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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06-17 1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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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2020-06-17 12: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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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2020-06-17 12: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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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06-12 15: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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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06-12 15: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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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06-10 16: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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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20-06-10 16: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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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
- 반려견과 함께하는 것은 단순히 '가족을 만든다'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처음엔 내가 느루를 일방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느루가 내게 주는 조건 없는 사랑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 출산한 아이와 새로운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느루가 버거워하지 않도록,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 바쁜 일 중독자를 만나다남편과 나에게는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결혼 전 부산으로 데이트를 갔을 때 어떤 한 카페에 여러 가지 순우리말들이 적혀있었다. 단어들을 찬찬히 살펴보던 중 유독 ‘느루’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였다. 그 당시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갈팡질팡하던 시기였던 터라 느루라는 단어가 가진 뜻이 내게 너무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때 남편과 ‘나중에 우리가 결혼해서 반려견을 키우게 된다면 순우리말로 이름을 짓자’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결혼을 했고, 지금의 ‘느루’를 만날 수 있었다.결혼 후 우리는 매일 함께할 반려견을 어디서 입양하면 좋을지 종종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우리는 함께 삶을 공유하며 추억을 쌓아나갈 견종부터 정하기로 했다. 다양한 활동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러 아웃도어 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견종을 원했다. 우리는 결국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견종인 ‘보더콜리’를 선택했다. 초록색 창에 보더콜리를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문구가 있는데 바로 ‘가만히 있지 못해 언제나 바쁜 일 중독자로 불리는 개’이다.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소형견인 몰티즈를 13년 키운 나는 나름 강아지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자만이었다는 것을 일 중독자 보더콜리인 느루를 통해 깨달았다.
순우리말 ‘느루’는나와 함께하는 반려견의 이름이다
