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034건) [STORY] 뉴욕에서 마주친 평온한 일상 STORY | 2019-10-16 09:51:47 [STORY] 그렇게 봄은 더 커졌다 STORY | 2019-10-15 14:20:56 [STORY] 따뜻한 봄에 보여줄 노견의 로맨스 STORY | 2019-10-14 10:25:35 [STORY] 우린 무섭지 않아요 단지 덩치만 클 뿐… STORY | 2019-10-11 11:55:51 [STORY] 골목대장 나대 STORY | 2019-10-11 10:56:14 [STORY] 그땐 그랬지 - 몽이의 어린 시절 - STORY | 2019-10-11 10:46:56 [STORY] 행복한 순간들 : [개 그린 그림] 그… STORY | 2019-10-10 10:22:53 뉴욕에서 마주친 평온한 일상 MORI IN NEWYORK 뉴욕에서 마주친 평온한 일상 ▼ 바람이 꽤 많이 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이렇게 산책을 즐기러 나왔다. 가방 속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강아지와 그런 친구를 바라보는 또 다른 강아지. “안녕?” ▲ 약속이 있는 듯, 빨간 핀으로 한껏 멋을 낸 작은 강아지와 녀석의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사내. 그리고 이 귀여운 커플 등 뒤로 사진을 찍다 딱 걸린 나. 민망한 순간. ▼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있는 남성과 옷에는 영 관심이 없는 개. 꽃향기가 진동하는 가게가 그래도 좋았는지, 쇼핑 내내 녀석의 코는 쉴 새 없이 움직였더랬다. ▲ 뉴욕의 횡단보도 신호는 숫자로 작동된다. 18, 17, 16… 2, 1, 0. 빨간불! “아빠, 벌써 15초에요! 빨리 건넙시다!” CREDIT글 사진 박모리 STORY | 2019-10-16 09:51:47 그렇게 봄은 더 커졌다 내 삶 을 담 아 가 는 종 이 그렇게 봄은 더 커졌다 4월꽃 한 송이 우산 하나 먼저 건네지 못하고 지나가는 세월 비는 오지 않았어. 우산을 지팡이 삼아 돌아오는 길 빈자리는 익숙해지는데 화사한 봄이 왠지 낯설어 이렇게 물끄러미 4월을 바라보고 있다네. 선인장한동안 잊고 있었다. 뻗어 난 가시로도 물을 달라는 말은 할 수 없었겠지. 버티고 있을 줄 알았는데 천천히 지쳐가고 있었다. 나는 매번 그렇게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4월의 인사예고도 없이 찾아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던 널 처음 만났던 그 날 나도 모르게 안녕 인사를 하고 가족이 늘었다. 그렇게 봄은 더 커졌다. 강가에서그때의 나는 너를 그리워할 줄을 모르고 강 위 어딘가를 헤매듯 흐르고 있었다. 오늘의 내가 너를 떠올릴 수 있었던 건 강물에 흔들리는 노을빛을 보며 누군가의 글썽이는 고독이라 느낀 순간 때문. CREDIT글 그림 흑미 STORY | 2019-10-15 14:20:56 따뜻한 봄에 보여줄 노견의 로맨스 명랑 노견 생활기 따뜻한 봄에 보여줄 노견의 로맨스 또 한 번의 봄 이뿌니의 어린 시절 친구들은 이제 몇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알고 지낸 지 십여 년 넘은 친구들 네 마리만이라도 한번 모여 보자 했는데 이놈의 노견들이 돌아가며 아팠다. 건강해지면 만나기로 약속했건만 결국 한 친구가 서둘러 떠나버렸다. 이별은 이제 익숙해진 단어가 되었다. 이별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아주 가까이에 와있음을 받아들이고 차근차근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명랑한 노견은 아직 제집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한다. 어느 날은 꺼져가는 촛불처럼 아슬아슬하다가도, 또 한동안은 끄떡없을 것 같은 생명력이 넘쳐흐르기도 한다. 이뿌니의 밀당에 눈물이 나다가도 쏙 들어가 버린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봄을 맞이해도, 마지막 여름이 될 것이라 예상해도, 언제나 또 한 번의 봄과 여름을 함께 보내주는 인심 후한 노견이 아닐 수 없다. 친구 하나를 잃었지만, 우리에게는 이렇게 또 새봄이 왔다. 주눅 들지 말자 노견들아이번 봄의 우선순위는 별이와의 데이트다. 