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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11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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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11 10: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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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0-10 1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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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05 1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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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04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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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03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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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5-29 13: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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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대장 나대
- 나 대 의 세 상 골목대장 나대 강아지 놀이터에 나대를 풀어주기 전, 꼭 치르는 의식이 있다. 줄을 꼭 잡고 카운트다운을 세는 일이다. 3, 2, 1… 로켓에 빙의한 나대는 네 다리로 지면을 박차고 저 멀리 놀이터를 향해 뛰쳐나간다. 주변 사람들의 탄성은 덤으로 따라붙는다. ‘무슨 애가 저렇게 잘 뛰어다녀요?’ 나대는 우리 동네의 골목대장이다. 일단 들이대고 본다나대는 별명이 여러 개다. 일단 ‘나대’라는 이름부터가 너무 나대서 붙여진 별명이다. (본명은 쪼꼬)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아무한테나 들이대려 하기 때문에 ‘들이대’라고도 불리며 식빵 한 봉지를 다 훔쳐 먹은 날에는 ‘먹어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중 ‘들이대’란 별명은 나대가 아기였을 때 붙여진 별명인데, 당시의 나대는 산책을 나가면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예쁘다고 해줄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예쁨을 받으려고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쫓아가는 통에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한 적도 있다. 물론 나대가 들이대는 대상은 사람에 한정되지 않는다.나대는 놀이터의 초 인싸견이다. 놀이터에 나대를 데려가면 나대는 모든 개에게 아는 척을 하고 다닌다. 세상 모든 개가 자신의 친구일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물론 세상은 강아지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10마리 중 5마리꼴이라는 절반의 확률로 만남이 성사되지만…. 나대가 놀이터를 지배하는 법일단 다른 강아지들과 친해지고 나면 나대는 달리기를 시작한다. 목적도 이유도 없이 무작정 달리는 것이다. 나대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면 옆에 있는 강아지도 영문도 모른 채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그 강아지의 옆에 있는 강아지도, 또 그 옆에 있는 강아지도 마찬가지이다. (나대와 나대의 친구들만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아지들은 보통 주변의 누군가가 흥분하기 시작하면 같이 흥분해준다.) 강아지 놀이터 안에는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에 의해 순식간에 개판이 벌어진다. 그중 1위를 차지하는 것은 항상 나대였다. 견주들은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는 나대를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어머, 애가 참 밝아서 좋겠어요.’ 밝은 건 좋은데 그 밝기가 태양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법이다. 