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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3-26 1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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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2-10 14: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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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2-04 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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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2-03 12: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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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27 15: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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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26 12: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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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20 12: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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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로, 또 같이
- MOSAIC BROTHERS 따로, 또 같이 아무것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오래도록 추억하고 싶다. 너희와 함께한 모든 시간을. 집을 짓고 있다. 지금 사는 곳과 조금 많이 떨어진 곳에 붉은 벽돌을 가진 마당 넓은 집을. 머릿속으로만 지어 올렸던 그 집에 드디어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큰 감사요 축복인데, 마음 한편이 축축이 젖은 수건처럼 자꾸만 무거워만 진다. 아마 달봉이와 콩이를 향한 그리움이 일찍부터 찾아와 그런가 보다. 파란만장한 삶, 달봉이 3년 전 그날을 선연히도 기억한다. 고물상 철창 안에 녹 슨 줄로 묶여있는 달봉이를 처음 목격한 날의 이야기다. “산책은 무슨, 맨날 저렇게 묶어나 놓지.” 무심하게도 내뱉던 고물상 주인의 대답까지도 선명하다. 그때부터였다. 종일 메어 물도 밥도 제때 먹지 못하는 달 봉이를 하염없이 걱정하기 시작하던 때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일주일에 겨우 두세 번 산책해주는 일뿐임을 가 슴 아파하던 때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SBS 동물농 장과 대구 모 동물복지단체에 연락해 무슨 방법이 없냐며 절절히 떼를 써보기도 했고, ‘주인이 있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돌아온 답변에 절망하여 여러 날 동안 눈물 콧 물 다 흘리며 기도만 붙잡고 있기도 했다.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2017년 7월, 고물상은 이전했고 달봉이는 남겨졌다. 그간 주인 대신 밥을 챙기고 틈틈이 산책을 시켜주던 배터리 사장님이 진짜 주인이 되겠다며 달봉이를 입양했다. 그날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반갑고 감사하고 뿌듯했다. 사장님은 그전보 다 곱절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달봉이를 보살펴주셨고, 그 덕에 달봉이는 자신감도 상당히 높아져 윤기 나는 털 빛과 늘 말려 올라간 꼬리로 사랑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 1월 심장사상충과 심장병 확진으로 콩이 이모와 우리 자매 눈물을 쏙 빼놓기도 했지만, 지금은 펑펑 울던 그 날 밤이 민망할 만큼 달봉이는 쌩쌩하다. 가끔은 병원 치 료나 약보다 주인의 극진한 사랑과 가족이란 믿음이 병을 이기기도 하나 보다. 이사를 가고 나면 지금처럼 쉽게 달봉이를 만나진 못하겠 지만, 명절이나 주말에는 달봉이를 만나 바치와 함께 산 책하려 한다. 달봉이가 우리를 잊지 않고 지금처럼 건강 하게 살아준다면 말이다. 이웃 그 이상, 콩이네하루는 서울에 있는 내게 언니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분홍 리본을 단 바치였다. ‘역시 우리 바치는 리본을 묶어 도 귀엽군’ 생각하던 찰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나야 이거 누구게? (바치아이가?) 놀래지 마래이, 오늘 만난 콩이라는 친구다.” 깜짝 놀랐다. 우리가 모르는 바치 형제가 있다면 이 친구 일까 싶을 정도로 어린 콩이는 바치와 똑같았다. 