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19-11-29 10:54:09
-
[STORY]
STORY | 2019-11-29 10:47:28
-
[STORY]
STORY | 2019-11-29 10:43:00
-
[STORY]
STORY | 2019-11-29 10:35:47
-
[STORY]
STORY | 2019-11-21 16:51:05
-
[STORY]
STORY | 2019-11-21 15:58:47
-
[STORY]
STORY | 2019-11-21 15:15:28
-
- 누가 그들을 허공에 띄웠는가
- 케 이 지 에 서 누가 그들을 허공에 띄웠는가 ▲ 사람들이 선호하는 견종인 래브라도 리트리버도 뜬장에 갇히면 그저 뜬장에 갇힌 개에 불과하다. 개의 고소공포증 내가 어릴 적 놀이터에서 제일 싫어했던 건 바로 조금만 올라가도 다리가 후들거리던 정글짐이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야 정글짐을 싫어했던 이유가 고소공포증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즈음 학교 끝나고 오는 길에 개를 잡는 아저씨들을 보았는데 한 아저씨가 몸부림치는 개를 제압하려 뒤에서 번쩍 안아 들었고, 땅에서 발이 떨어진 개는 겁을 먹은 듯 꼬리를 안으로 말고 귀를 접었다. 허공에서 떨고 있는 개를 보며 개에게도 고소공포증이 있을까 생각했다. 훗날 동물행동학에 관한 책을 읽으며 개에게도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걸 알았다. 발 딛고 선 곳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극도의 불안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바로 고소공포증이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도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네발로 땅을 딛는 동물들은 오죽하겠는가. 몇 년 전 건축학자 이상현 교수의 저서 『길들이는 건축, 길들여진 인간』을 편집하면서 공간이 존재를 어떻게 길들이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해내는지 그 원리와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모든 건축과 공간은 의도를 감추고 있고, 그것의 길들임은 무의식중에 교묘하게 이루어진다고 했다. 아무리 다양하고 뛰어난 기능을 가진 뜬장들도 결국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고안된 장치일 뿐이다. 뜬장에서의 높이가 주는 공포를 동물들이 느낄 때 어떤 동물도 그 안에서 안정적일 수 없을 것이다. 반려동물 사육공간의 기본 요건을 제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행 동물보호법 제4조 제5항에는 동물의 발이 빠지는 재질로 바닥을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다. ▲ 철망 바닥을 덮은 분변을 바라본다. 날마다 벼랑 끝에 서는 심정으로 개는 아래를 보지 않으려 다리를 떨었을 것이다. ▲ 감금이라 했지만 사실 표현이 틀렸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아무 죄도 짓지 않은 그들을 누가 함부로 허공에 띄웠는가. 허공에 뜬 그들의 자유 작년 가을 전북 김제에서 슬픈 얼굴을 한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보았다. 자유를 잃어버린 시골 개들은 대체로 감정표현에 서툴다. 물론 논과 밭을 자유롭게 누비는 개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골 개들은 1m도 안 되는 목줄에 묶여 1미터의 삶을 산다. 낯선 존재에 격한 감정표현을 하는 그들은 본능적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인지 불쾌인지 알기 힘든 메시지를 강하게 보낸다. 하지만 눈앞의 리트리버는 다른 시골 개들과 달리 꼬리를 흔들기는커녕 내 존재를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뜬장에 갇혀있던 걸까 땅에서 발이 떼어짐으로써 현실을 잃어버린 개처럼 보였다. 몸이 뜬장에 길들여지자 마음마저 거기에 길들어져 버린 듯했다. 나는 뜬장 앞에 한참을 앉아 철망 밑바닥에 덮힌 분변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냄새조차 말라버린 듯했다. 개는 날마다 벼랑 끝에 서는 심정으로 아래를 보지 않으려 다리를 떨었을 것이고, 겨우 오줌을 누고 똥을 쌌으리라.뜬장은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밑면에 구멍을 뚫어 만든 철장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가득한 사육공간인 것이다. 오랜 시간 뜬장에 감금된 개는 운동량이 거의 없어 근육이 현저히 쇠퇴하고 상시적인 불안 상태가 된다. 또한,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지게 되며 균형 감각마저 잃게 된다. 뜬장이 있던 곳은 개농장도 번식장도 아닌 엄연한 동물 학대의 현장이었다. 개를 사랑한다는 주인이 배려랍시고 뜬장에 넣어준 널판 하나가 그렇게 커 보일 수 없었다. 누가 그들을 허공에 띄웠는가. CREDIT글·사진 헤르츠티어
- STORY | 2019-11-29 10:54:09
-
- 독일에서 동물과 인간은 동등한 창조물