아무것도 몰라요독립해서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반려견을 키운다는 설렘에 인터넷을 이리저리 찾아보기를 3개월. 어떤 한 블로그에서 느루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시부모님이 키우시는 보더콜리가 마지막 3번째 출산을 했는데 이미 반려하는 강아지가 많아 다 키울 수 없어 분양을 보낸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었다.그 당시 부모견과 함께 자연스럽게 자란 반려견을 원했던 남편과 나는 따뜻해 보이는 시골에서 엄마 강아지와 함께 있는 사진 속 느루를 보고 서둘러 전라남도 강진으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에 달려가 느루를 만났는데, 막상 엄마 강아지를 보니 애지중지 기른 새끼를 모르는 사람인 내가 갑자기 데려가는 것 같아 미안했다. 출발할 때와는 다르게, 느루를 데리고 오는 길의 차 안 공기엔 막중한 책임과 무거운 마음이 뒤섞여 있었다. 낑낑거리는 느루를 안고 둘 다 말없이 서울까지 왔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듯 순진한 눈빛의 느루와 함께,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우리도 서울에 도착했다. 가족이 된다는 것보더콜리라는 견종은 가장 똑똑한 강아지 1순위로 잘 알려진 견종이다. 처음으로 중대형견을 키워보는데다가 보더콜리라는 견종에 무지했던 남편과 나는 꽤나 많은 공부를 해야만 했다. 느루가 6개이 될 때까지 우리는 가족이 되는 데 꼭 필요한 여러 과정을 거쳤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느루지만,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벽이나 물건을 이리저리 뜯어놓는 느루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처음 보더콜리를 키워보는 견주로서 서툰 점이 많았던 우리는 독 트레이닝 영상, 책, 수업까지 다양한 훈련 방법들을 찾아보며 하루하루 연습을 해나갔다. 그 과정들을 통해 나 또한 반려견과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고맙게도 느루는 그 모든 훈련에 잘 따라주었고, 지금처럼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었다.CREDIT글 사진 김성은에디터 이유경<ALWAYS - 한 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도록>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7 1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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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환장쇼 뒤 공개적 망신당한 댕냥이들
- 고심해서 사온 사료에 환장하는 댕냥이들의 모습에집사들은 내 옷 살 때보다 행복함을 느낍니다.(BUT, 내가 먹는 건 인스턴트.. 내 새끼 먹는 건 오가닉 성분 100%...) 잠든 모습을 보면 ‘이 아이가 내 인생에 없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상상을 하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죠.하지만 같이 살다 보면 얼굴 붉힐 일도 있는 법.."네가 아무리 ..내 지갑으로 낳은 새끼여도가끔씩 미워질 때가 있어.. "(아련히 눈물을 훔친다) 피자맛 조트라. 담에도 이집으로 시켜라. 쩝.1. 집사 번갈아가면서 천국과 지옥에 빠뜨리는 두 녀석2. “나는 밥을 먹었는데도 안 먹은 척을 했습니다.”3. “저는 공포 영화를 보는 아빠를 놀라게 했습니다.”4. “다음에 또 가세, 김집사”사건의 발단 : 집사가 차 타고 여행 가는 중에 집에 있어야 할 주인님이 대뜸 튀어나옴..결론 : 함께 여행하고 호텔 구경도 함.5. 갤럭시 s4 주문한 녀석과, 그걸 뒤늦게 말린 녀석사건의 발단 : 왼쪽 녀석이 무심코 휴대폰 화면을 밟다가삼성 갤럭시 s4를 화끈하게 질러버림.(오른쪽 녀석이 구매취소 버튼을 눌렀지만그건 이미 구매가 완료된 뒤였다고..)6. 지 똥에 지가 놀란 댕댕이"나는 내 똥을 밟고 소리를 지르면서 집을 뛰어다녔습니다."(우리 가족은 내가 죽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7. “저는 반짝이 장식을 먹었고, 지금은 반짝이 똥을 쌉니다.”"DISCO POO"8. 집사가 좋은 가구를 살 필요가 없는 이유블라인드 어제 샀는데 박살났다.. (feat. 무용지물…)9. “이 녀석에게 절대 먹을 것을 주지 마세요. 제발”본격적으로 망신주기 실천하는 집사님..^^10. 자랑스러운 표정 무엇..(표창장이라도 수여해야 할 것 같은 저 당당함..)이걸 보는 집사들의 심정 : "됐다..됐어..한 두 번도 아니고… "(속마음 : 인터넷에서 무슨 수제 간식 사야하지…) 애기들아~!다 괜찮으니까 건강하게만 자라자~~!!!CREDIT출처 BOREDPANDAEDITOR SW
- NEWS | 2020-06-17 12: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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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친 사슴들 치료해주는 명의 셰퍼드