별이는 어린 시절에 알게 되어 지금까지 가장 가까이에 남아있는 이뿌니의 첫 친구다. 이뿌니보다는 두 살이나 어린데 활력이나 사교성이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 평생 열등생인 이뿌니와는 데면데면하게 지내는 게 고작이었다. 십수 년 지나고 나니 세월에 장사 없다고 별이 역시 등이 굽고 기력이 쇠해 느릿느릿한 이뿌니와 속도가 엇비슷해졌다. 너도 이제 할머니가 되었구나? 나도 할아버지가 되었단다. 십여 년을 만나도 친한 줄 모르겠던 두 녀석이 얼굴을 마주하고 나란히 함께 걷기도 했다. 내 개가 늙는 만큼 남의 개도 늙고 있었다. 전력 질주하는 젊은 개들 사이에서 이뿌니는 기가 죽어 구석으로 향하고 별이 역시 오빠를 따라 자꾸만 구석으로 처박힌다. 저 둘이 무대의 정중앙에 서 있던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그때 의 서로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놀기 좋은 넓은 자리를 놔두고 구석 자리로만 가려는 노견들이 애처롭지만 그나마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 의지가 된다. 그만큼이나 이 둘의 모습을 오래 보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주눅 들지 말자 노견들아. 올봄에 도 관절염을 앓는 노견들끼리 봄 소풍 백 번쯤 나가보련다. 자랑 아닌 자랑얼마 전부터 이뿌니는 밖에 나가서 쉬를 하지 않는다. 지난해 췌장염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이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건강치 못하거나 나이 든 개들이 흔히 그렇다고들 하는데, 약해진 자신의 건강 정보를 외부로 알리기 싫은 이유가 원인일 것이다. 그런데 신부전이 있는 별이는 매일 수액을 맞기 때문에 보통의 개들보다 자주 쉬를 하는 편이다. 이런 두 노견을 데리고 멀리 바다를 다녀 온 적이 있었다. 별이가 열 번은 넘게 볼일을 볼 동안 이뿌니는 10시간째 단 한 방울의 쉬도 흘리지 않았다. 금방 소변을 본 별이는 또 쉬가 마렵다고 낑낑대고, 제발 좀 싸라 애걸해도 방광을 꽉 끌어 잠그고 있는 이뿌니는 요지부동이고, 노견들의 데이트는 쉬 한 번 누이는 일조차 평범하지 않다. 이뿌니의 노견 생활 초반에는 힘차게 계단을 뛰어오르고 가뿐히 달리는 개들을 보며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개들이 그 저 산책 중에 제 의지로 자유롭게 배변하는 것만 봐도 좋아 보인다. 그게 뭐라고 부러운지, 이뿌니와 관련해서 눈높이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걸 느낀다. 하긴 숨만 쉬어줘도 감지덕지한 나이다.반려견 운동장에 놀러 간 어떤 날엔 모처럼 한 곳에서 냄새를 한참 맡더니 스스로 쉬를 한 이뿌니가 기특해 나도 모르게 쉬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한 적도 있었 다. 서글프게도 이제 우리 그런 거로도 기뻐해야 하느 냐고 되묻던 별이 언니의 대답이 생각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기본적인 기능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 만 해도 대단한 일임을 노견을 키우기 전엔 정말 몰랐다. 개가 늙으면 종일 팔자 좋게 잠만 자는 줄 알았는데 잠을 푹 자는 것은 물론이고, 쉬 한번 하기도, 밥을 잘 먹는 일도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러니 정말로 우리 기뻐 해야 하고말고. 이번 봄은 더 설레어라나는 이뿌니와 놀아주는 것만큼은 절대 뒤로 미루지 않았다. 그거 하나라도 잘해서 어찌나 다행인지 스스로를 쓰담 쓰담 해주고 싶다. 우리 정말 한세상 재미지게 실컷 놀았지 이뿌나?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갔고 해보고 싶은 것들은 거의 다 해봤다. 다행히도 이뿌니와의 세계 일주 같은 원대한 꿈을 꾸진 않았기에, 우리들의 소소한 위시리스트를 한 줄 씩 지워나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겨울 바다 여행, 벚꽃 구경, 한여름 바다 수영처럼 그 계절에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싱싱한 제철 채소를 먹는 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충족 시켜줬다. 