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RY]
STORY | 2017-09-28 11:19:13
-
[STORY]
STORY | 2017-09-26 10:29:49
-
[STORY]
STORY | 2017-09-26 10:06:59
-
[STORY]
STORY | 2017-09-25 10:49:08
-
[STORY]
STORY | 2017-09-19 11:30:30
-
[STORY]
STORY | 2017-09-19 10:38:03
-
[STORY]
STORY | 2017-09-18 11:41:10
-
- 감기라니요, 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 MEDICAL감기라니요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감기란 호흡기 계통에 발생하는 질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고양이가 콧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면 평소 감기 정도는 잘 이겨냈기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물론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상당수 고양이가 치료시기를 놓쳐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 감기를 유발하는 고양이 상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 중 감염으로 인한 원인의 90퍼센트는 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와 관련되어 있다. 반려묘가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가장 먼저 이 두 가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바이러스흔히 이야기하는 ‘허피스’와 ‘칼리시’는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를 뜻하며 정확히는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증,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두 가지 다 고양이 상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콧물?재채기?식욕부진?고열 등을 동반한다. 두 바이러스는 고양이 진료에 있어 항상 같이 언급되는데 미생물학적으로는 전혀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지만 임상증상만으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질병 초기 검사를 통한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리시 바이러스의 경우 증상이 없는 보균 고양이에 의해 주로 전파되며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상부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함께 구내염과 같은 구강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구취?잇몸 발적?식욕부진?침흘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다른 원인으로 인한 구내염과 달리 항생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못한 편으로 치료가 어렵다. 그밖에도 결막염?치은염?관절염?방광염?피부질환 등 광범위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각한 전신 질환을 동반해 환자를 더 위독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허피스 바이러스 역시 고양이간 직접 접촉으로 감염이 이루어지고 감염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잠복이 가능하다. 어떠한 스트레스 요인이나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병하며 이러한 요인이 발생한 후 4~11일이 지나면 바이러스 배출이 일어난다.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심각한 안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결막염을 시작으로 각막염?각막궤양?안구건조증?포도막염 등 광범위한 안과 질환이 발생한다. 특히 나이 어린 고양이에게서 치명적인 안구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하면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대증치료가 주를 이뤄최근 항바이러스 약물이 다수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치료는 쉽지 않다. 직접적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약물은 없으며 바이러스의 배출과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이 사용된다. 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도 마찬가지로 대증 치료가 주를 이루고 몇 가지 항바이러스 제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감염 환자는 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면역력이 충분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에 벗어난 고양이의 경우 간단한 대증 치료로 치유되거나 혹은 치료 없이도 완쾌할 수 있다. 그러나 중증이라면 추가적인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때 충분한 수액 공급이 중요하다. 