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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2-17 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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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2-17 10: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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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29 10: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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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29 10: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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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29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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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29 10: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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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9-11-21 16: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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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HEMIAN LIFE
- 도 담 도 담 하 우 스BOHEMIAN LIFE 이 조용한 집에서 혼자 할 건 많다고 생각했다. 책도 마음껏 읽고, 꽃집에 가서 좋아하는 꽃을 한 아름 사와 식탁에 꽂아놓거나, 남편이 오기 전 장을 보고 저녁 준비를 하는 여러 가지의 것들. 그래서 외로울 틈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남편의 퇴근 전까지 외롭고 공허한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즈음 가족이 된 조니와 데비는 언제나 나의 옆자리를 지키고, 외로울 틈을 주지 않는 아이들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스타치오 아몬드 아이스크림을 손으로 쳐내 떨어뜨리고, 예쁜 그릇장 위를 아슬아슬 걸어 다녀도, 그 모든 것이 다 아이들의 것이라는 것을. 비로소 너희가 있어야 우리의 집은 완벽하다는 것을. 자유와 성숙함이 물들어 가는 우리들의 ‘도담도담’ 하우스를 소개합니다. “ 도담도담: 어린애가 아무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양 ” 우리들의 보헤미안 라이프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햇빛과 초록색의 청량함, 듣기 좋은 벌레들의 사각거림, 나뭇가지들의 형태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조니와 데비는 본능적으로 사랑한다. 우리 주변에 흐르는 대부분의 것들은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며 자유분방하다. 어쩌면 조니와 데비는 원래부터가 그럴지도 모른다. 원초적인 조니와 데비가 서로를 위하는 행동들과 먹고 마시는 것들, 표현하고 싶은 데로 표현하는 감정 자체가 바로 보헤미안이다. 우리가 바라는 삶, 우리가 꿈꿔오며 실천하는 삶을 조니와 데비는 필연적으로 우리와 동행하고 있다. 습한 공기와 바람이 새겨진 가구들과 아이들이 매달려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의 고무나무, 흙을 다 퍼내며 어질러도 엄마 아빠가 깨끗하게 다시 담아줄 화분 속의 흙까지, 아이들이 느껴야 할 자연적인 부분들을 ‘도담도담 하우스’의 대부분의 사물이 해내고 있다. 하나의 작은 자연 속 복잡한 캣타워를 가지고 있는 어린 보헤미안인 조니 데비는, 우리 부부가 만들어 놓은 도담도담 하우스에서 점점 연장되어가는 자유분방한 공간에 함께 녹아들어 살고 있다. 묘연, 그 색채의 농도결혼 후 줄곧 혼자 집에 있던 나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다. 친정에서는 이미 고양이 ‘링고’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었다. 고양이를 키우자는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남편은 친구를 통해 2018년 7월 20일 조니를 데려왔고, 그로부터 한 달 후 길고양이였던 데비가 2018년 8월 29일 우리 부부와의 소중한 묘연이 되어 비로소 우리는 완전한 가족이 되었다. 우리는 결혼 후에도 여전히철부지스러웠다. 꾸밈없이 헝클어진 멋, 있는 그대로의 세상 안에서 보헤미안스러운 색채를 드러내고싶은 게 우리였다. 자연스러움과 헝클어짐의 미학이 있는 영화배우 조니 뎁을 좋아했던 우리의 영향은 두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조니’와 ‘데비’라는 이름이 되었다. 