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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10 10: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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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9 11: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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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8 11: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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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4 10: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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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2 1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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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1 17: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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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3-28 11: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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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론 안 돼! 최후의 결단
- 다 견 가 정 은 처 음 이 라이대론 안 돼! 최후의 결단? 잠시만 안녕노리와 보리를 분리하기로 했다.이전에 안방에 울타리를 두어 분리를 시도했었지만 보리는 고작 5개월. 사랑을 한창 받아야 할 시기라 맘이 약해진 탓에 어영부영 끝이 났었다. 하지만 서로를 위해 단호하게 분리할 필요 가 있었다. 전처럼 보리를 안방에 머물도록 한 대신, 나 또한 잠을 안방에서 청하기로 했다. 밤이 오고, 거실에 노리 이부자리를 봐주고 안방에 들어와 울타리 옆에서 자면 노리는 조용히 보리와 내 곁으로 다가와 잠들었다. 프~리~~~덤한 번 넓은 세상을 만끽한 보리는 더는 좁은 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은 듯 보였다. 보리는 이전의 자유를 향해 나아갔다. 거의 2주 사이에 체중이 2kg이 된 보리는 이전의 꼬꼬마 보리가 아니었다. (그래 봤자 노리보단 작지만 말이다) 울타리에서 발 디딜 틈 을 찾아 나가기 위한 고군분투를 펼쳤다. 이제는 노하우(?)가 생겨 눈 돌린 틈에 울타리를 탈출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프리덤을 외치는 보리를 다시 울타리 안으로 넣는 건 역시나 내 몫이 었다??. 녹아내린다차디찬 바람이 점점 온기를 머금어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뀔 즈음이었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노리의 마음이 조금씩 녹아 내리기 시작한 듯했다. 거실에 내가 있어도 안방의 보리를 보러 자주 기웃거리를 모습이 바로 그 신호탄일지도. 슬쩍 울타 리를 사이에 두고 밥을 주었다. 노리는 보리를 조금 의식하는듯 보였지만 천천히 사료를 씹어 넘겼다. 나의 도움 없이도 노 리가 맘 편히 먹은 첫 식사였다. 재촉하지 않았다. 조금 먹고 말기에 조용히 자리를 치워 주었다. 노리는 허겁지겁 먹는 보리가 귀여웠는지 아니면 한심스러웠는지 가까이 다가가 바라 보았다. 그렇게 둘 사이의 꿈틀꿈틀 미묘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티타임 어때?나의 섣부른 판단이 한 쪽에게 크나큰 상처로 남지 않도록 울타리를 없애는 일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이 둘의 만남을 꾀해보기로 했다. 단, 아주 잠시만이다. 밥을 맛있게 먹고 나면 약 1시간 정도 보리를 울타리 밖으로 옮겨 얼마든지 놀 수 있도록 했다. 노리도 오랜만에 나온 보리가 신기한지 한참을 서로 냄새를 맡다가 따뜻한 이내 이불 위로 장소를 옮겼다. 보리는 길게 떨어져 있던 시간이 무색한 듯노리에게 다가가 계속 장난을 걸곤 했다. 노리는 역시나 귀찮 은 듯했지만, 가만히 보니 조금씩 장난에 응수하고 있었다. 이모습을 보는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무뚝뚝한 오빠와 힘이 넘치는 철부지 막냇동생 같달까.이렇게 티 없는 티타임 후엔 보리는 다시 울타리 안으로 들어 가야만 했다. 이렇게 다시 울타리에 들어가면 보리는 더욱 힘들어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보리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조금만 더 힘내자며 달래보았다.그렇게 우리의 하루가 또 지나갔다.? CREDIT?글·사진 신소현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4-10 10: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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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이별하며 지내는 나와 내 반려견의…
