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17-08-14 11:11:13
-
[STORY]
STORY | 2017-08-14 10:53:51
-
[STORY]
STORY | 2017-08-08 10:34:23
-
[STORY]
STORY | 2017-08-08 10:12:26
-
[STORY]
STORY | 2017-08-07 10:21:40
-
[STORY]
STORY | 2017-08-07 10:09:45
-
[STORY]
STORY | 2017-08-04 11:23:30
-
- 육묘 육성 육탄전 | 4화 돌아온 고등…
- 육묘 육성 육탄전4화 돌아온 고등어 우리 집 둘째 어린이에겐 세 마리의 형제자매가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이 네 마리 꼬물이들은 박스에 담겨 버려졌고 구사일생으로 구조돼 우리 집에 잠시 머무르며 입양을 가게 되었다. 이 네 마리의 운명을 보면 도시에서 태어나 버려지는 길고양이들의 팔자를 하나하나 알 수 있다. 정처 없이 떠돈 고등어 가장 먼저 입양을 간 얼룩 무늬의 카오스는 그나마 일반적인 가정에 입양됐다. 초반에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내와서 커 가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겨 그저 잘 지내고 있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그 다음으로 입양 보낸 노랑이 치즈는 가장 럭셔리한 주인을 만나 온갖 비싼 용품으로 치장하며 지냈는데도 불구하고 희귀병에 걸려 청소년묘가 되기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병이 깊어지자 입양자는 보살피는 게 힘들다며 고양이를 돌려보냈고 마지막 순간은 내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셋째로 입양을 간 고등어가 문제라면 문제였다. 녀석은 사람을 그다지 따르지 않았고 애교도 없었지만 타고난 미묘라 가장 먼저 입양이 낙점됐다. 그러나 그 낯가림 심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나빴던 탓인지 입양자가 키우기 힘들다 해서 지인 커플에게 재입양됐다. 그러나 그 부부가 아기를 가지면서 고등어는 다시 원래 입양자에게 되돌아가야만 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처음 입양 당시 간호사여서 신뢰가 갔던 입양자는 공무원 시험 준비 때문에 더 이상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며 연락을 해 왔다. 설상가상으로 고양이를 너무 싫어하는 룸메이트 때문에 당장 함께 살기도 어렵다고 호소해 온 그녀. 고등어는 그 룸메이트에게 알게 모르게 학대를 받아서인지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했고 특히 젊은 여자를 싫어했다. 손을 들어 쓰다듬으려 하면 때린다고 느꼈는지 기겁을 하고 오줌을 싸기도 했다.? 어찌하란 말이냐 결국 입양자는 고양이 물건을 바리바리 싸들고 막무가내로 우리 집에 고등어를 데려왔다. 화도 나고 원망도 들고……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욕할 수도 없었다. 본인도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얼굴에서 보였기 때문이었다. 길에다 다시 버리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고 고마울 뿐이었다. 입양자는 말이라도 나중에 다시 데리러 오겠다며, 사료 값으로 보태 달라고 몇 만원을 쥐어 주곤 황급히 뒷걸음질 치듯 떠나 버렸다.내 앞에는 세 번의 파양으로 위축돼 벌벌 떨고 있는 다 큰 고등어 녀석이 이동장 안에서 웅크린 채 울고 있었다. 물론 그 입양자는 다시 돌아오지도, 연락을 하지도 않았다. 이미 세 마리나 키우고 있었기에 고등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너무나 벅찬 결정이었다. 다 큰 성묘에 전혀 귀엽지 않은 성격, 심지어 눈치도 없고 자폐처럼 싱크대 밑에 숨어서 몇 달을 두문불출하는 이 우울증 걸린 고양이를 어떻게 순화해 입양을 보낼 수 있을지……. 그저 앞날이 막막했다. 입양을 보낸다 해도 걱정이었다. 그런 고통을 또 겪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지만 내가 품자니 허리가 휠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 집 셋째 토라의 질투와 시샘 그리고 텃세에 밀려 매일 털이 한 움큼씩 뽑힌 채 당하고 지내는 걸 봐도 속상해 죽을 지경이었다. 인간에게도 고양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녀석은 도대체 어떤 심정일지. 고등어는 스트레스 때문에 온몸에 비듬이 올라오고 피부병까지 퍼져 몇 달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 믿어줘서 고마워그렇게 한 달 두 달 지나더니 벌써 1년이 흘렀다. 고등어는 어느 정도 낯가림도 사라지고 토라의 수염을 왕창 뽑으며 한방 날리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는 내게 엄청난 애교를 부리며 눈앞에 알짱거렸다. 