이 아이들도 우리와 같은 빛깔을 내기를, 자연이 담긴 집에서, 너희 있는 그대로의 짙은 색을 내며 지내기를 바라며 지은 이름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옷을 만드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색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할 때면, 기존에 있는 색들과 매번 새롭게 만들어지는 무한한 색들에 묘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는 내 마음 또한 그러하다. 서로 다른 색의 마음이지만, 모두 아름답고 짙은 농도를 가지고 있다 이 아이들이 우리에게 온 묘연의 색채는 차이를 논할 수 없는 짙은 향기를 내고 있었다. 우리집은 ‘아무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양’의 도담 도담을 ‘조금의 탈이 있기에 성숙되어 가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재해석해 ‘도담도담 하우스’라 부른다. 무슨 하고 싶은 말이 그리 많은지 “꺙꺙”이라는 귀여운 소리를 내며 나에게 말을 거는 조니와 부드러운 곳에 두 손을 뻗어 꾹꾹이를 하는 데비까지. 내 옆에서 자리 잡고 누워 새근새근 자며 잠꼬대하는 이 둘의 사랑스러움으로 도담도담 하우스에는 매일매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의 간지러운 행복이 있다. " 외로움 가운데 나를 찾아와 곁에 있어준 이 아이들의 마음속 눈짓을 남편은 알고 있었다." 오래전 “너무 행복할 땐 이 행복이 없어지면 어쩌지? 걱정할 때가 있는 거 같아.”라는 엄마의 말에 나는 “불행은 행복을 질투할 때가 있나 봐.”라고 대답했었다. 데비가 온 후로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기침을 해 잠이 들지 못했고, 눈이 간지러워 긁다가 벌게지는 등의 알레르기 증세가 계속되었다. 병원에 가보니, 고양이 알레르기라는 진단. 오히려 조니와 데비를 감싸고 남편에게 화를 내는 철부지 아내인 내가야속한 남편은 조니와 데비에게 나를 뺏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남편의 그런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빠의 고충을 알 길이 없는 아이들과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었다. 글·사진 김보미 에디터 글월문
- STORY | 2019-12-17 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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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육아 스승님
- B a b y & C a t나의 육아 스승님이제 막 돌이 지난 나의 아들은 웃음이 많고 사랑이 넘친다. 그 흔한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건강하게 자랐다. 부족하기만 한 엄마 밑에서 이렇게 잘 자라준 건 용또행의 사랑과 털 뭉치 가득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높아진 면역력 덕분이 아닐까? ? ? 육아 담당 용또행 고양이 세 마리와 이제 막 돌이 된 아기를 키우는 나에게 사람들은 ‘육아 육묘’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 나는 조산원에서 자연주의 출산을 했다. 그렇게 태어난 지 6시간 된 아기와 함께 고양이 3마리가 있는 집으로 왔고 나의 육아 육묘는 출산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내가 병원이 아닌 조산원을 선택한 이유는 고양이 때문이었다. 하루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어 오랜 시간 아이들과 떨어져 있을 자신이 없었다.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최소 하루는 꼭 입원을 해야 한다기에 산후조리원은 고민도 해보지 않은 채, 출산 후 바로 집에 갈 수 있는 조산원을 선택했다. ? ? 처음 겪어보는 출산과 엄마로서의 힘든 삶이 버거웠고, 예전의 내 모습이 꿈이었던 것 마냥 너무나 그리웠다. 급격히 변하는 호르몬의 영향과 망가져 버린 몸, 그리고 잠을 못 자 바닥나버린 체력은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때마다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건 나의 고양이 용또행 (용복이, 또복이, 행복이)였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아기가 있는 낯선 상황에 용또행을 향한 나의 관심은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지만, 그럼에도 늘 한결같이 사랑을 주고웃게 해주는 용또행이 있어 나의 우울한 마음은 채 10분을 넘기지 않았다.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엄마의 마음이다. 맑고 투명한 아기에게는 엄마의 마음 상태가 필터 없이 그대로 전달된다고 한다. 항상 나를 웃게 하고 행복을 나눠주는 용또행은 육아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자주 소리를 지르고, 때로는 힘 조절이 안 돼 아이들을 세게 쥐고, 수시로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요구하는 아기집사가 밉기도 할 텐데 솜방망이 한 번 안 날리고 잘 참아주는 용또행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아기집사는 고양이와 같은 네발 동물에서 두 발 동물로 진화하면서 배려하는 마음도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이제는 아이들을 조심스럽게 만질 줄도 알고 낚싯대도 제법 잘 흔들어 준다. 시간이 흘러 아기집사가 간식을 줄 수 있는 날이 오면 엄마인 나보다 더 애틋한 형제 사이가 되겠지? 아기와 고양이는 바라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게 예쁜데, 함께 자고 함께 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앞으로의 육아 육묘가 더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 고양이는 어떡할 건데?