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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10 12: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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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05 1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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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04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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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6-03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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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5-29 13: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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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5-28 11: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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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05-27 12: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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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치는 작지만 내 마음 속커다란 존재에…
- 나 의 작 은 고 양 이 m o n p e t i t c h a t 덩치는 작지만 내 마음 속커다란 존재에 대한 이야기 모든 게 힘들게 느껴졌던 그 날….내게 고양이가 조용히 다가와 궁둥이를 붙이고 털썩 누웠다. 팔에 닿은 고양이의 털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간지러운 온기를 느끼며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그거 별거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표정으로 몸과 발을 그루밍한다.내가 돌봐 주어야 하는 작은 고양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어느새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커다란 존재가 되어있었다.? ?프레디와 가지 그녀보다 작고 어렸지만, 이제는 그녀보다 나이 든 고양이 프레디와 뚱냥이 (싸)가지.똥꼬발랄 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는 따뜻한 해가 드는 창가에 조용히 모여서 광합성을 한다.그녀는 빨리 꽃 피는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며 창밖을 본다. 두 고양이는 나갈 일도 없으면서도 몸단장하기 바쁘다.나도 그녀와 함께 기도한다. 내년에도 그다음 봄에도 오늘 같은 날이 계속되길….? 다로두 여자와 함께 사는 멋진 턱시도 고양이.특기는 날벌레 사냥이고, 반짝이는 빵끈을 좋아한다.기분 좋을 때 부르는 골골송으로 두 자매를 행복하게 해준다.그녀들처럼 나도 가만히 숨을 죽이고 귀 기울여 본다.그르릉~ 그르릉~? 꾸꾸오래전 대학로 골목길에서 우리를 보고 발라당 눕던 집 나온 고양이가 있었다.“냐아아옹~” 겨우 나오는 갈라진 목소리가 길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우리 집에서 두 달 정도 임시보호 후에 지인이 입양했다.꾸꾸는 새 동거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쑥쑥 컸다. (옆으로) 구석에 누워있으면 벗어놓은 털 실내화 같았는데, 어느 사이 소파 위의 쿠션같이 커졌다.복실복실한게 만지고 싶게 생겼다. 통통한 찹쌀떡 같은 발을 조물조물 만졌다가, 곧게 뻗은 수염도 살짝 당겨본다.깃털 부채 같은 꼬리가 살랑~ 바람을 일으킨다.? 모키 통통한 꼬리와 짧고 두툼한 발 그리고 커다란 얼굴을 가진 고양이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집을 나와 방황하는 걸까? 한동안 수소문했지만, 가족을 찾을 수 없었다.카페모카를 좋아하는 그녀. 모키라는 이름으로 고양이를 부르기 시작했다.모키는 여전히 골목길을 누비며 길고양이들과 골목대장 놀이를 한다.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와 그녀의 커다랗고 귀여운 고양이가 된다.? 설기씨 2008년 어느 가을, 바싹 마른 길고양이가 친구의 품에 안겨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푸석한 얼굴에 분홍 코가 반짝였다. 흰털 위에 까만 콩 몇 개를 올려놓은 모양이 백설기 떡 같았다.백설기, 설기라고 이름을 지었다.그 날 이후 우린 서로 의지하며 10년을 같이 살고 있다.? CREDIT?글·사진 에이치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6-10 12: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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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장 깨서 영혼 찾기
