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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19 1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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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13 12: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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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12 12: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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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12 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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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06 11: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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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06 1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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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11-05 11: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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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콩깍지냐가 중요하다
- 가족 연대기어떤 콩깍지냐가 중요하다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에이씨!!!” 새벽 6시, 내 입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다. 마치 닭을 두 마리 키우고 있는 것 같다. 해만 뜨면 점프하고, 으르렁대며 뛰어다녔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잠귀가 어두운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아침마다 내 옆구리에는 분노의 엉덩이 찜질을 당하고 있는 개구쟁이가 들려있다. 아래층에서 민원도 들어왔다. 어떨 땐 집에 들어가는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도 했다. 나는 새벽이 두려웠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제발 안떴으면 좋겠다. 벗겨진 콩깍지, 웰컴 투 개춘기흩뿌려지는 개털, 뭉쳐서 굴러다니는 개털. 찢어져 날아다니는 배변패드를 보고 있자면저 깊은 곳에서부터 꿈틀거리는 마그마가 느껴진다. 처음 내 눈을 사로잡은 그 귀여운 모습은 1달뿐이었다. 점점 더 커졌고, 뛰어다니며 짖어댔다. 늘 선잠을 자서 힘들었고, 내 손을 물어뜯어 피를 보기도 했다. 하루에 최소한 2시간 이상 내 시간을 잡아먹었고집 밖에 있는 순간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휴가일에는 강아지의 거처 문제로 고민해야 했고 내가 아끼던 것들이 구겨지고 망가지고 찢어졌다. 매일 청소하지 않으면 냄새가 났고 강아지로 인해 남에게 듣기 싫은 소리도 들었다. 앞으로는 나와 가족들이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으며, 임신하고 출산하였을 때 아이가 강아지로 인하여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이 와도 나는 내가 한 결정의 결과를 책임져야 했고 앞으로도 져야만 한다. 올바른 콩깍지구름이와 바름이의 역변, 원숭이 시기. 아기 시기가 너무 짧아서 매우 슬펐다. 입양을 고려하는 모든 예비 견주는 ‘굉장히 비판적으로’ 강아지를 키우는 일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입양 전, ‘어린 강아지 콩깍지’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강아지는 우리에게 ‘이득’ 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자체로 ‘소중할 수’ 있는 존재다. 우리는 강아지를 키우는 과정에서 인내와 헌신, 시간과 돈이라는 가치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만약 강아지를 통해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다면, 내가 지불해야하는 큰 희생 앞에서 반드시 그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생명 그 자체를 귀하게 여기고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자세라면 강아지 입양에 대한 ‘올바른 콩깍지’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렇게 힘들고 고됨에도 왜 부모들은 아이를 낳아 스스로 부모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가? 그건 바로 생명이 주는 고귀함 때문일 것이다. 생명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고, 존중받아 마땅하며 큰 가치와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그 기쁨은 처음부터 다 가져지는 것이 아니다. 인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인내는 현재의 고통 속에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가치는 현재의 고통을 넘어서게 한다. 나는 오늘도 두 생명 앞에서 다짐한다. 내가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노라고 Credit글·사진 이재원 에디터 이제원?