입양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녀석의 눈을 보면 행여나 그런 마음을 들킬까봐 애써 웃으며 예뻐했고…… 결국 나도 포기했다. 나를 신뢰하는 이 녀석에게 또 한 번 아픔을 줄 수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허리가 휘든 속이 아프든 또 한 마리를 품기로 마음먹고 나니 오히려 후련해졌다. 아주 천천히 마음을 열며 내게 다가오는 고등어의 소심한 몸짓에 나 역시도 아주 느리게 정을 붙이고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리 집 넷째로 자리매김한 고등어는 이상한 이름을 버리고 '치치'(눈치코치의 줄임말)라고 불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치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사실 나도 처음부터 치치를 예뻐한 건 아니었다. 이유 없이 사고를 치고, 눈치 없이 사람을 놀래고, 우는 소리조차 고양이치고 매우 짜증스럽고 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치치를 제일 많이 쓰다듬는다. 그러면서 이 녀석이 나를 가장 신뢰한다는 걸 느낀다. 괜히 말썽을 부린 게 아니라 내 옆에 가까이 있고 싶어서 한달음에 뛰어 오다 보니 컵을 떨어뜨리는 등 조심성 없이 사고를 치는 거였다. 일부러 사람을 놀래려는 게 아니라 그저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싶어서 어디서든 튀어나와 나를 쫓아다니는 거였다. 그 모든 행동들이 그저 나 하나만 바라보고 움직이기 때문에 일어난 우연한 사고들일 뿐이었다. 내 옆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하며 믿을 만하다고 여기는 치치. 그것 또한 또 다른 의미의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치치에게 나 역시도 무한 신뢰를 보낸다. 곁에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항상 함께일 거란 믿음을 나누는 우리. 올 겨울도 우리는 조용히 쌓이는 눈처럼 잔잔하게 사랑을 쌓아 갈 것이다.? CREDIT글 사진 한민경 (타로 점술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14 11:11:13
-
- 육묘 육성 육탄전 | 3화 혼돈의 카…
- 육묘 육성 육탄전3화 혼돈의 카오스? 연희동으로 이사 후 고양이 ‘랍비’, ‘어린이’와 함께 아옹다옹 살던 어느 날이었다. 추석을 얼마 앞두고 첫째의 뒷목 털이 빠지고 상처가 덧나 병원에 갔다. 병원비 부담에 그냥 후시딘만 바르다가 너무 심해져 부랴부랴 달려간 그날 있었던 일이다. 셋째는 무리 동물병원 대기실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루한 차림의 할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손에는 어울리지 않는 프라다 쇼핑백이 들려 있었고 그 안에는 갓 태어난 두 마리 꼬물이가 그야말로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엔 아기고양이 치료 차 데리고 오신 건가 생각했는데 할머니는 대기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말씀하셨다. “어미가 우리 집에 새끼를 낳고 죽었어. 다른 녀석들은 건강해서 여기저기 보냈는데 이 두 녀석은 눈이 아파서……. 혹시 누가 데려다 키울 수 없는가.”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었지만 이미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던지라 선뜻 나설 수가 없었다. 눈이 마주치면 덜컥 입양해 버릴 것 같아 구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랍비의 영구처럼 털이 벗겨진 상처만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할머닌 기어코 내 앞으로 다가와 턱 앞까지 그 프라다 쇼핑백을 들이밀며 동정심을 호소하셨다. 어떻게 그냥 외면할 수 있을까. 쇼핑백 안을 들여다보니 두 눈에 고름딱지가 뒤덮인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보였다. 젖소 무늬 수컷과 카오스 무늬의 암컷 남매. 겨우 탯줄이 떨어진 듯한 두 생명은 병아리보다 작은 소리로 삐악삐악 울었다.? 머리는 안 된다고 말하는데 그 때 마침 원장님이 대기실의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나오시더니 꼬물이들을 발견하고는 여기저기 살펴보셨다. “이대로 두면 며칠 안에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죽을 텐데.” 원장님의 그 한마디에 이미 두 마리 유기묘를 입양한 처지지만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어 “제가 임보를 하겠다”고 나도 모르게 말하고 말았다. 무언가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는, 유체이탈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고 생각은 하나 이미 내 몸은 그 프라다 쇼핑백을 끌어안아 버렸다. 