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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2 1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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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4-01 17: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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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3-28 11: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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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NEWS | 2019-03-28 1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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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3-26 1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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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3-26 1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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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3-25 12: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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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었어널 보러 갈게
- B E C O M P A N I O N S보고 싶었어널 보러 갈게? 지옥 같은 곳에서 구조된 개들이 있다. 오물이 뒤섞인 뜬장에서 태어나 노견이 될 때까지 땅 한 번 디뎌보지 못한 개들, 그리고 쓰레기더미 에서 구조된 개들. 다행스럽게도 구조 후에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그리고 얼마 전, 삶의 그늘이 되어준 대부모를 처음으로 만났다.? 처음 만나는 순간, 마음은 두근두근 대한이와의 첫 눈맞춤. 노견 대한이는 사교성이 좋다 간식의 유혹이 강하지만 아직은 낯설어서 서성서성 경계하는 또치 한쪽 눈이 없는 민국이는 씩씩하고 발랄하게 간식을 먹는다 간식 먹은 또치 얼굴이 활짝! 활동가 누나가 마냥 마음에 들어 쫓아다니는 대한이 이제는 산책하러 가는 길, 생전 처음 하는 산책이 무서워 일단 끌려간다 미순이는 무서웠던 산책길이 즐겁다는 걸 오늘 대부모 덕분에 알게 됐다 열심히 뛴 끝에 이제는 여유 있게 여기저기 둘러볼 수 있게 된 아이 함께 걷는 아이의 시간을 배려해 웃음으로 기다려주는 대부모 돌아오는 길, 지친 아이들은 대부모 품에 안겨 돌아왔다 개들은 구조 후 대부모를 얻었다. 대부모란, 1:1 결연으로 특정 동물의 복지를 위해서 후원하는 이들을 말한다. 서로 얼굴 한 번본 적 없으나, 대부모들은 아이들의 사연을 알고 기꺼이 마음을 품었다. 나이가 너무 들었거나 사람을 무서워해 입양을 못 가는 아이들이었으나, 그들은 그렇게 부모를 얻었다. 개들은 카라가 구조했으나 보호소가 없는 카라의 여건 상 위탁처 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다. 아이들과 대부모들을 만나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워낙 손이 모자란 곳이라 차일피일 못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 서둘러 대부모 행사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마음으로 품는다는 데는 어떤 빛깔의 용기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대부모 행사 날에 만난 이들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고 따뜻해 보였다.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산책하고, 서로를 기다리고 손을 내밀며 마음 여문 하루를 보냈다. 개들도 낯선 이들이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들인 줄 아는 것 같았다.? CREDIT???글 동물권행동 카라 김나연 활동가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4-02 1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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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
