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14-11-25 15:01:00
-
[STORY]
STORY | 2014-11-25 14:48:50
-
[STORY]
STORY | 2014-11-25 11:53:25
-
[STORY]
STORY | 2014-11-25 11:41:46
-
[STORY]
STORY | 2014-11-25 11:10:13
-
- 맑은 물속으로 Ready, Set, G…
- 맑은 물속으로 Ready, Set, Go반려견 전용 수영장 부릉 부릉. 차에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엘리는 설레기 시작한다. 오늘은 일주일 내내 기다렸던 수영장 가는 날. “타!”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엘리가 차 안으로 날아간다. 그 시각 엘리의 베스트 프렌드인 골든 리트리버 동강이도 잔뜩 신이 났다. 가방을 챙기는 낌새가 느껴지자 수영장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는 동강이. 오늘은 얼마나 힘차게 점프할 수 있을까? 장난감이 물속으로 들어가면 잠수도 불사할 거야! 아빠가 하루 종일 놀아주겠지? 엘리와 동강이의 마음은 이미 맑고 푸른 물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자료협조 스타독스 김민성 대표 엘리와 동강이의 여름경기도 파주에 있는 애견테마파크 스타독스에서 일주일 만에 재회한 엘리와 동강이. 이곳에서 매 주말마다 만나는데도 둘은 뭐가 그리 반가운지 꼭 붙어 운동장 이곳저곳을 누빈다. 풀냄새를 맡는 것도 잠시, 엘리와 동강이가 한쪽 구석으로 달려간다. 두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수영장이 있는 곳이다. 문 앞에 앉아 들여보내 달라고 하염없이 쳐다보는 걸 보니 뛰어노는 것보다 물놀이를 더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드디어 수영장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는데 수영장은 안보이고 웬 싱크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깨끗한 수질 유지를 위해 입수 전 샤워가 이곳의 규칙이다. 더구나 털 빠짐 많은 리트리버인 만큼 엘리와 동강이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의 샤워는 동강이 아빠 배준혁 씨 담당. “싱크대”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엘리와 동강이가 동시에 싱크대 안으로 뛰어든다. 샤워기로 개들 몸 구석구석을 훑으며 죽은 털을 떼어내는데 이런. 엘리가 조바심이 났는지 불쑥 뛰쳐나와 수영장 입구로 달려간다. 엘리 아빠 김영훈 씨의 “엘리! 싱크대!”가 세 번쯤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 후에야 엘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돌아와 샤워를 마무리한다. 짧고도 긴 샤워를 마쳤으니 입수 준비 끝. 수영장으로 향하는 두 번째 문이 열리자 엘리와 동강이의 작은 눈동자 속으로 파랗게 반짝이는 물이 밀려들어 온다.우리 같이 놀아요그토록 기대하고 고대하던 수영장에 들어왔으니 물속으로 곧장 다이빙해 능수능란한 개헤엄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웬일인지 두 녀석 모두 수영장 데크 위에 멀뚱멀뚱 서 있다. 뭘 기다리나 했더니 엘리와 동강이의 시선이 아빠들 손에 들린 장난감에 꽂혀 있다. 뚫어질 듯한 눈빛에서 어서 장난감을 수영장으로 던져달라는 강한 메시지가 느껴진다. 두 아이들 모두 리트리버답게 수영을 기본적으로 좋아하지만 사람과 함께 하는 물놀이를 더 즐긴다. 혼자보다 같이 노는게 더 신나는 건 사람이든 개든 똑같나 보다. 아빠들은 오늘도 팔이 아플 때까지 장난감을 던져야 하는 운명임을 직감하지만 한없이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팔이 움직인다.연두색 원반이 위로 떠오른다. 커다란 개 두 마리가 공중으로 몸을 날린다. 참 높이 뜨기도 한다. 푸른빛의 수영장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엘리와 동강이를 보며 이곳이 하늘인지 바다인지 생각해볼 때쯤 묵직한 “첨벙”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두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나 했더니 물속에 노란 그림자두 개가 드리워져 있다. 물에 빠진 장난감을 건져내느라 잠수 중이다. 원반 왕 동강이와 잠수 여왕 엘리의 각축전이 벌어졌지만 동강이가 애써서 건진 원반을 엘리가 슬쩍 뺏는 것으로 승리는 엘리에게 돌아갔다.“압! 압! 압! 압!”엘리와 동강이가 물에 뛰어들 때마다 아빠들이 내는 소리다. 모르는 사람들에겐 시끄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두 녀석에게는 특급 칭찬이다. “아주 좋아”, “너 잘하고 있어” 정도 되겠다. 