원장님은 분유와 주사기 그리고 안약을 주시며 “가망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 치료해주라”고 격려해주셨다. 망연자실. 집에 돌아와 애꿎은 랍비만 혼냈다. “이 녀석아, 네가 목덜미만 쳐 긁지 않았어도 병원에 안 갔고, 병원에 가지 않았으면 이런 사서 고생도 안 했을 거 아니냐.” 엄한 짜증을 부리면서도 꼬물이들이 작은 몸을 가냘프게 떨며 배고프다고 우는 소리에 마음이 사르르 녹으며 분유를 타고 절로 엄마 미소를 짓는 내 자신이 사실은 랍비보다 더 원망스러웠다.? 고마워, 미안해 생전 처음 분유도 타보고, 그걸 주사기로 먹이고, 계속 붙어있는 눈곱을 시간마다 닦아주며 추석에 집에도 못가고 뜬눈으로 연휴를 보냈다. 그렇게 몇 날 며칠 수면부족과 이불빨래로 스트레스 지수가 차오르던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처럼 졸린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 분유를 타 먹이려고 하는데 뭔가 평소와 다른 기분이 들었다. 가만히 보니 이 두 녀석이 동그랗게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심지어 우유의 냄새를 맡고 진격의 거인 못지않은 포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두 눈으로 무언가 본 듯이 나와 젖병을 향해 나름 뛴다고 뛰는 시늉을 하며 기어오는 녀석들. 고름 때문에 앞이나 제대로 보일까 싶었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다니. 그야말로 기적 같았다. 거기다 눈망울은 어찌나 예쁜지. 그 눈을 바라보는 내 눈이 눈물로 가득 차 오히려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빛나는 눈을 영영 못 볼 뻔 했다니.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찌됐든 살 권리가 있는 녀석들인데……. 한 점 때도 없는 말간 눈을 동그라니 뜨고 여기저기 탐색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괜히 짜증내고 후회했던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어쩔 수 없다, 예쁘니까 캣맘들이자 동네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놀러 왔다. 그 중에 젖소무늬 녀석은 친한 이웃 언니에게 둘째로 입양을 보내기로 약속도 했다. 카오스 암컷 역시 여기 저기 수소문을 거쳐 입양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데서 문제가 터졌다. 아기 고양이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근처에도 못 가고 빙빙 돌던 우리 집 둘째 어린이가 언제인가부터 카오스 녀석을 예뻐하기 시작했다. 카오스 꼬물이도 애교가 상당히 많아 사람이건 고양이건 찰싹 붙어 냥냥거리는 게 아주 물건이다 싶었는데 결국 어린이를 꾄 듯했다. 순진한 어린이는 카오스 꼬물이 곁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쳐다만 봐도 그저 좋은지 항상 쫓아다녔다. 아직 어려서 그럴까 쭙쭙이(엄마 젖을 빠는 시늉)가 필요했던 카오스 꼬물이가 어린이의 귀를 물러 터질 때까지 쭙쭙이 하고 또 하는데도 어린이는 귀찮아하는 내색도 않고 참았다. 소심한 어린이……. 그 남자의 사랑은 그랬다. 결국 둘이 허구한 날 목을 끌어안고 붙어 있는 바람에 입양 보내기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떨어뜨리면 어떻게 되나 보려고 카오스를 친구 집에 하루정도 맡겼더니 어린이는 거의 식음을 전폐한 채 카오스를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뭘까? 이 두 녀석의 관계는……. 어린이는 정말 끔찍이도 카오스 꼬물이를 아꼈고 카오스도 어린이 옆에 껌처럼 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별 수 있나. 입양 보내기를 포기하고 카오스 꼬물이를 어린이의 여동생으로 들이게 됐다. 이름은 토라로 지었다. 토라는 자신의 독특한 털 무늬를 뽐내며 아주 도도하고 싸가지(?) 없게 성장했다.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예쁘다는 착각 속에. 물론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어린이다. 어린이 눈에는 토라가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런 여동생이었는지 매일 매일 그루밍을 해주고 간식을 양보하고 자신의 귀를 쭙쭙이로 기꺼이 내주며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토라는 어릴 적 너무 작게 태어나서 그런지 다 큰 지금도 손발이 작고 얼굴도 작다. 하지만 사랑받고 자란 아이들 특유의 당당함과 도도함으로 오늘도 앵그리버드 같은 눈을 하고서는 여기저기 귀여워 해 달라고 머리를 들이민다. 랍비, 어린이 심지어 나에게까지 와서 당당하게 야옹거리는 토라.? CREDIT글 사진 한민경 (타로 점술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14 10:53:51
-
- 혼자 집에 남으면 어쩔 줄 모르는 개?
