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C (531건) [STORY] 장터에도 묘연은 있다 STORY | 2018-01-10 11:38:03 [STORY] 밤잠은 꼭 할머니 곁에서 STORY | 2018-01-09 14:21:28 [STORY] 겨울이 한 보 앞으로 STORY | 2018-01-09 12:44:56 [STORY] 가로등 아래서 주인 기다리던 로등이 입… STORY | 2018-01-08 14:54:41 [STORY] 7화 Shall We Kiss? STORY | 2018-01-08 14:28:50 [STORY] 고양이와 웨딩피치의 상관관계 STORY | 2018-01-03 16:38:29 [STORY] #LoveWins STORY | 2018-01-03 12:08:17 장터에도 묘연은 있다 어쩌다 집사장터에도 묘연은 있다기묘한 세상에서 연이 닿는다는 것사람들은 ‘인연’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 이외에도 운명, 숙명 따위의 말들을 좋아하는데, 이는 세상살이가 인간의 능력으로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기묘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스쳐 지나갔던 남녀가 몇 년 후 다시 만나 연인이된다든지, 꿈속에서 반복적으로 보았던 누군가를 현실에서 만난다든지 등의 일이 그러하다.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만남에 매일 노출된다. 혹자는 사람들의 손가락에 ‘인연의 붉은 실’이 묶여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뒤엉켜 있는 이 붉은 실이 다 풀려 서로에게 닿는 순간 만남의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연’이 사람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사람과 동물 사이의 연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오일장에서 국밥 대신 만난 고양이“우리 오일장이나 가봐요. 그래도 시골에 오면 오일장을 가봐야죠.” “그래 오일장엔 맛있는 것들이 많다더라. 가서 시장 음식 좀 먹고 오자.” 경기도 김포에 당도한 일행들은 벌써부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다들 구수한 오일장의 분위기를 머릿속에 그려가며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오색빛의 파라솔이 만개해 있었다. 파라솔 아래엔 꽃받침처럼 수많은 상인들이 각자의 물건을 늘어놓고 흥정하는 중이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시장 초입. 입구 오른편에는 노오란 박스 안에 옹기종기 고양이들이 모여 있었다. 박스에 몇 마리, 케이지에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박스에는 검은 녀석과 얼룩 고양이들이 아무렇게나 뒤섞여 있었다. 반면 케이지에 들어있는 하얀 고양이 두 마리는 예쁜 나비넥타이를 한 채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었다. 아마 조선시대 인간의신분이었다면 그들은 양반 계급쯤 되어 보였다. 다시 박스로 눈을 돌리니 뒤섞인 고양이들이 조그만 아우성을 내며 서로의 체온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계속 파고들어가는 폼이 태어난지 2~3주 정도 되어 보였다. 눈만 겨우 뜬 채 장으로 끌려 나온 것이 분명했다. 엉겁결에 찍게 된 사진“귀엽네 고놈들...” 과거 회사에서 고양이를 키웠으나 그 녀석이 새끼를 낳곤 서먹서먹해졌다. 게다가 회사일이 바빴기에 같이 시간을 보낼시간이 많지 않았다. 물론 녀석은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긴 했지만. 갑자기 그 녀석들이 눈에 어른거렸다. 꿇어앉아 아이들을 쓰다듬었다. 따스한 체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콩닥콩닥 숨을 쉬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렸다. 생명의 따뜻함이여. 이것은 단순한 숨소리가 아닌 삶의 온도를 공유하는 소리였다. 그때 고양이를 파는 상인이 말을 걸어온다. “이봐. 뭐하는 사람이여?”“네. 전 사진 작가예요.”“아 그래? 그럼 나 사진 한 장 찍어줘 봐.”“카메라를 안 가져왔는데 핸드폰으로 찍어드릴게요.”“그래 뭐 그럼 어때!!”엉겁결에 받게 된 고양이낡은 티셔츠를 걸치고 있는 상인의 얼굴엔 세월의 주름이 가득했다. 반복되는 삶에 지친 모습이었고, 옆에는 방금 먹어치운 점심이 놓여있었다. 엉겁결에 나는 사진을 찍어주었다. “네 됐습니다. 나중에 보내드릴게요”“그래 고마워. 그런데 고양이 많이 좋아하나 봐?”“네 예전에 키우기도 했고 좋아하는 편이죠.”“그래? 그럼 이거 가져가서 키워.” 갑자기 박스에서 새까만 고양이를 한 마리 쑥 집어준다. 