- 꽃 개 네 트 워 크 도장 깨서 영혼 찾기 아내는 아침을 하고 있었고 늦잠을 잔 나는 꽃개를 보고 있었다. 안방 화장실 통로 문에 스핑크스처럼 기대앉은 꽃개는 해를 보고 있었다. 낮게 뜬 겨울 해는 눈높이에서 우리 집을 비추고 있었다. 꽃개는 회상에 잠긴 것처럼 가늘게 뜬 눈을 깜박거리며 그 자세를 유지했다. 갈색 눈동자는 촉촉하게 젖었고 눈 밑 털 역시 눈물이라도 흘린 양 젖어있었다. 꽃개의 영혼나는 일어나 화장실 통로 문을 여는 대신 꽃개가 언제까지 저러나 지켜봤다. 해를 마주보는 건 사람한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저런 식으로 봤다면 재채기를 했을 것이다. 꽃개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 정확히 무슨 생각으로 고층 아파트의 동쪽 측면을 가로지르는 황홀한 빛의 덩어리를 보고 있었을까?인간은 언어의 동물이다. 내가 꽃개와 다른 유일한 점은 ‘언 어’를 사용하는 데 있다. 인간은 언어로 세계를 인식하며 우주의 기원까지 밝혀가는 중이다. 빅뱅부터 블랙홀까지. 개념을 언어에 담아 발성하는 순간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건처럼 받아들여진다. 죽음이 두려웠던 인간은 신과 영혼이란 말까지 만들어냈다.동물도 영혼이 있을까?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던 나는 문득 아내에게 꽃개한테는 영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금 식탁 밑을 지나간 꽃개한테서 그렇다고 말할 근거를 본 것같다고.새벽 1시의 귤식구가 모두 잠든 밤에 나는 갈증을 느꼈다. 생일 선물로 장만한 헤드폰을 끼고 독서 중이었다. 꽃개도 우리 사이에 끼 어 자고 있었다. 조용히 침대를 빠져나온 나는 주방 아일랜드 식탁에 있는 귤을 집어 들었다. 과일바구니는 주부들의 로망이다. 나는 침실에서 흘러나오는 독서등 불빛에 의지해 귤을 깠다. 한 조각을 떼어내 입에 넣는데 ‘털썩’ 하고 뭔가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척척척척’ 발소리와 함께 꽃개가 다가왔다. 내 앞에 차렷 자세로 앉은 녀석이 나를 봤다. 어둠 속에서 녀석의 갈망하는 눈빛이 레이저처럼 나를 지졌다. 남 먹는 거 쳐다보는 추잡한 녀석. 애견인 열에 아홉은, 아니 100명 중 99명은 아무런 내적 갈등 없이 귤을 내줄 것이다. 아까워서 안 주는 게 아니다. 여기서 귤을 주면 녀석은 귤을 먹을 때마다 나타나 달라고 할 것이다.차렷 자세로 앉아 쳐다보면 내가 먹던 걸 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녀석의 머릿속에 ‘심게’ 된다. 좋은 버릇이라고 할수 있을까?또한, 꽃개는 아로니아도 무척 밝힌다. 식구들이 아로니아와 요거트를 믹서기로 갈아 먹고, 나머지를 꽃개한테 주는데 이렇게나 밝힌다. 하루 2회, 2컵의 사료로 끝나는 극도로 제한된 배식을 받는 꽃개가 개껌을 무시한 장면은 충격그 자체였다. 다섯 가지 음식을 주면 꽃개는 맛있는 것부터 차례대로 먹을 것이다. 나만큼이나 명확한 ‘요구’를 지녔다.? 도장 깨기주말마다 찾는 애견 공원은 대형견과 소형견 구역이 분리돼 있다. 소형견 구역에 있는 꽃개가 대형견 구역에 있는 보더콜리에게 도장 깨기를 제안하는 장면이다. 개(동물)는 인간과 달리 언어를 쓰지 않는다. 꽃개는 세차게 짖을 뿐이다.그런데 알아들은 것처럼 꽃개의 요구에 응하는 개들이 있다. 결국 꽃개는 사진처럼 대형견 구역의 개를 자극해 달리는 데 성공했다. 울타리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죽어라 달린다. 합이 잘 맞으면 3회, 4회까지 왕복한다. 보더 콜리를 시작으로 차우차우, 샤페이, 스탠다드 푸들, 진돗개, 시바견이 이 게임에 응했다. 둥이 아빠가 이것을 ‘도장 깨기’ 라고 한 것은 그 뒤로는 그 친구들을 보지 못해서다. 꽃개는 우리가 프리스비를 해주지 않자 이 게임을 고안해냈다. 뛰는 걸 좋아해 그런 거라면 드넓은 공원을 혼자 질주하면 됐을 것이다. 꽃개는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대형견과 경주하는 쪽을 택했다. 그 자신의 판단으로. 독수리꽃개는 땅을 파듯 전력을 다해 이불을 판다. 이불에 숨겨진 독수리 인형을 꺼내고 있었다. 아내는 그 모습이 귀여워 인형을 이불 속에 일부러 감출 때도 있다. 먹이라도 포획한 걸까? 인형들의 수명은 길어야 사흘이었다. 배를 잡아 찢어 솜이 터져 나오면 버릴 수밖에 없었다. 프리스비를 마친 독수리는 구석으로 물고 가 핥아줬다. 어디 다치지는 않았나 보살피듯. 곁에 두고 잘 때도 있었다. 무엇이 더 애정하게 했는지는 몰라도 저 새 인형은 꽃개랑 2년을 함께 했다. 어쩌면 독수리 인형을 찾아 이불을 파는 꽃개의 모습은 먹이를 포획한 게 아니라 동료를 구하는 걸 수도 있다.