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C (531건) [STORY] 묘령화가족 | 독불장군 아빠가 사랑에 … STORY | 2017-06-27 11:15:03 [STORY] 대냥이 프로젝트 ‘르네상스’ STORY | 2017-06-26 11:29:48 [STORY] 게스트하우스의 프론트 캣 STORY | 2017-06-26 11:01:58 [STORY] PICK UP | 고양이 섬에서의 하루 STORY | 2017-06-20 10:52:49 [STORY] 감성공예공방 마오랑 STORY | 2017-06-13 10:12:18 [STORY] 오키나와 펜션의 불청객 STORY | 2017-06-09 14:57:32 [STORY] 봄에 태어난 하루가 꿈결에 전해준 메시… STORY | 2017-06-09 14:28:23 묘령화가족 | 독불장군 아빠가 사랑에 … 묘령화가족독불장군 아빠가 사랑에 빠졌을 때?며칠 만에 본가에 가면 엄마는 매번 크게 다르지 않은 고양이들과의 일상을 전해주시곤 한다. 최근 아빠도 동참하시는데, 주로 꽃비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 독불장군으로 사신 아빠는 감정 표현이 서툴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신다. 고양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순돌이가 아빠 곁에 가면 투박한 손길로 쓰다듬고, 그러면 순돌이는 냅다 도망가기 바쁘다. 목소리까지 커서 결국 순돌이는 좀처럼 아빠 곁에 가지 않는다. 사실 녀석들을 위해 바구니와 종이상자로 만든 전망대나 창문마다 설치된 방묘창은 모두 아빠의 손길에서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낮 시간 동안 엄마가 외출하시면 고양이들은 주로 아빠와 함께 한다. 배변을 치우거나 사료를 보충하는 일도 대개 아빠의 몫이다. 그런데도 아빠는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꽃비가 오고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아빠도 고양이들과의 일상을 전하는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아빠의 표현에 따르면, 낮 시간 동안 꽃비는 아빠 다리 아래서 잠이 들거나 뒹굴뒹굴 누워 만져 달라 애교를 부리곤 한단다. 귀찮다 내색하며 한쪽으로 떠밀어도 곧 다시 돌아와 아빠 앞에 눕곤 한단다.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하시는데, 이는 나름의 애정 표현임이 분명하다. 잠자리에 예민하신 아빠는 녀석들에 대한 불평도 들려주신다. 녀석들이 늦은 밤 안방을 드나들 때면 잠든 아빠 배나 다리를 뛰어넘거나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며 불만 섞인 보고가 이어진다. 예전 같았으면 불호령이 떨어졌을 법한 일인데, 불만 접수가 다다. 얼마 전 우포에 있는 신혼집에 엄마가 다녀가셨다. 그 동안 아빠와 고양이들만 본가에 남겨졌다. 아빠와 고양이들은 엄마없이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이다. 그날 밤 늦은 시각 아빠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늘 안방에서 자는 고양이들이 코빼기도 안 보인단다. 엄마의 부재와 녀석들의 돌변에 쉽게 잠 못 이루셨음이 분명하다. 아빠의 ‘희한하다’는 표현 속에는 녀석들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있다. 고양이들의 태도에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리라. 텃밭에 출몰해 정성껏 가꾼 농작물들을 망친다며 동네 길고양이들을 무척 못마땅해 하시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순돌이가 가족이 된 후, 아빠는 동네 고양이들에게 관대해지셨고 사료나 먹거리를 손수 챙기시기도 했다. 순돌이를 만나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꽃비의 뚝심 있는 애교에 진정한 애묘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 누구의 이해와 지지 없이도 늘 당당할 것 같던 독불장군 아빠. 그런 아빠 역시 무심한 듯 곁에 머무는 이 작은 생명들의 사랑에 알게 모르게 의지하며 살고 계신 것이 분명하다.? CREDIT글 사진 정서윤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6-27 11:15:03 대냥이 프로젝트 ‘르네상스’ PROJECT더 많은 르네 마그리뜨를 위하여대냥이 프로젝트 ‘르네상스’ 르네상스는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 전개된 중세 서유럽의 문화운동으로 부활, 혹은 재생이라는 말뜻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캠퍼스에 위치한 구조물 ‘르네상스’도 비슷한 의미를 함축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서울대의 ‘르네상스’는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을 도모하며 함께 쉬어갈 수 있는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고양이별로 떠난 삼색 고양이가 있다. 