- CASE BY CASE혼자 집에 남으면 어쩔 줄 모르는 개? Q. 집에 혼자 반려견을 놔두고 외출을 하게 되면 상당히 힘들어 해요. 문 앞에서 낑낑대며 하울링도 하고요. 밖을 다녀오면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도 해요. 심지어 나갈 때 맛있는 것을 주어도 먹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개는 진화를 하면서 인간과의 사회관계가 생존에 가장 중요한 사항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개에게 비바람을 피할 공간을 제공하고, 천적을 막아 주며, 공짜로 음식을 제공하고, 심지어 예뻐해 주기까지 합니다. 그런 필수적인 존재와 떨어진다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불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교육을 통해 보호자와의 분리가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으며,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입니다.? #CASE_1 분리불안 해소 교육을 시작하는 반려견 모든 교육은 학습자가 받아들이기 가장 쉬운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반려견 교육도 마찬가지이며, 분리불안은 반려견이 보호자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적은 시간부터 차차 늘리는 교육으로 극복하는 것입니다. 단 이 시간은 반려견이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하루 종일 반려견을 홀로 놔두며 분리불안이 극복되길 바라는 것은 덧셈 뺄셈도 가르치지 않고 미적분의 문제를 풀라고 강요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처음에는 반려견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먹거나 혼자 씹으며 놀 수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동안 짧은 시간 나갔다가 들어오는 연습을 반복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반려견에게 나간다는 신호를 주지 않고 조용히 나갔다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나간다는 신호를 주면 보호자와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잠잠했던 불안감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연습이 반복되면, 반려견은 보호자 없이 혼자서도 문제가 없고 즐거운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을 진행할 때, 짧은 시간부터 서서히 시간을 늘린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CASE_2집을 나갈 준비를 할 때부터 불안해한다면 우리는 의도하지 않게 반려견에게 집을 떠난다는 정보를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집을 나서기 전에 양말을 신고, 열쇠를 집어 들고, 외투를 입고, 가방을 메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되죠. 개는 일상의 반복을 통해 이러한 행동이 보호자와 분리가 이뤄지기 직전의 신호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신호를 출발신호(Departure Cues)라고 하는데 이 신호들이 출발과 상관없는 것처럼 가르쳐야 합니다. 양말을 신고 열쇠를 집어든 채로 TV를 보거나, 외투를 입었다가 다시 벗어 놓고, 가방을 멘 채로 독서를 한다면, 개는 이러한 행동들을 보호자와 분리된다는 연관에서 없애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보호자들이 집을 나설 때 “다녀올게”, “잘 있어”와 같이 반려견에게 헤어진다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줍니다. 보호자와의 분리가 익숙지 않은 반려견에게 이렇게 헤어짐을 나타내는 표현을 하는 것은 불에 기름을 더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분리불안을 극복하는 교육을 하는 중에는 절대로 의도적으로 분리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최대한 반려견이 즐겁고 안정적인 상태를 조성한 후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외출해야 합니다. 개들의 감정적인 문제는 생각보다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상 속에서 교육을 이어간다면, 어느 순간 혼자서도 안정적으로 쉬고 있는 반려견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CASE_3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는 파티 독(Party Dog) 침 흘리기, 배변 실수, 낑낑거리기, 하울링 등 분리불안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다양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징후가 파괴행동입니다. 