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면 강제로 퇴장당하는 고양이 채팅방이 존재한다. 이 독특한 오픈 채팅의 이름은 ‘고독한 고양이’. 보통 500~900명이 정원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다. 현재 10개의 방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름을 곱씹어보자. 고독한 고양이, 어딘가 익숙하다. 이 채팅방은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의 이름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 채팅방의 룰은 다소 특이하다. 참여자들은 고양이 사진만을 올린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오로지 고양이 사진만을 보기 위해 모이는 것이다.
단, 한 마디라도 채팅을 하면 바로 퇴장당한다. 그 어떤 말이던 채팅은 금지다. 사진을 반드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그저 감상만 해도 괜찮다.
애묘인이자 두 냥이의 집사인 에디터도 고양이라면 빠질 수 없다. 끓는 호기심으로 채팅방에 입장을 시도했다. 처음 시도는 실패. 채팅방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진입이 쉽지 않다. 포기하지 않고 재시도, 3번 만에 입장할 수 있었다.
듣던 대로 어떤 채팅도 오가지 않는다. 하지만 들어가 본 그 어떤 채팅방보다 회전이 빠르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고양이 사진이 올라온다. 통성명도 없이 귀여운 고양이 사진만 십 수장이 올라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사진 감상에 열중했다. 업무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됐다. 누가 그랬던가, 덕질은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 참여자가 고양이의 사진에 “귀여워!”라는 코멘트를 남기고 장렬히 퇴장당했다. 칼 같은 룰이다.
이를 지켜본 다른 참여자는 사진에 감상평을 써 마음을 표현했다. 타산지석,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이 고독한 고양이 채팅방은 현재 10번째 방까지 만들어진 상태다. 애묘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지는 것이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나갔다가 들어올 수도 있다. 잠시 고양이 사진을 보면서 힐링하기 위해 방을 찾는 이들도 생겼다. ?
애견인들이여, 너무 낙담하지 말자. 고독한 강아지 방도 존재한다. 고양이로 시작되었지만 ‘고독한 강아지’, ‘고독한 여우’, ‘고독한 고슴도치’ 방도 생겼다. 좋아하는 동물 사진을 함께 즐기려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채팅방을 생성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한 템포 쉬어가며 좋아하는 동물의 사진을 마음껏 보고 싶다면, 오픈 채팅에서 ‘고독한’ 시리즈를 검색해보자. 단 순식간에 부족해지는 휴대전화 용량은 감안해야 한다.
CREDIT
에디터 이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