장기간의 식욕 부진과 호흡기 질환을 겪으면 구토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없어도 탈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며 분무치료를 통해 코 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만성 호흡기 질환 및 식욕부진 등으로 인한 2차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허피스 바이러스의 경우 항바이러스 약물과 보조제를 이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은 스트레스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그러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상황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화장실?음식?새로 온 고양이?낯선 사람의 방문?집 주변 소음 등을 들 수 있다. 가급적이면 평소와 다른 환경적 변화를 만들지 않도록 하고 식기?고양이 용품?화장실 등을 청결하게 유지한다. 이와 함께 적절한 백신 접종이 도움이 된다. 워낙 만연하게 퍼져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백신이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접종을 실시하면 감염이 되더라도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하지 않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밖에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잠복해있는 경우가 많으며 생체 외 환경에서도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할 수 있으므로 다른 고양이와 직간접적인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와 예방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엘라이신의 경우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부작용도 적고 효과도 입증된 보조제다. 주로 영양제 형식으로 판매되고 있어 쉽게 구입이 가능한데 발병 초기에 효과적이므로 허피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투약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해서도 많이 사용되지만 예방효과만 고려해 특별히 증상도 없고 스트레스 상황 하에 있지도 않은 고양이에게 장기 급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엘라이신이 특정 아미노산을 억제해 결핍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분명 도움이 되지만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사용하도록 한다. CREDIT글 김방창 원장 | 동물메디컬센터W 원장, 내과 및 고양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그림 박혜미?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28 11:19:13
-
- 태풍이네 인스타 염탐기
- DOGSTAGRAM 태풍이네 인스타 염탐기 팔괴리 다견가정의 첫째 태풍이와 인터뷰를 마치고 몰래 알려준 인스타그램에 접속했다. 이들은 은밀하고 위대하게, 솜방망이 같은 앞발을 이용해 반려인 몰래 그들만의 인스타그램을 즐기고 있었다! 태풍이네 형제들의 인스타 염탐기, 이른바 독스타그램 염탐기를 공개한다. white_young_taepung 우리 네 형제. 장비 오기 전. #일상 #형제들 #brotherhood #영월팸 #맨_오른쪽_잘생겼다 #혀가_닮았네 #원래_동네에_하천_하나쯤_다_있잖아요 #다리각도예술 white_young_taepung 아빠 다음으로 좋아하는 고무공. #소통 #남자라면_핑크 #침흘리기_직전 #연출아님 #공스타그램 #베이비페이스 #살인미소 GYthedog 아빠랑 유비랑 나랑. 나만 사진발 안받아(개무룩) #계곡 #좀탔나 #유비신났네 #아빠_나_슬픈거_아니에요 #행복한_얼굴입니다 #오해금지 GYthedog 일상이 화보네 화보야. 근데 나만 물방울에 가려졌어(개무룩) #아빠는 #관우를 #싫어하지? #물방울이_안티 #그래도_즐거웠음 #다음에_또가요 You_B 유비, 날다. #다이빙정석 #물이다 #물은내사랑 #물좋아 #수영최고 #물또라이인증 #다섯시간놀자 #나만그런거아니잖아요? Jang_B 유비 형 뒤태 예술. #훔치고싶은엉덩이 #궁디팡팡 #탐스럽다 #복스러워 #그런데_왜_19금느낌이 #형살빼 #요요 #풀만먹는다며 #간식먹다딱걸림? Jang_B 나보고 표정이 많이 변했다고들 한다. 그냥, 모든게 감사할 뿐. 지난 3개월이 꿈만같다. #Thanks_to_mom_and_dad #형들도 #오글오글 #내일되면_지울지도 #아몰라 #그냥다좋아 #언젠가_평생엄마도_만날수있었으면 #저_되게_착한데? CREDIT에디터 이은혜자료협조 홍성규
- STORY | 2017-09-26 10:29:49
-
- 태풍에게 묻다, 영월의 컨트리 라이프
