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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2 11: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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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2 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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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5-01 0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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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4-28 14: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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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4-25 11: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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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7-04-25 10: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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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네 레트로 하우스
- LIVING WITH CATS노란 빛으로 잔잔히 채우다단풍이네 레트로 하우스작년 가을, 전형준·박정은 부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린 치즈태비 고양이를 만났다. 훗날 ‘단풍이’라 이름 붙이게 된 그 고양이는 허리 높이의 담장에서 부부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이리 와’라는 말에 형준 씨의 품에 덥석 안겼다고. 집으로 올 때까지 얌전히 품에 안겨있던 고양이는 그렇게 부부의 아들이 됐다. 기역 자 모양 베란다를 가로질러 복층 끝까지 달리는 삶을 사는, 그 집의 인테리어 배치를 완성시키고 있는 에너지 가득한 아들이. 로망은 힘을 내어 쟁취하는 것 부부는 ‘할머니네 집’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꿈꿨다. 힘 들고 벅찬 삶에서 사랑하는 공간에 몸을 따뜻이 뉘일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의미를 가지니까. 자본금과 추후 자녀 양육 계획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줄곧 살아왔던 동네에 낡은 빌라를 계약하고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그간 인터넷 서핑을 하며 수집 한 인테리어 레퍼런스, 업체 목록 등이 부부의 결의를 북돋아 주었다. 다만 23년 된 빌라에서 수도배관과 난방배관을 책임지면서 부부의 인테리어 욕구도 꽃피워줄 업체를 찾는 데는 많은 발품이 들었다. 더군다나 부부는 빌라의 천장 위에 자그마치 1.5m는 더 되는 공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 부부와 합을 맞춰 이곳을 개조할 전문가를 찾는 게 힘겨운 작업이었다고. 결국 서로의 조건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부부가 로망의 집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트로 하우스를 뜯어보자 현관ㅣ좁은 집임에도 중문을 설치했다. 현관의 먼지 차단과 겨울 추위 차단에 굉장한 효과가 있다. 크고 깔끔한 신발장이 들어섰다. 거실ㅣ 4m는 되는 천장과 최소한의 벽만 남겨 놓음으로써 탁 트인 공간을 얻었다. 흰 벽 또한 개방감에 한 몫 하고 있다. 집 안의 추위와 더위를 대비해 커다란 실링 펜을 매달았다. 다이닝룸ㅣ주방과 거실과의 매끄러운 연결성을 위해 모서리 부분을 잘라 오픈된 문을 갖추고 있다. 거실과 통하는 창문이 있어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천장 라인을 따라 선반을 높게 달았고, 그 자리에 잘 쓰지 않는 서류나 책 등을 놓았다. 눈에 보이는 위치는 애정을 받고 있는 물건들의 자리다. 바닥에는 먼지와 털이 잘 엉기지 않는 키치적인 카펫을 깔고, 따뜻한 색감의 목재 테이블로 집 전체 분위기를 맞추었다. 부엌ㅣ상부 수납장은 2단으로 높지 않게 제작해 답답한 느낌 을 최소화했고, 하부장은 기역자로 꺾어 제작함으로써 거실과 구별된 공간감을 얻었다. 스프링포켓 선반 아래에는 주방도구 걸이를 설치했다. 가스렌지와 냉장고 맞은편에는 아일랜드 식 탁을 주방가전 배치용으로 놓았다. 침실ㅣ가장 햇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공간이다. 침대와 스탠드 가 들어가고서 남은 공간에 가벽을 두 개 둘러 작은 드레스룸을 만들었다. 덕분에 침대는 집에서 가장 아늑한 곳에 위치하게 되었다. 다락이 있는 방ㅣ미래의 아이를 위해 비운 방인데, 현재는 단 풍이가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베란다ㅣ화분을 키우고 창고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단풍이를 위해 캣워커를 설치했다. 