- STORY | 2018-11-19 1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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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동 조절, 안정적인 반려견 교육
- ?CASE BY CASE충동 조절,안정적인 반려견 교육 반려견의 활발한 성향과 높은 에너지 때문에 보호자 중에는 저녁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 반려견이 뛰어오른다던가 혹은 관심을 끌기 위해 물건을 망치는 것을 경험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개들은 견종마다 개체마다 그리고 나이마다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일부 반려견들은 조금 더 많은 에너지를 내뿜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려견에게 스스로 차분해지는 것을 배우게 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교육입니다. 차분하게 행동하는 것을 교육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는 분들이 많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러한 교육을 하는 방법은 매우 많습니다. Q. 저의 반려견은 현관문에 조그만 소리만 들려도 흥분하여 짖고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달래도 보고 간식도 주지만 쉽게 진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산책을 나갔을 때 사람들이 공놀이를 하면 그쪽으로 강하게 줄을 당깁니다. 자기도 공놀이를 하고 싶다는 표현 같기는 한데,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미움을 받을까 걱정스럽습니다. A. 개는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흥분하기 쉽고 때로는 지나치게 활동적으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흥분을 자극하는 뇌의 화학물질은 24시간 동안 반려견의 몸속에 머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는 반려견이 왜 쉽게 차분해지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이제 반려견을 차분하게 가르칠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 CASE_1초인종, 청소기, 믹서기 등 일부 소리에 흥분을 많이 합니다.일부 소리에 자극이 되어 흥분하는 반려견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앉아나 엎드려 혹은 매트로 가는 행동을 가르치도록 해야 하는데, 이러한 행동을 기본 행동(defaultbehavior)이라고 합니다. 평소에 안정적인 기본 행동을 잘 가르치고 점차적으로 자극과 함께 하는 상황에서도 강화한다면, 결국은 이전에 흥분하던 상황을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게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앉는 기본 행동을 가르치려면 콩알 정도 크기의 간식을 주머니, 트릿 파우치 그리고 집 등 여러 곳에 준비해 둡니다. 그리고 반려견이 스스로 앉는 기본 행동을 할 때 준비한 보상을 전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려견이 보호자의 신호를 받고 앉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앉을 때 보상을 준다는 것입니다. 앉는 행동에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반려견의 앉는 횟수가 매우 많아질 것입니다. 그때부터 불규칙적으로 보상을 주고, 앉는 것이 기본 행동으로 잘 잡혔다는 확신이 들면 보상을 쓰다듬는 것이나 장난감 등으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되었다면 이제 거의 기본 행동이 된 것입니다. 기존에 반려견이 싫어하거나 흥분했던 소리와 상황을 점차적으로 추가하여 앉는 행동을 이끌어 보세요.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앉아를 기본 행동으로 많이 하는 이유는 앉은 상태에서는 다른 흥분된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행동을 상반행동이라고도 하는데, 앉는 행동은 흥분한 상태에서 취할 수 없는 행동이고 반려견을 진정시키기 위한 첫 번째 단계입니다. # CASE_2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저에게 오라고 하는데, 잘 안 와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반려견을 나에게 오게 하여 쉬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것은 흥분 상태를 완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흥분 상태에서 차분해지는 법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콜 교육(이리와 교육)을 하면서 보호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반려견이 원하는 행동을 가로막는 것입니다. 