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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26 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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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23 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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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23 1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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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20 10: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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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20 09: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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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19 10: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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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2018-02-19 09: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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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 You Wanna Build a …
- FROZEN GARDENDo You Wanna Build a Snowdog? 유독 눈 소식이 잦은 겨울, 새하얀 표면 모두가 놀이터다. 이대로 눈이 녹는 계절까지 기다릴 것인가, 반려견과 한바탕 신나게 놀아나 볼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 | 간밤, 루팡이가 뛰어놀기 딱 알맞게 눈이 내렸다. 하얀 정원 위로 오종종한 발자국들이 남기 시작한다. | 본격적으로 신난 녀석, 남겨진 사진마다 공중을 부유하고 있다. | 너는 줄 없이 마음껏 마당을 활보하고, 나는 너의 동선을 훑어 눈사람 아닌 ‘눈개’를 만들어 본다. | 한바탕 신나게 논 뒤, 노곤해진 너의 눈. 그리고 너를 닮은 작은 개. 이 눈을 다 즐기고, 봄날으로 가자.? CREDIT글·사진 고미연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26 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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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실을 다독여준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
- BOOK SHOP상실을 다독여준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 첫 반려견 달래를 보내고 부서진 일상 2살쯤 우리 집으로 와 14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십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친 나의 마음에 단비가 되어준 생명이 있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마음을 내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나의 첫 반려견 ‘달래’다. 달래를 지난해 9월 강아지 나라로 떠나보내고 이튿날, 덩그런 서점 안을 청소하던 중 흰색 나비 한 마리가 서점 안으로 날아들었다. 나도 모르게 “달래니?”라면서 이틀 만에 그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나비는 물음에 답이라도 하듯 내 주변에서 날갯짓을 한 후 홀연히 밖으로 나갔다. 슬픔에 젖어 있는 내가 안쓰러워 달래가 잠시 와준 것 아닐까? 달래의 몸은 떠났지만 빛으로 눈으로 비로 바람으로 늘 주변에 머무를 것을 나는 안다. 친구가 죽은 것도 아니고 개 한 마리 죽었다고 뭘 그리 슬퍼하냐며 옆에 있는 사람이나 잘 돌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상이 사람이건, 동물이건 죽음 자체는 남겨진 자들에게 고통이다.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늘 곁에 있던 생명이 떠난 상실과 슬픔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슬픔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혹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만 아는 외로움이다. 