가족꽃개가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몰라도 우리를 ‘가 족’으로 인식하는 건 확실하다. 2년 전, 나는 A형 독감에 고생했던 적이 있다. 꽃개는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 는지 소파와 나 사이에 낀 채로 있었다. 이대로 보내줄 수는 없다는 듯 꼭 붙어있었다. 그뿐인가. 아내와 아들이 잠시 친정에 간 날이면, 꽃개는 가족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얼마나 애착이 강하고 간절한지 그 마음이 내게 고스란히 느껴 진다. 꽃개는 우리를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반신반의하는 아내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꽃개는 소파에서 자기 집으로 갈 때 직선으로 가지 않아.코로 내 발등을 찧거나 당신 다리 사이로 몸을 통과해서 가잖아. 삥 돌아서 가다가 멈추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발을 들기도 하고 발톱을 세워 말발굽 소리를 내기도 내면서 우리가 자신을 봐주길 바라지. 녀석이 소파에서 집으로 가는 과정엔 우리가 있어.”? CREDIT?글·사진 BACON에디터 윤태리, 이제원?
- STORY | 2019-06-05 1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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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 련 사 의 개 , 바 리
- 훈 련 사 의 개 , 바 리 유기견 바리와 훈련사가 된 아빠 바리와의 첫인사 군견 병으로 군 생활을 보내며 내 인생의 길이 바뀌기 시작했 다. 법대를 다녔던 나는 지루한 법을 배우는 것보단 개들과 지내는 게 더 좋았기에 결국 나는 전공을 바꿔 애견 관련 학과로 옮겼다.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어머님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오셨다.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 어머님은 교회에서 데리고 왔다고 하셨다. 당시 어머님이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 유기견 한 마리를 데려와서 키우시게 됐는데 똥오줌도 못 가리고 화초도 물어뜯고 온갖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골치만 썩히고 있던 녀석이라고 한다.마침 내가 애견학과에 다닌다는 것을 들은 목사님이 그 강아지를 키워보라며 우리 집에 보내게 된 것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발바리가 떠올라 이름은 바리가 되었다. 피식 웃음이 나긴 했지만 그렇게 나와 바리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첫 번째 위기 여름방학이 끝나고 바리를 데리고 학교에 갔다. 당시 학생들의 개들은 대부분 유명한 품종견이었다. 유기견 출신에 믹스견인 바리를 좀 창피하게 여기기도 했던 건 사실이다.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깐. 오히려 나에게는 기회이기도 했다.품종이 있는 개들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 나의 능력을 더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덕분에 학업에 더열중할 수 있었다. 매일 바리와 함께하며 교육을 해나갔다.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바리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병원에 데려가서 확인해보니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다. 예방접종을 간과하고 있던 나 자신이 너무 미웠었다. 힘들어하는 바리를 혼자 두고 학교에 갈 수가 없어서 수업도 빠지고 옆에? 붙어 있었다. 옆에 붙어 있더라도 내가 딱히 해줄 건 없는데 말이다. 마주치기만 해도 꼬리를 칠 정도로 좋아하는 아빠가 그저 곁을 지켜주는 게 바리가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너무 고맙게도 기력을 차리기 시작한 바리는 밥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간신히 살아서 내 곁에 있을 수 있었다. 이후로 예방접종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는 항상 강조하며 꼭 챙기고 있다.그 후 바리와 나는 훈련동아리에도 가입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바리와 열심히 노력한 결과 어질리티 대회에서 1등을 했다.‘그래 바리야! 우리가 해냈어.’? 두 번째 위기 취업하면서 바리와 떨어져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기숙사에 산다거나 또는 직장 근처에 마련한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울 수 없었기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날이 많았다.그러다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펫샵에 취직하게 되었다. 