- 워 너 비 밤 요 남 매 매일 이별하며 지내는 나와 내 반려견의 시간?? 우린 매일 사랑한다고 했었지“언제 이렇게 컸지?”눈을 감고 뜨니, 작았던 너는 어느새내 키만 해졌구나.추억이 하나도 없던, 우리는 어느새 노트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생겼구나.어느 날 문득 나의 반려견을 보고 생각이 들었다. ‘1살 생일파티를 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살이 다 되어 갔네.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지?’ 시간이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시간이 눈치를 챘는지 더욱 빠르게 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허무하게 흘러가면서 언제나 함께 할 것이란 생각에서 ‘언젠가 녀석들은 내 곁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녀석들이 내 곁을 떠났을 때과연 나는 후회 없이 녀석을 떠나 보낼 수 있을까? 여행을 다니면서 추억 쌓기도 중요했지만, 아이들의 예전 사진을 보면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매일 쳐다봐 주고, 매일 산책을 해주고,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준다.정말 당연하고 사소한 것이 제일 소중한 것이지 않을까?우린 매일 함께했잖아. 우린 매일 사랑한다고 했었지 우린 매일 바라보고 있었잖아. 라는 작고 단단한 추억거리 말이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순간들어느 미디어에서 반려견이 사람과 다른 수명을 가진 이유는 사람은 많은 사랑을 나눠 쓸 줄 알지만, 반려견은 온힘을 다해 반려견 가족만을 사랑하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다른 이유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선 꽤 맞는 말이겠구나 싶 었다. 녀석들은 하루하루 지내면서 나를 질려 하지 않고 눈을 감고 뜰 때마다 언제나 나를 사랑해준다. 내가 어느 날은 화를 낸다. 어느 날은 짜증을 내고, 어느 날은 웃는 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녀석들은 변함없이 나를 사랑 하고, 나를 기억해 준다. 녀석들에게 사소한 모든 나의 행동이 기억되듯 나도 녀석들과 지내는 모든 순간과 행동이꽤 소중한 시간이고 기억이 되어가고 있다.? CREDIT글·사진 최소희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4-09 11: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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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대의 세상은 매일 조금 더 밝아진다
- 나대의 세상나대의 세상은 매일 조금 더 밝아진다? 나대는 우리 집에서 키우는 푸들이다. 본명은 쪼끄맣다 할 때의 쪼꼬지만, 더 이상 쪼끄맣지 않기도 하고 커다란 몸짓으로 그 어떤 개보다도 잘 나대는 개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나대라 불린다. 강아지 놀이터에 가면 나대는 커다란 두 귀를 날개처럼 퍼덕거리며 뛰어다닌다. (종종 나대가 귀로 날아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거나 다른 집강아지의 장난감을 뺏어오는 통에 나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야 한다. 나대야! 나대지 좀 마!! 나대는 오늘도 자유를 꿈꾼다나대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실수로 끈을 놓친 적이 있었다. 늘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나대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나대는 (그간 딱히 숨겨놓지는 않았던) 질주의 본능을 꺼내 있는 힘껏 도로를 따라 뛰어갔다. 그리고 나는 그 뒤를 짧은 다리로 쫓았다.나대야!! 윤나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건만 나대는 늘 그랬듯이 들어주는 척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앞에는 커다란 차도가 있었다. 거의 울다시피 나대를 쫓아갔던 것 같다.그때, 지나가던 나그네, 아니 지나가던 아저씨가 등장한다. 자신의 앞을 가로질러 열심히 뛰어가는 나대를 향해 아저씨가 딱 한마디, 입을 열었다.“나대, 이리 와.”그리고 나대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저씨에게로 달려가 답싹 안겼다. 