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034건) [STORY] 다시 끈끈해질 우리 사이를 기다리며 STORY | 2018-06-05 16:05:29 [STORY] 알로하~ 파라다이스의 미소 천사를 소개… STORY | 2018-06-05 15:54:35 [STORY] 견상회담 STORY | 2018-06-04 14:55:21 [STORY] 우리 사이, 좋은 사이 STORY | 2018-06-04 14:46:10 [STORY] 당신이 고양이에게 사랑받는다는 증거 STORY | 2018-05-29 16:18:49 [STORY] 고양이 해먹을 직접 만들어보자! STORY | 2018-05-28 18:24:50 [STORY] Dear NERO STORY | 2018-05-21 15:21:12 다시 끈끈해질 우리 사이를 기다리며 BABY & DOG다시 끈끈해질우리 사이를 기다리며 빨리 큰다 빨리 큰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클 줄이야. 아기가 빠르게 크는 속도만큼, 까노는 아기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속도 차이에 따른 마음의 거리 아기가 누워만 있던 시기에는 까노가 비교적 적응을 잘 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졌다. 까노가 아기에게 마음을 여는 속도와 아기가 까노의 세상으로 뛰어 들어가는 속도의 격차는 컸고, 까노는 아기를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였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짖었을 뿐인데 그럴 때마다 짖는다고 혼이 났다.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까노의 짖음은 더 잦아졌고, 나는 하루에도 몇십 번씩 ‘쉿!’, ‘짖지마!’를 외쳤다. 완벽한 까노에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낯선 대상을 향해 짖는 습관이었다. 그 짖음은 주로 아기에게 향했고 점점 더 심해졌다. 반면 아기는 코앞에서 짖는 까노를 보며 그것도 좋다고 연신 웃어댔다.? 실패로 돌아간 공간 분리 아기 매트 주위에 울타리를 쳐보기도 했다. 그 결과, 나와 아기가 울타리 안에 있으면 결국 까노도 들어왔고, 나와 까노가 울타리 밖에 있으면 아기도 울타리 밖으로 기어 나왔다. 공간 분리는 실패로 돌아갔고 우리 셋은 결국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기어 다니는 아기의 눈높이에서 까노의 세상은 너무나 재미있어 보이는 듯했다. 까노의 집에 기어 들어가는 걸 좋아했고, 까노가 먹는 사료를 손에 쥐고 싶어 했다. 우렁찬 목청에 비해 소심한 성격인 까노는 아기가 자신의 집에 들어가 누워 있으면 주변을 뱅뱅 돌다가 금방 포기했다. 사료 그릇과 물그릇을 아기 손에 닿지 않게 다른 곳으로 옮겼더니 까노는 한술 더 떠(아기가 손 댈까봐) 빠르게 먹어 치워버리기도 했다. 사료에 대해 항상 시큰둥했던 까노가 사료를 잘 먹기 시작한 건 좋은 변화다. ? 이유식 한 입만 흘려줘 태어난 지 200일 남짓 된 아기보다는 태어난 지 1000일이 넘은 까노와 말이 더 통할 것 같아서 아기보다는 까노의 행동을 제지하는 일이 많았다. 단, 아기가 까노의 털을 잡아당길 때만은 아기의 행동을 제지했다. 까노의 털을 만져보고 싶어하는 것도 이해하고, 아직 힘 조절을 못해 움켜쥐는 행동을 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아기가 아직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잘못된 행동은 느낌으로 알 것이라 믿는다. 까노의 털은 잡는 게 아니라 쓰다듬는 거라고. 부드럽게 살짝만 만져야 하는 것이라고. 까노가 아기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아기 곁에서 맴돌 때가 있는데, 그건 아기가 이유식을 먹을 때다. 그때만큼은 사이가 좋아 보인다. 알고 보면 까노는 아기가 흘리는 이유식에 목적이 있다. 특히 소고기가 들어간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 까노가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때만큼은 아기가 까노에게 손을 뻗어도 짖지 않고, 그 손 냄새를 맡기 위해 코를 들이대 본다. 