바리 와의 동반 출퇴근을 허락받고 같이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유기견 출신의 바리와 훈련사 자격증을 가진 나의 조합은 손님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농담으로 바리 얼마에 파실 것이 냐는 소리도 들을 정도였다. 그렇게 바리와 나는 잘 지냈다. 하지만 다른 점포로 발령이 나면서 또 바리와 떨어져 지내게 되 었다. 계속 떨어져 지내다 바리 미용을 위해 잠깐 병원에 들렀 었는데 간 김에 심장 사상충 검사를 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아주 좋지 않았다. 바리는 심장 사상충에 걸려 있었고, 그것도 이미 3기로 접어든 상황이었다. 내가 미리 약을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약물치료를 끝낸 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책감이 심했다. 못난 아빠 때문에 또다시 바리를 아프게 하다니….다행히 힘든 치료과정을 버티고 바리는 나아서 다시 내게 돌아 왔다.? 바리와의 12년… 바리와 지낸 지 벌써 12년이 되어간다. 못난 아빠 때문에 바리의 인생은 참 험난했다. 파보바이러스에 감염이 되고 심장 사상충에 감염되고 줄을 잘못 매어서 집 나가 밤새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 나름 훈련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게 기본을 챙기지 못해서 이러한 일들을 겪게 한 나 자신이 한심할 뿐이다. 앞으로 바리와 10년은 더 거뜬히 더 살 예정이지만 바리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다시는 반려동물과 같이하지 않을 생각이다. 나중에 나이 들어 일을 은퇴하고 24시간 온전히 반려할 수 있을 때, 바로 그때 함께 할 것이다. 모자란 아빠 밑에서 고생하게 한 바리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바리야 남은 견생 동안 아빠가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할게.건강하자 바리야!”? 가장 많이 듣는 질문 훈련사인 나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은 “집에서 직접 교육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이다.요즘 인터넷에 강아지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많이 있다.다들 보고 한두 번 따라 하다 실패하면 우리 아이는 안 되는가 보다 하고 포기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에 동물들의 행동과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면서 아이들의 행동을 파악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아이들과 대화하고 교감하면서 교육을 진행해 야지 성과가 뚜렷해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기준으로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판단한다면 아이들과 대화에 오해와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나는 무조건 긍정교육을 하는 편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통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잘한다고 칭찬만 한다면 엇나갈 수 있는데 동물 또한 마찬가지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지적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칭찬할 때와 혼을 낼 때의 구분이 명확해야지 아이들이 이해가 쉽다. 아이들은 말을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억양을 알아듣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톤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교육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의미한 간식이다. 이 부분이 교육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부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무의미한 간식을 통해 문제 행동이 유발된다. 보상에 대한 개념이 없으므로 아이들이 더 삐뚤어지는 역효과를 가질수 있다. 조건 없는 보상보다 올바른 행동을 하였을 때 충분한 보상을 적절한 타이밍에 해주어야 아이들도 성취감을 느끼고더 잘 따르게 된다.교육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불쌍해서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애초에 좁은 집안에 가둬놓는 것 자체가 불쌍 하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의 욕심으로 반려하고 싶어 집안에 있게 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교육이 강아지에게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순이 발생한다. 