아저씨는 민망하다는 듯이 웃으며 나대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나대는 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도 모른 채 마냥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날 배신감에 치를 떤 나는 벌로 나대의 목욕을 1분 더 길게 시켰다.? 나대와 고양이 언니나대는 현재 4살 위의 코숏 고양이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고양이는 나대를 매우 귀찮아하지만 나대의 마음은 일방통행이다. 고양이 언니만 나타나면 바로 달려가서 뽀뽀 세례를 퍼붓는다. 꽉 껴안고 안 놓아주기도 한다. 착하고 순한 성격을 가진 언니이기에 나대가 애기였을 때는 애기라고 봐줬 지만 이제는 덩치 차이가 너무 나서 당하기만 한다. 나대만 나타나면 도망치기 바쁜데, 그렇다고 나대를 싫어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에 쓰레기를 내다놓으려고 잠깐 문을 열어놨던 사이 나대가 탈출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목격한 고양이는 굉장히 당황한 얼굴로 대문 앞을 서성거 렸다. 평소엔 절대로 대문 근처는 가지도 않는 아이이기에 뭔가 싶어 봤더니 나대가 계단을 뛰어올 라가고 있었다. 덕분에 나대는 금방 체포됐다. 뿐만 아니라 기분이 좋을 때면 나대에게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하고, 간식을 양보하는 모습도 간혹 보곤 한다. 내일 나대는 또 무엇을 좋아하게 될까 아무튼 나대는 좋아하는 게 매우 많은 강아지이다. 일단 달리는 것과, 공,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을 제일 좋아하고, 그 다음엔 처음 보는 강아지를 좋아한다. 그 다음으로 랭킹 된 것들이 엄마, 이모, 삼촌, 이상해씨 인형, 언니 등등이다. 내가 구운 빵도 엄청 좋아해서 한번은 막 구운 식빵을 식히려고 식탁 위에 두었는데 그걸 홀라당 집어 먹어버린 적이 있었다. 처음엔 내 빵인지 모르고 얘가 또 뭘뜯나 싶어서 가까이 다가갔다가 그대로 슬픔에 빠졌다. 맛도 못 봤는데 나대의 뱃속으로 사라져버린 게 너무 사무쳤다. 나대는 하루를 살아갈 때마다 좋아하는 것도 하나씩 늘려나간다. 최근엔 여치를 기쁜 듯이 주워 와서 같이 산책 중이던 언니를 식겁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내일 나대는 또 무엇을 좋아하게 될까. 아무나 좋아해주고, 때로는 낯선 사람을 나보다 잘 따르는 나대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나대의 세상이 나대가 좋아하는 걸로 좀 더 가득차고, 또 이로 인해 나대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된 일이다.? CREDIT?글·사진 무명
- STORY | 2019-04-08 11: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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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의 반려동물 입양 문화
- M O R I I N N E W Y O R K 뉴욕의 반려동물 입양 문화 뉴욕 도그 팝업 이벤트지난 토요일, 뉴욕의 도그 팝업 이벤트에 다녀왔다. 도그 팝업 이벤 트는 우리나라의 동물 카페와 비슷한 개념으로, 특정 장소에 들어가 그곳에 있는 개들과 함께 촬영하며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독특한 이벤트이다. 한국의 동물 카페와 조금 다른 점은, 도그 팝업 이벤트의 개들은 모두 보호소의 관리를 받고 있는 개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반려동물 카페에서도 종종 입양처를 찾는 아이 들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도그 팝업 이벤트는 여러 보호소의 후원 아래 진행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한국의 동물 카페와는 조금 다르 다. 이벤트를 찾는 사람들은 개를 키우지는 않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부터 직접 개를 키우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개를 직접 키우는 사람들은 개와 함께 이곳을 방문해, 보호소의 개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현재 키우고 있는 개와 앞으로 입양할 개가 서로잘 맞는지를 입양 전에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캠핑카 안 보호소뉴욕이 반려동물 입양처를 찾는 방법은 이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 하다. 그중 또 다른 한 예가 길거리에 종종 등장하는 예쁜 캠핑카이 다. 보호소의 동물들과 캠핑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얘기인가 하시 겠지만, 그 캠핑카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리창 너머로 다양한 반려동물이 차 안에 줄지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방법을? 통해서 사람들은 이렇게 굳이 보호소를 찾아가지 않고도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잠시 차 안을 둘러보며 보호소의 동물을 만나볼 수 있다. 