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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09: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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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09: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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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6 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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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5 11: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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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5 11: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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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4-11-25 1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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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얕보다가 큰코다치는 고양이 탈장
- 얕보다가 큰코다치는고양이 탈장 탈장이란 신체의 벽을 구성하는 부분에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틈이 발생해 체내 장기 일부가 빠져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부위와 정도에 따라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평생 동안 잠재적인 위험요소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탈장은 보통 고양이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는 만큼 흔히 듣는 병명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관심과 주의를 요하는 질병이다. 글 동물메디컬센터W 김방창 원장일러스트레이션 박혜미 탈장이 생기는 이유탈장은 흔히 위?소장?대장과 같은 소화기 장기가 체표면의 근육 밖으로 튀어나오는 질병으로 여겨지지만 장뿐만 아니라 복강 내 지방조직이나 복막 등이 빠져나오는 경우도 탈장에 해당된다. 발생 부위에 따라 발생 원인이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생긴다. 태어날 때부터 체표면에 틈이 발생한 경우가 많은데 고양이가 성장하면서 개선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남는다.한편 후천적 원인으로는 교통사고, 낙상, 뾰족한 물질에 의한 찔리는 등의 사고로 인해 생기는 외상이 가장 흔하다. 신체 벽을 구성하는 근육이 얇아진 부위에 갑자기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서 탈장이 발생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타구니나 항문 주위의 근육 벽이 얇은 상태였고 나이가 들면서 더 얇아지다가 배변이나 임신 등의 이유로 복압이 상승해 근육 벽에 틈이 생기면서 탈장이 일어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탈장의 종류는 부위에 따라 구분되는데 고양이의 경우 선천적인 탈장으로는 제대 탈장과 서혜부 탈장이 주로 나타나고 개와 비교했을 때 회음 탈장은 발병비율이 낮지만 횡격막 탈장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때 선천적인 탈장은 발생 부위가 일정한 편이며 외상에 의한 탈장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부위에 나타날 수 있다. 탈장일까 아닐까?고양이는 유독 뱃살이 많이 찌는 동물 중 하나로 탈장이 심하지 않거나 뱃살이 너무 많다면 탈장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유선부위나 사타구니 부위의 종양 및 림프절과 혼동되기도 한다. 특히 암컷고양이는 발달한 유선으로 인해 혼선이 오는 경우가 더 많다. 배 쪽에서 탈장이 주로 생기는 부위는 배꼽과 사타구니로 이중 사타구니에서 발생하는 탈장인 서혜부 탈장이 뱃살이나 종양과 비슷해 보일 수 있다.탈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우선 배의 좌우측이 대칭인지 확인해야 하며 고양이가 몸을 일으켜 세우거나 배에 힘을 줄 때 유독 배꼽이나 사타구니 부위가 평소보다 불룩해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뱃살이나 종양은 크기가 변하지 않지만 탈장은 상황에 따라 크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탈장이라 하더라도 탈출된 장기의 양이 많다면 딱딱하게 만져지고 종양과 구분이 어려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탈장일 경우 사타구니 한쪽 또는 양쪽으로 불룩해진 부위를 손으로 가볍게 복벽 쪽으로 밀어 넣으면 볼록한 부위가 사라졌다가 손을 뗐을 때 다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탈장이 의심된다면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탈장 부위를 과도하게 만지다가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탈장은 동물병원에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진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전문적인 촉진과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도록 하자.