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P (503건) [STORY] 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 STORY | 2019-05-28 11:10:58 [STORY] 노견은 아장아장 아가로 돌아왔다 STORY | 2019-05-27 12:59:17 [STORY]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냥카소 STORY | 2019-05-23 11:34:01 [STORY] 크게 될 강아지 STORY | 2019-05-23 10:56:33 [STORY] 너의 웃음이 내 행복이고 너의 기억이 … STORY | 2019-05-22 11:17:05 [STORY] 내가 할 수 있는 일 STORY | 2019-05-21 10:49:01 [STORY]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동물과 마음… STORY | 2019-04-17 11:14:44 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 내 삶 을 담 아 가 는 종 이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 뒤늦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이 행동으로 일상으로 옮겨지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늘 즐겁지는 않지만 그림에 대한 생각과 그림을 그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은 걸 보면 어쨌든 막연했던 꿈은 이루어져 가고 있는 셈이네요.‘그림에 개나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유가 있나요’란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딱히 이유를 생각하면서 그리지는 않았습니다만, 동물들을 그릴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제 성격처럼 그림도 우울할 때가 많은데 강아지 한 마리의 등장으로 그림 속 세상이 살짝 따뜻해지기도 하거든요. 사람보다 약한 존재들이지만 관계에 대해 계산하지 않고 하루를 쫓기듯 살지 않는 모습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낮잠내 주인은 일주일에 한 번 쉰다.쉬는 날 그는 늘어지게 잠을 잔 다음 나를 데리고 오후 산책을 나선다.그를 앞서기도 하고 뒤따르기도 하는 그 시간이 좋다.주인은 늘 말이 없다. 그래도 가끔은 행복해 보인다.오늘은 노을이 예쁜 산책길이 될 것 같다.? 취한 밤‘취해있지 마라.’ 이 말을 남기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고 그녀 역시 그를 떠났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밤이 있다고 숨죽여 울었다.달빛이 창가에 머뭇거린다. 남자는 아침 속 달래줄 컵라면 하나는 꼭 잊지 않는다.? 우리의 오후무슨 말을 해야 할지 조금은 어색했을 때에-에-엣 엣--- 취 너의 재채기 소리. 네가 낸 소리 중 가장 컸어.고요한 노을빛 자잘한 웃음 번질 때가끔 생각이 나 그렇게 별 것 아닌 것들이….우리 좀 더 가까워졌던 그런 순간들이…? 가을에종일 그림을 한 장도 그리지 못했다.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집을 나섰다.어떤 이를 생각하며 걸었던 이 길을 나는 여전히 씩씩하게 걷지 못한다.빨리 찾아와 오래 머무는 저녁이 꽤 쌀쌀했다.그러고 보니 10월이었다.? 푸른 이야기오래전부터 지나가던 소리들 잠깐의 고요에 조용한 하품 소리 서로 피식 웃고 말았지.하늘에 구름이 하얗게 지나가고 잔디 위엔 수줍은 푸른 고백.너의 손목 맥박 리듬에 맞춰 날던 비행기? CREDIT?글·그림 흑미에디터 강문성? STORY | 2019-05-28 11:10:58 노견은 아장아장 아가로 돌아왔다 명 랑 노 견 생 활 기노견은 아장아장 아가로 돌아왔다? 돌아온 절도범과 귤껍질 잔치17세 노견 이뿌니가 일으킨 사건 사고의 죄목 대부분은 식품 절도죄다. 방금도 거실 테이블 위에 펼쳐 놓고 말리던 고구마를 습격해 한 개 물고 갔다. 남편이 알아채고 절도범을 검거해 고구마를 압수하려 했으나 이빨도 몇 개 없는 개가 악착같이 물고 버텼 다. 예전부터 이뿌니는 먹고 있던 것을 억지로 뺏으려 하면 다급 하게 꿀꺽하고 나서 후에 토하곤 했다. 때문에 우리는 고구마 되찾기를 포기하고 급히 삼키지는 않는지 멀찍이 떨어져 지켜봐 주었다. 절도범이 범행 후 안전하게 집에 돌아가는지 망을 봐주는 공범이 된 기분이다. 이왕 입에 들어간 거 끝까지 꼭꼭 씹어 먹기를. 몇 달 전만 해도 밥을 안 먹어 애태우게 하던 이뿌니였기에 허겁지겁 급히 먹는 것만 걱정될 뿐 현행범으로 잡혀 온 고구마 도둑놈이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 하나도 괘씸치 않고 사실은 그저 예쁘기만 하다.