- 이 녀석의 이름은, 사지입니다.사지는 현재 숲 속 동물들을 위한 재활 도우미로 취직했는데요. 사실 어른스러워 보이는 사지는 보기와 다르게 엄청난 사고뭉치였다고 합니다. 심심하면 발가락을 물며 놀자고 보채는 것은 물론이고 , 온종일 집안을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지 않는 날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내가 떡국을 9년이나 먹었어도 아직은 팔팔하다 이 말이여~”메밀과 사지 그런 사고뭉치 사지가 재활 도우미가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산책길에 만난 작은 사슴, ‘메밀’ 때문이었습니다. “그 날도 여느 날처럼 사지와 산책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사지가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어딘가로 급하게 달려가더라고요.사지를 따라가 보니, 거기에 다리를 다친 메밀이 있었어요.” 사지의 주인인 스테판씨는 곧바로 메밀을 집으로 데려왔고, 사지는 그날부로 메밀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매일같이 돌봐주었습니다. 심지어 사지는 메밀과 산책할 때마다, 메밀이 위험한 곳으로 가지 않도록다친 메밀의 걸음에 맞춰 걸으며 곁에서 지켜주었는데요. 콘텐츠가 보이지 않으세요? Instagram에서 보기그렇게 메밀은 얼마 뒤, 절뚝거리던 다리를 완치한 뒤 숲으로 돌아갔다고 하네요. 하지만 동물들에게 소문이라도 난 건지, 그 이후로도 스테판씨의 집에는 사슴들이 계속 찾아왔습니다. “한 번은 새끼 사슴이 죽어서 묻어준 적이 있었어요. . 그런데 무덤 위에 누워서 집안으로들어올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사지가 그렇게 몇 날 며칠을밥도 안 먹으면서 슬퍼한 적은 처음이었어요.” 사지는 지금도 집에 찾아오는 사슴들을 맞으며, 스테판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근황을 전하고 있는데요.누리꾼들은 연신 “너무 감동적이고 사랑스러운 셰퍼드와 사슴들”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친 새끼 사슴을 온 마음을 다해 치료해준 거로도 모자라,집으로 찾아온 사슴들에게 자신의 집을 내어준 사지.때로는 동물들의 이런 따뜻한 마음만으로도그 어떤 것보다 커다란 교훈을 얻는 것 같습니다. CREDIT출처 BOREDPANDAEDITOR SW
- NEWS | 2020-06-17 12: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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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gazine C. 혈연이 아니어도, 내가 택한 가족
-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줄리아 카메론은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에서 글이란 마음을 담고 치유하는 그릇과 같다고 설파한다. 그는 남편인 마틴 스코세지 감독의 불륜으로 이혼하면서 얻은 고통과 분노를 씻어내는 수단으로 글을 썼고, 그 안에서 무한한 치유력을 발견했다. 그러고 보면 좋은 글이란 미려한 문장이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글이 아닐까.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지만,《고양이 순살탱》을 출간하며내면의 치유를 경험한 김주란 작가에게서 그 치유의 힘을 다시 본다.김주란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5월이었다. 야옹서가의 첫 책 《히끄네 집》 출간을 앞두고 이신아 작가와 초고 자료를 함께 정리하러 갔던 제주 출장길에, 그 일대의 고양이 명소들을 돌아보고 귀경하던 참이었다. 빡빡한 일정으로 고단했지만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김주란 작가였다. 그와 연락하게 된 건,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스치듯 본 살구라는 고양이의 사진 때문이었다.▲한쪽 눈으로도 더없이 예쁜 표정으로 세상을 보는 둘째 살구한쪽 눈이 없는 고양이, 살구살구는 어렸을 때 한쪽 눈을 잃은 채 종이박스에 담겨 버려졌다가 작가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첫날부터 첫째 순구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를 차지하는가 하면, 비장애묘인 순구와 싸워도 지는 법이 없을 만큼 당당했다. 게다가 남은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는 동그란 얼굴은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이전 게시물을 거슬러 올라가 보호소 시절의 살구 사진을 보니, 작가가 얼마나 큰 사랑으로 살구를 돌봤는지 뚜렷하게 보였다. 성묘 입양과 더불어 장애묘 입양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작가를 찾고 있었기에, 김주란 작가를 꼭 만 나고 싶었다.그는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써 본 적 없는데 책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망설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마음을 끌었다. 전문 작가의 글을 받아서 책으로 만드는 건 쉽다. 그러 나 그보다는, 서툴고 어설픈 ‘초보 집사’ 시절을 거치며 지금도 꾸준히 고양이에 대해 배울 자세를 갖춘 평범한 사람의글이 더 큰 공감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었다.▲순살탱 셋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작가작가와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눠 보니, 순구와 살구의 귀여운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던 작가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작가는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오랜 기간 힘든 시절을 보냈고,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픈데도 딱히 치료법이 없는 섬유근통증후군이란 난치병을 앓고 있었다. 