만약 평소 불룩했던 부위가 원래는 지방처럼 말랑말랑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크기가 커지고 딱딱해졌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복강 내 장기들이 한꺼번에 많이 빠져나와 다시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장과 같은 장기가 탈장돼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5~6시간 이내에 괴사가 일어나며 장기의 일부를 잘라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조기 발견이 답탈장을 치료하는 방법은 탈장이 생긴 부위를 닫아주는 외과 수술이 유일하다. 치료 후 재발률은 낮지만 성호르몬이나 고령의 나이 탓으로 체벽을 이루는 근육이 약해진 상태라면 재발 가능하며 수술한 탈장 부위 이외의 부위에 탈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탈장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이 힘들어 조기에 발견하고 교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횡격막 탈장의 경우 촉진만으로 진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증상을 잘 관찰해야 한다. 고양이가 어리거나 최근 큰 외부 충격을 받았다면 호흡이 가빠지지 않는지 살펴본다. 특별한 원인 없이 구토를 하거나 식욕이 떨어지지는 않는지도 관찰이 필요하다.선천적인 탈장은 생후 1년 안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호자들이 치료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있던 탈장인데다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탈장 부위가 커지고 주변 근육이 얇아지면서 많은 양의 복강 장기가 갑작스럽게 탈출할 수 있다. 심각한 탈장이 방치되면 장기 파열이나 감염 등으로 인한 패혈증이나 쇼크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탈장으로 진단됐다면 심각한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치료받는 게 좋다. 횡격막이나 회음 탈장의 경우 수술이 비교적 복잡하고 어렵지만 체표면에 발생하는 탈장 대부분은 간단한 수술로 교정이 가능하며 수술 시간도 짧다. 중성화 수술이나 스케일링, 기타 가벼운 수술을 받는 경우 마취 부담이 크지 않다면 탈장을 함께 교정할 것을 권한다. 글쓴이?김방창 원장 (www.animalw.co.kr|http://blog.naver.com/animalw8275)동물메디컬센터W 원장, 내과 및 고양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 STORY | 2014-11-26 09: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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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이집트에서 온 장난꾸러기 아비시니…
- 당신의 고양이는 고대 이집트에서 온 장난꾸러기아비시니안 고대 이집트의 궁에서 왕족에게 사랑받던 고양이가 있다. 그 이름은 아비시니안. 얼핏 퓨마를 닮은 외모를 가진 아비시니안은 그 모습에서 풍기는 매력과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고대뿐 아니라 현대의 사람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고대 이집트에서 기원당신의 고양이 아비시니안은 1868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부터 영국군이 자국으로 데려와 전해진 고양이다. 에티오피아의 옛 이름인 아비시니아(Abyssinia)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궁전에서 기르던 고양이의 후손이라는 설이 있는데, 고대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고양이에게서 아비시니안의 티킹 태비(한 올의 털에 두세 가지 색이 첨가되어 나타나는 무늬)가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는 묘종인 이집션 마우가 아비시니안의 털색과 무늬만 다를 뿐 형태가 매우 흡사해 두 종의 기원이 같을 수 있다는 설도 있다. 이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비시니안은 1900년대 초 영국에서 미국으로 전파되며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다. 와일드한 외모에 뛰어난 운동 신경당신의 고양이는 그 특징인 티킹 태비 때문에 퓨마를 떠올리게 하는 외양을 가졌는데, 그 모양새 뿐 아니라 운동 신경도 퓨마 못지않게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아비시니안의 몸은 날렵한 근육질이며, 폭이 넓고 긴 꼬리와 죽 뻗은 다리를 가졌다. 긴 다리에 비해 발은 작고 단단한 계란형이어서 마치 발레리나의 발과 같다 하여 ‘발레캣’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짧고 매끈하며 촘촘하게 나 있는 아비시니안의 털 빛깔은 짙은 오렌지색의 소렐(Sorrel), 소렐보다 조금 더 짙은 붉은 색 루디(Ruddy), 블루(Blue), 흐린 금색의 폰(Fawn) 네 가지가 공인돼있다. 이 외에도 실버컬러 등의 색깔이 있다. 털을 살펴보면 여섯 개의 티킹 태비 줄무늬가 보이는데, 이를 가리켜 ‘아비시니안 태비’ 혹은 ‘아크티 태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마에는 M자 형의 고리 무늬가 있으며 둥근 머리와 뾰족한 턱은 삼각형을 이룬다. 얼굴에 비해 큰 눈을 가지고 있는데 녹색 또는 황색 그리고 파란색이 대부분이며 눈꼬리가 살짝 위쪽으로 올라가 아몬드를 닮았다. 귀도 몸집에 비해 상당히 커다랗다. 온순한 성격이지만 활발해요!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아비시니안은 ‘키우는 맛’이 있는 고양이다. 어릴 때와 성장했을 때의 성격이 다르고 겉으로 보는 것과 실제 성격이 다른 덕분에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겪었던 것처럼 새끼 때 아비시니안은 장난꾸러기지만 성묘가 돼서는 얌전하고 작은 울음소리의 조용한 고양이가 된다. 외모는 와일드하지만 주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닐 만큼 어리광이 심하고 산책냥이로도 유명해 강아지 같은 고양이로 알려져 있다.영국과 미국에 가면 당신은 반가울 일이 많을 것이다. 당신의 고양이를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아비시니안을 보기 어렵지만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인기종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아비시니안의 팬이 늘어나는 추세다. 당신의 고양이가 가진 매력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챈 모양이다. 털 날림도 적을뿐더러 기억력이 좋아 훈련시키기도 편하니 초보 집사에게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매력 만점 아비시니안을 쉽게 만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 STORY | 2014-11-26 09: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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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와 고양이가 사는 곳