단풍이는 이곳에서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 세상 구경을 한다. 너를 위해 바꾸었어, 정말이야 어느 날 부부의 품 안에 똑 떨어진 단풍이는 부부의 삶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인도해 주고 있다. 우선 단풍이는 집안의 소품 배치를 바꾸는 데 일조한다. 다이닝룸 창문에 올려놓았던 화분과 피겨들은 다른 자리를 찾아 이사를 갔고, 부부가 사랑하는 드라이플라워는 단풍이의 먹잇감이 되 기 좋아 벽에 걸게 됐다. 고양이 알러지가 있는 정은 씨의 알러지 반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로봇 청소기와 전기 건조기를 구매했다. 덕분에 아침 11시마다 로봇 청소기가 털과 먼지를 수집하고 다니고, 옷과 수건 등은 고양이 털을 비롯한 이물이 묻지 않고 뽀송하게 말라서 삶의 쾌적함을 더 높였다. 침실을 단풍이 출입 금지구역으로 지정했기에 침실 문 을 자유롭게 열지 못하는 건 불편하지만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기쁨이라고 한다. 짙은 체리색 몰딩에 나무로 만든 바닥재를 배경으로 노란 전구가 따뜻하게 반짝이는 따뜻한 집. 부부의 헌신으로 빚어낸 노란빛 공간에서 단풍이는 보호색을 입은 것 같다. 이 집의 색과 닮은 고양이는 오늘도 베란다를 가로지르고 부엌과 다이닝룸을 뛰어넘어 다락방까지 달려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테이블야자를 뜯어먹는 등 집 안의 식물들을 숱하게 위협하는 단풍이지만, 따뜻한 부부의 집을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완성시키는 것도 역시나 단풍이다. 그리고 다정하고 상냥한 빛깔의 이 집에서, 두 사람과 고양이 하나가 계속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믿을 이야기다. CREDIT글 김나연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2 11: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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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는 육묘 중 | 3화 오냐의 눈물
- 아빠는 육묘 중3화 오냐의 눈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가 바로 동물의 건강일 것이다. 다치거나 아픈 날이면 설사 자식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자식이 아플 때의 부모 마음을 어느 정도는 알게 된다. 불현듯 찾아온 사고 오냐가 생후 5개월쯤 되었을 무렵.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늘 달려와서 내 다리에 안기는 오냐는 보이지 않고 바닥에 이물질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오냐가 토한 것이나 배설물로 보였다. 물론 토사물과 배설물도 그렇게 사방에 널릴 만큼 많이 있을 수 없었지만, 그 정도로 당시 상황은 현실성이 없었다. 불을 켜고 다시 보니 그건 검붉은 피였다. 순간 하늘이 노래지면서 오냐부터 찾았다. 오냐는 화장실 모래 위에 웅크린 채 쉰 목소리로 울고 있었고 뒷다리는 피로 흥건했다. 나는 오냐를 안고서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고 그제서야 나도 정신을 차리고 오냐의 다리를 자세히 보게 되었다. 오냐의 왼쪽 뒷다리는 부러지고 찢어져 뼈가 다 드러나 있었다. 방충망을 타고 올라가다 떨어진 것 같았다. 나의 부주의함에 죄책감이 물밀듯 밀려왔고 자식이 아프면 부모의 심정이 이렇구나 싶었다. 한밤 중에 이뤄진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마취에서 깨어나 회복 중인 오냐를 만나러 가니, 다친 뒷다리에는 자기 몸집만큼 두툼한 붕대가 감겨 있었고 앞다리에는 링거 주사가 꽂혀 있었다.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혼란스러웠지만, 이 불안정한 감정을 오냐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했다. 오냐의 유일한 가족이자 안식처인 내가 안정되어야 오냐가 안정을 찾을 것 같았다. 나는 회복실의 케이지 문을 열고 “오냐야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며 오냐를 쓰다듬었다. 오냐는 눈을 뜨고 나를 알아보자마자 주사가 꽂힌 앞다리를 힘들게 들어올리더니 내 손등 위로 앞발을 포개었다. 그 순간 오냐의 눈가가 반짝하고 빛났다. 오냐의 눈물이었다. 결국 나도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의 환경은 어린 고양이 오냐에겐 너무 가혹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십수 개의 케이지에는 각각 아픈 동물들이 입원해 있었고, 대부분 대형견들이라 누구랄 것 없이 모두들 크게 짖고 있었다. 오냐의 사방에서 큰 개들이 짖고 있으니 오히려 정신적으로 더 큰 고통을 받는 것 같았다. 일주일 후 퇴원을 했지만 병원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오냐는 낯선 존재와 병원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말았다. 예민해지고 겁도 많아져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가 하면 낯선 사람이 오면 극도로 경계하며 적대적으로 대한다. 병원에 가는 날이면 공격적인 맹수로 변해서 온몸에 보호장비를 완벽히 갖춰야 오냐를 만질 수 있다. 