그는 사그러들지 않는 몸과 마음의 고통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순구와 살구가 주는 평안이 있기에 하루하루를 견딜 수 있었노라고 했다. 아픔이 있는 고양이를 인간이 구원하는 것뿐 아니라, 아픔을 간직한 사람의 마음을 고양이가 치유하는 이야기도 함께 담고 싶었기에 흔쾌히 계약을 제안 했고, 2년간에 걸친 집필이 시작됐다.고양이 사진 일기도 작품이 된다흔히 고양이가 등장하는 작품 사진이라고 하면 세계의 풍광 좋은 장소를 찾아가, 자유롭게 놀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는 것을 상상한다. 물론 그런 고양이들만 모은 작품 사진도 멋있지만, 평범한 반려인이 가장 자주 보고 사진 찍을 수 있는 대상은 바로 곁에 있는 반려묘다.자칫하면 흔한 스냅사진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을 집고양이 사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애정과 시간이다. 마음을 다해 오랜 기간 고양이의 생로병사를 기록한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소중한 가족의 역사가 된다. 다행히 작가는 첫 고양이 순구를 만난 순간부터 거의 매일같이 사진을 찍었고, 모든 사진들이 중요한 시기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고양이들 사진을 찍은 것은 물론이다. 특히 매일 올리는 인스타그램 글은 《고양이 순살탱》의 소중한 씨앗이 되었다.▲엄마 껌딱지 노릇을 충실히 하는 셋째 탱구작가의 첫 고양이는 펫숍에서 데려온 순구였다. 고양이를 하나도 몰랐던 시절, 한번 구경만 해 보려고 들렀던 길이었지만,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하얀 새끼 고양이에게 연민을 느껴 충동적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링웜에 칼리시, 허피스바이러스까지 감염되어 있던 순구는 첫날부터 아팠다. 펫숍에 연락을 때 “문 제가 있으면 교환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그제야 생명을 상품처럼 거래하는 펫숍의 현실을 직시했다고 한다.그리고 그때부터 작가는 ‘고양이 공부’를 시작한다. 동물단체 에서 왜 “사지 말고 입양하라”고 말하는지도 알게 되고, 순구 의 납작한 코와 짧은 꼬리가 스코티시폴드 간의 동종교배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전질환의 징후 중 하나라는 것도 깨닫는다.아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타자의 아픔을 이해한다둘째인 살구를 보호소에서 데려온 것도, 이미 다 큰 고양이인 데다가 한쪽 눈까지 잃어서인지 오랜 기간 입양되지 않았던 살구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작가는 점잖고 순한 순구와 매일 장난치고 싶은 살구-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고양이를 키우며 생명의 다양성을 알게 되었고, 고 양이들 덕분에 매일 웃을 일이 생겨 힘든 투병 생활도 견딜 수 있었다. 선천적으로 안구가 형성되지 않아 한 번도 세상을 본 적 없는 탱구를 셋째로 입양한 것도, 시각장애가 있는 살구를 키우며 공부한 경험이 탱구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였다. 놀라운 것은,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탱구가 뛰어난 기억력과 청각을 활용해 온 집 안을 누비고 다닌다는 점이었다.장애를 이겨내고 명랑쾌활하게 살아가는 살구와 탱구를 보며, 작가 역시 알게 모르게 삶의 의지를 배웠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그저 존재하는것만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일까. 고양이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다양한 고양이의 사 연을 접했지만, 살구와 탱구의 사랑스럽고 당찬 모습은 “고양이 출판사를 시작하길 잘했어”라고 되뇌게 만들었다. 어쩌면 묻힐 뻔했을 지도 모르는 이들의 귀한 이야기를 책으로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세 고양이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사랑스러운 모습을 포착해, 매일 같이 사진으로 보여준 작가의 힘이 가장 크겠지만.▲좀처럼 단체샷을 찍기 힘든 순살탱 세 고양이가 함께한 장면을 어렵게 찍어 보았다.고양이가 가르쳐준 큰 사랑부모님도 동생도 있었지만 늘 외로웠던 작가에겐, 순살탱 세 마리 고양이가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깊은 유대감으로 맺어진 가족이 되어주었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이웃한 다른 생명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이어졌다. 제주에 유독 많은 유기견과 들개를 보면 마음 아파하고, 집 앞에 찾아오는 길고양이에게도 급식소를 열어 매일 밥을 챙겨주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주란 작가의 첫 책 《고양이 순살탱》은 고양이라는 존재가 한 인간을 얼마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산 증거가아닐 수 없다.