겨울이 되고부터 우리 집 식구들은 귤을 입에 달고 산다. 덕분에 곁에서 침을 뚝뚝 흘리던 이뿌니도 몇 개씩 맛보곤 했는데, 모아둔 귤껍질을 덮친 적은 맹세코 한 번도 없었다. 생각보다 똘똘한 녀석이다. 알맹이만 먹고 껍질은 버린다는 것을 한낱 개가 알게 뭐람. ‘반은 사람이다’싶은 녀석을 믿고 외출했다가 돌아와보니 귤껍질로 난장판이 된 거실을 마주했다. 귤껍질을 건드린 적은 좀처럼 없는 일이었기에 치우지도 않고 현장 사진부터 찍었다.솔직히 나이 들면서 말썽이라곤 1년에 한 번쯤 될까 말까 한 시시한 개가 돼버렸기 때문에 오랜만에 저질러준 말썽이 매우 반가 웠었다. 바구니 안에 버젓이 살아있는 귤을 두 개나 놔두고 쓸데없이 껍질만 물었다가 퉤퉤- 뱉어 두었나보다. 증거품이 된 귤껍질 중일부가 주방 입구에도 놓여 있었다. 껍질만 물고 튀다가 그 맛이 아니다 싶으니 뱉어내고 다시 돌아와 바구니 안의 또 다른 껍질을 물었겠지. 이뿌니의 동선이 눈에 선히 보이는 것만 같다. 사건 현장에서 범행 당시의 상황을 추리하는 형사가 된 것만 같다. 어쨌거나 멀쩡한 귤을 놔두고 껍질만 물어다 죄 흩뜨려 놓았으니 똘똘한 개라는 좀 전의 말은 취소하기로 하자. 귤을 앙- 물어 과육에 이빨만 닿았어도 성공했을 텐데 바보같이 애꿎은 귤껍질만 수십 번 물고 헛짓만 했다. 수고에 비해 보상은 없었던 작은 노동이 깜찍해서 기쁜 날이었다. 귤껍질 테러도 처음이지만 나이 먹고는 말썽이 없어 심심하던 차에 아직 코카 기질은 죽지 않았노라 일깨워준 것만 같았다. 기념한다. 과거에 비하면 아주 많이 소박해진 오늘의 귤껍질 잔치를.찰나의 순간그때도 말썽이 잠잠한 몇 년 전이었다. 읽고 있던 책 커버 사진을 찍기 위해 테이블 위에 책 세 권을 나란히 세워두었다. 물이 가득 담긴 유리컵은 아마도 내가 마시려 거기 두었던 것 같다. 한 발짝 떨어져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시커먼 짐승이 나타나 테이블에 난입했다. 가까이 있었더라면 손부터 뻗어 짐승을 막거나 컵을 잡았을 텐데 나는 카메라를 들고 뒤에 물러나 있었 기에 그 순간을 기록할 수 있었다. 순전히 사진을 위해 방치한 건아니고 마침 사진을 찍고 있던 중이라 저절로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던 것일 게다. 아슬아슬해 보이는 유리컵은 예상대로 굴러떨 어졌고 물이 바닥에 쏟아졌다. 내가 컵을 왜 거기에 두었을까 자책하며 바닥을 치우는 동안 폭주했던 시커먼 짐승은 제정신으로 돌아와 얌전히 자리를 잡았다. 보통은 강아지가 말썽을 피운 뒤에야 목격하지, 말썽 당시의 찰나와 같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 기가 어려운 법인데 광기 어린 개의 습격 장면이 우연찮게 제대로 담긴 소중한 사진이 되었다.? 노견은 아가로 돌아왔다 몇 해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야말로 광란의 시절, 전깃줄을 씹어 먹어 실제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하고 놀랐던 일까지 생생 하게 다 기억난다. 내가 데려온 이 개가 우리 집을 박살 내는 것이 아닐까, 부모님이 내쫓지는 않을까 매일 밤 어지럽혀진 방안을 수습하며 후회를 했었다. 훗날 이 개가 저절로 철이 들어 저지 르는 말썽이라곤 고작 귤껍질이나 씹다 뱉는 게 전부인 양반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었다. 강아지들이 이갈이 시절에 벽지와 문지방 뜯는 일쯤은 일반적인 일인데 이뿌니는 아예 벽지 뒤의 시멘트까지도 갉아먹곤 했다. 플라스틱 칫솔은 뭐가 그리 맛있 는지 그렇게 뜯고도 병원 한번 실려 가지 않은 게 놀라울 뿐이다. 전기장판의 코드를 씹어 먹고 컴퓨터 스피커를 부수던 미치광이 개는 어느 순간에 그 모든 악행을 끊고 오로지 식탐으로만 에너 지를 발산했다. 엄마가 내 방으로 배달해주던 과일 접시 높이에 맞춰 두 발로 점프! 머리통으로 접시 바닥면을 콩- 받아쳐 과일을 떨어뜨린 다음에 의기양양하게 먹어 치우는 게 이뿌니의 전술 이었다. 같은 전술에 몇 번이고 방어할 수 있었으련만 엄마는 번번이 이뿌니에게 패배했고 그 때문에 엄마와 내가 많이도 싸웠 다. 내가 결혼하고부터 이제는 노련한 나와 남편에겐 그 방법이 통하진 않지만 역시나 다른 경로를 통한 음식 절도는 오늘까지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엔 또 다른 종류의 말썽거리를 만들고 있다. 노견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인 듯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개념이 없어진 것인지 좋은 길을 두고도 위험한 길로만 향하려는게 그것이다. 밑에 개울이 흐르는 약간 높은 언덕에선 아슬아슬한 절벽 끝으로만 가 있는가 하면, 넓은 반려견 운동장에서는 굳이 구석진 비탈길에 가서 삐뚜름하게 서 있곤 한다. 