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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6-20 10: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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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6-12 11: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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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CK UP | 고양이 섬에서의 하루
- PICK UP마사유키 오키의 인스타 네코?고양이 섬에서의 하루 <매거진C>를 위해 길고양이 사진 작가 마사유키 오키가 일본의 고양이 섬에 다녀왔다. 주민보다 더 많다는 고양이 섬을 마음껏 촬영하고 온 마사유키! 낯선 이도 친절히 맞이해 주는 고양이들을 따라 그의 여행을 좇아가 보자. | 길고양이 사진 작가 마사유키 오키가 펫찌를 위해 고양이 섬에 다녀왔습니다. |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다는 고양이 섬! 낯선 이도 친절히 맞아 주는 고양이의 미소와 함께 그의 여행을 따라가 봅시다. | ?동글동글 고양이 경단. 모두가 모이면 따뜻해져요? | ?고양이들의 대이동! 도랑도 간단히 넘어갑니다. | ?고양이의 행진. 먹이를 찾아 해변을 헤매고 다니는…? | ?애교 넘치는 고양이 두 마리 | ?저기요, 저기요. 이건 비밀인데요. | ?솜씨 좋게 쉬고 있네요. 정말 편안한 거 맞겠죠? | ?아직도 화 났어? 삐져 있는 친구 마음을 풀어주는 중? | ?신사 기둥문 앞에서 만난 사이 좋은 고양이들? | ?항구 마을의 한가로움을 만끽해 보세요? | ?빨래들과 함께 마르고 있는 고양이 | ?고양이도 신에게 소원을 빌어요. 여러분의 소원도 빌어보세요. CREDIT글ㆍ사진? 마사유키 오키 ?Masayuki Oki? (instagram @okirakuoki) 번역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20 10: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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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여름의 초입 강아지와 산책을 준…
- CULTURE따뜻한 여름의 초입 강아지와 산책을 준비하는 당신께ⓒ 박애진 산책길에는 리드줄을 하나 잡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질감이 달라진다. 산책길의 풍경, 만나는 생명들, 그리고 행복에 겨운 발걸음을 걷는 내 강아지까지. 그리고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마음을 하게 되는 반려인 스스로도. 강아지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산책길을 상상하며 곱씹어주기를 희망하는 네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철학VS철학 강신주, 2010 우리는 모두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책을 철학사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게, 강신주는 각 주제를 두고서 동양의 현대 철학자와 서양의 옛 철학자를 대립시키며 주제에 대한 상반 된 의견을 내보이기도 한다.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는 철학자들을 둘씩 짝 지어 인류가 절대 정답을 내리지 못할 난제에 ‘대답’을 하는 식으로 저술 한 책. 어쩌면 좀 고약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한 이 책은 그래도 독자가 철학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견지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이드가 되어 주고는 한다. 언젠가 고향집의 덩치 큰 강아지와 산책을 나섰을 때 길을 잃었던 생각이 난다. 하필이면 모르는 동네에서, 처음 보는 노인에게 “왜 이 큰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냐, 생각이 있느냐 없느냐”는 타박을 받았다. 화가 나지만 노인을 공경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고개를 숙였어야 했을지- 인간 대 인간으로, 당신은 비합리적인 태도로 나와 내 반려견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노라고 말했어야 했을지. 우물쭈물 생각하는 사이 나와 내 옆으 로 노인은 혀를 쯧쯧 차며 지나갔다. 후자를 선택해야 했다는 건 집으로 돌아오면서야 간신히 알았다. 어쩌면. 내가 ‘정답이 없으니, 중립적인 마음으로 읽자’고 대했던 이 책 을 읽으면서 내 나름대로의 대답을 했었더라면. 인간 근본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예시를 생각하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미리 정해놓았더라면. 