그 생각을 내려놓고 교육을 시작한다면 문제 행동 교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세상에 문제가 있는 개는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보호자가 있을 뿐입니다.? CREDIT?글·사진 바리아빠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6-04 1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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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쳐도 괜찮아 건강하게만 지내줘
- 워 너 비 밤 요 남 매 사고 쳐도 괜찮아 건강하게만 지내줘 밤바요다가 1살 지날 무렵 아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슬슬 예측이 될 시기였다. 마트에 장보러 가는 내 발걸음 매우 바쁘고 빠르게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분명 집에 가면 장난감이 찢어져 있을 테니까…. 분명 집에 휴지나 장판이 뜯겨져 있을 테니까 하며 말이다.마트를 다녀와서는 어김없이 나는 청소기를 들었다. 마구 집안에 테러한 행동을 하고선 뭐가 그리 신났는지 꼬리 흔들며 집안상태 초토화를 알려주기 때문이다.그러다 어느 순간, 정말 어느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왔는데 너무 가지런한 집안 상태를 보고선 매우 당황했다. 순간 찢어놓은 물건들을 먹었다 싶어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까지 찍어볼 정도였다. 철이 들 무렵 찾아온 그리움처음엔 집안을 안 치워도 된다는 사실에 너무 좋고 밤바요다가 기특했다.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얌전하게 집을 지켜줘서 기분은 좋았지만 내심 녀석들의 상태도 걱정이 되었다.집안을 마구 어지르며, 그 생활을 너무 즐겼던 녀석들이 그냥 공허하게 잠을 잔다던지 또는 엄마가 기분이 안 좋으니까, 하고 싶은데 일부러 참는 건 아닌지 하며 말이다.녀석들이 철이 들어서 나와 우리 가족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파괴를 멈춘 것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정말 활기차게 파괴를 하고선 “엄마!! 이거 봐!!! 내가 했어!”하며, 정말 열과 성을 다해 해냈다는 표정이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괜찮아. 사고를 쳐도 난 너희가 좋아“골든 리트리버는 천사견 아니에요?”천사는 맞지만 나는 분명 아기천사들도 개구쟁이일 것이라고 굳건하게 믿는다. 착하니까 장난을 안 치는 건 아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을 알기에 그게 나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밤바는 너무너무 착한 세상에 내려온 천사 같은 아이다. 다만 녀석은 매우 활발하고,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에 호기 심이 어마어마하다. 날아다니는 새에게 인사도 하고 싶고, 동네 친구에게도 꼭 인사를 해야 하는 성격이 너무 좋은 녀석이 다. 정말 나쁜 게 아닌데 그 부분이 날 가끔은 힘들게 했다.어느 날은 갑자기 새한테 인사를 하고 싶었나보다. 정말 신기 하게 목줄을 쏙 빼고 새한테 달려가느라 그날 공원에선 대형견 밤바가 날뛰었다. 무서워서 소리 지르시는 분도 계셨고, 밤바를 잡으려 길을 막아주신 분도 계셨다. 그걸 다 피해 밤바는 새한테 달려갔다. 그 모습이 너무 속상했다. 내 목소리도 안듣고 달려가는 밤바의 모습이 너무 얄밉고 미웠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개 잡을게요 죄송합니다!!” 그날 울면서 사과만 계속하며 달렸다. 운동도 못하는 나는 밤바를 쫓아가지도 못했고, 결국 내 시야에서 밤바가 사라져 버렸다. 밤바가 없어졌다는 게 너무 무서워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넘어졌다 일어서길 반복하면서 울고 있는데, 저 멀리 밤바가 해맑게 다시 나에게 달려왔다. 마치 ‘엄마! 새한테 인사하고 왔어!’하며 정말 순수하게 웃으면서 해냈다는 표정을 하고 말이다. 다행히도 사고로 인해 피해는 없었지만 꽤나 많이 놀라신 분도 계셨을 것이기에 밤바를 붙잡고 다시 공원을 돌며 연신 사과를 하며 돌아다녔다.그 외에도 크나큰 사고를 많이 치던 녀석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고치는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예전엔 너무 속상하고 왜 이러나 싶어서 혼내기도 많이 혼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밤바요다가 ‘정말 성숙해졌구 나’ 라고 느껴지고, 가끔은 너무 얌전해진 녀석들이 살짝 안쓰 럽기도 하다. 체력이 없어서 안 움직이나 걱정하며 말이다. 다시 하라면 너무 힘들겠지만 가끔은 그 사고 치던 활발한 시기가 그립기도 하다.? CREDIT???글·사진 최소희에디터 윤태리?