아기의 손에 잔뜩 묻어 있는 이유식을 노리기 위해. 서운함에 대한 짖음, 미안함에 대한 눈물 까노는 아기가 잠에서 깨는 순간을 나보다 빨리 알아챈다. 헛짖음을 시작하면 그건 아기가 깼다는 신호다. 속상한 것은 까노가 아기에게만 짖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짖는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짖음은 나에 대한 원망과 불만처럼 들렸다. 어쩔 수 없이 아기보다 까노를 혼내는 일이 더 많은 나에 대한 불만, 어쩔 수 없이 까노보다 아기를 더 많이 안고 아기와 더 자주 나가는 나에 대한 불만 같았다. 아기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문득 눈물이 터진 날이 있었다. 예전에는 까노와 같이 걷던 산책로를 아기하고만 걸으려니 집에 있는 까노한테 너무 미안했다. 지나가는 강아지를 볼 때마다 눈에 밟혔다. 까노는 나와 계속 같이 있어도 남편이 오면 마치 하루 종일 혼자 있었던 것처럼 반기고 좋아했다. 까노와 나는 분명 누구보다 좋은 사이였는데, 까노의 마음이 전보다 멀어진 게 느껴졌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까노 산책 담당은 남편이 되었다. 아기와 까노 둘을 한번에 산책시키는 건 자신이 없었다. 한 손에는 유모차, 한 손에는 리드줄을 쥐고 둘의 안전을 보장하기엔 아직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말에는 아기와 까노 둘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나가곤 했다. 노키즈 존과 애견 동반 불가인 곳을 제외하면, 또 미세먼지가 심한 날을 제외하면 넷이서 함께 갈 곳이 많지는 않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도 불가능하고 정신도 없지만 넷이 나갔다 온 날에는 웃고 있는 듯한 까노의 얼굴에 마음만큼은 행복하다.? 다시 끈끈해질 우리 사이를 기다리며 까노가 나에게 전만큼 의지하지 않아도, 불만이 많이 생겨 나를 향해 짖어도 나는 기다리면 된다고 믿고 있다. 아기와 까노가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의 크기가 비슷해지면 까노도 조금씩 아기에 대한 마음을 열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다. 또, 까노에 대한 내 사랑이 짝사랑일지라도 내가 더 사랑해줄 것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또다시 까노와 나의 사이가 끈끈해지리라. CREDIT글 사진 주은희 (https://www.instagram.com/happyccano/) 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6-05 16:05:29 알로하~ 파라다이스의 미소 천사를 소개… 여행하며 만나다알로하~ 파라다이스의 미소 천사를 소개합니다? 알로하.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다. 긴 비행의 끝에 다다른 남국의 섬. 마중 나온 이가 꽃목걸이 ‘레이’를 걸어준다. 레이에는 상대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다. ‘지상낙원’이라는 별칭은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반려견들 역시 목에 레이를 걸고 유유히 해변을 거닌다. 드넓은 잔디밭을 만끽하며 여유를 즐긴다. 그래서일까, 하와이의 개들은 웃는 상이다.? | 매년 5월 1일은 ‘레이 데이(lei day)’다. 벌써 91살을 맞은 역사 깊은 축제다. 사람도, 개도 한껏 멋을 내고 거리로 나온다. 한 땀 한 땀 손수 만든 레이라니, 더욱 놀랍다. 올해의 패션왕 인정!? |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만난 포메라니안. 집에서 키우는 남실이와 닮았다고 말을 건넸다. 안 그래도 보고 싶은데 이렇게 예쁜 아이를 보니 더 반갑다는 말에 아주머니가 답했다.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니 기뻐요.” | ?휴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밀린 책도 읽는다. 도시락을 먹으며 수다도 떤다. 곁을 지키는 반려견 두 마리의 얼굴에선 웃음이 가득하다.? | ?