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034건) [STORY] 육묘 육성 육탄전 | 1화 하얀 고양이… STORY | 2017-08-01 11:04:42 [STORY] 캬키와 바다 | 4화 거제도로 떠난 … STORY | 2017-08-01 09:58:57 [STORY] 길고양이를 위한 작은 쉼표 만들기 STORY | 2017-07-31 12:22:49 [STORY] 더 많은 일깨움을 위하여 STORY | 2017-07-31 10:40:14 [STORY] 고기 없이 든든한 윤리적 식탁 STORY | 2017-07-31 10:22:27 [STORY] 남겨진 사람들 | 더 사랑할 걸 그랬어… STORY | 2017-07-28 17:34:07 [STORY] 죄송하지만 먹었습니다 STORY | 2017-07-25 10:48:46 육묘 육성 육탄전 | 1화 하얀 고양이… 육묘 육성 육탄전 1화 하얀 고양이가 집으로 오다? 이야기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에서 비롯된다. 공포스러운 납량특집이 대개 평범하게 걸려온 전화로 시작되듯이. 그땐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말이다.? 전화벨이 울리고 동창은 자기네 집 근처에 버려진 불쌍한 고양이가 있어 집으로 데려왔다는 말로 우선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고는 곧장 곤란하다는 말투로 “이미 집에 개 두 마리랑 고양이 한 마리가 있어서…”라고 얼버무렸다. 핵심은 아이들이 서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며 입양 보내기 전에 잠시 맡아줄 수 없겠냐는 것이었다. 잠시? 고양이? 왠지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흔쾌히 승낙했다. 이 대답이 나의 평생을 좌지우지하게 될 결정이었음을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다. 누군가 내게 “아니, 당신 직업이 타로 점쟁이인데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죠?”하고 묻는다면 “한 치 앞도 모르니까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살 수 있는 겁니다”라고 자조 섞인 미소로 답해 주고 싶다. 그렇다. 먼 미래는 점치면서도 한 치 앞은 내다보지 못한 타로 점쟁이인 탓에, 그 새하얀 한 마리 고양이를 집에 데려와서 오뎅꼬치를 신나게 흔들어대던 내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소름끼치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앞으로 본인 인생에 어떤 파란만장한 일들이 펼쳐질지도 모른 채 낄낄거렸다니.? 너…, 어떡하지?동창은 하얀 고양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본 고양이는 그렇게 하얗지가 않았다. 길에서 꽤 뒹구셨는지 꼬리까지 먼지와 때에 절어서 목욕을 여러 번 해도 소용없었다. 옥시크린을 써도 누리끼리하기만 한 동아리 단체 티셔츠 같은 그런 색이랄까. 거기다 다 큰 성묘. 귀엽지 않았다. 밤에는 또 이상한 사우디아라비아 말을 하는데 얼마나 기겁했던지. 이 녀석, 발정이 난 거였다. 그래서 버려졌는지 도망을 나왔는지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밤새 뛰어다니고 울어대고 헥헥거리고 창문에 온몸을 던지려는 고양이를 뜯어말리는 게 급선무였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났다. 다음날, 고양이보다 더 충혈된 눈과 쉰 목소리로 그 오래간만에 연락 온 동창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얘 발정 났나봐! 밤새 몸부림을 치는데 어떻게 해?” “그래? 곧 입양할 사람한테 연락 올 거야. 근데 그쪽 고양이가 지금 허피스에 걸려서 당장 합사가 안 돼. 그리고…. 거기 고양이 수컷인데 중성화를 안 했대. 당장은 못 데려갈 것 같은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내가 물어본 질문이 ‘어떻게 해’인데 친구가 ‘어떡하지’라고 대답하니 정말 어떡해야 할지 난감 그 자체였다. 고민 끝에 중성화해서 보내기로 결정했다. 