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검술로 이름을 날린 공포의 검객 ‘큐타로’.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된 일을 구하지 못한 채 가난한 생활을 이어가는 낭인입니다. 돈이 없어 고민하던 순간, 큐타로는 마을의 애견파로부터 애묘파의 고양이를 죽여달라는 어이없고 기이한 의뢰를 받게 됩니다. 검객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지만, 먹고살기 위해 이 의뢰를 받게 되죠. 상대는 고양이 경호원 ‘묘호원’이 있는 ‘다마노죠’! 큐타로는 다마노죠를 처리하기 위해 일격을 가하는데…
고양이와 강아지는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고양이 사무라이>는 이런 상상력에서 출발한 영화로 고양이파와 강아지파의 갈등과 대립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무라이’라는 표현에서 두 가지를 예상할 수 있는데요. 과거 일본의 문화가 반영된 작품이라는 점과 칼과 칼이 부딪히는 결투 장면을 떠올릴 수 있죠. 잔혹한 영화이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다행히 이 영화는 폭력적이지 않으며, 부상을 당하는 인물도 없습니다. 더 다행인 건 고양이를 비롯해 그 어떤 동물도 다치지 않는다는 데 있죠. 모략을 꾸미고 짓궂은 행동을 하는 악당이 있지만, 이들은 순진한 존재로 하는 일마다 문제가 생기는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영화를 빛냅니다. 동시에 주인공 큐타로도 사무라이처럼 무게를 잡으려고 하지만, 어딘가 허술해 웃음을 유발하죠. 덕분에 영화의 분위기가 밝은 편이죠. 또한, 고양이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귀엽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집사로서 살고 있는 분이라면 이 영화는 치명적입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인 고양이 ‘다마노조’의 귀여움이 어마어마합니다. <고양이 사무라이>는 공포의 검객이 고양이 앞에서 무장해제되고 애묘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의 소유자 규타로가 고양이를 만나게 되면서 변화는 과정이 믿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마노조’의 큰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공포의 검객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모든 사람이 고양이와 함께한다면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되죠.
여러 가지로 <고양이 사무라이>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고양이, 강아지파로 나뉘어서 싸우는 어른들의 모습은 동화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작은 소동들이 연이어 일어납니다. 그리고 공포의 검객이라던 큐타로도 검으로 승부를 내려고 하지 않는 특이한 검객으로 등장하죠. 검객 간의 결투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뻔뻔할 정도로 평화와 공존을 말하는 영화라 자연스레 미소를 보내게 되죠. 영화의 메시지도 뭉클한데요. 동물은 소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사무라이>는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 그리고 볼 수 없는 마을이지만, ‘이렇게 강아지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을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상상을 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흰 고양이 다마노조의 모습 탓에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큰 단점이 있지만, 오늘은 이 마을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CREDIT
에디터 HI
출처 영화 <고양이 사무라이> 스틸 컷(출처: 어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