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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13 15: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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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09 1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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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08 13: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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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8-08 13: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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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7-30 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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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7-24 12: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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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7-24 12: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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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닮은 둘, 언젠가는 친구가 되길
- BABY&DOG서로 닮은 둘,언젠가는 친구가 되길3년, 부지런히 닮아가다까노와 함께 산지 3년이 되었다. 3년 동안 까노는 내 생활을 아주 부지런하게 변화시켰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내가 까노의 산책을 위해 자주 걸어 다녔고, 까노가 뛰어 다니는걸 보고 싶어 함께 뛰기도 했다. 까노와 같이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귀찮음과 불편함을 감수할 줄 알게 되었고 바닥에 떨어지는 까노의 소변 방울 자국을 수시로 닦기 위해 걸레질도 끊임없이 하는 부지런함을 갖추게 되었다.푸들의 특징인지 몰라도 까노는 유난히 활동량이 많고 활발한 편이었다. 틈만 나면 누워있는 걸 좋아하던 프로 와식생활러인 내곁에 어떻게 까노같은 아이가 왔냐며 주변에서도 신기해했었다. 내가 엉덩이를 붙이고 앉기만 하면 장난감을 물고와 던지라고 재촉하니 말이다.?서로가 닮아가는 속도그런데 여기에 까노와 비슷한 활동량을 가진 아기가 내인생에 추가되었다. 까노의 속도를 따라잡고 싶어서인건지 아기는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속도가 놀랍도록 빨라졌다. 까노가 저쪽에서 보이면 까노한테 가고싶어 속도를 냈고 까노가 피하고 다른곳으로 가면 또 까노를 따라가기위해 속도를 냈다.접종하러 병원에 갔더니 아기가 많이 먹는데 그에 비해 활동량이 많아서 살이 안 찌는 거 같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 비슷한 활동량을 가진 이 두 놈이 서로 같이 놀면 좋겠지만, 이 둘은 나의 바람처럼 같이 놀지 않았기 때문에 나만 더 바빠지고 정신이 없었다.까노가 새끼 때 씹어대던 수많은 전선, 의자 다리, 각종 물건들이 아직 그 자국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이제는 아기가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입에 넣고 빨고 씹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까노오빠가 가르쳐줬느냐며 입에 못 넣게 하느라 바빴다. 삑삑 소리 나는 인형을 좋아하는 것도 닮았고 아빠를 좋아하는 것도 닮았다. 남편이 귀가하면 둘은 누가 먼저 도착하냐 겨루듯 남편에게 달려간다. 매일 붙어있는 나는 느껴볼 수 없는 환영인사라 이런 대접을 받는 남편이 가끔 부럽기도 하다.?관종 둘, 서로 닮은 둘산책하러 나가서 낯선 사람들을 마주칠 때, 이 둘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관종력을 펼친다. 까노는 시비를 거는 스타일이다. 누가 먼저 말 걸면 짖으면서, 또 막상 누군가 자기한테 관심이 없으면 먼저 뒤에서 냄새를 맡거나 빤히 쳐다본다. 마치 나랑 당장 눈을 마주치라는 듯. 그러다 막상 말 걸면 짖을꺼면서 말이다.아기는 낯선 사람들에게 먼저 웃는다. 밖에 나가면 말을 거는 사람들에게 곧잘 웃어주고 쳐다보는 스타일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남자 여자 어린아이 안경 쓴 사람 가리지 않는다. 