반려견에게 리콜 교육을 시작할 때 잘 안 된다면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내가 반려견에게 원하는 행동을 반려견 스스로 하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반려견 입장에서 보호자에게 가는 것이 놀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보호자에게 간다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연관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100% 완벽한 리콜이 집 안에서 된다면, 그다음 단계로 조용한 야외 환경에서 연습해 보세요. 같은 방식으로 방해요소를 늘려가면서 교육을 한다면, 차차 누가 봐도 능숙한 슈퍼 리콜 반려견이 될 것입니다. # CASE_3차분해지도록 가르치는 또 다른 방법은 없나요? 처음 말한 것처럼 반려견을 차분하게 교육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그러나 교육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리입니다. 반려견이 실수할 일이 생기지 않게 그리고 잘못 행동하지 않도록 먼저 관리해 준다면 모든 것이 훨씬 쉬워집니다. 누군가 집에 방문한다면 반려견을 미리 다른 방에서 쉬게 하거나 반려견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넣은 장난감을 방 안에 함께 넣어주는 방법도 매우 좋습니다.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위에 기본 행동으로 앉아와 쉬는 시간을 주기 위한 이리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에 못지않게 우리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반려견이 배울 기회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을 트레이닝 용어로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강화시키지 않기’나 ‘무시하기’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반려견이 잘못된 행동을 배우도록 보호자들이 하는 행동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반려견이 무언가를 물고 도망가면 쫓아가서 그 물건을 뺏어 오는 것, 반려견이 뛰어오르면 예쁘다고 관심을 주는 것, 식사 시간에 반려견이 다가와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면 음식을 주는 것 등입니다. 그리고 반려견이 흥분하면 보호자도 똑같이 흥분합니다. 반려견을 향해 소리지르고, 밀거나 누르며 조용히 시키기 위해 힘을 쓰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보호자가 인정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젠 조금다른 시도를 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을 성가시게 하는 반려견의 행동을 무시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반려견이 날뛴다면 그냥반려견을 지나쳐 들어가세요. 여러분을 향해 뛰어오른다면 반려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쳐다보지 않으며 만지거나건들지도 않고 고개와 몸을 돌리고 기다리세요. 반려견이 뛰는 것을 멈추고 앉으면(기본 행동을 하면) 반려견이 좋아하는 트릿을 주세요. 머지않아 집에 돌아왔을 때 보이던 반려견의 흥분이 사라지고 예의 바른 기본 행동이 형성될 것입니다. Credit글 알렉스 그림 지오니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 STORY | 2018-11-13 12: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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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타리를 허물다
- ?다견가정은 처음이라울타리를 허물다 첫날 밤아니나 다를까 노리는 또 실수하고 말았다. ‘아직은 둘째가 일렀나?’하는 찰나의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간 가운데 ‘아차..!’보리는 보리이다. 이 둘 사이에서 나의 역할이 중요한 문제였고 함께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서둘러 고쳐먹었다. 곰곰이 생각하다 한 번 부딪혀보기로 했다. 서로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보리와 울타리를 거실로 옮겼다. 보리의 존재에 또다시 당황스러워하는 노리를 품에 안고 조심스레 토닥여주었다. 서운하지 않도록, 질투하지 않도록. 한참을 어루만지니 노리는 차안정을 되찾았다. 