입양 갈 집에 튼실한 쌍방울이 달리고 눈물콧물 질질 흘리는 총각이 있다는데 생애 첫 발정기를 겪고 있는 고양이를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마흔이나 먹은 노처녀와 갓 발정 난 암컷이 이대로 밤새 같이 사우디아라비아어를 해대며 울어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결정의 기로에서 중성화 수술. 동물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의견과 동물이라고는 해도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단어. 남자들에게는 거세 공포증과 함께 종족번식의 의무를 져버리는 행태이며 삶의 3대 쾌락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트라우마를 동시에 안겨주는 그 단어! 나조차도 병원 예약 후 번뇌에 시달렸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 역시도 마흔 넘은 싱글로 살면서 어쩌다보니 사회적 중성화가 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거야 내 탓이 확실한 부분이라 팔자려니 하고 감당할 문제이지만 과연 내가 이 하얀 고양이에 대해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은가? 더구나 우린 이제 서로 알게 된 지도 며칠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갈등을 겪으며 병원에 앉아 있다 의사선생님께 중성화가 이 녀석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물어봤더니, 원장님은 단호하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버려진 고양이들은 또 버려질 수 있어요. 고양이가 길에서 새끼를 배고 낳고 또 새끼를 가지면서 잘 먹지도 못하면 1~2년도 채 못 삽니다. 부여받은 생명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쪽으로 선택해야 옳죠.” 그 이야기를 듣고 확실히 마음을 잡았다. 이 녀석과 평생 살아야겠다고.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줘야겠다고. 그렇게 수술을 하고 돌아온 날 밤. 그 녀석은 내 옆에 누워 오랫동안 식빵 굽는 자세로 수술의 고통을 참아냈다. 그 밤 이후, 이 고양이는 ‘랍비’란 이름을 달고 지금까지도 내 옆자리에서 매일 밤 잠이 든다. 하얀 고양이 랍비 한 마리로 시작해 3년이 지난 지금은 여섯 마리와 함께다. 탈 많고 사연 많고 그러면서 웃을 일도 많은 여섯 마리 육묘 육성 육탄전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CREDIT글 사진 한민경 (타로 점술가)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8-01 11:04:42 캬키와 바다 | 4화 거제도로 떠난 … 캬키와 바다4화 거제도로 떠난 동반 여행? 여름이 되면서 캬키와 바다는 눈을 뜨자마자 산책을 나가고 있다. 늘 같은 공원에서 시작되는 산책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는 캬키와 바다를 지켜보는 순간 이 하루 중에 제일 큰 행복이다. 최근에는 바다의 활동이 점점 많아져, 캬키와 함께 거제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절반은 준비 캬키를 만난 후 여행을 가기 전에 많은 고민이 생겼다. 캬키와 함께 할 수 있는 곳은 어딜까? 어디서 묵을 수 있을까? 그곳에 캬키와 들어갈 수 있을까? 식사하는 동안 캬키는 어떡하지? 캬키와의 여행에는 늘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관광지보다 자연을 더 선호하는 남편과 나는 큰 스트레스 없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바다가 태어나면서부터는 반려견과 아기가 함께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게 되었고 그에 따른 숙박과 먹거리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여행을 하게 되면 늘 캬키의 멀미가 걱정이다. 가족들은 시댁이나 친정은 집에서 다섯 시간쯤 소요되는 곳에 있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은 익숙하다. 