개와 함께하는 생활은 자꾸만 나를 밖으로 꺼내고 세상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일임이 틀림없다.이번 봄은 어쩐지 유독 설렌다. 노견들은 한 계절 한 계절이 다른데 이뿌니는 지난해 겨울을 통과했을 때 보다는 변화의 폭이 가파르지 않은 것 같다. 쌩쌩 하진 않지만 적어도 크게 아픈 곳은 없다. 반항할 기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이 옷 저 옷 입혀보는 재미도 생기고, 불안한 관절을 보조해줄 미끄럼 방지용 발톱링도 끼울 수 있게 됐다. 겨우내 풍성해진 털들을 단정하게 잘라냈다. 우려했던 피부병도 잠잠하다. 모든 것이 화사한 봄날을 가리키고 있는 것만 같다. 다 같이 잘 될 것만 같아 기분이 좋다. 별이도 한약 효과로 다리 힘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종일 쉬만 하는 별이(16세)와 밖에선 쉬 못하는 이뿌니(18세)가 따뜻한 봄에 보여줄 노견의 로맨스를 구경할 일만 남았다. CREDIT글·사진 한진 STORY | 2019-10-14 10:25:35 우린 무섭지 않아요 단지 덩치만 클 뿐… 냥 카 소 의 그 림 에 세 이 우린 무섭지 않아요 단지 덩치만 클 뿐이에요 올해 초 동물보호단체 케어에서 일어난 사건을 들여다보니, 주로 대형견 위주로 안락사시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스레 대형견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지니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그동안 그려본 대형견 그림을 모아보았다. 단지 크다는 이유로 우린 차별하지 않았나 싶다. 왈루와 나비 왈루는 보호소에서 입양한 아이이다. 대형견은 입양이 힘든데 왈루는 진도 믹스견으로 대형견 중에서도 입양이 거의 안 되는 견종이다. 운 좋게 입양이 되더라도 해외로 멀리 입양된다고 하니 왈루는 얼마나 행운아인가?왈루는 마당 넓은 집에 자기만의 오두막도 있고 예쁜 웰시코기 여동생도 있다. 가끔은 흙을 파서 굴을 만들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아마 비좁은 보호소에서 그나마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그랬던 기억이 남아 있나 보다. 왈루와 같은 아이들이 더 많이 좋은 곳으로 입양되기를 희망한다. 승마선수 네눈박이 진돗개의 어린 시절을 그린 그림이다. 아기 때는 누구나 귀여워했는데 덩치가 커지면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특히 산책 시 대형견 견주는 경계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몇몇은 ‘왜 커다란 개를 밖에 데리고 나오느냐’며 시비를 걸기도 하고, 앙칼진 소형 개를 만나더라도 묵묵히 참고 받아낸다고 한다.“산책 시에 대형견을 만났을 때 무섭다면 다른 길로 돌아가 주세요.” “소형견의 반려인 분들 아이가 다칠까 봐 걱정되시면 아이를 진정시킬 겸 안아주세요.” “우린 덩치만 큰 멍멍이랍니다.” “같은 대형견 반려인 분들도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우리 모두 함께 즐겁게 산책해요.” 개두서 미국에 사는 시베리안 허스키이다. 그림을 그리고 나니 강한 인상을 가진 조선 후기의 화가 윤두서의 자화상이 떠올라 제목을 ‘개두서’로 정했다. 개의 핵심인 눈과 코를 중점으로 그려보았다. 위 그림은 스캔 과정에서 머리 윗부분이 잘리는 바람에 귀가 보이지 않는다. 나의 그림을 보자니, 미용 목적으로 귀를 자르는 ‘단이 수술’이 떠올랐다. 인간이 바라보는 미적 기준에 따라 왜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불독의 꼬리 자르기 수술로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봐서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수술하는게 아닌가 싶다. 아몬드나무와 뿌꾸 뿌꾸가 종을 치면 주인이 간식을 준다고 해서, 뿌꾸의 별명은 ‘종친당’의 대표이다. 뿌꾸는 유기견의 자제이지만 지금은 어엿한 숙녀로 자라서 예쁨을 뽐내는 중이다. 