한국 고양이의 날 11주년 행사가 열린 지난 9월 9일, 서울에서 작가를 다시 만났다. ‘물범친구’라는별명으로 익숙한 남편과 함께였다. 세 고양이가 준 사랑으로 충만한 작가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작가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길에, 오랫 동안 숙제처럼 미뤄둔 작업인 내 첫 고양이, 스밀라에 대한 책을 하루빨리 완성하고 싶어졌다. 이제 열 다섯 살인 스밀라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이 이야기의 끝을 스밀라가 없는 장면으로 매듭 고 싶지 않아서. 좋은 작가는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김주란 작가 역시 내가 만난 ‘좋은 작가’ 중 하나로 오래 마음속에 자리매김할 듯하다. CREDIT글 고경원사진 김주란<아틀리에의 고양이 - 혈연이 아니어도, 내가 택한 가족>해당 글은 MAGAZINE C 2019년 11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2 15: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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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든지 안아줄게
- 자몽이의 울음소리털이 없는 새끼 스핑크스 고양이를 위해 극세사 털이 가득한 담요를 준비했다. 새끼일 때 많이 안아주면 커서도 덜 ‘시크’하고, 사람과 잘 붙어 지낸다는 소리를 여러 번 들어서 우리는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아기처럼 자몽이를 담요로 감싸 안아주고 재웠다. 그렇게 일 년을 지내다 보니 이제 우리는 자몽이 곁을 떠날 수 없었다.고양이가 주로 울음소리를 내며 의사표시를 강렬하게 하는 경우는 배가 고플 때, 화장실이 더러울 때, 놀고 싶을 때 등이 있다. 그런데 자몽이는 한 가지 경우가 더 있다. 바로 ‘졸릴 때’이다. 밥도 잘 먹고 물도 잘 마신 후, 화장실 까지 다녀왔는데 엄청 서럽고 불쌍하게 우는 때가 있는데, 그때가 바로 졸리다는 표시다. 자몽이는 졸릴 때, 밥을 주고 놀아주거나 화장실까지 치워줘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저 아기 때부터 쓰던 극세사 담요를 가지고 와서 포근하게 안아줘야만 울음소리를 멈춘다. 내 품에 안기고 나서야 자몽이는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잠이 든다.불편해도 괜찮아자몽이의 졸리다는 의사표시는 꽤 당혹스러운 순간에 찾아온다. 첫 번째, 나는 집에 있는 시간에 주로 공부를 하는데 자몽이는 그 시간 이면 내 의자 밑에 와서는 굉장히 서럽게 운다. 자기는 밥도 먹었겠다 충분히 여유로움을 즐겼으니 이제는 잠이 와 재워 달라는 것이다. 나는 담요로 자몽이를 안아 무릎과 책상 그 사이 적당한 곳에 두고 공부를 마저 한다. 체온이 높은 고양이를 극세사 담요에 감싸 안았으니 겨울엔 따뜻하지만, 여름이면 굉장히 덥게 느껴진다. 하지만 안겨 서 자는 것을 좋아하는 자몽이를 위해서라면 무릎과 허벅지에 흐르 는 땀 정도야 참을 수 있다.두 번째는 퇴근하고 남편과 함께 저녁을 먹는 순간에 온다. 우리가 저녁을 맛있게 먹고 있으면 자몽이는 굉장히 서럽게 우는데 처음에 는 배가 고프다는 신호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미 사료를 든든히 줬는데도 불구하고 울고 있으면 ‘아! 밥을 먹었으니 졸리다는 거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그때면 우리는 밥을 먹다 말고 주섬주섬 담요를 가져와서 자몽이를 왼팔로 안고 오른손으로 밥을 마저 먹는다.아직 아기가 없는 신혼집인데도 아기가 있는 집처럼 자몽이를 돌아가 며 안아 서로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엄마 아빠의 왼팔에 안겨 있으면서도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자는 자몽이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밥을 먹다 가도 웃고는 한다.세 번째는 밤 10시쯤 남편과 내가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TV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때이다. 저녁 시간에 장난감과 열심히 놀았던 자몽이는 잠이 오는지 소파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와서 역시나 서럽게, 특히 밤에는 불쌍하게 운다. 그때 만약 우리가 TV에 정신이 나가 있으면 자몽이는 어느새 안방 침대 위 자신의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잠들어 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짠한지 미안함이 마구 솟구친다. 그래서 우리는 자몽이가 울 때는 최대한 안아주려고 한다. TV를 다 보고 안방에 들어갈 때, 안고 있던 자몽이를 그대로 데리고 가 이불에 쏙 넣어준다. 그러면 ‘갸르릉’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이불 속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우리를 쳐다본다. 그 옆에 함께 누워 자몽이를 쳐다보면 편안함이 최고치에 달했다는 듯 자신의 베개에 얼굴을 대고 스르륵 깊은 잠이 든다.