실제로 임신 초기였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앞으로 고양이는 어떡할 건데?’였다. 어떡하긴 가족인데 당연히 함께 살아야지. 내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지 화가 날 때가 많았다. 고양이와 함께 자라도 건강하다는걸, 더 많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아이로 자란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365일 털갈이 중인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아기가 없는 집에서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들이 발바닥에 잔뜩 화장실 모래를 묻혀 나오기 때문에 수시로 청소기를 돌려야 해서 한 손에는 돌돌이, 한 손에는 물티슈를 놓지 못한다. 그러니 체력적으로 당연히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가 육아 육묘를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응원하는 건 이를 다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엄마의 정신건강에 좋아서다. 고양이로 태교하고 고양이와 함께 육아하며 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반려동물은 반려인에게 늘 조건 없는 사랑을 주고, 받은 것 이상의 더 큰 사랑을 나눠 주는데, 이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참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용또행의 사랑을 받으며 항상 반성하고 더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한다. 어쩌면 용또행은 부족한 나를 채워주고 깨닫게 하는 나의 육아 스승일 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육아 육묘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부모님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그 자체가 정말 복 받은 일이니 걱정은 훌훌 털어버려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STORY | 2019-12-17 10: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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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그들을 허공에 띄웠는가
- 케 이 지 에 서 누가 그들을 허공에 띄웠는가 ▲ 사람들이 선호하는 견종인 래브라도 리트리버도 뜬장에 갇히면 그저 뜬장에 갇힌 개에 불과하다. 개의 고소공포증 내가 어릴 적 놀이터에서 제일 싫어했던 건 바로 조금만 올라가도 다리가 후들거리던 정글짐이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야 정글짐을 싫어했던 이유가 고소공포증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즈음 학교 끝나고 오는 길에 개를 잡는 아저씨들을 보았는데 한 아저씨가 몸부림치는 개를 제압하려 뒤에서 번쩍 안아 들었고, 땅에서 발이 떨어진 개는 겁을 먹은 듯 꼬리를 안으로 말고 귀를 접었다. 허공에서 떨고 있는 개를 보며 개에게도 고소공포증이 있을까 생각했다. 훗날 동물행동학에 관한 책을 읽으며 개에게도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걸 알았다. 발 딛고 선 곳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극도의 불안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바로 고소공포증이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도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네발로 땅을 딛는 동물들은 오죽하겠는가. 몇 년 전 건축학자 이상현 교수의 저서 『길들이는 건축, 길들여진 인간』을 편집하면서 공간이 존재를 어떻게 길들이고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해내는지 그 원리와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모든 건축과 공간은 의도를 감추고 있고, 그것의 길들임은 무의식중에 교묘하게 이루어진다고 했다. 아무리 다양하고 뛰어난 기능을 가진 뜬장들도 결국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고안된 장치일 뿐이다. 뜬장에서의 높이가 주는 공포를 동물들이 느낄 때 어떤 동물도 그 안에서 안정적일 수 없을 것이다. 반려동물 사육공간의 기본 요건을 제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행 동물보호법 제4조 제5항에는 동물의 발이 빠지는 재질로 바닥을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다. ▲ 철망 바닥을 덮은 분변을 바라본다. 날마다 벼랑 끝에 서는 심정으로 개는 아래를 보지 않으려 다리를 떨었을 것이다. ▲ 감금이라 했지만 사실 표현이 틀렸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아무 죄도 짓지 않은 그들을 누가 함부로 허공에 띄웠는가. 허공에 뜬 그들의 자유 작년 가을 전북 김제에서 슬픈 얼굴을 한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보았다. 자유를 잃어버린 시골 개들은 대체로 감정표현에 서툴다. 물론 논과 밭을 자유롭게 누비는 개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골 개들은 1m도 안 되는 목줄에 묶여 1미터의 삶을 산다. 