입양처를 찾아 직접 밖으로 나온 반려동물들이라니. 정말 기발 하지 않은가? 한국의 개들을 떠올리며다시 토요일에 다녀온 도그 팝업 이벤트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나는 뉴욕에 온 후, 한국에 두고 온 나의 개들이 매일같이 그리웠다.그런 나에게 이 이벤트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 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는 개들에게 내내 둘러싸여 있었다.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손에 그들의 털 감촉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이벤트에서 만난 대부분은 개들은 다 자란 성견들이었다.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커버린 성견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어린 반려동 물을 입양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도그 팝업 이벤트는 나이가 좀 있는 성견들에게 특히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그곳의 개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면, 반려동물 입양 계획이 없이 들어간 사람도 나올 때는 입양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마치 내 강아지인 듯 내내 함께 놀다가 이벤트 종료시간이 되었을 때 동그란 두 눈을 무시한 채휙 등을 돌리고 나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 모두를 공략하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란 사실을 나는 그곳을 떠나며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의미있던 이벤트아주 오래전, 인터넷에서 한 아르바이트생이 만난 손님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 손님은 입양처에서 아주 늙은 개들만 입양해그 개들이 죽을 때까지 스테이크만 먹이고(그만큼 잘 보살펴 준다는 농담) , 생을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책임진다는 내용이었다. 도그 팝업 이벤트에 다녀온 후로 이 짧은 글이 머릿속에 내내 멤돌았다. 고작 이십 년 정도 사는 이 네발 아이들의 남은 생을 위해 힘써주는 이벤트 스텝들의 노고가 보여서였다. 주인과 함께 이벤트에 방문한 개들과 보호소의 개들을 보며 저들의 다른 삶이 자꾸만 아른거려서였 다. 그리고 입양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유학생 신분으로는 차마 할 수 없는 나에게 유감스러워져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간 내가 펫찌에 써왔던, 혹은 여러 다른 매체들에 항상 이야기해 왔던 뉴욕의 반려동물 문화 중 아마 오늘 소개하는 이 도그 팝업 문화가 나에겐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큰 의미로 남을 것 같다. 많은 동물들이 구조받지만 결국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한다는 사실을 재고해 본다면 이는 더욱 잘 살펴봐야 할 이벤트로 다가올 것이다. 더많은 보호소의 동물들이 남은 생을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지낼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CREDIT?글사진 박모리 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9-04-04 10: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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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었어널 보러 갈게
- B E C O M P A N I O N S보고 싶었어널 보러 갈게? 지옥 같은 곳에서 구조된 개들이 있다. 오물이 뒤섞인 뜬장에서 태어나 노견이 될 때까지 땅 한 번 디뎌보지 못한 개들, 그리고 쓰레기더미 에서 구조된 개들. 다행스럽게도 구조 후에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그리고 얼마 전, 삶의 그늘이 되어준 대부모를 처음으로 만났다.? 처음 만나는 순간, 마음은 두근두근 대한이와의 첫 눈맞춤. 노견 대한이는 사교성이 좋다 간식의 유혹이 강하지만 아직은 낯설어서 서성서성 경계하는 또치 한쪽 눈이 없는 민국이는 씩씩하고 발랄하게 간식을 먹는다 간식 먹은 또치 얼굴이 활짝! 활동가 누나가 마냥 마음에 들어 쫓아다니는 대한이 이제는 산책하러 가는 길, 생전 처음 하는 산책이 무서워 일단 끌려간다 미순이는 무서웠던 산책길이 즐겁다는 걸 오늘 대부모 덕분에 알게 됐다 열심히 뛴 끝에 이제는 여유 있게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게 된 아이 함께 걷는 아이의 시간을 배려해 웃음으로 기다려주는 대부모 돌아오는 길, 지친 아이들은 대부모 품에 안겨 돌아왔다 개들은 구조 후 대부모를 얻었다. 대부모란, 1:1 결연으로 특정 동물의 복지를 위해서 후원하는 이들을 말한다. 