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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4 14: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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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4 12: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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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2 11: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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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2 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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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1 0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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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4-28 14: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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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4-28 11: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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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키나와 아기고양이의 시련 - 전편
- WONDERLAND 오키나와 아기고양이의 시련 - 전편 일본 최남단의 휴양지 오키나와. 이곳의 작은 카페에서 아기고양이가 태어났다. 엄마 고양이는 카페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고 혼자 남겨진 아기고양이. 호기심에 홀로 카페를 둘러보기로 하는데…. 아기고양이는 난생 처음 떠난 산책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 “아이코, 눈부셔라냥” 오키나와의 눈부신 햇살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아기고양이. 미간에 주름을 잡고서도 아장아장 걸어 나온다. | 엄마 없이 밖으로 나온 건 처음이라 어리둥절하면서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는다. | 의자 다리 사이를 빠져 나가려다 |? 어이쿠, 넘어지고 말았네. “설마 누가 본 거냥?” | 서둘러 몸을 일으켜 보지만 |? 꽈당, 다시 한번 넘어지고 만다. 아직 걸음마도 잘 떼지 못하니까 당연한 일이겠지. |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냥?” 괜히 인생을 곱씹어보다 허공에다 손을 뻗고 휘적휘적 무안함을 흩뜨린다. |?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냥. 큰일나기 전에 집에 가자냥.” 돌아섰는데 | 또, 또 꽈당! | “하, 인생사 새옹지묘다냥.” 애상에 잠기며 분위기를 잡아보지만 아무래도 뻘쭘한 분위기는 가시지 않는다. |? 어울리지 않는 고민을 너무 해서일까. 고양이는 어느새 잠이 들어 버렸다. 의자 다리를 잡은 채로 스르륵 눈을 감는 아기고양이. 하지만 아기의 시련은 지금부터다! 다음 이야기 오키나와 아기고양이의 시련 - 후편CREDIT글 박용준 사진 박용준, 방병구?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4 14: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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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겨진 사람들 | 우리 집 영원한 막내…