역시나 3년 전, 산책 중 우연히 만난 콩이네와 언니는 ‘생 애 첫 강아지 가족’이라는 공통점과 ‘미술’을 전공했다는 교집합으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대구로 돌아온 나도 자연 스레 산책 동반자가 되면서 셋이 함께하는 날이 점점 풍 성해졌다. 프리랜서인 직업 덕에 우리와 이모는 일정을 곧잘 맞출 수 있어 산책은 늘 같이했다. 산책 후 커피 한 잔이나 늦은 밤 맥주 한 병 기울이는 시간은 빠지면 섭섭 한 습관이 되었을 정도다. 겨울이면 붕어빵 사 들고 볕 좋 은 공원을 거닐고, 봄가을이면 삼형제를 차에 태워 하중도로 칠곡보로 떠나던 날은 평범해서 더욱 특별하기도 했 다. 참, 콩이에게 감동한 그 날도 빠트리면 안 되지. 매일 보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일주일 만에 만난 날이었다. 멀 리서 나를 발견한 콩이는 한걸음에 달려와 풀쩍 뛰어올라 내 얼굴을 핥으며 반가움을 표해주었다. 가족 외 타인에 겐 무심한 콩이었기에, 1년이 넘도록 쓰다듬는 손길을 경 계하던 녀석이었기에, 내게 보여준 사랑이 몇 배는 더 크 게 다가왔다. 행복이란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친 구가 되는 데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수 없음을, 콩이와 이모 를 만나면서 배웠다. 언제 어디서든 하하 호호 웃으며, 행 복한 여유를 한껏 들이마시던 계절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 조금은 뜸해지겠지만 우리는 이제 거리와 장소를 핑계로 얕아질 사이는 아니니까! 정원에서 이모와 커피 향을 맡으며 마당에서 뛰어놀 바치와 콩이를 상상하니, 이사 가는 일이 그렇게 섭섭하지만은 않다. #말은_바로하자 #분양 말고 #입양 분양分讓: 큰 덩이를 갈라서 나누어줌. 땅이나 건물 따위를 나누어 팖. 입양入養: 양친과 양자가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의 관 계를 맺는 일. 사전이 정의하는 분양과 입양의 뜻은 이러하다. 의식하고 노력해서라도 분양보다 입양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가끔은 부지중 내뱉는 언어가 생각을 움직이고 문화를 바꾸기도 하니까. 올바른 동물 복지 정착 을 위해 이곳저곳 여러 모양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모든 반 려인을 앞으로도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더불어 2019년 에는 애완동물가게(펫숍)보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동물 가 족을 맞이하는 반려인이 더 늘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CREDIT글 이미나그림 이미란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3-26 1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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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동물과 마음…
- P R O J E C T‘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동물과 마음을 나누는 동물매개활동’ 동물매개활동은 사람과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동기 유발적, 교육적, 오락적 나아가 치료의 효과를 얻는 것입니다. (사)동물사랑봉사는 서울시로부터 사업운영자로 선정되어 2015년 지자체 최초로 동물매개활동을 시범사업으로 시행하였습니다. 이에 2015~2016년 사이 서울시 관내 동물매개활동이 이루 어진 시설들의 활동일지를 연재를 통해 많은 분에게 이를 알리고자 합니다.현재 (사)동물사랑봉사는 동물매개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려동물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의 정서적, 심리적인 안정과 신체적인 발달을 촉진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개선에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09. 다윤이네집그룹홈활동 회기 : 1회기 ~ 6회기 l 참여 연도 : 2016년?01. 위치 서울시 성북구 장월로1마길 1-8? ? 02.활동 장소 ?기관 내 거실, ???03.총 참여자 ?야외 활동가 2명, 대상 아동 4명?04.활동견 1마리 다윤이네집그룹홈은 비교적 작은 시설이었기 때문에 활동을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보다 깊고 친밀한 교류를 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활동견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아이들은 뛸 뜻이 기뻐하며 ‘친구’가 생겼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린 아동이 있어서 활동견을 무서워하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필요 없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다가와 스킨십을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 다. 