다행히 오냐는 마음을 열고 믿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의지한다. 혼자 있기보다는 항상 우리 옆에 있으려고 한다. 우리가 불안하거나 아플 때 오냐가 우리를 간호하고 안정을 주듯이, 오냐 역시 우리로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반려’라는 물리적인 틀이 아니라 서로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고받는 안식처이자 정서적 ‘가족’인 것이다. 낯선 존재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제인이와 해일이가 태어났을 때 걱정도 컸지만, 오히려 오냐에게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대상이자 가족이 더 늘어난 것이었다. 제인이와 해일이가 어느 정도 자라자 오냐는 아이들에게도 의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우리 식구 중에서 제인이를 가장 신뢰하고 의지한다. 불의의 사고로 정서적 상처를 가진 오냐. 우리 가족 모두가 그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7살, 6살이 된 제인이와 해일이는 “엄마, 아빠, 오냐는 몇 살까지 살다가 별나라로 가요?” 라며 가족의 수명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그럴 때면 100살까지 살다가 별나라로 가서 우리 모두 다시 만날 거라고 얘기해 준다. 그 대답처럼 오냐가 부디 이제는 몸도 마음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곁에 머물러주면 좋겠다. CREDIT글·사진 우지욱편집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2 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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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밥을 만든 고양이
- ESSAYThe Cat Who Invented Bebop비밥을 만든 고양이 동화책 하나를 발견했다. ‘비밥을 만든 고양이’라는 동화. 독특한 그림체의 이 책은 실존해 있던 뮤지션들을 조금씩 각색해 풀어낸 작품이다. 제목을 보자마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재즈와 고양이라니, 이렇게 어울릴 수가! 내가 고양이를 좋아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학창 시절엔 고양이보단 개를 더 좋아했고 고양이의 존재란 길가의 전봇대처럼 어딘가에 있지도 없지도 않은 관심 바깥의 존재였다. 그러다 3년 전 길고양이 새끼를 데려와 직접 키우면서 그 깊은 매력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이 전에는 고양이 대신 흑인 음악에 취미를 붙이고 살았다. 휴대폰이 바뀔 때마다 두툼한 입술의 언니 오빠들의 사진으로 사진첩을 가득 채우기 바빴다. 그 중에서 유별난 매력을 가지고 다가온 것이 재즈였다. 어려워서 고상한 사람들이나 듣는 음악일 것 같은 편견부터 앞서 지만 사실은 허물없이 서로를 믿고 각자가 원하는 소리를 내는 음악이다. 모두가 똑같은 멜로디를 연주했던 빅밴드 스윙에서 탈출한 음악, 그것이 ‘비밥’이고 비밥은 재즈의 새로운 발자국이다. 겉으로 보면 영험하고 심오해 보이지만 그저 스스로 원하는 것에 충실할 뿐인 고양이의 성질머리와 닮지 않았는가? 마치 재즈처럼,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예측 불가능의 매순간이다. 그들은 내가 아끼는 피겨와 화장품을 아무렇지 않게 떨어트리고 죄책감 또한 느끼지 않는 듯하다. 처음엔 그런 상황과 그들의 막연한 태도에 스트레스 받아 하며 심지어 살짝 원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무작정 훈육해 보겠다고 달려 들어본다 한들, 소귀에 경 읽기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불규칙’이라는 그들의 룰을 받아들이는 거였다. 물건이 떨어지고 한밤에 우다다를 한다고 해서 일일이 반응하며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 없었다. 그저 그것들을 하나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또 다른 ‘해프닝’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 예를 들면 밥을 먹을 때 아이들이 식탁 위로 올라와 방해를 받으면 그들을 통제하려고 하기보단 나도 장난을 치기 시작 했다. 치약 냄새를 맡게 하거나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는 얄궂은 장난을 말이다. 아니면 먹던 걸 중지하고 그들에게 다가가 방해하거나 귀찮게 굴었다. 그럴 때면 이 불청객들은 질색을 하면서 도망가지만 다음 날이면 또 다시 식탁 위로 올라온다. 그리고 여전히 내 피겨들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뒤죽박죽의 일상은 타인의 눈엔 엉망으로 비쳐질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나름대로 맞춰가고 있는 이 공존 방식은 그리 나쁘지 않다.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고양이들은 태연한 태도로 내 예상을 빗나갈 것이며 그것이 본인들에게 주어진 숙제나 과업인 양 끈질기게 내 일상의 크고 작은 규칙들을 방 해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양이와의 관계에서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이미 엎질러진 해프닝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 정도다. 