나대는 겉과 속이 똑같은 강아지라 집에서도 필받으면 그렇게 뛰어다녔다. 필받은 나대는 주인님도 못 알아보기 때문에 나대의 거친 발길질에 무참히 짓밟히는 건 얌전히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던 죄 없는 나였다. 나대를 더 빠르게 하는 법뽀빠이는 시금치를 먹으면 강해진다. 뽀빠이에게 시금치가 있는 것처럼 강아지 놀이터의 골목대장인 나대에게도 한계 돌파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 바로 삑삑이 공이다.나대도 어쨌건 생물인지라 지치기도 한다. 강아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지칠 때가 되면 와서 안아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언젠가는 진짜 방전이 되어 버려서 흙바닥에 털썩 누워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삑삑이 공을 누르는 소리가 들어오면 나대는 피리 나팔을 분 것처럼 발딱 이러나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돌진한다. 이때의 나대는 신체의 한계조차 초월한다.7kg에 달하는 나대는 푸들치고 다리도 길고 몸집도 큰 편이지만 그래도 본질은 푸들이다. 보통 아무리 빠른 푸들도 개 중에서 가장 빠른 개라는 그레이하운드 종을 이기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대는 달랐다. 삑삑 거리는 공은 나대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일깨웠고, 공 앞에서 나대는 천하무적이었다. 나대가 강아지 놀이터에서 공을 뺏긴 걸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심지어 남의 강아지 공도 자꾸 뺏어 와서 주인인 나는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결론은 나대는 골목대장이고, 공 앞에선 천하무적, 천하대장이다.나대가 우리 집에 온 지 만 3년이 지났다. 처음엔 걷는 방법을 모르는 건지 맨날 뛰어만 다니길래, 뭐 저런 게 다 있나 싶을 정도로 골 때리던 강아지였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1년이 지나면 얌전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난 나대는 더 커진 몸짓으로 달려나갔고, 2년이 지나면 얌전해질 거라 해서 또 기다렸더니 그새 머리가 좀 더 굵어졌다고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놀이터를 지배하고 있다. 3년이 된 지금은 말할 것도 없다.4살이 됐을 때의 나대는 어디를 지배하고 있을까? 4년 후의 나대도 10년 후의 나대도 그리고 20년 후에도 나대가 건강히 골목대장 노릇을 하길 바랄 뿐이다. CREDIT글·그림 무명
- STORY | 2019-10-11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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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땐 그랬지 - 몽이의 어린 시절 -
- 감 정 을 담 아 가 는 시 간 그땐 그랬지 - 몽이의 어린 시절 - 나, 떨고 있냐?민들레 홀씨를 누나 몰래 따다 밤에 봄 소풍 갈 거예요! 겁쟁이 몽이 홀씨 기구 태우기 미션 완료! 내 마음속에 저.장.한 손바닥에 올려놔도 될 정도로 가볍고 작은 너는 금세 우리 집 마스코트가 되었다. 어딜 가도 니가 생각나 집에 빨리 가고 싶을 정도였다.따뜻한 봄날 떠다니는 구름처럼 니가 내 맘에 들어왔다. 몽실몽실 작은 너를 품에 꽉 안으면 벅찬 맘 부풀어 나도 구름처럼 둥실둥실 뜨곤 했지! 노란 꼬리몽이는 어릴 적부터 등산을 좋아했다. 산을 오를 때마다 내가 만든 청가방을 메고 저만치 앞서나가 아빠와 나를 부르곤 했다. 끄으으응...몽이는 겁쟁이다. 어릴 적부터 겁이 많고 다른 강아지들을 무서워했는데 특히 더 무서워하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천둥번개와 월드컵! 몽이가 처음 천둥번개와 빗소리를 들었을 때였나. 몸을 부르르 떨면서 안절부절못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이불에 싸서 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나는 몽이를 최대한 돌돌 말아 장롱에 넣어놓고 지켜봐 주었다. 아기 때부터 한 몇 년 그랬더니 이제 금세 소음에 익숙해졌다 :) 너는 나의 빛...항상 몽이 코를 볼 때마다 콘센트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려보고 싶었다. 몽이에게 손을 대면 너의 온기와 심장 소리가 내 맘에 밝은 빛을 켜 주는 것 같다. 그런 니가 며칠 전부터 또 아프다. 원래 성한 데가 없었지만 온종일 혈변을 봤다.택시를 태워 병원에 가는데 기사님과 대화를 하던 도중 나이를 들으시고는 14살에 그 정도면 잘 키운 거라고 준비를 하시란다. 저 는 준비가 안 됐는데요…. 나는 눈물만 흘렀다.병원에 가니 다행히 세균성 장염 같다고 약을 먹으면 나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며칠 밥을 굶고 독한 약에 토를 하고 있다. 다른 음식은 먹이지 말 라고 하셨는데 어쩌나…. 엄마가 내일 여행을 떠나는데 “엄마 갔다 올 때까지 살아있어야 해~” 소릴 들으니 또 눈물이 난다.병든 노견과 사는 매일은 전투인가 보다. 조금만 아파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지금 원고마감 2월말, 씩씩하게 일어나서 4월에 또 누나랑 같이 잡지 봐야지. 니 발자국 소리가 없는 집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일 다시 병원에 전활 해봐야겠다. 몽아 힘내! CREDIT글·그림 조연어