서로 얼굴 한 번본 적 없으나, 대부모들은 아이들의 사연을 알고 기꺼이 마음을 품었다. 나이가 너무 들었거나 사람을 무서워해 입양을 못 가는 아이들이었으나, 그들은 그렇게 부모를 얻었다. 개들은 카라가 구조했으나 보호소가 없는 카라의 여건 상 위탁처 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다. 아이들과 대부모들을 만나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워낙 손이 모자란 곳이라 차일피일 못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 서둘러 대부모 행사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마음으로 품는다는 데는 어떤 빛깔의 용기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대부모 행사 날에 만난 이들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고 따뜻해 보였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산책하고, 서로를 기다리고 손을 내밀며 마음 여문 하루를 보냈다. 개들도 낯선 이들이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들인 줄 아는 것 같았다.? CREDIT???글 동물권행동 카라 김나연 활동가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4-02 1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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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
- 명 랑 노 견 생 활 기 괜찮아,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 화장실만큼은 척척박사였지만 이뿌니는 여러 면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난이도 높은 개지만 17년간 배변 생활 하나는 흠 잡을 데 없었다. 어린 시절 뻔뻔 하게도 식탁 다리에 소변을 찍- 하고 갈기길래 중성화 수술을 시킨 이래론 두 번 다시 실수가 없었다. 괄약근은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다른 친구들은 자기가 싼 응가를 먹기도 하고, 집에 카펫이나 러그를 깔아두는 건 상상도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 이뿌니는 그런 부분에선 실망 한번 시킨 적이 없다.개를 키울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채 얼떨결에 이뿌니와 가족이 되었다. 그런 내가 얼마나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켰겠는가.하지만 이뿌니는 알아서 화장실과 생활공간을 철저히 분리하며 깔끔한 위생관념을 지닌 개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가끔 길가에서 아무거나 주워 먹는 개 치고는 배변 활동에 관해 서는 제법 청결한 척 하는 의외의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다.이뿌니의 이런 면은 일종의 거래 같기도 하다. 배변 활동을 완벽하게 하는 대신 집에서 목욕은 하지 않겠다는 발칙한 선언을 했다. 자기가 부잣집에 들어왔다 착각이라도 하는 건 아닐 까. 남들은 집에서 맘 편히 공짜 목욕을 하는구먼. 굳이 돈을 내고 남의 손에 맡겨놔야 목욕 이라는 것을 하겠단다. 결혼 초에 목욕비 좀 아껴보겠다고 호기롭게 욕실에 같이 들어갔다가 성질을 부리며 나온 남편도 군말 없이 목욕은 전문가에게 맡기자 했다. 내 손에 말랑하게 제 몸을 맡기고 목욕을 허락하는 대신 쉬와 응가를 아무데나 질펀하게 싸지르는 쪽이 더 곤란 하겠다 싶어 차라리 다행이다 했는데, 그렇게 깔끔 떨던 이뿌 니의 괄약근이 얼마 전부터 고장나버렸다.? 침대마저 점령해버리다 처음은 거실에서 시작됐다. 거실 쪽 베란다가 이뿌니의 화장 실인데, 베란다에서 채 끊고 나오지 못한 것이 실수로 거실에 떨어졌나 싶었다. 이윽고 전혀 동선을 이해할 수 없는 곳에서똥 덩어리들이 발견되더니, 최종적으로는 침실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초반에는 침대 끝자리에만 슬쩍 걸쳐놓더니 점점 더과감하게 한가운데로 나아가며 침대는 완전히 점령당했다. 아침에 눈을 떠 밤새 물컹한 똥 덩어리와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통탄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눈치도 못 채고잘 수가 있었을까, 신기할 정도였다.얼마 전에는 남편이 변을 당했다. 자고 일어난 남편의 베개에는 앙증맞은 똥 덩어리들이 놓여 있었다. 고스란히 머리카락에 짓눌려진 변은 베개에 흔적을 남겼다. 이 정도의 체험은 똥테러의 끝판왕이 아닌가.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신 것도 아니고 자는 동안 머리맡에 살포시 놓인 똥이라니. ?차 안에서도 그런 일들은 종종 발생했다. 한번은 정차 중에 운전석으로 건너와 대여섯 개의 똥 덩어리들을 선물로 남겨주고 가기도 했고, 가만히 누워 있다가 애견 카시트에 뿌지직 하고 내빼는 일도 있었다. 배변 산책을 유도한 뒤에 차에 태워도 보란 듯이 좌석에 실수를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계단을 안고 오르는 중에 층층마다 똑똑 떨어뜨리는 일은 베개에 싸는 것에 비하면 애교나 마찬가지다. 