아기가 어쩜 이렇게 낯을 안 가리느냐고 하면 나는 속으로 까노 덕분이라고 말을 한다. 항상 주변을 맴돌고 있는 까노를 보고 늘 활짝 웃었기 때문이다. 웃는 게 뭔지 모르던 신생아 시절부터 이미 까노를 보며 웃고 있었다고 난 믿고 있다.?서로 닮은 둘, 언젠가는 친구가 되길아기와 함께 산 지 벌써 9개월이 되어간다. 까노는 여전히 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기를 향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인지 까노의 짖음이 점점 더 심해지는 거 같아 며칠 전부터는 방문훈련을 받고 있다.훈련사님의 말로는 강아지가 보호자에 대한 애착이 심하면 아기랑 친해지는 건 어렵다고 한다. 그저 큰 충돌 없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잘 지내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까노는 나와 남편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어쩌면 아기와 친해지는 건 포기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둘이 서로 닮은 점이 많다는걸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다는 게 너무 아쉽다. 체력도 활동량도 비슷한 둘이 누구보다도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다. 둘이 서로 닮은 점이 많다는걸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다는 게 너무 아쉽다.CREDIT글 사진 주은희 (인스타그램 happyccano)에디터 이제원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13 15: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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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의 바다 이야기
- 여행하며 만나다너와 나의 바다 이야기 매년 이맘때쯤이면 ‘반려견 해수욕장 동반 입장’ 이슈가 수면위로 떠오른다. 하와이에서 지내는 동안 참 많은 바다를 갔다. 당당하게 산책을 하고 수영을 즐기는 반려견을 마주했다. 언제부터 바다가 사람들만의 것이 되었을까. 우리는 정말 공존할 수 없는 것인지 아쉬움을 곱씹어본다. 꽤나 이른 아침부터 산책을 나온 아주머니와 푸들. 그림 같은 바다를 배경으로 공 물어오기 놀이가 한창이다. 사진을 찍자 더 열심히 공을 던지는 아주머니 덕분에 웃음꽃이 피었다. 몸집이 나보다도 큰데 하는 짓은 영락없는 강아지다. 함께 수영을 하던 주인이 깊은 곳으로 헤엄쳐가자 따라 가지는 못하고 낑낑거리더니 곧 텐트로 돌아와 기다린다. 영특해라! 대롱대롱 해먹에 누워 즐기는 망중한이라니. 부러움에 눈을 떼지 못하는데 빼꼼 귀여운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가 얼굴을 내민다. 자세히 보니 잔디에도 한 마리가 더 있다. 여자 셋 리트리버 셋. 시선강탈 당할 수 밖에 없는 멋진 조합이다. 한 마리는 모래 구멍을 파서 들어가고 두 마리는 엎치락 뒤치락 혼을 쏙 빼놓는다. 그만큼 웃음도 늘어난다. 같은 방향을 향해 보폭을 맞춘다. 가끔씩 눈을 마주치며 서로를 살핀다. 조깅 파트너로도 손색없던 너였는데... 언제부턴가 걷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 따스함이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한 걸음 한 걸음에 빌어본다. CREDIT글 사진 박애진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08-09 1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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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개 보드 액션
- 꽃개 네트워크물개 보드 액션 꽃개의 약점, 여름! 웰시코기인 꽃개는 여름에 약하다. 다리가 짧아 산책 중일 때는 난로 위를 걷는 느낌이고, 온몸에 풍성하게 자란 이중모는 헤비다운을 두 벌 껴입은 느낌일 텐데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애견공원에서 프리스비를 했더니 벤치 아래 주저앉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밥 짓는 소리를 냈다. 헥헥헥헥. 길게 나온 혀는 넥타이를 매도될 정도였다. 6월 초인데 그랬다.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그들은 겨울이 오는 게 두렵지만 우리는 여름이 오는 게 두렵다. 이렇게 더운 녀석을 데리고 두 달을 버텨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수영장에 가기로 했다. 차로 10분 거리에 애견카페 딩고가 있었다. 애견카페 딩고는 본래 간이 수영장을 설치하여 제공했으나, 이듬해 제법 규모가 큰 야외 수영장을 지었다. 나는 수영복을 입고 꽃개와 함께 집을 나섰다. 