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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 인체용 스테로이드 자가 진료… 혈변 후 쓰러졌다

  • 승인 2017-08-03 1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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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츄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자가 진료로 극심한 부작용에 시달린 강아지 보리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8년령 중성화한 수컷 시츄 '보리(가명)'는 지난주 수도권 인근의 동물병원에 응급 내원했다. 심각한 혈변과 기력감퇴 증상 때문이었다.

수의사 A씨는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을 통해 "인체용 전문의약품인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다 생명을 위협하게 된 자가진료 사례"라고 지적했다. 보리는 무슨 일을 겪은 걸까.

보리의 보호자 B씨는 피부병을 앓는 친척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에스파손로션'을 보리에 투약했다.

'에스파손로션'은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람에게도 사용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이다. '에스파손로션'의 데속시메타손 성분은 동물병원에서 잘 쓰지 않는 강력한 스테로이드였다. 효과는 있었다. 피부질환으로 몸을 긁던 보리에게 바르자 증상이 급격히 사라졌다.

이후 B씨는 보름 정도 꾸준히 연고를 도포했다. 내원 당일 보리는 발가락 등 병변부에 발라준 에스파손로션 연고를 핥아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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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내원 당일 보리가 보인 급성 장염 증세 (제보자 제공))

이렇게 스테로이드 폭탄을 맞은 보리는 머잖아 급격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뚝뚝 흘러내릴 정도로 극심한 설사와 혈변을 보이며 쓰러지자 보호자는 긴급히 동물병원을 찾았다.

A 수의사는 "당일 응급내원하지 않았다면 보리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부작용이 심각했다"고 회고했다. 혈액검사 결과 간수치는 아예 기계측정범위를 벗어났고 급성 장염에 경미한 췌장염 증세까지 겹쳤다. 고농도의 스테로이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생긴 전신적인 부작용이다.

보리는 집중치료 끝에 죽음의 고비를 넘겼지만 급성 간 손상은 여전하다. A 수의사는 2일 데일리벳과의 통화에서 "동물병원에 와서 기본적인 피부진료를 받았으면 큰 문제 없이 해결될 일을 인체용 전문의약품까지 써가며 자가진료하다가 화를 입었다"며 "같은 질환처럼 보여도 사람에서 쓰는 약을 동물에게 함부로 쓰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CREDIT

윤상준 기자 (데일리벳)

에디터 김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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