이쯤 되면 제어가 안 되는 수준, 이제는 어떤 장소에서도 방심할 수가 없다. 그 잘난 괄약근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괜찮아,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이런 지경이지만 아직까지 소변은 단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될 곳에 흘린 적이 없다. 태도나 표정으로 볼 때 이러한 항문 테러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동물 병원에서 처방받은 면역억제제 부작용은 약한 방광염 정도일 것이라고 했으니, 소변 쪽은 아직까지는 잘 견뎌주거나, 있는 힘껏 노력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어쩌다 이뿌니의 항문은 노력만으로 잠글 수 없게 된 것일까.이것도 노화의 한 과정이려나. 옛말에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조상님들 참 지혜롭기도 하시지, 옛말 틀린 거 없다는 것을 우리 이뿌니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 그래, 의지로도 참아지지 않는 건데 어쩌겠는가. 지금으 로서는 그저 오래만 살면 그만이다.개와 인간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처음에는 시간이 더디게 흘렀던 것도 같은데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이뿌니의 시간은 이제 가속이 붙은 자동차처럼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더 갈 곳 없는 마지막 정류장에 도착해서 필 사적인 의지로 버텨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더는 무너지지 않겠다고 온몸에 힘을 주느라 차마 엉덩이까지 그 힘이 닿지 못하는 거라면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똥 테러쯤은 오늘의 일과려니 호들갑 떨지 않고 치워낼 수 있다. 지난 17년간 완벽하게 때와 장소를 가려준 근면 성실한 괄약근이니 이제는 그만 은퇴시켜도 되겠지. 수고하셨습니다. 이뿌니의 항문 괄약근.? 개와 함께 산다는 것‘개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절반쯤은 똥과 함께 살아가는 거니 까요.’ 올드독의 노견일기에서 본 한 구절이다. 개를 키운 이래로 요즘처럼 개똥과 가까운 사이가 되어본 적이 없다. 시시 각각 확인하고 접촉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다지 친밀해지고 싶지 않지만 멀리할 수도 없는 존재. 이뿌니가 생산 해내고 내가 수습해야 하는 우리 사이의 필수 매개체이다. 개와 살며 비위도 참 강해졌다. 이제 똥으로부터 안전한 구역은 없다. 어디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싸주렴. 기쁜 마음으로 치워주마.? CREDIT???글·사진 한진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4-01 17: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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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가 검은 게 죄인가요
- 검은 개, 깜이 이야기피부가 검은 게 죄인가요 나의 이상형 퍼스트 독이 된 토리의 이야기가 이슈화되기도 했듯이, 검은 털 의 동물은 유독 입양이 잘 안 된다. 그리고 대형견은 마당 혹은 넓은 공간이 필요하므로 반려할 수 있는 가정이 적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깜이는 이미 성견으로 1년 이상을 어디서 어떻게 살 아왔는지 병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였다. 검고 크 고 유기된, 악조건 쓰리 콤보를 갖추고 있던 깜이. 그렇다고 내가 ‘이 아이는 입양이 안 될 거야’하고 가여워하면서 무슨 의협심 같 은 거로 이 개를 데려오려고 한 건 아니다. 난 오히려 깜이가 까매서 좋았고, 깜이가 커서 좋았다. 그리고 평소 유기견 입양을 생 각해왔기에 깜이가 유기견이라서 좋았다. 모두가 싫어하는 쓰리 콤보가 나에게는 완벽한 조건이었다. 나에게 깜이는 이상형이었 다. 가족들은 내가 깜이를 입양하는 것에 대해 딱히 간섭하지 않 았다. 엄마는 나의 취향을 알고 계셨고, 아빠는 그저 ‘개가 오겠 구나’ 하셨다. 나는 내 취향과 우리 집의 상황에 딱 맞는 멋진 개가 나타나 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일단 한번 보시겠어요? 사회의 시선은 달랐다. 심지어 깜이를 데리러 간 보호소에서도 나는 보호소 직원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받았다. 내가 검고 큰 리 트리버 깜이를 언급하자 직원들은 약간의 침묵 후, 말했다. “일단 한번 보시겠어요?” 신중한 직원들은 내가 깜이를 직접 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난 깜이를 직접 보 았을 때, 녀석을 사진으로 보았을 때보다 훨씬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깊고 빛나는 검은 털, 둥글면서도 묵직하고 단단해 보 이는 체형, 처진 입과 귀, 둥근 눈, 길게 뺀 혀까지 모든 게 완벽했 다. 