- FARMLAND태풍에게 묻다영월의 컨트리 라이프 밤이면 별을 보고, 낮이면 수수밭을 뛰어다니는 삶. 과연 존재할까. 귀농귀촌의 허와 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요즘, 시골의 현실적인 견생을 알아보고 싶었다. 강원도 영월, 산과 계곡 지척에 살고 있는 태풍이(7세)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 본 컨트리 라이프. 인터뷰팔괴리 다견가정 첫째 태풍(사모예드, 7) 태풍,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세상에서 가장 튼튼하고 멋진 태풍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사모예드라고도 부르지만, 그냥 태풍이에요. 2011년에 세상에 나왔으니 일곱 살인데요. 웃는 얼굴 때문에 어리게 보시는 분들도 종종 있어요. 이름이 왜 태풍인가요? 아빠가 처음에 키웠던 사모예드가 태백이라는 이름이었는데요. 아가 때 아파서 하늘나라로 갔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태어났을 때는 튼튼하고 멋지게 자라라고 태풍이라는 이름을 선물 받았어요. 동생들 소개해줄 수 있어요? 오늘은 저 만나러 오신 것 아닌가요?(잠시 정적이 흘렀다) 찰보리는 나보다 두 달 아래 동생이에요. 보리라는 이름이 너무 많아서 할머니가 찰을 붙여줬어요. 유비는 태어났을 때 유난히 하얗고 예뻤대요. 목에 검정색 실을 묶어 줬는데 하얀 털에 검정 실이 유비 장군 같아서 유비가 되었대요. 관우는 유비 친동생이라서 관우예요. 찰보리랑 유비, 관우는 모두 래브라도 리트리버고요. ‘굴러온 돌’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아, 장비는 좀 특이한 애예요. 올해 6월인가 우리 집에 오게됐거든요. 개장수한테 팔려가기 직전에 아빠가 구조해서 임시보호하고 있어요. 유비랑 관우 동생이라 자연스럽게 장비가 됐죠. 걔는 원래 우리 동네에 살아서 몇 번 보긴 했지만 우리 집에 오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견생이란...(태풍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웃음이 참 서글서글한 것 같아요. 제가 웃는 상이긴 하지만 서열이 제일 높아요. 큰 형이니까 동생들 혼낼 때도 간혹 있죠. 하지만 어린 강아지나 여성분들에게는 한 없이 다정하답니다. 흠흠. 2015년 1월에 영월에 귀농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귀농전과 후, 삶에서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요? 영월에 오기 전, 아빠는 중식요리사였어요. 아빠가 일하러 나가고 나면 떨어져 있는 시간 내내 아빠가 그리웠어요. 엄마가 영월에 살고 있어서 오가다 보니 아빠도 이곳에 정착하고 싶어졌대요. 아빠의 큰 결심으로 컨트리 라이프가 시작된 건데요. 이곳은 공기도 좋고 뛰어 놀 곳도 많아 즐겁지만 제일 좋은 건 아빠를 더 오래,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아빠가 정말 좋은가 봐요. 분홍색 고무공보다, 간식보다 더요. 아빠는 내 우주예요. 아빠도 영월에서의 생활을 좋아하나요? 물론이죠. 태풍이랑 늘 함께할 수 있잖아요. 네. 뭐, 찰보리랑 유비랑 관우랑 장비도 있고요. 아빠는 정말 멋있어요. 농사도 짓기 시작해서 간식도 직접 만들어주거든요. 만들다 만들다 이제는 파는 것 같더라고요. 수익 일부는 유기견을 돕는 곳에 쓰시겠대요. 잘돼야 할 텐데… 제가 늘 걱정이 많아요. 의젓하네요. 아빠가 만든 간식 맛은 어때요? 매일 매일 먹고 싶은 맛이죠. 저는 개견적으로 달콤한 고구마 말랭이랑 바삭하게 씹히는 오리도가니가 제일 좋더라고요. 시골 살면서 불편한 점은 없어요? 아빠는 우리가 갈 병원이 가까이에 없어 걱정하셨는데, 아직까지는 우리 모두 튼튼해서 괜찮아요. 얼마 전에 우리를 보고 큰 개를 집에서 그렇게 많이 키워서 되겠느냐고 혀를 차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빠가 조금 슬퍼했어요. 나는 아빠라서, 엄마라서, 찰보리라서 좋은 건데. 다른 곳, 다른 사람은 싫어요. 여기에, 우리 다 같이 함께 있어서 좋은 거예요. 동네 친구들은 생겼나요? 제일 친한 건 우리 집 동생들인데요. 주변에 친구들도 많이 생겼어요. 아빠가 ‘크지만 순한 강아지 모임’을 만들었거든요. 오로랑 엘리샤, 샘기리, 모니… 다들 보고 있어?(태풍은 앞발을 흔들었다) 아… 영상 인터뷰가 아니라서, 다들 보고 있기는 좀 힘들 것같은데… 아무튼, 동네친구들이 참 많네요? 나이를 먹다보니 친구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얘기하다 보니 생각난 건데, 복날을 기점으로 자꾸 친구들이 하나 둘 없어져요. 특히 우리처럼 몸집이 큰 친구들이요. 어디로 가게 된 건지... 그저 마음속으로 무사하길 빌 수밖에 없어요. 그 즈음이면 아빠도, 엄마도 슬퍼 보여요. 그래서 장비도 우리 집에 오게 된 거죠. 사실. 가을입니다. 햇빛도 낙엽도 버석버석해지는 시기인데요.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시골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어요. 밭에 나가서 산책 좀 하다가 동산에 올라서 포토타임도 좀 갖고요. 동생들이 워낙 물을 좋아해서, 계곡도 자주 놀러가요. 얘네는 리트리버가 아니라 물트리버예요. 일상이 산과 밭, 계곡이요? 도시와 크게 다른 것 같은데... 그래요? 안타깝네요. 하루하루가 버라이어티해서 즐겁겠어요. 아빠, 엄마가 우리를 ‘덩어리’라고 부르지만, 저는 알아요. 세상에서 우리를 제일 좋아하시거든요. 사진도 매일매일 찍어주세요. 엄마, 아빠는 자기들만 인스타그램을 하는 줄 아는데 저희도 계정 하나씩 다 가지고 있어요. 비밀로 해주세요. 가끔 밤에 올린 글 보면 다음날 오그라들어서 지우기도 하고 그래요. 이 말을 끝으로 태풍과의 짧지만 강렬했던 인터뷰는 끝이 났다. 태풍과 찰보리, 유비, 관우, 장비의 아빠 홍성규 씨가 간식을 내왔기 때문. 동생들과 조금 떨어져 근엄하게 오리뼈를 아작이는 태풍에게 몰래 다가가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얻어냈다. 네 마리의 박힌 돌들과 한 마리의 굴러들어온 돌, 도합 다섯의 반려견들은 도시의 우리네보다 조금 더 자유롭고, 발랄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반짝이게 만든 것일까. 한 뼘 거리의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과 ‘가슴으로 낳았다’는 반려인의 애정이었으리라 짐작해보며, 업무 시간에 몰래 인스타그램 어플리케이션을 누른다. 그렇다. 나는 시골개 ‘덕질’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혼자 죽을 수 없어, 이들의 인스타그램을 공개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우리끼리의 비밀이다. CREDIT에디터 이은혜 자료협조 홍성규?
