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큐멘터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길고양이 급식소 근처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다면 십중팔구 밥을 그만 주라는 경고문이다. 대개 고양이와 밥 주는 사람들을 향한 서슬퍼런 위협까지 포함한다.
길고양이 사진 작가 김하연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밥 주지 말라는 경고문만 붙이라는 법 있나요! 밥 좀 주라는 안내문이 골목 여기저기에 있어도 괜찮잖아요"라며 '부탁 좀 합시다'라는 제목의 손글씨 안내문을 게재했다.
?
안내문에는 "망할 놈의 고양이가 싫기는 한데 쥐 잡는 놈들이니 쫓아낼 수도 없고, 배고픈데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를 뒤진다니, 길냥이 밥 좀 줍시다"라는 반전 문구가 적혀 있다.
이어 "이 골목에도 나처럼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싫어한다고 떠날 내석들도 아니고 냅두면 골목만 더러워질 테고. 그렇다고 다 없애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밥은 주고 골목이라도 깨끗하게 합시다"라고 쓰였다.
이는 김하연이 가상의 아저씨 화자에 이입해 적은 문구다. 이 아저씨는 고양이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밥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에 퉁명스러운 어조가 돋보인다.
김하연은 "아저씨 말투로 안내문을 써 봤다"며 "시간날 때마다 골목 곳곳에 붙여 놓고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
이 게시물이 올라가자 많은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했다. 신동오 작가, 인디가수 조아람, 행사 기획자 노희정 등이 유사한 내용의 손글씨 안내문 '부탁 좀 합시다'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petographer_shin)
고양이를 사랑하는 네티즌들도 "저도 응용해서 집 앞에 붙여 볼까 싶네요", "츤데레스러운 아저씨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 파일 메일로 보내주실 수 있나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CREDIT
에디터 김기웅
사진 김하연 페이스북 (@chfzk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