- 마녀와 고양이가 사는 곳타로블라썸 터덜터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이젠 어떡하면 좋을까 깊은 한숨을 쉬다 문득 고개를 드니 자그마한 가게 앞에 서 있다. 안쪽으로 무심히 시선을 던지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려는 찰나, 유리문 너머 고양이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친다. 새하얀 고양이는 신비로운 녹색 눈을 빛내며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여기가 바로 당신이 찾던 곳이에요.” 왠지 모를 힘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서게 되는 이곳은 고양이와 마녀가 살고 있는 카페, 타로블라썸이다.글 이지희 사진 박민성 삶의 이정표, 타로오전 열 시, 아침 일찍부터 타로블라썸의 문이 열렸다. 카페 한쪽에 쳐진 원목 파티션 너머로 타로마스터 ‘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타로 점을 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손님이 찾아온 모양이다. 상담이 이루어지는 동안 또 다른 타로마스터 ‘이지’는 분주하게 카페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타로블라썸은 낮 열두 시부터 밤 열 시까지 운영되는 타로 카페지만 예약손님이 많아 밤낮없이 열려 있곤 한다. 타로하면 얼핏 애정운이 알고 싶은 아가씨들이 먼저 떠오를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각자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손님들을 보며 앉은 자리에서 세상구경을 다 해요. 재미로 타로 점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제일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유학생부터 사오십 대 사업가까지 각계각층의 분들이 오시거든요. 타로카드는 삶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보는 거죠. 운명의 큰 흐름이 있다고 해도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질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와 그에 따른 행동입니다.” 부드럽고 따듯한 힐링, 나리타로블라썸은 타로 카페이자 고양이 ‘나리’의 집이다. 나리의 이름은 일본의 이나리 신사에서 따온 것인데 전설 속에서 흰 여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나리 신처럼 총명해지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름 덕분인지 나리는 카페에서 타로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슬픈 사람들 옆에 가면 항상 핥아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나리의 반려인인 타로마스터 버들은 고양이와 타로를 하는 마녀는 함께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고양이는 풍부한 감수성과 예술성을 가진 이들과 궁합이 잘 맞는 동물입니다. 사람의 감성에 공감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지요. 음악가나 만화가들이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타인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타로와도 잘 맞고요.”타로블라썸의 고양이 나리는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기쁨과 위로를 전해준다. 긴 시간 동안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의 무릎에 올라가기도 하고 상담 중인 테이블 가에 앉아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속삭이는 것처럼 지그시 바라보기도 한다. 어서 왔냐고 반겨주고 품에 안겨 잠이 드는 나리를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된다. 웃는 것보다 더 큰 힐링이 있을까. 고민에 빠져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어쩌면 나리는 가장 큰 행운일지도 모른다.자신을 가지세요타로마스터는 미래를 보거나 궁금한 점을 해결해주는 사람이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점에서 카운슬러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터놓을 수 없던 생각들이 타로마스터 버들, 이지, 모란과 대화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소통이 부족한 외로운 시대이기도 하고 지식을 쌓는 속도는 빠르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 세상이죠. 타로는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타로마스터 버들은 스스로를 독설가라 말하면서도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 시점이라면 최대한 본인이 상처 받지 않는 길을 택하라는 다정한 바람을 전한다. 특히 그녀는 자존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많은 격려를 보낸다. 스스로를 믿고 존중하지 않으면 그 어떤 일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자신을 가지세요. 일이든 애정이든 여러분에겐 충분한 선택의 여지가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마시고 현재에 즐거운 일들을 찾으세요. 결말이 해피엔딩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거라 믿으면 잘 될 가능성은 더 커진답니다.”