귀부터 꼬리까지 완전히 까만색이다. 까만 털 뭉치 같다. 제대로 고양이의 모양새도 갖추기 전의 모습.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전투적으로 소리를 질러댄다. 소리는 너무 작아 애처로울 지경이지만 녀석은 혼신의 힘을 다해 본인의 정체성을 분출하고있었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물꼬물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조그만 박스에 담아 집까지 데리고 왔다. 바닥에 놓으니 제대로걷지도 못한다.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내딛는 모습이 아이들이 걸음마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김포양, 잘 부탁해여자아이였다. 김포 오일장에서 받아왔으니 이름을 ‘김포’로 지었다. 앞으로는 김포양(냥)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그녀와 나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아마 내가 오일장을 방문하지 않았거나 방문했더라도 그곳에 앉아서 고양이들을 보지 않았다면 우리의 인연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운명적인 만남이 그러하듯 가정은 불필요하다. 지금 우리의 만남이 중요한 것이고, 인연의 끈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럼 이제 너와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CREDIT글·사진 신상천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1-10 11:38:03 밤잠은 꼭 할머니 곁에서 묘령화 가족밤잠은 꼭 할머니 곁에서 결혼 후, 내가 엄마와 고양이들과 주로 함께하는 때는 주중 퇴근 이후의 시간이다. 고단한 몸으로 집으로 들어서면 꽃비가 가장 먼저 달려나와 배를 보이며 뒹굴뒹굴 애교를 부린다. 엄마는 나의 도착과 함께 늙은 딸이 배가 고플까 서둘러 국을 끓인다. 그리고 이 시간이면 늘 영양제를 섞은 맛있는 간식을 챙겨준다는 것을 기억하는 꽃비가 엄마를 재촉한다. 엄마는 익숙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꽃비를 먼저 챙기고, 순돌이가 먹을 간식도 준비하신다. 그렇게 아빠, 나와 고양이까지 가족 모두의 저녁을 챙기는 일이 끝나면 엄마는 좋아하는 드라마 시청에 돌입하신다. 이때부터 집 안 곳곳을 다니던 고양이들도 슬슬 엄마곁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해가 짧아진 요즘은 고양이들이 엄마 곁에 모이는 시간도 더 당겨졌다. 그렇게 고양이들은 밤잠을 꼭 엄마 곁에서 잔다. SNS에 올리는 사진 대부분이 이 시간 즈음에 촬영된 것들이다. 엄마와 고양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애틋한 모습을 보여주는 때가 바로 이 잠들 무렵의 시간이다. 고양이들은 대개 몸의 일부라도 엄마 곁에 닿은 채로 잠을 청한다. 깨어 있는 동안 각자의 일상을 보내며 무심한 듯 지내다가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며 다정해지는 시간인 것이다.?? 평소 엄마는 고양이들이 편하게 잠들도록 좋아하는 이불을 깔거나, 이불 속으로 쉽게 들어가게 동굴을 만들어 주시기도 한다. 여름이면 삼베 이불을 즐겨 덮는데, 순돌이 잠자리에도 풀 먹인 삼베 이불을 깔아주신다. 그리고 꽃비와 베개를 나누어 베기도 하고 엄마 팔 을 내어주실 때도 있다. 고양이들은 가족 중 엄마 곁에서만 밤잠을 자는 것으로 엄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는 것 같다. 종종 큰 소리로 나를 불러 안방으로가 보면 엄마 곁에 곤히 잠든 녀석들을 자랑하듯 보여주신다. 분명 고양이들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것에 엄마도 큰 행복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일찍 깨는 고양이들이 이른 새벽 ‘우다다’를 할 때면 엄마가 잠을 설치시기도 해서, 안방 문을 닫고 주무시라 말씀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밤이면 엄마 곁에 있으려는 녀석들 때문에 차마 문을 닫지 못하셨다. 경주 나들이로 많이 피곤하셨던 날, 엄마는 텔레비전을 켜둔채 잠이 드셨다. 그리고 엄마와 떨어진 시간이 길었던탓일까. 고양이들은 다른 날보다 엄마 곁에 더 찰싹 붙어 잠이 들었다.?? CREDIT?글·사진 정서윤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1-09 14:21:28 겨울이 한 보 앞으로 PICK UP?겨울이 한 보 앞으로마사유키 오키의 인스타 네코? 일본 길고양이 사진작가 마사유키 오키가 SNS에서 한 달간 흥한 사진들을 보내왔다. 