- STORY | 2017-09-26 10:06:59
-
- 금동이와 복실이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 SEASIDE금동이와 복실이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잿빛으로 물든 노을 아래 광활한 갯벌을 힘껏 달리는 강아지들이 한국에 있다. 반려인의 입을 빌려 진돗개 부부 금동이와 복실이의 시원한 러브스토리를 전한다.? 금동이 부부를 소개합니다 저는 아직 주말 귀촌 도시 직장인입니다. 지금 금동이가 사는 곳은 제가 태어나서 중학교 시절까지 소를 몰며 풀 먹이고 꼴을 베던 초동이었지요. 고등학교 때 도시(전주)로 홀로 유학와 대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상경해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어요. 이후 서울에서 결혼도 하고 아들과 딸 둘을 낳으며 아주 일반적인 시골 출신 도시 직장인으로 생활하던 중 5년 전, 다니던 직장 따라 금동이 사는 시골 고향집과 멀지 않은 군산이라는 도시로 이사를 왔지요. 이때부터 주말 귀촌을 시작하며 진돗개 금동이를 입양해 지금도 주말친구로 함께 지내고 있어요. 은퇴 후엔 완전 귀촌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준비하며 틈틈이 전답에 아로니아를 식재하여 왔어요. 규모가 제법 커져 올해부터 아내가 전자상거래와 지인을 통해 조금씩 파는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지금 금동이가 살고 있는 집은 10년 전 부친께서 돌아가신 후 홀로 계신 모친을 위하여 동네 안쪽에 있던 집을 헐어버리고 동네 앞 언덕 위에 있던 밭에 목조로 새로 지은 곳이지요. 그 때는 은퇴 후 서울 쪽에서 계속 살 계획으로 귀촌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상황이 바뀌어 귀촌을 준비하고 있어요. 금동이는 2012년 8월 10일생, 복실이는 2012년 11월 14일생, 장금이는 2014년 1월 29일 생입니다. 지방도시 군산으로 이사 와서 귀촌을 시작할 때 입양한 금동이가 외로워 보여 눈이 오던 2012년 12월 겨울에 복실이를 입양하였지요. 복실이는 다음해 8월 첫 출산을 하였는데 나름대로 좋아 보이는 환경의 반려인에게 보냈어요. 어린 나이에 새끼를 낳아 기르던 복실이가 안쓰럽고 미안하여 새끼를 낳지 못하게 다음 발정기엔 금동이와 격리시켰지요. 그런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새끼를 한 마리를 더 낳았어요. 이 강아지를 장금이라고 이름을 짓고, 금동이 복순이와 가족으로 3년 8개월을 함께 살아왔습니다 오직 나와 강아지만의 풍경 금동이 가족은 나이가 연로해서 활동이 불편하신 할머니와 함께 있다보니 그 환경에 맞춰 살 수밖에 없어요. 진돗개는 주인아닌 이방인을 경계하는 습성이 강해서 시골에서는 보통 목줄에 끈을 묶어 키우거나 철장 안에 넣은 채 키워요. 금동이도 입양 온 후 잠시 동안 목줄에 묶여 살다가 울타리를 만들고서 목줄을 풀었지요. 점점 커가면서 울타리를 뛰어넘고 다니는 바람에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과 동네 어르신들이 불편해하여 집 뒤뜰에 구역을 분리해 창고 겸 개집을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데크를 설치한 일명 ‘하늘정원’을 만들어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게 하고 있어요. 밤에는 하늘정원 아래 넓은 개집에서 밤을 지내고, 낮에는 하늘정원과 뒤뜰에서 집 울타리 밖을 구경하며 하루를 보낸답니다. 그러다가 주말이 되면 마당도 개방해 주고, 갯벌과 바다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합니다. 금동이 가족이 가장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건 하늘정원에서 내려다보이던 집 밖으로 나들이 가는 것이지요. 주인이 자전거를 만지면 밖으로 나들이 가는 것을 알고 방방 뛰는 모습이 아주 귀여워요. 그 다음으로 할머니가 내어온 간식(주로 돼지 등뼈, 쪽 갈비) 먹는 것과 주말에 온주인의 손 마사지 받는 것을 좋아라 합니다. 금동이 가족은 목줄 없이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는데 가끔 울타리 넘어서 몰래 집밖으로 나가 동네 개들과 싸운다든지, 농작물을 밟는다든지, 다른 가축(닭)을 잡는다든지 하는 말썽이 일어나기도 해요. 옛날에는 없던 자동차가 많아져 사고의 위험도 늘어났어요. 그래서 요즘 시골은 대부분 개들에게 목줄을 채우거나 개들을 철장에 가두어 키우는 환경으로 변했어요. 옛날에 사람과 함께 살던 시골 개들은 낮에는 무리지어 서열을 정하고 함께 뛰어 놀며 지내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세상인심이 개인주의로 변하다보니 요즘 시골 개들은 도시에 사는 개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지고 사회성도 점점 사라지는 중이에요. 