아주 사사로운 상황부터 생활 패턴에 영향을 끼치는 큰 문제에까지, 나는 매번 다른 대응을 강구한다. 재즈 뮤지션 스테판 해리스는 모든 ‘실수’는 재즈에 있어서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합주 속에 누군가 불협화음을 낸다면? 예측할 수 없는 음의 등장에 모두가 경직될 것이다. 표면적으론 그게 실수가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불청객 같은 소리에 맞춰 반응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합주는 더 강렬하게 바뀐다. 예기치 못한 변화와 이를 향한 두려움 없는 대응은 연주를 보다 창의적으로, 생동감 넘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은 재즈와 무척 닮아있다. 끝없이 잡음이 나고 방해를 받으며 우리 나름의 독특한 재미를 찾게 되는 과정이 말이다. CREDIT글 우서진 그림 지오니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5-01 0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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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집사에서 한 걸음씩, 고양이 세계…
- WITH MY CAT초보 집사에서 한 걸음씩고양이 세계에 입문하다 고양이라는 존재는 20대 중반까지도 그저 무섭고 보기 싫은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회에서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견, 반려묘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나에게도 우연히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찾아왔다. 그렇게 나는 책임감을 배우고 아이들의 감정을 알아가고 있었다. 엄마가 되다 희동이를 처음 만난 건 충무로 길거리에서였다. 걸어가는데 어린 고양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세 마리 중 다른 두 마리와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 있던 고양이를 난생 처음으로 품에 안아봤다. 금방 결정내릴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 길로 다시 집에 돌아왔지만, 어느새 나는 그 고양이의 이름을 생각하고 있었다. 예비 신랑과 수많은 이름을 함께 논의하다가 ‘희동! 희동이가 좋겠어’ 하고 결정했다. 그때가 벌써 새벽으로 넘어간 시간이었다. 작고 예쁘고 빛나던 그 아이 때문에 우리는 잠을 이루지도 못하고 있었다. 다음날 퇴근하자마자 희동이를 데려왔고, 페르시안 친칠라라는 종이라고 했다. 나는 문득 엄마가 되었다. 어떻게 된 거지?우릴 너무나 잘 따르던 아깽이 희동이. 높은 침대도 스파이더냥이처럼 발톱을 세워 오르고, 책상 위에서 선반으로 점프를 하며 뛰어 놀고, 창밖을 보며 사색도 즐기던 희동이가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분홍색 토를 해놓은 적이 있었다. 초보 집사이자 엄마인 나는 너무 놀라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예전에 접종을 하러 병원에 갔을 때, 이전에 밥을 너무 적게 먹였는지 몸무게가 500g밖에 안 나간다고 했었는데 내가 집에서 밥을 너무 많이 준 모양이었다. 아깽이가 벌써 뱃살이 늘어지고 너무 많이 먹어 위에 상처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이때 희동이 몸이 흡사 호리병처럼 배만 옆으로 볼록하게 나와 있었다. 너무 놀랐던 사건이지만 희동이는 여전히 기분이 좋으면 잘 먹는다. 흐뭇한 한편 걱정스러워 늘 식사량을 고민하고 있다. 둘째를 결심하다 내가 출근하면 하루를 꼬박 혼자 있어야 하는 희동이는 내가 집에 오자마자 왜 이제 왔냐며 그리움을 표현한다. 처음엔 고양이는 다 시크한 줄만 알았는데, 유독 외로워보이는 희동이를 보고 동구를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얼굴도 보기 전에 동구라는 이름을 지어놓고 둘째를 맞이했다. 희동이 친구니까 동구, 합쳐서 희동구! 참으로 재미난 이름 아닌가. 동구는 엄마와 오래 같이 있었고 형제들도 있었던 덕분인지 희동이와 성격이 전혀 달랐다. 아깽이인데도 사냥 습성이 뛰어났고 골골송도 더 크게 내주고, 우리에게 부비부비하며 더 많이 비비고 통 겁도 없었다. 좀 더 본능에 충실한 고양이라서 희동이가 동구 행동을 보고 따라하고 배워가는 것을 보며, 동구를 만나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구를 몰랐으면 우린 희동에게 완벽한 냥이가 되는 법을 알려주지 못했을 것이다. 밥그릇도 캣타워도, 엄마도 다 내 거! 동구는 욕심도 참 많다. 희동이가 뭘 하려고만 하면 가서 뺏고, 먹고, 심지어 화장실에 따라가 문을 툭툭 건드려 보기도 한다. 서열이 그런 건지 희동이가 귀찮아서 피하는 건지 초보 집사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지만 항상 똑같이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벌써 우리 아이들은 8개월이 되었다. 앞으로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행복한 일들이 있겠지? 희동이, 동구리. 사랑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CREDIT?글?사진 김아영?
