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034건) [STORY] Magazine P. 릴케의 사춘기와 친구들 STORY | 2020-09-24 16:27:39 [STORY] Magazine P. 고슴도치 엄마 되기 STORY | 2020-09-24 16:26:51 [STORY] Magazine P. 온전한 사랑 STORY | 2020-09-24 16:26:10 [STORY] Magazine P. 이제는 너와 함께 STORY | 2020-09-24 16:24:45 [STORY] Magazine P. 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STORY | 2020-07-16 08:49:44 [STORY] Magazine P. 모든 날, 모든 순간 STORY | 2020-07-14 09:28:24 [STORY] Magazine P. 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 STORY | 2020-07-14 09:27:49 Magazine P. 릴케의 사춘기와 친구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릴케의 나이는 이제 9개월이 되었다. 사람과 비교하자면 이제 릴케는 한창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릴케의 사춘기어떤 때는 우리 부부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라도 하듯 제멋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산책하러 나갈 때 현관 앞에서 릴케를 앉히고 목줄을 채우는 일이 전과 달리 다소 시간이 걸릴 때가 있다. 특히 가슴줄(하네스)을 해야 하는 날에는 싫다고 버틸 때가 많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있는 강아지 학교에서도 한 학년 진급하여 이제는 릴케보다 훨씬 큰 개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다.신체적으로도 릴케는 이전과는 꽤나 달라졌는데, 특히 강아지 때의 말랑말랑한 살이 튼튼한 근육으로 발달하여 전보다 훨씬 힘이 세졌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처음으로 다리를 들고 소변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릴케를 보며 우리 부부는 늘 새로운 아침을 맞는다식사와 간식강아지 시절 릴케는 하루에 총 240~300g의 음식을 아침, 점심과 저녁 세 끼로 나눠 섭취했지만, 이제는 같은 양으로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끼의 식사를 하고 있다. 이전 편에도 언급했다시피 릴케는 습식 사료를 먹는다. 건식 사료에 비해 조리하는 데 다소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지만, 거의 원재료 그대로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방부제 및 첨가제가 들어 있지 않아 건강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간식으로는 주로 건식 류를 먹으며 주말에는 특별히 삶은 계란을 먹을 때가 많다. 계란은 릴케가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며 그 외엔 버터 우유와 코티지 치즈를 아주 좋아한다. 잘게 썰은 건식 생선 및 소시지도 릴케가 좋아하는 간식 중의 하나이다.릴케의 하루강아지 시절 릴케는 하루에 6번 이상 집 밖으로 나가 때로는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어놀곤 했다. 자주 밖으로 나가야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산책하는 시간이 릴케에게는 소변과 대변을 해결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부부가 바쁜 날에는 하루 세 번만 릴케를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할 때도 있다. 긴 산책은 주로 오후에 이루어지며 이때는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어노는 시간을 갖는다. 릴케는 이제 심지어 소변조차도 정원에서 하기를 꺼린다. 대변은 언제나 산책을 할 때 집 밖에서 해결하며 보통 하루에 두 번 보는 경우가 많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릴케와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돌 때면 갑자기 목줄이 팽팽히 당겨지곤 하는데, 바로 어김없이 친구 피고의 집을 지날 때이다.릴케와 ‘피고’릴케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물론 엄마와 아빠일 테지만 한 집 건너 사는 피고 역시 릴케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피고는 릴케보다 1개월 어리지만 누구보다 릴케와 잘 놀고 어울리는 좋은 친구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피고와 릴케는 서로 먼 친척 사이다. 