다행히 금동이 가족에게는 사람들과 농작물, 다른 가축이 없는 넓은 갯벌 바다가 있지요. 그곳에서 목줄 없이 물새와 갈매기를 쫓아 뛰면서 자유를 만끽해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 근심걱정 다 사라지는 행복을 느끼지요. 금동이 가족이 살고 있는 동네는 선운산 뒤쪽 바닷가 동네인데 청정한 산과 바다가 있어 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에요. 나뭇잎 없는 계절에 개들과 함께하는 선운산 나들이는 누구나 누리지 못하는 힐링 여행이고, 개들과 떠나는 갯벌 바다 자전거 하이킹은 금동이 가족과 저만의 운동이자 힐링 방법이지요.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청정한 고창 갯벌은 생물들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람사르 보호 습지로 지정된 곳으로, 계절과 물때와 해가 있는 장소에 따라서 수없이 많은 모습의 풍경으로 바뀝니다. 그 멋진 풍경 속에서 개들은 갈매기와 물새 몰이를, 주인은 조개나 굴을 캐는데 그 장면은 혼자 카메라에 함께 담을 수 없어 나 혼자의 행복으로 간직하고 있어요. 시골에서 강아지를 키우기란 시골에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도시에서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것 같아요. 도시에서는 아파트 등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게 최적화된 소형견과 동일체 교감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데 반해, 시골에서는 주로 실외견을 키우는 관계로 개는 개처럼 살아가야 한다는 시각이 강하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시골 개를 둘러싼 환경은 아주 열악해요. 가끔은 주인 용돈벌이로 팔려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시골 개와 함께 하는 반려생활은 사람에 따라 극과 극의 모습이 나타나요. 개를 진정으로 반려하는 사람들에겐 실외견이어도 자기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귀한 반려견이지요. 그런 사람들에게 시골에서의 반려생활은 도시인들은 느껴볼 수 없는, 자연 속에서 공감하는 기쁨의 연속이고요.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사람 중 상당수는 시골이나 도시의 단독주택에서 개들과 함께 살았던 추억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시골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개와 함께하던 추억은 낭만으로 기억되지요. 그러나 시대는 변해서 시골에서 사는 개에게 옛날 추억에 있던 자유와 낭만은 없어요. 여름 땡볕에서 짧은 줄에 묶여있거나, 1평도 안 되는 철장 안에 갇혀서 주인이 먹다 남은 밥을 먹거나, 예방 접종 한 번 못하고 여름에 억센 모기에 물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거나, 다 커서 복날 때 주인 용돈 벌이로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것이 현실이랍니다. 가끔 금동이와 선운산이나 갯벌바다 나들이 나갈 때에 목줄에 묶이거나 철장에 갇혀서 살아가는 개들을 보면 괜히 미안해지고 짠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요. 한번은 장금이가 집 나가서 대문 없는 집 땡볕 아래 목줄에 묶여 사는 개와 싸웠는데 그 집 주인 하는 말이 줄에 묶어 키우지 않고 다시 한 번 나오면 자기 집 주변에 쥐약을 놓겠다고 언성을 높이더군요. 그리고 비밀인데요. 복실이 첫배 새끼 중 한 마리를 옆 동네 아는 친척형님이 잘 키우겠다고 하시길래 믿고 보냈는데요. 6개월 후 가봤더니 개가 보이지 않았어요. 개는 어딨냐 물어보았더니 할머니 몸이 편찮아서 개소주 해드렸다네요. 그래서 앞으로는 절대 복실이가 새끼 낳지 못하게, 일 년에 두 번씩 격리하는 난리를 치르고 있답니다. CREDIT글 유태수 사진 구현회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25 10:49:08
-
- 시간조차 머물다 가는 라오스, 행복이 …