달래의 소식을 sns와 주변에 알린 후 많은 위로의 메시지를 받았는데 나를 위로해준 사람들은 적어도 동물의 죽음에 대해 함께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며 반려동물을 키우다 잃게 된 반려인의 마음을 보듬어줄 줄 아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주변에 가까운 사람의 위로보다 조금 먼 누군가의 위로가 마음에 와닿기도 한다. 내게는 책방의 한 손님이 그런 존재였다. 웃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달래도 없는 적막한 책방에 혼자 있는데 그녀와 그녀의 반려견 ‘미래’가 들어왔다. 그녀와 함께 찾아온 미래는 ‘나나’,’라파엘’ 모자(母子)보다 먼저 그녀의 반려견이 된 개다. 7살 캐벌리어 킹 찰스 스파니엘 강아지에게 반려인은 아름다운 미래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미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우아하면서 애교도 많은 강아지였다. 나를 보자마자 뽀뽀를 마구 퍼부으며 지친 기색도 없이 얼굴을 핥아주었다. 눈물자국을 핥아 주려는 듯 미래는 싫은 내색도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되어 웃고 있었다. 얼마 만에 웃어보는 거지? 아침까지만 해도 떠난 보낸 개를 그리며 울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 본 개를 통해 웃고 있다. 미래의 위로는 달래가 보내준 선물 같았다. “사장님이 슬퍼하고 계실까 봐 미래랑 위로하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녀는 반려견과 산책 도중 서점을 첫 방문한 이후로 혼자 와서 책을 사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책을 선물할 만큼 마음 씀씀이도 예쁜 사람이다. 나를, 우리를 변화시킨 털친구들 비 내리는 식목일, 아파트 화단에서 홀로 있던 고양이 한 마리를 그녀의 아버지가 집으로 데려오셨다. 집안에 첫 반려동물을 들인 셈이다. 이름은 ‘마루’라 지었고 벌써 19살이 되었다. 고양이를 무서워하던 그녀였지만 마루로 인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온 고양이도 구조할 만큼 열혈 애묘인이 되었다. 바뀐 건 그뿐만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과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면 이제는 털친구 덕분에 모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성격도 바뀌었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반려동물에게 먼저 관심을 가졌고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편히 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추어로 도그런에 출전하여 프로 못지않은 실력으로 1등을 한 적도 있고 넓은 운동장과 잔디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반려견과 일상을 즐길 만큼 활동적으로 변했다. 개와 고양이를 만나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니 그녀도 자연스레 변했으리라. 예쁜 컬러와 따뜻한 소재의 니트를 좋아하던 과거를 지나 털에도 끄떡없는 아웃도어를 예찬하는 사람이 되었다 해도 그녀는 지금의 자신이 좋다고 말한다. 가족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며 휴가를 갈 때도 가족끼리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다녀온다. 반려동물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며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 ??강아지를 차례로 산책시키는 이유 그녀는 반려견 3마리를 두 번에 나눠 산책 시킨다. 아파트 주민의 시선 때문에 3마리를 한꺼번에 데리고 나와 산책을 시킬 수가 없단다. ‘아파트에서 개 한두 마리는 키워도 되지만 세 마리는 불법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친 주민도 있었다. 유독 여자 혼자 개를 산책시킬 때 쏟아지는 잔소리도 많다. 사람을 보고 달려들거나 짖는 것도 아니고 배변처리도 깔끔히 하는데 곱지 않은 시선은 피할 수가 없다. 혹여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더 안 좋아질까 남의 개똥도 수거하는 그녀지만 어느 한쪽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스스로 펫티켓도 잘 지켜 반려견을 목줄 없이 산책시키거나 산책로에서 개똥을 마주하게 되는 일 따위는 없길 바란다. 아울러 반려동물에 대한 선입견과 시선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 ?? 