스팸 축제에서 만난 멋쟁이 포메라니안. 하와이는 스팸 최고의 소비지로 연간 약 700만 캔이 팔린다고 한다. 멍멍이가 착용하고 있는 스팸 티셔츠와 무스비 인형 등 귀여운 스팸 굿즈들이 가득하다.? | ?독특한 외모의 불독은 어디를 가도 인기 만점이다. 한국에서 불독은 사납다는 편견이 있다고 하자 손사레를 친다. 불독이 얼마나 착하고 온순한지 읊더니 외쳤다. “They are angels!”? CREDIT글 사진 박애진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6-05 15:54:35 견상회담 꽃개 네트워크견상회담? 형제의 재회? 노동절을 맞아 둥이네를 만났다. 우리가 빵을 준비하고 둥이네가 커피를 사왔다. 차에서 내린 둥이네가 생일 선물이라며 연어 간식을 건넸다. 꽃개와 둥이는 형제견으로 생일이 같다. 5월 5일에 만 3세가 된다. 그러려고 만난 게 아닌데 기념사진을 찍게 됐다. 산에서 놀려고 올라가는데 꽃가루가 안개처럼 자욱했던 것이다. 덕분에 나는 어시스턴트를 세 명이나 두고 촬영에 임하는 호사를 누렸다. 목표는 꽃개와 둥이가 사이좋게 나란히 있는 모습. 둥이 엄마와 아빠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도왔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두 녀석은 자석의 같은 극처럼 서로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어르고 달래 간식으로 유혹해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간식이 둘 사이에 떨어지면 이빨을 드러내 싸우려 했다. 아기 때는 서로를 베개 삼아 잠까지 같이 잔 사이인데 변해버린 것이다. 사람은 좋고, 개는 싫어!? 벤치에 앉아 쉬다가 다른 웰시코기 견주를 만났다. 사람은 좋아하는데 개는 싫어한다는 그 집 개와 꽃개 성격이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견주들끼리 담소를 나누는 중에도 세 마리 개는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줄만 없어도 바로 달려들어 싸울 기세. 요즘은 애견 카페도 못 간다고 하자 그 분도 그렇다고 맞장구를 쳤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어릴 적엔 꽃개도 다른 개들과 사이좋게 놀았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변한 것 같다. 좋은 것과 싫은 것이 명확해진 뒤로는 좀처럼 그 경계를 넘나들지 않는다. 지극히 단순해진 삶은 그 어떤 변화도 받아들이길 거부한다. 엄마 아빠 좋아, 나를 좋아하는 사람 좋아, 간식 좋아, 공 좋아. 개는 싫어, 프라이팬으로 요리하는 소리도 싫어, 창틈을 파고드는 바람 소리도 싫어, 한 번 싫은 건 영원히 싫어. 둥이와의 관계도 조금씩 싫은 쪽으로 기우는 듯 해 안타깝다. 싸우듯이 노는 개슬링을 안 한 지도 벌써 석 달째다. 최근 들어서는 술래잡기 놀이도 안 하려 했다. 쫓고 쫓기는 데서 오는 흥분보다 각자 알아서 시간을 보내는 걸 더 편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꽃개의 아웃사이더 성향은 산책 습관까지 바꿔놓았다. 산책 중에 만나는 애견인들은 개들끼리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멀리 돌아가는 편이다. 애견 카페는 발길을 끊은 지 꽤 됐고 일주일에 한 번씩 둥이를 보러 가는 애견 공원에서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인다. 가까이 오면 가만 안 둘 거야! 어떤 개들은 호기심에 이끌려 곧장 다가온다. 엉덩이 쪽 냄새를 맡겠다는 것인데 꽃개는 그 ‘인사’를 견디지 못한다. 콧등을 찡그리고 등 갈기를 세운 채 ‘으으으’ 이빨을 내보이며 경고한다. 피해주면 고마운데 미처 그 신호를 발견하지 못한 개들은... 싸움은 대개 입을 한껏 벌린 채 위협을 가하는 선에서 끝나지만 언제 사고로 이어질지 몰라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본다. 극도로 예민해지면 벤치에 묶어둘 때도 있다. 지난주에는 줄을 끊고 튀어나갔다.(값비싼 3미터 줄을!) 검정 시바견이 다가오자 못 참고 쫓아내러 간 것이다. 아내에 의하면 어릴 적 애견 공원에서 검정 시바견한테 당한 경험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고. 