그렇다면 나는 무례한 언행으로부터 내 강아지를 위해 항변이라도 할 수 있는, 산책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글 김나연? 이사(移徙) Move 윤상 4집 <이사>, 2002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을 때… 산책을 나서는 이유 한 곳에 오래 못 있겠다. 이따금 거처를 옮기며 새로운 공기를 마셔야 한다. 푼돈을 모아 잠시나마 해외로 나가거나, 하다못해 고시원에라도 기어 들어가 칩거했다. 그렇게 새로이 시작해야 한 발짝이나마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리셋 증후군이다. 윤상의 ‘이사’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전부 가져가기엔 너무 무거운 너의 기억들을 조금 남겨두더라도 나를 용서해.’ 내겐 이 말이 조금 치사하게 들린다. 외려 남겨두고 갈 수 있기 에 터를 자리를 옮기는 거니까. 버린 자리가 나야 비로소 새로운 것을 채워 넣을 수 있으니까. 몇 년 전, 강아지를 반려했을 때만 해도 내 삶에 역마살 같은 건 끼어들지 않았다. 부정적인 감정이 차오를 때마다 딱 그만큼 버려내는 노하우가 그때의 나에겐 있었다. 방법은 잠시간의 외출, 강아지에겐 산책이었다. 강아지에게 목줄을 채우고 현관을 나서며 맡는 공기는 나날이 달랐고 나는 수분과 온도의 차이, 바람의 세기 따위를 충분히 분간하며 즐길 줄 알았다. 마음 곳곳에 닫혔던 창문은 활짝 열어 환기했다. 무책임한 자유 속 에 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이, 그 시절엔 없었다. 그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도망치지 않았던 건 왔던 곳으로 돌아가야 할 일말의 책임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디론가 떠나고픈 사람이 있다면, 지난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잠시라도 좋으니 강아지와 이기적인 산책에 나서자. 강아지와 걷긴 해도 가끔은 당신을 위한 시간으로 쓰면 좀 어떠나. 그럼에도 리드줄 을 꽉 잡아야 하는 건 강아지의 안위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속할 최소한의 의지이기에 그렇다. 강아지를 위해서든 당신을 위해서든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글 김기웅? 허니와 클로버 ハチミとクロ?バ? 우미노 치카, 200 “다 같이 도시락 싸가지고. 카메라도 가지고. 사진도 많이 찍고. 틀림없이 엄청, 재미있을 거야.”?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초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꿀과 클로버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구절에 착안하여 진행되는 영화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피어있는 초원을 ‘청춘’에 비유하며 청춘을 구성하는 꿀과 클로버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물론 등장하는 주인공들에게 초원이란 푸르른 청춘 그 자체다. 작품 속에서 다루는 미대생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울며 웃으며 고뇌한다. 그림의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라이벌에게 이길 수 없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을 수 없어서. 나는 청춘을 논하기엔 조금(?) 늦었으므로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대입하며 이야기를 감상했다. 그리고는 이윽고 내 인생을 이루고 있는 커다란 두 가지 요소들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더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집 개린이들이 아니고 무엇이랴. 주말마다 강아지들과 산책을 나설 때면 생각한다. 한없는 순수함을 품고 있었던 청춘시절과 강아지들을 앞에 마주한 지금의 내 모습이 비슷하다고. 또한 감동한다. 꿀보다 농밀하고 클로버 잎보다 가슴 뛰는 것들과 내가 함께 하고 있음에. 추운 날씨가 걷히고 따사로운 햇살이 온 땅 위에 만연하게 되면 나는 아마도 조금 더 전율하게 될 것이라 예감한다. 이미 지나쳤다고 생각했던 초원 위를 사실은 여전히 강아지들과 함께 뛰어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글 장수연 나의 아저씨 Mon Oncle 자크 타티 감독, 1958 고급스러운 쿠션, 좋은 장난감보다는 그대와 함께하는 시간? 세련된 디자인 가구와 갖가지 자동시스템으로 꾸며진 만능주택에 살고 있는 한 부부가 있다. 그들은 호화로운 저택에서 사회적 입지에 걸맞은 문화적 삶을 향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집의 외동아들은 남모르게 자신의 환경에 불만을 품고 있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이 공 간은 그저 갑갑하고 지겨울 뿐이다. 