하지만 거제도까지 일곱 시간이나 소요되기 때문에 중간에 부모님을 찾아뵙고 다음날 다시 거제도로 향했다. 5년 동안 계속되는 캬키의 멀미. 심하게 차를 거부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동하는 동안 절대 누워있지 않고 헥헥거린다. 자동차를 자주 타지 않는 반면 한 번 이동하면 장시간 차를 타서 그런 것 같다.? 캬키가 어렸을 때는 무릎에 턱을 괴게 하거나 꼭 안아줘서 안정을 찾게 했다. 그러면 헥헥거림을 덜 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럴 수가 없어졌다. 아직 바다도 카시트에 장시간 앉아있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아서 안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캬키는 나의 발 밑에서, 바다는 나의 무릎에서, 우리는 시트 하나면 충분하다. 이동 중에는 한두 시간에 한 번씩 쉬었다 가는데, 캬키는 차에서 내릴 때면 마치 해방된 듯이 미친 듯이 뛰쳐나가 용변을 본다. 멀미를 해결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는 해봤는데 아직까지는 차도는 없다. 캬키를 위탁소에 맡기기는 싫고, 친구들에게 부탁하기는 미안하고, 무엇보다 캬키와도 함께 여행하고 싶어서 이렇게 해서라도 다 함께 이동하지만- 이럴 때면 캬키에게 미안하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바다도 그런 캬키가 안쓰러운지 꼭 껴안아 주거나 쓰다듬어 주곤 한다. 있다 없으니까, 더욱 그리운 해가 지날수록 애견 동반이 가능한 숙박업체가 늘어나고 있어서 참 반갑다. 하지만 기존 숙소보다 더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격과 조건이 괜찮은 숙소를 찾기 위해서는 발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이번에도 갑작스레 떠난 여행이었지만, 운 좋게 만족스런 숙소를 찾아서 아주 편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거제도를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대부분 명소의 숙소에서 애견 동반이 가능했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은 단편적인 순간들이 떠오른다. 잔디밭 위나 수풀이 무성한 곳에서는 진드기를 조심하며 다녔다. 반짝이는 해금강을 보며 캬키도 바다도 예쁘게 빛이 났다.집 앞 공원으로 나가도 공공장소였기에 리드줄을 항시 착용하고 다녀야 했던 캬키는 숙소 해변에서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듯 리드줄 없이 신나게 뛰었다. 바다도 덩달아 신이나 춤을 추었다. 거제도에 다녀온 후, 지금은 바다와 함께 3주간의 미국 여행을 즐기고 있다. 해외인지라 어쩔 수 없이 캬키는 시댁에서 머무르게 됐다. 바다는 태어난 후 처음으로 캬키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게 되었기에, 혹시 캬키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캬키 인형과 목걸이를 만들어서 가져왔다. 22개월인 바다는 아직 캬키가 보고 싶다고 울거나 찾지는 않지만, 미국의 많은 강아지들을 보며 너무나 좋아했다. 인사하고, 만지고, 심지어 “캬키!” 라고 소리를 지른다. 잠자리에 들때면 캬키 인형을 꼭 껴안고 잠든다.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캬키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나 또한, 캬키가 너무 그리운 밤이다. CREDIT글 사진 김현주 (@badakaki)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8-01 09:58:57 길고양이를 위한 작은 쉼표 만들기 DEAR CATS길고양이를 위한작은 쉼표 만들기? #준비물깨끗한 물, 닭 가슴살 혹은 간식 캔(주식 캔), 사료, 음식을 담을 그릇 #장소수풀 사이, 고양이 급식소 앞, 눈에 띄지 않는 골목 귀퉁이 등? #HOW1. 준비한 물과 음식을 눈여겨본 장소에 놓는다.2. 자리를 떠나며 고양이가 좋은 식사를 하길 바란다.3. 