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로지는 2013년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머지 않아 워싱턴의 보호소(Purrfect Pals Cat Shelter) 신세를 지게 됐다.
로지는 올해 네 살. 사람들은 보호소를 통한 입양일지라도 아기 고양이를 선호해, 청년기에 접어든 로지는 입양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얼마 전 한 차례 입양되었으나, 로지는 집 안의 유일한 동물이길 바라는 아이였다. 알레르기 질병도 있어 다른 고양이보다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도 했다. 로지가 가정의 다른 동물과 잘 어울리지 못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입양자는 다시 그를 보호소로 돌려 보냈다.
보호소로 돌아 온 로지는 기분이 좋지 않은지 뾰루퉁한 표정으로 며칠을 보냈다.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로지는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했다. 침묵 시위를 하던 로지는 어느 날 사람이 유리 케이지 앞을 지나가자 뒷발로 번쩍 일어나 앞발을 창에 대고 긁기 시작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로지가 특유의 재롱을 떨며 사람들의 관심을 호소하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 중엔 얼마 전부터 로지를 눈여겨 봤던 한 커플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정한 노부부 론과 베티는 로지를 입양하기로 했다. 부부는 키우던 고양이를 암으로 떠나 보내고 그 이후론 어떤 고양이도 품지 않았다. 로지를 지켜본 부부는 이 고양이라면 서로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다소 까다로운 로지였지만 론과 베티는 괜찮았다. 이미 이들은 고양이 관리의 고수였고, 뚱냥이 로지를 위한 특별식 또한 기꺼이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집엔 다른 동물은 물론 사람 아이도 없다. 부부의 유일한 반려묘가 된 로지는 마치 천국에 온 것처럼 그 집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페이스북 @Purrfect Pals Cat Shel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