르네 마그리뜨, 줄여서 르네라고 불리는 고양이다. 르네는 서울대 캠퍼스의 예술복합동 근처를 유유히 누비며 사람의 손길을 느긋하게 즐길 줄 아는 고양이였다. 넘치는 사교성으로 학생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 주면서 학생들이 건네는 사랑과 사료로 토실토실 살진 고양이기도 했다. 보통 길고양이들이 나비나 삼색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데 비해, 르네가 사람들 사이에서 합의된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르네가 대가 없는 애정을 건네는 친구로서 항상 예술복합동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르네는 아마 ‘르네상스’의 기획에 불씨를 당겨주었을 것이다. 르네의 친구이면서 서울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인 김민기 씨는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더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친구 윤효진 씨와 함께 ‘대냥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복합동 앞에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였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르네상스’의 의미를 알리고, 모금을 진행하고, 인력을 모아서 ‘르네상스’를 설치하기 까지 4개월. 고양이들은 낯선 물체인 ‘르네상스’ 안으로 침착하게 입주해 대냥이 프로젝터들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그런데, 꼭 고양이들이 르네상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민기 씨는 실용적인 목적으로만 ‘르네상스’를 설치한 것은 아니다. 그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길고양이 학대 사건을 바라보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만으로는 고양이가 안전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고양이와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 생각 끝에 낳은 것이 ‘르네상스’였고, 그래서 ‘르네상스’는 사람이 앉는 벤치와 고양이가 사용하는 캣타워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캠퍼스 고양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더 안전한 세상을 약속하는 상징적인 구조물인 셈이다. 민기 씨는 서울대 동물병원과 수의과대학 교수님들과 함께 TNR 등 서울대 내 동물들을 관리하면서 또 다른 캠퍼스에 ‘대냥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냥이 프로젝트’는 저희가 준비한 첫 번째 프로젝트예요. ‘대냥이 프로젝트’는 사회에서 발행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프로젝트인 ‘NOT FOR SALE’의 첫 번째 프로젝트고요. 앞으로 ‘르네상스’와 같이 공존을 의미하는 건축물을 서울의 다른 대학교 캠퍼스에 설치하는 게 1차적인 목표인데, 그 이후에 또 다른 프로젝트들도 기획하고 진행해 보려고 해요.” 르네는 고양이 친구들과 함께 ‘르네상스’ 안에서 꽃샘추위를 버티고 봄비를 피했다. ‘르네상스’를 찾는 학생들에게 뺨을 부비고, 몸으로 다리를 쓸어 인사를 하면서 간식을 얻어먹기도 했다. 르네는 고양이별로 떠날 때에도 학생들과 만나던 잔디밭 위에서 편안하게 누워 있었다고 했다. 2008년에도 목격된 적이 있다고 하니, 르네는 약 10년 정도의 수명을 누리고 고양이별로 떠난 모양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알려 준 고양이. 모쪼록 ‘르네상스’에 머물다 가는 사람들도 르네와 같이 대가 없는 사랑을 베풀다 가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 그게 르네와 ‘르네상스’가 슬며시 언질하는 희망이니까. CREDIT에디터 김나연 사진 이림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26 11:29:48 게스트하우스의 프론트 캣 지금은 근무 중게스트하우스의프론트 캣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어떤 인연을 만날지 모른다. 