- STORY | 2014-11-26 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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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떠난 너에게 보내는 편지
- 먼저 떠난 너에게 보내는 편지영화 <구구는 고양이다>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생을 살아가는 고양이. 함께하던 고양이가 먼저 생을 마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늘은 먼저 떠난 고양이에게 생전에 잘 해주지 못했던 아쉬움,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을 편지로 적어 보는 건 어떨까?거기서는 잘 지내니, 사바?네가 떠난 지도 벌써 일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네. 한 바퀴 돌아 벌써 새로운 가을이 시작되려 하고 있어. 고양이는 인간의 세 배 속도로 나이를 먹는다지? 그래도 15년이나 함께했던 네가 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뜰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어. 그래서인지 여태까지도 아직 너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 것 같아. 요즘은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해. 이 불민한 집사와 함께할 때, 너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잡지에 실릴 만화의 마감 시즌이면 마무리 짓는 데만 바빠 너를 챙길 새도 없었지. 그때 넌 얼마나 외로웠을까. 작업실 식구들까지 포함해 사람이 다섯 명이나 있는 집 안에서 마감 때면 너를 바라봐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니 말이야. 사람이 많지나 않았으면 어쩜 덜 외로웠을지도 모를 텐데. 아무래도 너에게 잘못했던 일이 너무 많은 것 같구나.마감이 끝나고 작업실 식구들이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왠지 모를 공허함이 찾아오곤 했었어. 사람들의 체온이 사라진 텅 빈 집. 그 때 네가 있어 주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목욕 후 푹신한 타올 위에 올라앉아 있는 걸 좋아하던 너, 정어리 통조림을 좋아하던 너, 거울 위에 엎드려 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는 나르시시스트였던 너……. 그런 추억들이 남아 있어서인지 네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지 뭐니.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였어이름은 ‘구구’. 작업실 식구들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길래, 재미있겠다 싶어 의미를 맞추는 사람에게 우리 동네의 명물 멘치까스(돈까스) 1년 치를 사주겠다고 했어. 재미있겠지? 그런데 다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 단순하게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을. 어때, 사바 너도 한 번 맞춰 보겠니?사실 구구와 함께 하기까지 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어. 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이는 것은 너를 배신하는 일이 아닐까, 하늘에서 네가 섭섭해 하지는 않을까, 너의 죽음을 잊어버리고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날 게 분명한 고양이를 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어쩔 수 없나 봐. 내 마음 속 커다란 너의 빈자리, 그 자리를 채울 존재가 필요했던 것 같아. 그렇게 외로우면 남자를 만나라고 할지도 모르겠네. 우리 엄마도 그러더라,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솔직히 좋아한다고 말하라고. 하긴, 내 나이가 결혼적령기로부터 한참 지난 나이이긴 하지.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게 일반적인 일이겠지. 그리고 동물도 제 짝을 만나 새끼를 낳는 게 타고 난 본성일 테고. 사바, 너 혹시 그거 아니? 네 중성화수술을 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말이야. 내가 편하자고 네가 가지고 있는 본성을 내 마음대로 막아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수도 없이 고민했었어. 나도 알아, 수술을 하지 않으면 네가 낳을 새끼 고양이들을 내가 전부 책임질 수도 없고 또 네가 무서운 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는 거. 하지만 그래도 네가 태어난 이유가 뭔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중성화수술을 마친 뒤 너에게 많이 미안했어. 구구 역시도 중성화수술을 하려니 또 같은 고민이 들더구나. 그래도 구구와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 얼마 전에는 새 작품을 발표했어갑자기 나이를 빨리 먹기 시작하는 고교 3년생 여자아이의 이야기야. 그렇게 급속도로 늙어 가는 병을 조로증(早老症), 엘레나 증후군이라고 한다더구나.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작품 구상의 계기는 바로 너였어, 사바. 우리 사람보다 세 배 이상의 속도로 살아가는, 세 배 속도로 늙어 가는 네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한 번 추측해 보고 싶었거든. 작품을 준비하면서 작업실 사람들과 함께 노인되기체험이라는 것도 받았지 뭐니. 