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034건) [STORY] 깊은 녹음 아래에, 여의도공원 고양이… STORY | 2018-07-10 14:22:09 [STORY] 시선강탈 길냥이 베스트 컷 STORY | 2018-07-09 12:48:36 [STORY] 마음을 그리는 펫자수 STORY | 2018-07-09 12:38:56 [STORY]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STORY | 2018-07-03 12:40:23 [STORY] 딩크지만 딸이 있어 STORY | 2018-07-03 12:32:53 [STORY] 고양이와 잠들지 않아도 괜찮아 STORY | 2018-07-02 15:33:05 [STORY] ASMR STORY | 2018-07-02 15:25:46 깊은 녹음 아래에, 여의도공원 고양이… SHELTER깊은 녹음 아래에,여의도공원 고양이 급식소 22만 9,539제곱미터의 자연,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이 반갑고도 이질적인 공간에서 일반의 상식으로는 비상하고 부자연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여의도공원 고양이 급식소 이야기다. 자연 속의 부자연 서울의 노른자 위에서 푸르게 숨만 쉬고 있는 여의도공원에 고양이를 위한 공식 급식소가 생긴 것은 2017년의 일이다. 하지만 공원이 존재하고 거기에 고양이가 찾아들면서부터, 캣맘이라는 단어가 있기도 전부터 그들을 챙기는 사람은 있었다. 지금도 급식소 회원은 아닌 다양한 개인들이 공원 여기저기에서 개별적으로 고양이를 챙긴다. 그런 돌봄을 어떤 사람들은 부자연스럽다거나 낭비라고 평가한다. 고양이는 길이나 야산에서 사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밥이나 물을 주지 않고 알아서 살도록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TNR을 하거나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주는 것을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세간의 평가에 급식소 회원들은 무심한 편이다. 6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공원 전체에 흩어져 있는 5개 급식소를 관리하고 밥과 물을 챙긴다. 이들이 특히 신경 쓰는 것은 먹을거리다. (사료부터 약까지 최대한 좋은 먹을거리로 평소에 건강하도록 하자는 것이 활동 방향이다.) 마치 밥 세 끼 잘 먹여서 아프지 않도록하자는 부모의 마음 같다. 고양이의 목소리 부모가 아무리 정성을 쏟아도 자녀가 때로 아프거나 다치듯, 고양이 역시 그렇다. 그럴 때면 사람 아이처럼 직접 아픈 곳을 설명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의 말을 할 수도, 112나 119에 신고를 할 수도, 인터넷을 켜고 민원을 넣거나 국민신문고에 글을 쓸 수도 없다. 그들의 이익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뿐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싫어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불행한 점은, 싫다는 감정을 혐오나 폭력 행동으로 발산한다는 데 있다. 작게는 욕을 하고 돌을 던지는 행위일 것이고 크게는 폭력을 직접 행사하거나 독극물을 살포하는 것이다. 수년 전, 공원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누군가 캣맘이 둔 밥에 독을 탔다. 그리고 다수의 고양이가 그 밥을 먹고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그저 살던 곳에서 먹을거리나 마실 거리의 고민을 덜하면서 살기를 바랐던 마음이 그런 형태로 돌아온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신고 후 가해자 추정까지 되었지만 처벌은 없었다. 이 일로 캣맘들은 극심한 죄책감과 불안에 빠졌고,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빌미를 주지 않는 것. 밥 주는 시간은 야간이나 새벽이 되었고, 밥자리는 더욱 으슥한 곳으로 숨어들었으며, 그릇조차 남기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 고양이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인 평범한 시민 하나가 공원 고양이에게 “아, 귀엽다.”라며 손짓을 했다. 그때 뒤에서 버럭 고함소리가 들렸다. “고양이에게 밥 주지 마요! 또 밥 주면 내가 쥐약 놔버릴 거니까!” 그 노성을 들은 시민은 고양이 밥을 가지고 있기는커녕 캣맘이나 캣대디의 존재조차 몰랐다. 하지만 위협 가득한 그 남성의 발언이 시민을 움직였다. 밥을 챙겨야 하는 고양이가 공원에 존재한다면 위협이나 공포 없이 밥을먹을 수 있는 공식 급식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선례가 있어, 지자체에 요청할 수 있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동물권 단체케어(CARE)의 도움으로 서울시와 공원관리사무소의 허가를 받은 공식 급식소가 설치될 수 있었다. 이 활동이 모두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싫어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존 캣맘들 역시 우려 섞인 시선으로 급식소를 바라본다. 