- 명 랑 노 견 생 활 기 괜찮아,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 화장실만큼은 척척박사였지만 이뿌니는 여러 면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난이도 높은 개지만 17년간 배변 생활 하나는 흠 잡을 데 없었다. 어린 시절 뻔뻔 하게도 식탁 다리에 소변을 찍- 하고 갈기길래 중성화 수술을 시킨 이래론 두 번 다시 실수가 없었다. 괄약근은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다른 친구들은 자기가 싼 응가를 먹기도 하고, 집에 카펫이나 러그를 깔아두는 건 상상도 못한다고 하는데 우리 이뿌니는 그런 부분에선 실망 한번 시킨 적이 없다.개를 키울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채 얼떨결에 이뿌니와 가족이 되었다. 그런 내가 얼마나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켰겠는가.하지만 이뿌니는 알아서 화장실과 생활공간을 철저히 분리하며 깔끔한 위생관념을 지닌 개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가끔 길가에서 아무거나 주워 먹는 개 치고는 배변 활동에 관해 서는 제법 청결한 척 하는 의외의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다.이뿌니의 이런 면은 일종의 거래 같기도 하다. 배변 활동을 완벽하게 하는 대신 집에서 목욕은 하지 않겠다는 발칙한 선언을 했다. 자기가 부잣집에 들어왔다 착각이라도 하는 건 아닐 까. 남들은 집에서 맘 편히 공짜 목욕을 하는구먼. 굳이 돈을 내고 남의 손에 맡겨놔야 목욕 이라는 것을 하겠단다. 결혼 초에 목욕비 좀 아껴보겠다고 호기롭게 욕실에 같이 들어갔다가 성질을 부리며 나온 남편도 군말 없이 목욕은 전문가에게 맡기자 했다. 내 손에 말랑하게 제 몸을 맡기고 목욕을 허락하는 대신 쉬와 응가를 아무데나 질펀하게 싸지르는 쪽이 더 곤란 하겠다 싶어 차라리 다행이다 했는데, 그렇게 깔끔 떨던 이뿌 니의 괄약근이 얼마 전부터 고장나버렸다.? 침대마저 점령해버리다 처음은 거실에서 시작됐다. 거실 쪽 베란다가 이뿌니의 화장 실인데, 베란다에서 채 끊고 나오지 못한 것이 실수로 거실에 떨어졌나 싶었다. 이윽고 전혀 동선을 이해할 수 없는 곳에서똥 덩어리들이 발견되더니, 최종적으로는 침실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초반에는 침대 끝자리에만 슬쩍 걸쳐놓더니 점점 더과감하게 한가운데로 나아가며 침대는 완전히 점령당했다. 아침에 눈을 떠 밤새 물컹한 똥 덩어리와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통탄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눈치도 못 채고잘 수가 있었을까, 신기할 정도였다.얼마 전에는 남편이 변을 당했다. 자고 일어난 남편의 베개에는 앙증맞은 똥 덩어리들이 놓여 있었다. 고스란히 머리카락에 짓눌려진 변은 베개에 흔적을 남겼다. 이 정도의 체험은 똥테러의 끝판왕이 아닌가.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신 것도 아니고 자는 동안 머리맡에 살포시 놓인 똥이라니. ?차 안에서도 그런 일들은 종종 발생했다. 한번은 정차 중에 운전석으로 건너와 대여섯 개의 똥 덩어리들을 선물로 남겨주고 가기도 했고, 가만히 누워 있다가 애견 카시트에 뿌지직 하고 내빼는 일도 있었다. 배변 산책을 유도한 뒤에 차에 태워도 보란 듯이 좌석에 실수를 한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계단을 안고 오르는 중에 층층마다 똑똑 떨어뜨리는 일은 베개에 싸는 것에 비하면 애교나 마찬가지다. 이쯤 되면 제어가 안 되는 수준, 이제는 어떤 장소에서도 방심할 수가 없다. 그 잘난 괄약근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괜찮아, 옆에만 있어주면 되니까이런 지경이지만 아직까지 소변은 단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될 곳에 흘린 적이 없다. 