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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7 18: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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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13 15: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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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10-02 12: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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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9-28 11: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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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9-19 1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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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9-18 11: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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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기지마 고양이들의 어떤 하루
- WONDERLAND사나기지마 고양이들의 어떤 하루 일본의 지중해라 불리는 세토우치내해(???海)의 작은 섬 사나기지마(佐柳島). 낚시와 일출, 일몰의 명소로 유명하며 고양이들도 많이 살고 있다. 주민들도 고양이를 좋아하여 스스로 고양이 섬이라 일컫는 곳이다. | 사나기지마는 가가와(香川)현의 다도츠(多度津)항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이 걸린다. | 섬에 도착하자 단순한 섬의 지도가 보이며 노란 고양이 한 마리가 마중을 나온다. | 심심한데 잘 놀러 왔다고 야옹거리는 노란 고양이. | 항구의 한편에는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배의 부표가 데롱데롱 걸려있다. | 인기의 고양이 캐릭터들이 그려진 부표, 키티도 도라에몽도 알고 보면 고양이라는 사실. | 고양이 섬의 고양이답게 다들 여유롭다.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욱 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사나기지마의 고양이들. | 섬의 언덕 위에선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신사가 있다. | 언덕 위에서 바라본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 부끄럼을 많이 타는 노란 고양이도 만날 수 있었다. | 섬에 하나밖에 없는 작은 상점은 고양이들이 모이는 아지트. | 상점 입구 주변에서는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잠들었거나 졸고 있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 그저 바라만 볼 뿐 웬만해선 움직이지 않는 사나기 섬의 고양이들. 섬의 풍경과 같이 여유롭게, 주민들과 고양이들이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CREDIT글·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17 18: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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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웠던 묘연이 열어준 세상
- WITH MY CAT두려웠던 묘연이 열어준 세상 나에게 고양이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동물이었다. 멀리서 보는 건 좋았지만 막상 고양이가 따라오면 나도 모르게 도망치기 일쑤였다. 집 계단에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살아도 멀리서 지켜만 보고 간간이 간식 몇 개를 주는 걸로 그쳤다. 귀엽긴 하지만 막상 키우기는 싫은 그런 동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주 고양이를 사랑하고, 또 실제로 키우는 집사가 되었다. 가장 외로울 때 찾아온 아이2014년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해였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힘들고 서로 지쳤으며 마음이 공허한 상태였다. 그때 동생이 고양이를 키우자고 제안했는데 선뜻 키우기에는 덜컥 겁이 났다. 그 후에도 동생이 고양이를 데려오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나는 극구 반대했다. 한 달 후, 동생이 문자로 사진 하나를 보내왔다. 새끼고양이 네 마리가 꼬물꼬물 붙어 있는 사진이었다. 시장 상인 분이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키울 사람이 없으니 데려가라고 하셨다고 한다. 작고 어린 생명을 보니 문득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결국 고양이를 키우기로 결심했고, 네 마리 중 카메라를 마주보던 치즈색의 고양이가 지금의 모모가 되었다. 모모가 집에 도착했을 때, 그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디가, 왜 아픈 거니?처음 집에 왔을 때 모모는 태어난 지 고작 한 달째였고, 어미 젖 대신에 박스 안에 흩뿌려져 있던 식빵 부스러기를 먹고 지낸 모양이었다. 제대로 못 먹어 500g이 채 안 나갔고 병원에서는 체중 미달이라고 했다. 귀에는 진드기에, 두 눈은 부어 있고 배가 빵빵해 기생충 검사도 했다. 다행히 나와 동생의 보살핌으로 모모는 점점 건강해져갔다. 