흔하지 않은 견종인 쿠이커혼제가 바로 한집 건너 산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 개들도 같은 견종끼리는 다른 견종에 비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릴케와 피고, 그리고 피고의 형인 안톤과 함께 루르 강이 내다보이는 언덕에서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어노는 것을 볼 때면 개들의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10살이 넘은 피고의 형인 안톤은 사춘기에 접어든 두 개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안톤은 어떤 때는 피고와 함께 노는 릴케에게 질투를 하기도 한다. 어느새 1실베스터가 다가오고 있다. 이날은 폭죽이 사방에서 터지고 요란한 굉음과 함께 현란한 빛이 여기저기 수놓아질 텐데,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보게 될 폭죽에 과연 릴케가 어떻게 반응할지 무척 궁금하다. 글.사진 이영남에디터 이혜수<쿠이커혼제 릴케-릴케의 사춘기와 친구들>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09-24 16:27:39 Magazine P. 고슴도치 엄마 되기 추운 겨울이면“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듯세상 불쌍한 표정으로이불 속에서 눈만 끔뻑이는개딸들이에요.산책 의지도 없는지밖에 나가자마자 바로 유턴해서는집으로 도로 쏙 들어가 버리는녀석들이랍니다.아주 그냥 자기 관리의 달견들이죠.(웃음) 자기관리 끝판왕 거의 1년 365일 극세사 담요를 떼 놓질 않는 연약하신 몸들이라, 행여 찬 바람에 콧물이라도 줄줄 흐를까 어디 몸살은 나지 않을까 눈치 살피기 바쁜 겨울날입니다. 특히 무언가에 집중할 때마다 쫑긋 높게 서는, 플라잉 이어(Flying ear)를 지닌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라 그런지 바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더라구요. 귓속에 몰아치는 바람 소리가 얼마나 싫은지 바람 부는 날 외출하기라도 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신나서 폴짝거린다고 오해할 정도로 나부대는 녀석들이랍니다. 게다가 특히 몸집 자그마한 공주님 레이는 겨울이면 귀 끝이 터져서 엄마 마음 상하게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올해는 미리미리 보습크림을 철저하게 발라주고 있답니다. 여하튼, 다들 몸 사리기 끝판 대장들이에요. 쬐끔이라도 불편하다 싶으면 어찌나 엄살스럽게 구는지. 누가 보면 폭력 엄마로 오해할까 겁난다니깐요. 고슴도치 엄마놀이 하루 종일 겨울잠 자는 곰들 마냥 이불 속에서 꼼짝 않고 있는 녀석들이 안쓰러워 고슴도치 엄마는 연약한 개딸들 겨울 옷 한 벌 마련해주려고 또 재봉틀 앞에 앉습니다.체형이 특이해서 일반적인 기성품 옷들은 맞지 않아요. 몸통이 맞으면 길이가 너무 길거나, 길이가 맞으면 몸통이 좁거나 하답니다. 그래서 결국은 ‘직접 만들어주는 것이 답이다!’ 하고는 거의 반 년 가까이 배우고 또 배워서 지금은 그나마 욘석들 체형에 맞게, 또 엄마 스타일대로 한 벌씩 해 입히는 수준까지는 이르렀답니다. 욘석들도 이제는 옷 차려 입으면 외출하는 줄 알고는 신나하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슴도치 개딸들이 가장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예요. 올 인 원(All-in-one)이라고 부르는 옷들은 사실 사람들 눈에 예쁘게 보일지는 몰라도 4족 보행을 하는 강아지들에게는 골반이나 척추에 무리를 준다고 하더라구요. 특히나 ‘우다다’를 즐기는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들이라, 올 인 원을 입히지 않고도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는 옷이 없을까 늘 고민이랍니다. 뭐, 녀석들은 그냥 극세사 이불 속에서 겨울잠 자는 걸 더 좋아라 할 수도 있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고슴도치 개딸들 덕분에 엄마 취미 생활이 하나 더 늘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고부터는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던 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고슴도치 개딸들을 만나고 나서는 꼼지락꼼지락 무엇인가 손으로 만드는 것을 내가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답니다.요즘은 그래서 틈만 나면 새로운 여유를 한껏 즐기며 고슴도치 엄마놀이 중이에요.양치기 셋 자기관리 끝판 대장들이다 보니, 쬐끔만 불편한 기색이 느껴지면 나 죽어라 비명을 질러댄답니다. 