태도나 표정으로 볼 때 이러한 항문 테러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동물 병원에서 처방받은 면역억제제 부작용은 약한 방광염 정도일 것이라고 했으니, 소변 쪽은 아직까지는 잘 견뎌주거나, 있는 힘껏 노력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어쩌다 이뿌니의 항문은 노력만으로 잠글 수 없게 된 것일까.이것도 노화의 한 과정이려나. 옛말에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조상님들 참 지혜롭기도 하시지, 옛말 틀린 거 없다는 것을 우리 이뿌니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 그래, 의지로도 참아지지 않는 건데 어쩌겠는가. 지금으 로서는 그저 오래만 살면 그만이다.개와 인간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처음에는 시간이 더디게 흘렀던 것도 같은데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이뿌니의 시간은 이제 가속이 붙은 자동차처럼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더 갈 곳 없는 마지막 정류장에 도착해서 필 사적인 의지로 버텨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더는 무너지지 않겠다고 온몸에 힘을 주느라 차마 엉덩이까지 그 힘이 닿지 못하는 거라면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똥 테러쯤은 오늘의 일과려니 호들갑 떨지 않고 치워낼 수 있다. 지난 17년간 완벽하게 때와 장소를 가려준 근면 성실한 괄약근이니 이제는 그만 은퇴시켜도 되겠지. 수고하셨습니다. 이뿌니의 항문 괄약근.? 개와 함께 산다는 것‘개와 함께 살아간다는 건 절반쯤은 똥과 함께 살아가는 거니 까요.’ 올드독의 노견일기에서 본 한 구절이다. 개를 키운 이래로 요즘처럼 개똥과 가까운 사이가 되어본 적이 없다. 시시 각각 확인하고 접촉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다지 친밀해지고 싶지 않지만 멀리할 수도 없는 존재. 이뿌니가 생산 해내고 내가 수습해야 하는 우리 사이의 필수 매개체이다. 개와 살며 비위도 참 강해졌다. 이제 똥으로부터 안전한 구역은 없다. 어디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싸주렴. 기쁜 마음으로 치워주마.? CREDIT???글·사진 한진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4-01 17: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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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가 검은 게 죄인가요
- 검은 개, 깜이 이야기피부가 검은 게 죄인가요 나의 이상형 퍼스트 독이 된 토리의 이야기가 이슈화되기도 했듯이, 검은 털 의 동물은 유독 입양이 잘 안 된다. 그리고 대형견은 마당 혹은 넓은 공간이 필요하므로 반려할 수 있는 가정이 적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깜이는 이미 성견으로 1년 이상을 어디서 어떻게 살 아왔는지 병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였다. 검고 크 고 유기된, 악조건 쓰리 콤보를 갖추고 있던 깜이. 그렇다고 내가 ‘이 아이는 입양이 안 될 거야’하고 가여워하면서 무슨 의협심 같 은 거로 이 개를 데려오려고 한 건 아니다. 난 오히려 깜이가 까매서 좋았고, 깜이가 커서 좋았다. 그리고 평소 유기견 입양을 생 각해왔기에 깜이가 유기견이라서 좋았다. 모두가 싫어하는 쓰리 콤보가 나에게는 완벽한 조건이었다. 나에게 깜이는 이상형이었 다. 가족들은 내가 깜이를 입양하는 것에 대해 딱히 간섭하지 않 았다. 엄마는 나의 취향을 알고 계셨고, 아빠는 그저 ‘개가 오겠 구나’ 하셨다. 나는 내 취향과 우리 집의 상황에 딱 맞는 멋진 개가 나타나 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일단 한번 보시겠어요? 사회의 시선은 달랐다. 심지어 깜이를 데리러 간 보호소에서도 나는 보호소 직원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받았다. 내가 검고 큰 리 트리버 깜이를 언급하자 직원들은 약간의 침묵 후, 말했다. “일단 한번 보시겠어요?” 신중한 직원들은 내가 깜이를 직접 보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난 깜이를 직접 보 았을 때, 녀석을 사진으로 보았을 때보다 훨씬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깊고 빛나는 검은 털, 둥글면서도 묵직하고 단단해 보 이는 체형, 처진 입과 귀, 둥근 눈, 길게 뺀 혀까지 모든 게 완벽했 다. 