낯선 존재에 격한 감정표현을 하는 그들은 본능적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인지 불쾌인지 알기 힘든 메시지를 강하게 보낸다. 하지만 눈앞의 리트리버는 다른 시골 개들과 달리 꼬리를 흔들기는커녕 내 존재를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뜬장에 갇혀있던 걸까 땅에서 발이 떼어짐으로써 현실을 잃어버린 개처럼 보였다. 몸이 뜬장에 길들여지자 마음마저 거기에 길들어져 버린 듯했다. 나는 뜬장 앞에 한참을 앉아 철망 밑바닥에 덮힌 분변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냄새조차 말라버린 듯했다. 개는 날마다 벼랑 끝에 서는 심정으로 아래를 보지 않으려 다리를 떨었을 것이고, 겨우 오줌을 누고 똥을 쌌으리라.뜬장은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밑면에 구멍을 뚫어 만든 철장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가득한 사육공간인 것이다. 오랜 시간 뜬장에 감금된 개는 운동량이 거의 없어 근육이 현저히 쇠퇴하고 상시적인 불안 상태가 된다. 또한,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지게 되며 균형 감각마저 잃게 된다. 뜬장이 있던 곳은 개농장도 번식장도 아닌 엄연한 동물 학대의 현장이었다. 개를 사랑한다는 주인이 배려랍시고 뜬장에 넣어준 널판 하나가 그렇게 커 보일 수 없었다. 누가 그들을 허공에 띄웠는가. CREDIT글·사진 헤르츠티어
- STORY | 2019-11-29 10: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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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동물과 인간은 동등한 창조물
- 독일의 반려문화 독일에서 동물과 인간은 동등한 창조물 개도 버스 요금을 내는 나라반려동물 문화 선진국이 모여있는 유럽에서도 독일은 특히 반려동물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가진 나라이다. 독일 에서는 동물권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동물들은 법으로 보장된 이 동물보호법을 통해 인간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가 주어진다. 동물보호법 제1조 1항에 따르면 동물은 인간 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피조물로서 이들의 생명과 안녕을 보 호하는 것을 인간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동물을 학대하거나 폭력을 행사할 때 법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 이 번 매거진P 6월호에서는 반려견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독일의 반려견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통계에 의하면 독일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는 약 천이백 만 명으로 추정한다. 지역마다 그리고 반려견의 종류에 따 라 차등이 있지만, 독일의 모든 주에서 견주는 반려견 세금 을 내야 한다. 반려견 한 마리에 대한 세금이 1년에 많게는 200유로(약 26만 원)까지 내는 주도 있다. 이 세금은 반려 견들의 복지를 위해 쓰인다. 예를 들어 개들이 목줄 없이 마 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개 전용 구역(Hundeauslaufgebiet) 공원이나 잔디밭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데 쓰인다. 반려견과 함께 버스나 기차를 타면 일반 요금의 50%에 해 당하는 요금을 낸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이곳에는 개와 인간을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는 인식이 자연스레 정착되어 있다. 독일의 반려동물 산책 문화 독일인들의 개사랑은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독 일어로 ‘가시게엔(Gassi gehen)’이라는 말이 있는데, ‘개와 함께 산책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이처럼 독일의 견주에게 ‘개와 함께하는 산책’은 중요한 하루 일과 중 의 하나이다. 견주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하루 세 번 이상은 반드시 개를 데리고 밖에 나가야 하 며 이 중 한 시간 이상의 산책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이 반려견들에게 는 배변과 배뇨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배변패드를 개를 키우는 독일의 가정에서 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독일의 반려견들은 산책하며 야외에서 배변하는 습관을 처음부터 배우기 때문이다.개를 데리고 산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배변 봉투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개똥을 치우지 않 을 경우 주에 따라 그리고 어떤 공공장소인지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많게는 500유로(약 65만 원)까지 벌 금을 감수해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반려견은 반드시 차량 뒷좌석에 앉혀야 하며 안전벨트를 해야 한다. 공 원 및 공공장소에서 산책할 경우 목줄을 하는 것을 원 칙으로 한다. 