그래서 양치기 소년이 진실을 말할 때에도 믿질 않던 이웃 사람들처럼 이제는 어지간한 고함에는 반응이 무뎌진 견상궁이 되었더랬죠. 울 겁순이 써니양은 가끔 자신을 안아주려는 손끝에 조금이라도 콕 찔렸다 싶으면 바로 나 죽는다 돌고래 주파수 못지않게 비명을 날리거든요. 어휴, 레이는 뭐 말해 뭐해요? 살짝 스치기만 해도 중상을 입은 것처럼 군다니까요. 무튼, 그렇게 잦은 돌고래 소리에 무디어 갈 때쯤, 어느 날 넓고 넓은 잔디밭에서 신나게 뛰놀던 제이가 미친 듯이 늑대처럼 울부짖는 거였어요. 얼른 주변을 살폈지만 뱀이나 다른 짐승에게 물린 것도 아니고, 바닥에 돌부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거나 한 것도 아닌데 제이의 울부짖는 목소리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답니다. 다시 침착하게 주변을 살펴보니 손바닥 길이만 한 나무 막대기가 하나가 나뒹굴고 있고 하필 우다다 뛰면서 나무 막대기 한 쪽 끝을 꾹 밟아 반대쪽 끝이 허벅지 안쪽을 찔렀던 모양이에요. 다행히 살갗이 찢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한동안 제이는 다리에 시퍼런 멍 자국을 장착하고 있어야 했죠. 엄살쟁이 양치기 개딸들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한 번 강 펀치를 맞은 날이었답니다. 요즘은 날씨도 춥고 바람도 쌩쌩 불어대는 제주 날씨에 양치기 개딸들이 겨울잠 모드에 접어든 터라, 산책 수발은 조금 줄어들었지요.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철저하게 자기관리 하는 개딸들이에요. 그래도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들의 본능은 역시 ‘우다다’죠. 얼른 따뜻한 봄날이 다시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함께 겨울잠 모드를 즐기고 있는 고슴도치 엄마 견상궁이랍니다.(웃음) 글 김윤정사진 이성훈에디터 이혜수<견상궁 수발라이프-고슴도치 엄마 되기>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09-24 16:26:51 Magazine P. 온전한 사랑 안녕, 찹쌀&앙꼬 2017년 5월 어느 주말, “강아지 키워볼래?” 라는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별생각 없이 인터넷에 ‘귀여운 강아지’를 검색했어요. 그랬더니 말티즈와 푸들이 섞인 말티푸가 뜨더라고요.털이 적게 빠질 뿐 아니라 온순하고 귀여운 외모의 소형견이라는 말티푸. 그렇게 말티푸에 대해 검색하다 우연히 블로그에 올라온 꼬물이 동배 형제 찹쌀이와 앙꼬를 보게 된 거죠. 찹쌀이와 앙꼬에게 첫눈에 반한 저는 남자친구와 그날 바로 충주로 내려갔고, 찹쌀이와 앙꼬를 데려왔답니다. 생명을 책임지는 게 처음이라 정말 잘 키워보려고 세나개 전편을 정독하고, 사료와 배변 패드 등 키우는 데 필요한 용품도 구매했어요. 생일의 악몽2017년 12월 30일. 제 생일을 맞아 가족들과 식사자리가 있던날이었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후 집에 돌아왔는데 찹쌀이와 앙꼬가 구토를 하고 있는거에요. 집안은 이미 토사물로 엉망이였고, 드림 카카오 한 통이 널브러져 있었어요.저는 어린 강아지의 생명에 치명적인 음식인 드림 카카오를 보자마자 울면서 병원에 전화를 했어요. 제발 문을 닫지 말아 달라고 말씀을 드린 후에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어요. 앙꼬는 구토 처치를 했고, 찹쌀이는 상태가 좋지 않아 입원했어요.그날은 제 생일 보너스를 전부 병원에 주고 왔던 날이자 찹쌀이와 앙꼬가 고비를 넘긴 날이기도 해요. 그날 이후로 앙꼬는 소화기관이 안 좋아졌고, 찹쌀이는 간 수치가 높아져 저는 찹쌀이와 앙꼬의 음식에 더욱 신경 쓰게 되었답니다. 펫셔니스타 기록을 남기고자 시작한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찹살이와 앙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옷에 관심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이직을 하게 되었지만, 스타일리스트일을 했어서 그런지, 시밀러룩으로 예쁘게 입히는 걸 좋아해요. 애들이 잘 소화하기도 하고요. 찹쌀이와 앙꼬가 스트레스 받을 거 같아 옷은 산책길에만 입히려고 해요. 불편한 옷은 최대한 입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온전한 사랑 서울 월세방에 살고 있던 저는 지금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시 본집인 남양주로 내려왔답니다. 평일 내내 일하는 누나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죠.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었고 어디 가서 믹스견이라고 무시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누가 봐도 사랑받고 자란 반려견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키우고 싶었어요. 