하지만 초보 집사인 나는 아직 실수투성이였고, 뭐가 잘못됐는지 한 달 반 동안 모모의 설사가 그치지 않았다. 이유를 몰라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신장에 이상한 게 보인다고 했다. 정밀검사를 해봐야 하지만 전염성 복막염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다. 검색해봤더니 치사율이 100%인 아주 무서운 병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착잡한 심정으로 모모를 꼭 끌어안았다. 온갖 생각이 다 났다. 무서웠고 눈물도 났다. 내가 잘 돌봐주지 못해서 그런 건가…? 하지만 정말 다행히, 피 검사를 했더니 전염성 복막염의 가능성은 안 보인다고 했다. 안심했지만 모모는 또 약을 먹는 중이다. 중성화 수술 이후 물을 잘 안 먹어서 방광염이 생긴 탓에 열심히 보조제를 먹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모를 잘 돌보는 것밖에 없겠지. 부족한 집사 만나서 고생이 많은 것 같다. 새로운 세상에 입문하다모모와 같이 지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많이 배웠다. 또 집에 들어갈 때도 누군가 날 반겨준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지고 외로움이 사라졌다. 자기 전에 모모를 만지면 그르렁대는 소리를 들으며, 허전하고 힘들었던 모든 마음이 채워지고 힐링 되는 듯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하지만 때로 집에 혼자 있을 모모를 생각하면, 이 모든 고마움이 오히려 이기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울 것 같은 모모에게 평소 더욱 관심을 가지기 위해 모모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을 SNS에 올려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점점 고양이에 대한 관심의 폭도 증가했다. 길고양이들도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캣맘까지는 아니지만 TNR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하기도 했다. 감정이 더 풍부해졌는지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보면 절로 눈물이 나온다. 말 못하는 동물뿐 아니라 약자들의 존재 자체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이 작은 고양이 한 마리로 집안사람들의 감정과 생각까지 변한다는 게 참 신기하다. 동물을 키운다는 건 단순한 케어가 아니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우리가족 모두를 변하게 해준 모모를 앞으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모모의 시간에 맞춰서 사랑해줄 것이다. 우리 가족이 된 고양이 박모모!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 말고- CREDIT글 사진 박은영 (모모 반려인)
- STORY | 2017-10-13 15: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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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날 깨운거냥, 하코네에서 만난 길…
- WONDERLAND누가 날 깨운거냥하코네에서 만난 길 고양이 후지산이 맑게 비치는 하코네 아시노코 호수. 옆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기분이다. 온몸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길고양이 한 마리도 호숫가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는데……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예상치 못한 의심을 받고 말았다. | 아시노코 호숫가에 누워있는 고양이. 몸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 하지만 오후의 따뜻한 햇살은 고양이를 늘어지게 만들고 | 눈꺼풀과 머리는 점점 무거워져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을 향한다. | 즐거운 고양이 꿈을 꾸어야지 하며 잠이 들려는 순간. | “뭔가 이상하다옹.” 왠지 모를 위화감에 고양이가 눈을 뜬다. | “윽. 어떤 놈이 여기 돌을 갖다 놨냥?” 고양이의 머리 밑에는 울퉁불퉁한 돌멩이가 놓여 있었다. | 순식간에 매서워지는 고양이의 눈초리. | “네가 그랬냥!” “아, 아, 아닌데요. 저는 그냥 지나가던 사람…….” | “너밖에 없다옹. 이 돌에 대해 설명해 보라옹.” 화가 난 고양이의 주변엔 나뿐이었다. 갑작스러워 마땅한 변명이 나오지 않았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맞은편에서 미인 세 명이 걸어오자 고양이의 시선은 빠르게 그쪽으로 향했다. 화가 나 뾰로통했던 표정이 금세 귀여운 고양이의 얼굴로 돌아왔다. CREDIT글 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11 11: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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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할 거니까,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니…