이제 우리는 자몽이 곁을떠날 수 없었다.
안아줘야 잠이 드는 자몽이라서누군가는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처음부터 습관을 잘못 들였다며 좋지 않은 말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누구라도 ‘도도’한 줄로만 알았던 고양이가 졸음에 칭얼거리며 안아 달라고 다가오면 좋아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우리는 자몽이를 보며 미래의 아기는 안아줘야만 잠이 드는 버릇을 들이지 말자고다짐했다.비록 팔이 아프고 땀이 나며 밥을 불편하게 먹는다 해도 자몽이 묘생에서 행복한 일 중 하나가 안겨서 잠드는 것이라면, 우리는 자몽이가 행복할 수 있도록 언제든지 안아 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머리맡 가장 가까운 곳에 누워 잠들어 있는 고양이를 볼 수 있으며, 자기 전에는 얼굴 가까운 곳에서 굿나잇 눈인사를 건네주는 고양이와 함께 살 수 있다. 오늘도 마음속으로 자몽이에게 말한다. ‘평생 네가 행복만 느낄 수 있도록 해줄게.’CREDIT글 사진 김성은에디터 이유경<스핑크스 자몽이 - 언제든지 안아줄게>해당 글은 MAGAZINE C 2019년 11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2 15: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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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꽃미남 뚱이
- 가을 꽃미남 뚱이
“뚱이야, 밥 좀 먹자 응? 제발.”애타는 나와 가족들의 마음을 모르는지,아니면 알면서도 몸의 통증 때문에 입맛을 잃었는지요즘 들어 뚱이는 도무지 밥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세월 앞에서는우리는 새로운 사료를 찾고 과일 주스를 만들어 먹이면서 뚱이의 입맛을 되찾아 주려고 애를 쓴다. 사실 뚱이는 그 몇 개월 사이에 식사량 뿐만이 아니라 음수량도 줄어든 것 같다. 이제까지의 뚱이는 밥을 잘 먹고 물도 아주 많이 마시는 아이였다. 그게 16살의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드는 동안의 비법 이었다.뚱이는 밤에 디스크 통증 때문에 아파서 잠을 못 자는 와중에도 씩씩하게 간식을 열심히 받아먹었다. 그리고 그렇게 잠을 못 잔 다음 날에도 아침 밥을 먹고 물 한 그릇을 뚝딱 먹는 고맙고 기특한 아이였다.그래서 아마 쓰고 맛없는 약도 버텨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 앞에서 약해지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식욕도 잃어가고 힘이 빠지고 성격도 변하는 건.프로 순둥이우리가 뚱이를 처음 만난 건 2월이었다. 펫시팅(pet sitting)으로 시작된 인연은 그 후로도 이어졌다. 뚱이는 언제나 심장약과 디스크약을 먹고 있었고 가끔은 안약과 귀 약을 필요로 할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다른 강아지에게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려 본 적이 없고 마킹 실수를 해 본적도 없었던 순둥이 뚱이.허리 통증 때문에 항상 천천히 산책을 해야만 했고 그마저도 고작 세 발자국밖엔 못 딛을 때도 있었지만 제 자리에 한참을 서서 얼굴을 스치는 바람을 느낄 줄 아는, 그 짧은 순간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였다.어린 시절에는 나름 개구쟁이였다나?이런 뚱이에게도 당연히 어린 시절이 있었다. 보호자님한테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그땐 말티즈 누나 ‘포피’의 ‘개구쟁이 남동생’이라는 역할을 제법 잘 수행했다고 한다. 식탐이 많았던 7kg의 뚱이는 2.4kg의 작은 체구의 포피 누나 밥을 뺏어 먹기도 했고, 때때로는 엄마의 무릎 위에 있는 누나를 밀어내고 엄마 무릎을 차지하기도 했다나.그러다가 누나가 작은 으르렁거림과 조그만 송곳니로 경고를 할 때면, 덩칫값을 못하는 쫄보 동생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고 한다. 뚱이의 가족들에겐 뚱이와 포피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힘이 솟는 오누이였지만 포피는 2년 전인 2017년에 홀연히 강아지 별로 떠났다고.그때는 누구도 포피를 보낼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는 말을 하는 보호자님은 지금도 때때로 포피의 빈자리를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처음 만난 돼지고기란!