- 독일의 반려문화 독일에서 동물과 인간은 동등한 창조물 개도 버스 요금을 내는 나라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이 모여있는 유럽에서도 독일은 특히 반려동물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가진 나라이다. 독일 에서는 동물권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동물들은 법으로 보장된 이 동물보호법을 통해 인간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가 주어진다. 동물보호법 제1조 1항에 따르면 동물은 인간 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피조물로서 이들의 생명과 안녕을 보 호하는 것을 인간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동물을 학대하거나 폭력을 행사할 때 법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 이 번 매거진P 6월호에서는 반려견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독일의 반려견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통계에 의하면 독일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는 약 천이백 만 명으로 추정한다. 지역마다 그리고 반려견의 종류에 따 라 차등이 있지만, 독일의 모든 주에서 견주는 반려견 세금 을 내야 한다. 반려견 한 마리에 대한 세금이 1년에 많게는 200유로(약 26만 원)까지 내는 주도 있다. 이 세금은 반려 견들의 복지를 위해 쓰인다. 예를 들어 개들이 목줄 없이 마 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개 전용 구역(Hundeauslaufgebiet) 공원이나 잔디밭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데 쓰인다. 반려견과 함께 버스나 기차를 타면 일반 요금의 50%에 해 당하는 요금을 낸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이곳에는 개와 인간을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는 인식이 자연스레 정착되어 있다. 독일의 반려동물 산책 문화 독일인들의 개사랑은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독 일어로 ‘가시게엔(Gassi gehen)’이라는 말이 있는데, ‘개와 함께 산책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이처럼 독일의 견주에게 ‘개와 함께하는 산책’은 중요한 하루 일과 중 의 하나이다. 견주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하루 세 번 이상은 반드시 개를 데리고 밖에 나가야 하 며 이 중 한 시간 이상의 산책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이 반려견들에게 는 배변과 배뇨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배변패드를 개를 키우는 독일의 가정에서 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독일의 반려견들은 산책하며 야외에서 배변하는 습관을 처음부터 배우기 때문이다.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배변 봉투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개똥을 치우지 않 을 경우 주에 따라 그리고 어떤 공공장소인지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많게는 500유로(약 65만 원)까지 벌 금을 감수해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반려견은 반드시 차량 뒷좌석에 앉혀야 하며 안전벨트를 해야 한다. 공 원 및 공공장소에서 산책할 경우 목줄을 하는 것을 원 칙으로 한다. 하지만 많은 도시에서 개가 목줄 없이 마 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개 전용 구역’을 운영함으로써 개들의 자유로운 활동도 보장하고 있다. 독일에서 개를 키우려면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를 파 는 애견샵이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수백 개의 티 어하임(유기동물 보호소)이 운영되고 있는데, 독일에서 개를 입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티어하임을 찾으면 된다. 우수한 시설을 자랑하는 티어하임에서 안락사가 이루어 지는 경우는 의료적으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 무하다. 물론 독일에서는 반려견의 분양 및 입양절차도 까다롭 다. 건강한 사람인지, 어떤 집에서 사는지, 하루에 얼마 만큼 개를 산책시킬 수 있는지, 직업은 무엇인지, 가족 구성원은 어떤지 등을 반드시 물어본다. 심지어 독일의 니더작센(Niedersachsen)주에서는 2013년부터 반려견을 키우려면 자격증을 획득하여야 한다. 이 자격증이 함의한 목표는 반려견을 키우기 전에 개에 대한 이해와 생명의 소중함 및 책임감을 각인시키 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강아지를 분양받거나 입양하면 곧바로 관청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된 개들은 광견병 등 필수 예방접종의 의무가 있으 며 책임보험 역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한, 독 일의 동물보호협회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동물을 선물 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아지 를 물건처럼 사고팔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독일인들의 각별한 동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CREDIT글 이영남 사진 마쿠스 헨델(Markus Hendel)