외출하고 왔는데 집 안을 어지럽혔다면 분리불안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러한 징후는 분리불안만이 아니라 홀로 있는 무료함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무료함 때문에 집 안을 어지럽히는 개를 파티 독이라고 합니다. 집 안에서 혼자 파티를 하는 겁니다. 외출하기 전이나 평소에 충분히 운동을 한다면, 반려견은 심심해하지 않고 집에서 조용히 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산책을 잘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반려견이 파손할 수 있는 물건은 닿지 않는 곳에 놔두고, 홀로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선물로 주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관리를 하면 파괴행동은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CREDIT글 이기우 (Alex lee)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8 10:34:23
-
- 좋은 것만 보고 느끼렴, 참깨 시바 잭…
- DOGHOOD좋은 것만 보고 느끼렴참깨 시바 잭이는 성장 중!? 저는 다음 달이면 7살이 되는 버니즈 마운틴 독 산이와 스트릿 출신 야옹이 네 마리와 동거 중이에요. 20대 집사입니다. 시바견 잭이도 얼마 전 가족이 되었어요. SNS에서 우연히 작고 뽀송뽀송한 검은 시바견 쌤이라는 아이를 보게 됐는데요. 세상에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시바견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고, 시바견도 여러 모색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중 참깨 색이라고 하는 ‘고마시바’를 보고 ‘바로 이 녀석이야!’ 마음 먹었죠. 그렇지만 드물다는 고마시바를 입양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더라고요. 예쁘다고 급히 데려올 생각도 없었고요. 그렇게 오래 찾아보며 기다리다가, 한 커뮤니티에서 울산에 고마시바가 태어났다는 소개를 받고 다음 날 밤중에 바로 내려갔어요. 사실 한 번 보기나 하자 하는 생각으로 간 거지만 태어난 지 2주 된 아기 강아지 잭이를 보자마자 “제가 이 아이 데려갈게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아직 눈도 안 뜬 아가였던 잭이를 데려가기까지 짧고도 긴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고, 결국 48일령에 잭이를 데려오게 되었답니다.? 분명 어릴 때는 참깨 색이었는데... 데려 올 당시 잭이는 ‘누렁누렁’ 해서 누가 봐도 시골 멍멍이였어요. 어딜 가도 시바견이라고 알아보는 분은 극히 드물었고 산책이나 애견 카페를 가면 새끼 진돗개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답니다. 잭이가 처음 왔을 때는 파릇파릇한 새싹이 나기 전 겨울이다 보니, 털색이 노란 잭이가 들판에 나가면 보호색처럼 잘 보이지 않아 한동안은 조끼를 입히고 나갔어요. 두 달도 안 된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니 많은 분들이 걱정과 조언을 해주셨어요. 아직 어리니 안고 다녀야 한다, 접종을 다 하기 전까지는 집에만 있어야 한다, 다른 강아지를 만나면 위험하지 않느냐 등등 그렇지만 반려견을 키우면서 마음 먹은 게 ‘이 아이한테는 내가 보여주는 세상이 전부이니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자’였어요. 잭이가 저에게 온 지 이제 반 년. 그동안 시간 날 때마다, 시간을 내서라도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강아지 친구들을 사귀었고 나무와 풀, 길고양이 그리고 날아가는 새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시끄럽고 커다란 자동차들을 보여주었어요.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잭이는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가며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랐고 형아인 산이를 보고 배우며 저에겐 최고의 반려견이 되었답니다. 생후 3개월쯤 주말에 언니랑 TV를 보다가 문득 잭이가 없어진 걸 알았어요. 집 어딘가에 숨어서 자고 있겠다 싶어 찾는 와중에 언니 핸드폰으로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는데, 잭이가 지금 아래층 복도에 혼자 앉아 있다고 데려가라고 하더라고요. 부랴부랴 뛰쳐 나가보니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끙끙 소리가 들렸어요. 복도 구석 남의 집 문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잭을 안고 집에 오면서 언니와 저는 잭이가 어떻게 바깥에 나갔을까 생각해보니, 아침에 쓰레기를 내다 버리러 나갔는데 그때 몰래 따라 나온 거 같더라고요. 전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는 바람에 그 사실을 몰랐던 거고요. 다행히 1층 현관문은 조그만 잭이를 인식하지 못해 열리지 않아서, 바깥으로 나가는 불상사는 없었어요. 그 뒤로 잭이는 문이 열려도 하네스를 차지 않는 이상 신발장 바깥으로 혼자 나가지 않는답니다. 어렸을 때 그 혼자 떨었던 기억이 강렬했나 봐요. 그 시기쯤 늦잠 자고 일어나니 온 방안에서 휴지 파티를 해놓은 적도 있었네요. (웃음)?? 커다랗기만 하지 느긋하고 말썽 없는 순진한 산이와 달리 잭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예요. 그래서 이 정도(?) 소소한 사고만 쳐 준 게 오히려 감사하달까요. 오히려 산이가 많이 고생했어요. 작고 까불거리는 동생이 하루 종일 산이를 괴롭혔거든요.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에요.? CREDIT글 사진 오송이(@shiba.jack)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8 10:12:26