- STORY | 2017-04-28 14: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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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 | 써니하우스 …
- HI STRANGER제주라서 행복한 고양이써니하우스 편 따뜻한 바람에 꽃들이 하늘하늘 춤추는 계절인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제주도는 연분홍의 벚꽃과 밝은 노랑의 유채꽃이 한가득 피어 어디에서나 봄을 느낄 수 있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겨우내 꽁꽁 숨어 차가운 바닥에 배를 깔고 힘겹게 살아가던 길냥이들에게도 봄은 아주 반가운 손님일 것이다. 왠지 신경 쓰이는 그곳 봄비로 대지가 촉촉하게 적셔지던 지난 주말, 더욱 빨리 봄을 맞이하기 위해 산방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미 유채꽃이 만발해 곳곳이 노랗게 물들어 진정한 봄임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던 중 잠시 쉴 곳을 찾아 주변에 있던 카페로 들어갔다. 사실 카페 바깥쪽에 놓여있던 주황색의 개밥그릇이 이상하게도 계속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왠지 저곳으로 가면, 아주 애교가 많은 고양이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이름은 써니하우스로 아주 고풍스러운 느낌이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커다란 개 사진이 놓여 있고 그 위에는 ‘써니’라고 쓰여 있었다. 이 카페 이름이 왜 써니하우스가 되었는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게 앞에 놓은 밥그릇이 정말 강아지 것이었구나, 하고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들어왔으니 주문을 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주인아주머니께 “혹시, 이곳에서 고양이도 키우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화들짝 놀라며 “혹시 고양이 알러지가 있으세요? 아니면 고양이를 싫어하나요?”라고 다급하게 되물었다. 그 물음에 “고양이를 좋아해요”라고 대답하니 방긋 미소를 지으며 “이 동네에 돌아다니는 고양이 9마리에게 밥을 주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길을 건너면 위험하니까 원래부터 동물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이 부부는 3년 전 이곳에 터를 잡고 유기견이었던 써니의 이름을 따서 ‘써니하우스’를 오픈했다. 오픈 후 며칠이 지나자 카페 앞에 유난히 고양이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처음에는 별 관심 없이 지나다니는 고양이들을 바라보기만 했었는데, 어느 날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큰 도로를 왔다 갔다 하던 고양이 한 마리가 사고를 당한 것을 목격하게 됐다. 그런 사고는 그날뿐만이 아니었다. 배를 채울 만한 걸 찾으려는 고양이들이 도로가를 뛰어다니며 자주 사고를 당하게 되고,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주인아주머니는 고양이들이 길을 건너지 않아도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카페 앞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한 마리가 와서 먹더니 조금 지나니 두 마리가 되고, 나중엔 15마리 정도가 와서 먹이를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던 중 고양이 한 마리가 먹이를 입에 한가득 물고서 먹지는 않고 카페 옆 작은 골목길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알고 보니 그 골목의 돌멩이 사이에서 새끼들이 희미한 목소리로 울고 있었고, 어미는 새끼들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음식을 가져다주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도 추운 날이었고, 위험한 것들이 많은 바깥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깽이들이 안타까워 주인아주머니는 카페 안쪽 공간에 박스를 만들어 어미가 젖을 먹일 때만 아깽이들을 내보내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카페 안에 두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지낸지 3년이 지난 지금, 많았던 고양이들 중에도 자기들끼리 경쟁하다 다치는 아이들도 있고, 먹이를 주어도 여전히 도로를 지나다니다 사고가 나는 아이들도 있어 총 9마리가 남아 밥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사실 마음은 이미 활짝 그중에서도 거의 하루 종일 카페에 머물다시피 하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는데, 이 고양이들은 배가 불룩하게 나온 걸 보니 곧 귀여운 아깽이들을 출산하게 될 것 같았다. 둘 중 한 마리는 온몸이 치즈색이며 꼬리가 말려 기형인 ‘할머리’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는데,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상한 병에 걸려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고 밥도 제대로 못 먹어 거의 죽어갔더란다. 매일 카페로 찾아와 밥을 먹는 고양이들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주인아주머니의 스킨십까진 허락하지 않았던 터라 아파도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사진을 찍어 병원에 보여줬더니 먹는 약을 처방해줬고, 먹이에다 조금씩 섞어 먹였더니 점차 증세가 나아지며 지금은 언제 아팠냐는 듯 아주 건강해졌다. 아직 주인아주머니 팔 안에 가득 안을 수 있을 만큼 경계를 완전히 푼 고양이들은 아니지만, 카페 안을 유유히 걸어 다니며 의자에 앉아 낮잠을 청하는 녀석들을 보면 이미 마음은 완전하게 주인아주머니를 향해 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 고양이를 안고 환하게 웃는 주인아주머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 CREDIT?글·사진 조아라?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4-28 11: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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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 집사의 길로 들어선 당신을 위해?