누가 따로 수영을 가르쳐준 것도, 잠수를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지만 수영을 즐길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함께 놀아준 아빠들 덕분에 엘리와 동강이에게 수영장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곳이 됐다.행복한 너를 지켜보는 행복“동강아~ 너는 웰시코기니? 점프가 그게 뭐야~.”도약하자마자 물 위로 떨어지는 동강이를 향해 던져진 귀여운 야유다. 평소 동강이의 비거리가 아닌데 살짝 지쳐 보인다. 몇 번이고 다이빙을 하며 놀았으니 그럴 때도 됐다. 강아지들의 수영하는 모습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15분 정도 놀면 쉬는 시간을 가져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수영 중 물을 먹어 지치기도 하고 배변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엘리와 동강이를 쉬게 하려고 수영장 밖으로 나가는 아빠들. 개들도 곧장 그 뒤를 따라나선다. 수영장과 운동장을 오가며 놀다 쉬다를 반복하는걸 알고 있는지 뒷모습이 아쉬워 보이진 않는다. 스타독스가 열려 있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동강이와 엘리의 행복한 시간이다. 개들은 신나지만 하루 종일 머무르는 사람으로서는 지루할 법도 한데 엘리 아빠와 동강이 아빠는 본인들이 좋아서 이곳에 놀러온다. 서로 약속을 하고 만나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엘리와 동강이 이야기로 수다를 꽃피우기도 한다. 개들 때문에 여가시간을 빼앗긴 게 아니라 오히려 여가가 생긴 셈이다. 두 녀석과 놀아주느라 체력이 는 건 보너스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온몸으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함께 즐거운 엘리 아빠와 동강이 아빠. 수영장이 운영되는 9월 중순까지 이들 넷의 흥겨운 풀 파티는 계속될 것이다.
- STORY | 2014-11-25 15:01:00
-
- 반려견에게 포근한 침대를
- 반려견에게 포근한 침대를블랭킷 뽀송쿠션 푹신한 곳을 좋아하는 반려견에게 블랭킷(담요) 뽀송쿠션을 선물해 보자. 도톰한 쿠션에 차가운 바람을 막아 주는 담요가 달려 있어 편안함과 따듯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단단하게 박음질 해 아무리 발로 차도 담요가 떨어질 염려가 없다. 글 사진 심주희 재료쿠션 겉감(면20수) 40x40cm 2장, 블랭킷 겉감(면20수) 50x30cm 1장, 블랭킷 안감(다이마루) 50x30cm 1장, 솜(구름솜 또는 방울솜) 만들기01. 먼저 블랭킷을 만든다. 겉면이 안쪽으로 보이게 놓고 네 면 중 아랫부분을 제외한 위와 양옆을 박음질한다.02. 천을 뒤집고 다림질한다.03. 겉감의 3면을 박음질한다.04. 박음질 하지 않은 아랫부분과 쿠션의 윗부분으로 사용할 천의 양 끝단을 맞춰 시침질하거나 시침핀으로 고정한다(이하 시침질). 블랭킷 가로가 쿠션보다 길기 때문에 중간에는 주름을 잡아 시침질한다.05. 천이 빠지지 않도록 박음질한다.06. 쿠션 밑 부분으로 사용할 천을 이어줄 차례다. 우선 블랭킷의 양 끝을 접는다.07. 블랭킷을 함께 박음질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서 시침질한다.08. 천 끝 부분을 사선으로 자른다. 이때 실이 끊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09. 창구멍을 남기고 박음질한 후 뒤집는다.10. 솜은 안쪽부터 넣고 뭉치지 않도록 잘 문지른다.11. 솜을 다 채운 후 창구멍을 막으면 완성이다.TIP. 쿠션 크기는 반려견의 체구에 맞춰 결정한다. 블랭킷은 가로를 쿠션보다 10cm 길게, 세로를 쿠션보다 10cm 짧게 만든다. 글쓴이 심주희 (http://rainbowstory.com)반려동물 인식표 쇼핑몰 레인보우스토리 운영. 24시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패브릭 인식표를 만들어 실수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일이 줄어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 STORY | 2014-11-25 14:48:50
-
- 먼저 떠난 너에게 보내는 편지