다음 날, 식사를 마련했던 장소로 돌아온다.4. 깨끗해진 그릇을 보며 기뻐하며 뒷정리도 잘 한다.5. 다시 1번으로 돌아가 무한 반복!? CREDIT에디터 김나연 그림 지오니 본 기사는 <매거진C>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7-31 12:22:49 더 많은 일깨움을 위하여 ?EDITOR’S PICK더 많은 일깨움을 위하여? 01 생태 부엌 8월호 특집의 마지막 꼭지다. 앞선 내용들로 개고기와 개 식용 문제를 둘러싼 제반 문제를 살폈다. 마음이 동하였다면 이제 당신의 대책은 무엇인가. 가까운 사람과 이슈를 놓고 논해보는 작은 행동도 귀중하며, 이따금 먹었던 보신탕을 끊겠다는 결의라면 더욱 고맙다. 만약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각오가 섰다면 육류 절식이나 단식, 친환경적인 생활로 자연스레 시선이 갈 것이다. 하나를 알면 열을 보려는 당신에게 생태주의 작가 김미수의 <생태 부엌>은 무른 각오를 단단히 다져줄 지침서다.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작가 김미수와 생태토양학자인 다니엘 피셔 부부는 지속 가능한 생태적인 삶을 위해 완전 채식을 하고 부엌에서 냉장고를 없앤다. ‘켈러’라고 부르는 지하 저장 공간을 냉장고로 활용하고, 그곳에 직접 만든 수십 가지 병조림을 보관한다. 텃밭에서 딴 갖가지 채소와 과일로 샐러드를 만들고, 독일인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로 건강하고 소박한 밥상을 꾸리며 ‘에너지 제로’ 부엌을 실천한다. 김미수가 고안한 고기 없이 건강한 레시피는 이미 앞 장에서 보았다. 이런 삶도 가능하다. 그리고 훨씬 행복하다. 한 과목만 높은 점수를 내는 학생은 많지 않다. 식생활의 일부를 개선하기보다 전반적인 삶의 양식을 뒤집는 편이 더 쉬울지도, 아니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저자 : 김미수 출판사 : 콤마 정가 : 13,800원 02 플랜던 농업학교의 돼지 여기 생각하는 돼지가 있다. 학생들이 자신을 두고 “백금과 같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몸무게를 백금으로 환산해 곧 자신이 60만 엔의 일류신사라며 기뻐한다. 다만 돼지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데, 축산학 교사가 매일 와서 눈으로 조용히 돼지의 무게를 계산하고는 돌아가기 때문이다. 온기 없는 찬 눈빛에서 돼지는 본능적으로 불안을 직감한다. 그리고 얼마 후, 나라의 왕이 ‘가축박살동의조인법’을 포고한다. 가축을 죽이려면 누구라도 가축에게 사망승낙서를 받아야 하며 승낙서에는 가축의 도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플랜던 농업학교의 돼지>는 동화다. 우화이기도 하다. 기름종위 위에 먹먹하고 컬러풀하게 그려 놓은 삽화는 비극을 예고하는 듯 처연하다. 돼지는 갇혀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현실의 돼지들이 그러하듯이. 죽음을 거부하는 돼지의 서사를 따른다고 세상의 잔인한 도살 시스템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화를 읽은 사람들에게 가축에 대한 공감과 연민의 싹은 움틀 것이다. 공감은 세계를 구성하는 상식과 학습에서 탄생하는 법이니까. 그러니 책을 읽고서 ‘돼지가 불쌍해’라고 한 마디 내뱉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씩 바뀔 것이다. 저자 : 미야자와 겐지 출판사 : 달팽이출판 정가: 11,000원?03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철학자의 식탁에는 고민이 많다. 시시비비를 가릴 것들이 잔뜩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철학자라 불리는 별종들은 책상 위에 앉아 놓고 ‘책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들이니, 그들이 식탁을 두고 고민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 고민의 근원을 알게 된다면 식탁에 대한 고민이 괜한 것이 아니라 꽤 합리적이며 타당한 부류의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식탁 위에 오르는 소, 돼지, 닭들은 참혹한 환경에서 태어나, 길러지고, 죽어서, 가공되어 우리를 만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식탁이 겪은 변천사를 내놓는다. 