이때 조용히 보리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가, 작은 울타리에서 답답했을 보리와 신나게 놀아주었다. 첫 만남 때보다 긴장감은 조금 사그러진 듯했다. 셋이 되어 첫날 밤. 아니나 다를까 보리의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낯선 곳에서의 밤은 꽤나 어색한 모양이다. 울타리 구석에 자리를 잡고 한참을 뒤척이다 잠이 들듯 말듯, 작은 소리에도 놀라 깨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노리의 첫날 밤은 더했다. 밤새도록 울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보니 내 발밑에서 몸을 웅크려 잠을 자고있었다. (하지만 노리는 울타리가 없었기에 지금의 보리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이긴 했다) 오늘 하루가 누구보다도 길고 험난했을 보리를 위해 나는 보리가 잠에 푹 들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다. 그렇게 보리의 모습을 한참을 지켜보다 결국 내가 먼저 잠이 들었다고 한다. 둘 사이의 벽 또는 방패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노리와 보리를 분리하였다. 누군가에게는 울타리가 벽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방패로 작용했을 것이다. 한 3일은 가깝지만 먼 사이로 그저 서로의 존재를 알아갔으면 했다. 처음 보리의 존재를 부정하던 노리는 이틀 정도가 지났을까. 울타리 주변을 얼쩡거리기 시작했다. 한 번은 자는 보리 곁에 다가가 자신도 몸을 동그랗게 말아 낮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고 숨을 참으며 끅끅 웃고 말았다.보리는 처음부터 노리에게 관심이 많았다. 친해지고 싶어서인지 노리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그저 노리가 있다는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재밌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이 둘의 삼일 밤낮이 빠르게 지나갔다. 이제 만나도 될까?‘이쯤 됐으면 괜찮지 않을까?’ 서서히 그리고 조심히 문을 열어, 보리가 울타리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했다. 보리는 가장 먼저 나에게 꼬리 모터를 흔들며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쫄래쫄래 노리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다. 그런 노리와 보리를 보고 있자니 3살 노리에겐 5개월 보리의 에너지와 호기심은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듯했다. 노리의 모든 곳을 따라다니다 못해 노리만의 공간( * 이곳은 나조차도 터치하지 않는 공간이다)까지도 침범했다. 반면에 보리는 무척이나 신났다. 울타리를 벗어나 만끽하는 넓은 공간에 실컷 뛰어도 보고 뒹굴기도 하며 영락없는 호기심 가득 장난꾸러기였다. 온 방 안을 후비고 다니며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시간을 보냈다. 포기하는 게 맘 편해이렇게 생활한 지 약 일주일이 지났을 즈음, 우리 룸메이트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보리는 제 시기에 맞게 늘 활기찼고 배변교육을 하며 이 공간의 룰을 배워나갔다. 생각보다 빠른 습득에 뿌듯한 마음이 몽실몽실 들었다.하지만 노리는 더이상 움직이지도, 부름에 반응하지도 않았다. 포기한 게 맘 편한 듯 보였다. 맛있는 간식을 몰래 줘도, 원하는 산책을 실컷 해도 집에서는 무기력했다. 보리가 다가가면 얼른 일어나 자리를 옮기곤 했다. 밥을 먹지 않아 손으로 떠 올려 코앞까지 대줘야 그제서야 마지못해 먹었다. 남자친구와 나는 병원에 데려가 상담을 받는 것을 고민해 볼 정도로 노리의 변화가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 Credit글·사진 신소현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8-11-12 12: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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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반려견과 사랑에 빠졌다