- STORY | 2019-11-29 10:47:28
-
- 이별이 행복한 이유
- 최자매의 행복한 이별 이야기 이별이 행복한 이유 이별이 슬픈 이유 강아지와의 첫 만남이 마냥 설렜던 우리에게 이별은 아주 먼 곳에 있는 이야기였다. 내 곁에서 함께 체온을 나누는 강아지가 마냥 신기했고 신나게 뛰어노느라 너무 바빴다. 구체적으로 이별을 그려보지 않았던 탓일까, 첫 이별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아팠다. 작년 4월, 한쪽 다리가 없는 슈나우저 시리를 두 달간 임시보호하게 되었다. 생애 첫 임시 보호였다. 시리는 해외 입양이 확정된 아이라 장시간 비행을 대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시리에게는 단체보호소보다 더 나은 환경이 필요했고, 그렇게 우리와 인연이 닿았다. 시리를 처음 만났던 날 인간이 제게 준 상처를 몸에 버젓이 달고 있으면서도 세 개 뿐인 다리로 우리를 향해 뛰어오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시리를 만났고 우리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강아지와 함께 산다는 것은 언제든 분홍색 혀와 흔들리는 꼬리로 사랑을 퍼부어주는 사랑둥이가 내 삶에 들어오는 것이다. 강아 지와 함께 산책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여유를 갖게 되고 강아지 얘기로 가족 간의 대화가 끊기지 않게 된다. 이런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던 시리와 이별하는 날, ‘잘 보내주자!’ 다짐 했지만 결국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저 먼 캐나다에서 한국까지 시리를 데리러 와준 고마운 입양자분을 앞에 두고 우리 자매는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 시리가 우리에게 선물해 준 행복이 너무 고마워서, 그 고마움을 시리에게 전하고 싶은데 이제 그럴 수가 없어서, 우리만큼 시리도 행복했을까, 혹시 우리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모든 것이 마냥 슬펐다. 이별이 행복한 이유 그토록 슬픈 이별을 네 차례나 해냈다. 이별을 ‘해냈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별의 슬픔에 무너지지 않고 결국엔 아름다운 이별로 기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네 차례의 이별을 기어코 ‘해냈다’고 말한다. 두 달만 해보자며 시작했던 임시 보호는 결국 1년을 훌쩍 넘기고야 말았다. 상처 입은 아이들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상황이 될 때까지는 임시보호를 더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네 차례 임시보호를 지속하며 우리는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 끝에는 결국 행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도 단련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의 행복한 미래가 훤히 그려져서인지, 이별 후 새로운 만남을 통해 또 다른 강아지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올라서인지 두 번째 스콘이, 세 번째 해리를 떠나 보낼 때는 덤덤히 웃으며 보낼 수 있었다. “정든 강아지 떠나 보내는 거 힘들어서 어떻게 해?”라는 질문을 항상 받는다. 그런데 그 이유는 딱 두 번만 임시보호를 해보면 알게 된다. 이별 당일에는 한없이 슬프지만, 나중에는 내 평범한 일상에 행복한 이유가 늘어난다. 종종 뜬금없이 날아오는 캐나다 집 마당에서 뛰노는 시리의 동영상과, 사람 손길에 벌 벌 떨던 스콘이가 이제는 제법 애교도 부리는 모습.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카톡카톡 울리며 날아오는 사랑스러운 해리의 근황까지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얻는 그 행복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제는 헤어질 때마다 머지 않아 다시 그 행복이 올 것을 알기에 잠시의 서운함과 눈물을 눌러 앉히는 건 전보다 꽤 쉬워졌다. 우리는 임시보호를 통해 배웠다. 이별이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CREDIT글·사진 최세연, 최세화
- STORY | 2019-11-29 10:43:00
-
- 제주도 강생이 그 뒷 이야기
- 개, 인간의 보호소 이야기 제주도 강생이?? 그 뒷 이야기- 선한 이기심과 방관 - 지난 매거진P 4월 호에 <제주도 강생이>를 기고한 이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도 강생이>를 통해 휴가철에 많이 버려지는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또 이를 통해 제 글이 유기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4월 호와 여름휴가는 시간적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매거진P 6월 호는 여름 휴가철일테니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 말이지요. 6월 호에 실리는 이 글이 바람을 타고 당신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름 바람이 부는 곳에서 제주도의 강생이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덕구에게는 봄바람이 닿지 않았다 몇 달 만에 다시 돌아온 제주, 분홍색 향기를 머금은 따스한 바람이 불어온다. 