나와 꽃개 사이도 많이 변했다. 설렘과 기대로 출발한 관계는 뭘 해도 가슴이 두근대지 않는 관계로 식어버렸다. 얼마 전 아들이 다니는 학교 앞을 지나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중학생들이 내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웰시코기다! 귀여워요!’ 우리 들으라는 식으로 귀엽다는 말을 연발했지만 어깨 한 번 으쓱하지 않았다. 귀엽긴 개뿔이 귀여워? 너희도 똥을 하루에 세 번씩 치워봐라. 하루에 빗질을 세 번씩 해도 사방에 날리는 털을 보고, 공원에서 본 낯선 사람이 간식을 준다는 이유로 오라고 해도 안 오는 녀석의 뒷모습을 보면 오만 정 다 떨어질 걸!? 단순해서 좋은 사이 꽃개는 개의 길을 가고 나는 사람의 길을 걷느라 사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느낌이다. 알고 보니 녀석과 나는 친구 사이조차 안 됐다. 좋아하는 걸 공유하거나 상대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놀아주지 못하니까. 녀석은 나랑 같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지 않고, 나는 녀석과 같이 공을 주우러 뛰어가거나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냄새를 맡기 위해 엎드려 코를 킁킁대지 않는다. 산책조차 의무라는 생각이 들면 ― 내가 녀석을 데리고 나온 게 아니라 녀석이 나를 끌고 다니는 기분이 들면 말 다 한 거다. 가슴줄을 쥐고 있는 것은 나지만, 이게 정말 내 의지라고 할 수 있을까?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전 세계에 생중계된 화면에 나타난 김정은 위원장은 사람이었다. 그는 걸었고 손을 내밀었으며 수줍게 웃고 땀을 흘렸다. 문재인 대통령 옆에 서서 발표할 때는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반세기를 이어온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 남과 북 사이의 철조망을 걷어내자는 역사적 합의에 대해 꽃개는 그 어떤 관심도 내비치지 않았다. 잘하면 꽃개랑 평양 공원을 산책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녀석이 독수리 인형을 물고 와 내 앞에 탁 뱉었다. 던져달라고. 엄마 아빠의 통일은 자기 관심사가 아니니 일단 던지고 보라는 ‘개’적 욕망. 이 얼마나 단순하고 순수한 삶인가.? CREDIT글 사진 BACON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6-04 14:55:21 우리 사이, 좋은 사이 MOSAIC BROTHERS우리 사이, 좋은 사이 우연인 줄 알았는데, 인연이었다. 남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마음과 정을 나누는 이웃이 되었다. 삼형제는 새로운 삶을 열어주더니, 이내 좋은 이웃까지 선물로 건넨다.? 달봉이가 완성한 가족, 순돌이네 “미나 씨가 달봉이 산책시키는 모습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딱한 친구들 볼 때마다 망설였는데, 순돌이만큼은 용기를 냈죠. 달봉이와 미나 씨 덕분이에요.” 순돌이 사연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11살 장군이를 키우던 명희 이모는 작년 12월, 부산에서 순돌이를 데려왔다. 전염성 홍역으로 안락사를 선고받은 상황이었고, 유일한 가족이던 형은 파보 장염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넌 직후였다. 구조 당시, 뜬장에서만 평생을 보낸 순돌이는 발바닥이 몹시 상해 있었고 발이 땅에 닿는 촉감조차 낯설어했다. 너무 순해서 순돌이라 불리던 녀석, 지금은 장난기와 애교가 흘러넘친다. 4개월 만에 만난 보호소 직원이 순돌이가 맞냐고 의심했을 정도. 담뿍 받은 사랑과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형 덕분이겠지.(형 유골함은 이모가 간직하고 있다) 순돌이를 볼 때마다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구가 떠오른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콩이도 알아차린 좋은 사람, 마루네 소나기 쏟던 날이었다. 