- PET LOSS : 남겨진 사람들우리 집의 영원한 막내 딸, 몽실이에게 몽실아, 안녕. 무지개다리 잘 건너서 친구들 있는 곳에 잘 도착했니? 네가 처음 우리 집에 왔던 그 날이 생각난다. 큰 언니가 고등학생 때 강아지가 너무 키우고 싶어서 펫숍에 들어갔다가 널 만났지. 천 원, 이천 원 모아서 3개월 된 아가인 널 데려왔어. 숍에선 네 남매들 중 네가 제일 못생겼다며 4만원에 데려가라고 했는데, 언니들 눈에는 네가 어쩜 그리 예쁘던지 서로 널 안고 있을 거라며 싸우기도 많이 했었지. 넌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예쁜 아이였단다. 나이를 먹으면서 여러 번의 수술도 했지만 그때마다 잘 견뎌주고 버텨준 것에 늘 감사했어. 작년부터 자주 아프기 시작하더니 심장비대증 때문에 심장약을 평생 먹어야 했고, 어릴 때 수술한 눈에 다시 궤양이 생겨 한 쪽 눈을 적출하는 수술도 받았지. 수술 후 중심을 못 잡고 걷지 못하는 너에게 한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주사기로 억지로 먹여 보고 중심 잡는 운동도 시켰는데, 언니가 널 더 아프게 한건 아닌지 그게 제일 미안하고 가슴 아파. 네가 떠나기 이틀 전, 상태가 너무 안좋다는 말에 언니는 널 끌어안고 울기만 했어. 집에 와서 언니가 했던 말 기억하니? 아직은 못 보낸다고, 조금만 더 옆에 있어 주라고… 우는 나를 쌕쌕거리면서 한참을 빤히 바라보던 너의 눈빛을 언니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날 밤, 네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네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직감했어. 다음날 동물병원에 다녀와서 “우리들 걱정하지 말고 편히 가~ 힘들면 언니들 생각하지 말고 가도 돼, 몽실아” 했더니 알아들은 듯 눈을 깜빡거리던 너… 힘들어하는 널 안아주니 기다렸다는 듯이 언니 품 안에서 눈을 감은 너를, 다시 붙잡아 보려고 코에 바람도 불어보고 몽실이 간다고 소리지르며 막 울었지. 서서히 멈춰가는 몽실이 심장의 마지막 두근거림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몽실아. 마지막 가는 길에 네가 떠난 것이 안 믿긴다고 내가 너무 많이 울어서 편하게 못 간 건 아니겠지? 장례식장 가는 내내 눈물이 나고, 낯선 너의 영정사진 앞에서도 한없이 울게 되더라. 언니 손으로 직접 관에 눕혀주고 수의도 묶어서 보냈어! 그렇게 화장하러 들어가는 순간 우리의 지난 14년의 시간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더라. 못난 주인 만나서 고생만 시킨 건 아닌지, 아픈 거 알면서도 가지 말라고 떼쓴 건 아닌지, 못 보낸다고 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준 건 아닌지, 그래서 네가 걱정하면서 떠났을까봐 그게 마음에 제일 걸린다. 거기선 아프지 않고 행복하지? 언니는 너 보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울컥한 마음에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 너는 아직도 언니한텐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코끝이 찡한 존재다. 네가 이 세상에 있든 없든 넌 언제나 언니의 첫사랑이고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니까. 사랑하는 몽실아, 네가 떠나고 없는데도 우리 집은 아직 다 그대로야. 한 가지 변한 게 있다면 네가 티비 옆에 작은 스톤과, 액자가 되었다는 거야. 언니들 마음에, 그리고 할머니, 아빠, 엄마 마음에 너는 영원히 막내딸로 남아있을 거야. 우리한테 와줘서 너무 고마웠고, 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어. 말로는 표현 못할 만큼. 네 아픔까지 대신 아파주고 싶었던 언니 마음을 잊지 말고 부디 하늘에서 편하고 행복하고 아프지 말자.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잘 지내야해.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너를 사랑하는 막내 언니가- CREDIT글 조현경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4 12: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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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네 레트로 하우스
- LIVING WITH CATS노란 빛으로 잔잔히 채우다단풍이네 레트로 하우스작년 가을, 전형준·박정은 부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린 치즈태비 고양이를 만났다. 훗날 ‘단풍이’라 이름 붙이게 된 그 고양이는 허리 높이의 담장에서 부부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이리 와’라는 말에 형준 씨의 품에 덥석 안겼다고. 집으로 올 때까지 얌전히 품에 안겨있던 고양이는 그렇게 부부의 아들이 됐다. 기역 자 모양 베란다를 가로질러 복층 끝까지 달리는 삶을 사는, 그 집의 인테리어 배치를 완성시키고 있는 에너지 가득한 아들이. 로망은 힘을 내어 쟁취하는 것 부부는 ‘할머니네 집’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꿈꿨다. 