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호더에게 갇혀 있다가 물을 처음으로 만난 오리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근 우드스탁 동물보호쉼터(Woodstock Animal Sanctuary)의 대원들은 애니멀 호더에게서 동물들을 구해내는 일을 했다. 평소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적절한 보살핌 없이 마구잡이로 모으는 동물이 개나 고양이 등이 아니라, 조류였다는 것이다.
호더는 160여 마리의 새들을 한 우리 안에 몰아넣고 키우고 있었다. 닭, 기러기, 칠면조, 오리 등은 얼어붙은 땅 위에서 횃대나 연못 하나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오물조차 얼어붙은 땅에서는 끔찍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대원들은 새들을 모두 구해냈다. 오리 떼도 구조의 대상이었다. 대원들은 오리들을 연못으로 보내길 열망했고, 물 위에서 헤엄치며 기뻐하는 오리들을 상상하며 설레 했다.
마침내 오리들을 연못으로 데려가는 날이 됐다. 햇살이 따뜻한 날이었다. 그들은 오리 떼를 몰아서 연못으로 향했다. 오리들은 기꺼이 사람들이 몰아가는 대로 연못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오리들은 물이 낯선 듯, 연못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반대편 땅 위로 뛰어올라왔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대원들은 오리들을 다시 데려왔다. 한 마리 한 마리 데려와 연못 위로 집어 던졌다. 오리들은 다시 되돌아서 땅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곧 한 마리의 오리가 연못 위에서 의아한 듯 주변을 살폈다. 곧 오리는 기쁨의 춤을 추듯이 머리를 물속으로 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그 오리를 시작으로 다른 오리들도 물 위를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머리를 물속으로 넣었다 빼며 온 몸을 퍼덕거렸다. 생애 처음으로 물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 순간 어떤 존재보다도 행복에 겨운 순간이었다.
오리들은 수영을 다 끝내고 나서는 익숙한 듯 몸을 털었다. 이전에는 딱딱하고 얼어붙은 땅밖에 몰랐지만, 이제 오리들은 본능대로 매일매일 물과 수영을 그리워하고 즐기며 살게 될 것이다.
CREDIT
글 김나연 객원기자
사진 Woodstock Farm Sanctu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