자신의 아이가 개를 만지거나 개에 물릴 것이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개를 가리키며 ‘지지’라고 말하는 건 아이들에게 동물은 더러운 것, 나쁜 것이라고 가리키는 것이니 그건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그녀는 차근히 설명한다. 그녀처럼 일상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똑부러지게 대처할 수 있는 대비책도 알아두면 반려동물을 향한 선입견과 인식 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야무진데다 동네의 책방지기를 위로할 아량까지 가진 손님이 내게는 있다. CREDIT?글·사진 심선화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8-02-23 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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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
- VEGETARIAN‘S TALK"공존과 채식은 유의어" 케어 박소연 대표 동물권 단체 케어에는 다소 독특한 자격조건이 존재한다. 비건(완전한 채식주의자)이면 두 팔 벌려 환영,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유제품이나 달걀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은 대체로 환영, 페스코 베지테리언(어류까지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은 약간 환영. 특이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을 ‘별종’ 취급하던 과거를 떠올려보자. 10년 뒤 베지테리언과 비건에 대한 시선은 지금과 사뭇 다를 것이다. 그래서 케어가, 케어를 이끄는 리더가 궁금했다. 사실 박 대표는 어린 시절 고기를 좋아하는 동시에 동물도 무척 좋아했다. 정확히는 정육점에 걸려있던 돼지다리를 보기 전까지. 그녀는 그전까지 고기와 동물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마침내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세상 떠나갈 듯 눈물을 흘렸다. 곧바로 그날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이후 박 대표는 줄곧 동물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살다가 자연스레 동물운동가로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의 이야기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종을 가리지 않고 동물의 권익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주로 하는 일은 동물 보호법 개정, 동물 실태조사, 동물 학대 법적 고발, 동물 구호활동 등이다. 그 가운데서도 요즘 가장 주력하고 있는 일은 동물권 교육과 캠페인 활동이다. 알아야 바꿀 수 있으니까. 그는 동물운동가로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사건을 맞닥뜨렸다. 순창에서 아사당하고 있는 소를 극적으로 구조하고, 경주 꽃마차를 몰던 말을 학대한 사건을 해결하며 분투했다. 10년 동안 개정되지 못했던 동물보호법을 장수동 개 지옥 사건과 관련시켜 개정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또한 대공원 동물들을 도살장에 팔아버리는 사건을 이슈화시키기 위해 단식 투쟁까지 벌인 이력도 있다. 박 대표의 가슴 한 편에는 철거촌에서 구조한 발바리가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그녀와 일행은 철거촌에 있는 새끼 강아지를 구조해달라는 제보를 받고 그곳으로 출동했다.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철거촌 바닥에는 철근과 농약들이 여기저기 깔려있었고, 곳곳에는 농약을 먹고 죽은 개 사체들이 널려있었다. 피폐한 철거촌에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새끼 강아지는 철거되다만 벽에 붙어서 오가는 사람들이 주는 밥을 얻어먹으며 간신히 생활하고 있었다. (구조한 새끼 강아지는 임시보호를 받고 지금은 미국으로 입양을 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새해 포부를 물었다. ‘개식용 종식’에 대해 결론을 냈으면 한단다. 박 대표는 이번 정권 내에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케어의 성장도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당찬 그녀의 면모 뒤에는 동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돈이 없어 폐가에 살던 과거, 식사도 못할 정도로 곤궁했던 시절도 존재한다. 그녀는 동물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운 시선을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누구나 동물권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는 그녀. “정의의 영역이 사람에 국한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이 오래 여운을 남겼다. CREDIT글·사진 박상진에디터 박고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 STORY | 2018-02-23 1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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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감의 순간을 믿어요