깜이는 처음 보는 나에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깜이를 케이 지에서 꺼내 당장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가 입양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깜이가 케이지에서 나와 내 곁 으로 오게 되었다. 밖으로 나온 깜이는 신이 났는지 이리저리 뛰 었고 나는 내 이상형을 안아주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그제야 안 심한 듯 보였다. 입양이 가장 어려울 줄 알았던 아이. 오랜 기간 보호소에 남겨졌던 아이. 깜이가 입양되어 보호소를 떠난다고 하 니 직원들은 놀라면서도 기뻐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깜이를 데리고 집에 오는 길에 병원으로 향했다. 장난기가 발동 한 내가 걸음을 멈추자 깜이는 ‘이제 어디로 하는 거야?’ 하는 듯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다시 발걸음을 떼면 깜이도 신이 나서 통통통통 걸으며 따라왔다. 그때 옆을 지나시 던 분이 소스라치게 놀라시는 거다. 처음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얼떨결에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잠시 후 마주 친 다른 한 분도 깜짝 놀라며 멀리 피하시는 것이었다. ‘아 우리 개가 무섭나 보다’ 싶어 일단 사과했다. 그 뒤에 마주친 학생도 무서워해서 나는 바로 사과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죄송합니다’ 를 수차례 하고 나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나와 서 집으로 가는 길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실, 깜이의 주인으로 서 녀석에게 미안하고 사람들에게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기는 했 다. 나는 깜이의 줄을 잡고 있었고, 녀석은 다른 사람에게 갑작스 럽게 달려들거나 짖은 적도 없었다. 깜이가 왜 무서운 걸까. 깜이 가 무섭게 생겼나? 깜이를 다시 봤으나, 착하다 못해 좀 멍청해 보이기까지 하다. ‘정말 우리 깜이가 무서워 보이나?’ 굳세어라! 우리 깜이 깜이는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현관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 다. 마침 깜이를 본 이웃은 깜이를 보고는 검은 개가 집 앞에 턱 하고 있으니 든든해 보인다고 하셨다. 그러나 깜이는 든든한 모 습과 달리 우리 집을 지킬 수 없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니까. 깜이는 우리 집에 온후 매일 산책하고 잘 먹고 잘 지낸 덕분인지, 더욱 건강해지고 눈빛도 밝아졌으며 털에 윤기가 흘렀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나의 멋진 깜이를 보 여줬다. 혹시나 역시나, 검고 큰 깜이를 보고 무서워하는 친구들 이 많았다. 산책하다 마주치는 견주들은 멀리서 깜이를 보고 피 했다. 검은 동물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 했다. 놀란 사람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여전히 꼬리를 흔드는 깜 이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까망이들 최고! 주변에 검은 색상은 넘쳐난다. 검은 옷은 기본 아이템이고, 컴퓨 터와 스마트폰 등은 검은색이 여전히 주류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검은 털을 가진 동물을 무서워하고 기피한다. 고양이는 아무리 예뻐도 털이 검다면 재수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똑똑한 까마 귀는 검다는 이유만으로 불길하다는 말을 듣는다. 물론, 색에 대 한 취향은 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검은 동물에 대해 ‘취향’의 범위를 벗어난 어떠한 선입견이 있었다. 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깜이가 선입견으로 인해 오해받는 게 억울했다. 