더불어 고기를 식탁에서 치워버린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육식에 대한 옳고 그름의 문제에 대해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생명으로 태어났으나 생명의 존엄성을 누리지 못하는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의 체험에서 보편타당한 철학으로 논지를 확장하는 이 과정을 편견과 오해 없이 좇을 수 있다면, 이제 어떤 고기를 먹어야 하며 어떻게 채식주의자가 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저자: 최훈 출판사 : 사월의책 정가 : 15,000원? CREDIT에디터 김기웅 김나연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7-31 10:40:14 고기 없이 든든한 윤리적 식탁 RECIPE고기 없이 든든한윤리적 식탁? 우리의 보신을 위해 희생되어 온 동물들에게 잠시 안녕을 고해보자. 여기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원기 회복용 건강한 레시피가 있다. 대지의 축복을 흠뻑 받은 윤리적 식탁이야말로 고통으로 만들어낸 육고기 보양식의 근사한 대안이다. ? 01 두부 채소 스테이크 두부 채소 스테이크는 한국의 동그랑땡에서 힌트를 얻은 요리다. 두부와 다른 채소를 갈다시피 잘게 썰어 거친 옥수수가루를 입혀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스테이크가 된다. 신선한 허브를 넉넉히 넣어 향긋함을 더하면 지중해의 풍미가 느껴진다 재료 두부 1모, 표고버섯 3개, 양파 1개, 당근 1개, 주키니 호박 1/2개, 적색 파프리카 1/2개, 황색 파프리카 1/2개, 녹색 파프리카 1/2개, 거친 옥수수가루 약간, 콩가루 약간, 통곡물가루 약간, 식용유 약간, 잘게 썬 허브 5큰술, 파슬리, 실파, 마늘잎, 회향잎, 소금 1작은술, 통후추 간 것 약간 * 허브는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다.? 만드는 법 1. 채소는 칼로 잘게 썰거나 믹서로 굵게 다져서 물기를 빼 둔다. 두부는 꽉 짜서 물기를 빼고 으깬다.2. 큰 볼에 채소와 두부, 소금, 후추, 허브를 넣고 섞다가 콩가루와 통곡물가루를 약간 넣어 손으로 치댄다.3. 손에 식용유를 약간 묻히고, 손바닥 절반 정도의 크기로 납작하게 눌러 스테이크 모양을 잡아 옥수수가루를 입힌다.4. 미리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굽는다.? 02 소보로 과일 케이크 케이크 반죽에는 보통 베이킹파우더를 많이 쓰는데, 이 케이크는 시어머님과 시이모님이 우리를 위해 특별히 고안해 주신 비건 케이크 레시피에 효모를 넣어 반죽한다.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데 케이크가 먹고 싶거나 이제 막 비건 식생활을 시작하여 케이크가 못 견디게 그리운 이들에게 권유하고 싶다.? ? 재료 1. 반죽 재료(만들기 편한 분량) : 우리밀 전립분 400g(또는 통밀가루), 소금 1큰술, 미온수 180~200ml, 바닐라 설탕 18g, 생효모 20g(건조효모 9g), 유기농 천연 마가린 150g(또는 천연 식물성지방), 레몬 1/2개(또는 과일식초 1큰술)2. 토핑 재료 : 사과 4개 혹은 서양 자두 1~1.5L, 레몬즙 2큰술, 계피가루 약간3. 소보로 재료 : 우리밀 통밀가루 100g(또는 전립분과 백밀가루 1:1로 섞어서 대체할 수 있다.), 견과류가루 100g, 황설탕 100g, 유기농 천연 마가린 150g(또는 천연 식물성 지방)? 만드는 법 1. 반죽 재료를 볼에 넣고 살살 섞는다. 이때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반죽을 많이 치대지 않는다. 반죽하기 전에 마가린은 상온에 뒀다 쓰면 반죽하기 쉽다.2. 젖은 면포 혹은 뚜껑을 덮어 따뜻한 곳에서 반죽이 1.5~2배 부풀 때까지 1차 발효를 한다.3. 소보로를 만들 때 사용할 마가린을 녹여 준다.4. 소보로 재료를 볼에 넣고 뒤적이다가 마가린을 조금씩 붓는다. 이때 포크로 재료가 멍울지게 살살 섞어 소보로를 만든다.5. 