꽃개, 둥이 그리고 바디보드 우리는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사장은 준비 중이라며 20분만 기다려달라고 했고 그사이 둥이네가 왔다. 수질 관리를 마친 사장이 다가와 보드도 있다며 꽃개가 타고 놀아도 된다고 했다. 하와이에서 타고 놀았던 부기보드(바디보드)였다. 놀랍게도 우리 집에 있는 노란색 보드랑 색깔만 다른 같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꽃개는 보수적이라 안 탈 거예요.” 사장은 다른 개들도 잘 타고 논다면서 걱정 말라고 했지만 나는 기대하지 않았다. 녀석은 죽을힘을 다해 거부할 게 분명했다. 보수적인 꽃개는 예상대로 얼어붙었다. 억지로 태우니까 버티고는 있는데 물 위에 떠 있는 보드가 녀석에게는 발바닥을 찌르는 가시방석이나 다름없다. 반면 포토제닉한 둥이는 보드를 타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멋진 사진을 남겼다. 둥이네도 자기들이 탄 것처럼 즐거워했다. 물 만난 코기 사실, 꽃개는 처음엔 수영도 거부했다. 영특하게도 스스로 물에 뜨는 걸 알아차린 뒤로는 꽤 즐기는 수준이 됐다. 딩고에서 과거 간이 수영장을 운영할 당시 사고를 친 적도 있었다. 꽃개가 1미터 높이를 점프해 수영장 테두리를 밟고 물속에 들어갔다. “안 돼! 이 놈! 혼난다!”. 나는 깜짝 놀라서 꽃개를 건져낸 뒤 돈을 내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따로 티켓을 끊어야 하는데 우리는 아이스 커피와 에어컨 바람으로 만족하기로 했던 것이다. 새로 지은 수영장은 난간이 성벽처럼 막고 있어 도둑 입수가 불가능했다. 꽃개는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줄을 섰다. 냄새로 아는 것 같다. 물이 덩어리져 출렁거리는 것을. 나는 물과 친하지 않다. 어디 놀러 갈 때마다 수영장에 들어가 고독하게 팔을 젓지만, 속도만 찔끔 늘었을 뿐 본질적으로 수영을 한다고 느낀 적은 없다. 그런 면에서 꽃개는 탁월하다. 녀석은 그 누구로부터도 배운 바 없는 수영을 한다. 그들은 물속을 걷는다. 물로 된 땅을 밟고 건너가는 것이다. 수심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수영장 수심이 1미터가 넘는다. 꽃개의 체고는 34센티미터. 10미터 수심에서도 꽃개는 쟁반을 입에 물고 척척척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꽃개는 몸을 말리고 집에 가야 하는 순간에도 수영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줄을 섰다. CREDIT글 사진 BACON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08 13: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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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름에서 닮음으로
- MOSAIC BROTHERS다름에서 닮음으로 닮음이란, 어쩌면 가족과 동의어일까. 걸음걸이와 모양새, 성격도 저마다 달랐는데, 가족이란 울타리로 품어주니 시나브로 서로가 서로를 닮아간다.? 다르다. 첫째, 달봉. 이래도 허허 저래도 허허, 매사 긍정인 달봉이를 보면 마음씨 좋은 동네 영감이 떠오른다. 거친 풍파 이기고, 모진 시간 견디며 마음이 삐뚤빼뚤해질 법도 한데, 달봉이는 구김살 하나 없다. 가끔 쉬는 모습을 나직이 바라보는데, 그때마다 ‘세상만사 다 그런 법 아니겠소’하는 눈빛을 보내곤 한다. 중견 크기와 거칠고 누런 털 탓에 사납냐고 묻는 이들이 꽤 있지만, 절대 오해다. 2년 넘게 만났지만 목청껏 짖은 적이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달봉이는 순하고 착하다. 둘째, 바치. 매사 까탈스럽고 고집 센 바치는 영락없는 막내 도련님이다. 가족 외 누구든 ‘적’으로 간주할 만큼 경계심이 많고 집착도 강해, 언니가 화장실 갈 때도 발뒤꿈치를 졸졸 따르고 24시간 그림자인냥 붙어 다닌다. 산책 중 만난 개에게 관심이라도 둘라치면 부리나케 달려와 상대 견주를 향해 성난 이빨을 드러내고, 언니 옷자락에 오줌 누는 시늉 하며 ‘내 주인이야, 건들지 마!’ 엄포 놓을 만큼 질투도 심하다. 셋째, 콩이. 고집도, 식탐도 적당한 콩이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 모양새다. 정확하게는, 눈치 봐가며 분위기 살필 줄 알고 패기도 적당해 상사에게 귀염받는 신입사원. 내 사람이다 싶으면 발라당 배를 뒤집고 무릎 위로 풀쩍 뛰어올라 갖은 애교를 부리지만, 아닌 사람에게는 털을 쓰다듬는 손길도 불허할 만큼 냉정하다. 낮잠과 사색이 필요할 때면 옷장 안이나 침대 밑으로 들어가 이모와 때아닌 숨바꼭질을 하기도 한다. 보채는 법이 없고, 혼자만의 시간도 즐길 줄 아는 성격을 보면 막내답지 않을 때가 많다.? 닮아가다. 달봉이가 바치를 닮다. 애교와 질투가 전무하던 달봉이는 삼촌을 만난 뒤로는 사랑받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애교가 늘더니 제법 응석도 부릴 줄 안다. 산책할 때마다 호시탐탐 새 친구를 엿보던 카사노바 기질도 초식남 바치 영향으로 차차 수그러져, 이젠 친구보단 풀과 흙에 시선을 더 둔다. 콩이가 바치를 닮다. 질투가 거의 없던 콩이는 까칠하고 샘 많은 바치와 붙어 다니더니 질투가 조금 생겼고, 호불호 강한 성격은 유순한 달봉이 형을 닮아 동글동글하게 변했다. 바치는 누구를 닮을까. 