- BE COMPANIONS행복할 거니까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1년이 걸렸다. 가까스로 야옹이를 구출해서 협력병원으로 가는 차 안엔 침묵이 흘렀다. 그 보드랍고 긴 털이 갑옷처럼 딱딱하게 엉켜버린 것처럼, 기쁨과 슬픔, 미안함과 노여움, 삶의 회한 같은 감정들로 마음이 뒤엉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짙은 잿빛의 야옹이는 소위 말하는 A급 페르시안이다. 9년 전 100만원을 주고 사왔다며 내심 자랑하듯 말하던 야옹이 주인의 면상이 떠올랐다. 주인은 작년부터 야옹이를 놓고 우리와 실랑이를 벌였다. 야옹이가 아프다며 연락은 계속 해오는데 보낼 듯 말 듯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우리는 이런 유형의 구조 건을 두고 ‘실갱이 건’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아픈 고양이를 위해 돈까지 써가며 치료해 줄 마음은 없지만 고양이가 다시 건강해지면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야옹이의 주인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Don’t touch me처음 마주한 야옹이는 집 지키는 개처럼 잔뜩 몸을 웅크린 채 사무실 구석에 앉아 있었다. 같은 시공간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자기만의 세계에서 철옹성 같은 방어벽을 치고 있었다.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었고 몸은 비쩍 마른데다 털은 갑옷처럼 딱딱하게 뒤엉켜 있었다. 나를 보더니 여느 길고양이들보다 더 경계하며 화를 냈다. 완벽하게 인간을 거부하고 있었다. 주인은 비싼 돈 주고 사왔는데 애교도 없고 경계만 하는 야옹이를 나쁜 고양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람을 잘 따르도록 성격까지 개량된 페르시안이 이토록 경계가 심한 경우는 대부분 환경 탓인데 말이다. 야옹이가 움직이는 시간은 하루 한 번 식사 때였다.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가 주린 배린 채우기 위해 걸어 나오는 모습은 꼭 다리가 처음 생긴 인어공주의 걸음걸이와도 같았다. 고통스러움 그 자체였다. 야옹이는 한 때 성행했던 발톱제거수술을 받았다. 사람으로 치면 손발가락의 끝마디를 절단하는 것과 같다는 발톱제거수술을……. 그러나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미처 발톱이 제거되지 않은 발가락에는 늘 염증이 차 있었다. 주인은 야옹이가 컨디션이 나빠 밥을 잘 먹지 않을 때마다 협회로 연락했다. 고양이가 죽을 것 같다고……. “애도 못 낳는 병신 고양이”주인은 또 야옹이가 발정이 날 때마다 동네 전봇대에 묶어뒀다. 야옹이를 살 때 낸 돈의 절반도 안 되는 중성화 비용이 아까워서였을까. 야옹이의 발정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주인은 동네 길고양이와의 교미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때마다 생김새가 다른 야옹이는 길고양이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야옹이는 단 한 번도 임신이 되지 않았다. 이런 야옹이를 주인은 “애도 낳지 못하는 병신 고양이”라며 거칠게 다뤘다. 주인의 폭언과 폭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영양실조와 스트레스로 비쩍 마른 야옹이가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데. 야옹이는 이런 식으로 9년을 버텨왔다. 이번에 다시 가서 보니 전보다 더 초췌한 모습이었다. 더 이상 광범위하고도 애매모호한 동물현행법만 따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주인에게 강경히 대응하기로 했다. 먼저 협회 차원에서 법적으로 대응 가능한 법률자문을 구한 후 주인을 설득했다. 방치는 학대의 전형적인 유형이니 야옹이가 남은 묘생이라도 편히 쉴 수 있게 소유권을 포기해 달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병원비를 부담해야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말에 주인은 야옹이를 떠넘기듯 우리에게 주었다. 행복이 기다리고 있어1년 동안 인내를 삼키며 온갖 설득 끝에 데려온 야옹이의 눈빛은 꺼져가는 불빛처럼 흐렸다. 병원에서 도착해 기본검사 후 발톱제거수술 부작에 대해 상담했지만, 담당 수의사는 중성화 수술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극심한 탈수와 빈혈 그리고 자궁축농증이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고. 저체중이라서 수술을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두면 통증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야옹이를 나는 진심으로 위로했다. “야옹아, 사람이 싫지? 왜 모두가 너를 괴롭히고 힘들게 할까 생각했지? 사람으로서 미안해. 내가 대신 다 사과할게. 야옹아…….”야옹이는 말하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다행히 수술을 잘 마친 야옹이는 현재 협회 회원의 기부로 개별 룸서비스가 제공되는 고양이 호텔에 묵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차가운 바닥이 아닌 따뜻하고 폭신한 이불에서 자고, 개 사료가 아닌 맛난 고양이 사료와 캔을 공급받으며. 또한 폭언과 폭력이 아닌 상냥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손길로 보살핌을 받으면서 말이다.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의 손을 극도로 싫어하는 야옹이를 보며 나는 다시금 희망을 품는다. “야옹아. 우리 한번 해보자. 너에게 꼭 행복감을 맛보게 해 줄 테니, 너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힘을 내 줘.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행복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그래서 우리는 널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CREDIT글 사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박선미? 본 기사는 <매거진C> 과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10-02 12: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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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라니요, 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 MEDICAL감기라니요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감기란 호흡기 계통에 발생하는 질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고양이가 콧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면 평소 감기 정도는 잘 이겨냈기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물론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지만 상당수 고양이가 치료시기를 놓쳐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 감기를 유발하는 고양이 상부 호흡기 질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 중 감염으로 인한 원인의 90퍼센트는 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와 관련되어 있다. 