껍질을 듬성등성 깎은 사과를 0.7cm정도로 깍둑썰기를 해 레몬즙을 골고루 묻히고 계피가루 1작은술을 뿌린다. 자두를 쓸 경우에는 씨를 빼고 절반으로 자른다.6. 1차 발효가 끝난 반죽을 손이나 밀대로 밀어 유산지를 깐 오븐 팬에 두께가 고르게 되도록 펴고, 반죽 두께가 1.5배 되도록 2차 발효를 한다.7. 발효된 반죽 위에 과일을 올린다.(취향에 따라 계피가루와 비정제 설탕을 살짝 뿌려도 좋다.)8. 마지막으로 소보로를 골고루 올린다.9. 50°C로 예열한 오븐에서 다시 15분간 발효한 뒤에 185°C에서 40분간 굽는다.10. 이쑤시개로 케이크 중간을 끝까지 찔러 넣어 반죽이 묻어나지 않으면 완성이다. CREDIT글 김미수(<생태 부엌> 저자) 자료협조 콤마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7-31 10:22:27 남겨진 사람들 | 더 사랑할 걸 그랬어… PET LOSS : 남겨진 사람들더 사랑할 걸 그랬어 늙고 병든 강아지 망치에게? 2004년 8월 우리 집에 온 망치. 응급상황이 잦아 병원비와 약값 지출이 많았던 지난 1년간은 지친 식구들에게 이젠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 망치와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맞았다. 무심한 시간, 뒤늦은 후회 좋은 반려인은 못 되었다. 아기 때엔 품에 안고 물고 빤 시절도 있었지만 점차 씻기는 것도 귀찮아 냄새 나는 채 방치한 날도 있었고, 바쁘다는 핑계로 좋아하던 산책을 거르고 집 안에 두기만 하던 시간도 많았다. 피부병을 한창 앓을 때는 다가오는 녀석을 밀어내기도 했다. 좀 더 신경 써 키웠더라면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가쁘게 숨을 몰아 쉬는 녀석을 볼 때마다 게으르고 핑계 많던 지난 시간이 한심스럽게 느껴져 많이 자책했다. 엘리베이터에 내리면 현관문을 긁는 발톱 소리부터 들려온다. 식구 중 누구 하나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면 현관문 앞을 망부석처럼 지키고 있던 녀석이었다. 뒷다리를 질질 끌지언정 현관문 앞까지 마중을 나오는 건 언제나 변함 없었다. 흥분하면 발작을 일으키기에 집에 들어갈 때 일부러 아는 체를 하지 않는데, 녀석은 그 마음도 모르고 가족들을 맞이할 때마다 기쁘다고 흥분해 발작을 일으켰다. 참 바보 같다. 그런 녀석 때문에 툭하면 더 바보 같은 눈물을 쏟았다. 내가 없는 사이에? 호흡이 힘들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망치와 같이 잠 못 이루며 지쳐가던 새벽, 녀석의 눈을 보고 물었다. “망치야‥ 망치야‥보내줄까?” 큰 눈을 자랑하는 시추답게 망치는 눈을 껌뻑이며 울고 있는 나를 보고 얘기했다. “성희야, 성희야…”, “우린 모두 언젠간 죽어. 다시 만날 테니 너무 슬퍼하지 마.” 힘을 내기로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자고 마음 먹었다. 집에 돌아오면 망치를 안고 산책을 나갔다. 몇 시간이고 망치를 안고 걷다 들어오는 게 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출장으로 5일간 집을 비울 일이 생겼다. 엄마는 다시 쌩쌩해진 녀석의 안부를 전하며 망치가 한 해를 더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출장 마지막 날 새벽, 엄마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망치는 내가 없는 사이 하늘로 떠났다.? 망치의 마지막 인사 망치를 보낸 후, 녀석이 우리 집에 온 과정을 생각해봤다. 펫숍에서 돈을 주고 사온 강아지. 그때는 생명을 돈을 주고 산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고, 강아지 공장에서 불법 번식으로 강아지들이 고통을 받는 것도 몰랐다. 개를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들을 구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극단의 현실을 잘 알지 못했다. 작고 귀엽던 강아지가 시간이 흐르면 늙고 병드는 것도 체감하기 전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나는 지인들에게 끝까지 책임질 수 없으면 강아지를 키우면 안된다고 말한다. 