동물에게도 타고난 천성이 있나보다. 좋은 점은 좀 본받았으면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바치는 달봉의 유순함도, 콩이 의젓함도 닮질 않는다. 유기견 시절 아픔이 흐려질 법도 한데, 가족 향한 집착이 날로 커지고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은 깊어만 간다.? 닮았다. 버려지고 파양 당하고 무관심 속에 방치된, 지난한 세월이 닮았다. 한량없는 사랑과 지극한 보살핌을 건네는 가족을 만났다. 절망으로 배회하던 삶에 희망이 움트는 기적이 닮았다. 휴가다 방학이다, 집 비우는 날이 많아지는 여름. 덩달아 버림받는 동물도 급증하는 계절이다. 부디 올여름은 반려견과 함께 휴가 떠나는 ‘완전한 반려가족’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말은 바로하자#분양 말고#입양 CREDIT글 이미나그림사진 이미란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8-08 13: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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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와 친해지기. 너도 나도 즐거운 …
- 집사 지침서고양이와 친해지기너도 나도 즐거운 스킨십하기 가만히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자그마한 머리통도 쓰다듬고 싶고 궁디팡팡도 하고 싶다. 미치게 만지고 싶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고양이가 허할 때까지... 고양이와의 스킨십은 집사와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고양이의 건강 체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스킨십을 하면서 탈모가 된 곳은 없는지, 피부병에 걸린 곳은 없는지, 귀에 진드기는 없는지, 만졌을 때 아파하는 특정 부위는 없는지 등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집사들은 눈치껏, 요령껏 고양이에게 스킨십을 시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스킨십을 좋아하는 고양이로 만들어야 한다. 같은 부위를 같은 강도로 마사지해주고 있는데 어제는 골골거렸던 아이가 오늘은 할퀼 수도 있고, 내일은 하악질을 할 수도 있다. 언제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모르는 게 고양이 마음이다. 또, 자기가 와서 머리를 비벼대는 건 괜찮은데 내가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는 건 안 된단다. 그저 자기가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으란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 집 고양이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스킨십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밀당’이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법이 거의 없었고,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마음으로 각자 할 일을 했다. 아주 간단했다. 고양이를 오게 하려면 그냥 모른 척 내 일을 하면 됐다. 그 결과 지금은 집 안에서는 늘 종아리에 붙어 다니고, 잘 때면 꼭 팔베개를 하고 잔다. 하지만 고양이와의 ‘밀당’은 계속된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고양이와의 스킨십에서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고양이가 원할 때,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만큼만’ 스킨십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꾸만 손이 가고, 고양이가 특히 싫어하는 부위를 더 만지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 말랑말랑한 젤리며, 배의 부들부들한 털... 꼬리는 또 얼마나 잡고 싶게 생겼나! 하지만 기회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 인내를 갖고 기다리자. 반려묘와의 스킨십 TIP 천천히 손을 내밀어요 한 걸음 다가가면 한 걸음 물러나는 게 고양이다. 그런 고양이에게 ‘다가가기’는 고양이와 친해지는 첫걸음이다. 먼저, 목소리는 세상 다정하게 하고 일정한 거리를 둔 채 고양이와 시선을 마주친다. 고양이가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눈인사를 해 보는 것도 좋다. 너무 과하지 않게... 그리고 사람한테도 똑같겠지만 식사 중 그루밍(사람으로 치면 샤워 중이겠다) 중에는 다가가지 않도록 한다. 자, 이제 고양이가 눈앞에 있고 눈인사도 했다면 아주 천천히 손을 내밀어 손 냄새를 맡게 한다. 이때,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거나 하악질을 하면 미련 없이 다음 기회를 노리자. 