-
- 코즈모폴리턴의 대명사, 뉴욕을 걷다
- 여행하며 만나다뉴욕을 걷다 코즈모폴리턴의 대명사 뉴욕을 걸었다. 뉴욕의 삶은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정서적으로 힐링을 주는 반려동물의 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높은 빌딩 숲을 해치고 나오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진짜 숲이 나왔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센트럴 파크를 오가며 만난 뉴요커들의 스웨그 넘치는 공존을 소개한다. | ‘내가 바로 뉴요커다’ 포스 제대로 풍겨주시는 미모의 여인과 푸들. 좁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발걸음이 어찌나 도도하신지 걸음걸이도 남다른 한 쌍이었다. | 일요일 늦은 오후 공원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월요병에 걸리지 않도록 광합성 중인 요크셔테리어 뒤로 브루클린 브릿지가 보인다. | 개는 주인을 닮는다?! 훈훈한 비주얼의 남자 뒤로 기죽지 않은 외모를 가진 개 한 마리. 남실이만 있었으면 어떻게든 말 한 마디 붙여 보았을 텐데... 아쉽다. | 내가 누구를 닮았나 했다. 엄마 역시 개만 보면 입 꼬리가 올라가고 눈에서 꿀이 떨어졌다. 경상도 아지매답게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엄마에게 이 사진을 보여줘야겠다. | 5번 가에 푸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주말 동안 차량 통제를 막고 푸드 트럭들이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판매한다. 북적이는 인파 속 반려견들 역시 자연스럽게 일부를 차지했다. | 유난히 개와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행히도 개는 보살핌을 잘 받고 있는 듯했다. 서로가 있어 덜 외로웠으면, 빨리 힘을 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 본다. ? ? | 뉴요커를 묘사할 때 ‘dead inside’ 라는 표현을 종종 한다. 퇴근 길 한 손에는 장바구니, 한 손에는 목줄을 쥔 사람들. 어쩌면 그들은 외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CREDIT글 사진 박애진 ?(여행 작가)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7 10:21:40
-
- 하나부터 열까지, 강아지를 위해 짓다
- ?LIVING WITH DOGS하나부터 열까지강아지를 위해 짓다경기도 용인의 어느 산길로 조금 들어가니 동화 같은 주택 단지가 나타났다. 여기는 강아지와 반려인을 위해 조성된 일종의 실험 마을. 도심에서 쌓인 반려 생활의 갈증을 해갈할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외딴 섬 같은 반려견 전원주택 단지엔 강아지들이 우렁차게 짖어도 나무라는 사람 하나 없었다. 한 곳의 문을 두드리니 주택 정원 울타리 안에서 놀고 있던 강아지 네 마리가 일제히 뒷발로 일어났다. 웰시코기 산이와 푸들 오드리 등 저마다 사연 하나씩 가지고 있는 강아지들은 반려인의 손짓 아래에선 한 배에서 난 형제들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울타리 문이 열리자 강아지들은 익숙한 듯 뛰쳐나왔다. 강아지들이 목줄 없이 잔디밭을 뛰어다니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생경했던 건, 도심에선 강아지의 목줄을 풀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애견 미용사였던 반려인은 번잡한 주택가에서 강아지들과 살며 주위의 힐난과 맞서야 했다. 강아지들은 본디 짖고 달리고 달려드는 녀석들인데 어느 하나 쉽게 이해받을 수 없었다. 설득하고 다투고 회유하고… 이웃과의 소모적인 논쟁에 지친 반려인은 남자 친구와 함께 이곳 주택단지에 입주했다. 아직 단지 내 공사가 끝나지 않아 소음이 있고 스마트폰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산 중턱. 부대시설을 이용하려면 차를 끌고 꽤 달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을 텐데 처음 보는 카메라 앞에서도 겅중겅중 에너지를 발산하는 녀석들을 보니, 반려인의 선택은 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주택 단지를 기획한 사람이 궁금했다. 조금 더 나은 반려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지 않을까?