그에겐 독특한 삼촌이 하나 있는데 그가 바로 영화의 주인공 ‘윌로’ 씨이다. 그는 어수룩하고 엉뚱한 사람이 며 덩굴과 이끼가 감싸 안은 건물과 시끌벅적한 시장, 동네 꼬마 친구들 과 떠돌이 강아지들 속에서 함께 살고 있다. 소년은 자신의 환경과 판이 하게 다른 삼촌의 세계에 매료된다. 우리는 그래도 아직 스스로가 순수한 편이라고 믿고 싶지만,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윌로 씨 보다는 소년의 부모님의 가치관으로 생각하고 행 동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양육하는 대상에게 좀 더 좋은 걸 먹이고 고급스러운 쿠션에서 재우지 못해서 미안하고, 좋은 장난감을 사주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한다. 정작 그들이 원하는 건 대단한 게 아닌데 말이다. 대부분의 반려견은 윌로 씨와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게 무엇보다 행복한 소년과 닮아 있을 것이다. 강아지들은 잔뜩 갖춰진 공간보다도 그저 함께 누리는 ‘자유’를 원한다. 네 발로 마음껏 흙을 밟고 넓은 곳을 달리며 풀 냄새를 맡는 즐거움과 그걸 나눌 수 있는 반려인만 곁에 있다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행복하길 원한다면 큰 욕심 부릴 필요 없다. 흥행 영화나 멋진 전시회는 잠시 미뤄두자. 이번 주말, 배변봉 투와 물통, 간식을 챙겨서 반려견과 함께 교외 나들이를 나가보는 건 어 떨까? 글 우서진 CREDIT에디터 김나연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19 12: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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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목줄, 그 부드럽고 강인한 세계
- EDITOR’S PICK강아지 목줄, 그 부드럽고 강인한 세계 강아지와의 산책에서 필수품을 꼽으라면 단연 목줄이다. 그 중에서도 면 소재로 만든 목줄은 부드러운 촉감으로 피부 자극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죽이나 스텐 등과는 달리 다양한 무늬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 중 하나. 즐겁고 유쾌한 산책을 위한 면 목줄을 소개한다. 01 코브라 버클 목걸이 25kg 미만의 소·중형견을 위해 마련된 튼튼한 목줄. 반 려견의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드러운 면 재질 의 웨빙을 소재로 해 모든 절단면을 특수처리 마감 처리 했다. 원터치 방식의 코브라 버클을 이용해 손쉽게 체결 이 가능하다. 특히 이 버클은 군수(Military)와 재난 구조 를 목적으로 필요한 안전장비를 생산하는 유럽 오스트리아의 오스트리알핀사에서 만들어졌는데, 최소 360kg 에서 최대 2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되어 지구 상 가장 강하고 안전하다고 인정되고 있다. 면 재질이지만 쉽게 늘어나거나 때가 타지 않는 점이 돋 보인다. 스포티한 느낌의 웨빙과 더불어 강렬하고 직관 적인 색감의 코브라 버클 목걸이는 등산이나 수영 등 활 동적인 취미를 지향하는 반려견에게 더없이 어울릴 것 같다. 목걸이와 세트로 사용할 수 있는 리드줄은 별도로 판매 중인데, 꼭 같은 색깔로 맞추지 않고 다른 색깔을 선 택해 믹스매치 해도 좋다. 덧붙여 리드줄 손잡이 부분의 고리에 배변 봉투 등 취향에 맞는 악세사리 등을 매달 수 있다는 것도 편리한 점 중 하나다. 02 플로럴 목줄? 화려하고 독특한 색감과 아름다운 무늬가 돋보이는 목줄 이다. 이 우아한 플로럴 컬렉션 목줄은 소형견은 물론 대 형견도 착용할 수 있다. 타피 강아지 플로럴 목줄은 아트 패브릭(Art fabric)으로 불리는 영국 리버티 원단을 사용 하고 있다. 체결하는 부품으로는 미국에서 수입한 신주 (solid brass)로 만들어지는 금속을 사용하는데, 매우 견고할 뿐더러 아름다운 본연의 색을 자랑한다. 특허 기술로 오랜 시간 녹슬지 않아 강아지들에게 더욱 안전하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색감의 디테일이 우수하다. 같은 디자인에 다른 색깔만 입힌 목줄이 아니어서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고민과 정성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한 플로럴 무늬라 단색 털을 가진 견공들에게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했는데, 의뢰로 투 컬러 이상의 털을 가진 견공들에게도 우아하게 매치 할 수 있다. 귀여운 나비넥타이도 목줄의 아름다움에 한 몫 하고 있다. 그리고 단언컨대, 실물이 훨 씬 예쁘다. 03 코비 골드 칼라 100% 면 소재의 웨빙을 기본 소재로 삼은,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아우르는 사이즈로 준비된 목줄이다. 단순한 모양일수록 더욱 돋보이고 세련될 수 있다는 철학을 담 아 V자 패턴이 반복적으로 교차되는 디자인으로 단정하면서도 동적인 인상을 준다. 