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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상공을 수놓은 비행 생명체의 정체

  • 승인 2017-10-31 15: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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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는 문명과 상극에 놓인 땅이다. 대자연의 웅장한 경치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 이 얼음 대륙은 가끔 방문자들에게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하는데 올 여름에도 예상치 못한 장관이 이뤄졌다.

하늘을 뒤덮은 무수한 비행 생물체. 사람들은 모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 철새일 수도 있고, 가는 곳마다 쑥대밭을 만드는 메뚜기 떼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나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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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ga Kuvshinni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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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날개 위 선명한 검은 줄 무늬를 갖고 있는 이 나비의 이름은 '상제나비'(Aporia crataegi). 영국에선 이미 멸종됐고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제나비는 바다 건너 시베리아 땅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어찌나 개체수가 많은지 눈이 오지 않은 곳도 눈이 쌓인 것처럼 보였다.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나비 떼의 화려한 날갯짓에 방문자들은 카메라의 셔터를 멈추지 못했다. 대충 찍어도 황홀한 그림이 연출됐으니 '인생샷' 제대로 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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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ga Kuvshinnikov)?

희소식은 내년 여름 시베리아에서 더 많은 나비들을 볼 수 있으리란 것이다. 러시아 톰스크 주립대학의 로마넨코 교수는 "작년 여름 나비들의 숫자는 지금보다 적었다. 올해는 훨씬 많아졌다"며 긍정적인 기대를 더했다.

이어 교수는 "개체 수가 줄었던 곤충들의 수가 증가 추이로 넘어가는 건 많은 곤충들에게 관찰되는 현상"이라며 "아직 상제나비의 수는 '보통 존재량'(normal abundance)에 미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내년도 해외 여행을 계획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비 떼를 조우할 수 있는 시베리아를 리스트에 추가해 보자.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The Siberian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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