- 여행하며 만나다시간조차 머물다 가는 라오스,행복이 별 거 있나요라오스의 개들은 그 나라 사람들과 많이 닮았다. 온순하고 친절하며 욕심이 없다. 아니, 그곳의 모든 생명체들이 둥글둥글 서로를 닮았다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여느 동남아 국가처럼 느닷없는 동물과의 마주침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렁찬 닭 울음소리로 시작하는 아침, 소 떼에 길이 막혀 한참을 기다리기도 하고, 식당에 앉으면 주변으로 옹기종기 개와 고양이들이 몰려든다. 아직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은 낮지만 한편으론 동물들이 늘 가까이 생활하는 자연스러운 생명으로서 존재한다. 서로를 인정하는 태도의 라오스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오늘도 마냥 평화롭기만 하다. | 라오스 최남단, 4000개의 섬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의미의 씨판돈의 개들은 매일매일 비키니 누나들을 감상하고 낮잠 자는 것이 일이다. 40도를 웃도는 날씨지만 괜찮다. 다섯 걸음만 걸어가면 메콩 강이니까. | 해질 무렵의 루앙프라방. 더운 하루를 식히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칸 강으로 달려왔다. 그 모습에 동네 개들도 신이 났다. 함께 물장구치며 노는 모습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았다. | 동남아의 흔한 개.jpg. 주인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간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법한 균형 감각이지만 여기선 특별한 축에도 못 끼는 기본 중의 기본. | 본격적인 건기맞이 셀프 미용 당하는 누렁이. 가위질과 빗질은 귀찮고 싫지만 상대 마음 아니까 꾸욱 참아주는 중. | 이런 순간이 가장 불편하다. 자꾸만 내 머릿속이 익숙한 가치를 들이대고 판단해버리는 것. 배를 채우기 위해 쓰레기와 풀을 먹는 개. 우리네 기준처럼 불행한 것일까? 이토록 자유스럽고 평화로운 바람 같은 너인데. | 처음 머리를 쓰다듬어준 것이 첫 번째 실수. 결국 샐리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 두 번째 실수. 손을 가져다대기도 전에 발라당을 해버리는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 결국 일주일이나 머무르고 말았으니까. 도로 하나가 전부인 작은 마을에 말야. | 꼬물꼬물. 힘차게도 빤다. 조금이라도 더 빨겠다고 밀치고 난리다. 시끌벅적한 주위 환경에도 어미 개는 전혀 예민하지 않다. 꼬마가 다가온다. 손에 쥐고 있던 찹쌀밥을 엄마 몰래 어미 개에게 살짝 건넸다. |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미지근한 맥주를 마셔야하는 작은 마을. 저녁시간이 되면 집 앞 곳곳에 모닥불이 피어나고 죽순을 구워 찰밥과 먹는다. 장화신은 고양이의 눈으로 한 입만을 호소하는 개들. 집에서나 여행에서나 개들 눈치 보며 먹기는 매한가지. | “엄마, 잘 다녀오세요!” 아내를 일터에 데려다주는 다정한 남편과 엄마에게 인사하는 하얀 포메라니안. 왠지 모르게 빙그레 미소 짓게 되는 장면.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오늘도 지고 말았다. | 졸졸졸. 넌 스님이 가는 곳은 어디든 따라갔어. 하지만 뒤에서 기다릴 뿐, 스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지. 스님이 물을 길어 법당으로 들어가자 똑똑한 넌 밖에서 기다렸어. 익숙한 모습으로. 오늘도 넌 그곳에 있겠지? CREDIT글 사진 박애진 (여행 작가)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19 11:30:30
-
- 하늘 가까이, 빛나는 대가족의 집
- LIVING WITH CATS하늘 아래 가까운빛나는 대가족의 집? 어색할 수 있는 첫 만남에도 민정 씨는 환하게 웃으며 가족 소개를 했다. 길에서 주워 온 첫째 겨울이, 크림 털 나나, 나나의 아들 필립이, 순둥한 마리, 마리 아들 콩이, 난청이지만 당당한 하나, 메인 쿤 둥이, 고양이를 닮은 포메라니안 사랑이. 민정 씨는 그렇게 털옷 입은 가족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일곱 남매가 진짜 원하는 것 가족은 고양이들 때문에 현재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넓은 2층 구조에 테라스까지 갖춘 이 집이 고양이들과 함께 살기에 제격이었다는 것이다. 그 말대로 고양이들은 이 방부터 저 방까지 가로질러 뛰어다니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공간을 마음껏 누비고 다녔다. 고양이를 위해 이사 온 만큼 부부는 고양이들을 위해 집을 정성껏 꾸몄다. 그 중 첫 번째는 방 하나를 통째로 고양이들에게 내어준 것이다. 부부는 기존에 있던 캣타워를 벽 한 쪽에 배치했다. 맞은편 벽에는 고양이들이 즐겨 올라가 칸칸이 차지하던 책장을 놓았다. 책장은 부부가 고양이들의 이동이 쉽도록 돕고 스크래처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손수 보강한 상태였다. 