평지에 내려 놓아도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가속도가 붙는 내리막길을 두두두 달려가는 일도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저 개가 뛰려고 뛰는 건 아닌것 같은데 몇 번이고 비슷한 짓을 반복했다.눈이 많이 오던 날은 동네 운동장을 전세 내고도 하수구 구멍이 있는 가장자리로 걸어가 기어이 발을 한번 빠뜨렸다. 안아서 운동장 한가운데 내려놓았는데도 다시 또 하수구 구멍 근처로 다가가 멀뚱히 서 있는 모습, 왜 이러나 싶어 사진에 담아 두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니. 혹시 이게 무슨 노견들의 익스트림 스포츠라도 되는 걸까. 노견은 십수 년을 지나 다시 아장아장 첫걸 음마를 떼는 아가로 돌아왔다. 옛날과는 다르게 말썽을 피워도혼 한번 날일 없는 평화로운 노후니 18세의 늙은 아가야, 자나 깨나 그저 너의 장수 하나만을 바란다.? CREDIT??글·사진 한진에디터 이제원 STORY | 2019-05-27 12:59:17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냥카소 냥 카 소 의 그 림 에 세 이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냥카소 멍뭉이와 같이 한 내 인생의 절반내 어린 시절 키 작은 꼬마 친구 “해피” 내 청소년 시절의 우직한 친구 “다솜이” 그리고 내 안식처와 같은 “포동이”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함께 조그마한 일러스트책을 보면서 난 “멍뭉이”를 아버지는 파마 머리한 사자와 여러 동물을 그리곤 했었다. 그 그림을 다시 그리려고 한다.? 아를의 고흐방에 들어간 엄마와 딸나의 첫 명화 콜라보는 개 그림으로 시작했다. 고흐의 “아를의 방”은 나의 단골 오마주 대상이었다.아를 방에 등장하는 양은 양띠 엄마를 그리고 개는 개를 좋아 하는 딸을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을 시작으로 사람들은 나를 “댕고흐”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학원으로 간 호야그림 속 모델은 학대받다가 구출된 호야의 그림이다.지금도 산책하다가 전 주인과 비슷한 나잇대의 아주머니를 보면 마구마구 짖는다. 오랫동안 베란다에서 내버려 두면서 밥도 주지 않았고 학대당한 기억이 많은지 아직도 사료뿐만 아니라 사람이 먹는 음식에 대한 집착이 심하다. 먹지 못하게 하지만 호야가 냄새만 나도 좋아서 덤비던 치킨과 커피믹스를 같이 그려보았다.반려동물은 소중한 생명이고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줄 아는 존재임을 꼭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더는 학대의 기억을 잊고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갈 호야를 위해서….? 똘아조씨똘이는 올해 15살로 노령견이지만 개 유치원에서 여전히 인기 짱이며 산책 시에도 ‘개개오톡’으로 동네 견들과 안부 인사를 나누면서 “핵인싸”임을 과시하는 중이다. 그런 똘아조씨의 유쾌한 모습을 몰디브에서 모히또 한잔하면서 암캐들에게 작업 하는 유쾌한 모습으로 그렸다.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희로애락”과 “요람에서 무덤까지” 를 함께 해야 한다.때론 힘이 들고 마음이 아플지라도 똘이 반려인은 똘아조씨가 30살이 되는 해에 고척돔에서 팬 미팅을 꿈꾼다.“똘아조씨 파이팅”? 화가가 된 개건이내가 그린 그림을 본 이들은 자신도 한 번쯤 그려보고 싶어한다.처음 그림을 시작하는 이라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저렴한 오일 파스텔로 우선 그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일파스텔은 색감을 익히는 데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못 그리면 어때? 자신감을 가지고 시도해보시기를!? 앙리 마티스 거실에서앙리 마티스와 명품을 콜라보한 그림이다. 명품과 명화보다도 개와 고양이들이 더 돋보이도록 그려보았다.난 개와 고양이 그림으로 사람들이 치유된다고 믿는다. 개와 고양이는 분명 명품이나 명화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걸 표현하는게 내 그림이다.? CREDIT?글·그림 냥카소에디터 강문성? STORY | 2019-05-23 11:34:01 크게 될 강아지 나 대 의 세 상 크게 될 강아지 나대를 데리고 오기 전, 가족들과 어떤 강아지를 반려하면 좋을지 상의한 적이 있었다.결론은 누구보다도 활발한 강아지였다. 누구보다도 활발한 강아지라 하여 나대를 소개 받은 건데… 나대를 본명인 쪼꼬가 아니라 나대라 부르게 된 경위를 생각하면 누구나 납득할 것이다. 나대는 활발한 정도가 너~무 지나쳐 누구보다도 나대는 강아지였다.? 