반려묘가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가장 먼저 이 두 가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바이러스흔히 이야기하는 ‘허피스’와 ‘칼리시’는 허피스 바이러스와 칼리시 바이러스를 뜻하며 정확히는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증,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두 가지 다 고양이 상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콧물?재채기?식욕부진?고열 등을 동반한다. 두 바이러스는 고양이 진료에 있어 항상 같이 언급되는데 미생물학적으로는 전혀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지만 임상증상만으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질병 초기 검사를 통한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리시 바이러스의 경우 증상이 없는 보균 고양이에 의해 주로 전파되며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상부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함께 구내염과 같은 구강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구취?잇몸 발적?식욕부진?침흘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다른 원인으로 인한 구내염과 달리 항생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못한 편으로 치료가 어렵다. 그밖에도 결막염?치은염?관절염?방광염?피부질환 등 광범위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각한 전신 질환을 동반해 환자를 더 위독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허피스 바이러스 역시 고양이간 직접 접촉으로 감염이 이루어지고 감염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잠복이 가능하다. 어떠한 스트레스 요인이나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병하며 이러한 요인이 발생한 후 4~11일이 지나면 바이러스 배출이 일어난다.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심각한 안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 결막염을 시작으로 각막염?각막궤양?안구건조증?포도막염 등 광범위한 안과 질환이 발생한다. 특히 나이 어린 고양이에게서 치명적인 안구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하면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 한다. 대증치료가 주를 이뤄최근 항바이러스 약물이 다수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치료는 쉽지 않다. 직접적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약물은 없으며 바이러스의 배출과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이 사용된다. 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도 마찬가지로 대증 치료가 주를 이루고 몇 가지 항바이러스 제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감염 환자는 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면역력이 충분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에 벗어난 고양이의 경우 간단한 대증 치료로 치유되거나 혹은 치료 없이도 완쾌할 수 있다. 그러나 중증이라면 추가적인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때 충분한 수액 공급이 중요하다. 장기간의 식욕 부진과 호흡기 질환을 겪으면 구토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없어도 탈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며 분무치료를 통해 코 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만성 호흡기 질환 및 식욕부진 등으로 인한 2차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허피스 바이러스의 경우 항바이러스 약물과 보조제를 이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허피스?칼리시 바이러스 감염증은 스트레스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그러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상황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화장실?음식?새로 온 고양이?낯선 사람의 방문?집 주변 소음 등을 들 수 있다. 가급적이면 평소와 다른 환경적 변화를 만들지 않도록 하고 식기?고양이 용품?화장실 등을 청결하게 유지한다. 이와 함께 적절한 백신 접종이 도움이 된다. 