같은 디자인인데도 목줄에 들어가는 색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이 목줄에 서 눈여겨 볼 매력이다. 더불어 두께감 있는 웨빙과 볼륨 감 있는 금속 버클은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 섬세 한 디테일과 더불어 높은 품질을 대변하고 있다. 깔끔한 디자인에 튼튼한 버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은 반려인의 홀쭉한 지갑도 거뜬히 열게 만드는 마성을 갖고 있다. 특히 블랙 컬러의 목줄은 골드 체인과 어우러져 도도하고 시크한 느낌을 주는데, 털이 까만 강아지와 매치시키면 그 매력이 더욱 시너지 효과를 얻어 돋보일 요량이다. 적당한 두께감과 폭을 보이는 웨빙도 안정적이고 튼튼한 인상이라 듬직한 대형견에게 선물해주면 사뭇 행복할 것 같다.? CREDIT에디터 김나연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19 11: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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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공예공방 마오랑
- 지금은 작업 중감성공예공방 마오랑 마오랑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고양이 젤리 같다’고 할 수 있겠다. 핑크빛 발바닥처럼 고운 색감들로 꾸며져 있고, 말랑말랑한 감촉처럼 부드러운 감성이 듬뿍 담겨 있는 곳이니까.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건, 바로 달콤한 성격의 고양이들이다. 특별한 날을 위한 특별한 선물서울시 구로구의 어느 언덕배기에 자리한 핸드메이드 공방 마오랑. 이곳은 이수전 씨의 개인 작업실이자 수업 공간이다. 수전 씨가 주로 만드는 건 플라워 케이크와 클레이 머핀, 디저트 캔들 등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음식을 본 땄다는 것이다. 혹시 먹을 수 있는 건가 싶어 살짝 손끝을 대 볼 정도로 비슷하게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참 좋아했는데요, 취미 삼아 공예를 배우다 보니 캔들과 비누도 디저트 모양으로 만드는 게 있더라고요. 예쁜 음식 보면 먹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저도 쓰기 아까울 만큼 곱게 만들고 싶었어요.” 한 덩이 반죽에 지나지 않았던 재료를 빚고 매만져 멋진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수전 씨는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마오랑에 감성공예공방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빠르고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마오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고 있다. “특별히 어렵진 않지만 기다림이 많은 작업이에요. 하루에 한두 시간 작업하는데 중간 중간 말리는 과정이 있거든요. 큰 작품의 경우 완성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요. 며칠동안 만들고 기다리는 걸 계속 반복합니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 듯, 힘들수록 보람도 크다. 커다란 플라워 케이크의 경우 생일이나 행사 등 특별한 날에 쓰이기 때문에,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이다. 매년 같은 때 주문하는 고객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는 수전 씨. 앞으로 오래오래 공방을 운영하며 그런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달달한 고양이들수전 씨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 찬 작업실에는 아주 특별하고 애틋한 존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고양이들이다. 야옹이와 푸름이는 작업실에서 키우는 고양이들로, 한때는 이 동네 길고양이였다. 수전 씨가 공방을 연 후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 연이 닿았고 결국 마오랑의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했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이름이 ‘마오’라 공방 이름도 마오랑이라 지은 건데요. 마오가 중국어로 ‘고양이’거든요. 결국 고양이 공방이란 뜻인데, 그래서 야옹이와 푸름이가 찾아온 건가 싶습니다. 혼자 작업할 땐 조금 심심하기도 했는데 두 녀석 있어서 참 좋아요.”길고양들이라 예민할 법도 한데 야옹이와 푸름이는 마오랑의 달달한 분위기만큼이나 사랑스럽다. 공방에 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애교를 부리고, 사람이 안오면 문 앞에 서서 귀여워 해달라는 눈빛을 보낸다고. “여기에서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예쁜 짓만 해요. 