망치는 떠나기 며칠 전, 밤이 되면 불빛이 새어 나오는 내 방으로 슬며시 들어왔다. 책상 옆에 와서 몸을 돌돌 말고 잠을청한 날이 잦았고 작은 인기척에도 반응하며 내가 움직이는 곳마다 시선을 보냈다. 조금이라도 나를 눈에 담아 두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지금에 와서 잊혀지지 않는 건 망치의 체온이다.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는 자기 몸을 살포시 갖다 대는 망치. 나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조심히 몸을 기대고는 자신의 따뜻한 온기를 내게 전해줬는데… 나는 아직도, 망치를 잊지못하겠다.? CREDIT글 유성희 그림 지오니 에디터 김기웅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7-28 17:34:07 죄송하지만 먹었습니다 고해성사죄송하지만 먹었습니다 여기 과거의 몇 순간 강아지를 먹은 사람들이 있다. 물론 지금은 강아지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애견인들이다. 용기 있게 흑역사를 자백한 이들의 경위서를 훔쳐보자. Ⅰ. 개인 정보 1. 피고인 성명(성, 이름) : 찰스 킴 Charles Kim2. 생년월일 : 1990년 6월 23일3. 발생 기간 : 2011년부터 2014년까지4. 발생 장소: 경기도 성남, 자택 인근 시장 골목 Ⅱ. 죄목 및 세부 사항5. 상세 경위 : 본인은 보양식으로 보신탕이 으뜸이라는 친구들의 말에 설득당하여, 비밀리에 동네 음식점을 찾아 매년 삼복 하루의 한 끼씩 섭취하였음. 저녁 장을 보러 나온 모친에게 발각됨.6. 사후 조치 ① 2015년 반려견 입양, 식용견과 애완견은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반성함. ② 올해부터는 여전히 보신탕집을 방문하는 친구들을 회유하고 있음.7. 담당자 의견 : 반성의 진위는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두 번째 조치의 적극성을 인정해 훈방 조치 Ⅰ. 개인 정보1. 피고인 성명(성, 이름) : 황현정2. 생년월일 : 1978년 2월 12일3. 발생 기간 : 2000년대 초, 부모님 생신4. 발생 장소: 본가 Ⅱ. 죄목 및 세부 사항5. 상세 경위 : 본인은 기력이 쇠하신 부모님께 동네 한의원의 강권을 이기지 못하고 개소주를 달여 드렸음. 여러 한약재가 들어가며 동물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제품이라 죄의식을 느끼지 못했음. 선물로 드린 액즙을 몇 봉 나눠 마셨음.6. 사후 조치① 개 식용의 실체를 알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전업하여 활동하고 있음.② 최근 조카가 달여 온 개소주를 전량 폐기함.7. 담당자 의견 : 개소주는 여전히 한의학상 민간요법으로 횡행하는 방법이라 쉽게 재단하기 어려운 문제임. 허나 오래 전 일어난 일이며 이후의 조치를 높게 쳐 방면 조치. Ⅰ. 개인 정보1. 피고인 성명(성, 이름) : 정연미2. 생년월일 : 기록 누락3. 발생 기간 : 27살 여름4. 발생 장소: 경기도 외곽, 영업부 회식 차 들른 식당 Ⅱ. 죄목 및 세부 사항5. 상세 경위 : 폭우로 인한 차량 정체로 가장 마지막에 회식 장소 도착. 막내 사원이었던 본인은 이미 탕과 수육으로 가득 차려진 식탁에 황급히 앉았고, 어느 선배가 소고기 배 안쪽 살이라 연하다고 챙겨준 고기를 무심코 먹음. 다음날 상무에게 ‘원래 개고기 잘 먹냐’는 물음을 들음6. 사후 조치① 채식주의자로 살기 위해 노력 중② 식용 동물의 복지 개선을 위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 중7. 담당자 의견 : 작성자는 신념과 의지에 반해 개고기를 섭취하였기에 이로 인한 처벌은 부당하다고 사료됨. CREDIT에디터 김기웅 사진 곽성경 본 기사는 <매거진P>에 게재되었습니다.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STORY | 2017-07-25 10:48:46 육묘 육성 육탄전 | 1화 하얀 고양이… 캬키와 바다 | 4화 거제도로 떠난 … 길고양이를 위한 작은 쉼표 만들기 더 많은 일깨움을 위하여 고기 없이 든든한 윤리적 식탁 남겨진 사람들 | 더 사랑할 걸 그랬어… 죄송하지만 먹었습니다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더보기