검은 동물에 대 한 애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검은 동물에 대한 선입견이 허 물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물건의 색상을 고를 때 ‘나는 이 색이 더 좋아’하는 정도로 동물들의 털 색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현 재 검은 깜이와 나는 산책할 때마다 죄송하면서도 억울한 하루하 루를 살고 있다. 우린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이 기회를 빌 어 사람들에게도 우리 깜이에게도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검은 털 동물들에게도 한 마디 전하고 싶다. “까망이들 최고!”CREDIT?글·사진 이은재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9-03-28 11: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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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폭함이 하늘을 찌르는 '해적' 고양이 CJ
- 콜로라도 사는 데빈 씨는 페이스북을 하던 중 한 고양이 입양 공고 게시글을 접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듯한 작은 아기 고양이는 사진으로 봐도 어딘가 좀 이상해 보였습니다. 양쪽 눈 크기가 달라 혹시 사진이 일그러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데빈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습니다. "우연히 녀석의 사진을 본 순간, 제가 평생 돌봐야 할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아기 고양이는 앞을 보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데빈 씨는 곧장 입양 절차를 밟아 녀석을 데려왔습니다. "실제로 보니 살짝 찌그러진 솜뭉치 같았어요. 그래서 제 눈엔 더욱 귀여울 뿐이었지만요." 그녀는 고양이를 입양하자마자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수의사는 말했습니다. "보호자 분께는 죄송하지만, 오른쪽 눈을 적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염으로 인해 상태가 더 악화할 수 있어요." 데빈 씨는 이제 수의사의 조언에 따라 수술에 동의했고, 다행히 수술은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한쪽 눈이 없는 이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CJ입니다. 데빈 씨의 걱정과 달리, CJ는 매우 똥꼬발랄한 낙천적인 고양이였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CJ는 데비 씨가 키우는 반려견 '불렛'과 만나자마자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죠. 데빈 씨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CJ요? 앞이 보이지 않아서 소심하고 내성적일 줄 알았는데. 정말 눈에 뵈는 게 없는지 엄청나게 까불어요!" CJ는 까불까불 하고 난폭한 성격 덕에, 해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CJ는 엉덩이에 모터를 장착한 미니카처럼 집안 이곳저곳을 재빠르게 돌아다니며 사고를 쳤죠. 데빈 씨는 말했습니다. "우리 집에 놀러 오는 제 친구들은 모두 CJ를 보며 놀라요. 앞을 보이지 않는 고양이가 어쩜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고 흉폭한지 말이에요! 하하하." 주머니 뒤져서 츄르 나오면 냥냥펀치 한 대 CREDIT에디터 이제원?
- NEWS | 2019-03-28 1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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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마음