혹시라도 혐오범죄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고양이들이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것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급식소를 통한 범죄는 없지만 여전히 캣맘과 급식소 사람들 모두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고마운 사람은 곳곳에 숨어 있어요 어려움과 부침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감사한 사람이 더 많다고 급식소 사람들은 말한다. 대표적으로 관리사무소 사람들이 있다. 공원은 넓고 고양이의 활동 시간은 다양한 데 비해 회원들이 급식소를 방문하는 시간은 짧기 때문에, 모든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직원들은 오래 머무는 까닭에 공원 고양이의 파악이 쉬운 편이다. 어떤 고양이가 힘이 없어 보인다거나 아파 보인다, 혹은 아파 보였는데 이제 많이 나아졌다와 같이 기존 고양이의 상태를 알려주기도 하고, 어딘가에서 못 보던 얼굴을 보았다는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 특히 신규 개체 유입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을 위해 임시 급식소를 추가하여 기존 고양이와의 싸움을 최대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원의 도움이 있어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런 존재는 또 있다. 여의도공원에 있는 모금함이다. 공원 방문객이 때때로 무심하게 얼마간 돈을 넣어준다. 금액은 사실 아주 약소해서 사료 한 봉지 살 만큼도 안 되지만, 급식소 사람들이 받는 것은 돈이 아닌 마음과 응원이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누군가 모금함을 파손했지만 보수해서 다시 설치할 거라고 말하는 급식소 회원의 표정은 밝고 당당했다. 삶, 그 반가운 반복 길과 공원에는 이제 초록이 완연하다. 오가는 사람 속에, 무심하게 푸르른 녹음 속에는 수많은 생명이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중에는 15마리의 공원 고양이가 있다. 그리고 5개의 급식소와 6명의 급식소 회원, 다수의 캣맘이 있다. 또한 공원에 고양이가 있는지도 모르는 수많은 방문객과 호의 섞인 인사나 덕담을 건네고 가는 다수의 사람들, 고양이를 싫어하고 해코지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군상을 높은 건물과 차츰 다가오고 있는 재개발 계획이 감정 없이 내려다본다. 오늘도 회원 중 하나는 급식소를 돌며 밥과 물을 갈고 주변을 정리할 것이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혀를 차거나 욕을 할 것이고, 고양이는 그저 사람을 기다리며 그들에게 주어진 나무와 하늘, 바람과 물, 흙과 풀을 즐길 것이다. CREDIT글 김바다사진 여의도공원 고양이 급식소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10 14:22:09 시선강탈 길냥이 베스트 컷 PICK UP시선강탈 길냥이 베스트 컷마사유키 오키의 인스타 네코 2018년 4월과 5월 사이에 instagram okirakuoki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컷 Best5를 소개합니다. l ‘안아 줘, 안아 줘~’ 두 팔 벌리고 응석을 부리고 있어요. l ‘좋아, 이 정도면 잘 숨었어.’ 숨는 것이 서투른 보초네요. l ‘퍽!’ 선제공격하려다 허공에서 길을 잃은 고양이의 펀치가 짠해 보여요.? l 마치 꼬리로 서 있는 듯한 모습이네요. l 화창한 날씨에 좋아진 기분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네요.? CREDIT글·사진 마사유키 오키 (instagram @okirakuoki)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09 12:48:36 마음을 그리는 펫자수 아틀리에의 고양이마음을 그리는 펫자수 반려동물과의 소중한 추억을 자수로 수놓는 ‘펫자수’. 펫자수 클래스를 운영하는 아뜰리에 마이스티치 강진희 대표의 작품과 이야기를 만나보자. 취미를 넘어 힐링이 되는 펫자수 아직 많은 분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저는 펫자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펫자수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반려동물을 자수로 수놓는 것입니다. 한 땀 한 땀... 나의 마음을 손끝으로 표현하는 기쁨. 사진 속 그때의 추억을 떠 올려보기도 하는 시간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힐링이 되는 시간이죠. 클래스를 진행할 때면, 자신의 반려동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 도란도란 나누게 되고, 모두 충분히 공감하기에 웃음이 가득해집니다. 저도 현재 구름이랑 송이 그리고 몰티즈 삼둥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우리 집 이야기도 가끔씩 들려드리곤 합니다. 나의 첫 번째 작품, 코코저는 첫 번째 반려견 코코를 8년 전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7살 밖에 안 된 소중했던 아이를 갑작스러운 병마로 떠나보내야 했죠. 