- 먼저 떠난 너에게 보내는 편지영화 <구구는 고양이다>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생을 살아가는 고양이. 함께하던 고양이가 먼저 생을 마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늘은 먼저 떠난 고양이에게 생전에 잘 해주지 못했던 아쉬움,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편지로 적어 보는 건 어떨까?거기서는 잘 지내니, 사바?네가 떠난 지도 벌써 일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네. 한 바퀴 돌아 벌써 새로운 가을이 시작되려 하고 있어. 고양이는 인간의 세 배 속도로 나이를 먹는다지? 그래도 15년이나 함께했던 네가 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뜰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어. 그래서인지 여태까지도 아직 너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 것 같아. 요즘은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해. 이 불민한 집사와 함께할 때, 너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잡지에 실릴 만화의 마감 시즌이면 마무리 짓는 데만 바빠 너를 챙길 새도 없었지. 그때 넌 얼마나 외로웠을까. 작업실 식구들까지 포함해 사람이 다섯 명이나 있는 집 안에서 마감 때면 너를 바라봐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니 말이야. 사람이 많지나 않았으면 어쩜 덜 외로웠을지도 모를 텐데. 아무래도 너에게 잘못했던 일이 너무 많은 것 같구나.마감이 끝나고 작업실 식구들이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왠지 모를 공허함이 찾아오곤 했었어. 사람들의 체온이 사라진 텅 빈 집. 그 때 네가 있어 주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목욕 후 푹신한 타올 위에 올라앉아 있는 걸 좋아하던 너, 정어리 통조림을 좋아하던 너, 거울 위에 엎드려 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는 나르시시스트였던 너……. 그런 추억들이 남아 있어서인지 네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지 뭐니.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였어이름은 ‘구구’. 작업실 식구들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길래, 재미있겠다 싶어 의미를 맞추는 사람에게 우리 동네의 명물 멘치까스(돈까스) 1년 치를 사주겠다고 했어. 재미있겠지? 그런데 다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 단순하게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을. 어때, 사바 너도 한 번 맞춰 보겠니?사실 구구와 함께 하기까지 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어. 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이는 것은 너를 배신하는 일이 아닐까, 하늘에서 네가 섭섭해 하지는 않을까, 너의 죽음을 잊어버리고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날 게 분명한 고양이를 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어쩔 수 없나 봐. 내 마음 속 커다란 너의 빈자리, 그 자리를 채울 존재가 필요했던 것 같아. 그렇게 외로우면 남자를 만나라고 할지도 모르겠네. 우리 엄마도 그러더라,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솔직히 좋아한다고 말하라고. 하긴, 내 나이가 결혼적령기로부터 한참 지난 나이이긴 하지.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게 일반적인 일이겠지. 그리고 동물도 제 짝을 만나 새끼를 낳는 게 타고 난 본성일 테고. 사바, 너 혹시 그거 아니? 네 중성화수술을 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말이야. 내가 편하자고 네가 가지고 있는 본성을 내 마음대로 막아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수도 없이 고민했었어. 나도 알아, 수술을 하지 않으면 네가 낳을 새끼 고양이들을 내가 전부 책임질 수도 없고 또 네가 무서운 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거. 하지만 그래도 네가 태어난 이유가 뭔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중성화수술을 마친 뒤 너에게 많이 미안했어. 구구 역시도 중성화수술을 하려니 또 같은 고민이 들더구나. 그래도 구구와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 얼마 전에는 새 작품을 발표했어갑자기 나이를 빨리 먹기 시작하는 고교 3년생 여자아이의 이야기야. 그렇게 급속도로 늙어 가는 병을 조로증(早老症), 엘레나 증후군이라고 한다더구나.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작품 구상의 계기는 바로 너였어, 사바. 우리 사람보다 세 배 이상의 속도로 살아가는, 세 배 속도로 늙어 가는 네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한 번 추측해 보고 싶었거든. 