- 꽃 개 네 트 워 크보이지 않는 마음 명절.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갔다. 꽃개와 단둘이 남겨진 집은 동굴처럼 아늑하다.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청소도 마쳤고, 딱히 할 일도 없다. 꽃개와 나, 둘만의 명절 소파에 누워 TV를 본다. 가장 게으른 자세로. 무덤처럼 완만하게 솟은 아랫배에 한 팔을 걸쳐놓고 리모컨을 누른다. 안 봐도 그만인 영상이 망막에 맺혔다 사라진다. 바둑TV. 내가 좋아하는 김지석이 세계 랭킹 1위인 커제와 만났 다. 농심 신라면배 결승. 몇 달 전 시합을 재방송하는 걸로 보아 김지석 선수가 이긴 것 같다. 아내는 정지 화면을 왜 보는지 모르 겠다고 투덜거렸다. 수읽기는 보이지 않으니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역전극이었다. 오후 3시. 꽃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간다. 소형견을 데리고 나온 중년 남자들이 눈에 띈다. 목줄을 쥔 채 담배를 피우고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이 바다를 표류하는 뗏목 같다.꽃개는 나를 계단으로 이끌었다. 그대로 내려가면 지하주차장이 나온다. 차를 타고 가자는 뜻이다. 엄마와 형이 있는 데로. 적막 속의 기다림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개 껌을 준다. 녀석은 살만 발라먹더니 현관 신발 벗는 곳으로 가 배를 깔고 엎드린다. 익숙한 포즈였다. 보통 가족 중 한 사람과 남게 되면 꽃개는 조용해진다.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지치면 잠든다. 나 역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이리 와서 아빠랑 같이 자자고 스킨십을 유도하지도 않는다. 녀석과 나는 간격을 유지한 채, 그 틈으로 시간을 흘려보낸다. 쌀을 씻어 압력밥솥에 넣고 취사 버튼을 누른다. IPTV 영화 목록에 가서 새로 업데이트 된 작품 중 볼만한 게 있는지 찾는다. 아들은 친구들과 같이 극장에 갈 정도로 컸다. 아내와 나는 더 이상 데이트를 목적으로 극장에 가지 않는다. 창밖으로 어둠이 스며든다. 증기가 배출됩니다. 안전에 주의하세 요. 취이익, 터져 나오는 소리도 꽃개를 건드리지 못한다. 어둠에 잠긴 현관 바닥에 아까 봤던 모습 그대로 누워있다. 냉장고에서 꺼낸 김치찌개를 뚝배기에 1인분만 퍼서 보글보글 끓인다. 혼밥, 고상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집중도는 높은 편이다.일체의 노이즈 없이 거울처럼 맑은 상태로 김치찌개와 흰쌀밥의 농밀한 조합을 즐긴다. 열기가 올라와 콧등에 땀이 맺힌다. 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꽃개가 사료를 으드득 부수어 먹는 소리조차 우울하게 들린다.개는 하루의 단위가 7시간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평균 수명이 15년인 점을 감안하면 개의 시간이 인간의 시간보다 서너 배 빠르다고 보는 건 그렇게 이상한 시각이 아닐 것이다. 녀석의 관점에서는 가족과 떨어진 채로 하루를 넘긴 것이다. 오후 7시. 산책을 나간다. 12층에서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탄다. 엄마 품에 안겨 배웅을 나온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할머니 가지 말라고. 예전에 그런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 아누타, 접근성이 워낙 떨어져 원주민들이 공동체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곳이다. 촬영을 마친 제작진이 돌아가는 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울기 시작했다. 살짝 눈물을 비치는 정도가 아니라 가족을 잃은 것처럼 폭풍 오열해 제작진도 당황했다. 조그만 섬에서 평생을 살아 가는 저들 입장에서는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 죽은 사람과 다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와도 같은 배웅이다. 정적에 잠긴 아파트 주변을 돈다. 어둠 너머로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녀석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나는 TV를 보고 녀석은 기다린다. 속절없이, 그리운 냄새가 다가올 기적의 순간을. 나는 녀석에게 틀렸다고, 그들이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갈 거라고 말하지 못한다. CREDIT글 사진 BACON 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3-26 1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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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로, 또 같이