고양이가 손 냄새를 맡고 관심을 보이면 핥거나 머리를 비빌 때까지 기다린다. 절대 먼저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면 안 된다. 고양이의 허락이 떨어지면 이제는 만져도 된다. 이때 고양이가 골골송까지 부른다면 성공한 거다. 만지면 좋아해요 고양이는 만져주면 특히 좋아하는 부위가 있다. 하지만 이는 case by case이기 때문에 용감하게 덥석 만졌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 고양이가 좋아하는 부위는 어디이며 각 부위에 따라 어떻게 스킨십을 해주어야 할까? 턱밑은 스스로 그루밍하기 힘든 곳이므로 손가락이나 손톱으로 살살 긁어준다. 이마는 손으로 머리를 빗겨주듯이 쓸어주거나 칫솔을 이용하여 빗겨주면 입을 살짝 벌릴 정도로 무아지경이 된다. 그리고 양쪽 뺨은 두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넘겨주거나 원을 그리며 마사지해주도록 한다. 등에서 꼬리로 이어지는 지점은 톡톡 두들겨주거나 손톱으로 긁어주면 좋아한다. 만지면 안 돼요 반대로, 만졌을 때 싫어하는 부위는 어디일까? 고양이는 보통 발바닥, 꼬리, 배를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개와는 달리 고양이가 발라당 누웠을 때는 배를 만져도 좋다는 신호가 아니라 그냥 자기 기분에 취해서 그런 것이니 오해하지 말자. 고양이가 발라당 누워있을 때 잘못 걸리면 ‘토끼발(집사의 팔에 매달려 뒷발로 팡팡 차는 것)’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발톱을 잘라준 고양이라면 괜찮지만 발톱이 뾰족한 상태에서 토끼발을 하면... ‘나만 없어 무릎냥이’ 반려인의 무릎에 앉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지만, 무릎에 앉는 것을 단 한 순간도 못 버티는 고양이도 있다. 유전적인 요소보다는 사회화 과정이 큰 이유다.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람의 무릎에 올라오는 버릇을 들인 고양이가 무릎냥이로 자랄 확률이 높다. 사람에게 소극적인 태도를 가진 고양이의 경우에는 사람과 스킨십하는 것 자체를 꺼릴 수 있다. 고양이를 억지로 무릎에 앉혔다가는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다. 고양이가 원할 때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어야 나중에라도 편한 마음으로 무릎을 찾을 수 있다. 고양이가 무릎에 올라온다면 최대한 부드럽게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도록 한다. 너무 오랫동안 쓰다듬는다면 귀찮아할 수도 있으니 고양이의 기분을 봐가면서 적당히 스킨십하는 것이 포인트다. ‘무릎 위는 따끈하고 행복한 핫스폿’이라고 인지하도록 하자. CREDIT글 김지연그림 지오니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7-30 1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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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라의 가출기
- EPISODE라라의 가출기 고양이가 집을 나갔다 원룸 계약기간을 조금 남겨두고 나는 고양이를 들였고, 고양이 모래를 버리는 문제로 건물관리인과 갈등이 있었다. 그래서 나의 첫사랑 라라와 그 당시 임시보호 중이던 엘립이, 두 고양이를 데리고 작업실을 빌려서 거처를 옮겼다. 두 고양이는 서로가 마음에 안 들어 하면서도 엉덩이를 붙이고 숨어 있었다. 하루 이틀은 같이 있었지만 계속 그렇게 작업실에서 생활할 수 없어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왔다. 문을 열고 기분이 싸해서 창문을 보니 방충망이 라라의 몸 크기만큼 뚫려 있었다. 난 목소리가 떨렸고 최대한 진정하려고 애썼지만 죽을 만큼 불안했다. 전단지를 붙여야 한다는 생각에 옆 방 작업실에 계신 분에게 부탁해 전단지를 만들고, 어스름하게 밤이 오는 시간에 동네 주변을 돌았다. 세상은 고즈넉하게 여름밤을 맞았는데 나만 조용한 전쟁을 치르는 것 같았다. 동네를 5바퀴쯤 돌았을 때였다. 카페 앞 계단에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계속 왔다 갔다 하며 담 너머나 수풀 사이, 자동차 밑을 살펴보는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그들 중 한 여성이 나에게 물었다. “고양이 잃어버리셨어요?” 그녀는 매우 마음 아파하면서도 상실감을 숨긴 채 내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고양이는 그리 멀리 가지 않았을 거고, 다른 사람이 이름을 부르면 경계하면서 더 멀리 갈 거니 전단지를 붙이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숨겼던 상실감의 실체를 내게 말해주었다. 자신도 고양이를 잃어버렸다고. 몇 년을 찾았지만 찾지 못 했다고. 나도 탐정이 되리라 나는 전단지를 수거해 작업실로 돌아왔다. 인터넷에서 온갖 카페와 지식인의 정보를 긁어모았다. 그리고 한 고양이 탐정이 라디오에서 인터뷰한 것까지 들었다. 나도 탐정이 되리라. 