작품을 준비하면서 작업실 사람들과 함께 노인되기체험이라는 것도 받았지 뭐니. 눈은 침침하고 귀는 잘 들리지도 않고, 몸은 무거워 움직이기도 힘든데다가 허리까지 구부정하게 굽어 있으니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그런데 있잖아, 체험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게 뭔 줄 아니? 그렇게 힘들 때 곁에 대화상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가, 하는 거였어. 친구라는 존재의 필요성이랄까? 사바 너에게 나는 과연 어떤 친구였을지 궁금하다. 나에게 너는 정말로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동반자였는데 너에게는 어땠을지. 받기만 하고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는 것만 같아서 미안해. 멀리 떠나기 전에 더 잘해 줬어야 하는 건데. 또 후회하지 않도록 구구에게는 모든 마음을 쏟으려 노력하고 있어. 사바, 네 덕분이야.그래서일까? 돌이켜 보니 사바 너와 나눈 것만큼 구구와도 많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 사라진 구구를 찾으러 헤매다 공원에서 세이지 씨라는 사람과 만난 일도 그래. 이상한 일이지. 나보다 나이는 어린데(한 열 살쯤?) 세이지 씨를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지 않겠니. 한참 뒤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병원을 이어받으려 인턴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이래. 어젯밤엔 사바 네가 꿈에 나왔어꿈에서 깨자마자 너에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 사실 지금 여기는 세이지 씨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병실이야. 큰 수술을 받았거든. 세이지 씨에게 진료를 받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지 뭐니. 태어나 병원 신세 한 번 지어 보지 않았던 내가 그렇게나 큰 병에 걸릴 줄 누가 알았겠어?있잖아 사바, 네가 꿈에 나온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야. 요즘 그만큼 더 네가 그리웠나 봐. 어쩌면 사바 네가 나를 부른 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 꿈에서는 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너로부터 듣던 예전의 이야기들, 과거의 추억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너는 내게 참 소중한 존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소중한 존재가 내 곁에 있었고 지금도 따뜻한 기억으로 내 안에 남아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이 힘겨운 항암 치료로 한없이 무너져 가고만 있던 나에게 정말로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줬어. 고마워 사바, 고마워.이제 곧 오후 검진 시간이네. 이쯤에서 편지를 마무리 지어야겠다. 아, 사바 너에게만 먼저 알려줄게. 구구의 이름 뜻이 무엇인지. 구구의 의미는 ‘Good Good'이야. 참 단순하지? 고양이 구구는 굿 굿. 사바 너 그리고 구구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존재인지, 나에게 얼마나 좋은 존재인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란다. 좋은 고양이 사바, 고마운 고양이 사바. 그럼 나중에 만나자. 글 이대훈일러스트레이션 조가영
- STORY | 2014-11-25 11:53:25
-
- 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
- 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방송인 따루 나그네 고양이만 있을 뿐 길에서 나고 자라는 고양이는 없다. 핀란드는 그렇다고 따루가 말했다.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에 출연해 한국인 못지않은 막걸리 사랑과 걸쭉한 입담을 자랑했던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이하 고보협) 회원이기도 한 애묘인 따루가 겪었던 핀란드와 우리나라의 반려문화를 들어보고자 마포구 서교동으로 향했다. 그곳에 그녀가 운영하는 ‘따루 주막’이 있다. 주막에 들어서자 마침 밥을 먹으러 온 길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따루가 입고 있는 앞치마에 그려진 고양이 중 하나란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가슴엔 고양이 가족이 자리 잡고 있었다.