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해외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짧은 동영상 캡쳐다. 해당 영상에서 손만 보이는 신원이 불분명한 인물은 눈앞의 거북이에게 매운 고추를 먹인다. 거북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고추를 한 입 베어 문다. 그리고 즉각 고통에 발버둥치며 사람에게서 벗어나려 애를 쓴다.
문제는 해당 동영상이 온라인에 놀이처럼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각 포털을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해당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커뮤니티에는 ‘웃긴 자료’로 구분되어 등록된 상황.
영상을 확인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명백한 동물 학대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강제로 입에 넣은 것도 아닌데 학대라고 할 수 있느냐’, ‘거북이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라는 반응도 나타났다.
학대 행위 자체가 가장 큰 문제지만, 동물 학대의 ‘소비’ 역시 방관할 수 없는 문제다. 목숨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동물 학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학대 자체가 웃음거리, 재미로 소비되는 것은 위험하다. 이것이 학대 행위라는 자각조차 흐려지기 때문이다. 그 예로 한 동영상 사이트에 '거북이에게 매운 고추를 먹이면'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처음으로 매운 고추를 먹은 페렛이 버둥거리며 괴로워하는 동영상이 함께 화면에 띄워진다. ?소비는 재생산을 부른다. ?
그래서 거북이에게 매운 고추를 먹이는 영상은 결코 웃긴 글이나 재미있는 자료가 아니다. 당신에게도 그렇기를 빈다.
CREDIT
에디터 이은혜
사진 페이스북 @Andy 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