- STORY | 2019-10-11 10: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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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순간들 : [개 그린 그림] 그…
- 1℃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 행복한 순간들 : [개 그린 그림] 그 속의 우리 집에서 일한다는 건 보통은 부러움을 사는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혼자 말없이 지낸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서울 한가운데 살지만, 나와 고양이들만 따로 작은 섬에 사는 기분이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집에 있는 게 더 편하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가는 것은 가능한 피하게 되었다. 그러다 가끔 친구를 만나게 되면, 혼자 있던 시간에 대한 보상처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묵혀 두었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낮잠큰 창문을 통해서 따뜻한 햇볕이 길게 들어오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동시에 좋아하는 공도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다.그리고 낮잠도 잘 수 있다. 달콤한 쿠키 하나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영양가는 없지만 달콤한 쿠키를 먹어서 두통이 없어진다면 작은 행복을 위해 안주머니에 쿠키 하나 품고 다니자. 물놀이난 물이 무서워서 수영을 못 한다. 물을 보는 게 더 좋다. 수면에 빛이 닿아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상큼한 음료 한 잔 마시며 파랗게 흔들리는 물을 온종일 보는 것이 좋다. 꼭 물에 몸을 담가야 물놀이인가? 이게 나의 물놀이이다. 밤 산책같이 달 보러 가자. 오늘 밤 달은 유난히 더 크고 밝기에 달빛을 따라 같이 걸어보자. 우리사이아무 말 없이 있어도 편안한 사이. 눈만 마주쳐도 미소가 나오는 우리. 오늘도 즐겁게,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짠! 내 그림 속에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이 등장한다. 그들의 귀여운 겉 모습을 그리는 게 즐거운 이유도 있지만,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 를 동물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아닌 척 이야기하는 것이 익명 게시판 에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어서 일 것이다.[개 그린 그림]에는 모두 다른 개가 등장하지만, 모두 ‘나’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순간을 나 대신 귀엽고 사랑스러운 개를 주인공으로 그렸다. 그림 속에서 나는 행복한 순간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동시에 질문한다.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 그리고 그 질문은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는 나에게도 돌아온다. 개들도 달을 보면, 바다를 보면 행복할까? 또 나의 반려동물은 언제 행복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처럼 사료보다 닭가슴살을 먹을 때 행복해한다. CREDIT글 그림 에이치
- STORY | 2019-10-10 1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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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장 깨서 영혼 찾기