내가 찾은 정보들을 정리해보면, 절대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 주변을 샅샅이 뒤져야 하고 주인의 옷이나 담요, 먹던 통조림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렇게 인터넷의 바다에서 내가 라라에 대한 단서들을 찾아다닐 때 희미하게 자꾸 방울 소리가 났다. 내가 드디어 미쳐서 환청이 들리나....... 하지만 나가보면 막상 정적이 흐르는 집 주변. 개미 한 마리도 없는 것 같은 고요. 귀뚜라미만 귀뚤귀뚤 울다가 멈췄다. 밖에 놔둔 캔도 그대로였다. 심난하게 머리를 싸매고 누워서 눈 좀 붙이려고 하면 또 들렸다. 희미한 방울 소리. 환청인가 생각해도 나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 나가보면, 나뭇잎도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정적. 자꾸 왔다 갔다 하니 왜 그러냐고 물어보셨다. 난 혹시 몰라 평소에는 달지 않는 방울을 라라에게 달아주었고, 자꾸 그 방울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잔고를 확인하며 고양이 탐정의 번호를 적었다. 그러던 순간, 옆방에 사는 분이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방울 소리가 들려요!” 부엌 쪽에서 방울소리가 들렸다며 내가 미처 가보지 않은 작은 창문 쪽을 가리켰다. 라라는 멀리 떠나지 않았다! 난 작은 담을 넘어서 옆집 사이에 있는 철창 사이에 몸을 구겨 넣고 조용히 가만히 있었다. 방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배수로 같이 생긴 사이 길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엉금엉금 기어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그랬더니 작고 낮은 지붕 위에 무언가가 있었다. 매우 어두워서 하얀 봉지인지 다른 고양이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하얗고 둥그런 털덩어리였다. 순간 울컥 눈물이 나고 기뻐서 소리를 지를 것 같았다. 하지만 꾹 참고 “라라야. 라라야.”라고 살살 불렀다. 나를 본 라라는 지붕 끝부분까지 옮겨가버렸다. 몸을 숙이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조용히 있었더니 한참을 경계하듯 이리 저리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게 눈을 고정시키더니 집중해서 날 바라봤다. 난 조용히 또 “라라야. 라라야.”하고 불렀다. ‘기억해내렴. 이 바보야!’ 라라는 한 발 한 발 내 쪽으로 다가왔다. 숨도 쉬지 않고 손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잡으려 하면 도망갈 수 있기에. 이 조심스러운 바보는 조그맣고 세모난 코로 킁킁거렸다. 그때였다. 라라는 나를 제치고 본능적으로 도망치려했다. 하지만 난 이 놈을 놓치지 않았다. 라라를 안았다. 라라가 다시 내 품에 라라는 어리둥절했는지 하악질을 하면서도 잘 안겨 있었다. 난 반갑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서 엉덩이를 살짝 때려주었다. 그랬더니 어이없이 골골송을 부르신다. 품에 안으니 그 체온과 뽀송뽀송하지만 더러워진 하얀 털이 어찌나 애틋하게 느껴지던지. 다시 한 번 맺어준 묘연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라라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다짐을 밤새 라라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말해주었다. 절대로 너를 놓지 않겠다고. 유기묘였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게 하겠다고. 또 한 번의 가출 라라 이 녀석은 뚱하고 시크한 표정으로 두 번째 가출을 했다. ‘밥이 맛이 없었니? 집이 마음에 안 들었니? 밖에서 사는 게 좋은 거니?’ 작업실을 금방 정리하고 최대한 빨리 결정해서 좀 더 넓은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역시 사이 안 좋은 엘립이와 함께. 그리고 추석이라 잠시 본가에 다녀왔다. 친구에게 잠깐씩 들여다 봐달라고 부탁을 했다. 둘은 계속 숨어 있는 듯 했다. 집에 온 나는 집 정리로 바빴다. 여름은 쉽사리 지나가지 않아 창문을 열고 잠이 들었다. 비가 와서 창문에 임시 가림 막으로 썼던 책들을 내려놓았다. 아직 적응을 못 했으니 구석에서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내가 라라보다 바보였다. 다음 날 아침 또 방충망을 뚫고 라라는 내게 큰 교훈을 주러 가출을 했다. 친구는 두 번째인데다가 고양이이니 못 찾을 거라고, 괴로워하지 말고 포기하라고 했다. 난 또 방울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친구는 너의 희망이 그런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거라고 했다. 쓰라린 소리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가 집을 나가면 찾지 않거나 알아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또 아무리 열심히 찾아도 찾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라라는 가까이 있단 확신이 들었다. 