하지만 많은 도시에서 개가 목줄 없이 마 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개 전용 구역’을 운영함으로써 개들의 자유로운 활동도 보장하고 있다. 독일에서 개를 키우려면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를 파 는 애견샵이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수백 개의 티 어하임(유기동물 보호소)이 운영되고 있는데, 독일에서 개를 입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티어하임을 찾으면 된다. 우수한 시설을 자랑하는 티어하임에서 안락사가 이루어 지는 경우는 의료적으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 무하다. 물론 독일에서는 반려견의 분양 및 입양절차도 까다롭 다. 건강한 사람인지, 어떤 집에서 사는지, 하루에 얼마 만큼 개를 산책시킬 수 있는지, 직업은 무엇인지, 가족 구성원은 어떤지 등을 반드시 물어본다. 심지어 독일의 니더작센(Niedersachsen)주에서는 2013년부터 반려견을 키우려면 자격증을 획득하여야 한다. 이 자격증이 함의한 목표는 반려견을 키우기 전에 개에 대한 이해와 생명의 소중함 및 책임감을 각인시키 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강아지를 분양받거나 입양하면 곧바로 관청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된 개들은 광견병 등 필수 예방접종의 의무가 있으 며 책임보험 역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한, 독 일의 동물보호협회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동물을 선물 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아지 를 물건처럼 사고팔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독일인들의 각별한 동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CREDIT글 이영남 사진 마쿠스 헨델(Markus Hendel)
- STORY | 2019-11-29 10: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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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이 행복한 이유
- 최자매의 행복한 이별 이야기 이별이 행복한 이유 이별이 슬픈 이유 강아지와의 첫 만남이 마냥 설렜던 우리에게 이별은 아주 먼 곳에 있는 이야기였다. 내 곁에서 함께 체온을 나누는 강아지가 마냥 신기했고 신나게 뛰어노느라 너무 바빴다. 구체적으로 이별을 그려보지 않았던 탓일까, 첫 이별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아팠다. 작년 4월, 한쪽 다리가 없는 슈나우저 시리를 두 달간 임시보호하게 되었다. 생애 첫 임시 보호였다. 시리는 해외 입양이 확정된 아이라 장시간 비행을 대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시리에게는 단체보호소보다 더 나은 환경이 필요했고, 그렇게 우리와 인연이 닿았다. 시리를 처음 만났던 날 인간이 제게 준 상처를 몸에 버젓이 달고 있으면서도 세 개 뿐인 다리로 우리를 향해 뛰어오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시리를 만났고 우리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강아지와 함께 산다는 것은 언제든 분홍색 혀와 흔들리는 꼬리로 사랑을 퍼부어주는 사랑둥이가 내 삶에 들어오는 것이다. 강아 지와 함께 산책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여유를 갖게 되고 강아지 얘기로 가족 간의 대화가 끊기지 않게 된다. 이런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던 시리와 이별하는 날, ‘잘 보내주자!’ 다짐 했지만 결국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저 먼 캐나다에서 한국까지 시리를 데리러 와준 고마운 입양자분을 앞에 두고 우리 자매는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 시리가 우리에게 선물해 준 행복이 너무 고마워서, 그 고마움을 시리에게 전하고 싶은데 이제 그럴 수가 없어서, 우리만큼 시리도 행복했을까, 혹시 우리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모든 것이 마냥 슬펐다. 이별이 행복한 이유 그토록 슬픈 이별을 네 차례나 해냈다. 이별을 ‘해냈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별의 슬픔에 무너지지 않고 결국엔 아름다운 이별로 기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네 차례의 이별을 기어코 ‘해냈다’고 말한다. 두 달만 해보자며 시작했던 임시 보호는 결국 1년을 훌쩍 넘기고야 말았다. 상처 입은 아이들에게 제2의 인생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상황이 될 때까지는 임시보호를 더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네 차례 임시보호를 지속하며 우리는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 끝에는 결국 행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도 단련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의 행복한 미래가 훤히 그려져서인지, 이별 후 새로운 만남을 통해 또 다른 강아지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올라서인지 두 번째 스콘이, 세 번째 해리를 떠나 보낼 때는 덤덤히 웃으며 보낼 수 있었다. “정든 강아지 떠나 보내는 거 힘들어서 어떻게 해?”