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난 뒤에도 연기처럼 남아 사람들을 괴롭힌다. 조쉬 마리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쉬는 전쟁에서 뇌 손상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조쉬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극복을 위해 애를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상처가 너무 깊었던 것이다.
조쉬는 결국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전쟁이 남긴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조쉬는 책상 위에 자기 칼 중 하나를 놓고 컴퓨터에 작별 메모를 남겼다. 그리고 최후의 담배 한 개를 들고 밖에 나왔다. 인생의 마침표가 머지 않은 순간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집 앞 계단에서 마지막 담배를 다 피워갔다. 그 순간, 무엇인가 이상한 소리가 조쉬를 사로잡았다. 건물 근처의 덤불에서 작은 울음 소리가 난 것이다.
소리를 따라가보자 턱시도 고양이가 나타났다. 고양이는 조쉬의 발목에 얼굴을 문지르고 그르릉거렸다. 무엇인가 울컥하는 감정이 조쉬를 휘어잡았다. 그는 울음을 터뜨렸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조쉬는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고양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조쉬는 매일 고양이를 보는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고양이 역시 조쉬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그가 집에 올 때마다 달려왔다.
하지만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그 작은 고양이가 어느날부터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조쉬는 전처럼 어두운 심연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 대신 기다림, 희망, 사랑을 마음에 품게되었다. 조쉬가 고양이를 구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조쉬의 마음의 병을 치유해준 셈이다.
조쉬는 베키라는 여성과 데이트를 시작했고 몇 달 뒤 고양이 입양을 결심했다. 보호소에서 한 고양이의 작은 앞발이 조쉬를 건드렸다. 조쉬를 구했던 고양이와 비슷한, 턱시도 고양이였다. 조쉬는 즉시 그 고양이를 입양하고 스카우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조쉬는 베키와 고양이를 가족으로 들였다. 또 매일 조금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쉬는 퇴역군인을 위한 임상 재활 분야에서 근무할 생각이다. 한편, 조쉬와 스카우트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동물 전문 매체 어네스트 투 퍼스를 통해 소개되었다.
CREDIT
에디터 이은혜
사진 어네스트 투 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