- MOSAIC BROTHERS 따로, 또 같이 아무것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오래도록 추억하고 싶다. 너희와 함께한 모든 시간을. 집을 짓고 있다. 지금 사는 곳과 조금 많이 떨어진 곳에 붉은 벽돌을 가진 마당 넓은 집을. 머릿속으로만 지어 올렸던 그 집에 드디어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큰 감사요 축복인데, 마음 한편이 축축이 젖은 수건처럼 자꾸만 무거워만 진다. 아마 달봉이와 콩이를 향한 그리움이 일찍부터 찾아와 그런가 보다. 파란만장한 삶, 달봉이 3년 전 그날을 선연히도 기억한다. 고물상 철창 안에 녹 슨 줄로 묶여있는 달봉이를 처음 목격한 날의 이야기다. “산책은 무슨, 맨날 저렇게 묶어나 놓지.” 무심하게도 내뱉던 고물상 주인의 대답까지도 선명하다. 그때부터였다. 종일 메어 물도 밥도 제때 먹지 못하는 달 봉이를 하염없이 걱정하기 시작하던 때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일주일에 겨우 두세 번 산책해주는 일뿐임을 가 슴 아파하던 때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SBS 동물농 장과 대구 모 동물복지단체에 연락해 무슨 방법이 없냐며 절절히 떼를 써보기도 했고, ‘주인이 있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돌아온 답변에 절망하여 여러 날 동안 눈물 콧 물 다 흘리며 기도만 붙잡고 있기도 했다.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2017년 7월, 고물상은 이전했고 달봉이는 남겨졌다. 그간 주인 대신 밥을 챙기고 틈틈이 산책을 시켜주던 배터리 사장님이 진짜 주인이 되겠다며 달봉이를 입양했다. 그날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반갑고 감사하고 뿌듯했다. 사장님은 그전보 다 곱절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달봉이를 보살펴주셨고, 그 덕에 달봉이는 자신감도 상당히 높아져 윤기 나는 털 빛과 늘 말려 올라간 꼬리로 사랑에 화답하고 있다. 지난 1월 심장사상충과 심장병 확진으로 콩이 이모와 우리 자매 눈물을 쏙 빼놓기도 했지만, 지금은 펑펑 울던 그 날 밤이 민망할 만큼 달봉이는 쌩쌩하다. 가끔은 병원 치 료나 약보다 주인의 극진한 사랑과 가족이란 믿음이 병을 이기기도 하나 보다. 이사를 가고 나면 지금처럼 쉽게 달봉이를 만나진 못하겠 지만, 명절이나 주말에는 달봉이를 만나 바치와 함께 산 책하려 한다. 달봉이가 우리를 잊지 않고 지금처럼 건강 하게 살아준다면 말이다. 이웃 그 이상, 콩이네하루는 서울에 있는 내게 언니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분홍 리본을 단 바치였다. ‘역시 우리 바치는 리본을 묶어 도 귀엽군’ 생각하던 찰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나야 이거 누구게? (바치아이가?) 놀래지 마래이, 오늘 만난 콩이라는 친구다.” 깜짝 놀랐다. 우리가 모르는 바치 형제가 있다면 이 친구 일까 싶을 정도로 어린 콩이는 바치와 똑같았다. 역시나 3년 전, 산책 중 우연히 만난 콩이네와 언니는 ‘생 애 첫 강아지 가족’이라는 공통점과 ‘미술’을 전공했다는 교집합으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대구로 돌아온 나도 자연 스레 산책 동반자가 되면서 셋이 함께하는 날이 점점 풍 성해졌다. 프리랜서인 직업 덕에 우리와 이모는 일정을 곧잘 맞출 수 있어 산책은 늘 같이했다. 산책 후 커피 한 잔이나 늦은 밤 맥주 한 병 기울이는 시간은 빠지면 섭섭 한 습관이 되었을 정도다. 겨울이면 붕어빵 사 들고 볕 좋 은 공원을 거닐고, 봄가을이면 삼형제를 차에 태워 하중도로 칠곡보로 떠나던 날은 평범해서 더욱 특별하기도 했 다. 참, 콩이에게 감동한 그 날도 빠트리면 안 되지. 매일 보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일주일 만에 만난 날이었다. 멀 리서 나를 발견한 콩이는 한걸음에 달려와 풀쩍 뛰어올라 내 얼굴을 핥으며 반가움을 표해주었다. 가족 외 타인에 겐 무심한 콩이었기에, 1년이 넘도록 쓰다듬는 손길을 경 계하던 녀석이었기에, 내게 보여준 사랑이 몇 배는 더 크 게 다가왔다. 행복이란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친 구가 되는 데 나이는 걸림돌이 될 수 없음을, 콩이와 이모 를 만나면서 배웠다. 언제 어디서든 하하 호호 웃으며, 행 복한 여유를 한껏 들이마시던 계절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 조금은 뜸해지겠지만 우리는 이제 거리와 장소를 핑계로 얕아질 사이는 아니니까! 정원에서 이모와 커피 향을 맡으며 마당에서 뛰어놀 바치와 콩이를 상상하니, 이사 가는 일이 그렇게 섭섭하지만은 않다. #말은_바로하자 #분양 말고 #입양 분양分讓: 큰 덩이를 갈라서 나누어줌. 