- CULTURE? 초보 집사의 길로 들어선 당신을 위해? ? 초보 집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단 기본 물품이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깨끗한 식기, 스크래쳐, 화장실, 모래, 장난감, 빗, 간식 등. 하지만 고양이와의 행복한 삶에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이제 막 초보 집사가 된 당신에게, 그리고 다시 초심을 잡고자 하는 당신에게 추천한다. 고양이를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을 되짚게 하는 네 가지 지침을. ?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ing??에리히 프롬, 1956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 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처음 고양이를 우리 집에 데려왔을 때 고양이는 어두컴컴한 옷장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런 고양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는 ‘처음 집에 온 고양이는 그냥 내버려둬’라는 조언에도 옷장 안에 얼굴을 들이밀고 계속 말을 걸었다. 우리는 언제쯤 친해질까? 너는 어쩜 이리 귀엽니? 그런 나를 두고 고양이는 하악질하며 냥냥펀치를 날렸고 나는 뺨을 맞았다. 결국 3일쯤 후, 내가 고양이의 존재에 신경 쓰지 않는 척할 때에야 고양이는 옷장 밖으로 나왔다.? 에리히 프롬이 우리의 관계를 봤다면 혀를 끌끌 차지 않았을까. 그에게 사랑이란 겪게 되는 즐거운 감정이라기보다 하나의 ‘기술’이다. 소위 말하는 ‘밀당’ 같은 테크닉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랑의 의미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배움에 용기와 책임감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백전백패한다.고양이에게 홀딱 반한 나는 오로지 내 감정만 앞세우고 무작정 들이대다가 고양이에게 ‘꺼져!’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제야 이 아이도 나를 사랑해야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양이 또한 나를 사랑하게 만들게 되기까지는 약 두어 달. 고양이의 사랑이 고프다면 사랑의 기술을 배워보자. 에리히 프롬의 조언을 따라본다면 고양이와의 간극이 좀 좁아질지도 모르니.? 글 김나연 뚜껑 열린 통조림???바이 준(By Jun), 정규앨범 <Deepest Love> 보라, 선율을 따라 통통 딛는 우아함을 나는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은 다 도도한 귀족인 줄로만 알았다. 사뿐사뿐한 걸음걸이, 슬쩍 흘겨보는 투명한 눈동자, 유연한 듯 요염한 듯 보드라운 곡선을 그리는 몸매. 한 치의 더러움도 용납하지 않는 깔끔한 성격은 또 어떤가. 까다로움이 보통이 아닐 텐데 그런 고양이를 어떻게 모시고 사냐면서 바로 곁에 있는 집사들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구경했다. 얼마나 시달릴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그러나 이게 웬 걸! 고양이 취재를 다니며 조우한 고양이들은 이제껏 내가 생각해 온 상상 속의 고양이들보다 훨씬 더 예의바르고 단정한 얼굴로 나를 맞아줬다. 바이준의 ‘뚜껑 열린 통조림’이라는 피아노곡처럼 통통 튀는 발랄함을 가지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멜로디 바로 그 자체랄까. 경쾌한 선율을 따라 듣다보면 내 다리에 슬그머니 몸을 부비는 고양이의 살랑거림이 오버랩된다. 이미 내 안에 영악하고 까탈스러운 고양이들은 잊힌 지 오래.앞으로 고양이를 입양할 계획이 있나? 혹은 이제 막 고양이를 데려온 초보집사인가? 그렇다면 꼭 한 번 이 곡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고양이는 심장에 해롭다는 걸 다시 한 번 명심할 수 있을 테니까. 이미 고양이에게 푹 빠져 콩깍지가 단단히 쓰인 상태일지라도 괜찮다. ‘뚜껑 열린 통조림’은 한층 더 그 콩깍지가 단층 더 단단하게 여물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고양이와 폴인 러브, 나무랄 데 없는 해피엔딩이다.? 글 장수연 ? 센타로의 일기 ぴくぴく仙太?누노우라 츠바사, 1992? 나와 다른 생명을 데리고 왔을 때 어릴 적 나는 만화방에 무척 자주 드나들었다. 부모님이 일을 나가셔서 집에 어른이 없기도 했고 다른 형제, 자매도 없는 나는 반려동물을 무척 키우고 싶어 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같이 보내줄 동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은 허락해주지 않았다. 대리만족일까, 그 당시 유독 동물 만화를 즐겨봤는데 유치원 때도 초등학교 때도, 심지어 머리가 큰 중학교 때도 여러 번 읽게 된 만화책이 바로 <센타로의 일기>다. 국내에는 <당근있어요?>라는 다른 제목으로도 발매됐다. 