소윤이가 활동견의 이름을 부르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자 폭소가 터지기도 했는데, 소규모 그룹으로 이루어진 수업이니만큼 아이들이 활동가와 활동견을 보다 더 가깝게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활동가들을 ‘언니’, ‘오빠’ 라 부르며 잘 따르며 핸드폰 카메라로 활동가 대신 수업시간을 열심히 찍어 주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놀이를 하듯이 즐겁게 참여했으나 아이 들이 유독 재미있어 했던 수업은 역시 활동견과의 야외 산책 이었다. 강아지와 밖에서 노는 건 처음이라며 수업시간 내내 목소리가 들떠 있었던 지혜가 활동견의 목줄을 잡고 걷는데 앞장섰고 그 뒤를 아이들이 사이좋게 따랐다. 모처럼의 야외 활동이라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하고 싶었지만 시설에서 거리가 꽤 있어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에 시설 앞 골목에서 진행했 다. 산책을 하는 동안 중간 중간 승용차가 골목을 지나다녀 길가장가리로 피해야 하는 일이 여러 번 있어 아이들과 활동견의 안전이 염려되었다. 갑자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경진이가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달려 나가 활동가의 시야에서 잠시 사라지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있었으나 곧 다시 돌아와 자 신을 걱정했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외에는큰 문제없이 모두가 활동가의 말을 잘 따라주고 질서정연한 편이었다. 점토를 이용한 수업에서 아이들을 저마다의 창의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소윤이가 만든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작은 디테 일까지 정확하게 구현되어 있어 놀라웠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니 커서 장난감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기쁘게 이야기 했다. 다른 아이들도 각자가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들어 색을 칠하고, 종이에 붙여 꾸미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풍선을 이용해 강아지를 만들어 직접 강아지 인사법을 배울 때에는 “진짜예요?”, “왜 그런 거예요?” 하고 끊임없는 질문 공세를 퍼부었는데, 강아지들끼리는 서로의 엉덩이 냄새를 맡아 인사를 하기도 한다는 활동가의 말에 곁에 앉아 있는 활동견에게 킁킁거리며 코를 들이미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찰흙을 이용해 강아지 똥 모양을 만들었던 수업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 남자아이들이 찰흙을 던지며 놀아 바닥에 지저분하게 자국이 남았는데, 활동견이 이를 핥는 행동을 하자 아이들이 자진해서 수업 종료 후 함께 깨끗 하게 청소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그 행동이 너무나 고마웠고 기뻤다. 아이들이 동물매개활동 프로그램을 통해서 조금씩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Credit자료 협조 (사)동물사랑봉사?
- STORY | 2018-12-10 14: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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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동물 봉사단체 유기동물의 엄마아빠,…
- S H E L T E R유기동물 봉사단체 유기동물의 엄마아빠, 유엄빠 농림축산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에 입소 된 유기동물이 9만 마리에 달하고 자연사 25%, 안락사 19.9%로 절반에 가까운 유기동물들이 죽음을 맞이한다.사실상, 사설보호소로 들어오는 유기동물과 아직도 길거리를 헤매는 유기동물의 수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이다. 이렇게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유기동물들의 엄마아빠를 자처하며 나선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기동물의 엄마아빠, 유엄빠의 시작유엄빠는 2015년 유기견 봉사동아리를 시작으로 하여 서울 경기권의 시보호소, 사설보호소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곳 에서 마주한 유기동물들은 실로 처참했다. 피부병, 슬개골 탈구, 자궁축농증, 심장사상충 등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사람에게 버림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며 꼬리를 흔들기 바빴다. 이런 아이들을 마주하고도 외면할 수 없었던 봉사자들은 조금씩 사비를 모아 치료비를 마련했고, 위급한 아이들을 구조하여 치료과정을 마치고 좋은 가정을 찾아 입양을 보내기 시작했다. 소식을 듣고 더 많은 봉사자와 후원 자가 모였고 2018년 6월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여 더욱더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원삼이와의 만남경기도 용인에는 한 중년의 남성이 약 200마리 정도의 유기 견을 돌보는 개인사설보호소가 있었다. 