양이와의 첫 만남나대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내가 제일 걱정했던 것은 먼저 우리 집에서 살고 있던 고양이 양이와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양이가 고양이치곤 수의사도 감탄할 정도로 순한 편이긴 했지만, 어쨌든 양이는 크고 나대는 아기니까 고양이 펀치라도 맞고 자라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나대는 양이를 보자마자 800g에 달하는 온 몸에 힘을 싣고 몸통박치기를 감행하였다. 6kg에 달하는 고양이는 균형을 잃고 엎어졌다. 양이가 갑작스런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채 파악해내기도 전에 나대는 양이의 얼굴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 다. 견디다 못해 도주를 시도하자 나대는 지능적으로 양이를 구석에 몰아넣었다. 핀치에 몰려 당황한 양이를 향해 나대는 있는 힘을 다해 깡깡 짖었다. 잠깐의 대치 후, 나대가 자기 크기의 반에 반도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양이가 앞발을 들어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미 나대는 양이가 붙잡을 수 없는 속도로 냥 펀치의 사정거 리를 벗어난 후였다. 나대야 그만 좀 나대 나대는 진짜 엄청난 강아지였다. 쪼끄만 게 밤잠도 없는지 2개월 짜리가 밤새도록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보고 다녔다. 혹시라도 위험한 물건을 삼키거나 미끄러져서 다치기라도 할 까봐 나도 밤을 꼴딱 새면서 나대를 쫓아다녔다.결국 20살도 더 먹은 내 쪽이 먼저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깜빡 잠들었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시야에 나대의 얼굴이 한가득차 있었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자신의 코와 다르게 생긴 인간의 코가 신기했던 나대가 내 코를 한번 깨물어보려 하던 순간에 내가 눈을 뜬 것이었다.하도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집안일을 하는 잠깐 동안이라도 강아지 용 울타리 안에 가둬두려 했지만, 나대는 우리 네 식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그 어떤 난공불락의 감옥도 반드시 틈새를 찾아 빠져나갔다. 한번은 거실 베란다 쪽에 울타리를 바싹 붙여서 설치했더니, 그쪼끄만 게 베란다 창문을 옆으로 민 다음 샷시 레일을 밟고 나왔 다. 머리로는 이기지 못하겠다 싶어 줄을 사다가 매어두는 물리적인 방법을 고안해냈지만 그 줄마저도 이빨로 갉아서 끊어내고 탈옥했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지력과 정신 력과 끈기를 가진 강아지다. 결국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만 우리는 저렇게 계속 사고를 치다 보면 언젠간 지도 질리겠지… 하는 마음 으로 내버려 두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지금도 나대는 하고 싶은것 다 하고 다닌다.? 그래도 지금은 덜 나대 예전의 나대가 왕나대였다면 그래도 지금은 나이를 좀 먹어서 덜나대가 되었다. 예전엔 목줄을 채우면 무조건 자유를 찾아 물어뜯었는데, 지금은 목줄을 하면 산책을 나갈 수 있다는 점쯤은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는 더 굵어져서 사고를 쳤을 때더 지능적으로 대처한다. 일단 사고를 쳐놓고 불쌍한 표정을 지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작전이다. 가끔은 간식을 먹었는데 안먹은 척 거짓말을 칠 때도 있다. 조그만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고작 한다는 생각이 간식 하나 더 얻어먹기 정도라 몹시 귀엽다.피자를 시켜서 먹고 있으면 눈치도 안 보고 한 조각 스윽 물어가 기도 한다. 쓰레기봉투를 다 터트려 놓거나 내가 금지옥엽 키운 화분을 다 뜯어 놔서 혼내려고 하다가도 한 번만 봐 달라는 시무 룩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봐서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린 적도 여러 번이다. 이선희의 노래 중에서 <그 중에 그대를 만나>라는 아주 유명한 곡이 있다. 난 그 노래에서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그대를 만나~’라는 대목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개사해서 ‘별처럼 수많은 강아지 그 중에 나대를 만나~’하고 나대한테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세상에 인연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각각이 다른 방향으로 이어진다. 