그리고 그건 사람뿐 아니라 고양이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 어느 샌가 나타나서 은근슬쩍 시야 안에 들어와 당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고양이. 분명, 여행길을 끝마치고 나서도 잊지 못할 마성의 존재다. 수수 in HA;US 수수는 이태원의 게스트하우스인 ‘HA;US’에 출퇴근하는 고양이다. 코리안 쇼트 헤어에게서 드문 회색 털 무늬, 선분홍빛코 옆에 새초롬하게 묻은 회색 점, 라임빛을 띄는 노란 눈동자, 커다랗고 뾰족한 귀. 수수를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외형적인 특징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베스트 ‘심쿵’ 포인트는 수수의 뺨인사! 사람을 보면 냐- 냐- 하고 무어라 말하며 달려와 뺨과 이마를 내미는 수수. 주먹 쥔 손을 슬그머니 내밀면 뺨을 슥 문지르는 그 살가운 인사에 ‘하수수’라는 이름 세 글자가 마음속에 아로새겨진다. 내게 상냥한 고양이, 너를 절대 잊지 않으리라! 하고. “수수는 겁도 없고 엄청 순해요. 저희 집이 요 앞인데, 옆구리에 껴서 집이랑 하우스랑 왔다 갔다 해도 그냥 가만히 있어요.” 길고양이 출신이라 그런 걸까, 수수는 다른 집고양이들과 달리 외출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밖으로 나가고 싶어 가영 씨를 채근하기도 한다. 덕분에 수수는 리드줄을 장착하고 집과 ‘HA;US’를 오가고 있다. 그리고 영업부장처럼 손님들에게 ‘넌 내 거’ 하고 뺨을 부비고 다니다, 피곤하면 제 자리로 가 달콤한 단잠을 잔다. 사실, 길고양이로 살다 스스로 가영 씨의 가게 안으로 들어와 집고양이가 되었다가 함께 출근을 하고 있는 것은 수수로서도 예상치 못한 삶의 전개였을 것이다. 가영 씨는 ‘수수가 1층에서 운영하던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고 만남을 회상했다. 수수를 데리고 병원으로 데려가 보니 배 속에 조그만 생명들이 태동하고 있었다. 간혹 출산을 앞두고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고양이가 스스로 집사될 사람을 찾는다고 하는데, 수수와 가영 씨의 만남이 딱 그랬다. 얼마 후 수수는 몸을 풀었고 가영 씨를 비롯한 고양이 가족들과 공동육아 시스템에 돌입했다. 집에서의 수수는 게스트하우스에서와는 조금 다르다.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엄청난 애교쟁이건만 집에서는 꽤 무게를 잡는다. 새끼들도 있고, 다른 고양이들도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때문에 가영 씨와 함께하는 출근은 수수가 사랑하는 순간일 것이다. 가영 씨를 독점하면서, 잠시 육아의 긴장감에서도 벗어날 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HA;US’가 수수에게 꿀같은 직장일지도 모르겠다. 게스트들을 환대하는 인사도 일 욕심에 더 철저히 하는 것일지도! 보미ㆍ까미 in Studio 41st Hoste 보미와 까미는 까만색 코트를 입은 코리안 쇼트 헤어 남매다. 편하게 둘을 구별해보자면, 보미는 발 끄트머리에 흰 모색을 가지고 있다. 턱 아래부터 아랫배까지도 흰 모색이 빼곡하다. 그에 비해 까미는 온통 까만 털을 가진 고양이로 스카프를 멋들어지게 매고 있다. 두 남매는 게스트하우스인 ‘스튜디오 41st 호스텔’의 야외 로비를 거처로 정하고 그 동네를 누비고있다. 호스텔의 게스트들과 연남동 행인들의 마음을 넉살 좋게 빼앗으면서 말이다. 남매는 호스텔이 연남동에 들어서기 전부터 그 동네의 길고양이로 살고 있었다고 했다. 호스텔이 들어선 게 5년 전이고, 그 당시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니 이미 남매는 1살 이상 된 성묘라고 했으니 어림잡아도 여섯 살 이상 된 셈이다. 길 생활을 오래 했다면 아프거나 지친 티가 날 법도 한데, 보미와 까미에게서는 그런 기색을 찾을 수 없다. 사람이 지나가는 둥 마는둥 별 관심 없는 척 하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어, 우리 본 적있지 왔냥?’하고 철퍼덕 누워 손길을 즐기는 게 그들의 일상. 윤기가 흐르는 털이나 꽤나 탐스러운 뱃살은 남매가 꽤 평화롭고 배부른 나날을 보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미와 까미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인간 1호와 2호가 있다. 호스텔을 운영하는 시승 씨와 성광 씨다. 겨울이면 따뜻한 집을 만들어주고 여름이면 얼음물을 놓아주는 사람들. 늘 깨끗한 물과 신선한 사료를 사랑과 함께 건네는 손길에 보미는 이따금 까치를 사냥해 돌아오기도 한다. 