사람들이 사는 곳과 가까운 곳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민원에 시달려 쫓기듯 수차례 이사를 했다. 숱한 이사 과정에서 공격성이 강한 아이들을 격리하지 못하였고, 다른 아이들이 물려 죽는 일이 다반사였다.게다가 암수 구분이 되지 않아 개체 수는 계속 늘어가고 있었 다. 소식을 들은 유엄빠 봉사팀에서 암, 수를 분리할 견사를 짓기 위해 방문하게 되었고 그때, 피부 괴사 직전의 상태인 원삼이를 만나게 되었다. 원삼이의 치료과정알려지지 않은 개인사설보호소에서는 아이들 사료조차 제대로 먹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런 곳에서 원삼이의 피부 치료에 큰돈을 쓰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소장님은 어떻게든 원삼이를 돌보고 싶은 마음에 사람 연고를 매일 발라주고 있었 다. 하루하루 더 악화하고 있었지만, 어디에서도 도움의 손길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선뜻 나서지 못한 것은 유엄빠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처참한 상태의 원삼이 모습에 걱정이 앞섰다.하지만 죽어가는 아이를 손 놓고 지켜만 볼 수도 없었기에 일단 원삼이를 병원으로 옮긴 후, 원삼이의 상태와 도움을 요청 하는 글을 올렸다. 원삼이의 사진과 사연은 순식간에 퍼졌고 병원비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의 후원금이 모였다. 예상했던 대로 원삼이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피부 상처로 인해 세균이 감염되어 피부가 괴사하면서 수치가 올라갔고 목숨까지도 위 험한 상태 직전이었다. 급히 입원치료를 시작했고 상태는 점점 호전되어 갔다. 그렇게 퇴원이 가능할 정도의 상태가 되었 지만, 여전히 약물 목욕과 약 복용 등 긴 치료과정과 아직 나아가는 중인 피부에서는 매일 각질이 떨어지고 진물이 나고 있었다. 행복을 찾은 원삼이한 마음씨 좋은 임시보호자가 원삼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 며, 잦은 약욕과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금은 사진과 같은 모습으로 환골탈태하였다. 원삼이의 치료과정을 직접 보고 함께한 임시보호자가 원삼이와 평생을 함께하기로 결심 하고 입양했다. 입양 후에도 항상 본인이 원삼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원삼이를 통해 입양자님이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우리 또한, 한 생명을 구조하고 그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때 누구보다 행복하고 아직도 죽어가고 있는 유기동물 들을 생각하며 많은 이들이 이 행복을 함께하기를 바란다. Credit글·사진 이예진 그림 지오니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12-04 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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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왔습니다~
- T W O , C a t s & D o g다녀왔습니다~ 발바닥 고소한 향기에 코를 묻으며 매일 또다시 사랑에 빠지지만,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콩깍지가 벗겨지는, 사랑의 호르몬 도파민의 유효기 간은 보통 3년이라고 합니다. 그렇담 우리 사랑의 유효기간은 얼마일까요? 홍콩영화 <화양연화>의 한 장면에서 금성무는 말합니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년이었으면 좋겠다고. 가끔은 함께하는 시간만큼이나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거리를 떠돌다 많이 다쳤었던 ‘튼튼이’와 백번의 고민 끝에 가족이 되었습니다. 하나에서 둘, 가족이 늘어난 만큼 행복의 두께는 도톰해졌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함께하는 시간만큼이나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태풍이 불어온 날 산책을 가야 했을 때, 인도에서 사 온 아끼던 천이 찢겼을 때, 외박 한번, 외출 한번이 참 어려웠을 때, 때론 권태로움을 느꼈고, 종종 부침을 느끼기도 했었죠. 조금은 홀가분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찾아온 이국의 땅, ‘교토’ 그런데 이상합니다. 거니는 강아지들을 보며왜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는 걸까요? 여느 사랑이 그러하듯이 강아지와 우리 사이에도 마냥 분홍빛 행복만이 가득하지는 않았죠. 보통 사랑의 유효기간이 900일, 3년쯤 된다고 합니다. 그렇담 사랑의 호르몬, 도파민이 사라진 그 이후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사랑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리는 걸까요?어쩌면 진짜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되는 걸지도 모릅니다.