힘 들고 벅찬 삶에서 사랑하는 공간에 몸을 따뜻이 뉘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의미를 가지니까. 자본금과 추후 자녀 양육 계획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줄곧 살아왔던 동네에 낡은 빌라를 계약하고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그간 인터넷 서핑을 하며 수집 한 인테리어 레퍼런스, 업체 목록 등이 부부의 결의를 북돋아 주었다. 다만 23년 된 빌라에서 수도배관과 난방배관을 책임지면서 부부의 인테리어 욕구도 꽃피워줄 업체를 찾는 데는 많은 발품이 들었다. 더군다나 부부는 빌라의 천장 위에 자그마치 1.5m는 더 되는 공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 부부와 합을 맞춰 이곳을 개조할 전문가를 찾는 게 힘겨운 작업이었다고. 결국 서로의 조건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부부가 로망의 집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트로 하우스를 뜯어보자 현관ㅣ좁은 집임에도 중문을 설치했다. 현관의 먼지 차단과 겨울 추위 차단에 굉장한 효과가 있다. 크고 깔끔한 신발장이 들어섰다. 거실ㅣ 4m는 되는 천장과 최소한의 벽만 남겨 놓음으로써 탁 트인 공간을 얻었다. 흰 벽 또한 개방감에 한 몫 하고 있다. 집 안의 추위와 더위를 대비해 커다란 실링 펜을 매달았다. 다이닝룸ㅣ주방과 거실과의 매끄러운 연결성을 위해 모서리 부분을 잘라 오픈된 문을 갖추고 있다. 거실과 통하는 창문이 있어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천장 라인을 따라 선반을 높게 달았고, 그 자리에 잘 쓰지 않는 서류나 책 등을 놓았다. 눈에 보이는 위치는 애정을 받고 있는 물건들의 자리다. 바닥에는 먼지와 털이 잘 엉기지 않는 키치적인 카펫을 깔고, 따뜻한 색감의 목재 테이블로 집 전체 분위기를 맞추었다. 부엌ㅣ상부 수납장은 2단으로 높지 않게 제작해 답답한 느낌 을 최소화했고, 하부장은 기역자로 꺾어 제작함으로써 거실과 구별된 공간감을 얻었다. 스프링포켓 선반 아래에는 주방도구 걸이를 설치했다. 가스렌지와 냉장고 맞은편에는 아일랜드 식 탁을 주방가전 배치용으로 놓았다. 침실ㅣ가장 햇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공간이다. 침대와 스탠드 가 들어가고서 남은 공간에 가벽을 두 개 둘러 작은 드레스룸을 만들었다. 덕분에 침대는 집에서 가장 아늑한 곳에 위치하게 되었다. 다락이 있는 방ㅣ미래의 아이를 위해 비운 방인데, 현재는 단 풍이가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베란다ㅣ화분을 키우고 창고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단풍이를 위해 캣워커를 설치했다. 단풍이는 이곳에서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세상 구경을 한다. 너를 위해 바꾸었어, 정말이야 어느 날 부부의 품 안에 똑 떨어진 단풍이는 부부의 삶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인도해 주고 있다. 우선 단풍이는 집안의 소품 배치를 바꾸는 데 일조한다. 다이닝룸 창문에 올려놓았던 화분과 피겨들은 다른 자리를 찾아 이사를 갔고, 부부가 사랑하는 드라이플라워는 단풍이의 먹잇감이 되 기 좋아 벽에 걸게 됐다. 고양이 알러지가 있는 정은 씨의 알러지 반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로봇 청소기와 전기 건조기를 구매했다. 덕분에 아침 11시마다 로봇 청소기가 털과 먼지를 수집하고 다니고, 옷과 수건 등은 고양이 털을 비롯한 이물이 묻지 않고 뽀송하게 말라서 삶의 쾌적함을 더 높였다. 침실을 단풍이 출입 금지구역으로 지정했기에 침실 문 을 자유롭게 열지 못하는 건 불편하지만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기쁨이라고 한다. 짙은 체리색 몰딩에 나무로 만든 바닥재를 배경으로 노란 전구가 따뜻하게 반짝이는 따뜻한 집. 부부의 헌신으로 빚어낸 노란빛 공간에서 단풍이는 보호색을 입은 것 같다. 이 집의 색과 닮은 고양이는 오늘도 베란다를 가로지르고 부엌과 다이닝룸을 뛰어넘어 다락방까지 달려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테이블야자를 뜯어먹는 등 집 안의 식물들을 숱하게 위협하는 단풍이지만, 따뜻한 부부의 집을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완성시키는 것도 역시나 단풍이다. 그리고 다정하고 상냥한 빛깔의 이 집에서, 두 사람과 고양이 하나가 계속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믿을 이야기다. CREDIT글 김나연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2 11: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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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육묘 중 | 3화 오냐의 눈물
