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우크라이나의 우주호로드. 크리스마스를 3일 앞둔 날, 사람들은 눈이 많이 쌓인 기차 철도 위에 강아지 두 마리를 발견했다.
루시라는 이름의 암컷 강아지는 이미 기차로 인해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루시는 철도 위에 누워 움직이지 못했다. 루시 곁엔 절친이자 형제인 강아지 팬더가 있었다.
팬더는 루시 주위를 지키며, 엄동설한에 루시의 체온이 내려가지 않을까 자기 몸을 포개 온기를 전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기차는 강아지들의 사정을 알지 못했다. 무지막지한 크기의 기차는 예정대로 철도를 달리며, 움직이지 못하는 루시를 향해 질주해 왔다. 팬더는 기차가 다가오자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루시의 옆으로 가 찰싹 붙었다.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죽으려는 의도였을까?
그런데 열차가 지나간 후에도 루시는 무사했다. 팬더도 마찬가지다.
놀랍게도 팬더는 열차가 지나갈 때 루시의 머리를 바닥에 밀접하게 눌러 몸을 납작하게 만들었다. 열차 아래와 철로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루시와 팬더는 열차가 지나갈 동안 꼼짝 않고 버틴 것이다.
이들의 사진과 영상을 찍은 사람에게 '왜 돕지 않았냐'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더는 다른 이가 루시 곁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기차가 지나가고 구조 대원들이 왔을 때도 이들을 철도에서 꺼내는 데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루시는 타박성, 뇌진탕 등의 진단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팬더의 기지가 아니었다면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구조된 루시와 팬더의 소식을 들은 우즈호로드의 한 주민은 이들을 기꺼이 자신의 집으로 맞이해 가족이 되었다.
이 소식은 루시와 팬더의 구조를 도왔던 Denis Malafeyev의 SNS를 통해 공개됐다.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Facebook / Denis Malafey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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