흔히 ‘사랑’이라고 불리는 것을 넘어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시간이 찾아오는 거죠.그러고 보면 콩깍지는 꼭 한 번쯤은 벗겨져야만 합니다.그래야 우리는 진짜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랑’이라 불리는 것을 넘어 진짜 사랑을 찾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반짝, 번개 같은 사랑은 너무 눈이 부십니다. 아마 잘못 찾 아온다면 시리도록 아플지도 모르죠. 그러니 번개 같은 사랑보다는 쌀쌀한 날, 따뜻한 머그잔처럼 은은한 온기가 감도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코트 속에 넣어둔 따뜻한캔 커피의 온기처럼, 마치 나의 강아지와 맞닿은 살결처럼 말이죠.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뜻의 홍콩영화 <화양연화>에서 주인공 금성무는 말합니다.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년으로 하겠소.만년은 우리 강아지들에겐 너무 긴 시간일 테니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면, 무지개다리 그 너머까지였으면 좋겠 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반겨주기 위해 현관에 나와 있을 강아지들을 생각하며 바쁘게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탑니다.덜컹이는 기차에 앉아 졸린 마음에서 들리는 소리, ‘다녀왔습니다~’ Credit글·사진 김지은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12-03 12: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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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유기견 입양기
- 크리스의 크리스마스나의 유기견 입양기01. 반려견 입양은 저도 처음입니다 “바카, 입양됐나요?”전업주부로 산 지 5년이 넘어가던 무렵, 카톡으로 썸타기란 그야말로 남의 일이었던 나는 카톡 한 줄을 보내놓고 하염없이 ‘1’이 없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세보다 조금 일찍 결혼한 탓에 숱한 친구들의 연애상담을 해주면 서, ‘그깟 1이 없어지고 말고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했던 핀잔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새해맞이 버킷리스트의 일종으로 가볍게 떠올렸던 반려견 입양은, ‘이왕이면 유기견 입양이 좋겠다’는 데 가족의 의견이 모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여러 사이트를 통해 가슴 아픈 유기견들의 사진과 사연을 살펴보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도 없던 유기견 입양은 사명이 되었다. 몇백 마리가 족히 넘는 개들을 봤고, 그중 내 마음에 꼭 드는 아이가 있었다. 어리고 예쁜 암컷 순종 몰티즈. 그 아이의 이름이 바카였다.그렇게 많은 아이를 봐놓곤, 한번 마음을 정한 나는 ‘바카가 아니면 다 소용없다’는 심정이 되었다. 이건 마치 “세 상의 반이 남자인데 왜 그렇게 조급하게 구냐”며 친구들을 채근하던 스스로를 또 한 번 비웃게 되는 꼴이었다. 세상에 도움을 기다리는 개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그 순간에는 들지 않았다. 그렇게 애타는 마음으로 바카의 사진 한번, 답이 오지 않는 카톡 창을 한번 번갈아 보기를 무한 반복 중이었다 사랑하는 순간 ‘을’이 된다그렇게 절박하게 기다리던 중, 바카가 아직 있다는 답장이 마침내 왔고, 나는 ‘답장은 15분이 지난 후에 해라’는 케케묵은 밀당제1법칙 따위는 잊은 채 칼같이 내가 입양 하겠다는 답장을 보냈다. 지금 와서 하는 고백이지만, 유기견 입양을 결정한 후 나는 스스로 ‘선택해주고 베푸는 자’라는 도덕적 자부심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입양절 차에 발을 담그자마자 갑자기 ‘을’이 된 것 같은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입양절차를 담당하고 있는 유기견센터 봉사자에게 내가 이 아이(바카)를 기르기 적합한 견주 임을 어필해야만 하는 위치에 처했다. 이내 봉사자가 보내온 ‘바카는 경쟁자가 많다’, ‘개를 키워보신 적은 있냐’는 답장은, 확실히 내가 을이 되었다는 선고와도 같았다.나는 개를 키워본 경험이 없었다. (입양을 준비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개를 길러본 적이 있는 견주를 선호한다. 개 키우는 일이 마냥 핑크빛이 아님을 아는 견주에게 보내고 싶은 봉사자 들의 마음일 것이다.) 개를 키워본 적이 없다는 내 답에 봉사 자는 이어서 가족 구성원과 내 나이 같은 것들에 대해 물어왔다. 나는 당시 다섯 살 된 딸이 하나 있으며, 세 가족 이고 나는 주부라는 것 따위를 밝혔다. (어린 자녀가 있을 시에도 입양을 꺼리기는 경우가 많다. 어린 자녀와 개가 어울리기 힘들어 파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크리스는 어때요?”이런 내 조건들을 들은 봉사자분은, 바카는 나에게 어울 리지 않을 것 같다고 답을 보내왔다. 바카는 성격이 얌전 하고, 사람에게 붙임성 있는 성격이 아니라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사랑받기 힘들 것 같다는 설명이 이어졌 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때는 기분이 나빴다. 