다시 떠올려보면 너무 힘들었고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펫자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의 첫 번째 작품은 당연히 우리 코코였습니다. 코코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수를 놓던 밤, 바늘 위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했지만 내 아이를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어 그 시간이 소중했고 위안이 되었습니다. 마음껏 슬퍼할 권리반려동물 파워블로거로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입양한 아이들 나이가 열 살을 훌쩍 넘게 되다보니, 하나 둘씩 이별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중 펫로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제게 힘든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지요. 그때마다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마음 아팠던 건, 이별의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슬픈 마음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슬픔이 존재하는데, 그 대상이 동물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겨지는 사회적 또는 개인적 시선들이 펫로스를 더 오랜 시간 겪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깊이 사랑하는 마음을 맘껏 표현하고 충분히 그 슬픔을 이해받을 때 비로소 아픔을 조금씩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제가 펫자수를 하게 된 이유입니다. 펫자수의 의미 펫자수는 행복했던 시간들을 정성 담아 마음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소중한 반려동물. 지금 곁에 있는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가슴에 묻은 아이는 그 추억을 소중히 담아내고 간직하는 것. 더 이상 곁에는 없지만 기억하고 있는 이 시간이 위로가 되는 작업. 그렇기에 펫자수는 감동과 가치가 있습니다. 펫자수를 통해 반려동물은 정말 고마운 우리의 가족이었음을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CREDIT 글·사진 아뜰리에 마이스티치 대표 강진희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09 12:38:56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HI STRANGER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세화씨 문방구 편 여름, 제주 꾸벅꾸벅 졸리기만 하던 봄날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 버렸다. 2018년 제주도의 봄은 따뜻하기도 했고, 갑작스런 눈보라에 춥기도 했다. 조금 일찍 찾아온 여름의 습격으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가늠하기 힘든 날씨였다. 그나마 사람들은 추우면 옷을 껴입고, 더우면 벗으면 되지만, 항상 북슬북슬한 털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우리 길냥이들은 어떻게 보냈을까? 집 주변에서 가끔씩 보이던 길냥이들은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지 않으면 항상 근처를 돌며 산책하는 모습이 목격되었지만, 더운 날에는 기운 없이 터벅터벅 걷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제주도의 여름은 바람이 많이 불어 타 지역에 비해 조금 덜 하다고는 하지만, 지글지글 끓는 아스팔트 위는 강렬한 햇볕에 그 어느 지역보다 뜨거워 보인다. 그래서 시내 쪽에서는 한가로이 앉아 놀고 있는 길냥이를 보기란 아주 힘든 일이다. 하지만, 바닷가 마을은 너무 다른 풍경이다. 세화씨 문방구의 ‘삼색이’ 햇볕이 쨍하고 내리쬐는 날에도 구멍이 송송 뚫린 제주 돌담 위에 철퍼덕 누워 얼굴을 비비고 몸을 닦으며 곧 잠이 들려고 하는 녀석이 있으니... 바로 지금부터 소개할 ‘삼색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말 한마디나 표정만으로도 동물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눈에 보이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과 친한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평소에 무뚝뚝하던 사람도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추억을 이야기하는 입가엔 미소가 번져 있으며, 손가락은 고양이와의 친분을 증명할 사진을 보여주기에 바쁘다. ‘삼색이’에게 맛있는 밥을 주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는 ‘세화씨 문방구’의 대표 디자이너인 이진아 씨는 지금껏 만나본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 중에서도 가장 사랑이 넘치는 사람처럼 보였다. ‘삼색이’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표정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진아 씨는 약 2년 전 ‘세화씨 문방구’ 앞 건물인 ‘카페공작소’에서 작업을 하며 ‘삼색이’와 만나게 됐다. 