뚱이는 어린 시절부터 알레르기 때문에 오리와 생선으로 된 사료와 간식만을 먹을 수 있었고, 또 나이가 들면서는 약해진 이빨 때문에 딱딱한 것은 먹기가 힘들었다고 한다.그러다 치료를 위해서 먹게 된 스테로이드 약 효과로 알레르기 반응이 줄어들어서 예전보다는 비교적 편하게 사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마저도 요즘은 입맛이 없어서인지 잘 먹으려고 하지 않았던 거였다. 그러던 중 다행히도 며칠 전에 뚱이는 입맛에 맞는 습식사료를 찾았다고 한다.16년 견생에서 처음으로 맛본 돼지고기의 맛이란! 보호자님께서 보내주신 영상 속 뚱이는 그동안 알레르기 때문에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던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 습식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우리는 뚱이가 오랜만에 허겁지겁 맛있게 먹는 영상을 보면서 다 함께 안도와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뚱이에게는 ‘뚱이’ 라는 이름이 제격이라는 생각과 함께.시간이 흘러도 뚱이는선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잃지 않았다
노란 스카프 두른 꽃할배보호자님은 뚱이가 노란 스카프를 두른 사진도 보내주셨다. 노란 스카프의 사나이. 10월 30일, 가을의 한가운데에 태어난 뚱이에게 노란 스카프는 그 누구에게보다도 찰떡이었다. 뚱이의 모색과도 잘 어울렸지만 무엇보다 절대 동안인 뚱이를 더 아기처럼 어려보이게 했고, 가을의 상징인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을 떠올리게 했다.그리고 야속하게도 시간은 더욱 빠르게 흘러 이제 완연한 가을에 머물러 있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꽃미남 뚱이의 16번 째 생일을 미리 축하하며, 17번째 생일도 노란 스카프와 함께 그리고 그 후의 생일에도 뚱이 특유의 해사한 웃음을 오래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한다.<가을 꽃미남 뚱이 - 예비 수의사의 일기>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CREDIT글.사진 성예빈에디터 이혜수 - STORY | 2020-06-10 16: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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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생,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1)
- 공생,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루벤과 페티의 중성화에 대해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건가끔 애견 관련 전시회를구경하러 다니던 중,우연히 접한 정보들 때문이었다.하지만 동물병원 선생님은루벤은 남자아이에 이미 성견이어서중성화를 한다고 해도 성격이나 성향,배변습관 등이 크게 바뀌지 않을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그렇다고 여자아이인 페티를중성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암컷을 중성화하기 위해서는 개복수술을 진행해야만 했고, 중성화 이후엔 대개 호르몬 변화가 급격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 다반수라는 점 또한 마음에 걸렸다.그러던 와중에 암컷인 페티의 모성애를(호르몬적으로)해소해 준 후 중성화를 하게 되면 수술 이후에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다.‘그렇다면, 페티를 위해 새끼를 가지게 해 보면 어떨까?’섣불리 결정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기에 고민의 무게는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페티와 루벤의 새끼들을 보고 싶다는 가족들의 의견이 많았다. 특히 그건 아버지의 ‘평생의 소원’이기도 했다.결국 우리 가족은 ‘어렵겠지만 아이들을 다 키울 수 있겠다’는 결정에 다다랐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루벤과 페티를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페티와 루벤은 서로 평생의 짝꿍이나 다름없다. 특히 루벤은 항상 페티만을 쫓아다니고 구애하는 그런 지독한 사랑의 주인공이다.2019년 초, 루벤의 끈질긴 구애에 힘입어(?) 