겨우내 검은색 패딩 안에 감춰져 있던 관광객들의 옷차림에도 꽃이 만개한다. 따뜻한 바람은 한결 가벼워진 옷과 들뜬 마음을 움직인다. 바람이 유기동물 보호소에도 닿았을지 궁금할 무렵, 보호소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한참을 달린 버스의 종점. 그보다 더 깊숙이 걷는 걸음의 끝에 유기동물보호소에 도착하니, 꼬리를 억세게 흔드는 친구들이 봄이라도 온양 세찬 목소리로 외부인을 맞는다. 역시나 지난 해 보았던 친구들 몇몇은 사라져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가족과 봄을 맞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보호소 밖으로 눈길을 돌린다. 창밖은 꽃들로 수 놓여 있지만, 보호소에 봄을 가져다줄 사람들은 너무나도 적다. ‘덕구’는 제주 유기동물 보호소에 입소한 강생이다. 이름표 없이 어느 해안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신고는 외지인이 했으며, 본래 주인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녀석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발견 당시 깨끗한 상태로 돌아다녔던 것으로 보아,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고자는 매우 뿌듯해하며 육지로 돌아갔지만, 가족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덕구는 얼마 뒤 안락사가 예정되어 있다. 새로운 가족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너무 추웠던 바람 속에서 이제 막 봄이 되나 싶었는데 아직도 덕구에게는 봄바람이 닿지 않았나 보다. 겨울이 가득한 덕구의 눈동자를 나는 더 이상 보기가 힘들다. 선한 이기심과 방관이 몰고 온 덕구의 죽음 제주의 유기동물 이야기는 사실 우리 ‘보통 사람들’ 의 모습을 잔인한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때때로 행동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선한 마음을 가지고 행동을 했지만, 의외로 많은 것들이 내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자신을 중심으로 선한 행위를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한 이기심’이다. 신고 후에 ‘입양’과 같은 ‘무한 책임’을 져달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의 신고는 한 생명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고, 정말 보호 기간이 필요한 생명들을 외면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가족을 앗아갈 수도 있다. 우리의 행동이 ‘덕구’에게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생각해보자는 것 이다. 제주의 문화는 육지와는 달리, 반려동물의 자유로운 삶을 존중한다. 동네를 돌아다니는 개를 봐도 이상하리만치 깨끗하다면, 유기견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그때 당신이 가진 선택지 중에는 ‘내일을 선물하기’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또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방관’을 한다. 내가 고의로 한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인지, 자신이 조금 더 나서면 되는 것을 방관으로 채워버린다. ‘덕구’의 반려인들은, 그가 며칠째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았을 것 이다. 보호소에 대한 정보도 조금의 노력이면 알아 냈을 것이다. 제주의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홍보 포스터를 스쳐가며 보았을 것이다. 한 번 정도는 알아 보고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방관’은 ‘덕구’에게 곧 다가올 죽음을 의미했다. 가출한 덕구에게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그 대가로 안락사를 당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해 보인다.또 다른 ‘덕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제주 유기동물보 호소를 꽉 채우고 있다. 신고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 인가? 혹은 이들을 가두어놓으라는 이야기인가? 되묻는다면, 정답은 없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우리 스스로가 ‘선한 이기심’과 ‘방관’을 말하지 않고 더 나은 보통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장 할 수 있는 최선 아닐까. CREDIT글·사진 박찬우
- STORY | 2019-11-29 10:35:47
-
- 불완전한 크리스를 나는 사랑해요