제주시 세화리에 위치한 카페공작소 근처에는 길냥이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고 한다. 카페에서는 길냥이들에게 조금씩 밥을 주기 시작했고, 많은 고양이들이 찾아와 밥을 먹었지만 ‘삼색이’가 밥을 먹으러 오기 시작하면서 영역 다툼이 있었는지, 처음에 오던 고양이들은 천천히 발길을 끊어버렸다고 한다. 삼색이와 함께 오던 고양이가 두 마리 더 있었는데, 그 고양이들도 약 1년 전부터는 보이지 않고, 지금은 삼색이만 남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지금은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 삼색이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암컷인 삼색이는 두 번이나 새끼를 낳았지만, 아직 카페가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새끼를 데려온 적이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밥을 먹지 않고 입에 물고 가는 모습을 보고서는 어딘가에 새끼를 낳았구나 생각했다. 두 번째에는 배가 불러오는 모습을 보고 곧 새끼를 낳을 것이라 생각하고 지켜봤는데, 어느 날 배가 홀쭉해진 상태로 와서는 카페 구석에서 나오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고, 진아 씨가 이 모습을 모습을 이상하게 여겨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한 뒤 중성화 수술을 해주었다고 한다. 진아 씨는 몸이 약해진 삼색이가 자신에게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팠고, 그 후 애정이 점점 커져 지금은 집에 있는 다른 고양이들보다 더욱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삼색이도 이런 진아 씨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보통 카페에 오면 카페와 문방구 사이의 돌담에서 밥을 먹거나 앉아서 잠을 청하는 일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문방구 안 쪽을 탐색하며 보금자리를 옮기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 천천히 준비 중이라 한다. 아이를 닮은 고양이 항상 돌담 위에 앉아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을 겁내지 않고 친근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발자국 소리에 민감해 누군가가 쿵쾅 다가오면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뜨고 경계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천천히, 아주 살금살금 다가가 턱 아래로 손을 내밀고 따뜻한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네면 다정하게 인사를 하는 듯 턱을 손에 살살 문지르며 애교를 부린다.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귀여운 아이가 생각난다. 하는 행동이 어찌나 비슷한지, 잠들 때의 모습이나 장난칠 때의 모습,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이 아이와 너무 닮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동물이 바로 고양이다. 날씨가 더운 날이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긴 혀로 몸을 깨끗하게 정돈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자리에 하루 종일 앉아 턱을 괴고 쳐다보고 싶어진다. CREDIT글·사진 조아라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03 12:40:23 딩크지만 딸이 있어 DINKPET딩크지만 딸이 있어 2017년 6월, 우리는 결혼을 했다 남편은 좋은 사람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결혼을 결심할 수 없었다. 결혼을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선뜻 말했다. “평생 아이가 없어도 괜찮아.” 그런 딩크족 부부에게 결혼 2개월 만에 딸이 생겼으니, 바로 고양이 은비다. 우리 집에 온 첫날 밤, 잠에서 깬 은비는 본격적으로 울기 시작했다. 야옹, 야옹. 어찌나 구슬피 울던지. 그런데도 남편은 쿨쿨 잘만 잤다! 나 홀로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화장실에 가지 않는 것도 걱정이었고, 결막염으로 인한 눈곱도 걱정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 작고 어린 것을 살짝 들어 올려 화장실 모래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나온다, 똥! 오줌! 똥, 오줌을 보고 그렇게 기뻐하기도 처음이었다. 