찹쌀이와 앙꼬는 제 온전한 사랑으로 키운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에요. 다른 강아지들보다 행복하게 키워주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이 시간이 흘러 점점 무뎌질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사랑스럽고 벅차오르는 날이 많아요. 저에겐 최고의 반려견인 찹쌀이와 앙꼬. 이제는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 찹쌀이와 앙꼬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글 사진 이보라에디터 조문주<찹쌀&앙꼬-온전한 사랑>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09-24 16:26:10 Magazine P. 이제는 너와 함께 STORY | 2020-09-24 16:24:45 Magazine P. 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B A B Y & D O G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다행이야, 그게 너라서거실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과 함께 진한 커피 향이 맴도는 이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하다. 똥이라는 귀여운 애칭을 가진 우리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고 나면, 리트리버 달리는 항상 똥이의 아기 소파에 턱을 괴고 누워있다. 도대체 달리의 소파인지 똥이의 소파인지 이상하게 달리가 더 좋아한다. '아, 귀여워' 달리를 보고 있으면 귀엽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32kg의 대형견인 달리가 아직도 처음 만났을 때의 작은 강아지로 보이는 건 내가 달리의 엄마이기 때문이겠지. 똥이가 아침에 인사하며 어린이집 등원 버스를 타는 순간, 나와 달리에게는 비로소 평화가 찾아온다. 이 소중한 시간에 달리와 함께라니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집에서 달리와 단둘이 누워 있으면 행복한 웃음이 절로 새어 나온다. 미운 네 살 똥이에게 매일 치이는 달리도 이 시간만큼은 코까지 골며 늘어지게 잠을 잔다. 나와 남편 그리고 똥이에게는 옆에서 자 고 있는 이 큰 존재가 달리라서 참 다행이다. 임신 그리고 나의 큰 개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건 달리와 가족이 되고 한 달이 지나서였다. ‘별탈 없이 아기와 달리를 같이 키울 수 있을까?’ 나와 남편에게 달리는 딸 같은 존재지만 주위의 시선은 또 달랐기에 기쁜 마음도 잠시 수많은 걱정이 밀려왔다. 또 반려동물이 처음인 남편이 변화 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하며 똥이의 태교보다는 달리에 대한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심한 입덧으로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나는 매일같이 달리와 산책을 나섰다. 시간이 흘러 점점 불 러오는 내 배와 함께 대형견이 된 달리에게 사람들은 귀엽다는 말 보단 무섭다, 크다, 부담스럽다는 말들을 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나만 듣고 무시하면 되니까. 착한 달리를 엄마인 내가 지켜주고 싶었다. 그렇게 불러오는 배만큼 아기와 대형견에 대한 걱정은 쌓여갔고, 대형견인 달리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나와 남편은 아기의 존재로 인해 달리를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들려오는 부정적인 말들을 무시하고 또 무시했다. 내 생각을 주위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해봤지만, 눈과 귀를 닫은 그들은 애초에 나의 말을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던 건 아주 큰 방패가 되어 나에게 날아오는 모든 창들을 막아주는 남편과 나의 의견을 존중하는 가족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똥이가 태어난 뒤에도 별 탈 없이 달리와 똥이를 함께 키울 수 있었 다. 출산 하루 전날까지도 달리와 산책을 해서인지 아기도 다른 산 모들보다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개를 키운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점투성이란 걸 달리를 통해 또 한 번 느꼈다. 아기와 개의 만남똥이를 낳기 전에 나는 대형견과 아기를 함께 키우는 것에 대해 많은 정보들을 검색하며 공부했다. 