가게 분위기가 남다르네요. 이국적이에요.핀란드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어요. 일본 우산 하나 빼고 소품 다 핀란드 꺼 아니면 한국 거예요. 핀란드 자작나무랑 순록 그림 있고요, 캐릭터 무민도 있고. 호랑이 그림은 제가 좋아해서 많이 갖다놨어요. 멋있잖아요.고양잇과 동물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시골에서 컸기 때문에 동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동물 다 좋아하는데 고양이를 어렸을 때부터 키워서요. 지금도 핀란드 집에 우리 엄마 아빠랑 고양이가 있고요. 15살 된 할매예요.특별한 반려동물도 있었다던데요.네, 우럭을 키웠어요. 이름은 뚜루예요. 죽은 지 1년 정도 됐는데 아직은 냉동실에 있어요. 묻어줘야 되는데…….고양이를 키우고 있진 않으세요?지금은 못 키우고 있어요. 핀란드 자주 왔다 갔다 하니까요. 집에서는 잠만 자고, 주로 주막에서 시간을 보내니까 대신 여기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거예요.따루 씨가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네요.전 그렇게 생각하지만 얘네들은 그런 생각 안 할 거예요. 밥 주고 놀아주고 하는데 만지지는 못해요. 고양이들이 싫어해서. 그래도 놀 때는 제 다리에 막 올라타요. 다리는 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쵸?앞치마에 그려진 고양이가 따루 씨가 돌보는 아이들인가요? 소개 좀 해주세요.여기에 밥 자주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네 마리 있어요. 엄마랑 새끼 세 마리. 엄마가 예뻐서 이름이 ‘태희’예요. 태희가 작년 추석에 아기를 다섯 마리 낳았는데 한 마리는 무지개다리 건넜고 한 마리는 다른 사람이 데리고 가서 키우고 있어요. 남은 세 마리 이름은 검둥이, 고등어 무늬 순신이, 흰둥이예요.길고양이를 언제부터 챙기신 건가요?가게 운영한 지는 4년 되어 가는데 2013년 겨울부터 태희가 오기 시작하면서 묘연을 맺었거든요. 뚜루가 딱 죽었을 때쯤 나타났어요. 그래서 전 태희가 뚜루라고 생각해요. 태희가 처음 왔을 때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가게로 내려오는 계단 밑에 세탁기가 있는 작은 방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밥을 주게 됐어요. 사실 그전까진 길고양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어요. 핀란드엔 길고양이가 없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거든요.핀란드에는 길고양이가 없다니 신기하네요.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어요. 이상하게, 여기는 고양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떻게 이렇게 작은 고양이를 무서워할 수가 있지? 저희 손님 중에도 제가 고양이 밥 주고 있으면 못 들어오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러는 분이 있어요. 그럼 “얘가 손님을 더 무서워하니까 그냥 지나가면 된다”고 말해요.우리나라에서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거든요.핀란드에는 고양이 미신도 없어요. 결혼했다고, 임신 했다고 해서 고양이 버리는 사람 못 봤고요. 오히려 동물 있으면 아기한테 더 좋다고 생각해요.톡소플라즈마에 대한 오해 말씀이시군요.네, 한국에 감염 사례 한 번도 없었고 실제로 감염되기도 힘든데 근거 없는 미신들이 많아서 안타까워요.왜 이렇게 다를까요?동물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아이도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동물은 오죽하겠어요. 개한테도 그래요. 아무 교육도 안 시키고 밥만 주면서 그냥 묶어 놓는 개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촬영하러 갔다가 그런 개를 만나면 반려인한테 산책하러 가도 되냐고 물어봐요. 그럼 그런 개 아니라고, 집 지키는 개라고 해요.그런 개가 따로 있겠어요. 모두 다 같은 생명인데…그렇죠. 반려동물은 소유물이 아니라 가족이에요. 한국에 고양이 집사란 말이 있잖아요. 핀란드에서 우리 가족도 고양이 집사예요. 고양이가 왕이에요.핀란드 집에서 반려하는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마우너. 핀란드 옛날 대통령 이름이에요. 제가 왠지 고양이한테 대통령 이름 잘 붙이는 거 같아요. 밥 주는 길고양이한테도 명박이라고 붙이려고 하니까 안 된다고, 대통령 이름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고 주위에서 말렸어요.그 이름은 진짜 안 될 것 같아요. 마우너는 어떤 고양인가요?무뚝뚝해요. 이제 할머니여서 느릿느릿하고. 고양이 나잇살 있는지 몰랐어요. 