- MORI IN NEWYORK교감의 순간을 믿어요 Zadie(제이디)와 Levi(레바이)를 만난 건 작년 이맘때쯤 오늘같이 눈이 펄펄 내리는 어느 날이었다. 친구의 소개를 받아 반려동물 촬영을 부탁받아 찾아간 곳은 집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브루클린. 무거운 카메라와 장비를 등져 매고 혹한 추위를 헤쳐가며 그들을 만나러 갔다. 띵동. 두 마리의 개가 왈왈 짖는 소리가 문 너머로 겹쳐 들렸다. 문이 열리고 나를 반긴 건 두 쌍둥이 개의 주인인 Ilona(일로나)와 그의 남편이었다. 짧은 인사말이 오가고 거실에서 촬영 준비를 하는데 덩치 큰 두 마리의 핏불이 나를 향해 걸어왔다. 아니, 정확히는 나에게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설치하고 있던 조명에게 왔다고 해야 할까. 아직 3살밖에 안된 어린 친구들이라기에 발랄하고 장난기 많은 어린 개들의 모습을 예상했는데, 막상 직접 만나보니 키가 큰 신사 둘이 점잖게 서있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얘기를 나누는 일로나와 나의 옆에 얌전히 앉아 우리의 대화를 엿듣는 듯한 두 쌍둥이의 모습이 꽤 귀엽게 느껴졌다. “반려동물 촬영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뭐예요?” “결혼하고 제이디와 레바이를 입양한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 가요. 근데 아직도 얘네랑 같이 찍은 사진들이 없어서 촬영 모델을 모집한단 얘기를 듣고 바로 찍기로 결정했어요.” “좋네요. 오늘 촬영 사진들은 언젠가 책이나 잡지에 실릴 수도 있는데, 괜찮나요?” “오, 그럼요! 신나는데요? 출간되면 꼭 알려주세요.” 그렇게 시작된 촬영은 일층 거실에서 시작해서 부엌을 지나 이층의 침실, 그리고 뒷마당을 마지막으로 무사히 끝이 났다. 이 날 진행된 다양한 콘셉트의 촬영 중 가장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Tea Time(티타임)” 콘셉트의 촬영은 의외로 점잖은 레바이 신사 덕에 꽤나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자, 레바이. 너도 차 한잔 할래?” “원래 저렇게 얌전해요? 너무 말을 잘 따라줘서, 제가 촬영하다이렇게 속으로 감탄을 해보긴 또 처음이에요.” “저도 이런 촬영은 처음 해봐서, 이렇게 잘 해줄 줄은 미처 몰랐네요. 대견스러워라.” 장난기가 많던 제다이와, 카메라를 들면 모두가 실소를 터트릴만큼 요지부동이던 레바이는 촬영이 끝나자 신나게 마당을 뛰어다녔다. 모두가 녹초가 되어있어야 할 만큼 긴 촬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맙게도 상당히 협조적이었던 두 친구 덕에 나는 맑은 정신을 유지하며 마지막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바로 반려동물들과 사람이 교류할 때에 발생하는 어떤 마법 같은 효과인 걸까.’ 스튜디오에서 전문모델과 하는 촬영보다 반려동물 촬영이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촬영 후 기진맥진하는 쪽은 오히려 전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이날 나에게 마법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준 레바이와 제이디에게 무척이나 고마웠다. 조금 더 있다 가라는 일로나의 말에 장난스레 뛰노는 두 친구들을 보고 하마터면 거의 오케이를 외칠 뻔했지만, 점점 매서워지는 눈바람에 서둘러 집을 향해 나서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눈보라를 지나 집으로 돌아와 오늘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편집을 하는 내내 한국에서 반려동물 촬영을 하던 날들이 계속 떠올랐다. 기르던 강아지 아롱이가 떠나고 난 뒤, 나와 아롱이가 함께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없어 그때부터 찍기 시작했던 반려동물과 주인들의 사진들. 나처럼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대신 담아주는 역할을 자처한 이후로, 이날처럼 이 일이 즐겁게 느껴진 날이 없었다. 일로나와 제이디, 레바이 간의 따뜻한 유대감을 사진에 담기 위해 보낸 시간들은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영원히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CREDIT글ㆍ사진 박모리 에디터 이은혜?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20 10: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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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지역에 버려진 푸들들의 비밀