- 크 리 스 의 크 리 스 마 스 불완전한 크리스를 나는 사랑해요 뭐래, 전 오래 살 거예요나는 항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딸에게 책을 읽어준다. 요즘 읽어 주는 건 꾸준히 필독 도서로 꼽히는 ‘탈무드 이야기’인데, 딸은 특히 크리스를 가족으로 맞은 이후부터 개와 관련된 이야기에 유독 더 관심을 보인다. 최근 딸에게 읽어준 건 ‘주인을 지킨 개’에 관한 이야기. 한 가족 이 집을 비운 사이 항아리에 있던 우유에 독사가 빠졌고, 독이 섞인 우유를 마시려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개가 우유를 대신 먹고 죽는다는 내용이다. 이야기가 끝나자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딸은 크리스를 끌어안으며 나에게 물었다. “엄마. 그럼 크리스도 우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겠지?” 어떤 대답을 해줄까 고민하다 말문이 막힌 나는 그 책임을 마침 옆에 있던 크리스에게 돌렸다. “크리스, 너 그럴 수 있겠니?” 그러자 크리스의 똘망똘망한 눈빛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뭐래, 전 오래오래 살 거예요.’ 기대와 실망반려인구 1,000만 시대라는 말이 나온 지도 어느덧 수년이 넘어, 이제는 TV 채널만 돌려도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방송에 나오는 반려동물들의 사연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중 반려동물 행동교정에 관한 내용에 특히 눈길이 가곤 한다. 크리스도 잘 고쳐지지 않는 행동이 있는데 혹시나 크리스와 같은 문제점을 가진 아이의 사연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때가 많다. 언젠가부터 초인종이 울리면 크리스가 짖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한 크리스는 택배가 올 때마다 맹렬히 짖는다. 크리스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교육과 방법은 다 동원했지 만 전혀 소용없었다. 결국, ‘초인종 누르지 말고 물건은 문 앞에 놓아 주세요.’라고 적은 메모지를 크리스 때문에 처음 붙였다. 크리스의 짖는 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개의 행동을 분석한 카드뉴스를 보았다. 카드뉴스의 설명에 따르면, 택배나 손님들의 기척에 민감한 개는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이 유독 강한 아이라는 것. 정말일까? 크리스는 겁이 정말 많다. 산책하다가도 툭 하면 내 뒤로 숨는 아이인데, 과연 나를 지키려고 그러는 걸까? 진짜 일까?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는 크리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너 정말 나 지키려고 그렇게 짖는 거야?”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이라는 것은 ‘반려견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기대가 만들어낸 해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과도한 기대는 언제나 그렇듯 실망을 동반한다. ▲ 과도한 기대와 실망을 거듭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딸과 크리스.▲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운 존재오랫동안 반려견과 함께해온 친구에게 카드뉴스에서 본 내용을 말해주자 친구는 ‘우리 집 아이는 집에 낯선 사람이 오면 보호자인 자신을 버려둔 채 혼자 방에 뛰어들어가 숨는다’며 웃음을
- STORY | 2019-11-21 16:51:05
-
- 사설 보호소의 슬픈 눈망울 - 유기견들…
- 예 비 수 의 사 의 일 기 사설 보호소의 슬픈 눈망울- 유기견들과의 만남 - 유기견 보호소 봉사는 크게 일반봉사와 의료봉사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 봉사는 대개 견사 청소와 산책 등을 담당하고, 의료 봉사는 주로 수의사 선생님과 선생님을 보조하는 수의대생들이 모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는 오랫동안 미루었던 유기견 봉사활동을 신청하여 이번 학기부터 바로 참여했는데, 의료봉사로 지원한 동기들과 달리 일반봉사로 지원했다. 오늘은 일반봉사를 하며 느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사설 보호소는 당신이 필요해요 우리는 사설보호소로 이동했다. 사설 보호소하면 떠 오르는 것이 열악한 환경과 시설이다. 그러나 그중에 서도 가장 열악해 보이는 건 당연히 부족한 인력이라 고 말할 수 있겠다. 특히 이곳 사설보호소는 약 160 마리가 넘는 아이들을 개인이 돌보고 있으며 안락사 가 없는 보호소인 탓에 아이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온 자원봉사자들도 물 심양면으로 돕고 있었지만, 보호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 보였다. 봉사자들은 청 소팀, 귀 세척팀, 산책팀 이렇게 세 개의 팀으로 나눠 서 활동했는데 그중 내가 맡은 역할은 귀 세척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는 방역복을 입고, 장화와 장갑 을 착용한 후, 귀 세척액을 챙겨 들고 한 마리라도 더 씻어주고자 분주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겁을 내는 아이들이 유독 많았기에 구부려 앉은 자세로 천천히 다가가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다리가 저려왔다. 앉 았다 일어날 때마다 다리에 묵직한 피곤함이 몰려와 온몸이 후들거렸다. 청소팀도 만만치 않다. 청소팀은 삽으로 아이들의 대변을 퍼 나르느라 허리와 팔에 통 증을 호소하기 일쑤였다. 