뱃살이 좀 생겨서 뛰면 배가 왔다 갔다 하는데 귀여워요. 마우너는 아빠한테 꾹꾹이 하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손톱 세우고 해요. 아빠 배를 보면 살짝 할퀸 자국들이 있어요. 저한테 할 때는 먼저 수건을 깔고 하라고 하죠.보고 싶으시겠어요.그럼요. 그런데 희한한 게 1년 만에 가도 날 알아봐요. 이번에 가도 알 것 같아요.핀란드에선 어떤 고양이를 만날 수 있나요?섞인 애들이 제일 많아요. 품종이 아닌 고양이를 핀란드에선 ‘시골 고양이’라고 불러요. 길에서 사는 고양이를 말하는 건 아니고요.우리는 처음에 도둑고양이라고 불렀잖아요. 그러다 길고양이로 바뀌었고. 단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는데. 핀란드는 그런 단어가 아예 없나 봐요.가게 앞에 고양이가 있으니까 손님들이 물어봐요. 그거 도둑고양이냐고. 그럼 제가 말해요. 도둑고양이는 없다고. 여기서 사는 애라고.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닌데. 쓰레기통도 안 뒤지고 잘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핀란드에선 길고양이란 단어 대신 ‘나그네 고양이’라고 불러요. Kurkukissa[꿀꾸끼싸]. Kurku가 돌아다니는 거 kissa가 고양이. 그런데 나그네 고양이를 길에서 보긴 힘들어요.‘버린다’란 개념이 아예 없어서 그럴까요?일단 키우면 끝까지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버리는 사람도 있긴 있겠지만 사회 이슈가 되거나 주위에서 본 적은 없어요.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핀란드도 방학이 끝나면 유기묘가 생긴대요. 6월부터 방학인데 새끼 고양이가 많을 때잖아요. 그때 애들이 고양이 키우고 싶다 해가지고 키우다가 학교 시작하면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도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시키진 않아요. 시나 군마다 무조건 보호소 하나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한국과 다르게 길 잃은 동물들이 주로 와요. 여기서 개는 90% 이상 원래 반려인을 찾는대요. 나머지는 입양 보내고. 고양이는 80% 정도라고 하더라고요.우리나라 반려문화 중에서 핀란드보다 좋은 부분은 없을까요?한국 사람들은 올인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한 가지 꽂히면 안 해주는 게 없어요. 전 고양이 키우면서 캣타워 같은 고양이 용품 사본 적 없거든요. 고보협 쪽에 마음이 좋으신 분들도 되게 많고요.그렇다면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요?얼마 전에 20평 아파트에 강아지 100마리 키우는 사람 TV에서 봤어요. 구청에서 사람이 왔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대요. 왜 못해요. 핀란드 같으면 학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제로 못 키우게 하고 동물은 입양 보냈을 텐데. 핀란드에선 동물을 학대하면 벌금, 집행유예, 징역 등을 선고하고 그 외에 동물을 키우면 안 된다는 금지령을 내릴 수 있어요. 평생 못 키우게 할 수도 있고요. 또 공장처럼 강아지 낳게 하는 것도 문제예요. 핀란드에서도 가끔 그런 사람 적발돼요. 그러면 범죄니까 잡혀가서 처벌받죠.우리나라보다 동물 보호법이 잘 마련돼 있군요.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더 보강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보다는 동물에 대한 법이 강력하게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요. 한국은 동물을 해치더라도 보통 가벼운 벌금에서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에 인천에서 잡힌 불법 번식장 업자 벌금 100만원 나왔다고 들었어요.계속 노력하는 분들 덕분이겠죠. 우리나라의 고양이가 더욱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우선 사람들 인식 자체가 개선 돼야 해요. 동물이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 버려야 할 거 같고요. 길고양이 같은 경우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굳이 해치진 말아야 해요. 또 고양이 학대하는 사람들 강력처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고양이를 친구나 내 아기처럼 생각하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요. 정보도 중요해요. 몰라서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정교육도 필요하겠죠. 엄마 아빠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에게 전달되거든요.