- BE COMPANIONS재개발지역에 버려진푸들들의 비밀 몸집 작은 푸들 녀석의, 몇 번째 출산이었는지 모를 출산이었다. 일곱 마리 새끼 중 여섯 마리가 죽은 채 세상에 나왔다. 어미는 살아남은 한 마리에게 젖을 물리지 못했다. 새끼는 얼마 전 출산한 다른 푸들의 젖을 물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살아남은 새끼 한 마리는 형제들의 곁으로 떠났다. 황량한 재개발지역 허허벌판에 서있던 푸들 일곱 마리 새끼를 차례로 떠나보낸 푸들, 한라는 황량한 재개발지역 허허벌판에서 왔다. 중장비가 위험하게 오가던 땅이었다. 한라는 그곳에서 다른 푸들들과 함께 버려져 있었다. 최초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버려진 푸들들은 20여 마리에 달했다. 개들을 본 주민들은 근처 사설보호소 소장님에게 연락을 취했다. 소장님이 갔을 때는 여덟 마리의 푸들들만 남아 있었다. 나머지는 뿔뿔이 흩어진 모양이었다. 소장님은 버려진 푸들들을 데리고 와, 카라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오셨다. 개들의 첫인상은 끔찍했다. 아이들은 앞다퉈 온 몸을 긁고 있었다. 고통이 짐작도 되지 않았다. 가장 상태가 심한 녀석, 후에 소리라 이름 붙인 개는 푸들인지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푸들의 상징 중 하나인 곱슬 털은 벗겨지거나 뭉치거나, 각질이 끼어있었다. 피부병과 함께 눈이 가는 것은 개들의 늘어진 뱃가죽이었다. 퉁퉁 불어 뒤틀린 젖꼭지와 함께 개들의 거듭된 출산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여덟 마리 푸들 중 두 마리의 배는 빵빵하게 불러 있었다. 병원에서는 개들의 피부를 엉망으로 만든 원인으로 옴 진드기를 진단했다. 치료하기 힘든 진드기다. 배가 부른 두 푸들은 임신 중이었다. 여덟 마리 중 일곱 마리는 암컷이고 한 마리는 수컷인데, 모두 중성화 수술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단서들은 개들이 재개발지역에 버려지기 전에 어디서 왔는지 알려준다. 바로 번식장이다. 다만 뜬장에서 번식을 하는 개들은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기 마련인데 우리가 구조한 개들의 발바닥에는 흙먼지만 좀 묻었을 뿐 다른 상처는 없었다. 그래도 평지에서 살았을 것이 그나마의 위안이었다. 푸른 산과 흐르는 강처럼, 더 자유롭게 살기를 푸들들은 치료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과 강에서 딴 이름도 붙여졌다. 영산이, 소백이, 한라, 가야, 마니, 오서, 소리, 사라… 우리는 여덟 마리의 푸들이 항상 굳건하게 자리한 산처럼 상처받지 않는 삶을 살길,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처럼 힘차고 아름다운 삶을 살길 희망한다. 개들은 치료가 완료되는 대로 평생 가족을 찾아 입양을 갈 것이다. 임신 중이었던 소백이는 출산한 아기들이 충분히 클 때까지 카라가 보호하고 있을 예정이지만. 네 마리를 임신한 소백이의 출산은 카라 활동가들의 축복 속에 이루어졌다. 때문에 한라의 조산과 일곱 마리 새끼의 죽음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라가 번식장이 아닌 좋은 가정에서 임신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았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까. 한라는 이것으로 몇 마리째의 새끼를 보낸 걸까. 수많은 물음표가 머리 속에 떠올랐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새끼들은 떠났고 한라는 또다시 남았다는 사실뿐이다. 우리는 번식장을 안다. 소수의 수컷과 다수의 암컷으로 구성된 번식장에서 개들은 타의에 의해 교미를 하게 된다. 그 행위는 인간에 의한 강간에 가깝다. 암컷들은 예쁜 품종견을 생산하는 번식 기계로만 존재한다. 새끼들은 제대로 된 영양 공급도 못 받고, 사회화 시기도 놓친 채 펫샵에 진열되어 인형처럼 팔린다. 출산능력이 저하된, 혹은 옴 진드기 등으로 인해 피부병을 겪는 번식장의 푸들들은 유기되거나 폐기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번식장의 끔찍하고 처참한 현실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그들의 염원을 담아 ‘동물 생산’에 대한 규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생산업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다. 사지 말고 입양하라는 인식도 더 넓게 퍼졌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과제를 맞이했다. 체계의 변화로 인해 번식업자가 더 감당 못하고 떼로 버릴 번식장의 개들을 마주하는 것이다. 개들이 생명으로서의 권리를 오롯이 누리도록 연대하는 것이다. 그 어려운 여정 너머에서는 상품처럼 취급되거나 버려지는 생명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CREDIT글·사진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김나연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20 09: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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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한 개' 주…