이런 고생으로 아이들의 청 결 문제가 해결된다면 만족감이라도 있으련만, 우리 가 지나간 자리엔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대소변이 다 시 쌓였고 4시간만 지나도 언제 청소를 했냐는 듯 금 방 더러워졌다. 그런데도 다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봉사 중 갑작스럽게 내렸던 소나기에도 우리는 조금이라 도 더 많은 아이들을 돕고자 손과 발을 멈추지 않았 다. 하지만 그렇게 최선을 다해 봉사했음에도 미처 돌 보지 못한 아이들과 지저분한 견사가 눈에 띄었다. 매 일매일 반복되는 일. 그러나 다음 날에는 처음부터 다 시 시작해야 할 일. 끝이 없는 전쟁이었다. 160마리 의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했 다. 내일은 어떻게 될까? 봉사자들이 또 올까? 이곳만 의 걱정이 아니다. 모든 사설 보호소의 이야기이다. 나를 울린 백구의 눈망울 이날 하루 약 160마리나 되는 강아지들을 돌봤지만, 그중에서도 계속 정이 가는 강아지가 있기 마련이다. 어떤 이는 청소할 때마다 자신의 품에 안겨 가만히 자 신을 올려다보는 검은 슈나우저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어떤 이는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꼬리를 말고 두려움 에 벌벌 떠는 코카스파니엘을 보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나의 경우엔, 눈이 예쁜 한 백구였다. 내가 귀 세척을 해주기 위해 백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자, 녀석은 내 손 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놓았다. 과거 누군가에게 애교를 부리며 간식을 얻어먹고 사랑받던 습관이 아닐까. 내 손만 보면 자동으로 발을 올려놓는 백구에게서 가족 에 대한 짙은 그리움이 느껴졌다. 녀석의 손을 애써 뿌 리쳐보아도 다시 반대편 발을 재빨리 얹으며 예쁜 눈으 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런데도 나는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날 온종일 백구의 눈망울이 떠올랐다. 녀석도 분명 발을 뻗으면 볼을 어루어만져주며 예뻐하던 가족이 있었을 텐데. 백구를 버린 이전 주인이 미웠다. 전국의 백구들 해외는 반려동물을 입양하기까지의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다. 그만큼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가 족들과 함께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 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반면, 아직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입양 절차가 복잡 하지 않다. 체계적인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입양’과 ‘평생을 책임져야 할 동반자’라는 두 요소를 별개로 인식한다. 반려동 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만큼 반려동물 문화 가 지금보다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내게 발을 내밀며 사랑을 갈구하던 백구의 눈망울 을 언제까지 떠올려야 할까. 열악한 보호소에는 주 인에게 버림받은 백구들이 넘치며, 이런 사설보호 소는 전국 곳곳에서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물 론, 당신의 봉사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올바른 반려 동물 시스템이 정착하고 우리 반려인들 사이에 성 숙한 반려동물 입양문화가 자리를 잡으면 이러한 비극은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CREDIT글·사진 성예빈
- STORY | 2019-11-21 15:58:47
-
- 진저와 나
- 너 는 내 운 명 진저와 나 나는 개를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후 얼마 지나지않아 남편은 나에게 반려견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한 생명을 온전히 책임지는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부담스러운 일인지에 대해 평소 진지하게 생각해왔기에 번번이 반려견을 키우자는 남편의 제안에 반대했었다. 결혼 초반엔 친정생활을 해서 남편도 반려견에 대한 꿈을 잠시 접어둬야 했지만 독립한 후 남편은 수시로 개를 키우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나는 남편에게 단호하게 안 된다고 얘기했지만 어느 순간 ‘만약 개를 키우게 된다면 어떤 견종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운명의 딸 진저 어느새 나를 설득하는데 도가 튼 남편은 ‘한 번만 보고 오자’라는 말로 나를 꼬드기는 데 성공했고 엄마 강아지 옆에서 형제들과 정신없이 돌아다니기 바빠 보이는 작고 귀여운 시바이누 진저를 만났다. 진저를 보고 온 그 날부터 우린 거의 매주 진저를 보러 인천으로 갔다. 아직 엄마와 더 있어야 하는 시기이기에, 늘 브리더가 보여주는 진저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며 데리고 올 날을 기다렸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에 대한 걱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고 나는 진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울타리를 좀 넓게 배치해서 진저가 지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밥그릇, 배변 패드, 장난감, 이불 등 모든 걸 세팅했다. ‘이 정도면 식사공간과 배변 공간이 충분하겠지.’ 