자칫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가 될 수 있었던 낮은 벽에는 고양이 화장실이 일렬로 놓여 있다. 그 앞에 있는 홀딩 도어에 대해 물어보니, 고양이들의 화장실 모래가 방으로 흩어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직접 설치했다고 한다. 목적대로 홀딩도어 설치 이후 방으로 튀는 모래는 현저히 줄었다. 그리고 고양이들도 새로운 공간이 생겨서인지, 눈에 덜 띄게 배변 활동을 할 수 있어서인지 꽤 좋아했다. 홀딩도어 위 벽에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담긴 우드락 액자가 걸려 있다. 일형 씨가 꼬박 하루에 걸려 우드락을 사진 크기에 맞춰 잘라 붙여 만든 액자다. 사랑과 부지런함으로 가득 메운 액자에서는 일곱 남매의 성장기를 엿볼 수 있다. 고양이들의 역사를 물끄러미 감상하고 있자니 일형 씨에게는 남집사라는 표현보다는 아빠라는 표현이 훨씬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부부가 고양이들을 위해 방을 열심히 꾸몄음에도, 고양이들은 부부가 기대한 만큼 이 방을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고양이들은 부부가 가는 곳만 쫓아 따라다녔다. 민정 씨가 1층의 안방으로 가면 함께 가고, 거실로 가면 거실 어딘가 그녀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아빠가 2층으로 가면 아빠를 따라 2층으로 가고, 테라스로 향하면 함께 테라스로 간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건 그들을 위해 꾸며진 방이 아니었다고, 그냥 엄마와 아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아하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민정 씨의 얼굴에는 행복이 담뿍 내려앉아 있었다 가족의 이름으로 가족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지만, 고양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이 있다. 바로 테라스다. 부부는 고양이들을 위해 인조 잔디를 깔고 PVC 래티스로 테라스 울타리를 둘렀다. 노란 빛을 내는 LED 태양광 정원등도 다섯 개 설치했다. 고양이들을 위한 이동장과 집도 놓고, 한 쪽에는 캣그라스과 캣닢을 심은 화분을 놓았다. 사람을 위해 설치한 파라솔과 테이블도 고양이들의 차지다. 고양이들은 이곳에서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쐰다. 새소리를 들으며 구경하는 하늘은 시야를 가리지 않고 보석 같은 눈에 오롯이 담긴다. 테라스로 통하는 문에는 베란다용 개문이 설치되어 있다. 고양이들이 테라스로 가기 위해서는 항상 문을 열어놓아야 했는데 여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기와 벌, 파리 등의 벌레가 열린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물론 벌레가 들어온다면 고양이들이 떼로 몰려가 앞다투며 사냥했지만, 집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는 것은 그리 썩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집 안의 환경과 고양이들의 자유로운 왕복을 위해 찾은 합의점이 바로 개문이었다. 강아지를 위한 문이지만 정작 강아지인 사랑이는 무서운지 못 지나다니고 있단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들락날락거리며 사랑이 몫까지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8년 전 겨울이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가 싫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관심이 없고 좀 꺼려지는 정도였죠.” 민정 씨가 의외의 말을 꺼냈다. 반려동물로는 강아지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때 딸 은체 씨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입양해야 하나 고심하던 때, 다친 채 자동차 보닛 속에서 울고 있던 새끼 고양이 겨울이가 그 고민에 종지부를 찍었다. 목덜미에 깊은 상처가 나 있던 회색 고양이는 치료하고 씻기고 보니 하얀 털이 뽀송한 고양이였다. 겨울이는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었다. 그 뒤로 다른 고양이들도 가족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부의 집은 손길 닿는 곳마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녹아있다. 