- 꽃 개 네 트 워 크 도장 깨서 영혼 찾기 아내는 아침을 하고 있었고 늦잠을 잔 나는 꽃개를 보고 있었다. 안방 화장실 통로 문에 스핑크스처럼 기대앉은 꽃개는 해를 보고 있었다. 낮게 뜬 겨울 해는 눈높이에서 우리 집을 비추고 있었다. 꽃개는 회상에 잠긴 것처럼 가늘게 뜬 눈을 깜박거리며 그 자세를 유지했다. 갈색 눈동자는 촉촉하게 젖었고 눈 밑 털 역시 눈물이라도 흘린 양 젖어있었다. 꽃개의 영혼나는 일어나 화장실 통로 문을 여는 대신 꽃개가 언제까지 저러나 지켜봤다. 해를 마주보는 건 사람한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저런 식으로 봤다면 재채기를 했을 것이다. 꽃개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정확히 무슨 생각으로 고층 아파트의 동쪽 측면을 가로지르는 황홀한 빛의 덩어리를 보고 있었을까?인간은 언어의 동물이다. 내가 꽃개와 다른 유일한 점은 ‘언 어’를 사용하는 데 있다. 인간은 언어로 세계를 인식하며 우주의 기원까지 밝혀가는 중이다. 빅뱅부터 블랙홀까지. 개념을 언어에 담아 발성하는 순간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건처럼 받아들여진다. 죽음이 두려웠던 인간은 신과 영혼이란 말까지 만들어냈다.동물도 영혼이 있을까?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던 나는 문득 아내에게 꽃개한테는 영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금 식탁 밑을 지나간 꽃개한테서 그렇다고 말할 근거를 본 것같다고.새벽 1시의 귤식구가 모두 잠든 밤에 나는 갈증을 느꼈다. 생일 선물로 장만한 헤드폰을 끼고 독서 중이었다. 꽃개도 우리 사이에 끼 어 자고 있었다. 조용히 침대를 빠져나온 나는 주방 아일랜드 식탁에 있는 귤을 집어 들었다. 과일바구니는 주부들의 로망이다. 나는 침실에서 흘러나오는 독서등 불빛에 의지해 귤을 깠다. 한 조각을 떼어내 입에 넣는데 ‘털썩’ 하고 뭔가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척척척척’ 발소리와 함께 꽃개가 다가왔다. 내 앞에 차렷 자세로 앉은 녀석이 나를 봤다. 어둠 속에서 녀석의 갈망하는 눈빛이 레이저처럼 나를 지졌다. 남 먹는 거 쳐다보는 추잡한 녀석. 애견인 열에 아홉은, 아니 100명 중 99명은 아무런 내적 갈등 없이 귤을 내줄 것이다. 아까워서 안 주는 게 아니다. 여기서 귤을 주면 녀석은 귤을 먹을 때마다 나타나 달라고 할 것이다.차렷 자세로 앉아 쳐다보면 내가 먹던 걸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녀석의 머릿속에 ‘심게’ 된다. 좋은 버릇이라고 할수 있을까?또한, 꽃개는 아로니아도 무척 밝힌다. 식구들이 아로니아와 요거트를 믹서기로 갈아 먹고, 나머지를 꽃개한테 주는데 이렇게나 밝힌다. 하루 2회, 2컵의 사료로 끝나는 극도로 제한된 배식을 받는 꽃개가 개껌을 무시한 장면은 충격그 자체였다. 다섯 가지 음식을 주면 꽃개는 맛있는 것부터 차례대로 먹을 것이다. 나만큼이나 명확한 ‘요구’를 지녔다.? 도장 깨기주말마다 찾는 애견 공원은 대형견과 소형견 구역이 분리돼 있다. 소형견 구역에 있는 꽃개가 대형견 구역에 있는 보더콜리에게 도장 깨기를 제안하는 장면이다. 개(동물)는 인간과 달리 언어를 쓰지 않는다. 꽃개는 세차게 짖을 뿐이다.그런데 알아들은 것처럼 꽃개의 요구에 응하는 개들이 있다. 결국 꽃개는 사진처럼 대형견 구역의 개를 자극해 달리는 데 성공했다. 울타리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죽어라 달린다. 합이 잘 맞으면 3회, 4회까지 왕복한다. 보더 콜리를 시작으로 차우차우, 샤페이, 스탠다드 푸들, 진돗개, 시바견이 이 게임에 응했다. 둥이 아빠가 이것을 ‘도장 깨기’ 라고 한 것은 그 뒤로는 그 친구들을 보지 못해서다. 꽃개는 우리가 프리스비를 해주지 않자 이 게임을 고안해냈다. 뛰는 걸 좋아해 그런 거라면 드넓은 공원을 혼자 질주하면 됐을 것이다. 꽃개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대형견과 경주하는 쪽을 택했다. 그 자신의 판단으로. 독수리꽃개는 땅을 파듯 전력을 다해 이불을 판다. 이불에 숨겨진 독수리 인형을 꺼내고 있었다. 아내는 그 모습이 귀여워 인형을 이불 속에 일부러 감출 때도 있다. 먹이라도 포획한 걸까? 인형들의 수명은 길어야 사흘이었다. 배를 잡아 찢어 솜이 터져 나오면 버릴 수밖에 없었다. 프리스비를 마친 독수리는 구석으로 물고 가 핥아줬다. 어디 다치지는 않았나 보살피듯. 곁에 두고 잘 때도 있었다. 무엇이 더 애정하게 했는지는 몰라도 저 새 인형은 꽃개랑 2년을 함께 했다. 어쩌면 독수리 인형을 찾아 이불을 파는 꽃개의 모습은 먹이를 포획한 게 아니라 동료를 구하는 걸 수도 있다.가족꽃개가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몰라도 우리를 ‘가 족’으로 인식하는 건 확실하다. 2년 전, 나는 A형 독감에 고생했던 적이 있다. 꽃개는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 는지 소파와 나 사이에 낀 채로 있었다. 이대로 보내줄 수는 없다는 듯 꼭 붙어있었다. 그뿐인가. 아내와 아들이 잠시 친정에 간 날이면, 꽃개는 가족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얼마나 애착이 강하고 간절한지 그 마음이 내게 고스란히 느껴 진다. 꽃개는 우리를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반신반의하는 아내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꽃개는 소파에서 자기 집으로 갈 때 직선으로 가지 않아.코로 내 발등을 찧거나 당신 다리 사이로 몸을 통과해서 가잖아. 삥 돌아서 가다가 멈추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발을 들기도 하고 발톱을 세워 말발굽 소리를 내기도 내면서 우리가 자신을 봐주길 바라지. 녀석이 소파에서 집으로 가는 과정엔 우리가 있어.”? CREDIT?글·사진 BACON에디터 윤태리, 이제원?