인터뷰박준영 반려견주택연구소 소장펫 인테리어의 출발점은 반려인들이 겪는 생활 속 고민이 아닐까 한다. 주로 어떤 문제들을 호소하나?가장 많이 듣는 건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한 슬개골 탈구나 관절 질환이다. 경제적 문제와도 직결되니 고민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다음은 털빠짐으로 인해 일어나는 위생 문제다. 견종에 따라 털 빠짐이 심한 경우 실내가 ‘털 반 공기 반’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또 공통적인 건 산책에 관한 고충이다. 산책이 부족해 운동량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사실을 거의 모든 반려인들이 인정하고 고민하고 있어서 놀랐다. 좀 더 들어보면 산책을 위해 준비하고 산책 후 정리하는 과정에 번거로움을 느껴 아예 거르는 케이스가 많다.요즘 반려견을 위한 셀프 인테리어를 꿈꾸는 분들이 많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점을 조언한다면?역시 바닥이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일본 보험 협회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반려견 중 60% 이상이 6살이 되기 전에 슬개골 탈구를 겪고, 그 중 70%는 가정의 미끄러운 바닥이 원인이다. 유전병이라 치부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생애 한 번 정도는 관절 질환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 이 질환은 치료 기간이 길고 비용도 큰 편이라 가계에 부담을 많이 더할 것이다.바닥에 타일을 몇 장 깔거나, 목재 재질을 이용하는 방법은 어떤가?사람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웬만한 재질엔 반려견은 여전히 미끄럽다고 느낀다. 바닥의 일부를 타일로 덮는 건 괜찮은 방법이지만 오히려 미관 상 반려인들이 머잖아 떼버리더라. 국내에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다고 해서 나온 제품들이 있긴 한데 그것조차도 미끄럽다고 추가 코팅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었다. 일반 바닥 위에 코팅을 통해 적당한 마찰력을 더해주는 방법을 권장한다. 비용이 적지 않지만 나중에 관절이나 뼈 질환을 겪으며 치를 부담을 생각하면 이쪽이 더 낫다. 배변 처리도 용이하다.털 날림은 방지할 방법이 있나? 반려 생활의 전제 아니던가.맞다. (웃음) 반려견의 털 날림은 인테리어 차원에서 궁 극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다만 가장 난감한 상황은 막아볼 수 있겠다. 털 날림이 심한 집에선 밥을 먹다 음식물에 털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이런 집은 손님 초대도 마음대로 못한다. 일단 털이 주방으로 오는 건 막아야 하지 않겠나. 대개의 가정엔 가스레인지 위에 환기 시설이 붙어 있어서, 이를 가동하면 냄새와 함께 털도 주방 내로 이동한다. 주방뿐 아니라 거실 쪽에도 별도의 환기 설비를 갖추면 주방으로 털이 들어가는 걸 막고, 눈에 잘 띄는 거실에 털이 모여 노출되니 청소하기도 용이하다. 여건이 되면 화장실 배관 크기를 키우는 것도 권해본다. 털 날림을 방지할 순 없지만 털 날림으로 인해 하수구가 막히는 피해는 줄일 수 있다.그 외에 반려견을 위한 인테리어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있다면?조명이다. 사람 눈에는 느껴지지 않는 불편함이 반려견들에겐 있다. 왜 TV 브라운관을 카메라로 찍어 보면 가로로 줄무늬가 보이지 않나. 주파수 때문에 그런 건데 일반 조명등도 주파수가 있어 동체시력이 좋은 강아지가 조명을 보면 빛이 자주 깜빡인다. 그런데 플리커 프리 LED엔 그런 현상이 없다. 사람은 잘 듣지 못하지만 일반 조명 안정기에서 나는 미세한 소음이 강아지에겐 크게 들리는데, LED램프로 등을 바꾸게 되면 등기구의 안정기도 LED용으로 바뀌면서 소음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반려견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보호하는 방법이다.? CREDIT에디터 김기웅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8-07 10:09:45
-
- 육묘 육성 육탄전 | 2화 어린이들의 …
- 육묘 육성 육탄전2화 어린이들의 합창 하얀 고양이 랍비와 나름 알콩달콩 살다 보니 고양이의 습성과 애교에 눈을 떴다. 새끼 때는 얼마나 예뻤을까. 단물만 쏙 빼먹고 버린 천하의 쓰레기 난봉꾼 전 주인에게 질투심과 분노가 치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생존 본능 충만한 랍비는 사료처럼 생기기만 하면 그 어떤 것이라도 삼키는 식성으로 살찐이가 되어 가는데…….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 구조에 열심인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그는 대뜸 아깽이(아기 고양이) 임시 보호를 며칠만 해 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아깽이? 