그가 떠나고 조용한 저녁이 왔다. 나간 창문 밖 담장 위에 놓았던 통조림도 없어졌다. 난 CSI처럼 어둠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수색을 시작했다. 난 고양이가 되어 작은 틈과 판자 사이 숨을 곳을 찾았다. 그리고 또 보았다. 머리만 숨긴 채 하얀 털궁뎅이는 노출시킨 비행 고양이 라라를. 데려와 목욕을 시키니 그제야 날 알아보고 골골송을 부른다. 배를 만져보니 통조림을 평소보다 많이 먹어 불룩해져 있었다. “난 너를 놓아두거나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 이후 라라는 오랜 시간 창밖을 보는 것에 만족하며 집 안의 1인자로서 안락한 삶을 살고 있고, 엘립이는 외동으로 입양 가서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며 살고 있다. CREDIT글쓴이 최유나그림 지오니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7-24 12: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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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책방 벌써 일 년, 책방엔 …
- BOOK SHOP반려동물 책방 벌써 일 년,책방엔 무슨 일들이 있었나 벌써 일 년 개, 고양이를 비롯해 동물 책을 파는 책방을 운영한 지도 일 년이 되어간다. 책방에 상주하는 고양이 ‘둥이’와 하루에도 몇 번씩 밥을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들과 묘연을 쌓은 지도 일 년여가 된 것이다. 사람보다 길고양이들의 발길이 잦은 곳, 얼룩 고양이가 책방 창가에 앉아 잠을 청하는 곳. 그래서 고양이 카페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음료를 마시며 고양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책도 보는 그런 곳 말이다. 또한, 요즘은 책과 음료를 함께 파는 북카페 형식의 책방이 많아 동반북스도 당연히 북카페일 거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고양이와 카페를 기대하고 오신 손님들에게 보여드릴 거라곤 ‘책’뿐이라 손님도 나도 서로 당황한다. 그나마 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책을 읽으며 반가워하시지만 책엔 별 관심 없으신 분들은 서둘러 무언가를 집어 들고 나가신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책도 보고 느긋한 시간을 기대한 분들에게 실망을 준 것 같아 마음이 쓰이지만 책방에서 제공해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 나도 늘 안타깝다. 그저 책을 구매하신 분에 한하여 캡슐커피 한 잔을 무료로 내어드리거나 근처 분위기 좋은 커피숍을 알려드리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한다. 반려동물 전문서점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다. 궁금해서라도 한번 들어와 살펴볼 법도 한데 무심한 발걸음은 이내 책방 앞을 지나친다. 고양이를 입양 보내달라고요? 책방, 북카페, 도서대여점 등 책과 관련된 장소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책방 유리창에 부착된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라는 캠페인 스티커를 보고 동물보호단체에서 운영하는 구조, 입양센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바람이 몹시도 불던 4월. 여성분이 성묘 한 마리를 품 안에 안은 채 책방 앞에 우두커니 서 계셨다. 여성분은 길고양이를 입양 보내려고 하는데 우리 책방에서도 무료 입양을 보내주느냐며 묻는 것이었다. ‘길고양이를 우연히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데려오신 거면 그냥 다시 길에 놓아주면 된다’고 말씀드렸으나 왠지 모르게 여성분과 고양이의 관계가 의심쩍었다. 분명 길고양이가 맞고 둥이와 같은 카오스인데 사람 품에 너무 잘 안겨 있었다. 심지어 고양이 앞발은 여성분의 팔뚝을 꼭 붙잡고 있기까지 했다. 진짜 길고양이가 맞냐 재차 물으니 그제야 사실은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란다. 그녀가 말한 사정은 이랬다. 이미 키우고 있던 고양이가 있는 상태에서 무작정 새로운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왔고 둘의 합사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고양이는 서로 보기만 하면 날을 세우고 싸웠으며 한 마리는 거실, 다른 한 마리는 화장실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둘을 격리하는 것뿐이었다. 지칠 때로 지친 그녀는 하는 수 없이 고양이 한 마리를 다른 집에 보내려고 했으나 입양 글을 올려도 입양은 되지 않았고 되려 사람들의 비난만 받았다고 했다. 