눈은 침침하고 귀는 잘 들리지도 않고, 몸은 무거워 움직이기도 힘든데다가 허리까지 구부정하게 굽어 있으니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그런데 있잖아, 체험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게 뭔 줄 아니? 그렇게 힘들 때 곁에 대화상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가, 하는 거였어. 친구라는 존재의 필요성이랄까? 사바 너에게 나는 과연 어떤 친구였을지 궁금하다. 나에게 너는 정말로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동반자였는데 너에게는 어땠을지. 받기만 하고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는 것만 같아서 미안해. 멀리 떠나기 전에 더 잘해 줬어야 하는 건데. 또 후회하지 않도록 구구에게는 모든 마음을 쏟으려 노력하고 있어. 사바, 네 덕분이야.그래서일까? 돌이켜 보니 사바 너와 나눈 것만큼 구구와도 많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 사라진 구구를 찾으러 헤매다 공원에서 세이지 씨라는 사람과 만난 일도 그래. 이상한 일이지. 나보다 나이는 어린데(한 열 살쯤?) 세이지 씨를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지 않겠니. 한참 뒤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병원을 이어받으려 인턴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이래. 어젯밤엔 사바 네가 꿈에 나왔어꿈에서 깨자마자 너에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어. 사실 지금 여기는 세이지 씨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병실이야. 큰 수술을 받았거든. 세이지 씨에게 진료를 받고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지 뭐니. 태어나 병원 신세 한 번 지어 보지 않았던 내가 그렇게나 큰 병에 걸릴 줄 누가 알았겠어?있잖아 사바, 네가 꿈에 나온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야. 요즘 그만큼 더 네가 그리웠나 봐. 어쩌면 사바 네가 나를 부른 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 꿈에서는 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너로부터 듣던 예전의 이야기들, 과거의 추억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너는 내게 참 소중한 존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소중한 존재가 내 곁에 있었고 지금도 따뜻한 기억으로 내 안에 남아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이 힘겨운 항암 치료로 한없이 무너져 가고만 있던 나에게 정말로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줬어. 고마워 사바, 고마워.이제 곧 오후 검진 시간이네. 이쯤에서 편지를 마무리 지어야겠다. 아, 사바 너에게만 먼저 알려줄게. 구구의 이름 뜻이 무엇인지. 구구의 의미는 ‘Good Good'이야. 참 단순하지? 고양이 구구는 굿 굿. 사바 너 그리고 구구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존재인지, 나에게 얼마나 좋은 존재인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란다. 좋은 고양이 사바, 고마운 고양이 사바. 그럼 나중에 만나자. 글 이대훈일러스트레이션 조가영
- STORY | 2014-11-25 11: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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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
- 핀란드 거리에는 고양이가 없다방송인 따루 나그네 고양이만 있을 뿐 길에서 나고 자라는 고양이는 없다. 핀란드는 그렇다고 따루가 말했다.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에 출연해 한국인 못지않은 막걸리 사랑과 걸쭉한 입담을 자랑했던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이하 고보협) 회원이기도 한 애묘인 따루가 겪었던 핀란드와 우리나라의 반려문화를 들어보고자 마포구 서교동으로 향했다. 그곳에 그녀가 운영하는 ‘따루 주막’이 있다. 주막에 들어서자 마침 밥을 먹으러 온 길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따루가 입고 있는 앞치마에 그려진 고양이 중 하나란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가슴엔 고양이 가족이 자리 잡고 있었다.가게 분위기가 남다르네요. 이국적이에요.핀란드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어요. 일본 우산 하나 빼고 소품 다 핀란드 꺼 아니면 한국 거예요. 핀란드 자작나무랑 순록 그림 있고요, 캐릭터 무민도 있고. 호랑이 그림은 제가 좋아해서 많이 갖다놨어요. 멋있잖아요.고양잇과 동물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시골에서 컸기 때문에 동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동물 다 좋아하는데 고양이를 어렸을 때부터 키워서요. 지금도 핀란드 집에 우리 엄마 아빠랑 고양이가 있고요. 15살 된 할매예요.특별한 반려동물도 있었다던데요.네, 우럭을 키웠어요. 이름은 뚜루예요. 죽은 지 1년 정도 됐는데 아직은 냉동실에 있어요. 묻어줘야 되는데…….고양이를 키우고 있진 않으세요?지금은 못 키우고 있어요. 핀란드 자주 왔다 갔다 하니까요. 집에서는 잠만 자고, 주로 주막에서 시간을 보내니까 대신 여기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거예요.따루 씨가 키우는 거나 마찬가지네요.전 그렇게 생각하지만 얘네들은 그런 생각 안 할 거예요. 밥 주고 놀아주고 하는데 만지지는 못해요. 고양이들이 싫어해서. 그래도 놀 때는 제 다리에 막 올라타요. 