한국보다 따뜻한 일본이지만, 부쩍 추워진 날씨에 고양이들은 입동 준비에 한창이다.? |? 좁은 나무 기둥을 꼬마 아이처럼 아장아장 |? 춥지만 사냥은 해야죠? 멋지게 점프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 숨겨둔 먹이가 보이질 않네요. 망했다! |? 따뜻한 곳을 찾고 있어요. 어디 아는 데 있나요? |? 오늘 밤은 여기에서 나려고요. 사람들에겐 비밀이에요. |? 뒤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 늦가을 하늘 아래에서 프렌치 키스 CREDIT 글 사진 마사유키 오키 (instagram @okirakuoki)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1-09 12:44:56 가로등 아래서 주인 기다리던 로등이 입… FOLLOW가로등 아래서 주인 기다리던 로등이입양 가던 날 부산의 한 원룸촌에는 특별한 고양이가 살았다. 밤이 되면 늘 가로등 불빛 아래 누군가를 기다려 ‘로등이’라는 별칭이 붙은 노랑둥이였다. 로등이가 그토록 기다리던 것은 자신을 버린 전 주인이었다. 그 로등이가 부산에서 인천을 거쳐 안성으로, 입양을 갔다. 네가 로등이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로등이에는 이름이 많다. 많았었다. 로등이, 모찌, 지오... 근처를 오가는 마음씨 좋은 사람 친구들이 밥과 물을 챙겨주며 제각각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런데 이 노란 고양이는 유독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낮에는 늘어져 어슬렁거리다가도, 밤만 되면 꼭 가로등 아래 우두커니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발자국이 가까워지면 귀를 쫑긋 세우고, 행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곤 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을 반복했다. 질리지도 않고.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아, 이 애는 전 주인을 기다리고 있구나’ 로등이는 캣맘이 어루만져주면 얼굴을 들이밀며 온몸으로 골골대면서도 절대 따라가지 않았다. 망부석처럼 앉아있다 취객의 발길질에 걷어차여도 잠시 피할 뿐,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갔다. 소설을 써보자. 아마도 주인은 환한 가로등 아래서 로등이를 버렸을 것이다. 이 유순한 고양이는 잠깐만 있으면 주인이 돌아오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을 것이다. 사람 좋아하는 노랑둥이를 봐주는 길엄마들이 생겼을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로등이를 보고 있노라면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알아차리게 되었을 것이다. 부산에서 인천, 다시 안성으로 길에서 산 시간과 치아 상태로 짐작했을 때 올해 5살. 인생의 대부분을 기다리며 살았다. 로등이는 야생성이 전혀 없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온정으로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다. 중성화 수술도 길엄마를 통해 받았다. 그런데 최근 로등이가 음식을 거부하고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구내염 증상이었다. 길엄마들은 고민 끝에 로등이를 구조했다. 먹지도 못하는 모습에 예감은 했지만 로등이는 이가 녹아있었다. 하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고작 5살 나이에 전체 발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순하디 순한 녀석 아니랄까봐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수술 이후 로등이는 반 개도 못 먹던 츄르를 두 개나 먹어치웠다. 그 이후의 일은 10피스짜리 퍼즐을 맞추는 일처럼 진행됐다. 힘들이지 않고, 모두가 놀랄 정도로 순조로웠다. 로등이 이야기를 온라인에 올리자 바로 인천에서 연락이 왔다. 좋은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임시 보호를 하겠노라고. 임시보호자는 이 녀석을 위해 이사까지 미뤘다. 로등이를 돕고 싶다며 전국 각지에서 십시일반 병원비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로등이를 태우고 안성에 간다. 임시 보호자가 로등이를 데리고 나왔다. 이 추운 날 자기 외투를 로등이 케이지에 덮었다. 뒷좌석에 케이지를 올리고 안성으로 출발. 로등이는 흥분과 두려움으로 분홍 코가 되어 케이지 속에서 눈을 굴리고 있다. 덜컹이는 차 안이 불안한지 다소 날카롭게 울기도 한다. 