생각하며 울타리 안에 한 번씩 누워본 우리는 공간이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진저를 데리고 온 바로 그 날 우리의 확신은 완전히 박살이 났다. 울타리 안의 진저가 당장 나를 여기서 꺼내달라며 낑낑거리는 통에 어르고 달래다 결국 울타리 문을 열어줬다.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진저는 울타리 안에 배변하러만 들어갔다. 배변 패드를 쓸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진저에게 울타리 안은 말 그대로 거실에 있는 큰 화장실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어떻게든 적응시켜 보자는 생각에 나와 남편은 울타리 안에서 진저와 장난감으로 놀기도 하고 안에서 같이 잠까지 잤지만 진저의 탈출 욕구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았다. 우리 둘은 하루 만에 진저에게 완패를 선언하며 결국 진저가 가면 안 되는 곳을 울타리로 막고 모든 공간을 진저와 공유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부부의 침실만은 사수하고 싶은 마음에 침실에 안전문을 설치했지만 진저가 따라 들어오겠다고 난리를 치는 통에 결국 침실의 안전 문까지 현관 앞으로 이동하며 끝이 났다. 시련의 시작진저를 집에 적응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했다. 맞벌이 부부였던 우리는 함께 일주일간의 휴가를 내 강형욱 훈련사의 영상을 보면서 분리불안 훈련을 했고, 아지냥이라는 앱을 내려받아 진저에게 강아지를 안정시키는 음악도 들려주었다. 안정음악이 효과가 있었는지 그냥 아기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낮잠으로 보냈다. 식사시간에는 정해진 양의 사료를 순식간에 비워내서 과연 이게 정량이 맞는 건지 사료 봉투를 한참 동안 쳐다보기도 했다. 작은 녀석이 싸는 건 또 어찌나 자주 싸는지 온종일 배변 패드만 치우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린 강아지들은 아직 방광이나 장기들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서 자주 배변을 한다는 걸 알고 ‘어린아기를 키우는 것과 다를 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진저는 밤에 유독 활발해지는 강아지였다. 나는 평소에도 10시가 되면 잘 준비를 하는 사람이자 하루 8시간의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는 잠순이다. 그런 나에게 두 시간에 한 번씩 낑낑거리며 나를 깨우는 이 작은 녀석은 정말이지 골칫덩어리였다.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밤새 진저를 달래주다가 새벽부터 하루를 일찍 시작하기도 했다. 밤에는 그렇게 잠을 못 자게 하더니 오전부터 태평하게 쿨쿨 자고 있는 진저의 모습을 보면서 얄미운 마음에 깨우고 싶었지만 강아지는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면 아프다는 남편의 말에 우리도 진저가 자는 시간에 잠을 보충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가장 우려한 분.리.불.안. 우리가 출근하는 동안 집에 혼자 있을 진저가 걱정되어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홈 카메라를 진저 주변에 설치했다. 미리 설치해둔 홈 카메라 속의 진저는 내가 집을 비운 순간부터 계속 하울링을 하며 울어댔다. 출근하면서부터 보기 시작한 홈 카메라에 조마조마해 하던 나는 보다 못해 점심시간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고 진저를 안아주며 달래주었다. 엄마 품을 떠나온 지도 얼마 안 된 아기강아지가 고요한 적막이 감도는 집에서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고 생각하니 진저에게 너무 미안했다. 내가 나가고 또 그러면 어쩌지 걱정을 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돌려 택시를 탔다. 택시 안에서 홈 카메라를 확인했는데 진저는 피곤했는지 잠이 들어있었다. 퇴근 후에는 혹시 진저의 하울링으로 인해 이웃집에 피해가 됐을까 하는 죄송한 마음 에 도넛에 편지를 넣어 돌렸다. 다행히 자신의 운명을 빨 리 받아들인 진저는 다음날부터 하울링이 급속히 짧아졌 다. 진저는 혼자 있는 시간에 낮잠을 자거나 노즈워크 장 난감을 가지고 놀며 우리를 기다렸다. 다행스럽다고 적고 있지만 사실 이때의 기억은 아직도 나와 남편의 마음속에 죄책감으로 크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육아 대부분을 담 당하고 있는 나에게는 나의 잘못으로 운명의 희비가 뒤바 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듯이 마음이 아리고 쓰렸다. 진저 가 우리 집에 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항상 집에 사람이 있는 집으로 갔다면 진저는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CREDIT글·사진 장성희
- STORY | 2019-11-21 15: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