- FOCUS강아지 ‘한 개’ 주세요 Based On True Story 오늘도 A 씨는 펫샵으로 출근한다. 잠긴 문을 열고 조명 스위치를 켠다. 통유리로 된 매장은 커튼으로 가려진 채다. 출근한 A 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있는 유리장을 청소하는 일. 마스크를 하고, 하얀 장갑을 양손에 낀다. 한 손에는 락스, 다른 한 손에는 하얀 수건을 들고, A 씨는 유리장 안을 닦는다. 락스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코를 찌른다. 매일 A 씨는 수십 개의 유리장을 닦아낸다. 오늘은 아이들을 샤워시키는 날이다. 삼일에 한번 하는 샤워날이 돌아온 것이다. 샤워가 끝나면 A 씨는 아이들의 눈과 귀를 청소하고, 뭉친 털이 없을 때까지 빗질을 한다. 강아지들은 아직도 이 일이 익숙하지 않은 듯 낑낑거린다. 뒤에서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A 씨는 빗질까지 마친 강아지를 신상정보가 적힌 유리장 안에 옮겨놓는다. 문이 닫히자 강아지는 유리장을 기어 올라가려 안간힘을 쓰다 이내 미끄러져 바닥에 곤두박질친다. 한편, 2개월 동안 분양되지 않은 강아지들은 하루가 다르게 덩치가 커져 A 씨의 걱정을 산다. 그만큼 유리관의 공간도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몇몇 아이들은 한 공간에서 식사와 배변을 같이하면서 자신의 변을 먹는 ‘식분증’을 갖게 되었다. 오늘은 분양되길 바라며 A 씨는 오전 일과를 되뇌어본다. A 씨는 매장을 한번 훑어본 뒤, 창문을 가렸던 커튼을 서서히 걷어 올린다. 펫샵의 하루가 시작됐다.(실제 펫샵 근무자의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 된 이야기) 마음껏 뛰어본 적 없는 유리장 속 삶 인파가 많은 도로가에 예쁘게 꾸민 펫샵이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귀여운 강아지들. 노곤하게 잠을 자거나 창을 오르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한 발자국 다가가 강아지들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과거와 현재, 펫샵의 외관은 눈부시게 달라졌다. 하지만 고급 카페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한겹 벗기면 어두운 이면이 드러난다. 눈에 보이는 부분만 번듯할 뿐, 정작 강아지를 위한 시설은 열악한 곳이 흔하다. 강아지들을 잠시 풀어놓을 공간조차 없는 펫샵도 존재한다. 그곳의 아이는 분양이 될 때까지 좁은 유리장 안에서 생활해야 한다. 한편, 유리장 속에서 사회화 시기(생후 3~13주)를 보내게 되면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는 훗날 문제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유리장에서 생활해야 하는 강아지의 생은 태어나기 전부터 절망스럽다. 실제 출생지가 강아지 공장인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청원을 통해서 동물보호법이 개정되고 시행되고는 있지만, 강아지 공장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강아지 공장보다 먼저 되새겨보아야 하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지지를 받고 제재가 조금 더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철저히 상품으로 취급되는 생명들 펫샵의 유리장 안에서 진열되어있는 강아지들은 보통 경매를 통해 들여온다. 물론 전문 견사처럼 좋은 곳도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강아지 공장을 통해 생후 30일~35일 되는 아이들이 경매장으로 옮겨진다. 경매장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보통 도매업자들이다. 출입구에서부터 철저히 신상 검사를 받은 후 출입해야 하는 그곳에서 강아지들은 순전히 상품으로 거래된다. 동물 판매업으로 취급되는 경매는 버튼 하나로 강아지들이 거래되는 하나의 장이다. 몰티즈와 푸들, 요크셔테리어 등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품종의 개들은 보통 10만 원~15만 원에 낙찰된다. 도매업자 손에 쥐어진 아이들은 그들과 거래하는 소매업자 즉, 펫샵으로 보내진다. 한편, 콧물을 흘리는 등 허약해 보이는 강아지들은 경매에서 탈락된다. 