수많은 푸들들 중에서 나대 같은 유독 웃기는 강아지가 우리 집에 왔다는 사실이 가끔은 너무 신기하고 어떨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나대는 사고를 치기 위해 태어난 강아지이다. 오늘도 열심히 장난을 쳐 댔으니 임무 완료. 거기에 따른 내 임무는 나대가 마음껏 행복하게 사고를 치고 다닐 있도록 끝까지 지켜주는 일이다.? CREDIT?글·사진 무명? STORY | 2019-05-23 10:56:33 너의 웃음이 내 행복이고 너의 기억이 … 감 정 을 담 아 가 는 시 간너의 웃음이 내 행복이고 너의 기억이 내 집이야 네가 보는 곳이 내 길인걸. 생일 축하해요. 사랑하는 그대여.비록 말로 하진 못해도 내 맘. 가득 담은 이 노래. ‘커피소년, <생일 축하합니다> 중’? 너에게로 가는 포근한 우리 집몽이가 태어난 겨울에 처음 만난 날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네가 있어 겨울에도 포근한 우리 집.? 네 살 어느 봄날 집 뒷마당에서 클로버와….내 10대의 마지막 겨울에 갓 태어난 지 4주만에 처음 만난 몽이야.그렇게 솜털 같은 몽이를 데려온 지가 벌써 14년이 지났네.몽이가 10살 무렵부터 세 번의 수술을 하는 동안 눈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허리와 다리 신장 멀쩡한 곳이 없는 노견이 되었지만 내겐 여전히 아기 같은 동생이란다. 나의 20대의 전부를 함께 하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내 곁에 있는 너.맘 같아선 너와 평생 함께하고 싶지만 네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아. 그래서 이 잡지에 내 맘을 가득 담아 너와 함께 한시간을 기억하려고 해.사랑하는 내 동생 몽아.? 가족사진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나태주 시인의 ‘풀꽃’ 中넌 가까이 봐도 멀리서 봐도 또각또각 걷는 소리마저 예쁘다.네가 내 인생에 조용히 다가와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이미 만개한 너는 쉬이 지질 않고 지친 내 맘에 봄이 되어 자꾸자꾸 피어난다.? “엄마, 내 별은 어디 있어요?”“저기 가장 작고 빛나는 별이 네 별이야.” “엄마, 엄마별은 어디 있어요?”“여기 가장 작고 가장 빛나는 별이 내 별이야.”? ‘평생 내가 지켜 줄 거야’라는 제목의 그림으로 네이버 감성충전 메인에 소개된 적이 있다. 도윤이는 친한 언니가 5년 만에 얻은 귀한 첫아이로 애지중지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다.말은 못 하지만 눈으로 말한다는 말이 이런 걸까? 하고 감동을 했던 사진을 봤다. 저 순간 두 모자의 눈빛을 누가 방해할 수 있었을까.나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렸다. 좋아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를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는 그림 그리는 날 보며 늘 하는 말이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였다. 나도 모르게 입을 뻥긋거리며 웃고 있었나 보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늘 화가라 적었다.하지만 그림에는 수요가 많지 않기에 자연히 성인이 되어서는 그림을 잘 그리지 않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못 버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 사이에 늘 괴리를 느끼던 나는 작년 퇴사를 했다.30살이 지나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한번 해보고 싶기도 했었고 개인적으로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일 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림만 그리다 보니 그림을 파는 것도 해보고 잡지에 연재도 해보게 되었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책에 나오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우리 몽이 덕에.“몽아, 누나 잡지 나왔어!”이제 진짜 내 꿈을 너와 함께 시작해보고자 한다.? CREDIT?