다리는 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쵸?앞치마에 그려진 고양이가 따루 씨가 돌보는 아이들인가요? 소개 좀 해주세요.여기에 밥 자주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네 마리 있어요. 엄마랑 새끼 세 마리. 엄마가 예뻐서 이름이 ‘태희’예요. 태희가 작년 추석에 아기를 다섯 마리 낳았는데 한 마리는 무지개다리 건넜고 한 마리는 다른 사람이 데리고 가서 키우고 있어요. 남은 세 마리 이름은 검둥이, 고등어 무늬 순신이, 흰둥이예요.길고양이를 언제부터 챙기신 건가요?가게 운영한 지는 4년 되어 가는데 2013년 겨울부터 태희가 오기 시작하면서 묘연을 맺었거든요. 뚜루가 딱 죽었을 때쯤 나타났어요. 그래서 전 태희가 뚜루라고 생각해요. 태희가 처음 왔을 때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가게로 내려오는 계단 밑에 세탁기가 있는 작은 방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밥을 주게 됐어요. 사실 그전까진 길고양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어요. 핀란드엔 길고양이가 없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거든요.핀란드에는 길고양이가 없다니 신기하네요.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어요. 이상하게, 여기는 고양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떻게 이렇게 작은 고양이를 무서워할 수가 있지? 저희 손님 중에도 제가 고양이 밥 주고 있으면 못 들어오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러는 분이 있어요. 그럼 “얘가 손님을 더 무서워하니까 그냥 지나가면 된다”고 말해요.우리나라에서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거든요.핀란드에는 고양이 미신도 없어요. 결혼했다고, 임신 했다고 해서 고양이 버리는 사람 못 봤고요. 오히려 동물 있으면 아기한테 더 좋다고 생각해요.톡소플라즈마에 대한 오해 말씀이시군요.네, 한국에 감염 사례 한 번도 없었고 실제로 감염되기도 힘든데 근거 없는 미신들이 많아서 안타까워요.왜 이렇게 다를까요?동물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아이도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동물은 오죽하겠어요. 개한테도 그래요. 아무 교육도 안 시키고 밥만 주면서 그냥 묶어 놓는 개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촬영하러 갔다가 그런 개를 만나면 반려인한테 산책하러 가도 되냐고 물어봐요. 그럼 그런 개 아니라고, 집 지키는 개라고 해요.그런 개가 따로 있겠어요. 모두 다 같은 생명인데…그렇죠. 반려동물은 소유물이 아니라 가족이에요. 한국에 고양이 집사란 말이 있잖아요. 핀란드에서 우리 가족도 고양이 집사예요. 고양이가 왕이에요.핀란드 집에서 반려하는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마우너. 핀란드 옛날 대통령 이름이에요. 제가 왠지 고양이한테 대통령 이름 잘 붙이는 거 같아요. 밥 주는 길고양이한테도 명박이라고 붙이려고 하니까 안 된다고, 대통령 이름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고 주위에서 말렸어요.그 이름은 진짜 안 될 것 같아요. 마우너는 어떤 고양인가요?무뚝뚝해요. 이제 할머니여서 느릿느릿하고. 고양이 나잇살 있는지 몰랐어요. 뱃살이 좀 생겨서 뛰면 배가 왔다 갔다 하는데 귀여워요. 마우너는 아빠한테 꾹꾹이 하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손톱 세우고 해요. 아빠 배를 보면 살짝 할퀸 자국들이 있어요. 저한테 할 때는 먼저 수건을 깔고 하라고 하죠.보고 싶으시겠어요.그럼요. 그런데 희한한 게 1년 만에 가도 날 알아봐요. 이번에 가도 알 것 같아요.핀란드에선 어떤 고양이를 만날 수 있나요?섞인 애들이 제일 많아요. 품종이 아닌 고양이를 핀란드에선 ‘시골 고양이’라고 불러요. 길에서 사는 고양이를 말하는 건 아니고요.우리는 처음에 도둑고양이라고 불렀잖아요. 그러다 길고양이로 바뀌었고. 단어가 의식을 지배한다는데. 핀란드는 그런 단어가 아예 없나 봐요.가게 앞에 고양이가 있으니까 손님들이 물어봐요. 그거 도둑고양이냐고. 그럼 제가 말해요. 도둑고양이는 없다고. 여기서 사는 애라고.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닌데. 쓰레기통도 안 뒤지고 잘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핀란드에선 길고양이란 단어 대신 ‘나그네 고양이’라고 불러요. Kurkukissa[꿀꾸끼싸]. Kurku가 돌아다니는 거 kissa가 고양이. 그런데 나그네 고양이를 길에서 보긴 힘들어요.‘버린다’란 개념이 아예 없어서 그럴까요?일단 키우면 끝까지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버리는 사람도 있긴 있겠지만 사회 이슈가 되거나 주위에서 본 적은 없어요.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핀란드도 방학이 끝나면 유기묘가 생긴대요. 6월부터 방학인데 새끼 고양이가 많을 때잖아요. 그때 애들이 고양이 키우고 싶다 해가지고 키우다가 학교 시작하면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도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시키진 않아요. 시나 군마다 무조건 보호소 하나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한국과 다르게 길 잃은 동물들이 주로 와요. 여기서 개는 90% 이상 원래 반려인을 찾는대요. 나머지는 입양 보내고. 고양이는 80% 정도라고 하더라고요.우리나라 반려문화 중에서 핀란드보다 좋은 부분은 없을까요?한국 사람들은 올인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한 가지 꽂히면 안 해주는 게 없어요. 전 고양이 키우면서 캣타워 같은 고양이 용품 사본 적 없거든요. 고보협 쪽에 마음이 좋으신 분들도 되게 많고요.