누구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강아지들은 한 곳에 모아진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몇 마리에 10만 원’하는 식의‘떨이’ 상품으로써 거래된다. 이렇게 팔린 허약한 아이들은 주로 인터넷 상에서 개인이 분양하는 것처럼 팔려나가게 된다. 죽을 때까지 달라붙는 검은손 펫샵으로 옮겨진 강아지의 음울한 생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보통 2개월 안에 분양되지 않아 덩치가 커진 아이들은 암컷과 수컷, 수컷 중에서도 잘생기고 못생긴 부류로 나뉘어 생을 달리 한다. 분양되지 않은 암컷과 잘생긴 수컷은 번식장(공장)으로 보내져 종견으로 쓰이게 되고, 못생긴 수컷은 개소주 집으로 보내진다. 강아지가 판매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누구일까? 도매업자일까, 소매업자일까? 아니면 생산을 부추기는 소비자일까? 평생 함께할 가족을 찾지 못해 버려지고, 죽어나가는 아이들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지만 큰 움직임이 시작됐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사람들의 눈길을 끈 청원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펫샵 분양 금지’ 청원에 서명을 하고 나섰다. 다음의 글은 청와대 청원 란에 게재된 실제 글이다. 「펫샵을 통해 팔려나가는 강아지 분양을 금지시켜주세요! 한국의 동물 시보호소에서는 넘치는 아이들 수용할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한 달에 한 번 한 곳에서만 몇십 마리씩 안락사됩니다. 일 년에 근 십만 마리가 버려지고 반 이상이 죽어나간다는 통계는 그 조사에 집계된 아이들 말고도 더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길에서 죽어간다는 걸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 모든 수치스럽고 비참하고 절망스러운 시스템을 양산시키는 펫샵 분양을 제발 금지시켜주세요. (그리고 기존의 분양 샵들이 유기견 입양에 나설 수 있도록, 시보호소랑 연계해서 버려진 아이들 입양시킬 경우 기존의 안락사에 사용되던 비용을 유기동물입양지원금으로 돌려서 사용해 주신다면, 분양 샵이 변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강아지 공장으로 시작되어 도매업자들이 참여하는 경매, 도매업자가 소비업자에게 넘겨주는 강아지들 그리고 펫샵에서 작고 예쁜 강아지를 찾는 소비자. 이 일련의 과정은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이 문제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해당 청원은 2만1560명의 동참과 함께 종료됐다. 이 청원은 끝이 아닌 펫샵 분양에 경종을 울리는 시작이다. 진정 공존을 원한다면 이 오래된 문제를 피하지 말고, 두렵더라도 똑똑히 직시하자. 우리는 이미 해결방법을 알고 있다.? CREDIT에디터 박고운?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19 10: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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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한 주말, 앞발을 아빠 앞으로
- DAILY LIFE무료한 주말,앞발을 아빠 앞으로? ? 햇살이 이렇게 좋으니 좀이 쑤신다. 집안을 한 바퀴 휙 돌아도 그다지 재미가 없다. 엄마, 아빠는 소파에 앉아 TV만 보고 있다. 이대로 주말을 보낼 수야 없지. 이럴 땐 비장의 무기를 써야 한다. 앞발로 아빠 손을 한 번 툭 치고 창문을 바라보며 아련한 눈빛을 장전했다. 나, 조보리. 엄마와 아빠가 내 아련한 눈빛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 쯤 예전에 마스터했다. 야호, 엄마가 겉옷 입는 소리가 난다! | 오늘은 어떤 친구들이랑 놀지 물색해봐야겠다.(심각) | 뽀글뽀글하고 하얀 친구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썩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젠틀하게 인사를 받아준다. 난 잘생겼으니까 | 궁금한 친구가 생기면 최대한 정중하게 엉덩이에 코를 대고 빙글거리면서 인사한다. 개들 세계의 명함 교환이랄까? 이 블랙 시바 친구랑은 정중함이 지나쳐 빙글빙글 10번을 했다. 엄마 얼른 나 잡아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 대외용 미소 장착도 잊지 않는다. 안녕하개? | 내가 이 큰 다리를 건너면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나를 예쁘다고 해 주겠지? | 이것은 쉬가 아니다. 흔적을 남기는 것 뿐. 남자라면 한 다리로 마킹이지. | 슬슬 집에 돌아가려는 모양이다. 아쉽지만 어쩌겠어. 엄마랑 아빠가 나를 두고 가기 전에 오늘은 이쯤에서 발걸음을 옮겨야겠다. “엄마, 아빠 다음에 또 오자”? CREDIT글 사진 구현회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STORY | 2018-02-19 09:4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