말만 들어도 녹아내려 하수구로 흘러 빠져나가는 자제력을 느꼈고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손 안엔 작은 박스가 들려 있었다. ?오글오글 꼬물꼬물박스 안에 알록달록한 네 마리의 진짜 꼬물이들이 오글오글 꼬물거리고 있었다. 누군가에 의해, 아니 인간의 탈을 쓴 짐승에 의해 이 어린 생명들은 박스에 밀봉된 채 지하철역사에 버려졌다고 했다. 그렇게 가냘픈 울음소리를 내며 버티고 버티다 고사 직전에 구조되어 내 집까지 오게 된 것이다. 랍비는 처음엔 이 아이들을 낯설어 하더니만 그날 밤부터 밤새 한 놈 한 놈 그루밍을 해주고 또 해주고 나중엔 화장실 훈련까지 시켜가며 나보다 더 임보맘(임시보호자) 역할을 잘 해주었다. 꼬물이들도 랍비를 엄마라 생각했는지 오밀조밀 서로 붙어서 떨어지질 않았다. 내가 따로 할 일은 사료값 벌러 나가는 것 외에는 없을 정도였다. 임보맘으로 맹활약하는 자신을 상상했는데 기대와는 달라 살짝 삐치기도 했다. ? 이름이 뭐예요? 네 마리 모두 이름을 지어주기 뭐해서 그냥 어린이 1, 2, 3, 4로 부르며 서둘러 입양처를 찾던 와중에 카오스 무늬의 어린이 1번이 가장 먼저 좋은 부모를 만났다. 이후 얼굴이 제일 예쁜 고등어 어린이 2번과 노랑 어린이 3번이 차례로 입양을 갔는데 4번 젖소무늬 어린이는 솔직히……. 외모가 좀 아기 고양이다운 얼굴은 아니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인기가 없었다. 뭐랄까, 고양이 얼굴에서 사람의 기운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고양이 새끼라 하면 거의 악마라 불릴 만큼 귀염이 터지고 필살 애교도 펑펑 솟아나는데 이 젖소 어린이는 소심하고 얼굴도 아바타스럽게 코만 크고 심지어 애교도 더럽게 없었다. 형제들이 모두 입양을 가고 홀로 남았는데도 랍비에게만 떡 들러붙어서는 내겐 오지도 않는, 귀염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녀석. 간만에 입양처가 들어왔지만 좀 의심스럽고 신뢰가 가지 않는데다 지역도 지방이라 너무 멀어서 데려가기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두 마리를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라도 입양을 보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료를 챙겨주다가 나도 모르게 “랍비야, 어린아~ 밥 먹어라!”하고 불렀는데 젖소 어린이가 쫄래쫄래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내 다리 사이를 부비부비 해주는 게 아닌가! 좀 이상하다 싶어서 다음날도 또 사료를 챙기며 “어린아~ 밥 먹어라~”하고 불렀더니 확실하게 알아듣고 내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거다. 이 녀석……. 자기 이름을 어린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신기해서 생각날 때마다 어린아, 어린아 부르면 애옹, 애옹하고 대답까지 해주었다. 어쩌다 보니 어린이가 이름이 되어버린 젖소 어린이는 그렇게 자기 이름을 기억하면서 엉겁결에 우리 집에 입양이 되어버렸다. 얼굴은 아바타처럼 생기고 이름조차 어린이인 녀석인데 미우나 고우나 이미 정이 많이 들어버려서 어디 홀로 보낼 수가 없었다. 정이 많은 게 늘 탈이라더니……. ? 콩깍지가 씌다랍비의 공갈젖을 빨며 잠이 든 어린이의 아바타적 묘상을 보면서 못생겨서 입양 못간 이 아이가 내 눈에 조금씩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가만 보니 웃기는 5:5 가르마가 포마드 바른 듯 아주 단정하다는 것도 알게 됐고 눈이 두 가지 색으로 아주 연한 연둣빛이 나기 시작했다는 것도 발견했고. 몸집에 비해 발이 커서 늘 아빠 슬리퍼를 신은 아이처럼 한심해 보이는 것도 알게 됐다. 하나같이 귀여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어린이는 어엿한 둘째로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그렇게 한 식구가 더 늘어 이제 두 마리의 어린이 길냥이 가족이 됐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첫째 랍비보다 더 큰 덩치로 자라 나름 수놈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내겐 여전히 어린이다. 아침마다 화장실에 함께 들어가 얼굴을 씻겨달라고 기다리는 새 나라의 착한 우리 어린이. 어린이의 형제들은 행복한 묘생을 살지 못했다. 카오스 어린이는 연락이 두절됐고 노랑이 어린이는 병으로 일찍 무지개다리를 건넜으며 고등어 어린이는 몇 번의 파양과 학대를 당하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에서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못생겨서 외면당했던 이 녀석만 이제 한 인물 하며 모두에게 제일 귀여움을 받는 현실을 보면 생긴 것과 행복한 삶은 아무 연관성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어린이의 순진한 눈을 보고 있자면 꼬물이들이 아침마다 햇살을 받으며 함께 야옹거리며 노래하던 그날의 합창이 기억나서 가슴이 저며 온다. 한 녀석 한 녀석 자신들의 생명을 지켜나가기 위해 불렀던 그 아름답고도 순수한 고양이 어린이들의 노래는 내 평생의 첫 아련한 추억으로 죽기 전까지 기억될 것 같다. CREDIT글 사진 한민경?
- STORY | 2017-08-04 11: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