글·사진 조연어 에디터 강문성? STORY | 2019-05-22 11:17:05 내가 할 수 있는 일 1 ℃ 마 음 이 따 뜻 해 지 는 그 림 내가 할 수 있는 일 ‘1℃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 은 백수와 다른 바 없는 프리랜서 생활을 하던 때에 애신동산 봉사자 모임에서 보호소 운영비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버려진 강아 지가 입양을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 제 마음을 가득 담아 4계절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들은 보호소를 위한 달력에 실렸습니다. 먼저 손 내밀어 주세요누군가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 그 순간에 먼저 다가가 손을 잡아 준 적이 몇 번이나 될까요?내가 먼저 손 내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고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잡아 주겠다는 위안을 하며 애써 외면했던 수많은 순간….이젠 용기를 내어 눈높이를 맞추고 천천히 다가가 내가 먼저 손을 꼬옥 잡아 주고 싶습니다.? 외로운 밤우연히 만난 그날….캄캄한 밤에 버렸던 주인을 찾아 길을 헤매던널 만난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시간이 필요해요한번 버림받아 마음의 상처가 있는 강아지가 마음을 열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데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상처받은 마음이 다시 아프지 않게, 오후 다섯 시, 활짝 열린 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포근한 햇살처럼 한 번 더 안아주려고 합니다.? 가족사진 초롱초롱한 눈 안에서 행복이 모여 하늘의 수많은 별처럼 반짝입니다. 작고 보석 같은 행복들이 모여서 커다란 행복을 만들어 냅니다.별일 없이 지나가는 오늘, 너희들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합니다.? 친구 따라 보호소 봉사를 하러 갔습니다. 숲속 깊은 곳에 있는 보호소에는 방송에서 보던 보호소와 다르게 열악한 환경에서 수백 마리의 강아지와 고양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체력이 약했던 나는 산비탈에 미로처럼 만들어진 견사를 오르락내리락하느라 몸살이 났습니다. 처음이라 충격이 컸던 걸까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두 번째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 후 저는 보호소 봉사를 가지 않았습니 다.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입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괜찮을 줄 알았습 니다. 바람도 막아주지 못하는 견사 구석에서 추위에 떨며 두려움 가득찬 눈으로 나를 보던 강아지들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직접 봉사를 하러 가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고민했습니 다. 백수 같은 프리랜서라 생활비와 월세도 못 버는 달이 많아 통장에 매달 더 높은 숫자가 -(마이너스) 뒤에 찍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변명 같지만, 기부금을 보낼 수 있는 금전적 여유는 나에게 없다고 생각했습니 다. 어느 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봉사자 모임에서 만드는 달력 제작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물어왔습니다. 달력의 수익금은 보호소 운영비를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그림을 그리는 내가 할 수 있는 ‘나에게 딱 맞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1℃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습니다.? CREDIT??글·그림 에이치에디터 강문성? STORY | 2019-05-21 10:49:01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동물과 마음… P R O J E C T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동물과 마음을 나누는 ‘동물매개활동’? 동물매개활동은 사람과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기유 발적, 교육적, 오락적 나아가 치료의 효과를 얻는 것입니다.