나름대로 은혜를 갚는 셈이다. 보미와 까미는 호스텔 객실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끔은 사무실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슬그머니 들어와 시승 씨나 성광 씨가 컴퓨터를 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야외 로비에 마련된 집에서 단잠을 자고, 심심할 때는 연남동 산책을 나가고, 이따금 친애하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게스트들과 행인들의 따뜻한 관심을 받는 소소한 일상. 남매는 아마 오늘도 천연덕스럽게 그루밍을 하고 있지 않을까.? CREDIT? 에디터 김나연 사진 엄기태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7-06-26 11:01:58 PICK UP | 고양이 섬에서의 하루 PICK UP마사유키 오키의 인스타 네코?고양이 섬에서의 하루 <매거진C>를 위해 길고양이 사진 작가 마사유키 오키가 일본의 고양이 섬에 다녀왔다. 주민보다 더 많다는 고양이 섬을 마음껏 촬영하고 온 마사유키! 낯선 이도 친절히 맞이해 주는 고양이들을 따라 그의 여행을 좇아가 보자. | 길고양이 사진 작가 마사유키 오키가 펫찌를 위해 고양이 섬에 다녀왔습니다. |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다는 고양이 섬! 낯선 이도 친절히 맞아 주는 고양이의 미소와 함께 그의 여행을 따라가 봅시다. | ?동글동글 고양이 경단. 모두가 모이면 따뜻해져요? | ?고양이들의 대이동! 도랑도 간단히 넘어갑니다. | ?고양이의 행진. 먹이를 찾아 해변을 헤매고 다니는…? | ?애교 넘치는 고양이 두 마리 | ?저기요, 저기요. 이건 비밀인데요. | ?솜씨 좋게 쉬고 있네요. 정말 편안한 거 맞겠죠? | ?아직도 화 났어? 삐져 있는 친구 마음을 풀어주는 중? | ?신사 기둥문 앞에서 만난 사이 좋은 고양이들? | ?항구 마을의 한가로움을 만끽해 보세요? | ?빨래들과 함께 마르고 있는 고양이 | ?고양이도 신에게 소원을 빌어요. 여러분의 소원도 빌어보세요. CREDIT글ㆍ사진? 마사유키 오키 ?Masayuki Oki? (instagram @okirakuoki) 번역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6-20 10:52:49 감성공예공방 마오랑 지금은 작업 중감성공예공방 마오랑 마오랑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고양이 젤리 같다’고 할 수 있겠다. 핑크빛 발바닥처럼 고운 색감들로 꾸며져 있고, 말랑말랑한 감촉처럼 부드러운 감성이 듬뿍 담겨 있는 곳이니까.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건, 바로 달콤한 성격의 고양이들이다. 특별한 날을 위한 특별한 선물서울시 구로구의 어느 언덕배기에 자리한 핸드메이드 공방 마오랑. 이곳은 이수전 씨의 개인 작업실이자 수업 공간이다. 수전 씨가 주로 만드는 건 플라워 케이크와 클레이 머핀, 디저트 캔들 등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음식을 본 땄다는 것이다. 혹시 먹을 수 있는 건가 싶어 살짝 손끝을 대 볼 정도로 비슷하게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참 좋아했는데요, 취미 삼아 공예를 배우다 보니 캔들과 비누도 디저트 모양으로 만드는 게 있더라고요. 예쁜 음식 보면 먹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저도 쓰기 아까울 만큼 곱게 만들고 싶었어요.” 한 덩이 반죽에 지나지 않았던 재료를 빚고 매만져 멋진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수전 씨는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마오랑에 감성공예공방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빠르고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마오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고 있다. “특별히 어렵진 않지만 기다림이 많은 작업이에요. 하루에 한두 시간 작업하는데 중간 중간 말리는 과정이 있거든요. 큰 작품의 경우 완성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요. 며칠동안 만들고 기다리는 걸 계속 반복합니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 듯, 힘들수록 보람도 크다. 커다란 플라워 케이크의 경우 생일이나 행사 등 특별한 날에 쓰이기 때문에,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이다. 