땅이나 건물 따위를 나누어 팖. 입양入養: 양친과 양자가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의 관 계를 맺는 일. 사전이 정의하는 분양과 입양의 뜻은 이러하다. 의식하고 노력해서라도 분양보다 입양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가끔은 부지중 내뱉는 언어가 생각을 움직이고 문화를 바꾸기도 하니까. 올바른 동물 복지 정착 을 위해 이곳저곳 여러 모양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모든 반 려인을 앞으로도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더불어 2019년 에는 애완동물가게(펫숍)보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동물 가 족을 맞이하는 반려인이 더 늘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CREDIT글 이미나그림 이미란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3-26 11: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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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우리가 깊어지는 시간
- 내 고 양 이 는 1 0 살11월, 우리가 깊어지는 시간 하루하루가 아깝도록 좋은 계절이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한 가을날, 11년차 집고양이 희동이에게 허락된 나들이 공간은 미안하지만 베란다까지다. 작년 이맘때 희동이는 신부전 초기 진단을 받았다. 불안감에 밤낮없이 괴로워했던 걸 생각하면 별 탈 없이 흘러간 날들이 고맙기만 하다. 희동이만 괜찮으면 나는 괜찮아. 주문처럼 중얼거렸었는데 늘 그랬듯 이번에도 기특한 내 새끼가 걱정을 덜어 주었다. 해가 바뀌면 희동이와 함께 산 지 꽉 채운 10년이 된다. 세 번의 파양 끝에 갓 성묘가 되어 내게 왔던 희동이는 열한 살의 노묘가 되었다. 20대 대학생이었던 나는 곧 서른네 살이 된다. 이사를 좋아하는 나를 따라 안암동 옥탑방에서 천호동 주택, 원서동 한옥, 옥천동 스튜디오, 오금동 복층 집을 거쳐 지금의 후암동 언덕 집으로 이사를 오기까지 희동이의 생활도 많이 달라져 왔을 거다. 나에게 이사는 일상의 지루함을 떨치고 새로운 환경을 꾸리는 즐거움이었지만 자신만의 영역이 중요한 희동이에게는 어쩌면 스트레스였으리라. 그럼에도 희동 이가 더 나이 들기 전에 마당이 딸린 주택으로 이사를 가서 흙냄새를 맡게 해주고 싶다. 천천히, 하지만 빈틈없이 흐르는 노년의 시간을 조금 더 다사롭게 해 주고 싶달까. 해마다 연말이 되면 희동이의 나이를 헤아리며 이런저런 걱정에 휩싸이곤 했는데, 올해는 그런 유난도 없이 가을을 맞는다. 햇볕에 데워진 희동이의 뒤통수를 쓰다듬거나, 쓰다듬는 김에 귓바퀴에 묻어 있는 귀지를 닦아주거나 하면서 열 번째 가을을 보내고 있다. 희동이만 괜찮으면 나는 괜찮아, 읊조리는 대신 같이 있어 너무 좋다, 하면서, 우리의 시간이 깊어지는 것을 가능한 한 즐기려고 한다. 집안 구석구석 햇살을 졸졸 따라다니고, 창문을 열어달라 쫑알거리고, 침대에 누워 손으로 이불을 툭툭 치면 내 곁에 와함께 뒹구는, 희동이와의 한결같은 나날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인생의 축복이지 싶다. 어제는 자기 전에 잠깐 보일러를 튼다는 게 집안이 후끈 달아 오를 지경이 되어 새벽에 숨이 막혀 잠을 깼다. 그 와중에 거실 한가운데 누워 뒹굴며 행복해하는 희동이를 보고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아무래도 올해는 좀 일찍 보일러를 틀기 시작 해야겠다. 다가오는 겨울엔 베란다에서 같이 눈 구경도 하고, 여름 내내 열심히 키운 동백나무에서 예쁘게 꽃이 피는가 기다려 보자. 그리고 이 가을엔 ‘단이’도 가족을 찾을 수 있기를! 후암동의 가파른 계단 위에서 다 죽어가는 꼬물이를 구조해 치료하면서도 혹 예민한 희동이가 스트레스로 탈이 날까 싶어 서로 얼굴도 못 보게 했었다. 벌써 저만치 큰 걸 보면 아깽이의 시간은 희동이의 시간보다 빨리 흐르는 것 같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은 그 자체로 기쁨이니까, 함께 하는 시간의 깊이를 아니까, 누군가에게 귀한 선물을 한다는 마음으로 단이의 가족을 기다려 볼 참이다. 나의 희동이도, 동생의 하울이도, 우리 자매가 구조한 단이도, 후암동 길고양이들에게도 더없이 너그러운 가을이기를. CREDIT글 사진 박초롱 에디터 이승연?
- STORY | 2019-03-25 12: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