- 아빠는 육묘 중3화 오냐의 눈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가 바로 동물의 건강일 것이다. 다치거나 아픈 날이면 설사 자식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자식이 아플 때의 부모 마음을 어느 정도는 알게 된다. 불현듯 찾아온 사고 오냐가 생후 5개월쯤 되었을 무렵.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늘 달려와서 내 다리에 안기는 오냐는 보이지 않고 바닥에 이물질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오냐가 토한 것이나 배설물로 보였다. 물론 토사물과 배설물도 그렇게 사방에 널릴 만큼 많이 있을 수 없었지만, 그 정도로 당시 상황은 현실성이 없었다. 불을 켜고 다시 보니 그건 검붉은 피였다. 순간 하늘이 노래지면서 오냐부터 찾았다. 오냐는 화장실 모래 위에 웅크린 채 쉰 목소리로 울고 있었고 뒷다리는 피로 흥건했다. 나는 오냐를 안고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고 그제서야 나도 정신을 차리고 오냐의 다리를 자세히 보게 되었다. 오냐의 왼쪽 뒷다리는 부러지고 찢어져 뼈가 다 드러나 있었다. 방충망을 타고 올라가다 떨어진 것 같았다. 나의 부주의함에 죄책감이 물밀듯 밀려왔고 자식이 아프면 부모의 심정이 이렇구나 싶었다. 한밤 중에 이뤄진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마취에서 깨어나 회복 중인 오냐를 만나러 가니, 다친 뒷다리에는 자기 몸집만큼 두툼한 붕대가 감겨 있었고 앞다리에는 링거 주사가 꽂혀 있었다.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혼란스러웠지만, 이 불안정한 감정을 오냐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했다. 오냐의 유일한 가족이자 안식처인 내가 안정되어야 오냐가 안정을 찾을 것 같았다. 나는 회복실의 케이지 문을 열고 “오냐야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며 오냐를 쓰다듬었다. 오냐는 눈을 뜨고 나를 알아보자마자 주사가 꽂힌 앞다리를 힘들게 들어올리더니 내 손등 위로 앞발을 포개었다. 그 순간 오냐의 눈가가 반짝하고 빛났다. 오냐의 눈물이었다. 결국 나도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의 환경은 어린 고양이 오냐에겐 너무 가혹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십수 개의 케이지에는 각각 아픈 동물들이 입원해 있었고, 대부분 대형견들이라 누구랄 것 없이 모두들 크게 짖고 있었다. 오냐의 사방에서 큰 개들이 짖고 있으니 오히려 정신적으로 더 큰 고통을 받는 것 같았다. 일주일 후 퇴원을 했지만 병원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오냐는 낯선 존재와 병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말았다. 예민해지고 겁도 많아져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가 하면 낯선 사람이 오면 극도로 경계하며 적대적으로 대한다. 병원에 가는 날이면 공격적인 맹수로 변해서 온몸에 보호장비를 완벽히 갖춰야 오냐를 만질 수 있다. 다행히 오냐는 마음을 열고 믿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의지한다. 혼자 있기보다는 항상 우리 옆에 있으려고 한다. 우리가 불안하거나 아플 때 오냐가 우리를 간호하고 안정을 주듯이, 오냐 역시 우리로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반려’라는 물리적인 틀이 아니라 서로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고받는 안식처이자 정서적 ‘가족’인 것이다. 낯선 존재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제인이와 해일이가 태어났을 때 걱정도 컸지만, 오히려 오냐에게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대상이자 가족이 더 늘어난 것이었다. 제인이와 해일이가 어느 정도 자라자 오냐는 아이들에게도 의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우리 식구 중에서 제인이를 가장 신뢰하고 의지한다. 불의의 사고로 정서적 상처를 가진 오냐. 우리 가족 모두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7살, 6살이 된 제인이와 해일이는 “엄마, 아빠, 오냐는 몇 살까지 살다가 별나라로 가요?” 라며 가족의 수명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그럴 때면 100살까지 살다가 별나라로 가서 우리 모두 다시 만날 거라고 얘기해 준다. 그 대답처럼 오냐가 부디 이제는 몸도 마음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곁에 머물러주면 좋겠다. CREDIT글·사진 우지욱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2 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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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밥을 만든 고양이