- STORY | 2019-06-03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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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 「케이지에서」 를 시작하며
- 케이지에서연작 「케이지에서」 를 시작하며- 모든 동물은 그 삶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 머나먼 바깥. 지금 그의 눈알을 어지럽히는 것 케이지, 천형처럼 주어진 삶이라는 감옥에 대하여 쇠줄과 철창 사이로 잠이 스며들었다 1978년 10월 15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세계동물권리선언>이 선포되었다. 여러 조항이 있지만, 그 핵심은 모든 동물은 생태계 속에서 평등 하게 존재해야 하며 그 삶을 존중받을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처음 그 선언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뭉클했다. 그 당연한 말들을 세계 만민 앞에 선언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투쟁과 갈등이 있었을지 짐작되 었기 때문이다. <세계인권선언> 못지않은 세계에 대한 전망과 결연함이그 속에서 엿보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선언은 결론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파급력 또한 수용자들의 이익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 인간종의 기본 권들을 열거한 <인권선언>이 그렇듯이 <동물권선언> 역시 보편적 당위성에 입각해 어떤 원칙을 정한 데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으로 일컬어 지는 몇몇 국가들의 동물권에 대한 눈에 띄는 변화와 논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우 참담할 만큼 ‘여전’한 현실이 이를 씁쓸하게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생명의 공영을 위해 함께 지키고 나아갈 바가 제시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에게 동물이란 무엇인가. 개와 닭과 고양이, 소, 돼지, 토끼 등 그것들은 인간과 나란히 존재하는 단지 생명체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사유재산 또는 인간의 이익이나 생존에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없애야 하는 가치판단의 대상은 아닌가.나는 자연 사진이나 동물 사진을 주로 찍는 사진가가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을, 인간보다는 길에 버려진 정물들을 주로 렌즈에 담아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살아 움직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게다. 카메라 앞에서 동물의 자유의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고 펄펄 뛰는 그들 특유의 생명력에 눌린 탓도 있을 것이다. 사진으로 담아야 할 대상보다 함께 놀고 싶은 존재로서 동물은 늘 내 곁에 있었다.적어도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 개들과의 추억은 대체로 그런 것이었다.? 희미한 풍경. 케이지 속에서 모든 존재는 흐려진다 그러다 케이지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이래저래 많이 보아왔지만, 딱히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그것이 뒤늦게 낯설고 불편해졌을 때 나는 그 앞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온 내가 돌연 부끄러워졌다. 이제 케이지는 나에게는 더는 단순히 동물의 우리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구축한 생태계의 북방한계 선이며 현실적으로 인간에게서 그들을 보호하고, 또 인간이 그들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케이지에 대해 좀 더 관찰하고 싶었다. 그렇게 가두고 가두다 결국 갇힌 것이 과연 그들인지 우리인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케이지에서」라고 연작의 제목을 정한 이유이다.검은 개가 묶여 있지 않을 때 왜 나는 불안한가.닭이 닭장 밖을 벗어나 빠르게 달려올 때 왜 나는 무서움을 느끼는가.분변과 악취 속에 있지 않은 돼지를 상상하는 일은 왜 부자연스러운가.이것은 불과 몇 년 동안 동물과의 공생과 생태계에 대해 얄팍한 고민을 해온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흔히 사진은 바라봄으로써 사유한다고 한다. 그렇게 찍어온 성찰의 순간들을 독자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반갑고, 제안해주신 《매거진P》에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CREDIT??글·사진 헤르츠티어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5-29 13: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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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
- 내 삶 을 담 아 가 는 종 이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 뒤늦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이 행동으로 일상으로 옮겨지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늘 즐겁지는 않지만 그림에 대한 생각과 그림을 그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은 걸 보면 어쨌든 막연했던 꿈은 이루어져 가고 있는 셈이네요.‘그림에 개나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유가 있나요’란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딱히 이유를 생각하면서 그리지는 않았습니다만, 동물들을 그릴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제 성격처럼 그림도 우울할 때가 많은데 강아지 한 마리의 등장으로 그림 속 세상이 살짝 따뜻해지기도 하거든요. 사람보다 약한 존재들이지만 관계에 대해 계산하지 않고 하루를 쫓기듯 살지 않는 모습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낮잠내 주인은 일주일에 한 번 쉰다.쉬는 날 그는 늘어지게 잠을 잔 다음 나를 데리고 오후 산책을 나선다.그를 앞서기도 하고 뒤따르기도 하는 그 시간이 좋다.주인은 늘 말이 없다. 그래도 가끔은 행복해 보인다.오늘은 노을이 예쁜 산책길이 될 것 같다.? 취한 밤‘취해있지 마라.’ 이 말을 남기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고 그녀 역시 그를 떠났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밤이 있다고 숨죽여 울었다.달빛이 창가에 머뭇거린다. 남자는 아침 속 달래줄 컵라면 하나는 꼭 잊지 않는다.? 우리의 오후무슨 말을 해야 할지 조금은 어색했을 때에-에-엣 엣--- 취 너의 재채기 소리. 네가 낸 소리 중 가장 컸어.고요한 노을빛 자잘한 웃음 번질 때가끔 생각이 나 그렇게 별 것 아닌 것들이….우리 좀 더 가까워졌던 그런 순간들이…? 가을에종일 그림을 한 장도 그리지 못했다.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집을 나섰다.어떤 이를 생각하며 걸었던 이 길을 나는 여전히 씩씩하게 걷지 못한다.빨리 찾아와 오래 머무는 저녁이 꽤 쌀쌀했다.그러고 보니 10월이었다.? 푸른 이야기오래전부터 지나가던 소리들 잠깐의 고요에 조용한 하품 소리 서로 피식 웃고 말았지.하늘에 구름이 하얗게 지나가고 잔디 위엔 수줍은 푸른 고백.너의 손목 맥박 리듬에 맞춰 날던 비행기? CREDIT?글·그림 흑미에디터 강문성?