책임질 수 없다면 아예 키우지 말라는 주장도 있잖아요.그런 거 만들어야 될까요? 제가 술 관련해서 술 먹을 수 있는 자격증 만들자는 우스갯소리 한 적 있어요. 운전면허처럼 반려동물 면허가 있으면 어떨까요? 기본 지식을 공부한 다음에 평생 동안 책임지겠다고 선서하고. 동물에게 시간도 충분히 내줘야 하는 거예요. 집에 그냥 묶어 놓는 게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봐야 될 거 같아요. 중성화 수술도 해야 하니까요.핀란드에서도 고양이 중성화 수술이 보편적인가요?새끼를 감당할 수 없으면 해야죠. 우린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고양이도 시켰고요. 핀란드에 고양이를 사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 동네 같은 시골에 가면 마트에 게시판이 있어요. 게시판 통해서 마을 사람들이 별 걸 다 팔아요. 책도 팔고 차도 팔고. 고양이 새끼 낳았으니까 관심 있는 사람 연락 주세요. 그러고 고양이를 그냥 줘요.만약 고양이를 보내야 한다면 어느 나라로 보내시겠어요?핀란드로 하면 너무 속 보이니 독일이 좋지 않을까요? 전반적으로 동물 복지가 잘 돼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한국에는 어떨까요?그좋은 분이 있다면 보내주고 싶어요. 여기도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요. 글 이청사진 박민성자료협조 따루
- STORY | 2014-11-25 11:41:46
-
- 눈맞춤으로 시작된다. 고양이의 날
- 뒷골목 고양이 눈 속에 두려움이 피어났다. 인간이 심은 씨앗 탓이다. 고양이가 사는 공간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 소리를 지르고 빗자루를 휘둘렀다. 덕분에 도시의 그림자는 고양이의 몫이 됐다. 인기척이 사라지면 그제야 주린 배를 채우러 나서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 길고양이. 그러나 그들에게 눈을 맞추고 영역을 지켜주면 다르다. 어느새 경계를 풀고 자신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루만이라도 고양이처럼 낮게 앉아 바라보자. 치켜든 턱을 내리고, 꼿꼿이 편 무릎을 잠시 굽히니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본디 아름답던 공존의 세상, 우리의 세계다.기다리고 기다리던9월 9일은 고양이의 날이다.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고경원 기자가 진두지휘하는 고양이의 날 기념 기획전도 어김없이 열린다. 6년 째 한결같다. 고양이 전문기자인 그녀는 1년 중 하루만이라도 세상이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길 바랐다. 소위 아홉 개의 목숨을 가졌다는 고양이지만 길에서 사는 그들의 삶은 고단하기만 했다. 단 한 번의 생이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누렸으면……. 그래서 아홉 구(九)와 오랠 구(久)의 음을 따 9월 9일을 고양이의 날로 삼았다.계기는 2008년 거문도 고양이 사건이었다. 거문도의 고양이가 너무 많이 번식해 살처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납득할 수 없었다. 공존의 길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 일본 고양이 작가 다나카 노부야를 섭외해 2009년 제1회 고양이의 날 기획전 ‘섬의 고양이’를 기획했다. 그동안 ‘가족’, ‘생명’, ‘고양이, 길에서 만나다’, ‘고양이를 여행하다’를 주제로 매해 전시를 이어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고양이, 섬을 걷다’. 김대영·박용준 작가가 함께 했다. 세 작가는 각자 자신의 시선에서 섬 고양이를 담았다. 김대영 작가는 제주에 사는 사람의 시선으로 제주도 고양이를 찍었고, 박용준 작가는 여행 작가로서 바라본 일본 고양이를, 고경원 기자는 애묘인이자 고양이 기자로서 만난 국내와 일본 섬 고양이를 찍었다. 9월 5일부터 14일까지 종로구 갤러리 가비 2층에서 진행되는 사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속 고양이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고경원, 부산 동백섬고경원, 제주 가파도그렇다. 알고 보면 고양이란참 느긋한 동물이다. 쥐를 잡을 때 날랜 동작이 혹시 연기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평소 고양이의 모습은 시루떡을 닮았다. 바닥에 눌러 붙은 시루떡. 시골집 대청마루에 드러누운 고양이나 현관 타일에 볼을 부비는 고양이를 보고 있자면 “네놈 팔자가 상팔자구나”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거리의 고양이는 다르다. 굶주린 눈빛이 매서우면서도 처량하다. 떠밀린 그네들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르겠다. 