내가 원하는 아이가 이미 입양이 된 것도 아닌데, 나랑 맞지 않을 것같아 보내줄 수가 없다니. 약간 김이 새는 것 같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며 다시 메시지를 보내려는데 봉사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카페의 다른 아이들도 둘러봐달라며 여러 아이에 관해서 설명해주는 그분의 말투에서는 각 아이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월령이도 예쁘고 희망이도 귀여워요. 크리스도 가족들과잘 맞으실 거예요.” 가족들과 잘 맞을 것 같다는 것이 무 엇인지 궁금해 크리스에게 관심이 갔다. 크리스의 성격을 묻는 내게 한마디로 ‘비열하다’는 농담으로 표현한 봉사 자분은, 크리스는 큰애들한테는 몸을 사리고 작은 애들한 테는 컹컹 짖는 눈치 있고 활발한 성격으로 딸아이와 소꿉놀이하며 지낼 수 있는 아이일 거라고 했다.설명을 들으며 자세히 살펴본 사진 속 크리스는, 당시에는 바카처럼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힘들어 보이는 표정, 안쓰럽도록 마른 몸 같은 것들이 ‘귀여움’ 보다는 ‘안 쓰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후의 다른 아이들 설명은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가엾은 아이들도 너무 많은데, 크리스의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되었던 건, 아마도 ‘눈에 밟힌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을까 한다. 반려견 선택에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꼭 생각해봐야 할 질문그렇게 크리스를 입양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게 입양절차의 끝은 아니었다. 입양원서작성이라는 절차가 남아있었 다. 마치 지금 당장 작성해내지 않으면 크리스를 뺏기기 라도 하는 듯, 크리스가 없으면 지금까지는 잘 돌아가던내 세상이 갑자기 무너지기라도 하는 듯, 나는 단숨에 입양지원서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입양원서는 생각보다 길다. 너덧 장이 넘었던 것 같다. 꽤길게 입양의 이유와 입양에 대한 생각을 묻는 주관식 항목도 있었다. 흡사 입사지원서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기분이었지만 나는 왕년에 취직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수십 번 이상 썼던 사람으로 이쯤은 자신이 있었다. ‘운명’‘반려견 선택에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내 답이었다. 입양원서를 작성하기 전에는 생각 해본 적이 없었던 거였다. 외모? 집안에서의 효용 가치?이런 건 겨울 코트를 고를 때나 중요한 점들이 아닐까. 반려견을 들인다는 건 상품을 들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내가 얼떨결에, 그렇지만 확실한 감정으로 크리스를 들이게 된 건 우리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꽤나 긴 입양원서를 작성하는 건 내게도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Credit글·사진 이영주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11-27 15: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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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위한 변명
- 이야기가 있는 풍경나를 위한 변명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다!!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도저히 못할 짓이다. 내가 살면서 이토록 집중해서 오랫동안 책임감 있게 뭔가를 해 본 적도 없다. 그 돈이면 해외여행을 열 번도 더 갔을 것이고, 명품 가방 이며, 옷이며 해마다 철마다 좋다는 보약은 다 해먹었을 것이 다.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한 번 안 하고 살자는 거 이제껏 지켰을 거고, 살면서 도저히 만나지지 않을 인연들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모르는 누군가가 자기 반려동물에 소홀했거나 학대했다고 이토록 찰지게 욕 할 일도 없었을 거고 증오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지나가는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새 한 마리도 그저 매일 보는 풍경들 중 하나였을 것이며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걱정스런 눈으로 창밖을 보지도 않았을 거고 여름이면 까닭 없는 분노로 이글거리지도 않았을 것이다.한 여름 밤, 길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미친 사람처럼밥 먹다 말고 뛰쳐나가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걷지도 않았을 것이며, 책과 노트, 연필로 가득한 가방에 꾸역꾸역 캔과 파우 치를 잔뜩 들고 다니지도 않을 것이다. 