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이 죽고 180명이 다친 미국 테네시 주 개틀린버그의 대형 화재. 이 곳에 거주하던 롭 홈즈의 가족은 산맥을 태우며 집 쪽으로 다가오는 화마를 피해 황급히 피신해야 했다.
이들은 키우던 개와 고양이는 데리고 나왔지만, 거대한 반려동물인 돼지 '찰스'는 어쩔 수 없이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롭 홈즈는 화재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옥과 다르지 않았다. 나무가 불길로 물결쳤고 우리는 차도에 매달리다시피 해 가까스로 탈출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집을 나오고 머지 않아, 아직 찰스가 남아 있는 가족의 집은 완전히 불타버렸다. 근처 호텔에서 피신하던 홈즈는 찰스가 꼼짝 없이 죽었으리라 생각하고 크게 낙담했다.
불길이 진압되고 다시 집을 찾은 홈즈의 가족은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아직 살아있는 찰스였다.
찰스는 합금마저 녹이는 800도의 불길 속에서 버티고 버텼다. 돼지는 지능이 상당히 좋은 동물이다. 찰스는 불길이 엄습하자 생존을 위해 땅 속에 자기 몸을 파묻었다. 심한 탈수 상태에 발바닥이 불에 탄 채 발견됐지만 찰스가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한 건 분명했다.
"아직 발에 입은 화상으로 잘 일어나진 못한다. 그러나 정신은 완전히 돌아왔다"며 롭 홈스는 밝혔다. 찰스는 체액을 맞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며 서서히 정상적인 상태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롭 홈스는 물질적인 것들을 거의 모두 잃었지만 귀중한 생명 하나는 잃지 않았다. 기적처럼 살아남은 찰스의 치료 비용을 돕는 모금이 전개 중이다. 외국 사이트이지만 관심이 있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자.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롭 홈스 / SW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