피곤함 반, 달랠 요량 반으로 케이지 위에 머리를 기댔다. 로등이는 울음을 멈추고 소형 엔진 같은 골골송을 들려준다. 케이지 위에 머리를 기대고 선잠에 빠졌다가, 새 가족에게 가고 있노라고 상황을 설명했다가, 이 고양이의 고단한 5년을 생각하다가 어느새 안성이다. 로등이도, 우리도 모두 긴장했다. 쭈니라는 몰티즈 강아지와 고양이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집. 이 아이가 불청객이 되지 않았으면. 먼발치서부터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뛰어오는 큰형 쭈니를 보자 맥이 탁 풀리며 웃음이 난다. 좋은 가족에게 왔다는 안도감이 몸을 감싼다. 버선발로 달려 나온 쭈니와 엄마. 그런데 덕근이와 써니 두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 놀란 마음에 침대 아래로 줄행랑친 녀석이 하나, 먼발치서 기웃대는 녀석이 하나. 그래. 고양이는 개가 아니었지. 성묘끼리의 합사는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로등이가 낯선 환경에 떨다 써니가 은신하던 침대 아래로 들어가게 된 것. 써니에게는 소심한 하악질을 두어 번 하더니 같은 침대 아래에 자리를 잡는다. 밝은 곳에서 보고 헤어지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눈을 맞추니 끔벅끔벅 눈인사를 해준다. 엄마는 로등이 이름을 ‘다이아몬드’로 짓기로 했다고 알려주었다. 이 아이와 평생 변치 않고 함께 할 것을 약속하며 지은 이름이다. 줄이면 ‘아몬드’가 된다. 남은 여생, 아몬드가 고소하고 든든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묘한 확신과 함께 집을 나선다. 사람이 매몰차게 내친 솜방망이를 다시 사람이 잡았다. 가로등이 다이아몬드가 되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 모두가 기쁘다. CREDIT에디터 이은혜 사진 정미애,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1-08 14:54:41 7화 Shall We Kiss? 아빠는 육묘 중7화 Shall We Kiss? | 아이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면 오냐도 기지개를 쭉 펴고는 아이들 품으로 총총 달려간다. 늘 부대끼면서도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면 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나 보다. 그리고 사랑을 확인하듯 서로 뽀뽀를 한다. | ?오냐가 뽀뽀를 자주 해주는 건 아니다. 아침 혹은 아이들이 집을 온종일 비우고 돌아왔을 때 반가움의 표현으로 입을 맞춘다. | ?그러나 뽀뽀하는 장면을 사진에 담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카메라를 언제나 들고 있지도 않거니와 자기가 내킬 때 기습적으로 딱 한 번만 뽀뽀를 하기 때문이다. | ?기습적으로, 살짝, 딱 한 번. 그래서 아이들을 더욱 감격시킨다. | ?Shall we kiss? 뽀뽀는 종을 초월하는 사랑의 표현이다. CREDIT글·사진 우지욱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1-08 14:28:50 고양이와 웨딩피치의 상관관계 고양이와 X고양이와 웨딩피치의상관관계 고양이는 그 무엇과 나란히 놓아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생활에 고양이 하나를 더했을 뿐인데 감칠맛이 돈다. 고양이가 있는 일상에 대한 시시콜콜한 필담. 웨딩피치 언니의 명언 일찍이 웨딩피치 언니는 말했다.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요.” 이 대사는 당초 상대방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할 목적으로 널리 쓰였으나 이제는 일종의 고전짤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는 나비효과를 낳았다. 나는 이 말을 좀 달리 써보고싶다. 고양이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하다고. 피치 언니의 명대사를 인용하기 위해서는 내 과거부터 먼저 고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다. 나는 어릴 적 시골에서 수많은 개들과 뒹굴며 시간을 보내고 멋있는 블랙탄 진돗개를 키우던 ‘개과 사람’이었다. 대학에 진학하고도 한동안은 길고양이가 무서워 가까운 지름길을 두고 동네를 빙 둘러서 집에 간 전적도 있다. 그리고 현재, 지금 나는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로 아침이면 조신하게 나가 사료 값을 벌고 밤이면 집에 돌아와 그들이 생산한 똥 오줌을 치우고 간식을 바친다. 심지어 이 모든 행위를 기쁘게, 자의로 한다. 