뿌꾸는 지난 매거진P 2월 호에 나왔던 강아지 똘아조씨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디제잉하는 설이 설이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라고 한다. 관절 수술로 맘껏 춤을 추지는 못하지만 그림 속에서 맘껏 끼를 발산하면서 디제잉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우리가 모를 멍멍이만의 사생활을 상상하면서. CREDIT글·그림 냥카소 STORY | 2019-10-11 11:55:51 골목대장 나대 나 대 의 세 상 골목대장 나대 강아지 놀이터에 나대를 풀어주기 전, 꼭 치르는 의식이 있다. 줄을 꼭 잡고 카운트다운을 세는 일이다. 3, 2, 1… 로켓에 빙의한 나대는 네 다리로 지면을 박차고 저 멀리 놀이터를 향해 뛰쳐나간다. 주변 사람들의 탄성은 덤으로 따라붙는다. ‘무슨 애가 저렇게 잘 뛰어다녀요?’ 나대는 우리 동네의 골목대장이다. 일단 들이대고 본다나대는 별명이 여러 개다. 일단 ‘나대’라는 이름부터가 너무 나대서 붙여진 별명이다. (본명은 쪼꼬)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아무한테나 들이대려 하기 때문에 ‘들이대’라고도 불리며 식빵 한 봉지를 다 훔쳐 먹은 날에는 ‘먹어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중 ‘들이대’란 별명은 나대가 아기였을 때 붙여진 별명인데, 당시의 나대는 산책을 나가면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예쁘다고 해줄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예쁨을 받으려고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쫓아가는 통에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한 적도 있다. 물론 나대가 들이대는 대상은 사람에 한정되지 않는다.나대는 놀이터의 초 인싸견이다. 놀이터에 나대를 데려가면 나대는 모든 개에게 아는 척을 하고 다닌다. 세상 모든 개가 자신의 친구일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물론 세상은 강아지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10마리 중 5마리꼴이라는 절반의 확률로 만남이 성사되지만…. 나대가 놀이터를 지배하는 법일단 다른 강아지들과 친해지고 나면 나대는 달리기를 시작한다. 목적도 이유도 없이 무작정 달리는 것이다. 나대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면 옆에 있는 강아지도 영문도 모른 채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그 강아지의 옆에 있는 강아지도, 또 그 옆에 있는 강아지도 마찬가지이다. (나대와 나대의 친구들만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아지들은 보통 주변의 누군가가 흥분하기 시작하면 같이 흥분해준다.) 강아지 놀이터 안에는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에 의해 순식간에 개판이 벌어진다. 그중 1위를 차지하는 것은 항상 나대였다. 견주들은 망아지처럼 뛰어다니는 나대를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어머, 애가 참 밝아서 좋겠어요.’ 밝은 건 좋은데 그 밝기가 태양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법이다. 나대는 겉과 속이 똑같은 강아지라 집에서도 필받으면 그렇게 뛰어다녔다. 필받은 나대는 주인님도 못 알아보기 때문에 나대의 거친 발길질에 무참히 짓밟히는 건 얌전히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던 죄 없는 나였다. 나대를 더 빠르게 하는 법뽀빠이는 시금치를 먹으면 강해진다. 뽀빠이에게 시금치가 있는 것처럼 강아지 놀이터의 골목대장인 나대에게도 한계 돌파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 바로 삑삑이 공이다.나대도 어쨌건 생물인지라 지치기도 한다. 