그렇다면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요?얼마 전에 20평 아파트에 강아지 100마리 키우는 사람 TV에서 봤어요. 구청에서 사람이 왔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대요. 왜 못해요. 핀란드 같으면 학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제로 못 키우게 하고 동물은 입양 보냈을 텐데. 핀란드에선 동물을 학대하면 벌금, 집행유예, 징역 등을 선고하고 그 외에 동물을 키우면 안 된다는 금지령을 내릴 수 있어요. 평생 못 키우게 할 수도 있고요. 또 공장처럼 강아지 낳게 하는 것도 문제예요. 핀란드에서도 가끔 그런 사람 적발돼요. 그러면 범죄니까 잡혀가서 처벌받죠.우리나라보다 동물 보호법이 잘 마련돼 있군요.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더 보강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보다는 동물에 대한 법이 강력하게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요. 한국은 동물을 해치더라도 보통 가벼운 벌금에서 끝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에 인천에서 잡힌 불법 번식장 업자 벌금 100만원 나왔다고 들었어요.계속 노력하는 분들 덕분이겠죠. 우리나라의 고양이가 더욱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우선 사람들 인식 자체가 개선 돼야 해요. 동물이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 버려야 할 거 같고요. 길고양이 같은 경우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굳이 해치진 말아야 해요. 또 고양이 학대하는 사람들 강력처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고양이를 친구나 내 아기처럼 생각하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요. 정보도 중요해요. 몰라서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정교육도 필요하겠죠. 엄마 아빠가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에게 전달되거든요.책임질 수 없다면 아예 키우지 말라는 주장도 있잖아요.그런 거 만들어야 될까요? 제가 술 관련해서 술 먹을 수 있는 자격증 만들자는 우스갯소리 한 적 있어요. 운전면허처럼 반려동물 면허가 있으면 어떨까요? 기본 지식을 공부한 다음에 평생 동안 책임지겠다고 선서하고. 동물에게 시간도 충분히 내줘야 하는 거예요. 집에 그냥 묶어 놓는 게 아니라.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봐야 될 거 같아요. 중성화 수술도 해야 하니까요.핀란드에서도 고양이 중성화 수술이 보편적인가요?새끼를 감당할 수 없으면 해야죠. 우린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고양이도 시켰고요. 핀란드에 고양이를 사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 동네 같은 시골에 가면 마트에 게시판이 있어요. 게시판 통해서 마을 사람들이 별 걸 다 팔아요. 책도 팔고 차도 팔고. 고양이 새끼 낳았으니까 관심 있는 사람 연락 주세요. 그러고 고양이를 그냥 줘요.만약 고양이를 보내야 한다면 어느 나라로 보내시겠어요?핀란드로 하면 너무 속 보이니 독일이 좋지 않을까요? 전반적으로 동물 복지가 잘 돼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한국에는 어떨까요?그좋은 분이 있다면 보내주고 싶어요. 여기도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요. 글 이청사진 박민성자료협조 따루
- STORY | 2014-11-25 11: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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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맞춤으로 시작된다. 고양이의 날
- 뒷골목 고양이 눈 속에 두려움이 피어났다. 인간이 심은 씨앗 탓이다. 고양이가 사는 공간을 앗아간 것도 모자라 소리를 지르고 빗자루를 휘둘렀다. 덕분에 도시의 그림자는 고양이의 몫이 됐다. 인기척이 사라지면 그제야 주린 배를 채우러 나서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 길고양이. 그러나 그들에게 눈을 맞추고 영역을 지켜주면 다르다. 어느새 경계를 풀고 자신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루만이라도 고양이처럼 낮게 앉아 바라보자. 치켜든 턱을 내리고, 꼿꼿이 편 무릎을 잠시 굽히니 조금 더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본디 아름답던 공존의 세상, 우리의 세계다.기다리고 기다리던9월 9일은 고양이의 날이다.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고경원 기자가 진두지휘하는 고양이의 날 기념 기획전도 어김없이 열린다. 6년 째 한결같다. 고양이 전문기자인 그녀는 1년 중 하루만이라도 세상이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길 바랐다. 소위 아홉 개의 목숨을 가졌다는 고양이지만 길에서 사는 그들의 삶은 고단하기만 했다. 단 한 번의 생이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누렸으면……. 그래서 아홉 구(九)와 오랠 구(久)의 음을 따 9월 9일을 고양이의 날로 삼았다.계기는 2008년 거문도 고양이 사건이었다. 거문도의 고양이가 너무 많이 번식해 살처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납득할 수 없었다. 공존의 길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 일본 고양이 작가 다나카 노부야를 섭외해 2009년 제1회 고양이의 날 기획전 ‘섬의 고양이’를 기획했다. 