워낙 만연하게 퍼져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백신이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접종을 실시하면 감염이 되더라도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하지 않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밖에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잠복해있는 경우가 많으며 생체 외 환경에서도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할 수 있으므로 다른 고양이와 직간접적인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와 예방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엘라이신의 경우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부작용도 적고 효과도 입증된 보조제다. 주로 영양제 형식으로 판매되고 있어 쉽게 구입이 가능한데 발병 초기에 효과적이므로 허피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투약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방을 위해서도 많이 사용되지만 예방효과만 고려해 특별히 증상도 없고 스트레스 상황 하에 있지도 않은 고양이에게 장기 급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엘라이신이 특정 아미노산을 억제해 결핍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분명 도움이 되지만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사용하도록 한다. CREDIT글 김방창 원장 | 동물메디컬센터W 원장, 내과 및 고양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그림 박혜미?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28 11: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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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가까이, 빛나는 대가족의 집
- LIVING WITH CATS하늘 아래 가까운빛나는 대가족의 집? 어색할 수 있는 첫 만남에도 민정 씨는 환하게 웃으며 가족 소개를 했다. 길에서 주워 온 첫째 겨울이, 크림 털 나나, 나나의 아들 필립이, 순둥한 마리, 마리 아들 콩이, 난청이지만 당당한 하나, 메인 쿤 둥이, 고양이를 닮은 포메라니안 사랑이. 민정 씨는 그렇게 털옷 입은 가족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일곱 남매가 진짜 원하는 것 가족은 고양이들 때문에 현재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넓은 2층 구조에 테라스까지 갖춘 이 집이 고양이들과 함께 살기에 제격이었다는 것이다. 그 말대로 고양이들은 이 방부터 저 방까지 가로질러 뛰어다니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공간을 마음껏 누비고 다녔다. 고양이를 위해 이사 온 만큼 부부는 고양이들을 위해 집을 정성껏 꾸몄다. 그 중 첫 번째는 방 하나를 통째로 고양이들에게 내어준 것이다. 부부는 기존에 있던 캣타워를 벽 한 쪽에 배치했다. 맞은편 벽에는 고양이들이 즐겨 올라가 칸칸이 차지하던 책장을 놓았다. 책장은 부부가 고양이들의 이동이 쉽도록 돕고 스크래처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손수 보강한 상태였다. 자칫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가 될 수 있었던 낮은 벽에는 고양이 화장실이 일렬로 놓여 있다. 그 앞에 있는 홀딩 도어에 대해 물어보니, 고양이들의 화장실 모래가 방으로 흩어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직접 설치했다고 한다. 목적대로 홀딩도어 설치 이후 방으로 튀는 모래는 현저히 줄었다. 그리고 고양이들도 새로운 공간이 생겨서인지, 눈에 덜 띄게 배변 활동을 할 수 있어서인지 꽤 좋아했다. 홀딩도어 위 벽에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담긴 우드락 액자가 걸려 있다. 일형 씨가 꼬박 하루에 걸려 우드락을 사진 크기에 맞춰 잘라 붙여 만든 액자다. 사랑과 부지런함으로 가득 메운 액자에서는 일곱 남매의 성장기를 엿볼 수 있다. 고양이들의 역사를 물끄러미 감상하고 있자니 일형 씨에게는 남집사라는 표현보다는 아빠라는 표현이 훨씬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부부가 고양이들을 위해 방을 열심히 꾸몄음에도, 고양이들은 부부가 기대한 만큼 이 방을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고양이들은 부부가 가는 곳만 쫓아 따라다녔다. 민정 씨가 1층의 안방으로 가면 함께 가고, 거실로 가면 거실 어딘가 그녀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아빠가 2층으로 가면 아빠를 따라 2층으로 가고, 테라스로 향하면 함께 테라스로 간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건 그들을 위해 꾸며진 방이 아니었다고, 그냥 엄마와 아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아하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민정 씨의 얼굴에는 행복이 담뿍 내려앉아 있었다 가족의 이름으로 가족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지만, 고양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이 있다. 바로 테라스다. 부부는 고양이들을 위해 인조 잔디를 깔고 PVC 래티스로 테라스 울타리를 둘렀다. 노란 빛을 내는 LED 태양광 정원등도 다섯 개 설치했다. 고양이들을 위한 이동장과 집도 놓고, 한 쪽에는 캣그라스과 캣닢을 심은 화분을 놓았다. 사람을 위해 설치한 파라솔과 테이블도 고양이들의 차지다. 고양이들은 이곳에서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쐰다. 새소리를 들으며 구경하는 하늘은 시야를 가리지 않고 보석 같은 눈에 오롯이 담긴다. 테라스로 통하는 문에는 베란다용 개문이 설치되어 있다. 고양이들이 테라스로 가기 위해서는 항상 문을 열어놓아야 했는데 여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기와 벌, 파리 등의 벌레가 열린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물론 벌레가 들어온다면 고양이들이 떼로 몰려가 앞다투며 사냥했지만, 집 안으로 벌레가 들어오는 것은 그리 썩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집 안의 환경과 고양이들의 자유로운 왕복을 위해 찾은 합의점이 바로 개문이었다. 