- STORY | 2019-06-05 1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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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 련 사 의 개 , 바 리
- 훈 련 사 의 개 , 바 리 유기견 바리와 훈련사가 된 아빠 바리와의 첫인사 군견 병으로 군 생활을 보내며 내 인생의 길이 바뀌기 시작했 다. 법대를 다녔던 나는 지루한 법을 배우는 것보단 개들과 지내는 게 더 좋았기에 결국 나는 전공을 바꿔 애견 관련 학과로 옮겼다.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어머님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오셨다.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 어머님은 교회에서 데리고 왔다고 하셨다. 당시 어머님이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 유기견 한 마리를 데려와서 키우시게 됐는데 똥오줌도 못 가리고 화초도 물어뜯고 온갖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골치만 썩히고 있던 녀석이라고 한다.마침 내가 애견학과에 다닌다는 것을 들은 목사님이 그 강아지를 키워보라며 우리 집에 보내게 된 것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발바리가 떠올라 이름은 바리가 되었다. 피식 웃음이 나긴 했지만 그렇게 나와 바리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위기 여름방학이 끝나고 바리를 데리고 학교에 갔다. 당시 학생들의 개들은 대부분 유명한 품종견이었다. 유기견 출신에 믹스견인 바리를 좀 창피하게 여기기도 했던 건 사실이다.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깐. 오히려 나에게는 기회이기도 했다.품종이 있는 개들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 나의 능력을 더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덕분에 학업에 더열중할 수 있었다. 매일 바리와 함께하며 교육을 해나갔다.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바리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병원에 데려가서 확인해보니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다. 예방접종을 간과하고 있던 나 자신이 너무 미웠었다. 힘들어하는 바리를 혼자 두고 학교에 갈 수가 없어서 수업도 빠지고 옆에? 붙어 있었다. 옆에 붙어 있더라도 내가 딱히 해줄 건 없는데 말이다. 마주치기만 해도 꼬리를 칠 정도로 좋아하는 아빠가 그저 곁을 지켜주는 게 바리가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너무 고맙게도 기력을 차리기 시작한 바리는 밥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간신히 살아서 내 곁에 있을 수 있었다. 이후로 예방접종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는 항상 강조하며 꼭 챙기고 있다.그 후 바리와 나는 훈련동아리에도 가입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바리와 열심히 노력한 결과 어질리티 대회에서 1등을 했다.‘그래 바리야! 우리가 해냈어.’? 두 번째 위기 취업하면서 바리와 떨어져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기숙사에 산다거나 또는 직장 근처에 마련한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울 수 없었기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날이 많았다.그러다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펫샵에 취직하게 되었다. 바리 와의 동반 출퇴근을 허락받고 같이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유기견 출신의 바리와 훈련사 자격증을 가진 나의 조합은 손님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농담으로 바리 얼마에 파실 것이 냐는 소리도 들을 정도였다. 그렇게 바리와 나는 잘 지냈다. 하지만 다른 점포로 발령이 나면서 또 바리와 떨어져 지내게 되 었다. 계속 떨어져 지내다 바리 미용을 위해 잠깐 병원에 들렀 었는데 간 김에 심장 사상충 검사를 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아주 좋지 않았다. 바리는 심장 사상충에 걸려 있었고, 그것도 이미 3기로 접어든 상황이었다. 내가 미리 약을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약물치료를 끝낸 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책감이 심했다. 못난 아빠 때문에 또다시 바리를 아프게 하다니….다행히 힘든 치료과정을 버티고 바리는 나아서 다시 내게 돌아 왔다.? 바리와의 12년… 바리와 지낸 지 벌써 12년이 되어간다. 못난 아빠 때문에 바리의 인생은 참 험난했다. 파보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심장 사상충에 감염되고 줄을 잘못 매어서 집 나가 밤새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 나름 훈련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게 기본을 챙기지 못해서 이러한 일들을 겪게 한 나 자신이 한심할 뿐이다. 앞으로 바리와 10년은 더 거뜬히 더 살 예정이지만 바리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다시는 반려동물과 같이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중에 나이 들어 일을 은퇴하고 24시간 온전히 반려할 수 있을 때, 바로 그때 함께 할 것이다. 모자란 아빠 밑에서 고생하게 한 바리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바리야 남은 견생 동안 아빠가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할게.건강하자 바리야!”? 가장 많이 듣는 질문 훈련사인 나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은 “집에서 직접 교육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이다.요즘 인터넷에 강아지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많이 있다.