야옹이는 2013년부터 키웠고 푸름이 같은 경우는 올해 3월에 만났는데요, 처음엔 푸름이를 좋은 집으로 입양 보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야옹이랑 사이가 정말 좋아 떼어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예전에 야옹이가 길 생활하던 시절에 친구 고양이를 교통사고로 잃은 적이 있거든요. 죽은 고양이 옆에 앉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대요. 결국 둘을 같이 키우려고 내부 배치도 바꿨어요. 얘들 편하게요. 여름 즘엔 이사해서 고양이들만의 공간을 따로 마련하려고 합니다.” 교류하고 교감하며야옹이와 푸름이가 공방에 온 후 마오랑의 분위기는 한층 화사해졌다. 고양이들을 보기 위해 작업실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거의 동네 명물처럼 여겨지는 두 녀석들 덕분에 마오랑은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됐다. “동물 좋아하는 초등학생들도 자주 찾아오고, 어떤 분들은 고양이들 사료나 간식을 주고 가시기도 해요. 야옹이랑 푸름이가 창가에 앉아 있으면 다들 구경하고 가시죠. 제가 이 동네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은 외로웠는데 고양이들 덕분에 주민들과 가까워지게 됐어요.” 고양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사랑도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는 수전 씨. 특히 고양이가 호기심을 느끼고 눈을 동그랗게 뜰 때 제일 예뻐 보인다는데, 그런 얼굴 표정들을 비누로 빚어 볼까도 생각 중이란다. 수전 씨가 여름철 모기를 퇴치를 위해 만드는 캔들에도 야옹이와 푸름이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고양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아로마 대신 허브를 넣었는데, 반려묘를 키우는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수전 씨에게 야옹이와 푸름이는 가족이자 훌륭한 작업 파트너인 셈이다. “앞으로도 고양이들이랑 같이 지내면서 좋아하는 작업하며 사는 게 제 바람이에요. 수업도 꾸준히 하고 싶고요. 마오랑이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교감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CREDIT 에디터 이지희 사진 박민성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13 1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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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살 노령견 흰둥이의 방울 소리
- ESSAY13살 노령견 흰둥이의 방울 소리 흰둥이는 13살, 그러니까 나이가 조금 많은 강아지다. 10살이 넘어도 혈기왕성하게 잘 놀았고 에너지가 흘러넘치던 흰둥이는 지난해 봄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단계는 아니었지만, 한동안 절뚝거리며 걷는 흰둥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는 날들이 이어졌다. 개들은 주인의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금세 알아채고 그 슬픔을 똑같이 느낀다기에 애써 눈물을 감춰야만 했다. 병원에서는 하루 한 번 15~30분 정도의 평지 걷기를 권 했다. 그 후 비가 오거나 눈이 많이 내리는 때가 아니면 매일 하루 흰둥이와의 산책을 나선다. 왕방울이 달린 목걸이와 하네스를 차고 진드기 방지 미스트를 흰둥이 털에 뿌린 후 배변봉투가 담긴 작은 가방을 메면 우리의 산책 준비가 완료된다. 흰둥이 방울소리가 울려 퍼지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아오는 것이 우리의 산책의 전부지만, 흰둥이의 발걸음에 맞춰 딸랑이는 방울 소리는 마치 마법처럼 특별할 것 없는 산책로를 즐겁고 유쾌하게 만든다. 채 한 살이 되기 전의 흰둥이는 외출 자체를 어려워했다. 산책은 물론 차타는 것도 벌벌 떨었다. 세 살 무렵에는 산책의 재미를 알고 나를 무지막지한 힘으로 이끌었다. 그러던 흰둥이와의 산책이 조금 수월해진 건 5살 무렵부터였다. 그 당시 흰둥이를 위해 가끔 산을 찾을 때면 흰둥이는 산길을 쉼없이 뛰어갔다. 산이며 들이며 달랑달랑 방울 소리를 울리며 내달렸다. 그렇게 앞서 가다가도 느려진 내 발걸음에 멀어지거나 “흰둥아~” 하고 부르면 한달음에 나에게로 달려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재촉했다. 문득 그때가 생각나 “흰둥아, 조금만 더 가 볼까?”라고 물으면 흰둥이는 그만 집으로 가자는 듯 뒤돌아선다. 그 모습에 가끔은 서글퍼 질 때가 있다. 아쉬운 산책을 뒤로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기며 돌아서던 흰둥이였는데 얼마 전부터는 그 길에 아쉬움을 두고 돌아오는 건 내가 더 많아졌다. 