강아지를 위한 문이지만 정작 강아지인 사랑이는 무서운지 못 지나다니고 있단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들락날락거리며 사랑이 몫까지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8년 전 겨울이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가 싫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관심이 없고 좀 꺼려지는 정도였죠.” 민정 씨가 의외의 말을 꺼냈다. 반려동물로는 강아지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때 딸 은체 씨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입양해야 하나 고심하던 때, 다친 채 자동차 보닛 속에서 울고 있던 새끼 고양이 겨울이가 그 고민에 종지부를 찍었다. 목덜미에 깊은 상처가 나 있던 회색 고양이는 치료하고 씻기고 보니 하얀 털이 뽀송한 고양이였다. 겨울이는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었다. 그 뒤로 다른 고양이들도 가족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부의 집은 손길 닿는 곳마다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녹아있다. 창문에 매단 해먹이나 계단 중간 공간에 올려놓은 캣타워, 편하게 올라가라고 설치한 고양이 선반 등에서도 그 마음이 엿보인다. 부부는 일곱 남매를 위해 부지런히 집을 닦으면서 다른 생명에 대해서도 손길을 내밀게 됐다. 집 근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내어주고, 동물보호단체와 결연을 맺어 보호소의 고양이를 후원하는 삶. 외면할 수도 있었던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어진 삶을 살게 된 것은 틀림없이, 남매에게 베풀고 받아온 사랑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눈을 맞추자고 속삭였기 때문일 것이다. CREDIT에디터 김나연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19 1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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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이와 가족의 탄생, 그리고 15년 후
- 잠시만 안녕뚱이와 가족의 탄생, 그리고 15년 후 2003년 7월, 나는 남편과 결혼한 후 곧장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꿈 많고 열정이 넘치던 시절이었다. 뚱이는 그 해 10월에 입양했는데 그때 이미 생후 7,8개월쯤 되어 큼직했다. 알고 지내던 일본 유학생의 고양이가 뚱이의 엄마였다. 좀 더 말하자면 유학생이 미국으로 데려온 고양이가 미국 고양이 아빠를 만나 뚱이를 낳았다. 뚱이의 엄마는 흔한 삼색이 고양이었는데 아빠가 메인 쿤이었을 것이다. 삼색이 배에서 뜬금없이 우람한 자식 둘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뚱이였다. 뚱이는 그 때 한 살도 안 됐지만 벌써 서너 번 파양을 당한 아픔이 있는 아이였다. 덩치도 남다르게 큰 데다 쓰레기통도 막 뒤집어 놓고 소리도 우렁차고… 여간 와일드한 게 아니었나 보다. 우린 부부였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외로움을 느꼈기에 뚱이의 넘치는 에너지는 오히려 바라던 것이었다. 유학 중에 뚱이는 소위 말하는 마당냥이, 정확히는 등산냥이었다. 집 뒤에 야트막한 동산이 하나 있었는데 뚱이는 거기를 자기 놀이터처럼 썼다. 아침에 우리가 등교할 때 뚱이는 배불리 사료를 먹고 우리와 함께 집밖으로 나와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나무도 타고 사냥도 하며 넓은 땅을 마음껏 뛰어다니다 오후가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 부부의 차 소리를 듣고 쪼르르 내려왔다. 그때 가끔씩 쥐를 잡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지금은 집이 좀 커졌지만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와 마련한 신혼집은 단칸방이었다. 미국에선 산을 타면서 뛰어다니던 뚱이를 좁은 집에 살게 하려니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그래서 집 안에서 술래잡기 놀이를 참 많이 해줬다. 꼭꼭 숨어 있던 나를 뚱이는 용케 찾아냈고, 내가 ‘어!’ 소리 지르면 역할이 바뀌어 뚱이가 도망가는 식이었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 불안한 시절이었지만, 작은 신혼집에서 우리 부부와 뚱이의 추억은 차곡차곡 쌓여 갔다. 뚱이와 우리 부부는 같이 늙어가고 있다. 한두 살 때는 호기심 넘치고 언제나 즐거웠던 뚱이. 지금은 피부나 털 상태도 안 좋아지고, 잠도 부쩍 늘어난 데다 장난감 레이저를 쏴도 눈으로 쓱 흘기고 만다. 뚱이의 나이는 열다섯. 그 숫자를 생각해보면 그건 곧 우리 가족의 역사이기도 했다. 뚱이가 기력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 가족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어 짠한 마음이 든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을 꽉 채운 우리 뚱이. 하지만 아직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친정집 고양이 ‘꼬마’는 14살인데 고막에 염증이 심해 수술도 많이 받았고 백내장까지 걸렸다. 곧 죽을 것 같다. 하지만 뚱이는 이때까지 감기 한 번 앓지 않았다. 이가 안 좋아 가끔 토는 하지만,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가족을 든든하게 지켜줬다. 어렸을 때부터 야생에서 자라 튼튼한 데다 딱 보면 아시겠지만 타고난 골격도 남다른 걸. 나는 뚱이가 스무 살까지는 살아줄 거라 굳게 믿는다. CREDIT글 정현아 사진 곽성경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9-18 11:4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