그동안 ‘가족’, ‘생명’, ‘고양이, 길에서 만나다’, ‘고양이를 여행하다’를 주제로 매해 전시를 이어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고양이, 섬을 걷다’. 김대영·박용준 작가가 함께 했다. 세 작가는 각자 자신의 시선에서 섬 고양이를 담았다. 김대영 작가는 제주에 사는 사람의 시선으로 제주도 고양이를 찍었고, 박용준 작가는 여행 작가로서 바라본 일본 고양이를, 고경원 기자는 애묘인이자 고양이 기자로서 만난 국내와 일본 섬 고양이를 찍었다. 9월 5일부터 14일까지 종로구 갤러리 가비 2층에서 진행되는 사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속 고양이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고경원, 부산 동백섬고경원, 제주 가파도그렇다. 알고 보면 고양이란참 느긋한 동물이다. 쥐를 잡을 때 날랜 동작이 혹시 연기는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평소 고양이의 모습은 시루떡을 닮았다. 바닥에 눌러 붙은 시루떡. 시골집 대청마루에 드러누운 고양이나 현관 타일에 볼을 부비는 고양이를 보고 있자면 “네놈 팔자가 상팔자구나”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거리의 고양이는 다르다. 굶주린 눈빛이 매서우면서도 처량하다. 떠밀린 그네들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르겠다. 고경원 기자가 만난 고양이는 어떨까.고 기자는 2002년부터 길고양이 사진을 찍었다. 워낙 고양이를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키우진 못하던 시절이었다. 대신 카메라를 갖고 다니다가 길고양이가 눈에 들어오면 틈틈이 찍곤 했다. 한 고양이와 만나기 전까지는 흔한 애묘인일 따름이었다.그해 7월 늘 지나치던 동네 화단에서 ‘행운의 삼색고양이’를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면 놀라서 도망가던 고양이와 다르게 그 고양이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서로 눈높이를 맞추고 바라보기를 40여 분. 그 긴 시간동안 둘은 서로를 응시했고 마음을 나눴다.“1m 거리에서 고양이는 팔짱을 낀 채, 저는 무릎을 꿇은 채 있었던 거예요. 그 시간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 거 같아요. 고양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고양이를 우연히 찍었다면 삼색 고양이를 만난 이후부턴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게 됐어요.”화단의 뒤로 돌아가자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서 외부와 차단됐던 은신처가 보였다. 그녀를 발견한 고양이들은 겁을 내고 경계했지만 그녀가 몸을 낮추고 움직이지 않자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고양이가 안심할 수 있는 거리를 두고 관찰하며 마음을 주고받았다. 관심은 화단에서 마을로, 지역으로, 세계로 이어졌다. 그렇게 고양이를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로 쓰다 보니 2007년 첫 번째 책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시작으로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작업실의 고양이],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등을 연이어 발간하게 됐다. 박용준, 일본 아이노시마박용준, 일본 아이노시마고양이는 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행운의 삼색 고양이를 만난 지도 벌써 12년이다. 고양이를 위해 꾸준히 활동하면서 변화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처음 고양이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여자가 카메라 하나 들고 후미진 골목을 다니질 않나. 땅바닥에 쭈그려 앉거나 누워 있으니까요.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때론 고발 파파라치인 줄 알고 오해를 사기도 했어요.”당시만 해도 특이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응원해 주고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고양이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고양이용 가구 디자이너, 상품 제작자 등. 캣맘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모든 사람이 다 동물 운동가의 방법을 따를 순 없어요.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래 애정을 갖고 고양이에 대해 한 마디씩 할 때 차츰차츰 변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창작활동을 통해서 다른 분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고요.”그녀는 사진이 가진 힘을 믿는다고 했다. 언론에서 흔히 보도되는 도시 무법자, 해충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회가 있고, 그 속에 희로애락을 간직한 생명임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고양이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길고양이를 향한 나쁜 시선을 바꾸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바라보고 눈을 마주치고 깨닫게 되면 변화가 시작된다. 지금도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도둑고양이란 말을 길고양이로 고친 것처럼 고양이의 눈에 깃든 두려움도 조금씩 지우게 되는 그 날을 꿈꾼다. 글 이청사진 박민성자료협조 고경원·김대영·박용준
- STORY | 2014-11-25 1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