척 봐도 10kg이 넘는 개를 주인이 업더니 겉옷으로 등을 감싼 채 비 사이로 막 뛰어가는 게 아닌가. 줄곧 생각했다. ‘저 이모, 남다른데?’ 첫인상 강렬했던 미애 이모는 이미 동네에서 ‘마음씨 좋은 사람’으로 정평 나 있었다. 2011년 9월 마루는 편의점 옆 전봇대에 메모와 함께 묶여 있었는데, 이모 아들이 녀석을 집으로 데려와 가족이 되었다. 사연을 전할 때면, 이모는 마루의 두 귀를 꼭 막고 “Mr.유 출신”이라고 나직이 내뱉는다. 유기견이라는 말에 아들이 또 상처받을까 싶어서다. 어떤 약속도 마루 산책보다 뒷 순위고 예민한 마루를 위해 옷과 방석, 엘리베이터용 입마개도 손수 만든다.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개들도 아는지, 사람에겐 좀체 무심한 콩이도 이모만 보면 달려가 애교를 부린다. 개들이 이모 주변을 둘러싸는 광경을 보노라면, 이모 몸속엔 동물교감유전자가 흐를지도 모른다는 착각마저 든다. 이모는 개들 사이에서도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바치가 발견한 진짜 이웃, 칠숙이네순호 이모는 405호, 우리집은 603호.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진짜 이웃이다. 2년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만 주고받았는데, 우연히 책을 건네며 찻잔을 기울이더니 자연히 월남쌈을 싸 먹고 와인 잔을 마주치는 사이가 되었다. 사실 이모 집은 이모보다는 칠숙·나나집에 더 가깝다. 강아지 액자와 장난감이 인테리어요, 텔레비전에선 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나 ‘동물농장’이 흘러나오니 말이다. 그뿐일까. 언어만 다른 자식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 책도 부지런히 읽는다는 이모. 책장에도 동물 관련 서적이 빽빽하다. 하루는 저녁 초대를 받아 7시에 내려갔는데, 웬걸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올라왔다. 녀석들 이야기로 대화 운을 텄다가 일상과 취미를 나누고 내 결혼 걱정과 이모 사람 자식 고민으로까지 주제를 펼치다 보니, 시계 볼 틈도 없었다. 생년월일로는 엄마와 딸뻘이라 둘이 대화가 되냐며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도 있다. 허나 숫자 따위가 인연을 가로막지는 못하는 법. 이모와 우리 인연은 시나브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 달봉아, 여름엔 꼭 만나자! 슬픈 소식을 전한다. 심장사상충 치료 중이던 달봉이가 설상가상 심장병 확진을 받았다. 긴 산책과 오랜 면회를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 부디 다음 호에는 건강한 달봉이 이야기를 실을 수 있기를.... 말은 바로하자 #분양 말고 #입양“동물 분양·판매 관습은 생명에 대한 윤리의식을 가로막고, 돈으로 생명을 살 수 있다는 오만한 소유욕이 동물 학대·유기 등의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동물판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입양을 국가 차원에서 강제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 《경향신문》 2018년 4월 2일 칼럼 中 올바른 동물복지 정착, 그 시작은 ‘입양’이어야 함을 알리고자 펜을 쥐었다. 반려동물가족 1천만의 바람이 《매거진P》와 SNS를 타고 널리 멀리 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달봉이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CREDIT글 이미나(blog.naver.com/yimina426)그림, 사진 이미란(www.uniquist.kr)?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6-04 14:46:10 당신이 고양이에게 사랑받는다는 증거 FROM VET고양이가 나를 핱는다_당신이 고양이에게 사랑받는다는 증거고양이가 자신의 몸을 핥는 이유는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집사를 핥는 이유는 무엇일까?01 나는 집사를 사랑한다고양이가 집사를 핥는 가장 큰 이유는 애정표현을 하기 위함이다. 