- STORY | 2019-05-28 11: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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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견은 아장아장 아가로 돌아왔다
- 명 랑 노 견 생 활 기노견은 아장아장 아가로 돌아왔다? 돌아온 절도범과 귤껍질 잔치17세 노견 이뿌니가 일으킨 사건 사고의 죄목 대부분은 식품 절도죄다. 방금도 거실 테이블 위에 펼쳐 놓고 말리던 고구마를 습격해 한 개 물고 갔다. 남편이 알아채고 절도범을 검거해 고구마를 압수하려 했으나 이빨도 몇 개 없는 개가 악착같이 물고 버텼 다. 예전부터 이뿌니는 먹고 있던 것을 억지로 뺏으려 하면 다급 하게 꿀꺽하고 나서 후에 토하곤 했다. 때문에 우리는 고구마 되찾기를 포기하고 급히 삼키지는 않는지 멀찍이 떨어져 지켜봐 주었다. 절도범이 범행 후 안전하게 집에 돌아가는지 망을 봐주는 공범이 된 기분이다. 이왕 입에 들어간 거 끝까지 꼭꼭 씹어 먹기를. 몇 달 전만 해도 밥을 안 먹어 애태우게 하던 이뿌니였기에 허겁지겁 급히 먹는 것만 걱정될 뿐 현행범으로 잡혀 온 고구마 도둑놈이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 하나도 괘씸치 않고 사실은 그저 예쁘기만 하다.겨울이 되고부터 우리 집 식구들은 귤을 입에 달고 산다. 덕분에 곁에서 침을 뚝뚝 흘리던 이뿌니도 몇 개씩 맛보곤 했는데, 모아둔 귤껍질을 덮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었다. 생각보다 똘똘한 녀석이다. 알맹이만 먹고 껍질은 버린다는 것을 한낱 개가 알게 뭐람. ‘반은 사람이다’싶은 녀석을 믿고 외출했다가 돌아와보니 귤껍질로 난장판이 된 거실을 마주했다. 귤껍질을 건드린 적은 좀처럼 없는 일이었기에 치우지도 않고 현장 사진부터 찍었다.솔직히 나이 들면서 말썽이라곤 1년에 한 번쯤 될까 말까 한 시시한 개가 돼버렸기 때문에 오랜만에 저질러준 말썽이 매우 반가 웠었다. 바구니 안에 버젓이 살아있는 귤을 두 개나 놔두고 쓸데없이 껍질만 물었다가 퉤퉤- 뱉어 두었나보다. 증거품이 된 귤껍질 중일부가 주방 입구에도 놓여 있었다. 껍질만 물고 튀다가 그 맛이 아니다 싶으니 뱉어내고 다시 돌아와 바구니 안의 또 다른 껍질을 물었겠지. 이뿌니의 동선이 눈에 선히 보이는 것만 같다. 사건 현장에서 범행 당시의 상황을 추리하는 형사가 된 것만 같다. 어쨌거나 멀쩡한 귤을 놔두고 껍질만 물어다 죄 흩뜨려 놓았으니 똘똘한 개라는 좀 전의 말은 취소하기로 하자. 귤을 앙- 물어 과육에 이빨만 닿았어도 성공했을 텐데 바보같이 애꿎은 귤껍질만 수십 번 물고 헛짓만 했다. 수고에 비해 보상은 없었던 작은 노동이 깜찍해서 기쁜 날이었다. 귤껍질 테러도 처음이지만 나이 먹고는 말썽이 없어 심심하던 차에 아직 코카 기질은 죽지 않았노라 일깨워준 것만 같았다. 기념한다. 과거에 비하면 아주 많이 소박해진 오늘의 귤껍질 잔치를.찰나의 순간그때도 말썽이 잠잠한 몇 년 전이었다. 읽고 있던 책 커버 사진을 찍기 위해 테이블 위에 책 세 권을 나란히 세워두었다. 물이 가득 담긴 유리컵은 아마도 내가 마시려 거기 두었던 것 같다. 한 발짝 떨어져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시커먼 짐승이 나타나 테이블에 난입했다. 가까이 있었더라면 손부터 뻗어 짐승을 막거나 컵을 잡았을 텐데 나는 카메라를 들고 뒤에 물러나 있었 기에 그 순간을 기록할 수 있었다. 순전히 사진을 위해 방치한 건아니고 마침 사진을 찍고 있던 중이라 저절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던 것일 게다. 아슬아슬해 보이는 유리컵은 예상대로 굴러떨 어졌고 물이 바닥에 쏟아졌다. 