라는 질문을 항상 받는다. 그런데 그 이유는 딱 두 번만 임시보호를 해보면 알게 된다. 이별 당일에는 한없이 슬프지만, 나중에는 내 평범한 일상에 행복한 이유가 늘어난다. 종종 뜬금없이 날아오는 캐나다 집 마당에서 뛰노는 시리의 동영상과, 사람 손길에 벌 벌 떨던 스콘이가 이제는 제법 애교도 부리는 모습.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카톡카톡 울리며 날아오는 사랑스러운 해리의 근황까지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얻는 그 행복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제는 헤어질 때마다 머지 않아 다시 그 행복이 올 것을 알기에 잠시의 서운함과 눈물을 눌러 앉히는 건 전보다 꽤 쉬워졌다. 우리는 임시보호를 통해 배웠다. 이별이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CREDIT글·사진 최세연, 최세화
- STORY | 2019-11-29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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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강생이 그 뒷 이야기
- 개, 인간의 보호소 이야기 제주도 강생이?? 그 뒷 이야기- 선한 이기심과 방관 - 지난 매거진P 4월 호에 <제주도 강생이>를 기고한 이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도 강생이>를 통해 휴가철에 많이 버려지는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또 이를 통해 제 글이 유기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만, 4월 호와 여름휴가는 시간적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매거진P 6월 호는 여름 휴가철일테니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 말이지요. 6월 호에 실리는 이 글이 바람을 타고 당신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름 바람이 부는 곳에서 제주도의 강생이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덕구에게는 봄바람이 닿지 않았다 몇 달 만에 다시 돌아온 제주, 분홍색 향기를 머금은 따스한 바람이 불어온다. 겨우내 검은색 패딩 안에 감춰져 있던 관광객들의 옷차림에도 꽃이 만개한다. 따뜻한 바람은 한결 가벼워진 옷과 들뜬 마음을 움직인다. 바람이 유기동물 보호소에도 닿았을지 궁금할 무렵, 보호소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한참을 달린 버스의 종점. 그보다 더 깊숙이 걷는 걸음의 끝에 유기동물보호소에 도착하니, 꼬리를 억세게 흔드는 친구들이 봄이라도 온양 세찬 목소리로 외부인을 맞는다. 역시나 지난 해 보았던 친구들 몇몇은 사라져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가족과 봄을 맞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보호소 밖으로 눈길을 돌린다. 창밖은 꽃들로 수 놓여 있지만, 보호소에 봄을 가져다줄 사람들은 너무나도 적다. ‘덕구’는 제주 유기동물 보호소에 입소한 강생이다. 이름표 없이 어느 해안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신고는 외지인이 했으며, 본래 주인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녀석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발견 당시 깨끗한 상태로 돌아다녔던 것으로 보아,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고자는 매우 뿌듯해하며 육지로 돌아갔지만, 가족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덕구는 얼마 뒤 안락사가 예정되어 있다. 새로운 가족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너무 추웠던 바람 속에서 이제 막 봄이 되나 싶었는데 아직도 덕구에게는 봄바람이 닿지 않았나 보다. 겨울이 가득한 덕구의 눈동자를 나는 더 이상 보기가 힘들다. 선한 이기심과 방관이 몰고 온 덕구의 죽음 제주의 유기동물 이야기는 사실 우리 ‘보통 사람들’ 의 모습을 잔인한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때때로 행동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선한 마음을 가지고 행동을 했지만, 의외로 많은 것들이 내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자신을 중심으로 선한 행위를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한 이기심’이다. 신고 후에 ‘입양’과 같은 ‘무한 책임’을 져달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의 신고는 한 생명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고, 정말 보호 기간이 필요한 생명들을 외면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가족을 앗아갈 수도 있다. 우리의 행동이 ‘덕구’에게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생각해보자는 것 이다. 제주의 문화는 육지와는 달리, 반려동물의 자유로운 삶을 존중한다. 동네를 돌아다니는 개를 봐도 이상하리만치 깨끗하다면, 유기견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다. 그때 당신이 가진 선택지 중에는 ‘내일을 선물하기’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또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방관’을 한다. 