강아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지칠 때가 되면 와서 안아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언젠가는 진짜 방전이 되어 버려서 흙바닥에 털썩 누워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삑삑이 공을 누르는 소리가 들어오면 나대는 피리 나팔을 분 것처럼 발딱 이러나 소리가 난 쪽을 향해 돌진한다. 이때의 나대는 신체의 한계조차 초월한다.7kg에 달하는 나대는 푸들치고 다리도 길고 몸집도 큰 편이지만 그래도 본질은 푸들이다. 보통 아무리 빠른 푸들도 개 중에서 가장 빠른 개라는 그레이하운드 종을 이기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대는 달랐다. 삑삑 거리는 공은 나대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일깨웠고, 공 앞에서 나대는 천하무적이었다. 나대가 강아지 놀이터에서 공을 뺏긴 걸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심지어 남의 강아지 공도 자꾸 뺏어 와서 주인인 나는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결론은 나대는 골목대장이고, 공 앞에선 천하무적, 천하대장이다.나대가 우리 집에 온 지 만 3년이 지났다. 처음엔 걷는 방법을 모르는 건지 맨날 뛰어만 다니길래, 뭐 저런 게 다 있나 싶을 정도로 골 때리던 강아지였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1년이 지나면 얌전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난 나대는 더 커진 몸짓으로 달려나갔고, 2년이 지나면 얌전해질 거라 해서 또 기다렸더니 그새 머리가 좀 더 굵어졌다고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놀이터를 지배하고 있다. 3년이 된 지금은 말할 것도 없다.4살이 됐을 때의 나대는 어디를 지배하고 있을까? 4년 후의 나대도 10년 후의 나대도 그리고 20년 후에도 나대가 건강히 골목대장 노릇을 하길 바랄 뿐이다. CREDIT글·그림 무명 STORY | 2019-10-11 10:56:14 그땐 그랬지 - 몽이의 어린 시절 - 감 정 을 담 아 가 는 시 간 그땐 그랬지 - 몽이의 어린 시절 - 나, 떨고 있냐?민들레 홀씨를 누나 몰래 따다 밤에 봄 소풍 갈 거예요! 겁쟁이 몽이 홀씨 기구 태우기 미션 완료! 내 마음속에 저.장.한 손바닥에 올려놔도 될 정도로 가볍고 작은 너는 금세 우리 집 마스코트가 되었다. 어딜 가도 니가 생각나 집에 빨리 가고 싶을 정도였다.따뜻한 봄날 떠다니는 구름처럼 니가 내 맘에 들어왔다. 몽실몽실 작은 너를 품에 꽉 안으면 벅찬 맘 부풀어 나도 구름처럼 둥실둥실 뜨곤 했지! 노란 꼬리몽이는 어릴 적부터 등산을 좋아했다. 산을 오를 때마다 내가 만든 청가방을 메고 저만치 앞서나가 아빠와 나를 부르곤 했다. 끄으으응...몽이는 겁쟁이다. 어릴 적부터 겁이 많고 다른 강아지들을 무서워했는데 특히 더 무서워하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천둥번개와 월드컵! 몽이가 처음 천둥번개와 빗소리를 들었을 때였나. 몸을 부르르 떨면서 안절부절못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이불에 싸서 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하여 나는 몽이를 최대한 돌돌 말아 장롱에 넣어놓고 지켜봐 주었다. 아기 때부터 한 몇 년 그랬더니 이제 금세 소음에 익숙해졌다 :) 너는 나의 빛...항상 몽이 코를 볼 때마다 콘센트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려보고 싶었다. 몽이에게 손을 대면 너의 온기와 심장 소리가 내 맘에 밝은 빛을 켜 주는 것 같다. 그런 니가 며칠 전부터 또 아프다. 원래 성한 데가 없었지만 온종일 혈변을 봤다.택시를 태워 병원에 가는데 기사님과 대화를 하던 도중 나이를 들으시고는 14살에 그 정도면 잘 키운 거라고 준비를 하시란다. 저 는 준비가 안 됐는데요…. 나는 눈물만 흘렀다.병원에 가니 다행히 세균성 장염 같다고 약을 먹으면 나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며칠 밥을 굶고 독한 약에 토를 하고 있다. 다른 음식은 먹이지 말 라고 하셨는데 어쩌나…. 엄마가 내일 여행을 떠나는데 “엄마 갔다 올 때까지 살아있어야 해~” 소릴 들으니 또 눈물이 난다.병든 노견과 사는 매일은 전투인가 보다. 