작년 관절염 진단을 받고부터 강아지 유모차를 마련하기 위해 검색을 하고 있다. 그럭저럭 1년 동안은 없이도 잘 지냈는데 갑자기 흰둥이가 지금보다 걷는 걸 싫어하거나 힘들어져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미리 준비하려 한다. 요즘 들어 흰둥이의 노후를 맞이하는 내가 조금만 더 그때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슬픔과 두려움에 생각하기 싫어 애써 외면한다고 시간이 더디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이 그리 쉽게 담담해지지는 않는다. 다행히 치료에 효과를 보이며 절뚝거리던 다리도 서서히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한 계절이 지나자 절뚝거림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흰둥이는 조금 오래 걷거나 신이나 무리해서 뛰면 다시 절뚝거린다. 그럴 때면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 걱정스러운 마음 에 바라보면 마치 큰 잘못이라도 한 듯 풀 죽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흰둥이의 모습에 “괜찮아 괜찮아, 그렇지?” 라며 나 스스로를 달래듯 흰둥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산책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찍 돌아가는 길을 서글퍼하기엔 아름다운 날들이 아직 많다. 파란 하늘에 훨훨 새가 날아오르고, 이름 모를 풀에 피어난 소담한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춤을 추는 나뭇잎들과 멀리 산등성이를 따라 넘어가는 하얀 구름을 잠시 바라본다. 우리는 말이 없지만 걸어왔던 꽃길을 따라 천천히 또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되돌아간다. 그렇게 나와 흰둥이는 지금의 순간을 묵묵히 쌓아가고 있다. 그래도 흰둥이가 유모차에 타고 산책 가는 날이 천천히 오기를 바란다. 그때가 되면 흰둥이의 경쾌한 발걸음에 맞춰 온 동네를 울려 퍼지던 지금의 이 방울소리가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CREDIT글 모레 그림 우서진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13 09: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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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바견 모두 & 일러스트레이터 RD
- 개와 늑대의 시간시바견 모두 & 일러스트레이터 RD 일러스트레이터, 타투이스트, 디자이너, 즉흥적 여행가… RD를 지칭하는 단어들은 다양하다. 닉네임의 유래를 묻자 특별한 뜻은 없다며 웃는 얼굴에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이 비쳐 보였다. 아메바컬쳐 크리에이트브팀에 속해 있어요. IT, 패션, 컨텐츠, 제품 디자인 등 개인적인 일러스트 작업과 타투도 병행 하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 있기 전에는 의류회사에서 일했어요. 너무 좋은 회사였지만 어째서인지 옷을 만들면서 제 자신이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해외의 문화를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뉴욕행 준비를 하던 중에 타투이스트 104라는 형이 ‘네 그림으로 타투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해준 걸 계기로 타투의 세계에 들어서게 되었어요. 그 전에도 관심이 있던 분야였기도 해서 처음부터 재미있게 배웠죠. 타투는 멋진 포트폴리오만 있다면 어느 나라에서도 먹고 살 수 있거든요. 그렇게 전시회를 열며 준비를 하던 중에 아메바컬쳐에서 너무 좋아하던 작가인 GFX형이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줘서 과감히 뉴욕행을 접었어요.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니 꿈만 같았죠. 퇴근 후에는 ‘모두’의 매니저 노릇을 하고 있어요. 모두는 시바견이에요. 일본에 방문했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 귀국한 후 수소문해서 부산까지 직접 내려가 데려왔어요. 보그 코리아로 광고 데뷔도 했답니다. 그 외에도 헤지스, GQ 화보에도 등장했어요. 나름 인지도가 있는 아이예요.(웃음) 낯을 가리지도 않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도 않는 단순한 타입이어서 간식 하나 있으면 촬영이 금방 끝나요. 다음 주에도 광고 촬영이 예정되어 있어요. 무려 샤시 광고예요. 저는 잘 몰랐는데, 시바견을 잘 아시는 분들이 모두를 보시고 이렇게 잘생긴 시바견은 처음 본다고 어디서 분양받았냐고 여쭤보기도 해요. 제가 주인이어서 이런 말 하는 거 아닙니다. 