- 워너비 밤요남매나는 내 반려견과사랑에 빠졌다 ?처음 느껴본 너의 빈 공간반려견을 키우면서 국내든 해외든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다가, 단 한 번 해외 출장으로 내 반려견과 떨어졌던 적이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계속 들여다보며 ‘지금 뭐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반복하며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그 모든 시간이 궁금했었다. 출장을 나서기 전에도 괜히 내 반려견의 발바닥을 옷에 문질문질 거리며, 냄새를 스며들게 하고, 괜히 떨어진 털도 아쉬워 줍기도 했다. 남들이 보면 장기간 떨어지는 거냐 하겠지만 나에겐 3년 같던 3박 4일의 해외 출장이었다. 평소 익숙하던 냄새가 그립고, 평소에 쓸고 담기 바빴던 털이 그립고, 너의 모든 표정이 아른거린다. 이것은 처음으로 떨어져 느꼈던 내 반려견의 빈 공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권태기가 와서 질리는 게 아닌, 나는 나의 반려견에게 더 깊은 사랑에 빠져 버렸다.밤바요다는 사고 치는 건 없죠?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옆에 얌전히 있는 밤바요다를 보곤 많이 물어본다. 지금은 순하게 앉아서 사람들의 이쁨을 마구 느끼는 이 녀석들은 이렇게 얌전해지기까지 정말 난리부르스였다. 단 1초도 얌전히 있을 생각이 없는 녀석들은 어딘지도 모르는 곳을 마구 질주만 하려 했고, 기다림 따윈 참을 수가 없었다. 한 번은 ‘충격요법을 줘야지!’하고선 마구 난리 치는 밤바요다의 리드줄을 땅에 내팽개 치고 선 매우 화난 표정과 목소리로 “가!!! 너네 안 키울 거야!!!”라고 했더니, 멍~ 한 표정의 밤바요다는 날 응시를 했다. 그래! 충격요법이 효과가....... “야!! 이 개XXX아!!!!!!!”. 충격요법은 무슨. 리드줄이 풀린 밤바요다는 그 길로 공원으로 신나게 질주한 민폐 덩어리였다. 그렇게 실망만 가득한 하루하루가 지나고 딱 한 번 밤바요다랑 산책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공원 구석에서 운 적이 있었다. 리드줄을 끊어져라 당겨대는 녀석들이 너무 미웠다. 평소 같았으면 내가 어딜 앉아있든 말든 사방팔방으로 날뛰는 녀석들이그날따라 얌전히 내 옆에 앉아있었다. 딱히 그날 애들을 혼낸 것도 아니고 알아달라고 교육을 한 것도 아니었다. 사람 말을 모르는 밤바요다 손을 잡고선 마구 하소연을 했고, 밤바요다는 얌전히 손을 내밀고 뭐라고 하는지도 모를 하소연을 가만히 들어줬다. “힘들어!!”란 단어는 모르지만 녀석들은 힘들었던 지난 감정을 읽은 게 아닐까싶을 정도로 그날 이후 조금씩 바뀌었다. 무작정 질주만 하던 대형견 밤바는 내 걸음걸이에 맞춰 걷기 시작했고, 당기기 선수 중형견 요다는 내가 멈추면 같이 멈춰 선 날 기다리기 시작했다.밤바요다, 상당히 사랑스러워!밤바요다를 키우기 전엔 말이 통하지 않으면, 소통도 안 될 줄 알았고 무조건 내가 녀석들을 이해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때가 되면 밥을 챙겨주고, 때가 되면 산책을 시켜주고, 때가 되면 장난감으로 놀아주고, 때가 되서 간식을 주면 녀석들은 나를 따르기만 하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밤바요다와 1년, 2년, 3년, 4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나는 녀석들에게 기대는 일이 많고, 꽤나 많은 소통을 하곤 했다. 녀석들은 모르는 종족의 단어를 이해하려 노력하기 일쑤였고,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집중해서 알아내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상당히 사랑스러웠고, 어느 순간 말을 안 해도 내 패턴과 맞아지는 모습에 감동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너무 기쁠 땐 다가와서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내가 때로 우울할 땐 말 없이 내 품에 쏙 안긴다. 잠들 땐 내 눈을 보다 스르르 잠들고,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내 위치를 체크한다. 하루에 24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사랑스러운 녀석들이다. Credit글·사진 최소희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1-12 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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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 건너, 강아지 나라로 보내는 …
- BOOK SHOP무지개 건너, 강아지 나라로보내는 편지 “이 세상의 어딘가에 강아지라면누구라도 갈 수 있는 강아지 나라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놀러 갈 수 있는 나라세상을 떠난 강아지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나라 당신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도 분명그곳에 있거나 갈 거예요.” 도서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달래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왈칵 울음을 쏟아내던 힘겨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조금은 담담해진 마음으로 달래의 이름을 꺼낼 수 있게 되기까지 수개월을 보냈다. 팍팍한 내 삶에 한 줄기 빛이었고 작은 체구로 집 안 구석구석에 온기를 전해 주었던 나의 천사. 동물 책만 취급하는 책방을 차릴 수 있도록 내게 용기를 준 나의 개. 