조심하시길. 이것이 바로 고양이를 홀대하던 사람의 최후다. 개와 고양이를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아직도 산책하는 강아지를 보면 호들갑스러운 내적 비명을 참고 초연하게 인사한다. 그저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면 이렇게 출구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의 매력은 뿜어대는 털만큼이나 방대하다. 생각해보면 과거의 나는 세간에 떠도는 풍문만 듣고 지레짐작으로 고양이를 무서워했다. 이를테면 ‘고양이는 자기를 힘들게 한 사람을 꼭 찾아가서 해코지한대’, ‘고양이는 귀신을본대’ 같은 것들. 카더라만 듣고 가짜 뉴스를 믿는 꼴이다. 무서운 그 고양이가 ‘가드’가 되기까지 고양이를 다르게 본 것은 아주 사소한 일 때문이었다. 이십 대 초반 내 자취방은 큰 대문을 지나 쪽문을 들어가는 구조였다. 방으로 들어가는 쪽문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가끔 의젓하게 앉아 있었는데, 나는 그 애가 정말 무서웠다. 하필 피할 수도 없게 문 정중앙 앞에 자리 잡고 있어 그 고양이가 몸을 비켜주지 않으면 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추위에 떨곤 했다. 고민하다 묘수가 떠올랐다. 편의점에서 캔을 사서 다섯 발자국 떨어진 곳에 두고 그애가 비켜주기를 기도했다. 고양이는 슬그머니 몸을 일으켜 캔을 먹기 위해 문 앞을 떠났다. 나는 그 틈에 잽싸게 집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방에 들어가기 위한 우스운 조공이 시작됐다. 일주일쯤 지나니 그 애가 무섭지 않았고, 삼주쯤 되니 노란 줄무늬가 제법 귀여워 보였다. ‘가드’라는 귀엽지 않은 닉네임도 붙였다.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가는 날이면 고양이를 상대로 사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가드는 캔을 다 먹으면 자리를 뜨긴 했지만. 그 애는 뜨문뜨문 나타났지만 나는 고양이 캔 하나를 늘 가슴에 품고 다니기 시작했다. 심지어 캔 하나를 들고 다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서운해졌다. 십여 년 전 일인데, 쓰다 보니 방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번뜩 정신이 든다. 그 통통하던 치즈태비 고양이가 날 길들였잖아...? 고양이의 멋짐을 알아버린 몸 한밤의 밀회는 오래가지 못했다. 반년쯤 꾸준히 찾아오던 가드가 영역다툼에 밀린 것인지 어느 날부터 영영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집에 가다가도 흰 바탕에 노란 무늬의 그 애가 보일까 유심히 길을 살폈지만 몇 년 뒤 이사를 할 때까지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 대신 오가다 마주친 다른 고양이들과 눈인사를 하거나 캔을 따주곤 했다. 이제는 고양이가 무섭지 않았으니까. 간혹 운이 좋으면 캔을 먹는 고양이를 슬쩍슬쩍 쓰다듬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정작 가드를 단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다는 것이다. 자취방 앞 고양이를 만나기 전과 후, 소소한 것들이 달라졌다. 여행을 가면 여행지의 고양이를 꼭 찍어오게 되었고, 고양이가 담긴 서적과 문구 앞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곤 했다. 그 소소한 것들이 쌓여 몇 년 뒤에는 고양이를 입양했다. 고양이를 모르던 시절, 여행을 더 자주 다녔고 통장 잔고는 오로지 나만을 위해 쓰였다. 그 시절이 그립냐고? 그럴 리가. 고양이의 멋짐을 알게 되어버린 몸은 되돌릴 수 없다. 남의 이야기일 것 같다면 오늘 밤 귀갓길 조심하시길. 치즈태비 고양이가 의뭉스러운 얼굴로 문 앞에 앉아있을지도 모르니까. CREDIT에디터 이은혜 그림 지오니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1-03 16:38:29 #LoveWins COVER STORY#LoveWins 고양이는 음습한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혐오에 내몰려 구석을 찾았을 뿐. 이제는 좀 함께 살자고한 뼘 정도의 곁은 주자고당신에게 손을 내밀어본다. 사랑은 혐오를 녹이니까.사랑은 언제나 이기니까. CREDIT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1-03 12:08:17 장터에도 묘연은 있다 밤잠은 꼭 할머니 곁에서 겨울이 한 보 앞으로 가로등 아래서 주인 기다리던 로등이 입… 7화 Shall We Kiss? 고양이와 웨딩피치의 상관관계 #LoveWins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