동물 만화 중에선 꽤나 유명한 작품으로 전국의 만화방마다 입점해 있던 클래식 만화이기도 하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바쿠가 술김에 아기 토끼를 분양 받으면서 만화는 시작된다. 첫 에피소드 중 바쿠는 고민 없이 데리고 온 첫 반려동물과 사별하게 되고 죽은 토끼를 흙 속에 묻으며 눈물을 쏟는다. 생명을 키운다는 것에 있어서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 장면이다. 이후로 바쿠는 우연히 두 번째 토끼를 분양 받게 되는데, 첫째 아이에게 속죄하듯 더 깊은 책임감으로 그를 더 이해하며 키우기로 결심한다.동물 만화로 얼마나 에피소드를 짜낼 수 있겠냐 싶지만 <센타로의 일기> 혼자 사는 싱글 남성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스토리만으로 동물과 사람을 향한 깊고 풍부한 시선을 담는다. 그저 토끼라는 귀여운 동물을 소개하는 만화가 아니다. 다른 생명을 데리고 왔을 때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를 간접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쳤을 때, 책 속의 바쿠가 당신이고 센타로가 당신의 고양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재미는 몇 배가 될 것이다.? 글 우서진?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린 램지, 2012 “저도 이유를 알고 있는지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처음이라 그래 며칠 뒤엔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 생각만으로 벌써 2년. 우리 집 고양이는 여전히 혹시 살쾡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야생미(?)를 잃지 않고 있다. 이제 막 반려를 시작하는 분께 죄송하지만 첫날 파악된 고양이의 성격이 어쩌면 끝까지 갈지도 모른다. 작고 어리다며 너무 희망을 갖지는 말자. 차라리 어떻게 이 녀석에게 적응할지 일찌감치 고민에 돌입하는 것이 낫다. <케빈에 대하여>의 에바 같은 고초를 겪고 싶지 않다면…. 에바와 그의 아들 케빈은 앙숙을 넘어 원수지간에 가깝다. 에바는 케빈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 존재에 대해 어색해하고, 케빈은 유독 에바에게만 표독스럽게 반항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영화 내내 드러나지 않는다. 에바는 ‘엄마’를 연기하고 케빈은 ‘아들’을 시늉하지만, 에바의 남편 혹은 케빈의 아빠조차 둘 사이의 부조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에바는 케빈이 장성한 후에도 “도대체 왜 그런 거냐”며 묻고, 케빈은 “내가 (이유를) 알고 있는지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무심히 답한다. 심지어 자신들조차(!) 관계의 어긋남이 무엇 때문인지 알지 못한다. 처음 시작하는 반려인이라면 ‘반려인과 반려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달콤한 이상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연기하거나 요구하다 보면 영화의 모자처럼 영원히 서로의 진심에 가닿지 못할지도 모르니, 평화의 적정선을 열심히 찾아보자. 덧붙이자면, 원작 소설 뒷 페이지에 주인공을 ‘소시오패스’이자 ‘괴물’로 소개한 이 작품으로 우리 집 동물 얘기를 하게 될 줄 몰랐다. 가끔 피를 보긴 하지만 어쨌거나 잘 지내고 있다. 살쾡이와는. 글 김기웅? CREDIT에디터 김나연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4-25 11: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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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사는 보물섬, 다다오브제
- FOLLOW고양이가 사는 보물섬다다오브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은 영화는 연출자의 고집처럼 정성껏 진열된 취향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미술품을 연상케 한다. 빈티지 쥬얼리, 독특한 소품 그리고 고양이. 콜렉터의 취향과 주관이 확고히 반영된 작은 보물섬, ‘다다오브제’도 그렇다. 콜렉터 이서경 & 호야와 모네저는 프랍&세트 스타일리스트입니다. ‘다다오브제’는 콜렉트 숍이에요. 수집품을 바탕으로 한 빈티지 쥬얼 숍이고, 전 이 곳을 운영하는 콜렉터고요. 취미로 모으면서 판매하기 시작한 게 거의 10년 정도 된 거 같아요. ‘다다오브제’를 운영한 지는 올해로 8년이 됐어요. 고등어 태비 무늬를 가진 호야는 ‘겁 많은 뚱땡이’예요. 러시안 블루 친구 모네는 ‘곱게 자란 망나니’랄까.(웃음) 까다롭고 말도 많아요. 나이로는 호야가 첫째인데 데려온 게 모네가 먼저라 서열은 모네가 위예요. 서로 항상 틱틱거리죠. 평소엔 호야가 져주는 편인데 한 번 욱할 때 폭발해요. 그럴 땐 아무리 모네라도 꼼짝 못해요. 작업실에서 ‘다다오브제’까지처음엔 제가 관심 있는 것들 위주로 모으기 시작했어요.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재미가 없어서, 해체한 후 제가 다시 만들기 시작했죠. 