핥는 것은 고양이가 애정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핥아서 세수를 시키고, 소변을 유도하는 등의 행동도 애정에서 나오는 행동이다.02 이뻐해줘!, 밥 줘!, 놀아줘!고양이는 무엇인가를 원할 때도 집사를 핥아준다. 놀이, 밥, 집사의 손길 등 어떤 요구가 있을 때 고양이는 핥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만약 고양이가 끈질기게 집사를 핥는다면 귀찮아하지 말고 고양이와 잠깐 놀아주거나 사료를 줘서 요구를 충족시켜 주자.03 We are friend!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핥아주는 것은 ‘친구’ 또는 ‘동료’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있어서 ‘핥는’ 행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며, 서열 관계를 나타내는 행동이기도 하다. 반면, 집사를 핥아주는 것은 ‘너는 나의 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친구!’라는 의미이다.04 내 집사에게서 낯선 고양이의 냄새가 난다고양이는 집사에게서 다른 고양이의 냄새가 나는 경우에도 집사를 핥는다. 고양이는 변화를 싫어하는 동물이다. 평소 맡던 냄새 외에 새로운 냄새가 나면 불안해한다. 집사에게서 낯선 냄새가 나는 경우, 그 냄새를 지우고 자신의 냄새를 남기기 위해서 집사를 핥는 것이다.번외) 네 거친 혓바닥과 불안한 내 눈빛과고양이가 핥아주면 까슬까슬한 감촉이 느껴진다. 고양이의 혀를 확대해 보면 뾰족한 돌기가 300~400개 정도 돋아 있다. 이 돌기들은 고양이의 효과적인 그루밍을 돕고, 사냥감이 쉽게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준다. 고양이는 개처럼 크고 단단한 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치아도 송곳니를 제외하고는 작은 편이다. 따라서 음식물에 흠집을 내 잘게 부셔 먹는 데 도움이 되도록 뾰족한 돌기가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양이의 거친 혓바닥은 집사에게 따가움을 주지만, 고양이의 생활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고양이가 집사를 핥는 이유를 살펴보면 그 바탕에는 ‘애정’이 있다. 까슬까슬한 혀로 당신을 성심성의껏 핥아주는 것 이는 곧 ‘당신은 고양이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고양이에게 사랑받는 집사는 그 까칠한 혀조차 부드럽게 느껴지지 않을까?CREDIT글 강원동물병원 서정모 원장에디터 김지연?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5-29 16:18:49 고양이 해먹을 직접 만들어보자! CATFORMATION 고양이 해먹을 직접 만들어보자! 01 우리 고양이들은 일반적으로 해먹을 좋아하신다. 다묘 가정에서는 해먹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02 보통 화장실은 고양이의 수와 같거나 하나 이상 더 배치해야 한다고 하듯이 내 생각엔 해먹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평화가 찾아 올 것이다. 03 해먹 하나 더 사주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괜히 기성품은 사기 싫고 내가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뭔가 예술적인 창작열이 피어오를 때 사건은 발생한다. 04 그렇다. 해먹을 만들었다. 원한다면 따라 해도 좋지만 굳이 권장하지는 않는다. 05 준비물 : 디자인 능력(또는 그런 능력을 갖춘, 부담 없이 부려먹을 수 있는 누군가 - feat. 와이프) 06 우리는 아크릴과 자투리 천으로 해먹을 만들 예정인데 도면과 자본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도면은 마지막에 공개하겠다. 07 도면이 완성되면 공장에서 레이저 컷팅만 하면 된다. 총 두 판을 컷팅해야 하고 보통 하루면 작업이 끝난다. 