혹여나 달리와 똥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게 되면 그건 부모의 잘못이니 미리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똥이가 입고 있던 배냇저고리를 남편이 달리에게 가져가 ‘자 맡아봐 아기 냄새야 집에 와도 너무 놀라지 마’ 하며 냄새 를 맡게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똥이를 집에 처음 데리고 가던 날 달리는 똥이의 존재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나 관심이 없을 줄이야. 달리는 오직 똥이에게 줄 분유를 탈 때에만 배고픈 표정으로 관심을 보였다. 대형견과 아기의 첫 만남은 생각보다 쉬웠지만 매일매일이 공부의 연속이었다. 막상 아기가 태어나니 주변에서 개털에 관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 나는 그동안 공부했던 지식과 정보들을 입 아플 정도로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절대 한 공간에 아기와 개를 단둘이 두지 않기, 혹여나 개가 아기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지 매일 산책시키며 교감하기, 아기 냄새 맡게 해주기 등 달리에게 해줄 게 많아 버겁기도 했지만 나에게 보람찬 시간이었다. 하루에 3번은 기본으로 청소기를 돌리며, 테이프로 달리의 털을 떼는 게 육아보다 더 힘들었다. 하지만 나의 노력으로 달리와 똥이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좋은 엄마로 성장할 수 있었다. 벌써 똥이와 달리가 함께 지낸 지 1,000일이 되어간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는 다르게 내 개와 아기는 너무 잘 지내고 있으며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있다. 달리와 똥이가 함께하기까지 마냥 즐거운 일만 있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우리는 가족이기에 매일 노력하며 살아간다. CREDIT글·사진 김지은 STORY | 2020-07-16 08:49:44 Magazine P. 모든 날, 모든 순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면서미래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그 상상 속에 반려견도함께 있다면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결국 상상은 현실로 이루어졌다.결혼 후, 운명처럼 밤바요다를 만났고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밤바요다 엄마가 좋아? 내가 묻는 말에 아이들은 대답 없이 바라만 본다. 그러면 나는 내 멋대로 “엄마가 너무 좋아~” 하며 코맹맹이 소리를 낸 후 간식을 꺼내 아이들에게 준다. 그리고 “내가 좋은 거 맞지?” 하며 자문자답하며 스스로 위로한다. 혹시 내가 출장을 간다면 녀석들은 내 생각을 할까? 날 기다리겠지? 하며 궁금해하고, 습관처럼 녀석들에게 “엄마가 얼마나 좋아?” 하며 물어본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바라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내 존재가 크기를.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은 나에게 속 시원하게 “응! 나는 엄마가 너무 좋아!”라고 대답해주진 않는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꼬리를 흔들고, 맛있는 걸 먹기 전에 꼭 나를 한번 쳐다보고, 먼 곳에서도 내가 부르면 한달음에 달려오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와 지내는 게 싫진 않다고 느낀다. 1년 365일 함께 예쁜 풍경을 보면 ‘밤바요다랑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맛있는 게 있다면 ‘밤바요다도 함께 먹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생활에 많은 부분을 아이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밤바랑 요다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봄의 꽃을 보여주고, 여름엔 시원한 물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잔잔하며 고즈넉한 가을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겨울에는 눈이 한껏 내린 새하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밤바요다가 1년 365일을 나와 함께하며 행복하길 바란다. 이기적이지만 너희의 모든 순간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새로운 것들 많이 보여줄게.