다들 보고 한두 번 따라 하다 실패하면 우리 아이는 안 되는가 보다 하고 포기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에 동물들의 행동과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면서 아이들의 행동을 파악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아이들과 대화하고 교감하면서 교육을 진행해 야지 성과가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기준으로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판단한다면 아이들과 대화에 오해와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나는 무조건 긍정교육을 하는 편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통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잘한다고 칭찬만 한다면 엇나갈 수 있는데 동물 또한 마찬가지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지적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칭찬할 때와 혼을 낼 때의 구분이 명확해야지 아이들이 이해가 쉽다. 아이들은 말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억양을 알아듣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톤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교육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의미한 간식이다. 이 부분이 교육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부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무의미한 간식을 통해 문제 행동이 유발된다. 보상에 대한 개념이 없으므로 아이들이 더 삐뚤어지는 역효과를 가질수 있다. 조건 없는 보상보다 올바른 행동을 하였을 때 충분한 보상을 적절한 타이밍에 해주어야 아이들도 성취감을 느끼고더 잘 따르게 된다.교육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불쌍해서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애초에 좁은 집안에 가둬놓는 것 자체가 불쌍 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의 욕심으로 반려하고 싶어 집안에 있게 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교육이 강아지에게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순이 발생한다. 그 생각을 내려놓고 교육을 시작한다면 문제 행동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세상에 문제가 있는 개는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보호자가 있을 뿐입니다.? CREDIT?글·사진 바리아빠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6-04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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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쳐도 괜찮아 건강하게만 지내줘
- 워 너 비 밤 요 남 매 사고 쳐도 괜찮아 건강하게만 지내줘 밤바요다가 1살 지날 무렵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슬슬 예측이 될 시기였다. 마트에 장보러 가는 내 발걸음 매우 바쁘고 빠르게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분명 집에 가면 장난감이 찢어져 있을 테니까…. 분명 집에 휴지나 장판이 뜯겨져 있을 테니까 하며 말이다.마트를 다녀와서는 어김없이 나는 청소기를 들었다. 마구 집안에 테러한 행동을 하고선 뭐가 그리 신났는지 꼬리 흔들며 집안상태 초토화를 알려주기 때문이다.그러다 어느 순간, 정말 어느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왔는데 너무 가지런한 집안 상태를 보고선 매우 당황했다. 순간 찢어놓은 물건들을 먹었다 싶어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까지 찍어볼 정도였다. 철이 들 무렵 찾아온 그리움처음엔 집안을 안 치워도 된다는 사실에 너무 좋고 밤바요다가 기특했다.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얌전하게 집을 지켜줘서 기분은 좋았지만 내심 녀석들의 상태도 걱정이 되었다.집안을 마구 어지르며, 그 생활을 너무 즐겼던 녀석들이 그냥 공허하게 잠을 잔다던지 또는 엄마가 기분이 안 좋으니까, 하고 싶은데 일부러 참는 건 아닌지 하며 말이다.녀석들이 철이 들어서 나와 우리 가족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파괴를 멈춘 것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정말 활기차게 파괴를 하고선 “엄마!! 이거 봐!!! 내가 했어!”하며, 정말 열과 성을 다해 해냈다는 표정이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괜찮아. 사고를 쳐도 난 너희가 좋아“골든 리트리버는 천사견 아니에요?”천사는 맞지만 나는 분명 아기천사들도 개구쟁이일 것이라고 굳건하게 믿는다. 착하니까 장난을 안 치는 건 아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을 알기에 그게 나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밤바는 너무너무 착한 세상에 내려온 천사 같은 아이다. 다만 녀석은 매우 활발하고,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호기 심이 어마어마하다. 날아다니는 새에게 인사도 하고 싶고, 동네 친구에게도 꼭 인사를 해야 하는 성격이 너무 좋은 녀석이 다. 정말 나쁜 게 아닌데 그 부분이 날 가끔은 힘들게 했다.어느 날은 갑자기 새한테 인사를 하고 싶었나보다. 정말 신기 하게 목줄을 쏙 빼고 새한테 달려가느라 그날 공원에선 대형견 밤바가 날뛰었다. 무서워서 소리 지르시는 분도 계셨고, 밤바를 잡으려 길을 막아주신 분도 계셨다. 그걸 다 피해 밤바는 새한테 달려갔다. 그 모습이 너무 속상했다. 내 목소리도 안듣고 달려가는 밤바의 모습이 너무 얄밉고 미웠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개 잡을게요 죄송합니다!!” 그날 울면서 사과만 계속하며 달렸다. 