그녀는 고양이 합사 과정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키우던 고양이를 제대로 된 입양 절차 없이 버리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참이었다. 길에서 태어났지만 사람 손에 길러지고 사람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길고양이는 더 이상 길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가 아니다. 나는 내가 아는 선에서 고양이 합사 과정에 대해 알려주었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니 끈기를 가지라 말해주었다. 나는 ‘본인이 하려던 행동은 입양이라는 탈을 쓴 유기’라 말해주며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합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오라는 당부까지 하며 그녀를 돌려보냈다. 그녀가 책방을 다시 찾아온 일은 현재까지 없다. 합사가 제대로 이뤄줬는지 여전히 두 고양이를 격리시킨 채 살고 있는지 그것도 아니면 한 마리를 다른 곳으로 입양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셋 다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는 건 분명하다. 살고자 하면 살고 살리고자 하면 산다 어느 5월 오후 7시. 지나가던 손님이 ‘누가 고양이를 버리고 간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해 오셨다. 손님과 함께 간 장소엔 초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3~4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사료와 펫밀크가 가득 담긴 박스 안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건설현장에서 쓰일 법한 빨간 장갑 위에 고이 올려진 새끼 고양이는 생후 2~3주 가량으로 보였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었고, 책방의 위치와 연락처를 남긴 후 새끼 고양이를 책방으로 데려왔다. 떨어진 체온을 위해 마사지와 간단한 응급처치를 했다. 3~4시간마다 한 번씩 분유를 먹여야 할 정도로 어린 고양이를 책방에서 돌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집으로 데려갈 수도 없었다. 급한 마음에 우선 아는 캣맘 분께 임시보호를 맡겼다. 기력이 없던 고양이는 임시보호 이틀 만에 기력을 완전히 회복했고 분유를 넘기지 못할까 염려한 우리의 마음과 달리 분유도 아주 잘 넘겼다. 임시보호를 하셨던 캣맘님 댁에서 감사하게도 입양을 결정해 주셨고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어미와 떨어져 길가에 놓인 새끼 고양이는 성묘 두 마리가 있는 가정에서 막내딸이 되었다. 새끼 고양이를 살리고자 한 사람의 마음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렸고, 살고자 하는 고양이의 의지가 스스로를 살게 했다.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본 적 없던 나로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랐고 행여 내가 데려가 잘못되면 어쩌나 덜컥 겁도 났다. 계속해서 주저하며 망설이고만 있을 순 없었다. 당장이라도 생명의 불씨가 꺼져버릴 것 같은 새끼 고양이를 따뜻한 곳으로 데려가는 게 시급해 보였고 임시보호니 입양이니 하는 문제는 두 번째였던 것 같다. 그래도 개, 고양이를 사랑하는 동반북스 SNS 팔로워 분만 해도 천 명이 넘는데 이 아이 하나 돌보지 못할까 싶었다. 정 안되면 내가 입양하면 될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새끼 고양이는 사랑 가득한 가정에 입양되었고 ‘솜이’라는 예쁜 이름도 얻었다. 아직은 어색한 사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오빠 냥이들이랑도 친해질 것이고 덩치도 지금보다 많이 커질 것이다. 코발트블루 색의 눈동자는 황금빛이 될지 연둣빛이 될지 모르지만 솜이 눈앞에 환한 빛은 이미 드리워졌다. 앞으로의 책방 고양이 카페라 오해 좀 받으면 어떻고, 북카페로 오해 좀 받으면 어때. 동물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고 가며 책방에 들려주면 그걸로 됐다. 우리는 길고양이에게도 따뜻한 책방이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생명에게도 손을 내미는 책방이고 싶다. 뭐 여전히 책방 운영비를 버느라 고군분투해야 하고 팔리지 않을 책을 파느라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되었지만, 고양이들에게 사료 한 주걱 줄 수 있는 하루였다는 것으로 애써 위로해본다. 내일도 책 방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반겨줄 ‘둥이’를 볼 생각에 하루를 접는다. 수.고.했.어.오.늘.도! CREDIT글 사진 심선화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7-24 12: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