몸통은 길고, 음… 다리는 짧은 이 모습이 되기까지 말이죠. 그래요 객관적으로 짧은 건 짧은 거니까. 물론, 처음부터 짧았던 건 아니에요. 옛날이야기를 하자면, 중세 시대에 유럽엔 사냥을 하는 사람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개들도 사냥에 맞게 개량되었죠.

 

  그 과정에서 오소리 등의 사냥을 위해 닥스훈트가 태어난 거예요. 긴 몸통과 짧고 튼튼한 다리, 입이 튀어나온 긴 머리까지 모두 이때 완성된 거죠. 다리가 짧아진 게 아쉽긴 하지만, 사냥에서 크게 활약하고 사랑을 받았던 행복한 과거도 있어서 마음이 복잡하네요.

 

  저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옛날부터 있었어요.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등의 고대 유물에서 저처럼 몸이 길고 다리가 짧은 개가 있었죠. 다만, 그 개의 정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어서 닥스훈트라고 명확하게 인정받지는 못했어요.


Q. 독일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게 있었나요? 

A. 많은 이야기가 있죠. 그중에서 명예로웠던 일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1972년 독일 뮈헨에서 올림픽이 열린 적이 있었죠. 그때 마스코트가 바로 저였답니다.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에 제가 대표 이미지였다는 건, 정말 가문의 영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하나 들려드릴게요. 독일보다는 미국에서 조금 민망한 일을 겪은 적이 있죠. 독일하면 떠오르는 게 뭐가 있을까요? 아우토반? 자동차? 그런 것도 있지만, 프랑크 소시지가 유명하죠. 이 소시지를 빵에 넣어 먹는 음식이 미국식 핫도그 잖아요. 1860년 무렵에 미국에 독일 소시지가 건너갔고, 이 길쭉한 모양이 저와 닮았다고 해서 미국에서는 ‘닥스훈트 소시지’라고 불렀답니다.

 

  제 이름 덕분인지 이 소시지는 유명해졌고, 한 신문사에서 저와 관련된 만화를 실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충격적인 해프닝이 있었대요. 이 신문사에서 닥스훈트의 독일 철자를 잘 몰라서 ‘핫도그’라고 썼다는 거예요. 좀 너무하지 않나요? 개 이름이 핫도그라니. 뜨거운 강아지 뭐 그런 뜻 아닌가요? 아무튼 이런 계기로 저는 아직도 ‘소시지 개’라는 별명이 따라다녀요. 어휴.

 

Q. 제가 다른 곳에서 본 닥스훈트는 털이 길었던 것 같은데요. 오늘 털을 짧게 자르고 오신 건가요?

A. 이미 닥스훈트를 보신 적이 있으셔서 제가 낯설지 않았던 거네요. 닥스훈트는 조금 복잡한 종이에요. 한 품종 내에서 여섯 종류로 또 나뉘죠. 털의 종류에 따라 단모, 장모, 강모종으로 나뉘고, 여기서 다시 크기에 따라 스탠더드, 미니어처로 나뉘죠. 한 품종이 여섯 가지로 나뉘는 건 정말 드문데요. 닥스훈트를 향한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이 그만큼 많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죠. 


Q. 지금 움직이시는 걸로 봐서는 사냥개로서 현역으로 활동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정에서 지내는데 답답하거나 불편한 점은 없나요?

A. 아마, 이 글을 읽고서야 제가 사냥개였다는 걸 알게 된 분이 많을 거예요. 그만큼 저는 가정에서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있답니다. 사랑스럽고 다정한 눈빛으로 반려인의 마음을 녹이는데 익숙한 강아지예요. 성격이 명랑하고 활발한데, 사교성이 좋아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죠. 종종 통제가 힘들 때도 있어서 훈련이 조금 필요한 면이 있는 게 어렵다면 어려운 부분이랍니다.


  물론, 사냥개의 습성도 많이 남아 있어요. 일단 영리하죠. 반려인의 말을 잘 이해해서 아주 든든한 친구가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사냥의 기본은 인내잖아요? 참을성이 많고, 독립성도 강해요. 그 밖에도 제 영역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하고, 낯선 개에겐 공격적이기도 해서 경비견으로 일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고집이 세다는 인상을 주기도 해요. 작지만 용감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반련인에게 충성심은 높고, 애교 많은 강아지로 사랑 받고 있답니다.


Q. 반려인에게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으실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음, 저라는 강아지가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사냥개였고, 훈련에 익숙해서 그런지 훈련이 필수적이에요. 특히, 어릴 때 배변 훈련 같은 건 잘 진행해서 습관이 되어야 여러분과 함께 사는데 문제가 없죠.


  그리고 저는 헛짖음이 많은 걸로 유명해요. 경계심이 은근히 강한 것도 있지만, 사냥개였던 시절부터 예민한 성격으로 유명했어요.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장소는 꼭 확인하려 하죠. 그게 제 몸에 벤 습관이니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당연히 활동량이 많으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겠죠? 과식하기도 쉬운 편인데, 자주 산책하고 운동을 시켜주셔야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답니다.


 

CREDIT
에디터 HI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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