저희들은 이걸 ‘크래프트 작업’이라고 불러요. 쥬얼리를 다시 재해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죠. 이렇게 작업하려니 더 많은 쥬얼리가 필요해졌어요. 외국에 나가서 수입해 온 후 재가공하고 프리 마켓에서 판매하고 하다 보니 작업실까지 마련하게 됐어요. 그게 ‘다다오브제’예요. 작업실이 나중엔 쇼룸이 되고, 지금은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공간이 됐죠. 쥬얼리에 반하다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옷이나 신발도 좋아했어요. 이런 것들을 모으다가 쥬얼리까지 오게 됐네요.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쥬얼리엔 훨씬 다양한 종류가 있고, 하나하나에 시대 배경도 많이 묻어난 예술품이란 걸 깨달았어요. 옷은 착용함으로써 가치가 완성되지만 쥬얼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소품이 된다는 점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쥬얼리도 패션처럼 시대에 따라 유행이 항상 존재한답니다. 예를 들어 60년대에 융성한 히피 문화 속에선 그에 어울리는 플라워 모티프의 쥬얼리들이 유행하는 식으로요. 현대 쥬얼리는 특정한 모티브를 두고 작업되지 않지만, 빈티지 쥬얼리는 아주 사소한 디테일까지 살아 있죠. 꽃, 나뭇잎 같은 자연물, 동물이나 사람 같은 주변의 다양한 대상들에서 모티프를 따와 조형적으로 해석해내요.? 고양이와의 첫 만남이 동네에 길고양이가 많아요. 찾아오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 주다가 정을 붙이게 됐죠. 딱히 살갑게 굴진 않는데 저를 알아보고 늘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재밌었어요. 그러다 고양이를 한 마리 길러야겠다 싶어 모네를 분양받았고요. 그때만 해도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죠. 모네를 키운 후로도 길고양이들에게 계속 눈이 갔어요. 모네는 숍에서 분양받아 기르게 됐지만 매일 길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한 마리는 데려와 보살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에 호야를 만나게 됐죠. 호야는 울산 길거리를 헤매던 유기 고양이였어요. 보호소를 통해 입양을 가게 됐는데 사료를 너무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파양까지 당했다고 해요. 왠지 모르게 자꾸 눈에 밟히고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울산에 본가가 있기도 해서 ‘한번 얼굴이나 보러 가보자’ 하고 내려가서 입양까지 하고 데리고 와버렸죠. 두 고양이의 집이 친구들은 여기가 집이라고 생각해요. 입양 후 바로 여기로 데리고 와서 그런지, 오히려 저희 집으로 데려가면 긴장하고 주눅 들어 있죠. 집 밖에 나와 있을 동안 빈 집에서 하루 종일 저만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함께 생활할 수 있으니 아이들을 ‘다다오브제’에서 기르기로 했어요. 물건이 많은데 고양이들이 안 떨어뜨리냐고요? 떨어지죠.(웃음) 요즘엔 고맙게도 잘 안 올라가요. 몇 번 떨어뜨려서 혼을 냈더니 학습이 된 건지 올라가서 만지면 제가 싫어한다는 걸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있는 일이고 어차피 함께 지내기로 한 거니 치명적인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촬영에 쓰려고 사둔 비싼 소품들을 깨트릴 땐 마음이 많이 아프죠. ‘다다오브제’가 원하는 것고양이에 대한 호불호는 확실히 나뉘어요. 어떤 분은 굉장히 좋아하지만 어떤 분은 경악하면서 문도 못 여는 분들도 계세요. 만약 내부가 정말 궁금한데 알레르기나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에겐 쇼룸과 작업실 사이에 중간 문이 있으니 아이들이 밖으로 못 나오도록 배려는 해드릴 의향이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고 고양이가 있어서 싫다는 분들에겐 ‘싫으면 뭐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이에요.(웃음) 쇼룸 내에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예쁘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분명 오랫동안 함께 지낼 테니까, 아이들과 이 공간이 더욱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죠. 가게가 더 커져서 인테리어가 변하더라도 아이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저의 소망이에요. INFO다다오브제 dadaobjet서울 강남구 논현로153길 33TEL. 02-511-1959 CREDIT인터뷰 우서진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4-25 10:4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