원래는 동물을 키울 생각이 없었어요. 한 생명을 데려와서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제대로 돌봐줄 수 있을지 걱정됐거든요. 그랬던 게 자주 가던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 귀가 들리지 않아 입양이 미뤄지고 있던 고양이 ‘무우’를 홀린 듯 데려온 걸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혼자 살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죠. 아침에 일어나면 여기 침대 밑에 무우와 모두가 같이 자고 있어요. 모두를 기른 지는 3년 정도 됐어요.모두를 입양할 때만 해도 국내에 시바견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모두를 데리고 다니면 진돗개냐고 물어 보는 일이 많았어요. 똥개냐고 하셨던 아저씨도 있었는데, 그 아저씨와는 다소의 말다툼을 해야 했습니다. (웃음) 그도 그럴 게, 모두의 엄마는 일본 시바견 챔피언이란 말이에요. 암컷인데도 사이즈가 엄청 나요. 모두도 16kg 정도 나가요. 엄청 크죠? 보통 ‘마메시바’라고 작게 개량된 품종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편인데, 모두는 마메시바가 아닌 그냥 시바견이에요. 모두는 어렸을 때 정말 사고를 많이 쳤어요.여기 벽지랑 문짝 다 뜯어져 있죠? 이거 다 모두가 그런 거예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떤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을까 흥미진진했죠. 원래 부엌 바닥도 장판이었는데 모두가 뜯기 시작하기에 아예 다 떼놨어요. 누가 시바견 어떻냐고 물어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면서 손사래를 칠 정도였어요. 데려오고 싶다고 하면 뜯어말리고요. 지금은 좀 컸다고 말썽을 피우는 일은 줄었지만 운동량이 굉장히 많아서 매일 열심히 산책을 시켜줘야 해요. 평소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딘가로 나설 때마다 모두를 데리고 나가요. 혹시 모두가 서핑하는 동영상 보셨어요? (RD는 자신의 SNS에서 앞발로 헤엄치며 서핑보드에 올라서 있는 모 두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얘랑은 정말 여기저기 많이 다녔어요. (달리는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밤바람을 기분 좋게 만끽하는 영상을 추가로 재생했다.) 제 그림은 보시다시피 굉장히 러프하고 키치해요.스트리트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그래요. 일본에 자주 가는 편인데, 갈 때마다 제 그림으로 스티커를 천 장 정도 제작해가곤 해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공공기물을 제외한 길거리 여기저기에 붙이기도 하려고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예요. 하라주쿠 같은 곳에 가 보면 그렇게 붙어있는 스티커들이 하나의 문화예술로 자리 잡아 있거든요. 참, 일본에서 유명한 시바견 얼굴이 스티커로 만들어져 있는 걸 봤는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저는 모두의 얼굴을 이용해서 동그랗게 쿠션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앞으로 모두를 이 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해 보려고요. 모두는 모든 것을 함께하는 친구같은 존재예요.성격과 취미가 잘 맞는 절친이랄까. 일단 모두 때문에 변한 것들이 많아요. 모두를 위해 베란다가 넓은 이 집으로 이사를 했고, 혼자 훌쩍 떠나던 여행길 대신 이제는 모두를 데리고 나가게 됐어요. 신기하게 말도 참 잘 알아들어서 이리와, 올라와, 들어와 등 따로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제 의도를 읽고 따라줘서 데리고 다니기 편하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모두랑 해외여행을 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강아지들이 비행기를 이용하는 절차가 무척 복잡해서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요. RD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면 (Instagram / rdrdrdrd)? CREDIT인터뷰 장수연 사진 엄기태 자료협조 RD ?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13 09: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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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와 디자이너 부부의 포근한 하루