고경원 기자가 만난 고양이는 어떨까.고 기자는 2002년부터 길고양이 사진을 찍었다. 워낙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키우진 못하던 시절이었다. 대신 카메라를 갖고 다니다가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오면 틈틈이 찍곤 했다. 한 고양이와 만나기 전까지는 흔한 애묘인일 따름이었다.그해 7월 늘 지나치던 동네 화단에서 ‘행운의 삼색고양이’를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면 놀라서 도망가던 고양이와 다르게 그 고양이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서로 눈높이를 맞추고 바라보기를 40여 분. 그 긴 시간동안 둘은 서로를 응시했고 마음을 나눴다.“1m 거리에서 고양이는 팔짱을 낀 채, 저는 무릎을 꿇은 채 있었던 거예요. 그 시간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거 같아요. 고양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고양이를 우연히 찍었다면 삼색 고양이를 만난 이후부턴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게 됐어요.”화단의 뒤로 돌아가자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서 외부와 차단됐던 은신처가 보였다. 그녀를 발견한 고양이들은 겁을 내고 경계했지만 그녀가 몸을 낮추고 움직이지 않자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고양이가 안심할 수 있는 거리를 두고 관찰하며 마음을 주고받았다. 관심은 화단에서 마을로, 지역으로, 세계로 이어졌다. 그렇게 고양이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로 쓰다 보니 2007년 첫 번째 책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시작으로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작업실의 고양이],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등을 연이어 발간하게 됐다. 박용준, 일본 아이노시마박용준, 일본 아이노시마고양이는 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행운의 삼색 고양이를 만난 지도 벌써 12년이다. 고양이를 위해 꾸준히 활동하면서 변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처음 고양이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여자가 카메라 하나 들고 후미진 골목을 다니질 않나. 땅바닥에 쭈그려 앉거나 누워 있으니까요.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때론 고발 파파라치인 줄 알고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당시만 해도 특이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응원해 주고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고양이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고양이용 가구 디자이너, 상품 제작자 등. 캣맘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모든 사람이 다 동물 운동가의 방법을 따를 순 없어요.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래 애정을 갖고 고양이에 대해 한 마디씩 할 때 차츰차츰 변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창작활동을 통해서 다른 분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고요.”그녀는 사진이 가진 힘을 믿는다고 했다. 언론에서 흔히 보도되는 도시 무법자, 해충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회가 있고, 그 속에 희로애락을 간직한 생명임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고양이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길고양이를 향한 나쁜 시선을 바꾸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바라보고 눈을 마주치고 깨닫게 되면 변화가 시작된다. 지금도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도둑고양이란 말을 길고양이로 고친 것처럼 고양이의 눈에 깃든 두려움도 조금씩 지우게 되는 그 날을 꿈꾼다. 글 이청사진 박민성자료협조 고경원·김대영·박용준
- STORY | 2014-11-25 1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