길에서 만난 애가 임신을 했든 말든 다리 하나가 부러져 절뚝거리든 말든 ‘딱하구나..쯧쯧..’이러고 금방 잊어버렸을 것이다..늦은 밤 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며 도로에 검정색 봉투만 팔랑대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지도 않았을 거고, 없는 시간 내서 여행은 못 갈망정 길거리 아이 하나 구하겠다고 이동장을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이 다. 그래서 또 새삼 고맙다. 우리가 만난 이유생각해보면 왜 내게 아이들이 왔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내 이번 생에는 없을 것 같았던 반려동물이 하늘에서 툭, 떨어지듯 내 손 안에 들어온 그 날부터 어쩌면 아이들은 내게 구원이었고, 살아야 할 이유였으며, 척박한 삶에 자양분이었 다. 사람에게 받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위로나 희망, 혹은 배려와 감사를 배우게 해 준 스승이었고, 근원적인 사랑을 알게 해준 고마운 존재들이었다.더 놀라운 것은 이웃의 반려동물들과 교감하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집집마다 어쩜 그리 하나같이 그 집에 딱 맞는 수호천사고 사랑인지 모른다. 인연이란 걸 필연으로 만드는 건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인연은 하늘이 내려준 거라면 필연은 노력에 의한 것이다. 용기를 내서 손을 내미는 것, 그렇게 내게, 우리 에게 천사가 오는 것이다..우리 집엔 아홉 천사가 나를 위해 살고 있다. 이 아홉 천사가 내게 주는 엄청난 기운을 나는 매일 먹고 마시고 느끼고 있다.그들을 내가 지키는 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내게 평화가 찾아오는 걸 느낀다. 그래서 우리가 길 위에 천사들을 돌보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누가 볼까봐 몰래, 혹은 하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 할 수 없었다면 이제 조금은 용기를 가져 보라고 당당해지라고 얘기하고 싶다. 우리가 아는 길 위에 천사들은 최소한 호화로운 궁궐에 비단으로 몸을 감싼 채 호위호식하며 살고, 욕심에 일그러진 비틀어진 심장을 가진 사람들보다 훨씬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가졌으니 말이다. 그 천사들이 평안하길 빈다. 그래야 우리의 영혼도 안녕할 것이다... 나를 위한 변명그 산에 오르려면 큰 길의 횡단보도를 건너 옹색한 공장들이 모여 있는 가파른 언덕을 먼저 올라야 한다. 예배당의 주차장이 보이고, 그 담벼락을 따라 걷다보면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오는데 그 길의 초입에 작은 무덤이 하나있다. 무덤 옆에는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땅에 엎드리거나 제 집 안에 들어가 두 눈만 멀뚱히 뜨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쳐다본다.가끔 아주 드물게 짖기도 하는데 그 우렁찬 소리 뒤에 공허함이 산을 울렸다. 사람들은 그 녀석이 무덤을 지킨다고 말했다.하지만 그것이 녀석의 선택이 아니리란 건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사실이다. 지킨다라는 말조차도 사람들의 허울 좋은 소리인 것이다. 언젠가 무료함이 가득한 그의 하품을 본 적이 있다. 목에 둘러진 단단하고 굵은 쇠사슬을 철그럭거리며 기껏해야 한 평도 안 되는 땅을 어슬렁거리는 그의 모습에 가슴이 내려앉기도 했다. 산을 오를 때 다른 길을 택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어쩌면 그때문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길에 대한 습관적인 선택은 그 초입에 가서야 ‘아차’하는 생각이 들게 했고, 늘 다음부터는 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단락을 지었 다. 가끔 나는 그 산을, 세상을 그 단단한 네 다리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녀석을 상상하기도 했다.그러나 그 자유라는 것이 결국 또 다른 억압을 만든다는 것도잘 알고 있다. 세상은 그의 자유를 단 몇 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내가 그 녀석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거라곤 가지고 있던 시원한 물을 덜어 준다던가 간식을 던져주는 정도일 뿐. 그 때마다 시덥지 않은 눈으로 날 쳐다보던 녀석이 그래도 늘 눈에 밟히는 건 내가 어설픈 동물애호가여서가 아니라 그게 무엇이든 생명이, 그저 목숨이 안쓰러워서이다.설령, 그것이 사람인 나를 위한 변명일지라도 말이다.... Credit글·사진 이유성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11-26 12: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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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로스 극복을 위한, 8주간의 아름다운…