비닐을 벗기고 30분 이상 바람에 건조시킨 후 조립하도록 한다. 08 어려운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조립이 가능하다. 먼저 두 판을 꺼내 들고, 09 판 사이에 자투리 천을 끼운다. 이때 천은 얇은 것보다는 적당한 두께감이 있는 것으로 해야 해먹이 안정적이다. 10 이제 다리를 끼우면 된다. 아크릴은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다리 역시 두 개씩 짝을 맞춰 넓은 판의 가장자리 홈에 밀어 넣으면 조립이 끝난다. 11 ‘여기가 내 자리구나!’ 12 고양이들은 매우 흡족하게 이용하시는데 조립시간이 너무 길었는지 역정을 내셨다. 13 아크릴의 장점은, 투명하기 때문에 어떤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초가집은 좀 힘들 수도 있다.) 단점은 비싸다는 건데, 사실 이 해먹을 조립할 비용이면 저렴한 해먹 두 개는 살 수 있다. 14 그럼에도 직접 만든 고양이 가구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고양이들의 표정이 보고 싶다면 아래 도면을 참고하시길.(마라리가 사용하는 해먹은 긴 변 기준 46cm) CREDIT글·사진 김태헌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5-28 18:24:50 Dear NERO ESSAYDear NERO # 카리스마 짱인 네로 길냥이로서 흔치 않은 올 블랙 네로는 그 자체만으로도 카리스마가 있는데 아슬아슬 울타리 위를 유유자적 걷거나, 능숙하게 나무를 타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반할 수 밖에 없는 네로다. 도도한 네로는 몇 년이 지나도 가까이 올 생각조차 안 해서 사람들이 늘 애걸하게 만든다. #검은 고양이 네로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제일 좋았던 건, 눈치 안 보고 길냥이들 밥을 줄 수 있다는 것. 아파트 살 때는 새벽에 몰래몰래 주다가, 지나가는 사람이나 경비 아저씨를 만나기라도 하면 죄인처럼 변명을 하곤 했었다. 2014년 6월 이사를 한 후, 마당에 길냥이를 위한 밥과 물을 준비해 두었고 네로를 처음 만난 건 그해 가을이었다. 빈틈없이 새까만 고양이를 본 건 처음이었고 보자마자 “넌 네로다.” 했던 기억이 난다. # 네로의 마음을 가져보려고 네로를 위한 예쁜 밥그릇과 물그릇도 준비해주고, 러브와 펫찌의 집을 네로에게 선물했다. 기대했던 대로 네로는 밥 먹고 물 마시고, 집 위에서 일광욕도 하고 집 안에서 졸기도 했다. ‘이쯤이면 다가와 주려나? 다가와 주겠지?’ 하지만 또 김칫국이었다. # 네로는 은근 카사노바였다 네로는 나쁜 남자 스타일인가? 별 액션도 안 하고 그냥 한참을 옆에만 있고 가만히 바라만 보더니, 둘이 눈이 맞아선 어디론가 간다.삼색이는 무척이나 다소곳하게 네로 뒤를 따르고 네로는 삼색이를 어디론가 이끌며 당당하게 걸어간다. # 네로가 조금씩 다가온다 네로를 처음 보게 된 곳이 주방 창가였는데, 네로가 조금 더 가까이 온 곳도 그곳이다. 데크 테이블 위에서 한참을 바라보더니, 꽃사과 나뭇가지를 타고 다가온다. 그리고 야옹야옹. 문을 활짝 열어 주면 집 안으로 들어올 기세다. 어느 날 주방 창가에 나타난 네로. 그날 그 시간 바로 몇 분 전에도 알 수 없었던 묘연. 그리고 5년 후, 예쁘던 네로가 불과 몇 년 만에 많이 늙었다. 이제 5살... 길냥이 평균 수명이 3년이라는데 그래도 아직은 우리 곁에 있으니...요즘 많이 마르고 구내염인지 침도 흘리고 털도 많이 빠졌다. 조금만 더 다가온다면 병원에 데려 갈텐데. 오늘은 다가오려나하며 기다려 본다. 지금은 항생제를 조금씩 먹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많이 마르고 초췌해졌지만, 매일 아침 캔을 달라고 야옹야옹 하는 네로, 다행이다. 잘 먹기만 해도 고양이는 괜찮다. 그리고 네로가 아직은 힘이 있어서 다가오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본다. CREDIT글·사진 박희선 에디터 김지연?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5-21 15:21:12 다시 끈끈해질 우리 사이를 기다리며 알로하~ 파라다이스의 미소 천사를 소개… 견상회담 우리 사이, 좋은 사이 당신이 고양이에게 사랑받는다는 증거 고양이 해먹을 직접 만들어보자! Dear NERO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