언젠가 내가 무지개 세상에 도착할 때 나를 마중하러 나올 나의 달래. 달래가 떠난 지 일 년이 되어가는 즈음 그리움을 담아 무지개 건너, 강아지 나라에 살고 있는 나의 달래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 편지는 너를 향하고 있는 그리움에 대한 나 스스로 위로다사랑하고 사랑하는 달래야, 어떻게 지내? 일 년이라는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갔다. 달래 너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던 지난 1년이 내 생에서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면 네가 없던 지난 1년은 내 생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었다. 드문드문 찾아오는 너의 빈자리가 나를 짓누를 때도 있었고 밤의 어스륵한 길을 홀로 걸을 때면 내 가슴속에만 살아 있는 너라는 존재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너를 더 그리워했다. 결국, 너는 死로 나는 生으로 각자의 세상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했다. 죽음은 결국 남겨진 자의 슬픔이라고 했던가…. 그 슬픔을 간직하며 오늘도 하루의 生을 살아가고 있다.여전히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일도 열심히 하지만 헛헛한 기분이 드는 어느 날 책방에 자주 놀러 오는 초등학생 영서가 왔다. 선물이라며 수줍게 내민 작은 종이엔 너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를 통해 너의 모습을 보고 나는 눈시울을 붉혔다. ‘더 잘 그려주고 싶었는데…’ 라며 수줍게 말하는 아이의 눈에서 순수함을 보았고 너와 나를 향한 사랑을 보았다. 아이를 통해 나는 한동안 너를 잊고 있었던 부끄러운 나 자신을 보았고 너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이었을지도 모르겠다.한여름의 비가 온종일 땅으로 떨어지는 날, 길 위의 천사들도 책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한다. 너를 대신해 종일 내 곁을 지키는 고양이 한 마리와 비를 피해 찾아든 또 한 마리의 고양이. 서로를 처음 대면하던 날 신기하게도 너희들은 서로를 경계하지 않았다. 혼자 남겨질 언니가 걱정돼 너 대신 나를 지키라며 길 위의 천사를 보내준 거라 나는 믿었다. 얼마 전 나는 갈 곳 없는 너를 내가 거두었듯 갈 곳 없는 새끼 고양이를 거두었다. 예전만큼 돈벌이도 쉽지 않고 여전히 가족들은 개, 고양이에 무관심하니 나 혼자서 모든 걸을 감당 해야 하는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 알지만 갈 곳 없는 생명을 내칠 만큼 나는 모질지 못한가 봐. 한 생명이 떠난 자리를 다른 생명이 대신하고 있고 나는 이 생명을 통해 너를 보았다. 너는 그 안에서 또 다른 生을 살아간다.? 나의 달래2003 ~ 2017.9.20 CREDIT글 사진 심선화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1-06 11: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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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속 숨겨진 이야기
- ?MORI IN NEWYORK사진 속 숨겨진 이야기?마치 사진 속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그곳에서 직접 반려동물들을 만나본 듯 오늘은 사진 속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조그마한 사각형 사진들 속에 숨겨진 내가 만난 뉴욕의 반려동물들의 이야기의 시작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작년 여름보통은 컬러 필름을 선호하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흑백사진이 찍고 싶은 날이다. 예쁜 햇빛이 내리쬐는 오늘 같은 날은 흑백사진이 아주 제격이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아주 조그마한 강아지와 함께 자전거를 끌며 내 앞을 걸어가는 여성을 만났다. 발끝에서 경쾌함이 느껴질 만큼 살랑살랑 신나게 걷는 강아지와 작은 네 발의 속도에 맞춰주려는 듯 아주 천천히 걷는 주인, 그리고 어쩌면 조금 전까지 강아지가 앉아 있었을 수도 있는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 어찌나 천천히 걷던지 약속 시각에 늦을까 나는 이들을 지나쳐 가야 했다. 조금 뒤 왼쪽 멀리서 또 다른 조그만 강아지가 큰 덩치의 남성과 함께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늘 그러하듯, 이쪽으로 걸어가겠구나 싶은 곳에 미리 자리하고 앉아 그들이 내 카메라 앞으로 지나가길 기다렸다. 아, 역시 컬러 필름을 가져왔어야 했나. 푸른색과 민트색을 적절히 섞어 놓은듯한 예쁜 파스텔색 차와 그 앞에 일렬로 늘어선 노란 줄이 새겨진 까만 안전바, 그 앞을 지나가는 황금빛 개, 그리고 조그마한 개에게 이끌려 가는 덩치의 사내. 