이어서 안약까지 넣어주고 나니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잔뜩 지친 은비와 나는 방바닥에 누운 채 잠이 들었다. 그렇게 딸과 함께 하는 첫날밤이 우리 부부의 곁을 떠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 출근을 해야만 했다 남편과 나는 은비를 입양한 첫 일주일간 휴가를 냈다. 귀염둥이 은비와 함께 하니 일주일이 그렇게 짧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계속 딱 붙어 지낸 덕분에 휴가가 끝나갈 무렵 은비는 우리 부부에 대한 경계를 풀고 ‘골골송’도 불러주게 되었다. 그러다 마침내 출근일이 돌아오고, 나의 마라톤이 시작되었다. 때는 8월, 세상이 녹는 듯한 여름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낚싯대 장난감을 꺼내 들고 은비와 한바탕 뛰어놀았다. 근무 중에는 거실에 설치한 홈 카메라로 틈틈이 은비를 살폈다. 점심시간에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집과 회사가 20분 거리라 가능했다. 에어컨을 돌려 더운 공기를 식히고 캔도 하나 따준다. 자, 다시 회사로! 이제 퇴근을 기다리며 다시 홈 카메라를 곁눈질한다. 은비가 완전히 적응할 때까지 약 한 달 반을 그렇게 보냈다. 저녁 약속도 만들지 않았다. 회식이 잡히면 당시 지방 기숙사에 머무르던 남편이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은비를 돌보았다. 당시 내 체중은 결혼식 당일에도 달성하지 못한 숫자까지 내려가 많은 이들이 비결을 궁금해 했다. 비결은 바로 육묘 다이어트였다. 실제로 엄마가 되기 전까지, 나는 내가 어떤 엄마일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나는 예상보다도 더 극성스러운 엄마였다. 교과서적인 육묘를 하겠다는 야심이 지나쳐서 남편과 다투기도 했다. 나에 비하면 남편은 육묘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하고, 은비를 다루는 손길도 영 허술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은비가 밥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사료는커녕 좋아하던 간식에도 입을 대지 않았다. 열두 시간 이상 먹지 않자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피검사 결과, 신장 수치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힘든 나날이었다. 은비는 한동안 매일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한 달 동안 약을 먹었다. 다행히 입맛도, 건강도 금방 회복되었다. 그 시간 동안 가장 힘든 건 은비였을 텐데, 가장 처절하게 무너진 것은 나였다. 은비가 밥그릇을 외면할 때마다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은 지방에 있는 회사와 서울 신혼집 사이를 매일 출퇴근하며 나와 은비를 다독였다. 남편은 나와 달리 침착함을 잘 유지했다. 늘 불만이었던 남편의 덤덤함이 이번에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때 깨달았다. 남편도 나도 부족한 사람이지만, 또 각자의 장점이 있기에 우리가 좋은 팀을 이룬다는 것을. 나는 매일 같은 시간, 은비의 영양제를 꼼꼼히 챙긴다. 한편 남편은 은비의 장난감을 발명하는 실력이 으뜸이다. 서로 역할을 바꿔 하라면 아마 못 할 거다. 그래서 우리가 부부인가보다. 우리는 오늘도 눈빛으로, 몸짓으로 서로를 알아간다 은비는 내가 퇴근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현관문 앞으로 마중을 나온다. 이른 아침, 알람이 울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남편의 품에 뛰어들어 ‘꾹꾹이’를 퍼붓는다. 남편과 나는 둘이서 제멋대로 지어낸 ‘은비 주제가’를 종일 흥얼거리곤 한다. 그 모습들을 보면 그래, 이건 분명 사랑의 모습이다. 은비와 가족이 된 지 1년, 우리는 이제 꽤 괜찮은 가족을 이루었다. CREDIT글·사진 박유하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03 12:32:53 고양이와 잠들지 않아도 괜찮아 고양이와 X고양이와 잠들지 않아도 괜찮아 보통의 일상에 고양이를 더해보자.묘하게 감칠맛이 돈다.고양이와 ‘그 무엇’에 대한 시시콜콜한 필담. 유구한 불면의 역사 내 불면의 유구한 역사는 무려 초등학교 4학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부터 몰래 숨어 만화책을 보며 잠들지 않는 밤을 보내기 일쑤였던 노란 싹수의 초딩은 그대로 커서 싹수 없는 어른이 되고 만다. 본디 올빼미 체질인 탓도 있지만, 유난스러울 만큼 잠들기가 곤욕스러운 것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내게는 모든 날이 불면의 이유였다.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언짢으면 언짢은 대로... 수면은 늘 자연스럽지 않고 어려웠다. 불면증에도 가족력이 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내 어머니 역시 밤이면 잠들지 못해 약까지 복용하던 중증 수면장애 환자였다. 이해는 고사하고 오해나 말아요 불면을 남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진작부터 포기했다. 