조금만 아파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지금 원고마감 2월말, 씩씩하게 일어나서 4월에 또 누나랑 같이 잡지 봐야지. 니 발자국 소리가 없는 집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일 다시 병원에 전활 해봐야겠다. 몽아 힘내! CREDIT글·그림 조연어 STORY | 2019-10-11 10:46:56 행복한 순간들 : [개 그린 그림] 그… 1℃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 행복한 순간들 : [개 그린 그림] 그 속의 우리 집에서 일한다는 건 보통은 부러움을 사는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혼자 말없이 지낸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서울 한가운데 살지만, 나와 고양이들만 따로 작은 섬에 사는 기분이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집에 있는 게 더 편하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 가는 것은 가능한 피하게 되었다. 그러다 가끔 친구를 만나게 되면, 혼자 있던 시간에 대한 보상처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묵혀 두었던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낮잠큰 창문을 통해서 따뜻한 햇볕이 길게 들어오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동시에 좋아하는 공도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다.그리고 낮잠도 잘 수 있다. 달콤한 쿠키 하나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영양가는 없지만 달콤한 쿠키를 먹어서 두통이 없어진다면 작은 행복을 위해 안주머니에 쿠키 하나 품고 다니자. 물놀이난 물이 무서워서 수영을 못 한다. 물을 보는 게 더 좋다. 수면에 빛이 닿아 부서지는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상큼한 음료 한 잔 마시며 파랗게 흔들리는 물을 온종일 보는 것이 좋다. 꼭 물에 몸을 담가야 물놀이인가? 이게 나의 물놀이이다. 밤 산책같이 달 보러 가자. 오늘 밤 달은 유난히 더 크고 밝기에 달빛을 따라 같이 걸어보자. 우리사이아무 말 없이 있어도 편안한 사이. 눈만 마주쳐도 미소가 나오는 우리. 오늘도 즐겁게,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짠! 내 그림 속에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이 등장한다. 그들의 귀여운 겉 모습을 그리는 게 즐거운 이유도 있지만,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 를 동물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아닌 척 이야기하는 것이 익명 게시판 에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어서 일 것이다.[개 그린 그림]에는 모두 다른 개가 등장하지만, 모두 ‘나’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순간을 나 대신 귀엽고 사랑스러운 개를 주인공으로 그렸다. 그림 속에서 나는 행복한 순간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동시에 질문한다.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 그리고 그 질문은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는 나에게도 돌아온다. 개들도 달을 보면, 바다를 보면 행복할까? 또 나의 반려동물은 언제 행복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처럼 사료보다 닭가슴살을 먹을 때 행복해한다. CREDIT글 그림 에이치 STORY | 2019-10-10 10:22:53 뉴욕에서 마주친 평온한 일상 그렇게 봄은 더 커졌다 따뜻한 봄에 보여줄 노견의 로맨스 우린 무섭지 않아요 단지 덩치만 클 뿐… 골목대장 나대 그땐 그랬지 - 몽이의 어린 시절 - 행복한 순간들 : [개 그린 그림] 그…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