매년 같은 때 주문하는 고객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는 수전 씨. 앞으로 오래오래 공방을 운영하며 그런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달달한 고양이들수전 씨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가득 찬 작업실에는 아주 특별하고 애틋한 존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고양이들이다. 야옹이와 푸름이는 작업실에서 키우는 고양이들로, 한때는 이 동네 길고양이였다. 수전 씨가 공방을 연 후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 연이 닿았고 결국 마오랑의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했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이름이 ‘마오’라 공방 이름도 마오랑이라 지은 건데요. 마오가 중국어로 ‘고양이’거든요. 결국 고양이 공방이란 뜻인데, 그래서 야옹이와 푸름이가 찾아온 건가 싶습니다. 혼자 작업할 땐 조금 심심하기도 했는데 두 녀석 있어서 참 좋아요.”길고양들이라 예민할 법도 한데 야옹이와 푸름이는 마오랑의 달달한 분위기만큼이나 사랑스럽다. 공방에 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애교를 부리고, 사람이 안오면 문 앞에 서서 귀여워 해달라는 눈빛을 보낸다고. “여기에서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예쁜 짓만 해요. 야옹이는 2013년부터 키웠고 푸름이 같은 경우는 올해 3월에 만났는데요, 처음엔 푸름이를 좋은 집으로 입양 보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야옹이랑 사이가 정말 좋아 떼어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예전에 야옹이가 길 생활하던 시절에 친구 고양이를 교통사고로 잃은 적이 있거든요. 죽은 고양이 옆에 앉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대요. 결국 둘을 같이 키우려고 내부 배치도 바꿨어요. 얘들 편하게요. 여름 즘엔 이사해서 고양이들만의 공간을 따로 마련하려고 합니다.” 교류하고 교감하며야옹이와 푸름이가 공방에 온 후 마오랑의 분위기는 한층 화사해졌다. 고양이들을 보기 위해 작업실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거의 동네 명물처럼 여겨지는 두 녀석들 덕분에 마오랑은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됐다. “동물 좋아하는 초등학생들도 자주 찾아오고, 어떤 분들은 고양이들 사료나 간식을 주고 가시기도 해요. 야옹이랑 푸름이가 창가에 앉아 있으면 다들 구경하고 가시죠. 제가 이 동네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은 외로웠는데 고양이들 덕분에 주민들과 가까워지게 됐어요.” 고양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사랑도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는 수전 씨. 특히 고양이가 호기심을 느끼고 눈을 동그랗게 뜰 때 제일 예뻐 보인다는데, 그런 얼굴 표정들을 비누로 빚어 볼까도 생각 중이란다. 수전 씨가 여름철 모기를 퇴치를 위해 만드는 캔들에도 야옹이와 푸름이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고양이에게 위험할 수 있는 아로마 대신 허브를 넣었는데, 반려묘를 키우는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수전 씨에게 야옹이와 푸름이는 가족이자 훌륭한 작업 파트너인 셈이다. “앞으로도 고양이들이랑 같이 지내면서 좋아하는 작업하며 사는 게 제 바람이에요. 수업도 꾸준히 하고 싶고요. 마오랑이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교감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CREDIT 에디터 이지희 사진 박민성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6-13 10:12:18 오키나와 펜션의 불청객 WONDERLAND오키나와 펜션의 불청객 일본의 대표적인 휴양지 오키나와, 아열대 기후로 겨울에도 따뜻하며 산호초와 풍부한 바다 생물이 살고 있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부신 곳이다.