즐거웠다. 2019년의 밤바요다.CREDIT글 사진 최소희에디터 이유경<워너비 밤요남매-모든 날, 모든 순간>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07-14 09:28:24 Magazine P. 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 가을은 참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높디높은 하늘과가을빛 색깔로 물든 나무들,온몸으로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계절의 변화를 느끼다 보면어느새 마음도 훌쩍 먼 곳으로 향한다.우리 가족도 설레는 마음으로조금은 특별한가을맞이 여행을 계획했다.그렇게 건우와 함께 하는첫 1박 2일 여행이 시작되었다. 반려견과 떠나는 여행 이번 여행은 결코 기존의 여행과 같지 않았으며 아주 즐거웠다. 나는 건우와 함께한 여행을 통해 건우의 시선, 또는 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 애초에 건우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이 순탄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은 조금 더 어려웠다. 1박 2일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숙소를 정하는 것부터 삐그덕 댔기 때문이다. 충청북도의 다섯 지역을 돌 예정이었던 우리는 루트에 맞는 충북 애견 펜션들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예산과 위치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곳을 찾지 못하였다. 건우랑 잠시 눈만 부치면 되는데 그곳을 구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대충 애견 펜션 아무 곳이나 예약하면 되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출발 이틀 전까지 게으름을 피웠던 나의 탓이었을까. 유일하게 알아본 한 곳은 예산 초과. 결국 나는 에어비앤비로 눈을 돌렸다. 가격과 내부가 마음드는곳을 찾았고 용기내 메시지를 보냈다. “저희 강아지는요. 실외 배변을 하기 때문에 절대 실내에서 용변을 보지 않고, 짖지도 않아 전혀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샬라샬라…” 첫 문의에는 거절의 메시지가 돌아왔고, 두 번째 문의한 곳에서는 하루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다. 어찌나 다행인지. 숙소 예약도 했겠다. 이제 행복하게 충북 청정지역의 싱그러운 공기를 실컷 마시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산 넘어 산, 미션의 연속이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고 잘못 알고 찾아가 몇 번 허탕을 친 건 둘째치고,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맛집’을 포기하는 건 우리 자매에게 꽤 큰 절망이었다. 항상 각종 SNS에서 유명한 지역 맛집들을 찾아다녔던 우리는 어느새 눈앞에 보이는 가게에 무작정 들어가 “반려견 동반 가능할까요?”라며 질문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얌전해 보이는 건우의 외모(?) 덕분인지 즉석에서 받아주는 곳도 많았다. 당연 자리는 항상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구석탱이로 지정되곤 했지만 말이다. 소문난 화려한 맛집은 한 번도 가지 못했지만, 그대신 가장 그 지역의 향이 배어 있는 곳에서 만찬을 즐길 수 있었다. 반려견과의 여행은 이렇다. 예쁜 숙소를 포기하고, 꼭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을 뒤로하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그런 여행.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건우와 함께 여행길에 나설 것이다. 타닥타닥, 내 발 바로 옆에서 경쾌하게 울리는 건우의 발소리를 들으면 내 마음도 같이 신이 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다양한 세상을 경험할 것이다. 건우와 우리 가족의 세상이 더 넓어질 수 있도록, 반려인들을 향한 시선이 한층 더 따뜻해지길 바라본다.CREDIT글 사진 최세연, 최세화에디터 조문주<최자매의 여행이야기-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STORY | 2020-07-14 09:27:49 Magazine P. 릴케의 사춘기와 친구들 Magazine P. 고슴도치 엄마 되기 Magazine P. 온전한 사랑 Magazine P. 이제는 너와 함께 Magazine P. 평범한 가족, 아기와 대형견 Magazine P. 모든 날, 모든 순간 Magazine P. 반려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