- ESSAYThe Cat Who Invented Bebop비밥을 만든 고양이 동화책 하나를 발견했다. ‘비밥을 만든 고양이’라는 동화. 독특한 그림체의 이 책은 실존해 있던 뮤지션들을 조금씩 각색해 풀어낸 작품이다. 제목을 보자마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재즈와 고양이라니, 이렇게 어울릴 수가! 내가 고양이를 좋아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학창 시절엔 고양이보단 개를 더 좋아했고 고양이의 존재란 길가의 전봇대처럼 어딘가에 있지도 없지도 않은 관심 바깥의 존재였다. 그러다 3년 전 길고양이 새끼를 데려와 직접 키우면서 그 깊은 매력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이 전에는 고양이 대신 흑인 음악에 취미를 붙이고 살았다. 휴대폰이 바뀔 때마다 두툼한 입술의 언니 오빠들의 사진으로 사진첩을 가득 채우기 바빴다. 그 중에서 유별난 매력을 가지고 다가온 것이 재즈였다. 어려워서 고상한 사람들이나 듣는 음악일 것 같은 편견부터 앞서 지만 사실은 허물없이 서로를 믿고 각자가 원하는 소리를 내는 음악이다. 모두가 똑같은 멜로디를 연주했던 빅밴드 스윙에서 탈출한 음악, 그것이 ‘비밥’이고 비밥은 재즈의 새로운 발자국이다. 겉으로 보면 영험하고 심오해 보이지만 그저 스스로 원하는 것에 충실할 뿐인 고양이의 성질머리와 닮지 않았는가? 마치 재즈처럼,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예측 불가능의 매순간이다. 그들은 내가 아끼는 피겨와 화장품을 아무렇지 않게 떨어트리고 죄책감 또한 느끼지 않는 듯하다. 처음엔 그런 상황과 그들의 막연한 태도에 스트레스 받아 하며 심지어 살짝 원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무작정 훈육해 보겠다고 달려 들어본다 한들, 소귀에 경 읽기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불규칙’이라는 그들의 룰을 받아들이는 거였다. 물건이 떨어지고 한밤에 우다다를 한다고 해서 일일이 반응하며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 없었다. 그저 그것들을 하나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또 다른 ‘해프닝’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밥을 먹을 때 아이들이 식탁 위로 올라와 방해를 받으면 그들을 통제하려고 하기보단 나도 장난을 치기 시작 했다. 치약 냄새를 맡게 하거나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는 얄궂은 장난을 말이다. 아니면 먹던 걸 중지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방해하거나 귀찮게 굴었다. 그럴 때면 이 불청객들은 질색을 하면서 도망가지만 다음 날이면 또 다시 식탁 위로 올라온다. 그리고 여전히 내 피겨들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뒤죽박죽의 일상은 타인의 눈엔 엉망으로 비쳐질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나름대로 맞춰가고 있는 이 공존 방식은 그리 나쁘지 않다.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고양이들은 태연한 태도로 내 예상을 빗나갈 것이며 그것이 본인들에게 주어진 숙제나 과업인 양 끈질기게 내 일상의 크고 작은 규칙들을 방 해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양이와의 관계에서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이미 엎질러진 해프닝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정도다. 아주 사사로운 상황부터 생활 패턴에 영향을 끼치는 큰 문제에까지, 나는 매번 다른 대응을 강구한다. 재즈 뮤지션 스테판 해리스는 모든 ‘실수’는 재즈에 있어서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합주 속에 누군가 불협화음을 낸다면? 예측할 수 없는 음의 등장에 모두가 경직될 것이다. 표면적으론 그게 실수가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불청객 같은 소리에 맞춰 반응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합주는 더 강렬하게 바뀐다. 예기치 못한 변화와 이를 향한 두려움 없는 대응은 연주를 보다 창의적으로, 생동감 넘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은 재즈와 무척 닮아있다. 끝없이 잡음이 나고 방해를 받으며 우리 나름의 독특한 재미를 찾게 되는 과정이 말이다. CREDIT글 우서진 그림 지오니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1 0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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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집사에서 한 걸음씩, 고양이 세계…