- LIVING WITH DOGS토리와 디자이너 부부의 포근한 하루 세신·선희 씨의 집에 들어서면 근사한 동화 속에 빠져든 듯한 착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릴 적 읽었던 예쁜 물건들이 진열된 공주님 방 같기도 하고, 어딘가의 만화영화에 등장했던 보물창고 같기도 하고. 요목조목 구경하는 재미에 폭 빠져들어 구역별로 탐색을 하다가 저 멀찍이서 까만 눈동자를 끔벅이며 쳐다보는 토리와 눈이 마주쳤다. ? 여기 저기 구경거리 가득한 귀여워라! 그 한 마디가 신호탄이었는지 토리는 헐레벌떡 빠르게 선희 씨 품에 안겨 들었다. 엄마, 이 사람들 누구야? 전력을 다해 선희 씨에게 찰싹 붙여 있으면서도 낯선 사람을 당당하게 쳐다보는 표정에서 온 가족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자란 티가 났다. ‘밤토리’라는 숨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토리는 부부가 결혼 후 데려온 자랑스러운 ‘첫째 딸’이다. 집 구경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건 뭐예요?”, “어디서 구할 수 있어요?” 감탄사에 가까운 질문들이 줄줄이 터져 나온다. 아동복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선희 씨는 아이들의 옷을 상상할 때의 그 아기자기하고 보드라운 감성을 집에도 고스란히 녹여냈다. 화이트톤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곳곳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크고 작은 소품들이 조잘조잘 떠들고 있다. 크고 작은 캐릭터 인형들, 선인장 화분, 클래식한 캔들 워머, 부부의 사진이 담긴 액자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소품들이지만 색감, 소재, 디자인을 꼼꼼히 고르고 추려낸 것들이라 당연히 그 존재 의미가 다르다. 인터폰을 가리기 위해 붙여놓은 작은 엽서 한 장에도 집을 아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건 필시 그냥 생긴 것이 아닐 터. 조금 더 아름다운 집이란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포근한 집, 밝은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좋아하는 소품들로만 가득한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랐지요.” 맨 처음 부부가 이 장소를 발견했을 당시, 작고 오래된 빌라는 많이 어둡고 낡아 있었다. 당연히 부부가 원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다소의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했다. 전체적인 구조를 변경하고 새로 실내 디자인을 짜는 과정이 이어졌다. 불편했던 동선과 부족한 수납공간, 빛 바랜 벽지들이 가장 먼저 변화했다. 현관에는 중문을 달아 찬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동시에 인테리어 효과를 얻었으며, 조리하기에 불편한 일자 싱크대에 가벽을 달아 기역자로 리모델링하니 훨씬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었다. 미묘한 크기였던 두 개의 화장실 역시 한 곳만 남기고 공간을 터서 활용도를 높였다. 집 안에서 선희 씨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단연 부엌의 냉장고다. 집의 구조를 바꾼 덕분에 제 있을 곳을 찾아 자리한 냉장고는 바로 옆에 놓여있는 커피머신과 세트처럼 똑같은 민트색이다. 실내에 형광등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도 주목해 보자. 염원하던 포근하고 편안한 집을 위해 부부는 따뜻한 노란빛을 띠는 LED 전구를 매립 시공하는 중요한 미션을 수행했다. 덕분에 이제 곧 찾아올 아기를 위해 안방에 갖춰 놓은 아기침대는 따가운 형광등 불빛 대신 고운 입자들에 둘러싸일 수 있었다. 소파를 재활용해 만든 토리의 공간 “토리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자기 침대예요. 신혼 집에서 쓰던 좌식 소파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서 만든 건데요. 푹신푹신하고 보드라워서 토리가 자주 이용하죠. 토리가 조용한 곳을 좋아해서 드레스룸 안 쪽에 마련해줬고요.” 오롯이 토리의 개인 공간인 침대 위엔 곰돌이 담요와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들이 놓여 있었다. 부부가 외출하거나 다른 일로 바쁠 때면 토리는 투정부리는 일 없이 기특하게도 침대 담요 속에 얼굴을 파묻고 잠이 든다고. 언젠가는 작업실 겸 카페를 열고 싶다는 선희 씨는 그래서인지 작은 소품들로 집을 단장하면서 늘 그 너머의 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혹시라도 앞으로 집 외에 포근한 공간을 하나 더 가질 수 있게 된다면, 하고 조금 더 예쁜 물건들에 욕심을 내보는 것이다. 그렇게 부부의 보금자리에는 아직도 포근함이 채워지고 있는 중이다. CREDIT에디터 장수연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12 11:5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