깜이는 처음 보는 나에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깜이를 케이 지에서 꺼내 당장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가 입양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깜이가 케이지에서 나와 내 곁 으로 오게 되었다. 밖으로 나온 깜이는 신이 났는지 이리저리 뛰 었고 나는 내 이상형을 안아주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그제야 안 심한 듯 보였다. 입양이 가장 어려울 줄 알았던 아이. 오랜 기간 보호소에 남겨졌던 아이. 깜이가 입양되어 보호소를 떠난다고 하 니 직원들은 놀라면서도 기뻐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깜이를 데리고 집에 오는 길에 병원으로 향했다. 장난기가 발동 한 내가 걸음을 멈추자 깜이는 ‘이제 어디로 하는 거야?’ 하는 듯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다시 발걸음을 떼면 깜이도 신이 나서 통통통통 걸으며 따라왔다. 그때 옆을 지나시 던 분이 소스라치게 놀라시는 거다. 처음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얼떨결에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잠시 후 마주 친 다른 한 분도 깜짝 놀라며 멀리 피하시는 것이었다. ‘아 우리 개가 무섭나 보다’ 싶어 일단 사과했다. 그 뒤에 마주친 학생도 무서워해서 나는 바로 사과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죄송합니다’ 를 수차례 하고 나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나와 서 집으로 가는 길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실, 깜이의 주인으로 서 녀석에게 미안하고 사람들에게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기는 했 다. 나는 깜이의 줄을 잡고 있었고, 녀석은 다른 사람에게 갑작스 럽게 달려들거나 짖은 적도 없었다. 깜이가 왜 무서운 걸까. 깜이 가 무섭게 생겼나? 깜이를 다시 봤으나, 착하다 못해 좀 멍청해 보이기까지 하다. ‘정말 우리 깜이가 무서워 보이나?’ 굳세어라! 우리 깜이 깜이는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현관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 다. 마침 깜이를 본 이웃은 깜이를 보고는 검은 개가 집 앞에 턱 하고 있으니 든든해 보인다고 하셨다. 그러나 깜이는 든든한 모 습과 달리 우리 집을 지킬 수 없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니까. 깜이는 우리 집에 온후 매일 산책하고 잘 먹고 잘 지낸 덕분인지, 더욱 건강해지고 눈빛도 밝아졌으며 털에 윤기가 흘렀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나의 멋진 깜이를 보 여줬다. 혹시나 역시나, 검고 큰 깜이를 보고 무서워하는 친구들 이 많았다. 산책하다 마주치는 견주들은 멀리서 깜이를 보고 피 했다. 검은 동물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 했다. 놀란 사람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여전히 꼬리를 흔드는 깜 이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까망이들 최고! 주변에 검은 색상은 넘쳐난다. 검은 옷은 기본 아이템이고, 컴퓨 터와 스마트폰 등은 검은색이 여전히 주류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검은 털을 가진 동물을 무서워하고 기피한다. 고양이는 아무리 예뻐도 털이 검다면 재수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똑똑한 까마 귀는 검다는 이유만으로 불길하다는 말을 듣는다. 물론, 색에 대 한 취향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검은 동물에 대해 ‘취향’의 범위를 벗어난 어떠한 선입견이 있었다. 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깜이가 선입견으로 인해 오해받는 게 억울했다. 검은 동물에 대 한 애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검은 동물에 대한 선입견이 허 물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물건의 색상을 고를 때 ‘나는 이 색이 더 좋아’하는 정도로 동물들의 털 색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현 재 검은 깜이와 나는 산책할 때마다 죄송하면서도 억울한 하루하 루를 살고 있다. 우린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이 기회를 빌 어 사람들에게도 우리 깜이에게도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검은 털 동물들에게도 한 마디 전하고 싶다. “까망이들 최고!”CREDIT?글·사진 이은재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9-03-28 11: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