김혜수와 한석규가 호연을 펼쳤던, <이층의 남자>라는 영화가 있다. 아직까지도 극장에서 본 것이 자랑스러운데, 작품성보다는 영화 속 ‘불면’을 다룬 한 장면 때문이다. 작중 불면증에 시달리는 김혜수에게 한석규는 “아침에 체조를 하면 불면증 따위 싹 사라질 것”이라고 묻지도 않은 조언을 던진다. 그 다음이 압권이다. 체조하면 잠 잘 온다는 한석규에게 김혜수는 “한국 남자들은 나이 처먹어가지고 아저씨 되면 아무한테나 조언하고 충고하고 그래도 되는 자격증 같은 게 국가에서 발급되나 봐?”라고 파르르 떨며 쏘아붙인다. 이 장면에서 나는 십만 수면장애 한국인 중 한 명으로서 혜수 언니에게 격하게 공감하며 내적 박수를 보냈다.(참고로 실제 김혜수 본인도 20년 째 불면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자책의 밤들 질 좋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니, 늘 어딘가 피곤했다. 사실 지금도... 하지만 불면으로 비롯된 날카로운 성깔은 근 10년 사이에 제법 많이 누그러들었는데, 여러분이 짐작하다시피 그 원인은 고양이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다사로운 온기를 나눠받아 불면증이 치유되었다는 동화적인 이야기는 아쉽게도 아니다. 다만, 잠들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 새벽까지 뜬 눈으로 보내는 무수한 밤들이 편안하기라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적지 않은 밤을 어두운 자책 속에서 보냈다. ‘왜 나는 남들과 다를까’, ‘다들 자는 잠도 이렇게 힘들게 꾸역꾸역 자는 걸까’, ‘술 없이 잠이 오지 않는 나는 뭐가 문제인가’...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는 불면의 밤이 더 이상 ‘별 것’이 되지 못했다. 잠들지 못해도 괜찮아 고양이들이야말로 ‘잠귀’가 귀신보다 더 밝다. 장담하는데 당신의 고양이 역시 방문이 닫히는 소리만 나도 귀를 쫑긋 세우고 일어날 것이다. 내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끈덕지게 매달린 불면이 지긋지긋해 몸이라도 뒤척이면 고양이들은 살그머니 일어나 머리를 들이밀며 골골댄다. ‘나 여기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야밤에 깨어있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이렇게 큰 위안이 될 줄이야. 고양이들은 깨어있다가도 금방 다시 잠들고, 잠들어 있다가도 숨소리만 좀 크게 내도 금방 일어났다. 사실 고양이들이 밤에 쉬이 잠들지 않는 것은, 낮에 늘어지게 자두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욱 좋다. 내가 잠들지 못하는 만큼, 그 보상을 고양이가 받는 것처럼 달게 쿨쿨 자주었으면 한다. 게다가, 낮에 자두어서 긴 밤을 함께 보내 준다면 감사할 일 아닌가. 잠들지 않아도 괜찮다. 불면의 밤도 더 이상 쓰디쓰지 않다. 내게는 고양이가 있으니까. CREDIT글·사진 이은혜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02 15:33:05 ASMR THINK SOASMR ASMR이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삭거리는 음식을 먹는 소리, 비 오는 소리, 요리하는 소리 등 ‘백색 소음’으로 분류되는 소리를 고성능 마이크를 통하여 녹음한 콘텐츠를 ASMR이라 부르더군요. 아마도 잘 알고는 있지만 잘 듣지는 못하던 소리를 동영상과 함께 들으면서 평범한 영상을 특별한 것으로 바꾸는 모양입니다. 고양이들의 청력은 인간의 5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개의 청력의 1.5배라고 하며 사전적 의미로 옆방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소리의 방향을 구분하는 능력이 탁월하여 18m 떨어진 곳에서 50cm 단위로 소리가 들린 방향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고양이들은 ASMR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이 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친하게 지내는 다른 고양이가 골골거리는 소리, 항상 밥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의 속삭이는 소리 그리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 그 모든 소리를 마치 고성능 마이크로 녹음한 것처럼 듣고 있을 테죠. 하지만 동시에 무서운 사람의 발자국 소리도, 자동차의 우르릉거리는 소리도 더 크고 무섭게 들려오겠죠. 작은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길고양이들을 보면, 길고양이들의 세상이 두려움보단 즐거움과 신기한 ASMR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REDIT글·사진 종이우산에디터 김지연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8-07-02 15:25:46 깊은 녹음 아래에, 여의도공원 고양이… 시선강탈 길냥이 베스트 컷 마음을 그리는 펫자수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딩크지만 딸이 있어 고양이와 잠들지 않아도 괜찮아 ASMR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