- WITH MY CAT초보 집사에서 한 걸음씩고양이 세계에 입문하다 고양이라는 존재는 20대 중반까지도 그저 무섭고 보기 싫은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회에서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견, 반려묘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나에게도 우연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찾아왔다. 그렇게 나는 책임감을 배우고 아이들의 감정을 알아가고 있었다. 엄마가 되다 희동이를 처음 만난 건 충무로 길거리에서였다. 걸어가는데 어린 고양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세 마리 중 다른 두 마리와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 있던 고양이를 난생 처음으로 품에 안아봤다. 금방 결정내릴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 길로 다시 집에 돌아왔지만, 어느새 나는 그 고양이의 이름을 생각하고 있었다. 예비 신랑과 수많은 이름을 함께 논의하다가 ‘희동! 희동이가 좋겠어’ 하고 결정했다. 그때가 벌써 새벽으로 넘어간 시간이었다. 작고 예쁘고 빛나던 그 아이 때문에 우리는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있었다. 다음날 퇴근하자마자 희동이를 데려왔고, 페르시안 친칠라라는 종이라고 했다. 나는 문득 엄마가 되었다. 어떻게 된 거지?우릴 너무나 잘 따르던 아깽이 희동이. 높은 침대도 스파이더냥이처럼 발톱을 세워 오르고, 책상 위에서 선반으로 점프를 하며 뛰어 놀고, 창밖을 보며 사색도 즐기던 희동이가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분홍색 토를 해놓은 적이 있었다. 초보 집사이자 엄마인 나는 너무 놀라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예전에 접종을 하러 병원에 갔을 때, 이전에 밥을 너무 적게 먹였는지 몸무게가 500g밖에 안 나간다고 했었는데 내가 집에서 밥을 너무 많이 준 모양이었다. 아깽이가 벌써 뱃살이 늘어지고 너무 많이 먹어 위에 상처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이때 희동이 몸이 흡사 호리병처럼 배만 옆으로 볼록하게 나와 있었다. 너무 놀랐던 사건이지만 희동이는 여전히 기분이 좋으면 잘 먹는다. 흐뭇한 한편 걱정스러워 늘 식사량을 고민하고 있다. 둘째를 결심하다 내가 출근하면 하루를 꼬박 혼자 있어야 하는 희동이는 내가 집에 오자마자 왜 이제 왔냐며 그리움을 표현한다. 처음엔 고양이는 다 시크한 줄만 알았는데, 유독 외로워보이는 희동이를 보고 동구를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얼굴도 보기 전에 동구라는 이름을 지어놓고 둘째를 맞이했다. 희동이 친구니까 동구, 합쳐서 희동구! 참으로 재미난 이름 아닌가. 동구는 엄마와 오래 같이 있었고 형제들도 있었던 덕분인지 희동이와 성격이 전혀 달랐다. 아깽이인데도 사냥 습성이 뛰어났고 골골송도 더 크게 내주고, 우리에게 부비부비하며 더 많이 비비고 통 겁도 없었다. 좀 더 본능에 충실한 고양이라서 희동이가 동구 행동을 보고 따라하고 배워가는 것을 보며, 동구를 만나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구를 몰랐으면 우린 희동에게 완벽한 냥이가 되는 법을 알려주지 못했을 것이다. 밥그릇도 캣타워도, 엄마도 다 내 거! 동구는 욕심도 참 많다. 희동이가 뭘 하려고만 하면 가서 뺏고, 먹고, 심지어 화장실에 따라가 문을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한다. 서열이 그런 건지 희동이가 귀찮아서 피하는 건지 초보 집사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지만 항상 똑같이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벌써 우리 아이들은 8개월이 되었다. 앞으로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행복한 일들이 있겠지? 희동이, 동구리. 사랑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CREDIT?글?사진 김아영?