- 플로리다 마음 연구소펫로스 극복을 위한, 8주간의 아름다운 여정 플로리다 마음연구소는 국내 유일,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한 미술치료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진행하는 미술심리상담 연구소다. 이 프로젝트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아이를 잃은 슬픔을 속으로만 앓고 있는 수많은 반려인들의 치유를 위해 시작되었다. 온전히 슬퍼할 권리‘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보다 자식이 죽었을 때의 슬픔이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속담인데, 반려동물은 부모처럼 모시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자식에 가깝 다. 이 때문에 많은 반려인들은 아이와의 사별에 크나큰 상실감과 괴로움, 그리고 우울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온전히 슬퍼할 수 있는 권리는 아직 모자란 것처럼 보인다. 아이와의 사별에 대한 비반려인들의 냉대가 2차적 상처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깟 동물 하나 죽은 거가지고 뭘 그렇게 오래 슬퍼하세요?” “동물은 동물아닌가?”플로리다마음연구소에서 진행되는 펫로스 미술치료에서는 떠나간 우리 아이들을 추모하고, 아이와 내가 나누었던 감정을 다시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진다. 처음 만난 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던 소중한 반려동물과의 아픈 기억을 미소로 떠올릴 수 있는 추억으로 바꾸어 나가는 8주간의 아름다운 여정이다. 다시 한번, 너를 만날 수 있다면혀를 내밀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는 눈이 너무나 컸던 아이, 동순이의 반려인이 그린 아이 모습이다. ‘다시 한번 아이를 만날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를 그리고, 주고 싶은 선물들을 주변에 붙여 가상의 공간에서 선물하도록 했다. 반려인이 아직 사회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을 때 아이가 아팠고, 치료비를 넉넉히 쓰지 못 해주었다는 후회가 많았다. 바다를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역시 드러냈다. 이날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다른 집단원에게 서로 주고 싶은 선물을 그려 주도록 했는데, 경제적 아쉬움을 토로했던 동순이의 반려인은 ‘통장’이 들어있는 상자를 선물 받았다. 하늘에 있는, 너를 위한 집영어권에서는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나면, Rest in Peace라는 말을 건네며 명복을 빈다. 편안하게 마지막을 보내기를 바라는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반려인들은 이곳에서 아이의 ‘편안한 공간’을 만들었다.스크레처를 너무 좋아했던 고양이 꼬꼬를 위해 반려인은 호피 무늬 스크레처 위에서 곤히 자는 꼬꼬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등을 꼭 돌리고 잔다며 작품 속에서의 꼬꼬 역시 등을 보인 모습이다. 오랜 시간 투병한 아이 들이 많았던 만큼,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했으면 하는 반려인들의 마음이 많이 투영되었다. 아이와 함께 지내고 싶은 넓은 집, 아이가 늘 좋아하던 숨숨집도 만들어졌다. “편안한 모습을 보니까 가지고 있던 미안한 마음이 조금 덜어지는 것 같아요.” “하늘나라에 있는 우리 아이가 제가 지금 만든 집에 있었으면 하는 소망으로 만들었어요.”각자의 마음을 담아 만든 아이들의 편안한 공간, 아이들이 이제는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편하게 쉬고 있기를 모두가 간절히 바랐다. 아름다웠던, 마지막 여정이곳에서 아이를 보내는 절차의 7번째 프로그램은 장례식 프로그램이다. 사진 속 랄라는 치킨집 앞에 버려져 구출된 아이였다. 코는 하얀 그러나 온몸은 까만 고양이 랄라는 동화 속 주인공 같은 오묘한 색으로 표현 되었다. 랄라가 평소에 좋아하던 것들로 꾸민 관 속에 직접 만든 종이 국화꽃도 함께했다.이곳에 오는 반려인들이 공통되게 말하는 것이 있다.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함께 이야기하며 마음이 많이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죄책감과 원망으로 얼룩진 아이의 마지막 때문에 아이와 좋았고 행복했던 기억이 가려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서로에게 말하는 ‘힘내 요, 아이도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랄 거예요’ 이 말은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이미 떠나간 아이들을 8주간 만나러 오는 시간. 플로리다마음연구소의 펫로스 미술치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Credit글·사진 김소울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11-20 12:4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