페티의 뱃속에 아이들이 들어섰다는 기쁜 소식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갑작스러운 소식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페티의 임신소식을 지지해주고 축복해주기로 했다. 이 또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과 노력을 페티와 루벤에게 쏟는 것이 주인의 역할이자 가족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초음파의 미스터리 그리고 순산 준비임신 후, 페티는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다양한 건강검진들을 받았다.어느덧 임신 막바지가 다되었을 때쯤 찍은 초음파 사진에는 세 마리의 아기천사들이 페티의 뱃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게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세 마리가 아닌 아홉 마리가 태어난 지금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어이없는 해프닝이지만, 누가 그 상황에서 초음파 사진을 부정, 의심할 수 있었을까?우리도, 선생님도 당연히 ‘건강한 세 마리’라며 페티의 건강한 순산을 위해 축복해줬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페티의 출산 예정일은 3월 28일에서 4월 1일 사이였다. 예정일이 나오자 엄마는 24시간 케어를 할 수 있도록 안방 침대와 옆방에 안전울타리를 치고, 담요를 두 겹 세 겹으로 깔고, 여분의 수건을 몇 장씩 쌓아 두었다.그리고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진통과 출산을 위해 깨끗이 소독된 의료용 가위, 명주실 세 가닥, 그리고 아이들에게 묶어줄 리본 등도 준비해 놓았다. 드디어, 출산3월 29일 오후 5시쯤, 페티는 배가 아프기 시작했는지 알아서 옷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놀랐지만 침착하게 물그릇과 담요 몇 장을 더 들고 페티를 따라 들어갔다.엄마는 페티의 곁에서 긴장한 페티를 달래주고 최대한 편한 자리에 긴징을 풀고 누워있도록 했다. 폐티 본인도 곧 아가들이 나오는 걸 직감했는지, 힘을 줬다 뺐다를 반복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고 한다.그렇게 진통을 견딘 지 한 시간쯤 되었을까? 첫째 베리, (당시 빨강이, 또는 딸기라고 불렀던)눈이 조그맣고 눈썹이 진한 첫째 딸이 태어났다!서둘러 아기의 젖은 몸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감싸서 페티에게 보여주고 나면, 페티는 아기의 태반을 먹고 나서 천천히 아기를 핥아주며 젖을 물렸다. 알려준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알아서 아기를 그렇게 잘 챙기는지….더 놀라운 것은 방금 막 태어난 아이가 어떻게 눈도 뜨지 못한 채 기어가서 본능적으로 젖을 찾아 빠는지…. 그저 감동의 연속이었다. 첫째가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서 페티는 다시 진통을 시작했다.약 20분가량의 시차를 두고 둘째가 태어났다. 또 딸이었다. 주홍이, 지금의 루카가 꼬물이들 중 둘째로 태어났다.특히나 토실토실한 것이 꼭 다람쥐 같아서 ‘페티가 셋 중 둘을 건강히 잘 낳았으니 고지가 눈앞이다’라고 자만하고 있었다.그런데 어? 아니 잠깐, 아들이었다! 주홍이는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 워낙 아기의 꼬치(?)가 너무 작고 명주실로 감아놓은 배꼽 매듭이랑 헷갈린 탓에 숙녀인 줄 오해했던 주홍이는 아들래미였던 것이다. “어~어~어~ 막내다!” 여섯 시 삼십 분 정도에 셋째 노랑이, 지금의 디올이가 태어났다. 휴, 셋 중에 가장 작긴 했지만, 바로 젖을 찾아 본능적으로 엄마에게 꼬물꼬물 기어가는 걸 보니, 이 녀석 똑똑하구나! 안심이 됐다.그제야 엄마는 방에 있던 나를 부르셨다. 혹여나 페티가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으면 긴장이 돼서 새끼들을 안 낳으려고 참을까 봐 엄마는 최대한 일을 마무리하시자마자 나를 부르신 것이다.(참고로 그때까지만 해도 주홍이를 딸인 줄 알고 계셨다.(웃음)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2편에서 계속됩니다)CREDIT글.사진 김주리에디터 이혜수<헝가리안 비즐라-공생, 함께 살아간다는것 : 아홉 비즐라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1)>해당 글은 MAGAZINE P 2019년 10월호에 수록된 것으로, 저작권은 (주)펫앤스토리에 귀속됩니다.불법 복제 및 사용을 금합니다. - STORY | 2020-06-10 16: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