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비행기로 2시간 걸리는 가까운 거리 덕분에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이지만 일본 같지 않은 독특한 매력을 가진 오키나와의 남부 여행 중 해변가의 펜션에서 귀여운 불청객을 만나게 되었다. 01 오키나와 남부 숲 속의 단독 펜션, 창을 열면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여유를 가진다. 02 냇 킹 콜(Nat King Cole)의 언포게터블(Unforgettable)을 크게 틀어 놓고 펜션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03 그러다 펜션의 다락방에 올랐을 때, 나보다 먼저 이곳을 찾은 친구를 발견하고 그 귀여움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 04 그 귀여운 불청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실눈을 뜨고 살짝 쳐다보더니 혀를 내밀고 그루밍을 시작한다. 05 신나게 혀를 낼름거리다가 크게 하품을 하더니 그대로 눈을 감는 불청객. 오키나와의 휴가는 이 불청객 고양이와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06 이왕 이렇게 만났으니 대화나 나눠볼까 하며 기다려 봐도 뻔뻔스럽게 좀처럼 깨어나지를 않는다. 07 방으로 내려와 짐을 풀고 다시 다락방을 찾으니 오키나와의 날씨가 더운지 이불에서 내려와 다다미 위에서 잠들어 있는 불청객 고양이. 08 소리에 반응하여 눈을 뜬 불청객 고양이는 아무 말 없이 다시 그루밍을 시작한다. 09 용기를 내어 손을 뻗어 머리를 만져도 불청객 고양이는 특별한 반응이 없다. 오키나와 여행의 첫날, 뜻하지 않은 손님과 함께 펜션에서의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10 그는 아무렇지도 않을 뿐 아니라 많이 해본 솜씨로 내 방 일부를 점령하고 먹을 것을 꺼내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CREDIT 글·사진 박용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6-09 14:57:32 봄에 태어난 하루가 꿈결에 전해준 메시… THE DREAMS봄에 태어난 하루가꿈결에 전해준 메시지 지난여름 어느 날, 하루는 한 배에서 태어난 오빠 유키와 함께 우리 집에 왔다. 녀석들은 4월에 태어났다. 입양을 결심한 후로 나와 동생은 한동안 아이들의 이름을 정하느라 꽤 골머리를 앓았다. 유키는 하얀 털이 마치 눈을 연상케 해서 지은 이름이다. 하루는 일본어에서 봄이라는 뜻으로 붙여주게 되었는데 아마 당시에 일본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를 인상적으로 본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지인들은 두 아이를 각각 (백)설기와 (인)절미라고 부르는데 그것도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식탐이 많고 덩치는 산만한데 성격이 무던한 오빠 유키에 비해 하루는 예민하고 체구도 아담하다. 그런 하루를 데리고 중성화 수술을 하러 병원에 갔을 때의 기억이 난다. -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진 않지만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하다가 쇼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컷의 중성화 수술에 비해 위험부담이 컸기에 수술 전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수술이 끝나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수술이 무사히 끝났으니 하루를 데리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갔을 때 하루는 아직 마취가 덜 풀린 채 날 보며 힘없이 냥냥거렸다. 그 사랑스럽고도 측은한 모습이라니. 이후 하루는 건강하게 잘 자라 어느덧 첫 생일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겨울에 일이 있어 두 달간 제주에 있다가 돌아왔을 때 하루는 며칠 동안이나 날 무서워하고, 다가가려고 하면 후다닥 도망만 갔었다. 긴 시간 자리를 비운 것이 미안하면서도 또 내심 서운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날 밤에 하루가 자고 있는 내 가슴 위로 올라와 한참을 있다가 갔다. 뭐랄까, 용서를 받은 것 같았달까. 잠결에 참 기뻤더랬다. 녀석의 온기가 가슴으로 전해져왔다. 그르렁그르렁거리는 소리가 기분 좋은 자장가 같았다.(박상환 님의 사연입니다??.)CREDIT그림 HONA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6-09 14:28:23 묘령화가족 | 독불장군 아빠가 사랑에 … 대냥이 프로젝트 ‘르네상스’ 게스트하우스의 프론트 캣 PICK UP | 고양이 섬에서의 하루 감성공예공방 마오랑 오키나와 펜션의 불청객 봄에 태어난 하루가 꿈결에 전해준 메시…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