아쉽다. 좋은 컬러사진이 나올 수 있을 뻔했는데. 찰칵셔터를 누른 뒤 약속 장소인 공원으로 향한다. 주말이라 그런지 공원에 사람들이 꽤나 많이 모여있다. 벤치에 줄줄이 앉아있는 사람들을 지나 걸음을 바삐 하는데 귀여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옆 사람과의 대화에 한창 빠져있는 개의 주인과 그런 주인의 관심이 필요하단 듯 주인의 다리 사이에 몸을 연신 비비적대는 강아지. 마침 렌즈를 사이에 두고 나를 발견한 강아지와 눈이 마주쳤다. 찰칵. 브라보! 2018년 올해 여름브루클린의 한 패션숍. 들어가는 입구에서 얌전한 개와 주인을 만났다. 쇼핑을 마친 뒤 밖으로 나가려는데, 같은 자리 입구에 그대로 서 있는 그 둘을 다시 만났다. 이번엔 여러 친구와 함께 있는 모습에 사진을 찍어볼까 생각하는데, 아차 ‘친구가 아닌가?’ 거침없이 큰소리로 개를 향해 Sit down (앉아)을 연달아 외치는 여행객들에 둘러싸인 주인의 당황해 하는 표정에 괜스레 내가 민망해졌다. 민망함도 잠시, 눈이 마주친 개의 주인과 나. 낯선 사람들의 관심이 귀찮다는 듯 딴 곳을 바라보는 개를 보며 주인과 나마저도 서로를 향해 호탕하게 웃어버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 막 미용실에서 나온 여성이 강아지와 걸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퉁이 옆에 자리 잡고 앞을 지나가길 기다리는데 웬걸, 직진이 아니고 이쪽으로 꺾어 오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셔터를 급히 눌렀으나 포커스 조절에 실패했다. 이런. 강가에 위치한 집을 향해 걸어가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강을 따라 죽 이어진 난간을 따라 걷다 보면 이곳을 산책하는 개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집 앞에 다다라 작년에 만났던 자전거 여인과 작은 강아지를 떠올리게 하는 중년 여성을 마주쳤다. 바구니에 앉아있던 개를 내려놓고 앞서 자전거를 끌며 앞서 걸어가는 여성과 그 뒤를 짧은 다리로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따라가는 강아지. 새는 길 없이 오고 가고 두 길뿐인 이곳에서 만난 그들의 뒤를 나도 졸졸 따라가며 여러 장 사진을 찍어 댔다. 그러다 마주친 여인과의 눈길이 민망해 흠칫 다른 곳을 찍는 척을 해야 했지만. 이야기를 사진에 담는 순간을 사람들과 공유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 순간 느껴지는 반려동물의 기분과 주인의 개성, 그리고 그 순간 나를 스쳐 가는 선선한 바람과 우리를 지나치는 수많은 행인의 걸음까지. 그 순간을 온전히 담아내기란 쉽지 않지만 이렇게 글을 써 이야기를 쏟아 낼 수가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사진 속 찰나의 순간들이 먼 미래에 대부분 굵직한 기억으로 남아있길 바라며 이렇게 글로나마 그 찰나를 공유를 하는 바이다.? CREDIT 글ㆍ사진 박모리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8-11-06 1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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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에는 검둥이의 두 발목이 잘…
- BE COMPANIONS이번 여름에는 검둥이의두 발목이 잘렸다 복날이 끝났다. 개농장에 대한 이슈로 뜨거운 여름이었고, 농장에서 길러지는 소위 ‘식용개’라 불리는 개들이 여지없이 고통스레 희생되어 속 아픈 계절이기도 했다. 시골의 풍경도 여전했다. 어느 ‘반려견’들은 무참하고 무심하게, 가족이라 여겼던 이의 식탁 위로 올라갔다. 검둥이의 두 발목이 잘린 이유 올여름, ‘검둥이’도 개고기가 될 뻔했다. 그 개는 어느 주민이 풀어 키우던 이름 없는 두 마리 개 중 한 마리였다. 주민은 복날이 되었을 때 그는 보신탕을 끓이기 위해 덫을 놓았다. 한 마리는 덫에 잡혀 희생되었다. 검둥이 역시 덫에 걸린 것은 마찬가지였건만, 덫에 걸린 채로 죽기 살기로 도망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우연이라도 덫이 풀리면 좋았겠지만, 덫은 끈질기게 검둥이의 발목을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검둥이는 앞다리 하나와 뒷다리 하나를 나란히 덫에 걸린 채 오랜 기간을 마을을 떠돌았다. 상처는 덫을 단 채로 아물었다. 덫은 조금씩, 조금씩 더 검둥이의 다리를 잘라갔다. 마침내는 덫과 함께 두 다리가 떨어졌다. 검둥이는 두 다리를 잃었을 때에야 덫에서 해방된 셈이다. 시골에서의 반려견 겨우 죽음을 면한 검둥이는 어느 부부가 집 앞마당에 놓은 길고양이 사료를 먹으며 연명했다. 배가 몹시 홀쭉해졌지만, 사람에 대한 경계심만은 풀고 있지 않아서, 검둥이를 안쓰럽게 여긴 부부가 먹이를 내밀어도 절대 곁으로 다가가지는 않았다. 먼발치에 먹을 것을 두고 가면 그제야 홀쭉한 배를 채우러 조심스럽게 식사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둥이의 배가 점점 불러왔다. 임신이었다. 임신한 채 마을을 떠도는 개의 미래는 전형적이다. 