- STORY | 2017-04-28 14: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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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 써니하우스 …
- HI STRANGER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써니하우스 편 따뜻한 바람에 꽃들이 하늘하늘 춤추는 계절인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제주도는 연분홍의 벚꽃과 밝은 노랑의 유채꽃이 한가득 피어 어디에서나 봄을 느낄 수 있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겨우내 꽁꽁 숨어 차가운 바닥에 배를 깔고 힘겹게 살아가던 길냥이들에게도 봄은 아주 반가운 손님일 것이다. 왠지 신경 쓰이는 그곳 봄비로 대지가 촉촉하게 적셔지던 지난 주말, 더욱 빨리 봄을 맞이하기 위해 산방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미 유채꽃이 만발해 곳곳이 노랗게 물들어 진정한 봄임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던 중 잠시 쉴 곳을 찾아 주변에 있던 카페로 들어갔다. 사실 카페 바깥쪽에 놓여있던 주황색의 개밥그릇이 이상하게도 계속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왠지 저곳으로 가면, 아주 애교가 많은 고양이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이름은 써니하우스로 아주 고풍스러운 느낌이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커다란 개 사진이 놓여 있고 그 위에는 ‘써니’라고 쓰여 있었다. 이 카페 이름이 왜 써니하우스가 되었는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게 앞에 놓은 밥그릇이 정말 강아지 것이었구나, 하고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들어왔으니 주문을 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주인아주머니께 “혹시, 이곳에서 고양이도 키우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화들짝 놀라며 “혹시 고양이 알러지가 있으세요? 아니면 고양이를 싫어하나요?”라고 다급하게 되물었다. 그 물음에 “고양이를 좋아해요”라고 대답하니 방긋 미소를 지으며 “이 동네에 돌아다니는 고양이 9마리에게 밥을 주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길을 건너면 위험하니까 원래부터 동물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이 부부는 3년 전 이곳에 터를 잡고 유기견이었던 써니의 이름을 따서 ‘써니하우스’를 오픈했다. 오픈 후 며칠이 지나자 카페 앞에 유난히 고양이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지나다니는 고양이들을 바라보기만 했었는데, 어느 날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큰 도로를 왔다 갔다 하던 고양이 한 마리가 사고를 당한 것을 목격하게 됐다. 그런 사고는 그날뿐만이 아니었다. 배를 채울 만한 걸 찾으려는 고양이들이 도로가를 뛰어다니며 자주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주인아주머니는 고양이들이 길을 건너지 않아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카페 앞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한 마리가 와서 먹더니 조금 지나니 두 마리가 되고, 나중엔 15마리 정도가 와서 먹이를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던 중 고양이 한 마리가 먹이를 입에 한가득 물고서 먹지는 않고 카페 옆 작은 골목길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알고 보니 그 골목의 돌멩이 사이에서 새끼들이 희미한 목소리로 울고 있었고, 어미는 새끼들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음식을 가져다주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추운 날이었고, 위험한 것들이 많은 바깥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깽이들이 안타까워 주인아주머니는 카페 안쪽 공간에 박스를 만들어 어미가 젖을 먹일 때만 아깽이들을 내보내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카페 안에 두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지낸지 3년이 지난 지금, 많았던 고양이들 중에도 자기들끼리 경쟁하다 다치는 아이들도 있고, 먹이를 주어도 여전히 도로를 지나다니다 사고가 나는 아이들도 있어 총 9마리가 남아 밥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사실 마음은 이미 활짝 그중에서도 거의 하루 종일 카페에 머물다시피 하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는데, 이 고양이들은 배가 불룩하게 나온 걸 보니 곧 귀여운 아깽이들을 출산하게 될 것 같았다. 둘 중 한 마리는 온몸이 치즈색이며 꼬리가 말려 기형인 ‘할머리’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는데,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상한 병에 걸려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고 밥도 제대로 못 먹어 거의 죽어갔더란다. 매일 카페로 찾아와 밥을 먹는 고양이들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주인아주머니의 스킨십까진 허락하지 않았던 터라 아파도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사진을 찍어 병원에 보여줬더니 먹는 약을 처방해줬고, 먹이에다 조금씩 섞어 먹였더니 점차 증세가 나아지며 지금은 언제 아팠냐는 듯 아주 건강해졌다. 아직 주인아주머니 팔 안에 가득 안을 수 있을 만큼 경계를 완전히 푼 고양이들은 아니지만, 카페 안을 유유히 걸어 다니며 의자에 앉아 낮잠을 청하는 녀석들을 보면 이미 마음은 완전하게 주인아주머니를 향해 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 고양이를 안고 환하게 웃는 주인아주머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 CREDIT?글·사진 조아라?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4-28 11: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