내가 고의로 한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인지, 자신이 조금 더 나서면 되는 것을 방관으로 채워버린다. ‘덕구’의 반려인들은, 그가 며칠째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았을 것 이다. 보호소에 대한 정보도 조금의 노력이면 알아 냈을 것이다. 제주의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홍보 포스터를 스쳐가며 보았을 것이다. 한 번 정도는 알아 보고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방관’은 ‘덕구’에게 곧 다가올 죽음을 의미했다. 가출한 덕구에게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그 대가로 안락사를 당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해 보인다.또 다른 ‘덕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제주 유기동물보 호소를 꽉 채우고 있다. 신고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 인가? 혹은 이들을 가두어놓으라는 이야기인가? 되묻는다면, 정답은 없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우리 스스로가 ‘선한 이기심’과 ‘방관’을 말하지 않고 더 나은 보통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장 할 수 있는 최선 아닐까. CREDIT글·사진 박찬우
- STORY | 2019-11-29 10: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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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완전한 크리스를 나는 사랑해요
- 크 리 스 의 크 리 스 마 스 불완전한 크리스를 나는 사랑해요 뭐래, 전 오래 살 거예요나는 항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딸에게 책을 읽어준다. 요즘 읽어 주는 건 꾸준히 필독 도서로 꼽히는 ‘탈무드 이야기’인데, 딸은 특히 크리스를 가족으로 맞은 이후부터 개와 관련된 이야기에 유독 더 관심을 보인다. 최근 딸에게 읽어준 건 ‘주인을 지킨 개’에 관한 이야기. 한 가족 이 집을 비운 사이 항아리에 있던 우유에 독사가 빠졌고, 독이 섞인 우유를 마시려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개가 우유를 대신 먹고 죽는다는 내용이다. 이야기가 끝나자 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딸은 크리스를 끌어안으며 나에게 물었다. “엄마. 그럼 크리스도 우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겠지?” 어떤 대답을 해줄까 고민하다 말문이 막힌 나는 그 책임을 마침 옆에 있던 크리스에게 돌렸다. “크리스, 너 그럴 수 있겠니?” 그러자 크리스의 똘망똘망한 눈빛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뭐래, 전 오래오래 살 거예요.’ 기대와 실망반려인구 1,000만 시대라는 말이 나온 지도 어느덧 수년이 넘어, 이제는 TV 채널만 돌려도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방송에 나오는 반려동물들의 사연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그중 반려동물 행동교정에 관한 내용에 특히 눈길이 가곤 한다. 크리스도 잘 고쳐지지 않는 행동이 있는데 혹시나 크리스와 같은 문제점을 가진 아이의 사연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때가 많다. 언젠가부터 초인종이 울리면 크리스가 짖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한 크리스는 택배가 올 때마다 맹렬히 짖는다. 크리스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교육과 방법은 다 동원했지 만 전혀 소용없었다. 결국, ‘초인종 누르지 말고 물건은 문 앞에 놓아 주세요.’라고 적은 메모지를 크리스 때문에 처음 붙였다. 크리스의 짖는 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개의 행동을 분석한 카드뉴스를 보았다. 카드뉴스의 설명에 따르면, 택배나 손님들의 기척에 민감한 개는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이 유독 강한 아이라는 것. 정말일까? 크리스는 겁이 정말 많다. 산책하다가도 툭 하면 내 뒤로 숨는 아이인데, 과연 나를 지키려고 그러는 걸까? 진짜 일까? 나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는 크리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너 정말 나 지키려고 그렇게 짖는 거야?” 주인을 지키려는 본능이라는 것은 ‘반려견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기대가 만들어낸 해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과도한 기대는 언제나 그렇듯 실망을 동반한다. ▲ 과도한 기대와 실망을 거듭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딸과 크리스.▲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운 존재오랫동안 반려견과 함께해온 친구에게 카드뉴스에서 본 내용을 말해주자 친구는 ‘우리 집 아이는 집에 낯선 사람이 오면 보호자인 자신을 버려둔 채 혼자 방에 뛰어들어가 숨는다’며 웃음을
- STORY | 2019-11-21 16:5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