새끼들과 함께 들개가 될 수도 있고, 다시 덫에 걸려 개고기가 될 수도 있다.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의 출산은 너무나 위험했다. 부부는 출산 전에 어떻게든 검둥이를 구조해 도와주고자 했으나 사람 손을 타지 않는 검둥이를 쉽사리 잡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엔가 검둥이가 돌연 모습을 감추었다. 부부는 녀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마을을 한 바퀴 죽 둘러보았다고 한다. 그러다 조그맣게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소리를 좇아간 허름한 폐허에서 검둥이를 발견했다. 검둥이는 나무 가시가 범벅인 곳에서 여덟 마리 새끼를 품고 있었다. 부부는 직업의 특성상 출장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폭염 속에서, 또 개식용을 위한 덫의 위험에서 검둥이와 새끼들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 뒷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부는 우선 새끼들을 안았다. 검둥이는 제 새끼들을 데려가는 부부를 공격할 생각도 못 하고 안절부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부부의 뒤를 좇았다. 부부가 그들의 마당 한켠에 자리를 만들어줬을 때야 검둥이는 목줄을 할 수 있었다. 반려문화 사각지대, 시골에서의 위험 검둥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히 부부에게 마음을 열었다. 발이 잘려 절뚝거리면서도 길고양이가 가까이 오면 혹여나 새끼들에게 해코지를 할까 봐 죽을힘을 다해 고양이를 쫓아내고는 했다. 새끼들은 어미견과 부부의 돌봄 아래 구김살 없이 꼬물꼬물 눈을 떴다. 부부는 출장을 떠나며 이웃들에게 “우리가 없을 때 개들에게 밥을 좀 달라”라고 부탁하며 개들을 보살폈으나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못했다. 마을 사람들은 오랜 시간 개를 ‘먹는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 동네에서는 어린 개를 데리고 와서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키우다가 여름이 되면 잡아먹는 일이 워낙 흔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시골 마을에서의 개들은 그런 존재다. 마을을 돌아다니던 개들은 임신해서 새끼를 우르르 낳고 잡아먹히고, 그 새끼 또한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그들의 부모가 밟았던 길을 그대로 가고… 아직도 개들은 복날에 맞아 죽고, 목매달려 죽는다. 그렇게 몸에 별달리 보신이 되지도 않는 ‘보신탕’이 된다. 우리의 느슨하고 무책임한 법과 정책이 이런 악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동물 또한 지각력 있는 존재이며 희로애락을 아는 존재가 아니라 ‘먹어도 되는 것’, ‘일 년쯤 잔반 먹이다가 복날에 잡아먹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비단 개인의 문제일까. 우리 사회가 좀 더 엄중히 동물의 권리와 복지를 생각했다면, 이 비극은 좀 더 작은 크기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개식용의 위협에 종지부를 찍기 위하여 사람과 동물이 관계를 맺는 것에 실패했을 때 피해를 보는 것은 온전히 비인간동물의 몫이다. 다만 카라는 이 비극 속에서도 희망은 있고, 지금이라도 개선책을 내놓는다면 세상이 보다 나아질 것을 안다. 우리는 살아남은 어미와 그 새끼들을 부부로부터 데려왔다. 부부는 좋은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 달라는 부탁을 거듭했다. 잘못된 반려로 몸과 마음 모두 다쳐야 했던 검둥이와 태어나지도 못한 채 개고기가 될 뻔했던 새끼들의 존재는 우리나라의 개식용 문화가 얼마나 잔인하고 어리석은지 정면으로 말한다. 우리는 이름 없이 검둥이로 불렸던 어미견의 이름을 ‘연아’로 지었다. 카라는 연아를 위해 의족을 제작해 주려고 준비 중이다. 그 애가 다시 성큼성큼 뛸 수 있도록. 한편으로는 연아와 그 새끼들의 입양을 위해 입양 파티를 치렀다. 여덟 마리 중 여섯 마리 새끼들이 가족을 찾았다. 남은 두 마리 새끼들과 연아 또한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이들이니,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연아에게도, 그 새끼들에게도, 소외된 생명 모두에게도 작은 기적이 찾아오길 바란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 이 두 가지를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고 치밀하게 해나가 보면 그 기적들이 모이고 모여 세상을 바꿔 나갈 것이라 믿는다. CREDIT글 동물권행동 카라 김나연사진 동물권행동 카라에디터 이제원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11-05 11:4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