창문에 매단 해먹이나 계단 중간 공간에 올려놓은 캣타워, 편하게 올라가라고 설치한 고양이 선반 등에서도 그 마음이 엿보인다. 부부는 일곱 남매를 위해 부지런히 집을 닦으면서 다른 생명에 대해서도 손길을 내밀게 됐다. 집 근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내어주고, 동물보호단체와 결연을 맺어 보호소의 고양이를 후원하는 삶. 외면할 수도 있었던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어진 삶을 살게 된 것은 틀림없이, 남매에게 베풀고 받아온 사랑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눈을 맞추자고 속삭였기 때문일 것이다. CREDIT에디터 김나연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19 10:38:03
-
- 뚱이와 가족의 탄생, 그리고 15년 후
- 잠시만 안녕뚱이와 가족의 탄생, 그리고 15년 후 2003년 7월, 나는 남편과 결혼한 후 곧장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꿈 많고 열정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뚱이는 그 해 10월에 입양했는데 그때 이미 생후 7,8개월쯤 되어 큼직했다. 알고 지내던 일본 유학생의 고양이가 뚱이의 엄마였다. 좀 더 말하자면 유학생이 미국으로 데려온 고양이가 미국 고양이 아빠를 만나 뚱이를 낳았다. 뚱이의 엄마는 흔한 삼색이 고양이었는데 아빠가 메인 쿤이었을 것이다. 삼색이 배에서 뜬금없이 우람한 자식 둘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뚱이였다. 뚱이는 그 때 한 살도 안 됐지만 벌써 서너 번 파양을 당한 아픔이 있는 아이였다. 덩치도 남다르게 큰 데다 쓰레기통도 막 뒤집어 놓고 소리도 우렁차고… 여간 와일드한 게 아니었나 보다. 우린 부부였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외로움을 느꼈기에 뚱이의 넘치는 에너지는 오히려 바라던 것이었다. 유학 중에 뚱이는 소위 말하는 마당냥이, 정확히는 등산냥이었다. 집 뒤에 야트막한 동산이 하나 있었는데 뚱이는 거기를 자기 놀이터처럼 썼다. 아침에 우리가 등교할 때 뚱이는 배불리 사료를 먹고 우리와 함께 집밖으로 나와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나무도 타고 사냥도 하며 넓은 땅을 마음껏 뛰어다니다 오후가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 부부의 차 소리를 듣고 쪼르르 내려왔다. 그때 가끔씩 쥐를 잡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지금은 집이 좀 커졌지만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와 마련한 신혼집은 단칸방이었다. 미국에선 산을 타면서 뛰어다니던 뚱이를 좁은 집에 살게 하려니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그래서 집 안에서 술래잡기 놀이를 참 많이 해줬다. 꼭꼭 숨어 있던 나를 뚱이는 용케 찾아냈고, 내가 ‘어!’ 소리 지르면 역할이 바뀌어 뚱이가 도망가는 식이었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 불안한 시절이었지만, 작은 신혼집에서 우리 부부와 뚱이의 추억은 차곡차곡 쌓여 갔다. 뚱이와 우리 부부는 같이 늙어가고 있다. 한두 살 때는 호기심 넘치고 언제나 즐거웠던 뚱이. 지금은 피부나 털 상태도 안 좋아지고, 잠도 부쩍 늘어난 데다 장난감 레이저를 쏴도 눈으로 쓱 흘기고 만다. 뚱이의 나이는 열다섯. 그 숫자를 생각해보면 그건 곧 우리 가족의 역사이기도 했다. 뚱이가 기력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 가족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어 짠한 마음이 든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을 꽉 채운 우리 뚱이. 하지만 아직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친정집 고양이 ‘꼬마’는 14살인데 고막에 염증이 심해 수술도 많이 받았고 백내장까지 걸렸다. 곧 죽을 것 같다. 하지만 뚱이는 이때까지 감기 한 번 앓지 않았다. 이가 안 좋아 가끔 토는 하지만,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가족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어렸을 때부터 야생에서 자라 튼튼한 데다 딱 보면 아시겠지만 타고난 골격도 남다른 걸. 나는 뚱이가 스무 살까지는 살아줄 거라 굳게 믿는다. CREDIT글 정현아 사진 곽성경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18 11:4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