운동도 못하는 나는 밤바를 쫓아가지도 못했고, 결국 내 시야에서 밤바가 사라져 버렸다. 밤바가 없어졌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넘어졌다 일어서길 반복하면서 울고 있는데, 저 멀리 밤바가 해맑게 다시 나에게 달려왔다. 마치 ‘엄마! 새한테 인사하고 왔어!’하며 정말 순수하게 웃으면서 해냈다는 표정을 하고 말이다. 다행히도 사고로 인해 피해는 없었지만 꽤나 많이 놀라신 분도 계셨을 것이기에 밤바를 붙잡고 다시 공원을 돌며 연신 사과를 하며 돌아다녔다.그 외에도 크나큰 사고를 많이 치던 녀석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고치는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예전엔 너무 속상하고 왜 이러나 싶어서 혼내기도 많이 혼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밤바요다가 ‘정말 성숙해졌구 나’ 라고 느껴지고, 가끔은 너무 얌전해진 녀석들이 살짝 안쓰 럽기도 하다. 체력이 없어서 안 움직이나 걱정하며 말이다. 다시 하라면 너무 힘들겠지만 가끔은 그 사고 치던 활발한 시기가 그립기도 하다.? CREDIT???글·사진 최소희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6-03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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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 「케이지에서」 를 시작하며
- 케이지에서연작 「케이지에서」 를 시작하며- 모든 동물은 그 삶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 머나먼 바깥. 지금 그의 눈알을 어지럽히는 것 케이지, 천형처럼 주어진 삶이라는 감옥에 대하여 쇠줄과 철창 사이로 잠이 스며들었다 1978년 10월 15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세계동물권리선언>이 선포되었다. 여러 조항이 있지만, 그 핵심은 모든 동물은 생태계 속에서 평등 하게 존재해야 하며 그 삶을 존중받을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처음 그 선언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뭉클했다. 그 당연한 말들을 세계 만민 앞에 선언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투쟁과 갈등이 있었을지 짐작되 었기 때문이다. <세계인권선언> 못지않은 세계에 대한 전망과 결연함이그 속에서 엿보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선언은 결론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파급력 또한 수용자들의 이익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 인간종의 기본 권들을 열거한 <인권선언>이 그렇듯이 <동물권선언> 역시 보편적 당위성에 입각해 어떤 원칙을 정한 데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으로 일컬어 지는 몇몇 국가들의 동물권에 대한 눈에 띄는 변화와 논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우 참담할 만큼 ‘여전’한 현실이 이를 씁쓸하게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생명의 공영을 위해 함께 지키고 나아갈 바가 제시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에게 동물이란 무엇인가. 개와 닭과 고양이, 소, 돼지, 토끼 등 그것들은 인간과 나란히 존재하는 단지 생명체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사유재산 또는 인간의 이익이나 생존에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없애야 하는 가치판단의 대상은 아닌가.나는 자연 사진이나 동물 사진을 주로 찍는 사진가가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을, 인간보다는 길에 버려진 정물들을 주로 렌즈에 담아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살아 움직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게다. 카메라 앞에서 동물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고 펄펄 뛰는 그들 특유의 생명력에 눌린 탓도 있을 것이다. 사진으로 담아야 할 대상보다 함께 놀고 싶은 존재로서 동물은 늘 내 곁에 있었다.적어도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 개들과의 추억은 대체로 그런 것이었다.? 희미한 풍경. 케이지 속에서 모든 존재는 흐려진다 그러다 케이지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이래저래 많이 보아왔지만, 딱히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그것이 뒤늦게 낯설고 불편해졌을 때 나는 그 앞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온 내가 돌연 부끄러워졌다. 이제 케이지는 나에게는 더는 단순히 동물의 우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구축한 생태계의 북방한계 선이며 현실적으로 인간에게서 그들을 보호하고, 또 인간이 그들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케이지에 대해 좀 더 관찰하고 싶었다. 그렇게 가두고 가두다 결국 갇힌 것이 과연 그들인지 우리인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케이지에서」라고 연작의 제목을 정한 이유이다.검은 개가 묶여 있지 않을 때 왜 나는 불안한가.닭이 닭장 밖을 벗어나 빠르게 달려올 때 왜 나는 무서움을 느끼는가.분변과 악취 속에 있지 않은 돼지를 상상하는 일은 왜 부자연스러운가.이것은 불과 몇 년 동안 동물과의 공생과 생태계에 대해 얄팍한 고민을 해온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흔히 사진은 바라봄으로써 사유한다고 한다. 그렇게 찍어온 성찰의 순간들을 독자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반갑고, 제안해주신 《매거진P》에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CREDIT??글·사진 헤르츠티어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5-29 13:5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