(사)동물사랑봉사는 서울시로부터 사업운영자로 선정되어 2015년 지자체 최초로 동물매개활동을 시범사업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이에 2015~2016년 사이 서울시 관내 동물매개활동이 이루 어진 시설들의 활동일지를 연재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이를 알리고자 합니다.현재 (사)동물사랑봉사는 동물매개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려동물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의 정서적, 심리적인 안정과 신체적인 발달을 촉진시켜 삶의 질을 향상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개선에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10. 대방종합사회복지관 / 대방지역아동센터활동 회기 : 1회기 ~ 10회기 l 참여 연도 : 2016년01.위치 02.활동 장소 03.총 참여자04.활동견 서울시 동작구 여의대방로44길 47기관 내 컴퓨터실 등대방종합사회복지관 / 활동가 하은주 외 2명, 대상 아동 10명 대방지역아동센터 / 활동가 박소연 외 4명, 대상아동 10명4명 대방종합사회복지관 / 총 5마리 대방지역아동센터 / 총 4마리1마리? 대방지역종합사회복지관에서의 첫 수업은 앞으로 더 즐거운 수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규칙을 정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활동가들이 활동견을 소개할 때, 아이들이 “꽃님이는 무슨 음식을 좋아하나요?”, “별이는 남자 애예요, 여자 애예요?” 등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며 강아지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천사점토에 활동견의 발도장을 찍는 수업에서 아이 들이 활동견의 다리를 잡자 활동견들이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였기에 아이들과 떨어져 잠시 쉬게 해 주자 금방 기분 좋은 상태로 회복했다. 풍선을 가지고 강아지의 인사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풍선이 너무 많이 터져서 아이들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하고, 간식으로 가르치는 수업에서는 강아지에게 간식을 너무 많이 주려고 해서 질서가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아이들 모두 활동견에게 호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가와 프로그램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마지막 시간에는 지금까지 활동하며 찍었던 사진을 이용해 앨범을 만들었다. 대방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된 동물매개활동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김주희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가 둘 있어서 두 아이를 구분하기 위해 ‘2학년 주희’, ‘6학년 주희’라 불렀는데 아이들이 이를 무척이나 재미있어 하며 두 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던 것이다. 본인들도 즐거운지 말티즈 건우에게 “나는 무슨 주희게?” 하며 수수께끼를 내기도 했다. 그 모습이 굉장히 친근하고 자연스러워서 마치 활동견과 아이들이 가족 같다는 느낌마저 들게 했다. 여러 활동 중에서도 아이들은 특히 활동견들을 안아보고, 만지는 등 직접 접촉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복종훈련에서는 활동견의 머리를 열심히 쓰다듬었고, 산책을 할 때에도 활동견의 배변을 솔선수범하여 치워 주었다. 활동 중 생일을 맞은 정훈이를 축하하기 위해 생일 파티를 열기도 했다. 아이들은 마지막 시간을 앨범을 만들면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활동가들은 다음에 또 놀러 오라는 말이 기뻤다. CREDIT에디터 조문주 STORY | 2019-04-17 11:14:44 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 노견은 아장아장 아가로 돌아왔다 강아지 그림을 그리는 냥카소 크게 될 강아지 너의 웃음이 내 행복이고 너의 기억이 … 내가 할 수 있는 일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동물과 마음…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