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유기된 동물이라도 반드시 구조되기 원하지 않는다. 매일 먹을 것이 부족하고 도로 위엔 위험이 도사리지만 말이다.
미국 텍사스의 보호소 '달라스도그RRR'의 직원들은 히어로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구조하기 위해 몇 주 동안이나 애를 먹고 있었다. 히어로가 가까운 곳에 사람이 오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고 사납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구조가 한창이던 어느 날, 히어로는 구조 직원들을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인도했다. 따라가 보니 도시 외곽의 조용한 숲이었다. 그곳엔 히어로가 구조를 거부하던 이유가 있었다.
후에 모나라는 이름을 얻은 한 어미개가 10마리의 갓 태어난 새끼들과 함께 힘겹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새끼들은 모나에게 절실히 의지했고 모견과 떨어지기엔 너무 작고 어렸으나, 강아지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걸 판단한 구조자들은 이들을 전격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모나도 함께였다.
보호소로 들어와 치료와 관리를 받은 모나의 새끼들은 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감탄할 만큼 앙증 맞고 귀여웠다. 다행히 모나 역시 머잖아 건강을 되찾았고, 강아지 형제가 많을 경우 간혹 몇 마리씩 도태되어 사망하곤 하는데 10마리의 새끼들 모두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잠깐, 히어로는 모나와 무슨 관계일까? 구조대를 아이들에게 이끈 것을 보면 히어로가 부견은 아닐까?
보호소 직원들은 히어로가 새끼들의 아빠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닮은 구석이 없는데다 보호소에 함께 들어온 히어로가 사람 손을 강하게 거부하던 악명과는 달리 조그만 강아지들만 보면 돌보길 원하는 따뜻한 강아지였기 때문이다.
모나와 열 마리의 새끼들, 히어로까지 보살핌을 받고 이들 중 일부는 가정으로 입양됐다. 결과는 이토록 훈훈하다. 시작은 분명 거리에 내팽개쳐져 사람을 피하던 맹견 한 마리였음에도.
멋쟁이 강아지 히어로의 사연은 CBS 등 외신을 통해 소개됐다.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Dogrrr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