내가 컵을 왜 거기에 두었을까 자책하며 바닥을 치우는 동안 폭주했던 시커먼 짐승은 제정신으로 돌아와 얌전히 자리를 잡았다. 보통은 강아지가 말썽을 피운 뒤에야 목격하지, 말썽 당시의 찰나와 같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 기가 어려운 법인데 광기 어린 개의 습격 장면이 우연찮게 제대로 담긴 소중한 사진이 되었다.? 노견은 아가로 돌아왔다 몇 해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야말로 광란의 시절, 전깃줄을 씹어 먹어 실제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하고 놀랐던 일까지 생생 하게 다 기억난다. 내가 데려온 이 개가 우리 집을 박살 내는 것이 아닐까, 부모님이 내쫓지는 않을까 매일 밤 어지럽혀진 방안을 수습하며 후회를 했었다. 훗날 이 개가 저절로 철이 들어 저지 르는 말썽이라곤 고작 귤껍질이나 씹다 뱉는 게 전부인 양반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었다. 강아지들이 이갈이 시절에 벽지와 문지방 뜯는 일쯤은 일반적인 일인데 이뿌니는 아예 벽지 뒤의 시멘트까지도 갉아먹곤 했다. 플라스틱 칫솔은 뭐가 그리 맛있 는지 그렇게 뜯고도 병원 한번 실려 가지 않은 게 놀라울 뿐이다. 전기장판의 코드를 씹어 먹고 컴퓨터 스피커를 부수던 미치광이 개는 어느 순간에 그 모든 악행을 끊고 오로지 식탐으로만 에너 지를 발산했다. 엄마가 내 방으로 배달해주던 과일 접시 높이에 맞춰 두 발로 점프! 머리통으로 접시 바닥면을 콩- 받아쳐 과일을 떨어뜨린 다음에 의기양양하게 먹어 치우는 게 이뿌니의 전술 이었다. 같은 전술에 몇 번이고 방어할 수 있었으련만 엄마는 번번이 이뿌니에게 패배했고 그 때문에 엄마와 내가 많이도 싸웠 다. 내가 결혼하고부터 이제는 노련한 나와 남편에겐 그 방법이 통하진 않지만 역시나 다른 경로를 통한 음식 절도는 오늘까지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엔 또 다른 종류의 말썽거리를 만들고 있다. 노견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인 듯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개념이 없어진 것인지 좋은 길을 두고도 위험한 길로만 향하려는게 그것이다. 밑에 개울이 흐르는 약간 높은 언덕에선 아슬아슬한 절벽 끝으로만 가 있는가 하면, 넓은 반려견 운동장에서는 굳이 구석진 비탈길에 가서 삐뚜름하게 서 있곤 한다. 평지에 내려 놓아도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가속도가 붙는 내리막길을 두두두 달려가는 일도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저 개가 뛰려고 뛰는 건 아닌것 같은데 몇 번이고 비슷한 짓을 반복했다.눈이 많이 오던 날은 동네 운동장을 전세 내고도 하수구 구멍이 있는 가장자리로 걸어가 기어이 발을 한번 빠뜨렸다. 안아서 운동장 한가운데 내려놓았는데도 다시 또 하수구 구멍 근처로 다가가 멀뚱히 서 있는 모습, 왜 이러나 싶어 사진에 담아 두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니. 혹시 이게 무슨 노견들의 익스트림 스포츠라도 되는 걸까. 노견은 십수 년을 지나 다시 아장아장 첫걸 음마를 떼는 아가로 돌아왔다. 옛날과는 다르게 말썽을 피워도혼 한번 날일 없는 평화로운 노후니 18세의 늙은 아가야, 자나 깨나 그저 너의 장수 하나만을 바란다.? CREDIT??글·사진 한진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9-05-27 12:5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